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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설’ 바이든,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라크전"...러시아 반란 꼬집다 또 망신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역대 현직 미국 대통령 가운데 최고령(80)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말실수를 해 화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오전 시카고로 이동하기 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기자들과 문답하던 중 지난해 2월 러시아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라크 전쟁이라고 칭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에서 발생한 일로 약해졌느냐’는 질문을 받고 "물론"이라고 답했다.후속 질문으로 ‘어느 정도나 약해졌느냐’는 물음이 나오자 바이든 대통령은 "알기 어렵지만, 그는 분명히 이라크에서의 전쟁에서 지고 있다"며 "그는 전 세계에서 어느 정도 왕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 발생한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반란에 푸틴 대통령 리더십을 공격한 발언이었지만, 오히려 본인이 말실수로 실점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이런 말실수를 수차례 반복해 치매설을 비롯한 건강이상설이 제기돼왔다. 지난 16일에는 코네티컷주(州) 웨스트 하트퍼드에서 열린 총기규제 개혁 관련 행사에서 연설하다가 뜬금없이 작년 서거한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지칭한 듯한 발언을 내뱉어 좌중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보다 앞서 지난 4월엔 ‘한국’(South Korea)을 ‘남미’(South America)로 언급했다가 정정했다. 최근에는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회담 중 수낵 총리를 대통령으로 잘못 부르기도 했다.또 지난해 9월 백악관 행사에서는 교통사고로 사망해 본인 명의로 성명까지 냈던 연방 하원의원 이름을 부르며 찾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4월에 허공에 혼자 악수하는 듯한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을 때는 보수 진영 일각에서 치매설도 나왔다.hg3to8@ekn.kr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UPI/연합뉴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전 전황 싫은 쪽 이젠 ‘글쎄’…반란이 남긴 흔적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러시아 용병단 반란 사태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시간의 편’에 대한 시각을 뒤바꾸고 있다. 그간 일각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철권통치’ 밑 러시아가 자국 국민 뿐 아니라 우방 뜻까지 계속 모아야 하는 우크라이나 보다는 장기전에 유리할 것이라는 시각이 존재했다. 그러나 용병단 반란을 계기로 오히려 러시아가 장기전 전략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용병단 반란으로 보면 러시아 독재자까지도 군사적 부진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이 기본적으로 전쟁 부진과 러시아군 수뇌부 무능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다. 프리고진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 등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군사 참모와 야전 사령관들을 계속 헐뜯어왔다. 푸틴 대통령과 군 수뇌부가 전장으로까지 확산하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바그너그룹의 정규군 통폐합을 지시하자 결국 반란이 터졌다. 반란군은 특히 1000km 가까운 거리를 하루 만에 주파해 크렘린궁이 있는 모스크바 200㎞ 앞까지 진군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에게 충분한 ‘숙고의 시간’이 허락되지 않은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반란 수괴를 벨라루스 망명 형식으로 풀어주고 모스크바 방위를 강화하는 선에서 사태를 서둘러 미봉했다. 이런 무장봉기는 전쟁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철저히 차단할 수 있다는 푸틴 정권 자신감과 배치되는 사태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그간 푸틴 대통령은 국민 여론에 정권이 좌우되는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서방 약점으로 보고 ‘버티면 결국 이긴다’는 장기전 전략을 택했다. 프랑스 싱크탱크 전략연구재단의 프랑수아 에이스부르 고문도 WSJ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내년 미국 대선 뒤에 결판을 볼 장기전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서방에서는 그간 평화 협상론이 끊임없이 제기된 가운데 우크라이나 대반격이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지에도 회의적인 시각이 이어졌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는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원 축소를 공공연히 언급하고 있다. 서방 지원을 주도하는 미국의 여론, 특히 정권교체 가능성은 푸틴 대통령에게 중대 기로이자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에이스부르 고문은 "(반란이 일어난) 지난 24일 가닥이 잡혔다"며 "이제는 서방보다 먼저 러시아가 전쟁을 접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진단했다. 