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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9월 CPI 발표, 2.4%↑…나스닥 선물 하락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동월대비 2.4% 오른 것으로 발표됐다. 나스닥 선물을 포함한 뉴욕증시 선물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 9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3%)를 웃돌았다. 전월 대비 또한 0.2% 상승해 전망치(0.1%)를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9월 근원 CPI 역시 전년 대비, 전월 대비 각각 3.3%, 0.3% 오르면서 시장 전문가 예상치(3.2%·0.2%)를 모두 웃돌았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 상승률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때 눈여겨보는 지표 중 하나다. 이번 9월 CPI는 향후 미국 금리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기 시작한 와중에 발표된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미국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훨씬 견조한 것으로 나타난 데다 연준이 지난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빅컷'(0.50%포인트 금리인하)과 '스몰컷'(0.25%포인트 인하)을 두고 공방이 마지막까지 치열했던 것이 의사록을 통해 드러났다. 9월 CPI 발표 직후 뉴욕증시 선물은 하락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0일 한국시간 오후 9시 32분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0.07%, S&P 500 선물은 -0.17%, 나스닥 선물은 -0.21% 등을 기록, 3대 지수 선물이 모두 하락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中인민은행, 증시 부양책 발표…95조원 규모 스와프 플랫폼 개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증권, 펀드, 보험회사 스와프 퍼실리티'(SFISF)를 설립하기로 했다. 10일 중국중앙TV(CCTV) 보도에 따르면 금융기관들은 이 플랫폼 개설에 따라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편입 주식과 기타 자산을 담보로 제공해 인민은행의 국채, 어음 등 우량 유동성 자산을 교환할 수 있다. 초기 운영 규모는 5000억위안(약 95조원)으로, 상황에 따라 규모는 확대된다. 인민은행은 이날부터 자격을 갖춘 증권사와 펀드, 보험사로부터 관련 신청을 받는다. 앞서 판궁성 인민은행장은 지난달 24일 3대 금융수장 합동 기자회견에서 “금융회사가 주식을 매수하기 위한 자금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금융회사들이 주식 매입 자금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면서 증시에 힘을 보태기 위한 조치라고 짚었다. 지난달 말 중국 당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이후 급등세를 타던 중국 증시는 지난 8일 중국 거시경제 주무 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내놓은 경기 회복 대책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전날 7%대 폭락세를 나타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법무부 ‘구글 해체’ 현실화되나…투자자들 “불가능”

미국 당국이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 구글을 해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투자자들은 아직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 하락하는 데 그쳤다. 법무부는 전날 구글의 온라인 검색시장 독점에 따른 폐해를 완화하기 위해 사업 일부를 매각하도록 워싱턴DC 연방법원 재판부에 제안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은 지난 8월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했다. 전문가들은 법무부가 실제 조치에 나서면 구글의 주요 수익 엔진이 약해지고 인공지능(AI) 분야 발전이 지연될 것으로 본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가뜩이나 구글의 주요 수익원인 검색 광고 시장 등에서 오픈AI 등 신생 기업들이 치고 올라오며 경쟁이 심해지는 상황이다.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마크 슈무리크는 “구글이 지금 가장 원치 않는 것은 규제 기관에 한 손이 묶인 채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실제 해체가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고 판단하고 있고, 투자자들은 아예 불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정보기술(IT) 업계 협회인 '체임버 오브 프로그레스'의 설립자인 애덤 코바세비치는 “법무부가 마구잡이식으로 대책을 내놓고 있다"며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는 있지만 법적으로 시작도 할 수 없는 일들이다"라고 말했다. AJ벨의 투자 이사인 러스 몰드는 “구글 독점 관련 위험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며 “투자자들은 강제 해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믿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자자들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의 위험에 대해 가격을 매기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의 더그 안무스는 “법무부 구상이 대체로 예상과 일치했지만 구체적이지 않다"며 다음 달 20일 나올 최종안은 꽤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CNBC가 전했다. 