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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받는 ‘中 석탄 붐’…중국발 미세먼지 어쩌나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인 중국이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중국의 화석연료 의존도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22일(현지시간) 온라인 매체 제로헤지는 "(중국의 기후) 약속들은 현실과 상충된다 "며 "중국의 석탄 붐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인 중국은 2020년 9월 유엔(UN) 회의에서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정점을 찍은 뒤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이른바 ‘쌍탄(雙炭) 목표’를 선언했다. 그러나 2030년 시한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올 상반기 중국의 신규 석탄발전소 허가 규모는 52기가와트(GW)로 2021년 연간 규모를 이미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에서 현재 건설중인 신규 석탄발전소 규모는 136GW로 이 둘을 합칠 경우 전 세계에서 허가된 전체 석탄발전의 67% 이상을 차지한다고 제로헤지는 지적했다. 이처럼 중국이 석탄발전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배경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워낙 높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타티스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1차 에너지 소비량은 159엑사줄(EJ)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중 석탄이 차지한 비중은 55%로 가장 높았고 석유(17.67%), 천연가스(8.49%)가 뒤를 이었다. 중국 정부가 전력난을 막기 위해 총력을 가하고 있는 점도 화석연료 수요를 요인으로 거론된다. 지난 2021년 9월 대규모 전력 부족 사태가 발생했고 작년에는 가뭄에 따른 수력발전 감소로 전력 공급 부족을 겪은 바 있다. 이런 상황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석탄 생산과 소비는 전년대비 각각 10.5%, 4.3% 증가했다. 문제는 중국의 석탄 수요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란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 8월 석탄 수입은 4400만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호주와 관계가 개선된 이후 호주산 석탄을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히는 중국의 철강, 시멘트 분야에서도 생산 활동이 좀처럼 둔화되고 있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S&P 글로벌은 중국 정부가 탈탄소 목적으로 시행하는 철강 감선 정책에 미온적인 태도를 지난달까지 유지하고 있다며 그 결과, 올해 조강 생산량이 작년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한 소식통은 S&P글로벌에 "올해 남은 2개월 안에 조강 생산량을 큰 폭으로 줄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이라며 "경제 성장이 최우선 과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감산 정책과 관련해 정부는 연말까지 침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올해 중국 조강 생산량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려면 11∼12월 동안 하루 생산이 10월 대비 17% 감소돼야 할 것으로 추산됐다. 또 시멘트와 관련해 제로헤지는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중국은 미국이 20세기 전반에 걸쳐 소비한 만큼 시멘트를 2년마다 소비한다"며 "시멘트 생산량은 앞으로 몇 년 동안 더 증가하고 수요 또한 수십년 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석탄이 시멘트 생산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최대 8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에너지 집약도가 높은 산업인데 중국은 세계 1위 시멘트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이런 와중에 중국 정부는 경기 회복을 위해 각종 부양책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중국 지방정부들이 최근 강도 높은 부동산 부양책을 발표한 데 이어 중앙정부는 1조위안 규모 특별국채 발행을 승인했다. 특별국채 추가 발행분은 올해와 내년에 절반씩 모두 인프라 투자에 사용될 예정이다.제로헤지는 "중국의 에너지 안보와 경제 성장은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를 얼마나 만족시키느냐에 달려 있다"며 "기후 위기를 둘러싼 서방의 정치적 압박은 이러한 기조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중국 석탄발전소(사진=AFP/연합)

[미국주식] 휴장 전 뛴 뉴욕증시…엔비디아·테슬라 등은 주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22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상승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4.74p(0.53%) 상승한 3만 5273.03으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8.43p(0.41%) 오른 4556.62로, 나스닥지수는 65.88p(0.46%) 뛴 1만 4265.86으로 마감했다. 다음날인 23일에는 추수감사절 연휴로 주식시장이 휴장하며 24일에는 동부시간 기준 오후 1시에 정규장이 마감한다. 시장은 전날 늦게 실적을 발표한 엔비디아 주가 흐름과 국채금리 움직임, 유가 하락세, 경제 지표 등을 주시했다. 엔비디아는 올해 인공지능(AI)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기술주 강세를 주도해온 종목이다. 