현재 각종 구설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미 한차례 패배한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을 상대로 ‘복수전’에 성공할 수 있을 지부터 미지수인 상황이다. 미국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연방의회 역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초당적 합의를 견지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에는 용병단 반란과 같은 악재가 수면 위아래에서 되풀이될 가능성이 관측된다. WSJ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쟁이 지속되면 누구일지는 몰라도 다른 엘리트가 들고일어날 수 있다"며 "러시아군 지도부 내홍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러시아 부대원들의 사기 저하 문제가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완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는 우크라이나 역시 우회적인 방법으로 이런 틈새를 공략하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샤 글레니 오스트리아 인문과학연구소 소장은 최근 더타임스 기고에서 교착 지속이 판단될 경우 우크라이나가 점령지에서 러시아 영향력을 최대한 약화하고 푸틴 정권을 흔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봤다. 군사 이론가들은 적국 혼란을 가중하고 내전 촉발을 유도하는 전략 목표를 ‘재앙적 성공’(catastrophic success)이라고 부른다. 글레니 소장은 남부에서 크림반도를 노리고 진행되는 우크라이나 대반격에서 이런 책략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당장 푸틴 대통령은 여론전 전면에 나서 ‘미봉’에 그쳤던 수습에 거듭 박차를 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연설에 이어 이날까지 이틀 연이어 반란 사태에 대해 연설했다. 그러나 이런 수습이 ‘먹힐’ 지는 미지수다.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 대통령 발언이 반란을 멈추기로 합의한 프리고진이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철수할 때 주민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셀카까지 촬영한 모습과 상반된다고 꼬집었다. 푸틴 대통령이 단결을 강조했으나 러시아 곳곳에서 균열이 보인다는 것이다. 푸틴 정권을 비판해온 정치평론가 보리스 카가르리츠키도 "정권에 대한 지지가 너무 적어서 놀라웠다. 군대, 경찰은 움직이지 않고 사람들은 그저 지켜봤다"며 "아무도 정부 청사로 달려가 지지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프리고진에 대한 지지는 그의 정치적 견해 때문이 아니라 정부 시스템에 대항하는 일을 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꽤 많은 사람이 그것(반란)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서 기뻐했다"고 강조했다. hg3to8@ekn.krUKRAINE-CRISIS/RUSSIA-PUTIN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스푸트니크/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반란 뒤 침묵을 지켰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적극적인 수습에 나서고 있다. 바그너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갈등을 빚었던 군 수뇌부를 치하하는 한편, 바그너그룹 내부에 ‘이간계’를 펼쳐 잠재 위협을 줄이고 나선 것이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당장 본인의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한 내부 여론전에 집중하면서, 우크라이나는 대반격 공세 수위를 한층 높이는 상황이다. 다수 외신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크렘린궁 내 광장에서 보안군 약 2500명, 국가근위대 등 군인들을 상대로 연설에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여러분이 헌법 질서와 시민의 생명, 안전과 자유를 지켰다"며 "여러분이 격변에서 조국을 구했고 사실상 내전을 막았다"고 추켜세웠다. 아울러 "여러분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명확하고 조화롭게 행동했고, 행동으로 국민에 대한 충성을 증명했다"고 거듭 감사의 뜻을 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동시에 반란이 가졌던 영향력을 평가절하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반란 중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전투부대를 차출할 필요가 없었다며 반란이 국민 지지를 얻지 못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국민과 군은 반란에 함께 맞섰다. 반란은 국민과 군의 지지를 절대 얻지 못했다"며 "반역에 휘말린 이들은 국민과 군이 그들과 함께하지 않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에도 대국민 연설에 나선 바 있다. 이날 역시 이틀째 반란 사태를 언급하며 러시아 내부 동요를 차단하고자 하는 모습이다. 그느 저녁에도 일부 군 장교와 면담하고 언론사 대표들과도 비공개로 만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연설 현장에서는 프리고진이 처벌을 요구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도 목격됐다. 