법무부의 구글 해체 검토를 두고 일부 언론에선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FT는 사설에서 구글 해체는 잘못된 방식이라고 비판하고, 규모를 겨냥하는 대신 진입장벽을 높게 유지하고 지배력을 강화하는 능력을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글이 자사 검색 엔진이 기본으로 들어가도록 할 수 있는 힘이 문제라는 것이다. 또, 이번 조치를 실행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 제재 방안이 내년 8월이 돼야 최종 결정될 수도 있고, 항소를 할 경우 몇 년이 더 추가될 수도 있는데 그동안 시장 상황은 이미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우 2000년 분할 명령을 받았다가 결정이 뒤집혔는데 그 사이에 어차피 혁신에 실패하며 영향력이 약해졌다. FT는 법무부가 구글 해체를 실행하면 미국의 기술 산업의 영향력이 약해질 것이라며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가 '미디엄 테크'(중견 기술기업)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CNBC의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구글의 사업이 소비자, 기업, 미국 전체에 이롭다"며 “구글 조사는 잘못된 방향이고 무의미하며 반미적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美연준, 9월 ‘빅컷·스몰컷’ 두고 공방…11월 금리 동결되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빅컷'(0.50%포인트 금리인하)과 '스몰컷'(0.25%포인트 인하)을 두고 공방이 마지막까지 치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공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일부(some) 위원은 이번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하를 선호했다고 언급했으며, 소수(a few) 다른 위원은 그런 결정을 지지할 수 있었음을 시사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연준은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75~5.00%로 종전 대비 0.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당시 회의에서 투표권을 보유한 연준 인사 중 미셸 보먼 이사 1명만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빅컷에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발표됐지만, 실제 회의장에선 보먼 이사 외에 0.25%포인트 인하 필요성에 공감대를 표한 위원들이 복수로 있었음이 확인된 것이다. 연준 의사록은 연준 이사와 각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로 구성된 19명의 FOMC 구성원 중 표결권을 가진 12명의 위원 외에 표결권을 가지지 않은 구성원들의 발언도 함께 수록한다. 0.25%포인트 인하를 선호한 위원들은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실업률이 낮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의사록은 또 “소수(a few) 위원은 이번 회의에서 첫 인하의 폭보다도 전반적인 통화정책 정상화 경로가 통화정책의 제한 정도를 결정하는 데 있어 더욱 중요하다고 언급했다"라고 전했다. 반면 의사록은 일부(some) 위원은 인플레이션 둔화와 노동시장 냉각을 근거로 앞선 7월 회의에서 연준이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하는 게 타당했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9월 비농업 고용자 수는 25만4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고 실업률은 4.1%로 떨어졌다. 내년 FOMC 회의에서 투표권을 가진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최근 뉴욕대 행사에서 “너무 일찍, 너무 많이 완화하는 것과 너무 늦게, 너무 적게 완화하는 것 모두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1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현재 19.7%의 가능성으로 반영되고 있다.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0.0%이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국, WGBI 편입에 성공한 배경은?…“채권시장 개혁”

한국국채의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확정된 가운데 외신은 채권시장 개혁을 통해 성공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현지시간) 한국이 지수 편입으로 수백억 달러 규모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수개월간 공식 캠페인을 벌이고 금융시장 인프라를 점검해왔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가 지수 편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캠페인을 진행했으며,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거래 마감 시간을 다음 날 오전 2시로 연장하고 외국인들이 국채 투자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조처들을 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말 WGBI 편입에 대해 “여건은 다 갖춰졌다고 평가한다"고 말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지수 제공업체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이날 한국의 WGBI 편입을 결정했으며,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11월 실제 지수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WGBI는 세계 기관투자자들이 추종하는 지수로, 지수 편입을 통해 최소 500억달러(약 70조원) 자금이 국내 국채 시장에 유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사 BNY멜론의 밥 새비지는 “WGBI 변경은 언제 어디서 발생하든 자금 흐름에 중요하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라면서 “얼마 동안 보류돼 있었고 시기적으로 불확실했다. 