이번에 나온 엔비디아 매출과 순이익은 월가의 예상을 크게 웃돌으나 중국에 대한 미국 수출 제재가 4분기 매출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회사 경고에 주가가 2% 이상 하락했다. 3대 지수는 그럼에도 내년 증시 강세 기대감에 상승세를 유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전날 보고서에서 내년 말 S&P500지수가 500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거시 경제적 불확실성이 대부분 지나갔다는 판단에서다. RBC 캐피털마켓츠도 이날 내년 S&P500지수가 5000대로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RBC는 만약 시장이 강세 시나리오로 접어들게 되면, S&P500지수가 530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이날 발표된 실업 지표는 여전히 노동시장이 견조함을 시사했다. 그러나 내구재 수주는 경제가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8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0만 9000명으로 직전 주보다 2만 4000명 감소했다. 이날 수치는 5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문가 예상치 22만 9000명을 밑돈 수준이다. 미국 10월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수주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160억달러(5.4%) 감소한 2794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4% 증가에서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망치인 3.4% 감소보다 부진했다. 미시간대학교가 집계한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61.3으로 최종 집계됐다. 이는 전월 63.8보다 낮은 것으로 넉 달 연속 하락한 것이다. 소비자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5%로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2%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경제 지표 발표 후에 국채금리는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10년물 기준으로 여전히 2개월 만에 최저 수준 근방에서 움직였다. 10년물 금리는 이날 4.40% 근방에서, 2년물 국채금리는 4.89% 근방에서 움직였다. 유가는 이날 산유국 회의가 연기됐다는 소식에 장중 4% 이상 급락했다. 다만 오후 들어 낙폭을 축소하며 마쳤다. 그간 유가는 지정학적 긴장이 물러나고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세를 보여왔다. 이런 유가 하락세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완화한다.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과 비OPEC 산유국으로 이뤄진 OPEC 플러스(OPEC+) 산유국 협의체는 당초 26일로 예정됐던 정례 장관급 회의를 30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는 추가 감산 연장 여부 등에 대한 협상이 순조롭지 않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과거에도 OPEC+는 감산 규모나 시기 등에 대한 회원국 간 견해차가 클 때 회의를 연기한 전례가 있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에서 에너지를 제외한 10개 업종이 모두 올랐다. 통신과 필수소비재 등이 상승을 주도했다. 농기계업체 디어 주가는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연간 이익 전망치에 대한 실망감에 3% 이상 하락했다. 휴렛팩커드(HP) 주가는 중국 수요 위축과 PC와 프린터 판매 부진으로 매출이 악화했으나 내년 하반기 인공지능(AI) PC 출시를 목표한다는 소식 등에 2% 이상 올랐다. 소프트웨어업체 오토데스크 주가는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7% 가까이 하락했다. 이밖에 대형 기술주 가운데선 아마존닷컴이 1.9%, 메타가 1.3%, 마이크로소프트(MS)가 1.2%, 알파벳A가 1.1%이상 등으로 대체로 상승했다. 다만 테슬라는 2.9%이상 내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번 랠리가 더 연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엔비디아 주가 흐름을 지적하며 대형 기술 부문이 과매수 상태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찰리 리플리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이번 랠리가 약간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계속 내려가면서 연준의 연착륙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환경에서 지수가 내년으로 향하면서 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 컨스트럭츠의 데이비드 트레이너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 낙관론이 과도하게 주가에 반영되면서 밸류에이션이 현실과 너무 괴리돼 있다고 지적했다. SPI 자산운용의 스티븐 이네스 매니징 파트너는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시장 반응이 투자자들 흥분을 제한했을 수 있다며 "다시 말해 특정 시장 섹터, 특히 대형 기술주 부문이 이제 약간 과매수된 상태로 보인다"고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95.2%에 달했다. 내년 5월까지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은 56.0%, 금리 동결 가능성은 40.4%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50p(3.75%) 내린 12.85를 기록했다. hg3to8@ekn.krFILES-US-SEMICONDUCTORS-INTERNET-EARNINGS-NVIDIA 미국 기술기업 엔비디아 로고.AFP/연합뉴스