쇼이구 장관은 전날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러시아 군부대를 방문한 데 이어 저녁에는 푸틴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에도 참석하는 등 건재를 과시했다. 이렇게 내부 결속을 다지는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그룹에는 반대로 ‘갈라치기’를 시도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날 푸틴 대통령이 연설에서 프리고진 이름을 직접 거명하진 않았으나 여러 차례 무장 반란 조직자들을 반역자로 비난한 점에 주목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압도적 다수의 바그너 그룹 전사들과 지휘관들이 국민과 국가에 헌신하는 러시아 애국자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바그너 그룹 용병들과 무장 반군 조직자, 즉 프리고진과 그 추종자들을 구분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 바그너 그룹 용병들에게 세 가지 선택권을 제공했다. 그중 하나는 러시아에 계속 복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러시아 국방부 등과 계약을 맺을 수 있게 한 것이다. ISW는 "러시아로선 바그너 그룹의 현 지휘관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게 그들의 전투 효율성과 사기를 유지하는 데 중요할 것"이라며 "이들을 달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바그너 지휘관들의 공로를 치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ISW는 이어 "푸틴 대통령으로선 바그너 사령관들을 반역죄로 체포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는 대신 이들을 용서하고 통합하겠다고 제안했다"며 "이는 (그에게) 잘 훈련되고 효과적인 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크렘린궁 역시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및 기타 국제 교전에서의 작전을 유지하기 위해 바그너 그룹을 유지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크렘린궁이 바그너 그룹을 독립 조직으로 유지하기로 한다면 프리고진과의 연관성을 끊어내기 위해 새로운 지도자를 내세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가운데 최근 대반격에 착수한 우크라이나군은 틈새를 놓치지 않는 공세 강화해 나섰다.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 정보국(DI)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발표한 일일 정보 업데이트에서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2월 개전 이래 처음으로 2014년 러시아에 빼앗겼던 영토 일부를 탈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DI는 "우크라이나 공수부대가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시 인근 크라스노호리우카 마을에서 동쪽으로 소폭 진격했다"고 밝혔다. 크라스노호리우카 마을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한 해인 2014년부터 점령해온 곳이다. 도네츠크 주도 도네츠크시에서는 불과 약 30㎞ 떨어져 있다.APTOPIX Russia Putin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P/연합뉴스

일본, 한국 ‘화이트리스트’ 복원…수출규제 4년만 모두 해제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 완전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지 약 4년 만이다. 한국이 지난 4월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복원한 데 이어 일본도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각의에서 한국을 수출무역관리령 별표 제3의 국가(화이트리스트)로 추가하기 위한 ‘수출무역관리령 일부를 개정하는 정령’을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화이트리스트 재지정으로 2019년부터 약 4년간 지속된 한국 대상 수출 규제는 모두 해제됐다. 개정 정령은 미국, 영국 등 기존 화이트리스트에 열거된 국가에 한국을 추가했다. 정령 개정으로 일본에서 한국에 물품 수출이나 기술 제공 시 일반포괄허가를 적용할 수 있으며 (재래식 무기에 전용될 수 있는 물자의 수출을 제한하는) 캐치올 규제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개정 정령은 이달 30일 공포되고 다음 달 21일 시행된다. 4년 가까이 이어지던 양국 갈등은 올 들어 본격 해소되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는 3월 한일 정상회담에 맞춰 한국에 대해 반도체 품목 수출규제 철회를 발표했고 이와 동시에 한국 정부도 일본 측의 3개 품목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취하했다. 한국은 또 지난 4월 24일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다시 포함하는 내용의 ‘전략물자 수출입 고시’를 관보에 게재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이 일본에 전략물자 수출을 신청할 때 심사 시간이 기존 15일에서 5일로 단축되고, 개별 수출 허가의 경우 신청 서류가 5종류에서 3종류로 줄어들었다. 일본 정부는 한국 발표 뒤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 추가하기 위한 정령 개정 절차에 착수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에 앞서 지난 3월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의 수출규제를 철회한 바 있다. 한일 수출규제 갈등은 한국 대법원이 2018년 강제징용 배상 소송 일본 피고 기업에 대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라’고 확정판결한 데 대해 일본이 반발하면서 촉발됐다. 일본은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2019년 7월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에 나섰고, 다음 달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이에 한국은 일본을 WTO에 제소하고, 역시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빼는 맞대응 조치를 취했다. 이 갈등은 윤석열 대통령의 3월 일본 방문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지난달 방한을 통한 정상회담에서 수출 규제 갈등을 풀기로 합의함에 따라 해소됐다.2023052101001130900054541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사진=연합)