그런 만큼 한국의 지수 편입은 중요하며 자금이 한국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봤다. 이번 WGBI 편입은 일부 외국계 투자은행(IB)과 국내 채권업계 예상을 깬 결과라는 평가도 나올 걸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WGBI 편입이 1년 정도 미뤄질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다른 투자은행 바클리도 내년 편입을 예상했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달 국제예탁결제기구(ISCD)인 유로클리어 이용 가능성과 관련해 진전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에 인도의 FTSE 신흥시장 국채지수 편입도 결정됐는데 이는 우크라이나전으로 러시아가 주요 채권지수에서 제외된 뒤 높은 성장률을 기록 중인 인도를 편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유가 80달러·국채금리 4% 돌파에…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하락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7일(현지시간) 1% 안팎의 하락률로 마감했다. 강력한 고용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미 국채금리는 4%를 넘었다. 국제유가 또한 이날에도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부담감이 주가를 짓눌렀다. 7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8.51포인트(0.94%) 하락한 41,954.24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5.13포인트(0.96%) 밀린 5,695.94,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213.95포인트(1.18%) 밀린 17,923.90에 장을 마쳤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로 촉발된 유가 급등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 불안감을 자극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날 2.76달러(3.71%) 급등한 배럴당 77.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거래일간 상승률은 13.16%에 달했다. 5거래일간 상승률은 2년 만에 최대치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2.88달러(3.69%) 튀어 오른 배럴당 80.93달러에 마감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침공하며 시작된 가자 전쟁이 이날도 1년을 채운 가운데 중동을 둘러싼 긴장감은 오히려 격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이스라엘에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해선 안 된다고 권고했지만, 이스라엘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장 중에는 이스라엘 중부 지역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이스라엘 언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뉴욕 증시는 이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낙폭을 빠르게 확대했다. 유가 급등으로 물가 우려가 되살아나며 미국 국채금리가 연일 오르는 점도 증시에 악재다. 이날 국채시장에서 글로벌 벤치마크인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전 거래일보다 0.05%포인트 상승해 4.03% 선에서 거래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확인된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국채금리가 튀면 주식을 줄이고 고금리 채권을 담아두려는(lock-in) 수요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비라일리웰쓰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가장 조심스럽게 주시하고 있는 두 가지는 국채금리의 반등이고 에너지 가격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 두 가지 모두 투자자들이 '호전되기 전에 더 나빠질까'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거대 기술기업들도 대부분 주가가 하락했다. 애플이 2% 넘게 떨어졌고 아마존과 테슬라는 3% 넘게 하락했다. 엔비디아만 2.24% 오르며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애플은 제프리스 파이낸셜이 아이폰 16시리즈의 초기 수요가 예상보다 낮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한 여파가 작용했다. 아마존은 웰스파고가 성장세 둔화 및 월마트의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투자등급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이 구글플레이 스토어 외에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하라고 법원이 판결하면서 2.4% 하락했다. 