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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왕이, 사흘간 한미일 등 최소 12개국 외무장관과

중국 외교라인 1인자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 회의에서 한국과 미국 등 최소 12개국 외교장관과 회담했다.중국은 이번 회의에 신체(건강) 원인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친강 외교부장 대신 상급자인 왕 위원을 파견했다.16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위원은 지난 12일 에리완 유소프 부르나이 외교장관을 시작으로 사흘 동안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러시아, 베트남, 미국, 호주, 일본, 한국, 영국, 인도, 태국 등 최소 12개국 외교장관과 양자회담을 했다.또 아세안+한중일, 아세안+중국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해 연설했고,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와 별도로 회담하기도 했다. 왕 위원은 각국과의 회담에서 세계의 다극화, 경제의 글로벌화, 국제관계의 민주화를 강조하며 세계 각국이 단결과 협력을 통해 위험과 도전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인류 운명 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해 협력하자고 주장했다.안마당 격인 아세안을 향해서는 ‘영원한 이웃’, ‘형제자매’ 등 각종 수식어를 동원해 협력을 촉구하는 한편 "중국식 현대화를 통해 모든 국가에 고품질의 발전과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미국과의 전략 경쟁 속에서 우군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왕 위원은 그러나 한·미·일에 대해서는 대화와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자국의 불만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한국에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며 대만 문제를 신중하고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고 했고, 일본을 향해서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배출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특히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자국에 대한 기술 탄압 중단과 제재 취소 등을 요구했고, 미국은 대만 문제와 중국 해커 그룹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는 등 서로를 향해 각을 세우는 모습도 있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은 회담 결과 발표문에서는 솔직하고 건설적인 대화였다며 소통과 협력은 부각하고 갈등과 대립은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는 16일 올해 외교장관 회의는 예년에 비해 많은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통신은 "각국은 아세안의 중심 지위와 개방과 포용의 지역질서 수호를 보편적으로 지지했다"며 "대화, 조정, 호혜협력에 대해 더 많이 대화했고 날카롭게 대항하거나 상대방을 비판하는 상황은 적었다"고 보도했다.또 미중 외교장관 회담을 거론한 뒤 "양측 모두 회담에 대해 솔직하고 실무적이며 건설적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아세안 국가들은 줄곧 중국과 미국이 더 많이 교류하기를 기대했으며 이번 회담에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연합뉴스박진 외교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샹그릴라 호텔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양자회담을 하기 전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연합)

尹 우크라 방문에 외신도 주목…"韓, 나토의 글로벌 파트너"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참석을 위해 유럽을 순방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것에 대해 외신이 주목했다.연합뉴스에 따르면 AP 통신은 이날 "한국의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했다"며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나라를 위한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나토에 대한 한국의 협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특히 윤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에서 한국이 과거 6·25 전쟁의 상흔을 극복하고 부강한 나라로 발전한 역사를 거론하며 "지금 우크라이나 상황은 70여 년 전의 대한민국을 떠올리게 한다"고 발언한 것을 소개하기도 했다.AP는 "한국은 나토 회원국은 아니지만 일본, 파키스탄 등 국가와 함께 나토의 글로벌 파트너로 여겨진다"며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은 특정 지역의 안보 위기가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설명했다.다만 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지원 물량을 늘리겠다고 밝히면서도 무기 제공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AP는 짚었다.그러면서 지난해 11월 미 당국자가 우크라이나를 위해 한국에서 포탄 10만발을 구입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한국 측은 ‘미군 재고를 보충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고 부연했다.리프 에릭 이즐리 애화여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AP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그의 글로벌 마인드에 따른 외교정책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나토 파트너들과의 연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AFP 통신도 이날 "한국의 윤 대통령이 전쟁으로 피폐해진 우크라이나를 처음으로 찾아 인도주의적 지원, 그리고 비살상 군사지원의 확대를 약속했다"고 전했다.