"봐줬다" vs "보여줬다" 러시아 반란 뒤는 푸틴·프리고진 ‘입 전쟁’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발생한 러시아 용병 반란 사태와 관련해 잇따라 첫 메시지를 내놨다. 반란 주동자인 프리고진과 반란 대상이었던 푸틴 대통령이 반란 종료 뒤에도 첨예한 신경전과 여론전을 이어가는 양상이다. 다수 외신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밤 TV 연설을 통해 "이번 상황은 모든 협박과 혼란이 실패할 운명임을 보여줬다"며 "무장반란은 어떤 경우든 진압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사태 처음부터 대규모 유혈사태를 피하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진압 대신 유혈사태 회피를 택했기에 바그너 반란군이 별다른 저항 없이 진군할 수 있었다는 해명이다. 그러나 프리고진 주장은 달랐다. 그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 11분짜리 음성메시지에서 "지난해 2월 24일이 어땠어야 하는지 우리가 마스터 클래스를 보여줬다"며 "이번 행진으로 인해 국가의 심각한 안보 문제가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앞서 프리고진은 하루 만에 1000㎞에 가까운 거리를 주파해 모스크바 200㎞ 이내까지 신속 진군한 바 있다.특히 지난해 2월 24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날로, 러시아 군 당국 무능함을 지적하며 자신의 유능함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푸틴 대통령과 프리고진은 이번 반란 과정에서 러시아가 입은 피해에 대해서도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다.푸틴 대통령은 "모든 군인들에게 감사한다. 그들은 대단한 용기를 보여줬다"며 전사자들에 "숨진 영웅들의 용기와 자기희생이 끔찍한 결과로부터 러시아를 구했다"고 평가했다.아울러 "실수를 저지른 사람들이 자신들의 행동이 이 사회에 의해 단호히 거부되고 러시아에 얼마나 비극적이고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지를 깨닫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도 했다. 그러나 프리고진은 자신들이 러시아군을 공격한 것이 ‘불가피’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공격 의사를 보이지 않았으나 미사일과 헬리콥터의 공격을 받았다"며 "그것이 방아쇠가 됐다. 러시아 항공기를 공격해야만 했던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정부 전복을 위해 행진한 것이 아니었다"며 "러시아 병사의 피를 흘리지 않기 위해 돌아섰다"고 덧붙였다.사태가 반란이라는 극단적 상황으로 이어진 데 대한 책임에도 두 사람은 서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비난 논조가 선명했다.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네오나치와 그들의 서방 후원자, 그리고 모든 국가 반역자 등 러시아의 적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동족상잔이었다. 그들은 러시아 군인들이 서로를 죽이길 원했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및 서방에 준하는 ‘모든 국가 반역자’에 프리고진을 넣어 ‘러시아의 적들’로 규정한 것으로 풀이된다.반면 프리고진은 이번 반란을 ‘정의의 행진’으로 규정하며 "목표는 바그너 그룹의 파괴를 피하는 것이었다. 특별군사작전 중 실책을 저지른 이들의 책임을 묻고 싶었다"고 주장했다.우크라이나와의 싸움에서 러시아 군사 엘리트 등 수뇌부 세력이 자신들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바그너그룹 구성원들의 생각과 관련해서도 자신 쪽으로 기울어진 주장을 펼쳤다.푸틴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의 지휘관과 병사 대부분이 러시아의 애국자임을 알고 있다"며 그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전우들에 맞서도록 반란에 이용당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마지막 순간에 멈춰서 유혈사태로 향하는 선을 넘지 않은 바그너 그룹 지휘관과 병사들에게 감사한다"고 덧붙였다.아울러 벨라루스로 가고자 하는 바그너 그룹 멤버에는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재확인했다. 그는 "국방부와 계약하거나 집에 가도 된다. 아니면 벨라루스로 가라"고 말했다.반면 프리고진은 앞서 러시아 국방부가 용병기업들에 7월 1일까지 정식으로 국방부와 계약하고 활동하도록 지시한 데 대해 "아무도 계약에 동의하지 않았고, 바그너 그룹은 7월 1일 이후로 존재하지 않을 예정이었다"고 주장했다.hg3to8@ekn.kr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P/연합뉴스

