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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여야 총선 공약·민생토론회 정책 전면 재검토 불가피

4·10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여야는 물론 대통령실이 민생토론회에서 쏟아낸 수많은 정책과 공약들의 이행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정책의 일관성이나 정합성 없이 무차별적으로 제기된 선거철 의제들을 모두 이행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에서 여야 공약, 민생토론회 정책들을 전면 재검토하는 작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금리·물가·환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거시경제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늦어지는 시나리오가 힘을 받는 데다, 중동발 정세 불안 속에 브렌트유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대에 안착하면서 10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제유가는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영향을 준다. 고금리-고물가가 장기화하는 흐름 속에서 고환율(원화 가치 하락)까지 고착할 조짐이다. 연초 수출경기 호조,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수세가 커지면서 등으로 달러화가 순유입되고 있지만, 되레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강(强)달러에 1350원선까지 치솟았다. 1300원대 환율이 자리 잡으면서 수입물가 상승을 통한 인플레이션 압력은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으로서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高)' 대응에도 빠듯한 상황에서 수많은 지출·감세 약속의 실행 여부까지 선별해야 하는 딜레마에 처하게 된다. 여기에 총선을 앞두고 상반기 내내 눌러놨던 공공요금 동결 기조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한국전력은 2분기(4∼6월)까지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킬로와트시(kWh)당 5원으로 유지했다. 한전이 원가보다 싼 전기를 공급하면서 40조원대 누적적자가 발생한 만큼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는 인상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1분기 영세 소상공인 126만명에는 업체당 최대 20만원의 전기요금이 지원되기도 했다. 유류세 인하 조치는 오는 4월 말로 종료될 예정이나 최근 국제유가 불안으로 2개월 추가연장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는 상반기 카드사용액 증가분에 대해 20% 소득공제를 적용해 내수 회복을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다만 이런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다. 재정 집행도 상반기에 집중됐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중심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집행률 65%를 달성하겠다는 게 정부 목표다. 2월 말 기준 목표 388조6000억원 가운데 121조3000억원을 집행했다. 작년 동기 대비 19조80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세금을 줄이고 재정 지출을 늘리는 선심성 정책을 내놓은 것은 마찬가지라 총선에서 여야 어느 쪽이 승리하든 정책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하반기 경제를 맞닥뜨리게 되는 셈이다. 국민의힘이 전방위인 감세에 초점을 맞춘다면 더불어민주당은 재정지출에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 차이가 있을 뿐이다. 국민의힘의 공약은 '자산세 감세'에 비중을 두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혜택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자녀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감세 공약도 발표했다. 반도체 등 주요 주력산업과 차세대 기술에 대한 지원 방안도 공약에 담겼다. 반도체 신규 시설투자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차세대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R&D)에 정책자금 대출을 확대하는 내용 등이다. 민주당은 근로자 세제 혜택을 강화하는데 타깃을 두고 있다. 근로소득의 세액공제 기본공제를 상향하고, 근로자 본인 및 자녀에 대한 통신비 세액공제를 신설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올해 삭감된 중소·벤처기업 R&D 예산을 복원·확대하고,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의 일몰 기한을 늘리겠다는 계획도 공약에 담았다. 선거기간 이재명 대표의 '전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지원금 지급' 제안도 전면에 부각됐다. 필요한 재원은 약 13조원이라는 게 민주당 측 설명이다. 24차례의 민생토론회에서 언급된 정책들도 원점에서 우선순위를 재검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총선과 무관한 민생행보라는 입장이지만, 대체로 국토교통부 중심의 사회간접자본(SOC) 토건 개발 약속이 많다는 점에서 선거용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기본적으로 민생토론회에서 발표된 정책들을 모두 이행하는 것은 재정 여건상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각 정부 부처가 구체적인 초안을 만들고 일정 부분 재원 대책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묻지마 공약'들보다는 실행 가능성이 높지만, 단기적으로 과도하게 많은 정책이 양산됐다는 게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세금 감면이나 예산 확대 등 좋은 구호가 담긴 공약이 쏟아졌지만, 당위성과 형평성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며 “어느 쪽이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재정 부담과 정책 혼선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4.10 총선] 이슈·정책 대결 사라지고 막말·혐오로 얼룩져