이 매체 역시 한국의 무기 제공 여부에 주목하며 "세계 9위의 무기 수출국인 한국은 분쟁지역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오랫동안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AFP는 한국이 지난해 기준 무역규모 15위인 러시아와의 경제적 관계,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등으로 인해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독일 dpa 통신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학교와 병원, 주택, 기업 등 모든 것이 러시아의 미사일과 적의 포격에 파괴됐다"며 인프라 재건에 동참해줄 것을 윤 대통령에게 호소했다고 보도했다.윤 대통령이 "한국은 70여 년 전 북한 공산 전체주의 세력의 불법 침략을 받았으나 전쟁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부흥한 국가 중 하나로 성장했다"고 말한 것도 소개했다.dpa는 윤 대통령이 회담 전 러시아에 잠시 점령됐을 때 수백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키이우 교외 지역인 부차, 이르핀 등지를 돌아봤다고 덧붙였다.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110분에 걸쳐 회담했다.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 마주한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는 지난 5월 방한 당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언제나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다"며 윤 대통령 부부를 우크라이나로 공식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15일(현지시간)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사진=AFP/연합)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김건희 여사가 15일(현지시간) 키이우 마린스키 대통령궁에서 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과 환담하고 있다.(사진=연합)

젤렌스키 "터무니없다" 한마디에…우크라 나토가입 무산될 뻔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들이 내건 회원국 가입 조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강한 불만을 터뜨린 것이 자칫 역효과를 부를 뻔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나토 정상회의 개막일인 지난 11일 공식 일정이 시작되기 직전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관련한 논의를 가리켜 "시간표가 정해지지 않는 것은 전례 없고, 터무니없다"며 "불확실성은 나약함이다"라고 트위터에 썼다. 당일 발표를 앞두고 있던 나토 공동선언문 초안에 구체적인 가입 일정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알고는 분노를 터뜨렸던 것이다.이런 와중에 연합뉴스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당시 리투아니아 빌뉴스 정상회의장에서 모여있던 이들이 이 트윗을 접하고는 깜짝 놀랐으며, 미 대표단 소속 백악관 관리들은 ‘분노’의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고 전했다.각국 관계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했고, 특히 미국 관리들 사이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불만을 터뜨린 "가입조건이 충족되고 동맹국들이 동의하면 우크라이나에 가입 초청을 하기로 합의했다"는 문구를 아예 재검토하는 방안까지 거론됐다.실제로 당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회담장에서 불러내 방에서 긴밀히 논의하는 모습이 포착될 정도로 상황이 긴박하게 흘러갔다고 복수의 나토 관계자들은 전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에 발끈한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신속히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덜 환영하는 어조로 선언문을 고치는 데까지 갈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다.한 나토 외교관은 "어떤 이는 가입 ‘초청’이라는 말을 다른 말로 대체하는 것을 원했다"며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미국 정부 당국자도 선언문 개정을 검토했음을 인정했다고 WP는 보도했다.다만 격론 끝에 미국 대표단도 우크라이나 가입 초청과 관련한 문구를 빼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결국 초안대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자는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중부 유럽과 발트해 국가들 사이에 당초 문구를 고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미국과 독일이 러시아와의 전면 대결로 치닫는 상황을 피하고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한 확약을 꺼리는 상황에서, 합의된 초안 정도가 현재 우크라이나에 제시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는 계산에서다.결국 11일 나토 정상회의는 예정대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튿날 회의장을 찾아 회원국들에 감사를 표했다.하지만 갈수록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우크라이나와 계속된 지원에 지쳐가는 서방 동맹들 사이에 갈등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지난 12일 빌뉴스 회의장에서 설리번 보좌관과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약 30분에 걸쳐 격한 어조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WP는 "우크라이나의 가장 강력한 대변자들조차 이런 긴장감으로 인해 지치고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의 트윗으로 회의장이 들썩거렸던 다음날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사람들은 약간 감사받기를 원한다"며 "우리는 아마존이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도 이런 분위기의 연장선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서방의 무기 지원에 감사하는 태도를 보이라는 일침이었다.이에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 여러 차례 감사 인사를 들었다"고 밝히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지지를 보내주는 영국과 영국 총리, 국방장관에게 늘 감사한다"고 진화에 나섰다.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월리스 장관의 발언을 두고 "누구나 감정적으로 되면 어떤 말을 하고는 후회하게 될 수 있다"며 "그것이 그의 실제 입장은 아닐 것"이라고 언급했다.월리스 장관이 감정에 치우쳐 ‘말실수’를 했다고 꼬집으면서도, 영국의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적 발언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은 셈이다. 다만 다닐로프 보좌관은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원하지만, 이미 우리가 갖게 된 것에 감사하기도 하다"며 "만약 모든 이들이 영국만큼 우리를 도왔다면 우리의 현재 상황은 완전히 달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다닐로프 보좌관은 "우리는 미국과 영국 덕에 전쟁 초반부를 견뎌낼 수 있었고, 우리 대통령이 개전 초기 가장 먼저 통화한 것도 보리스 존슨 당시 총리였다"고 덧붙였다.(사진=EPA/연합)