러시아 ‘스트롱맨’ 푸틴, 반란 뒤 첫 마디는 "봐준 것"?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발생한 반란 사태와 관련해 첫 언급을 내놨다. 반란이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고, 자신은 처음부터 유혈사태 방지에 집중했다는 ‘과시’가 골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스푸트니크·로이터 통신 등은 푸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밤 가진 TV 연설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번 상황은 모든 협박과 혼란이 실패할 운명임을 보여줬다"며 "무장반란은 어떤 경우든 진압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바그너 그룹의 지휘관과 병사 대부분이 러시아의 애국자임을 알고 있다"고 추켜 세웠다. 그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전우들에 맞서도록 반란에 이용당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마지막 순간에 멈춰서 유혈사태로 향하는 선을 넘지 않은 바그너 그룹 지휘관과 병사들에게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사태 처음부터 대규모 유혈사태를 피하도록 지시를 내렸다"는 말로 수도 모스크바가 위협 당한 것을 해명했다. 앞서 수천 명 규모 바그너 반란군은 별다른 저항 없이 모스크바 200㎞ 이내까지 신속 진군하면서 푸틴 대통령 통제력에 의구심을 낳았다. 푸틴 대통령은 "실수를 저지른 사람들이 자신들의 행동이 이 사회에 의해 단호히 거부되고 러시아에 얼마나 비극적이고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지를 깨닫는 데 시간이 걸렸다"며 거듭 자신이 아닌 반란군이 흔들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벨라루스로 가고자 하는 바그너 그룹 멤버에는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재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용병들에 "국방부와 계약하거나 집에 가도 된다. 아니면 벨라루스로 가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의 네오나치와 그들의 서방 후원자, 그리고 모든 국가 반역자 등 러시아의 적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동족상잔이었다. 그들은 러시아 군인들이 서로를 죽이길 원했다"고 비난했다. 반란을 이끈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모든 국가 반역자’에 포함해 우크라이나 및 서방에 준하는 적으로 규정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사태로 국민의 단합을 확인했다며 "러시아인의 인내와 연대, 애국심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또 "모든 군인들에게 감사한다. 그들은 대단한 용기를 보여줬다"며 전사자들에 "숨진 영웅들의 용기와 자기 희생이 끔찍한 결과로부터 러시아를 구했다"고 치하했다. 아울러 이번 사태를 극적으로 중재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에도 "어려운 상황을 해결한 데 대한 기여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연설 후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 및 러시아 보안기관 책임자들이 참석한 회의를 주재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쇼이구 장관을 비롯해 안톤 바이노 대통령 비서실장,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 내무장관,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연방보안국장, 빅토르 졸로토프 국가근위대 대장,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연방수사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이들에게 반란 관련 대처에 감사하는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해 분석하고 현재 과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는 프리고진이 문책을 요구한 쇼이구 장관은 물론 반란 과정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제기된 보안기관 등에 대한 신임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푸틴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통화하고 이번 사태 관련 러시아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크렘림궁은 무함마드 대통령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현 러시아 리더십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hg3to8@ekn.krAPTOPIX Russia Putin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대반격도 막는데 고작 5천명에 수도까지…전쟁터 지뢰밭과 달랐던 러시아 민심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우크라이나 대반격을 막아내고 있는 러시아가 정작 내부적으로는 불과 수천 명 규모 용병 부대에게 수도까지 위협당하면서, 그 배경이 거듭 주목받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5일(현지시간) "48시간 동안의 반란은 강력한 서치라이트처럼 군부의 분열과 현 정권에 대한 국민 지지의 공허함, 흔들리는 정권 정당성을 비롯한 푸틴 정권의 어두운 속살을 비춰 보였다"고 평가했다. 폴리티코는 특히 프리고진이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은 시점으로부터 약 24시간이 지난 뒤에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본격 대응에 나선 데 주목했다. 푸틴 대통령이 일단 프리고진을 ‘반역자’로 규정했다면 즉각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맹방 벨라루스 도움까지 얻어가며 프리고진과 합의했다. 