어도비도 4% 가까이 떨어지고 퀄컴도 하락하는 등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관련주도 모두 약세를 보였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제약사 화이자는 행동주의 펀드 스타보드 밸류가 10억 달러 상당의 지분을 확보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2% 이상 올랐다. 9월 미국 비농업 고용이 '서프라이즈'를 시장에 안겼고 유가 급등으로 물가 불안도 확산되면서 11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다는 전망은 증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1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14.0%로 반영됐다. 25bp 인하 확률은 86.0%로 여전히 지배적이지만 동결 확률의 등장 자체가 기존 시장의 계산과 다른 흐름이다. 노무라증권은 이날 투자 노트에서 “거시 전략 헤지펀드가 미국 주식에 대해 총 순매수 포지션을 계속 축소하는 한 미국 주식은 상당한 수익을 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변동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고 적어도 미국 대선이 끝나기 전에는 그런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에너지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유틸리티가 2.3%로 최대 낙폭을 그린 가운데 커뮤니케이션서비스와 임의소비재가 2% 가까이 급락했다. 필수소비재와 금융도 1% 넘게 떨어졌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3.43포인트(17.86%) 오른 22.64를 기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국제유가 100달러 간다’ 전망에…투자자들 유가 상승 베팅 크게 늘려

중동직역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자 국제유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베팅이 크게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개월 선물에 대한 하락 베팅(풋옵션) 대비 상승 베팅(콜옵션) 비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유공급 차질 우려가 치솟던 2022년 3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란의 석유 수출이 막힐 가능성이 제기되자 다시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몰린 것이다. 지난주 원유 선물 가격은 1년여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는데 옵션 시장에서의 열기는 더 뜨거웠던 셈이다. 헤지펀드나 원자재 시장 관계자들은 지난 9월 중순까지만 해도 국제유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대부분 예측했다. 중국을 필두로 여러 국가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서 석유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 및 비OPEC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 플러스(OPEC+) 회원국들도 공급을 늘릴 준비를 하고 있어 원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70달러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중동 정세가 격화되면서 시장 상황은 급반전했다. 지금은 유가 급등에 대비하기 위해 옵션 물량을 사려고 아우성이다. 글로벌 금융기업 옵티버의 오일 옵션 책임자 아누라그 마헤쉬와리는 “유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고 유가 상승에 대한 베팅도 많이 늘었다"면서 “내재 변동성은 작년 10월의 최고치도 넘어섰는데, 변동성 확대가 잠재적으로 석유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주 트레이더들은 브렌트유가 12월에 100달러 이상 갈 수 있다는 콜옵션도 많이 매수했다. 지난 3일의 경우 전체 상승 베팅 거래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동 원유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WTI 선물은 지난 주중에 11%까지 급등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막으려 한다고 밝히면서 우려는 다소 완화됐다. 칼리 가너 디칼리 트레이딩 설립자는 “본질적으로 시장이 유가 상승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았으며 유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시장에서는 내 투자종목만 손해를 본다는 두려움이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경기침체 신호탄?…불장인데 자사주 매입은 10년래 최저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 기업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오히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내부자 주식거래 정보제공업체 인사이더센티먼트닷컴에 따르면 기업 임원·이사가 자사주를 거래한 미국 기업 가운데 순매수였던 곳은 7월 기준 15.7%에 그쳤다. 이는 최근 10년 중 최저 수준이다. 이 수치는 8월 25.7% 반등했다가 9월 다시 21.9%로 떨어졌는데, 10년 평균인 26.3%보다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다른 업체 워싱턴서비스 자료를 보면 1∼9월 기업 임원·임원 등 내부자의 자사주 매수액은 23억 달러(약 3조981억원)로 2014년 이후 동기 대비 가장 적었다. 지난해 동기 30억 달러(약 원) 대비로는 7억 달러(약 9429억원)가량 줄어든 것이다. 올해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 수장들의 자사주 매각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는 103억 달러(약 13조874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델테크놀로지스의 마이클 델 CEO는 56억 달러(약 7조5432억원), 메타플랫폼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21억 달러(약 2조8287억원)어치를 팔았고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대규모로 주식을 매도했다. 