4.10 총선은 역대급 막말과 혐오로 얼룩진 선거로 지적받았다. 공천 과정에서 후보들의 막말 이력이 재조명되자 공천 취소로 정국이 흔들렸다. 정책 제안보단 상대방을 막말로 저격하며 4.10 총선 선거전은 네거티브 정치판으로 평가받았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26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추대해 선거 지휘를 맡겼다. 한 위원장이 가진 스타성을 발휘, 여당에 승리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지난 1월 18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이 불거지자 한 위원장은 “아쉬운 점과 국민이 걱정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갈라지는 모양새를 보인 것이다. 한 위원장 사퇴 이야기도 나왔지만 1월 23일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만났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에 90도 인사하며 갈등을 봉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공천 과장에서 후보들의 막말 이력이 드러났다. 도태우 후보(대구 중·남)는 5·18 민주화운동 '북한 개입설'을 주장했고 장예찬 후보(부산 수영)는 '서울시민 비하' 논란을 일으켜 공천이 취소됐다. 대통령실도 시끄러웠다. 지난달 14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문화방송(MBC) 기자 등에게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을 했다. 논란이 커지자 황 수석은 자진사퇴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에서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발언을 했다가 여론 물매를 맞았다.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경기 수원정)가 “대파 한 단이 아닌 한 뿌리를 말한 것"이라고 옹호했지만 여론을 잠재우지 못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1월 4일부터 경기 용인시를 시작으로 지난달 26일까지 충북 청추를 끝으로 총 24차례 민생토론회를 개최했다. 윤 대통령은 지역을 돌며 개발정책을 발표했고 여당을 지원하는 선거 유세를 펼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경남 양산갑에 출마한 윤영석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7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거주하는 사저 인근에서 유세를 하던 중 육성으로 “문재인 직이야 돼"라고 발언해 막말 논란에 끝을 달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을 방문하다 김모씨(76)가 휘두른 흉기에 찔렸다. 이 대표는 목 아래 1.5cm가량 자상을 입었다. 이 대표는 치료를 받은 뒤 8일 만에 퇴원했다. 정치권은 여야 상대 진영에 대한 증오 정치를 자성하자는 목소리를 냈다. 이후 민주당에서 정치인들의 탈당이 이어졌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1월 11일 “증오하고 상대를 죽여 없애야 하는 전쟁 같은 정치를 이제는 종식해야 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 탈당파 의원들과 새로운미래를 창당했다. 이후 2월 9일 새로운미래는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과 합당 선언을 했으나 합당에 실패했다. 이후 새로운미래에 민주당에서 탈당한 박영순, 홍영표, 설훈 의원 등이 합류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2월13일 부산에서 조국혁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했다. 조국혁신당은 '지민비조'(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라며 구호를 앞세웠고 총선 10석 이상을 노리는 정당이 됐다. 민주당도 막말과 비리 논란에 휩싸였다. 김준혁 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는 지난 2022년 8월 한 유튜브에 출연해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이) 미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에게 성 상납을 시키고 그랬다"고 말한 발언이 문제가 됐다. 양문석 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는 서울 서초구 아파트 구입 과정에서 20대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원의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선거 유세를 마친 뒤 차량에서 돌연 “일하는 척 했네"라고 발언한 영상이 공개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마음의 소리가 나온 것이라고 공격했다. 여야 지도부는 서로 수위 높은 발언으로 네거티브 공세를 이어갔다. 한 위원장은 지난 8일 야당을 겨냥하며 “지금 범죄자들을 막지 못하면 우리는 정말 후회할 것"이라며 “(야권이) 200석을 가지고 대통령 탄핵만 하겠나. 대한민국을 바꿀 거다. 개헌해서 국회에서 사면권을 행사하도록 하고 이재명·조국 대표가 자기 죄를 셀프 사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 이 사람들이 말하는 200명은 지난 4년간의 200명이 아니다. 이재명과 조국에 아첨하는 사람들로만 100% 채워놓은, 이재명·조국 친위대 같은 200명"이라며 “어떤 대화도 통하지 않을 거다. 훨씬 더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4.10 총선을 하루 앞둔 9일 대장동 재판에 출석하며 “윤석열 정부는 잡으라는 물가는 못 잡고 정적과 반대세력만 때려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꼭 투표해 국민을 배신한 정치세력의 과반의석을 반드시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그러나 안타깝게도 윤석열 정권은 경제·민생·외교·안보·민주주의 등 모든 측면에서 국가를 후퇴시켰다"며 “세계 10대 경제 강국, 5대 무역 흑자 국가였던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못한 무역수지 적자국가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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