이에 휘하 군 조직이 명령을 제대로 따르지 않을 가능성을 푸틴 대통령이 우려했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바그너 용병들이 모스크바로 진군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정규군은 적극적으로 막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바그너그룹은 러시아 육군 남부 군관부 사령부가 위치한 로스토프주 로스토프나도누를 점령하면서 어떤 저항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폴리티코는 바그너그룹이 일부 러시아군 소속 헬리콥터를 격추한 것을 제외하면 누구도 이들 용병을 공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 최고위급 장성들이나 총리, 하원 주요정당 지도자, 모스크바 시장까지도 즉각 푸틴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지 않고 눈치를 보는 모습이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런 과정 덕에 프리고진은 불과 수천 명 병력으로 하루 만에 1000km가량을 주파해 모스크바를 위협했다. 2만 5000명으로 추정되는 바그너 그룹 전체 용병 가운데 이번 반란에 참여한 용병 수는 대체로 5000명, 많게는 8000명 정도로 알려졌다. 미국 등 서방의 대규모 지원을 등에 업은 우크라이나 군에 비하면 ‘한 줌’이라고까지 표현할 수 있는 병력이다. 그러나 정작 우크라이나군을 지뢰밭과 참호 요새로 막아내고 있는 푸틴 대통령은 이 병력에 의해 정치 인생 최대 위기를 맞은 것이다. 이에 더해 폴리티코는 "장기적으로 볼 때 더 중요한 건 국민의 반응"이라고 강조했다. 로스토프나도누 주민들은 바그너그룹이 자신들이 사는 도시를 점령한 것을 규탄하기는커녕 물과 사탕 등을 건네주며 이들을 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폴리티코는 "쿠데타와 혁명은 얼마나 많은 숫자가 궁전에 밀어닥치느냐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얼마나 많은 이가 그들을 옹호하느냐로 결정된다"며 "러시아 민중은 이번 반란의 결과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거나 오히려 그들을 환영했고 이는 (푸틴) 지지에 분명한 균열이 생겼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간 푸틴 대통령이 보여준 독재적 행보에도 많은 러시아 국민들은 푸틴 대통령을 지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해 벌어진 ‘민심 균열’에 이번 반란은 더욱 충격을 가할 전망이다. 폴리티코는 이에 "반란은 이를 시작했던 자에 의해 끝났고 (푸틴의 권좌라는) 얼음은 깨지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그것에 난 균열들을 볼 수 있다"고 표현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역시 이날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으로 괴물을 만들었고, 그 괴물이 지금 그를 물고 있다"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정치체계가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고 군부 권력에 금이 가고 있다"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요한 결과"라고 짚었다. hg3to8@ekn.krepaselect RUSSIA WAGNER 바그너그룹 용병과 사진 찍는 러시아 시민.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시한폭탄’ 프리고진, 그에게 달린 득실 전망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이 남긴 반란 여파로 관련 전망이 바쁘게 쏟아지고 있다. 바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우크라이나와 서방 등 이해 당사자 간 득실 실타래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변수는 푸틴 대통령에게 예상치 못한 ‘한 방’을 먹인 프리고진의 앞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수 외신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 반란 중단’을 중재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과 25일(현지시간) 오전까지 최소 3차례 이상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통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날 협상에 따른 후속 조처나 세부 사항 등 향후 프리고진의 벨라루스 체류 관련 내용이 주요 논제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리더십 위기 상징이 된 프리고진과 관련해 갖는 ‘난처한’ 입장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도 풀이된다. 이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푸틴의 꼭두각시’로 평가돼온 루카셴코 대통령이 바그너 사태 중재에 나선 데 대해 "푸틴은 프리고진과 직접 협상하는 수준까지 자신을 낮추고 싶지 않았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프리고진과 직접 대화하는 것조차 푸틴 대통령의 ‘급’에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안팎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그를 벨라루스로 보내주는 데 합의했더라도 자신의 권위를 훼손한 그에게 ‘어떤 식으로든’ 보복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위험을 감수하고 직접 프리고진 처리에 나서더라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하는 가운데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프리고진을 다시 통제 하에 둬 전쟁에 활용하고 리더십을 재증명하는 것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서방 역시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시나리오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영국군 