회사 임원·이사는 회사 내부 사업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만큼, 이들의 자사주 거래 움직임은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한 힌트를 제공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투매장에서 내부자들은 저점 매수에 나섰고, 2020년 3월 한 달간 13억 달러(약 1조7511억원) 가까이를 사들인 바 있다. 인사이더센티먼트닷컴 고문인 네자트 세이훈 미시건대 로스 경영대학원 교수는 “내부자 거래는 전체적인 향후 주식 수익률을 알려주는 매우 강력한 예측 변수"라면서 향후 주식 수익률이 평균에 못 미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내부자들이 침체에 따른 주가 하락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는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나오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붐과 연착륙 기대 등에 힘입어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올해 들어 21% 상승했고 종가 기준 연중 43번이나 신고가를 쓴 상태다. 하지만 8월 초에 발표된 7월 실업률이 4.3%로 상승한 뒤 주가지수가 급락하는 등 지표에 따라 증시가 변동성을 보이는 상황이다. WSJ은 기업 내부자들뿐만 아니라 월가의 거물들도 증시에 대해 신중론을 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보유액은 6월 말 기준 2770억달러(약 373조원)로 사상 최대이며, 이는 주가가 고평가 상태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지난 5월 세계 경제에 대해 조심스럽게 비관론을 제기하면서 JP모건 주식도 고평가 상태라고 말한 바 있다. 반면 개미 투자자들은 위험성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 없이 높은 수익률을 내세운 파생상품 기반 상장지수펀드(ETF)에 몰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경고했다. 미국에 상장된 파생상품 기반 ETF 규모는 2019년 말 530억 달러(약 71조3963억원)에서 지난달 말 3천26억 달러(약 407조6000억원)로 늘어난 상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또 돈푸는 중국…‘경제회복 정책 패키지’ 내일 발표

중국 당국이 유동성 공급 등의 부양책을 잇따라 내놓은 가운데 거시경제 주무 부처가 8일 경제 회복 패키지 정책을 발표하면서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국경절 연휴(1∼7일) 이후 첫 업무일인 8일 정산제 주임(장관급)과 류쑤서·자오천신·리춘린·정베이 부주임이 참석한 가운데 '패키지 증량(增量)정책의 시스템적 이행, 경제 상승 구조 개선 및 발전 추세 지속 호전' 상황을 소개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증량정책이란 정부 투자와 국유기업 자금 운용 확대 등을 포함한 확장적 재정·금융정책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이번 기자회견은 국경절 연휴 직전인 지난달 26일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이 시진핑 총서기(국가주석) 주재 회의에서 “우리나라(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에는 결코 변화가 없지만, 현재 경제 운영에는 일부 새로운 상황과 문제가 나타났다"며 “중점과 능동적 역할을 꽉 잡고 증량정책의 효과적 이행과 추가 도입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한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중앙정치국은 재정·통화정책과 역주기조절(逆周期調節·경제가 하방 압력을 받으면 금리 인하 등으로 완화하고 상승세가 과열되면 열기를 식히는 거시경제 정책) 강도 상향, 필요한 재정 지출을 통해 기층 '3보'(三保·작은 지방정부의 기본적 민생과 임금, 운전자금을 보장함) 사업을 잘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정치국 회의에 앞서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의 판궁성 행장과 증권·금융 감독기구 수장들은 이례적인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지급준비율(RRR·지준율) 0.5%포인트(p) 인하와 부동산 대출 금리 인하, 증시 안정화 자금 투입 등 대책을 발표했으며, 이는 시중은행 금리 인하와 며칠에 걸친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중국 당국은 이번 회견이 어떤 내용을 다룰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경기 부양을 위한 공공 지출 확대 방안이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2024 칭화 우다오커우 수석 이코노미스트 포럼'에 참석한 여러 전문가는 이미 나온 통화 정책과 보조를 맞출 재정 정책이 추가로 제시되기를 기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위융딩 중국사회과학원 학부위원은 “최근 중앙은행이 내놓은 정책이 긍정적 평가를 받았는데, 이런 정책이 지속해서 역할을 발휘하려면 재정 부문 힘이 필요하다"며 “재정정책의 확장 강도를 높이는 동시에 인프라 투자 증대를 고려해야 한다. 