샘 올트먼, 오픈AI CEO직에 전격 복귀…‘해임 사태’ 일단락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지난 주 전격 해임됐던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이 오픈AI 최고경영자(CEO)직에 복귀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픈AI는 이날 공식 X(옛 트위터)를 통해 "샘 올트먼을 CEO직에 복귀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사회에 멤버들이 새로 편입됐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세일즈포스 전 CEO 브렛 테일러가 이사장 직을 맡게 되며 래리 서머스 전 재무부 장관이 새 이사회 멤버로 합류했다. 쿼라의 애덤 디안젤로 CEO는 이사회 멤버에 남는다. 오픈AI는 이어 "세부 내용을 풀어내기 위해 (이사회와) 협력 중"이라며 "그동안 기다려줘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올트먼도 자신의 X 계정에 "오픈AI 복귀와 MS와 공고한 협력관계 구축을 기대하고 있다"고 복귀 소식을 알렸다. 이에 따라 오픈AI를 둘러싼 해임 사태가 일단락됐다. 앞서 오픈AI 이사회가 지난 17일 올트먼을 해임한다고 발표한 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가 그의 복귀를 위한 중재에 나선 바 있다. 그 이후 19일 오픈AI 이사회가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를 만든 에멋 시어를 임시 CEO로 임명하자 나델라 CEO는 올트먼이 MS의 새 AI 연구팀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APEC Future of AI 샘 올트먼(사진=AP/연합)

하이볼 열풍에 귀해진 日 위스키…‘히비키 30년’ 가격 125% 오른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위스키에 탄산수 등을 넣은 ‘하이볼’ 열풍과 외국인의 대량 구매 등에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일본산 위스키 일부 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22일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음료업체 산토리는 내년 4월 1일부터 자국산 프리미엄 위스키 19종 소매가를 20∼125% 인상한다고 전날 발표했다.이에 따라 ‘히비키(響) 30년’, ‘야마자키(山崎) 25년’, ‘하쿠슈(白州)25년’ 700㎖ 한 병 가격은 기존 16만엔(약 140만원)에서 36만엔(약 315만원)으로 125% 오른다.아울러 ‘야마자키 12년’과 ‘하쿠슈 12년’ 700㎖ 한 병은 1만엔(약 8만7000원)에서 1만5000엔(약 13만원)으로 50% 인상된다.산토리의 프리미엄 위스키 가격이 인상되는 것은 2022년 4월 이후 2년 만이다.이 업체는 수입 위스키와 와인 가격도 인상할 예정이다.산토리는 위스키 가격 인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저장고와 증류소 설비에 투자했던 비용을 보전하고, 홍보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아사히는 전했다.일본 위스키 ‘히비키’

월가서 커지는 증시 낙관론…"S&P500, 내년에 5000 간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내년에 5000선에 도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 기업들이 고금리에 적응하고 거시경제 충격을 극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비타 수브라마니안이 이끄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투자전략팀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아니라 연준이 이룬 성과를 감안했다"면서 내년 미국 증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BofA는 보고서에서 "시장이 이미 상당한 지정학적 충격을 흡수했다"면서 "‘미국 예외주의’는 온전하다"고 평가했다.이어 내년 말까지 S&P500지수가 20일 종가보다 10% 높은 5000에 마감할 것으로 전망하고 내년이 "주식을 선택한 투자자의 천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BofA는 낙관론의 근거로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안정적인 경제를 나타내는 골디락스 환경을 시사하는 은행 자체 애널리스트 설문을 제시했다.수브라마니안 전략가는 이어 각종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투자자 대부분이 여전히 대체로 비관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전하고, 통상적으로 강세장이 높은 확신과 행복감으로 끝나는 만큼 (미국 증시는) 아직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이와 함께 BofA의 기술 분석 전략가 스티븐 수트마이어는 별도의 보고서에서 미국 증시가 기술적으로 결정적인 강세장 수준에 접근하고 있어 "훨씬 더 많은" 추가 상승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미국 주식 담당 수석 투자전략가 데이비드 코스틴, 소시에테 제네랄의 미국 주식 전략 책임자 매니쉬 카브라 등도 마찬가지로 내년에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바클레이스도 주식이 채권을 능가할 것으로 내다봤다.특히 월가의 유명한 비관론자인 모건스탠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미국 주식 담당 수석 전략가 마이클 윌슨도 내년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으로 돌아섰다.올해 들어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연준의 긴축 통화정책 기조가 조만간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S&P500지수는 지금까지 18%나 상승했다.미 월가(사진=로이터/연합)