전 참모총장을 지낸 리처드 대낫 상원의원은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서 효과적인 규모의 군사력을 모으게 되면 이는 또 다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사안이 끝났다는 인상을 줘도 결코 그렇지 않다"면서 "우크라이나는 측면을 잘 관찰하고, 일부 방향 전환이 가능한 부대를 둬 벨라루스발 공격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 역시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다시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복귀할지, 러시아 정규군으로 통합될지 등 향후 전개에 대해선 예측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이 경우 프리고진이 요구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 처벌 문제 등이 걸린다. 앞서 러시아 군사 엘리트 세력과 갈등을 빚어왔던 프리고진은 푸틴 대통령이 자국 군 당국 손을 들어준 직후 반란을 일으켰다. 반란 중단 합의 뒤에도 러시아는 군 수뇌부 처벌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만일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을 다시 얻기 위해 전쟁 중인 군 수뇌부를 처벌한다면, 우크라이나 대반격 상황에 적잖은 변수가 될 수 있다. 동시에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 요구를 들어주는 모양새가 되면서 그의 ‘권위’에 강한 회의감을 낳을 가능성도 있다. 이밖에 아프리카 대륙도 프리고진 행보에 따라 갈등의 영향권에 들 수 있다. 일각에서는 프리고진이 과거 자신이 전투를 벌인 경험이 있고 추종 세력이 있는 아프리카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바그너그룹은 내전이나 쿠데타 등으로 혼란한 아프리카 국가에서 정부군이나 유력 군벌에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대가로 광물 채굴권 등 각종 이권을 챙겨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런 식으로 아프리카 전역에 주둔 중인 바그너그룹 용병이 5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로이터통신도 바그너그룹이 지난 10년간 아프리카 국가 최소 8곳에서 활동하며 해당국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고 보도했다. hg3to8@ekn.krRussia Ukraine Wagner Group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AP/연합뉴스

바이든의 ‘시진핑 독재자’ 발언…"미중 관계 악재 아닐듯"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독재자’로 지칭하면서 미중 관계 영향에 어떤 변화가 따를지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관계가 이미 약화된 만큼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가 바이든 대통령의 해당 발언에 대해 "강렬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명했지만, 그로 인해 미중 관계가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한 모금행사에서 중국의 정찰 풍선 격추 사태에 대해 "시진핑이 매우 언짢았던 까닭은 그것이 거기 있는 사실을 그가 몰랐기 때문"이라며 "무엇이 벌어졌는지 모르는 것은 독재자들에게는 큰 창피"라고 말했다. 시 주석을 독재자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동일시한 것으로, 중국 정부는 곧바로 "공개적인 정치적 도발"이라고 반발했다.특히 이번 발언은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양국 간 심각한 관계 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시 주석을 면담한 지 이틀날 나와 더욱 주목을 받는다. 그럼에도 SCMP는 "이번 발언 논란이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만남의 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당장 분명하지 않다"고 관측했다.이어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이 바이든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를 별로 안 하기 때문에 이미 약한 양국 관계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으로 더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국제 학술네트워크 이스트웨스트브리지의 코킹키 회장은 미중 간에는 정치적 신뢰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그는 SCMP에 "중국은 바이든 아래 미중 관계에 대해 아무런 환상이 없다"며 "중국은 다만 예상치 못한 사건을 낳을 수 있는 오판을 피하고자 소통 채널을 열어두고 함께 안전장치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시 주석과 블링컨 장관이 양국 관계 안정에 뜻을 모은 것과도 극명히 대조돼 미 대통령과 행정부 간 단절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무장관을 포함해 미국 관리들은 종종 바이든 대통령의 즉흥적인 발언을 해명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9월 바이든 대통령은 CBS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군사적으로 개입하겠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또 그에 앞서 지난해 5월 미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 등에서도 미군 대만 개입 발언을 해 파장을 일으켰고, 그때마다 백악관은 하나의 