중국 인프라 투자는 결코 포화상태가 아니고 재정정책 확장 공간도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인민은행 조사통계사장(국장)을 지낸 성쑹청 중국유럽국제비즈니스스쿨(CEIBS) 교수는 개인소득세 과세 기준선을 높이고 중·저소득층 세금을 낮추는 등 민생 분야에 방점을 찍을 필요가 있고, 양로·의료·보육 등 서비스업 부문 지원 확대와 보장성 주택(저소득층을 위해 저렴하게 공급하는 주택) 대출 금리 인하 등도 통화·재정정책이 결합한 대책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근래 중국의 한 저명한 경제학자는 중국이 최대 10조위안(약 1918조원) 규모의 특별채권을 발행해 재정 지원을 늘릴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면서 8일 기자회견에서 공공 지출 확대 방안이 언급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빅테크가 ‘원전 르네상스’ 불러오는데…원전 업계는 ‘시큰둥’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붐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자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이 안정적이고 무탄소 발전원인 원자력발전소로부터 전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계기로 미국 등에서 원전 가동을 늘리고 신규 원전을 건설하는 등 '원전 르네상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원전 업계에서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들 사이에서 원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빅테크들이 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데이터센터들이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각 기업들은 자사가 설정한 기후목표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무탄소 발전원인 원전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된 것이다. 미국에서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했던 '스리마일섬 원전'의 재가동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지난달 MS와 전력 공급 독점계약을 맺고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를 재가동해 전력을 생산하고 이를 모두 MS 데이터센터에 공급하기로 했다. 재가동 시점은 2028년으로,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2019년에 가동이 중단된 이후 9년 만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원전을 통해 자사 데이터센터로 전력을 공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마존의 경우 올해 3월 미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원전을 통해 데이터센터용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6억5000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AI 4대 석학'으로 꼽히는 얀 르쿤 메타 최고 AI 과학자도 최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AI 데이터센터는 기가와트(GW)급 저비용 저탄소 전기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즉 원전 바로 옆에 구축될 것"며 “태양광과 풍력도 좋지만 요구되는 토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상당하다"고 밝혔다. 빅테크뿐만 아니라 금융업계에서도 원전 산업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헤지펀드 세그라 캐피탈의 아서 하이드는 “향후 12개월 동안 미국에서 원전이 새로 건설될 것을 확신한다"며 “미국과 유럽에서 원전 신규 건설을 위한 요소들이 처음으로 맞아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원전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신규 원전 프로젝트의 완공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고 비용 또한 예산을 넘어설 수 있는데 이러한 리스크를 떠안고 착공에 자금을 지원할 기업들이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최근 가동된 미국의 보글 3·4호기는 애초 2016년에 전력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공사가 수년간 지연됐으며 비용도 당초 예산보다 수십억달러가 초과했다. FT에 따르면 연례 기후행사인 '뉴욕 기후위크'를 앞두고 원전 업계 만찬에 참석한 캐롤라인 골린 구글 에너지시장 개발 총괄은 테크 기업들이 이러한 리스크를 모두 떠안을 수 없다고 말했다. '2024년 세계원자력협회(WNA) 심포지엄'에 참석한 MS의 원전 부문 이사인 토드 노는 대다수의 테크 기업들은 적절한 가격에 전력을 장기간 구매하는 방식으로만 원전 산업을 지원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상위 3위에 속하는 빅테크 관계자는 “테크 기업들은 원전을 소유하지 않는 것을 원한다"며 “(원전 운영 등은) 핵심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테크기업이 원전을 소유한다는 것은 정신이 나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원전업계에선 전력구매계약(PPA)만으론 역부족이란 입장이다. 미국 최대 건설기업 벡텔의 원전사업을 총괄하는 아멧 톡피나는 “그들(빅테크)은 프리미엄까지 얹혀서 PPA를 체결하고 시싶어하고 이는 좋은 소식이지만 원전 초기개발엔 도움이 안 된다"며 “새로운 원전이 생기려면 이들이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원전 완공이 지연되거나 비용이 증가하더라도 PPA엔 반영이 안된다고 FT는 짚었다. MS, 아마존, 구굴은 이들의 원전 전력에 대한 FT의 논평을 거부했다. 현재 운영중인 원전을 통해 데이터센터에 전력이 공급될 경우 정치적 역풍에 휘말릴 가능성도 제기됐다. 뉴욕 기후위크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생산되는 청정에너지 중 88%는 원전이다"라며 “테크 기업들이 전력을 가져올 경우 주가 설정한 탄소중립 목표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FT에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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