OPEC+ ‘추가 감산’에 쏠린 눈…국제유가 전망, 사우디에 달렸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추가 감산으로 국제유가 부양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024년 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0.08% 하락한 배럴당 77.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ICE선물거래소에서 2024년 1월 인도 브렌트유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16% 상승한 배럴당 82.45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및 원유 수요 둔화 우려로 이달 중순 WTI 가격이 지난 7월 6일 이후 최저가인 배럴당 73.09달러까지 추락하자 OPEC+ 추가 감산론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주요 외신들은 오는 26일 예정된 산유국 정례회의에서 추가 감산 여부가 검토될 것으로 보도한 바 있다.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현재 산유국별로 할당된 감산량을 내년까지 유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추가 감산의 필요성을 따져본다는 것이다.이 소식이 전해지자 유가는 최근 6% 넘게 반등했지만 월간 기준으로 보면 이달에만 4% 하락한 상황이다. 올해 최고점(93.68달러)과 비교하면 17% 가까이 폭락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산유국들이 추가 감산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OPEC+회원국은 작년말부터 시작된 감산을 통해 하루 516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 공급을 축소시켰다. 이는 하루 전 세계 수요의 5% 가량 해당되는 규모다. 구체적으로 OPEC+ 차원에서 하루 366만 배럴이 감산됐고 사우디는 여기에 추가적으로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7월부터 올해말까지 약속했다. 러시아 또한 하루 3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올 연말까지 이행하기로 했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요르게 레온 부회장은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사우디의 자발적 감산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내년 국제유가는 현 수준인 배럴당 평균 82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자발적 감산이 내년 4월까지 연장될 경우 유가는 평균 96달러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로이터통신은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주요 에너지 기관들의 애널리스트 대다수는 OPEC+이 감산을 연장하거나 감산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사우디가 그동안 원유 생산량을 많이 줄였기에 다른 회원국에게 추가 감산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음은 OPEC+ 감산 전망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발언들.◇ 골드만삭스OPEC은 가격 결정권을 활용해 브렌트유가 배럴당 80∼100달러 범위 내 유지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비OPEC 산유국들의 공급 증가 또는 성장률 둔화는 가격 하락을 이끄는 요인이지만 OPEC이 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브렌트유는 80달러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JP모건현재 시행되고 있는 감산합의가 연장될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두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감산 규모 확대 가능성과 관련해 사우디는 OPEC+ 동맹들에게 감산을 분담할 수도 있습니다. ◇ 에너지 애스팩츠재고를 낮은 수준에 유지시키기 위해 사우디와 러시아는 12월 이후에도 자발적 감산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OPEC+ 회원국에게 추가 감산을 설득하기 위해선 시황이 더 악화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SEB2024년에는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며 이는 원유 시장에 약세적인 환경입니다. 사우디가 나홀로 감산을 확대하기엔 부담이 돼 이라크, 쿠웨이트, UAE 등에게 추가 감산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ING유가가 특히 사우디의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유가 약세는 사우디가 100만 배럴의 자발적인 감산을 내년 초까지 연장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PVM최근 유가 약세를 고려하면 사우디는 자발적 감산을 내년 1월에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우디가 언제까지 일방적으로 유가를 부양할 의향이 있는지가 이번 회의에서 뜨거운 논쟁거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UBS연초 계절적 수요 둔화, 경기침체 우려 등을 고려하면 사우디는 자발적 감산을 내년 1분기까지 연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관련 발표가 오는 26일에 이뤄질지 12월 초에 이뤄질지 불분명합니다. ◇ 바클레이즈자발적 감산이 내년에 연장되어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OPEC 로고(사진=로이터/연합)WTI 가격 추이(사진=네이버금융)

세계 1위 비트코인 거래소에 "美 역대급 벌금, 암호화폐 산업 전체에 메시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역대 최대 규모의 벌금을 내기로 미국 정부와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북한 등 미국 정부 제재 대상과 거래를 중개하고 자금세탁 방지 제도를 마련하지 않은 혐의 등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와 법무부는 21일(현지시간) 은행보안법(BS)과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위반 등 혐의에 바이낸스가 유죄를 인정하고 43억달러(약 5조 5000억원) 상당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바이낸스 창업주인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는 효과적인 자금세탁방지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아 은행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를 인정하고 CEO직을 사임했다. 