바이든, 푸틴에 ‘뼈 있는’ 한 마디…"프리고진 독살될 수도, 누가 알겠나"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반란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에 독극물 암살 가능성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가진 공동 회견에서 프리고진의 신병에 대한 질문에 "만약 내가 그라면, 먹는 것을 조심할 것"이라며 "나는 메뉴를 계속해서 경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이 반란 사태를 일으켰다 중단한 것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가만둘 리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우스갯소리’처럼 언급하면서 수위를 다소 조절했다. 그는 "그가 어떻게 될지는 신만이 안다"며 "우린 그가 어디 있는지, 그가 (푸틴 대통령과) 어떤 관계인지조차 확신하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반란을 일으킨 뒤 모스크바로 진격해가던 프리고진은 처벌 취소와 벨라루스 망명을 조건으로 도중에 회군했다. 이후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과 만나 일련의 사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거듭 "농담은 제쳐두고, 누가 알겠느냐. 난 모른다"라며 "러시아에서 프리고진의 미래가 뭔지 확실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결국 푸틴 대통령 정적으로 꼽히는 러시아 대표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사례를 염두에 둔 ‘뼈 있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나발니는 지난 2011년 창설한 반부패재단을 통해 러시아 고위직 비리 의혹을 숱하게 폭로해왔다. 그런데 지난 2020년에는 비행기에서 갑자기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진 뒤 독일에서 치료받았다. 그는 이듬해 러시아 당국으로 이송돼 체포됐다. 이때부터 푸틴이 나발니를 독살을 시도하려 했다는 주장은 지속 제기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바그너 반란 사태로 푸틴 대통령이 새 조치를 하는 데 대한 우려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할 실질적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서방뿐 아니라 중국 등도 (러시아에)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해왔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쟁이 향후 몇 년간 지속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러시아가 전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이 결국 전쟁 지속은 경제·정치적으로 러시아 이익이 아니라는 결정을 할 환경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어떻게 될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또 "그는 내일이라도 전쟁을 끝낼 수 있다. 그냥 ‘난 끝내겠다’고 말할 수 있다"며 "하지만 궁극적으로 어떤 합의에 도달할 것인지는 푸틴, 그리고 그가 무엇을 하기로 결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전쟁이 끝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엔 "(전쟁 중인) 어떤 나라도 전쟁 중에는 나토에 가입할 수 없다"며 "그리되면 전체 (나토)동맹을 전쟁으로 끌어들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가입할 것이다. 언제냐의 문제"라면서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루면 러시아가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에 대한 미국 공약과 관련해 "절대적으로 보장한다"고 말하고 "더 강한 나토는 전 세계를 더 강하게 만든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보다 나토가 더 강했던 적은 없었다"며 이번 주 진행된 나토 정상회의가 회원국 공통의 가치와 도전을 일깨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간첩 혐의로 러시아에 체포된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의 석방을 위해 포로 교환을 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포로 교환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그 문제로 인해 러시아나 다른 곳에서 불법 억류된 미국인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진지하며, 그 과정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도 이달 초 포로 교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미국 일부 언론은 게르시코비치 기자와 교환할 러시아 출신 수감자가 미국에 없어 서방 국가에 수감된 러시아 수감자까지 포함해 교환 협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hg3to8@ekn.krBIDEN-US-FINLAND-DIPLOMACY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UPI/연합뉴스