중국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칭화대 일대일로연구소의 준 아흐메드 칸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미국의 행동과 협력 의지 표현 간 불일치를 오랫동안 관찰해왔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중국은 미국이 언행일치 능력이 없음을 깨달았고 그렇기에 중요한 미국이 경제 파트너이긴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더 나은 수사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에 대해 미중 간 차이점을 솔직히 짚은 것이라며 해명의 필요성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중요한 것은 미중이 차이점과 불일치가 있다는 게 놀랄만한 일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이 더 이상 해명되거나 해석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 조 바이든 미 대통령(우)(사진=AFP/연합)

오히려 러시아 반격 전황, 결국 젤렌스키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멀어지나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러시아를 겨냥한 우크라이나 대반격이 예상 보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향후 전황과 전망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장 시나리오는 완전한 종전 보다는 장기전이나 우크라이나가 영토 일부를 잃는 정전 국면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결국 자국군 대반격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인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진격이) 생각보다 느리다"면서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할리우드 영화처럼 여기고 당장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지만, 그렇게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목숨"이라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영토 20만㎢에 걸쳐 지뢰를 깔아놓은 탓에 진군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이달 초 자포리자주(州), 도네츠크주, 루한스크주 등 동남부 지역에서 대규모 반격에 나섰다. 반격 초기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주, 도네츠크주 등 2개 지역에서 8개 마을을 탈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 며칠간은 러시아 측 저항에 부딪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남부를 굳건히 막는 러시아는 오히려 동부 지역에서 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일일 상황 보고에서 "러시아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주에서 공격적 행동에 나섰다"며 "앞으로 긴 싸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도 국영 방송에서 "우리 군의 공세가 남쪽에서 여러 방향으로 계속되고 있지만, 러시아도 그들만의 공격 방향을 갖고 공세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말랴르 차관은 러시아가 특히 라이만, 바흐무트, 마린카, 아우디우카 등 도네츠크주 4개 지역 인근으로 진격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보고에서 러시아군이 라이만 지역과 인근을 공격했지만 모두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루한스크주 일부는 러시아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전날자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루한스크주의 스바토베와 크레미나 지역 일부를 점령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또 월등히 앞서는 제공권을 활용해 후방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견제구도 지속적으로 던지고 있다. 이날 새벽에도 드론(무인기) 수십 대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서부 리비우를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군이 이란산 드론 35대로 키이우 주변을 공격해 이 가운데 32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키이우에 대한 드론 공격은 2주 만이다. 이에 전쟁이 장기화되고 우크라이나가 영토 일부를 되찾지 못한 채 정전하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전쟁이 장기화하더라도 우크라이나가 이른바 ‘동결 분쟁’(Frozen Conflict)을 받아들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결 분쟁은 군사적 대치 상황 자체는 지속되지만 직접적 교전은 중단된 상태로, 사실상 휴전을 의미한다. 6·25 전쟁 이후 한반도와 인도·파키스탄·중국 접경지인 카슈미르 지역 등지가 대표적 동결 분쟁 지역으로 꼽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반격이 얼마나 진전되든 간에 우리는 동결 분쟁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동결 분쟁)은 결국 전쟁이고 우크라이나에 가망 없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hg3to8@ekn.krUKRAINE-RUSSIA-BRITAIN-WAR-DIPLOMACY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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