바이낸스는 미국인을 고객으로 둔 암호화폐 거래소로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에 등록하고 효과적인 자금세탁방지 제도를 운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이런 조치를 하지 않아 은행보안법을 위반한 것이다. 이 때문에 바이낸스는 하마스 무장 조직인 알 카삼 여단,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 이라크와 시리아 이슬람국가(IS)를 포함한 테러단체, 랜섬웨어 가해자, 자금세탁자 등 범죄자와의 의심 거래를 금융당국에 보고하거나 방지하지 못했다. 바이낸스는 또 미국 고객이 이란, 북한, 시리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등 제재 대상 지역에 있는 사용자와 거래하는 것을 중개했다. 재무부는 바이낸스가 미국 고객과 제재 대상 간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이를 차단할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제재를 위반한 암호화폐 거래 총 166만여건(총 7억 달러 상당)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북한과 관련해서 바이낸스는 미국 고객과 북한에 있는 사용자 간 총 80건(총 437만달러 상당·약 56억원) 암호화폐 거래를 중개해 대북 제재를 위반했다. 이에 재무부는 바이낸스가 유죄 인정 합의 조건으로 43억달러 벌금을 낼뿐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또 미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 네트워크인 핀센(FinCEN) 모니터링을 받고 제재를 준수하기로 약속했고, 재무부가 5년간 바이낸스 회계 장부 등을 열람하도록 했다. 메릭 갈랜드 법무부 장관은 "바이낸스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가 될 수 있었던 이유의 한 부분은 그동안 저지른 범죄 때문"이라며 "이제 바이낸스는 미국 역사상 기업으로서 가장 큰 벌금을 내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합의는 미국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가 테러와 대량살상무기(WMD) 자금 조달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을 강력히 단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온 가운데 이뤄져 특히 주목된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국제사회 제재를 피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자금을 확보하는 데 암호화폐에 갈수록 의존하고 있다면서 이를 차단하려는 노력을 배가해왔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바이낸스와의 합의에 "더 넓게는 오늘과 내일의 암호화폐 산업 전체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어디에 있는 어느 기관이든 미국 금융체계의 혜택을 받고 싶다면 우리 모두를 테러리스트, 외국 적대세력과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하는 규정을 따르거나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hg3to8@ekn.krCrypto SEC Binance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전 최고경영자(CEO).AP/연합뉴스

여전히 인플레 우려하는 美 연준…금리인하 언급도 없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될 가능성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연준이 21일(현지시간) 공개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는 "대부분의 회의 참석자는 인플레이션이 재개될 위험성을 여전히 인지하고 있다"라는 언급이 포함됐다.연준 인사들은 물가가 분명하게 안정될 때까지 한동안 긴축적인 입장을 유지하자는 데도 의견을 함께했다.요약본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미국의 활발한 경제활동을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했다.특히 "만약 향후 수개월간 발표되는 경제 지표에서 물가를 잡기 위한 연준의 노력이 불충분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시장에서는 최근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통화정책 전환을 기대하는 시각이 적지 않지만, 연준은 이에 대해 시기 상조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회의 참석자들은 2%대 물가상승이라는 연준의 목표가 달성되는 방향으로 경제가 흘러가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 만한 증거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최근 일부 긍정적인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하는 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결국 FOMC 참가자들은 "최대한 조심스럽게 경제 상황을 지켜보자"고 의견을 모았다.당시 회의에서 연준은 현재 기준 금리(5.25~5.50%)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다만 소수의 연준 인사들은 신용시장의 긴축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약화, 유가 급등 등의 요인을 들어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연준은 다음 달 12일부터 열리는 FOMC에서 올해 마지막으로 금리의 향방을 결정한다. 앞서 연준이 분기별로 공개하는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금리예상치(중간값)는 5.6%다. 현재 기준 금리와 비교할 경우 올해 말까지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이 가능하지만, 이날 공개된 의사록에 따르면 ‘향후 수개월간’의 경제지표를 지켜보자는 의견이 제시된만큼 연말에도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아울러 이번 의사록에서는 금리 인하에 대한 힌트를 찾을 수 없었다.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11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위원회는 당장은 전혀 금리 인하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시장은 연준이 내년 5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해 내년 말까지 총 100bp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FP/연합)