‘대통령 외교’는 이런 것?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 튀르키예가 챙긴 이득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비롯한 인근 국가들이 대 러시아 방비에 나선 가운데,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튀르키예가 실리를 챙긴 모양새다. 스웨덴 나토 가입을 고리로 마지막까지 ‘밀당’을 벌이면서 유럽연합(EU) 가입과 미국 F-16 전투기 확보 초석을 다지면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3자 회담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회담에서 스웨덴 나토 가입 비준안을 튀르키예 의회에서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당일 오후까지만 해도 튀르키예 유럽연합(EU) 가입을 선결 조건으로 거론하면서 스웨덴 나토 가입을 또다시 막아설 것처럼 행동하다가 막판 입장을 바꾼 것이다. 회담 후 발표된 공동 보도자료에는 쿠르드민병대(YPG) 및 쿠르드민주연합당(PYD), 페토(FETO) 등 튀르키예가 적대시 하는 조직들을 스웨덴이 지원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 재확인됐다. 스웨덴은 튀르키예에 대한 EU 무역장벽을 낮추고 튀르키예인이 보다 쉽게 EU를 방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이 가장 원했던 것으로 F-16 전투기 현대화 및 추가구매 사업 확정을 꼽는다. 튀르키예는 과거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하면서 미국 전투기 판매 금지 대상에 올랐다. 튀르키예 전투기가 이웃 국가인 그리스 영공을 침범하며 영유권 분쟁을 벌인 것도 문제가 됐다. 앞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후 오랜 군사중립 정책을 폐기한 핀란드와 스웨덴 나토 가입에 튀르키예가 거부권을 행사하자 F-16 판매라는 당근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미 의회 반대로 보류된 상황이었다. 이런 미국 내 논의 정체는 이번 에르도안 대통령 승부수로 즉각 진전을 보였다. 미 국방부는 양국 국방부 장관이 "튀르키예, 스웨덴, 나토 사무총장 간 긍정적 대화에 관해 이야기 나눴고, 튀르키예 군사 현대화에 대한 국방부 지원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 상원 다수당이자 집권당인 민주당도 이런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은 워싱턴DC 의사당에서 "튀르키예에 대한 F-16 판매를 보류한 것과 관련, 조 바이든 행정부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결과를 이끌어낸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슈에 빠지지 않고 발을 담갔지만, 정작 분명한 지지는 보이지 않는 시간 끌기 전략을 구사해왔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번 회담에 ‘동맹과 관련한 중요한 결정에 버티기로 일관하다가 지도자들이 한데 모이기 시작하면 입장을 완화하는’ 에르도안 대통령 패턴이 또다시 재연됐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나토 내부에선 "(튀르키예의) 협박이 끝이 없다"는 불평과 함께 튀르키예가 또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어깃장을 놓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에르도안 대통령은 작년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스웨덴과 핀란드 나토 가입에 찬성한다는 양해각서에 서명했으나 스웨덴에서 쿠란 소각 시위가 벌어진 상황 등을 들어 최종 동의를 미뤄왔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아슬리 아이든타스바쉬 객원 연구원은 "이게 그(에르도안)의 협상 스타일"이라며 "그는 가치에 대한 나토의 고상한 논의를 조롱하면서 이것을 단순한 ‘기브 앤드 테이크’로 끌어내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회담 이전에도 전쟁에서 주요 서방 국가들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도 보다 실질적인 결정과 이익들을 챙겨왔다. 튀르키예는 세계적인 곡물 생산지인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터지자 발발 첫해 우크라이나·러시아 흑해곡물협정을 중재해 세계적 곡물 가격 안정화에 도움을 줬다. 또 나토 회원국이면서 서방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아 전쟁 이후에도 러시아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이에 상대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챙겼지만, 튀르키예를 마냥 비난만 할 수 있는 국가들은 마땅치 않다. 우크라이나부터 튀르키예 덕에 곡물 수출길을 열었고, 종전 뒤 나토 가입을 위해서도 튀르키예 협력이 필수적이다. 우크라이나 보다는 종전 평화 협상을 넓게 열어두는 서방 역시 협상이나 나토 논의에서 튀르키예 협력이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다. hg3to8@ekn.krNATO-SUMMIT/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尹대통령, 나토 총장과 ITPP 체결…"군사·사이버 분야 협력"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개별 맞춤형 프로그램(ITPP)를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지난해 스페인 마드리드에 이어 올해 12월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서울을 방문해주셨고, 6개월 만에 빌뉴스에서 이렇게 뵙게 돼 정말 반갑고 기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나토에 초청받았다"며 "지난해 첫 번째 초청받았을 땐 한국과 나토의 유대 관계 그리고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의 연대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ITPP를 만들어 협력 틀을 제도화하고, 나토와 군사정보, 사이버 분야의 협력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서양 안보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같은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나토와의 긴밀한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초청에 감사하고, 나토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안보와 신흥 안보 분야에 대해 의미 있는 논의가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국과 나토가 채택하는 ITPP는 과학기술, 대테러, 사이버 안보, 신흥기술 등 11개 분야에 대한 새로운 협력 방안을 담은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이다. 