[미국주식] 밀린 뉴욕증시…MS·아마존·테슬라 등 주가 엇갈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21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2.75p(0.18%) 하락한 3만 5088.29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9.19p(0.20%) 내린 4538.19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84.55p(0.59%) 밀린 1만 4199.98로 마쳤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6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가는 그간 단기간 빠른 상승세 영향으로 개장 초부터 약세였다. 시장은 특히 연방준비제도(연준·Fed)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과 소매기업들 실적 등을 주시했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FOMC 의사록에서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 2% 목표치로 되돌리기 위해 통화정책 기조를 충분히 제약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위원들은 앞으로의 결정은 입수되는 정보와 이것이 전망에 미치는 영향, 위험 균형 등을 모두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이번 의사록에서는 금리 인하에 대한 힌트도 찾을 수 없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11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위원회는 당장은 전혀 금리 인하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 당국자들은 정책 기조를 바꾸기 전에 더 많은 증거를 보길 원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은 "참석자들이 앞으로 몇 달 내 입수되는 지표가 차입금리 상승 속에 인플레이션 둔화의 지속 정도를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은 연준이 내년 5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해 내년 말까지 총 100bp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날은 주택 자재 판매업체 로우스와 가전 유통업체 베스트바이, 의류업체 아메리칸 이글, 스포츠 제품 판매업체 딕스 스포팅 굿즈 등이 실적을 발표했다. 로우스는 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밑돈 데다 연간 매출 전망치도 하향했다. 소비자들 재량 지출이 줄어들면서 회사가 압박을 받은 것이다. 이 회사 주가는 3% 이상 하락했다. 베스트 바이도 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연간 매출 전망치를 하향했다. 회사 경영진들은 소비자들 수요가 고르지 못하고,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베스트바이 주가는 0.7% 하락했다. 아메리칸 이글은 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연말 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시장의 기대를 밑돌면서 주가가 15% 이상 폭락했다. 딕스 스포팅 굿즈는 매출과 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돈 데다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하면서 주가가 2% 이상 올랐다. 시장은 연말 연휴를 앞두고 3분기와 달리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이번 소매 기업들 실적 발표는 시장에 실망감을 더했다.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에 따르면 연말 연휴 매출은 1~3%가량 증가에 그쳐 지난해 5.1% 증가보다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기술주 중에서는 전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엔비디아 주가가 이날 정규장에서 0.9%가량 하락했다. 장 마감 후에는 엔비디아가 예상치를 웃돈 매출과 순이익을 발표했다. 특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주가는 마감 후 거래에서 1%가량 하락 중이다. 이밖에 정규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1.1%, 아마존닷컴이 1.5%이상 내린 반면, 테슬라는 2.3%이상 올랐다. S&P500지수내 기술, 부동산, 임의소비재, 에너지 관련주가 하락하고, 헬스, 자재,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관련주가 올랐다. 미국 기존 주택판매는 13년 만 최악 수준을 보였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10월 기존주택 판매(계절 조정치)는 전월 대비 4.1% 급감한 연율 379만채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 8월 이후 약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수치는 시장 예상치인 1.5% 감소보다도 더 부진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 예상보다 고금리 환경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너무 빠르게 반영된다는 지적이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벌 전략가는 "우리는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금리가 더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 이후 연준이 마지막 금리 인상에서 첫 금리인하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11개월가량이었다"고 했다. LPL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는 보고서에서 "오늘의 시장 부진은 연준을 잘못 해석했다고 판단한 시장이라기보다는 단기적인 과매수의 되돌림일 가능성이 더 크다"라며 "시장은 여전히 연준이 금리 인상을 끝냈고, 연준의 메시지와 상관없이 내년 경제에 금리 인하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12월 연준 금리 동결 가능성은 94.8%에 달했다. 내년 5월까지 금리 인하 가능성은 59.6%, 금리 동결 가능성은 38.4%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06p(0.45%) 내린 13.35를 기록했다. hg3to8@ekn.krclip20230623093059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인근의 월스트리트 거리표지판.연합뉴스

‘PC주의 전쟁’ 치르는 머스크의 X, 테슬라 내부도 ‘술렁’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미국 재벌 일론 머스크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PC) 주의’ 논쟁에 의해 홍역을 앓고 있다. 개인 SNS 글까지 ‘도덕 논쟁’의 도마 위에 오르면서 기업 경영에 영향이 빚어지는 것이다. 20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테슬라 주주인 ‘퍼스트 아메리칸 트러스트’의 제리 브라크먼 사장은 성명에서 "나는 표현의 자유를 믿지만, 상장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증오를 퍼뜨리는 것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머스크를 직격했다. 이어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에게 1∼2달간 직을 떠나 공감 훈련 또는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면서 정직을 요구했다. 이는 앞서 머스크가 지난 15일 반유대주의 음모론과 연결되는 엑스(X) 사용자의 게시글에 "당신은 실제 진실을 말했다"고 동조 댓글을 달면서 벌어진 논란이다. 해당 게시물은 "유대인 공동체는 자신들에 대한 증오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백인들에 대해 그런 변증법적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밖에도 머스크는 유대인 단체인 반(反)명예훼손연맹(ADL)을 언급하며 "일부의 행위를 유대인 공동체 전체로 일반화하지 말라"는 다른 사용자의 댓글에 "이것이 모든 유대인 커뮤니티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ADL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이후 디즈니와 NBC유니버설, 컴캐스트, 라이언스게이트,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등 기업들은 머스크가 소유한 X 플랫폼에서 광고를 중단했다. 여기에는 진보성향 미디어 감시 단체인 미디어 매터스가 지난 16일 X 플랫폼상에서 일부 브랜드 광고가 친 나치 콘텐츠 옆에 배치된 것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것도 영향을 줬다. 이런 논란에 브라크먼 사장은 "그의 부와 기술·사업 능력이 그의 발언을 용서하는 구실이 되지는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그가 지닌 악마성을 증폭시켰을 뿐"이라며 "이제는 그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꼬집었다. 캘리포니아주 샌타애나에 본사를 둔 퍼스트 아메리칸은 지난 9월 말 기준 테슬라 주식 1만 6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일부 테슬라 주주들도 머스크의 반유대주의적 발언에 반발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거버 가와사키의 CEO이자 사장인 로스 거버는 최근 경제매체 CNBC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행동이 "전적으로 터무니없다"며 "브랜드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예일대 경영대학원의 리더십 연구 학장인 제프리 소넨펠드는 CNN에 "테슬라 이사회는 행동할 책임이 있다"며 "그가 테슬라 최고경영자라는 직함을 사용할 수 없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머스크는 이런 논란에 위축되기 보다는 더 거칠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X에 "지난주 내가 반유대주의적이라고 주장한 수백개의 사이비 언론 기사들이 쏟아졌다. 이는 진실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나는 인류와 번영, 모두의 밝은 미래를 위한 최선의 일만 바란다"고 해명했다. X는 특히 미디어 매터스 발표가 자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송까지 제기한 상황이다. 앞서 머스크가 놓은 ‘으름장’을 실제 현실화시킨 것이다. 머스크는 지난 18일 자신의 X 계정에 "월미디어 매터스와 이 사기적 공격에 공모한 모두를 상대로 폭탄 소송(thermonuclear lawsuit)을 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머스크는 당시 X에 함께 올린 성명에서 "미디어 매터스는 언론의 자유를 훼손하고 광고주를 오도하기 위한 또 다른 시도로 X의 실제 경험을 완전히 잘못 표현한 보고서를 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이날도 또 다른 게시 글에서 "미디어 매터스는 진정한 악"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린다 야카리노 X CEO 역시 지난 19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일부 광고주들이 광고를 중단한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고 조작된 기사" 탓이라며 "데이터가 사실을 말해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X에서 일하는 우리는 모두 반유대주의, 차별과 맞서 싸우기 위한 노력을 매우 분명하게 해왔다"고 강조했다. hg3to8@ekn.krTWITTER-ADVERTISING/ 일론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엑스(X)계정.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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