앞서 2019년 체결된 한-나토 간 기존 협력 문서인 ‘국가별 파트너십 협력 프로그램’(IPCP)이 격상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하다"며 "한국은 나토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는 "나토에 대한 한국의 협력은 가치 있다"며 "안보는 지역적이지 않고 글로벌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도 전 세계적으로 파급 효과가 큰데, 한국이 이를 규탄해줘서 감사하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도 나토 동맹국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중요한 문제"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 계기에 (한국과 나토가) 새로운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체결하는데, 우리 협력의 중요성이 그만큼 강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나토 수장과 접견에 앞서 미국 상원 여야 의원단을 접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첫 일정으로 시내 한 호텔에서 나토 정상회의에 옵서버 그룹 자격으로 참석한 미 상원의원 6명을 만났다. 윤 대통령은 접견에서 "지난 4월 미 의회 합동 연설 당시 의원들이 보여준 한미동맹에 대한 전폭적이고 초당적인 지지에 감사하다"며 "이번 만남은 한미동맹이 진정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하면서 동맹의 무대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 측 요청으로 성사된 이번 접견에는 섀힌 의원을 비롯해 앵거스 킹, 딕 더빈, 톰 틸리스, 댄 설리번, 피트 리케츠 등 미 상원의원 6명이 참석했다. 이 중 민주당 소속 섀힌 의원과 공화당 소속 틸리스 의원은 미 상원 나토 옵서버 그룹 공동의장이다. 한국 측에서는 박진 외교부 장관과 김준표 북미국장,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김태효 1차장, 김은혜 홍보수석과 최상목 경제수석 등이 배석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과 같은 당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함께했다.미 상원의원단 만난 윤석열 대통령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빌뉴스 한 호텔에서 가진 미국 상원의원단 접견에서 피트 리케츠 상원의원(왼쪽) 등과 인사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 나토 사무총장과 ITPP 체결한 윤석열 대통령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빌뉴스 나토 정상회의장에서 가진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튀르키예, 스웨덴 나토 가입 돌연 찬성한 이유는?…‘F-16 확보 청신호’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찬성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엔 미국의 F-16 전투기 도입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0일(현지시간) 오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튀르키예-스웨덴 정상 회동 뒤 기자회견에서 "스웨덴 가입 비준안을 (튀르키예) 의회에서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진행시키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고 강조했다. 튀르키예·스웨덴·나토 회동 뒤 나온 공동성명에는 "튀르키예는 스웨덴 가입 비준안을 의회에 전달하고, 의회와 긴밀히 협력해 비준을 보장할 것"이라고 명시됐다. 다만 구체적인 의회 상정 시한은 언급되지 않았다.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관련 질의에 "구체적인 날짜를 제시하진 않겠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답했다.스웨덴은 작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오랜 군사중립 정책을 폐기하고 핀란드와 함께 같은 해 5월 나토 가입 신청서를 냈다. 이후 핀란드는 기존 30개국의 만장일치 동의를 얻어 11개월 만인 지난 4월 31번째 회원국이 됐지만, 스웨덴은 튀르키예와 헝가리 제동에 그간 합류하지 못했다. 정식 나토 회원국이 되려면 모든 회원국이 각자 의회에서 신청국의 가입 비준안을 가결해야 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그간 스웨덴에 반(反)튀르키예 무장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대응 강화를 요구한 데 이어 최근에는 스웨덴에서 벌어진 이슬람경전인 쿠란 소각 시위 등 돌발 상황을 문제 삼아 최종 동의를 미뤘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나토의 이단아’로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히 앞서 당일 오후까지만 해도 에르도안 대통령이 돌연 자국의 ‘EU 가입 절차 재개’ 협조를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면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또다시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 에르도안 대통령 간 회동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줄곧 어깃장을 놓다가 돌연 찬성표를 던진 ‘외교적 승부수’를 띄우면서 그간 숙원이었던 F-16 확보에도 청신호가 켜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이날 로이터통신은 미국 의회가 튀르키예에 F-16 전투기를 판매하는 방안에 그간 부정적이었던 기류를 뒤집고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미 상원 다수당이자 집권당인 민주당 소속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은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취재진과 만나 "튀르키예에 대한 F-16 판매를 보류한 것과 관련, 조 바이든 행정부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메넨데스 위원장은 "튀르키예가 주변국들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이라고 전제하면서 "가능하다면 다음 주 중으로 (F-16 판매와 관련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튀르키예와 주변국 갈등 상황이 지난 수개월간 진정돼왔다며 "그리스의 안보를 강화하는 방안과 튀르키예의 향후 행동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로이터는 나토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그간 스웨덴의 나토 합류에 반대 목소리를 내던 것에서 전격 선회, 가입 절차를 조속히 진행하기로 밝힌 직후 메넨데스 위원장의 발언이 이어졌다고 짚었다.10일(현지 시각) 레제프 타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왼쪽)이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오른쪽)와 악수하고 있다.(사진=UPI/연합)미국산 F-16 전투기(사진=로이터/연합)

호주-독일 방산협력 강화… 한화, 장갑차 레드백 수출 멀어지나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안보 지형에 변화가 생기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 들이는 장갑차 레드백의 호주 수출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한화 레드백이 23조원 규모의 호주 차세대 보병전투차량 사업을 두고 독일 라인메탈과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독일과의 장갑차 판매 계약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호주는 인도-태평양 안보 강화 차원에서 독일 및 유럽연합과의 협력 의지를 표방하고 있다. 방산 업계는 호주 정부가 나토와 굳건한 동맹 관계 구축 등을 위해서 차세대 보병전투차량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 라인메탈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지 않겠냐고 예측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방산 수주는 국가간 군사 외교 신뢰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11일 호주 일간지 디 오스트레일리안 보도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담에 참석하고자 유럽을 방문 중인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독일과 장갑차 100대를 판매하는 계약에 서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이번에 독일로 수출되는 장갑차는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의 다목적 장갑차 ‘복서’로 호주 브리즈번에서 제작된다. 라인메탈은 앞서 호주군에 장갑차를 공급하기로 한 뒤 지난 3월부터 호주 브리즈번에서 장갑차 생산을 시작했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후 늘어난 독일군의 군비 증강 수요에 부응하고자 호주에서 자국 업체가 만든 장갑차를 독일로 역수입하게 된 것이다.앨버니지 총리는 "100대 이상의 장갑차가 독일로 인도될 것"이라며 "이는 10억 호주달러가 넘는 경제적 가치가 있으며 호주 역사상 가장 큰 무기 수출 계약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 "이는 우리의 국방 능력을 높이고 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라며 "우리가 독일과 함께 발표하기로 준비된 여러 가지 것 중 하나"라고 말했다. 호주와 독일 정부간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일각에선 호주 장갑차 사업의 무게추가 독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온다. 또 앞서 호주가 우리나라의 K9 자주포를 구매 했기 때문에 무기의 다양화와 다변화 차원에서도 같은 국가의 무기를 구매할 필요가 크지 않은 것도 이유로 꼽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호주가 정권교체 이후 사업추진 방향에 변동이 생긴 것에 기인하지만 방산의 특성상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며 어느 쪽이 승기를 잡았다고 단정 짓기는 이르다는 의견이다.이와 관련, 윤지원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는 "방산은 국가와 국가간의 군사 외교 신뢰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어느 한 기업이 전략을 짜서 잘한다고 해도 구매국 입장에선 국익을 우선으로 현 안보 지형 변화 및 주변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결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주(구매국)가 유럽 나토와 독일 등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독일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크겠으나, 현재 우리 정부와 한화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어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호주 정부의 계획 및 일정에 맞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중간 평가라든지 어느 제품이 우세하다는 등 공식적인 지표가 나온 바 없다. 한화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호주 쪽의 요구에 맞춰 충실히 사업을 이행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레드백 장갑차

나토, 이스라엘식, 영토 포기…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전과 이후’ 전망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개전 뒤 500일을 지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미국에서 ‘종전과 그 이후’에 대한 시나리오가 언급되고 있다.가장 큰 화두로 꼽히는 문제는 우선 우크라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추진이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이다.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녹화 방송된 CNN 인터뷰에서 "전쟁이 한창인 지금 (우크라이나를) 나토 회원국으로 편입할지에 대해 나토 내 만장일치 의견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민주화와 일부 이슈 등 충족해야 할 다른 필요조건들이 있다"고 언급했다.나토 회원국들 사이에는 상호 방어책임이 있어, 전쟁 중 우크라이나 가입이 나토·러시아 직접 전쟁 뜻한다는 지적이다.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수 있는 환경에 다다를 때까지 도와야 한다며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자격을 갖추기 위한 합리적인 길을 우리가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가입 자격을 갖추는 동안 "미국이 이스라엘에 제공하는 것과 같은 식의 안보"를 제공하는 방안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논의해왔다고 밝혔다.다만 이 역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휴전이나 평화 협정을 체결한다는 전제다.이에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이 "다양한 형태의 군사 지원, 첩보·정보 공유, 사이버 지원, 다른 형태의 물자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1∼12일 나토 정상회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 및 주요 7개국(G7) 정상을 포함한 파트너들과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종전 뒤’ 유럽연합(EU)·나토 가입 추진 의사를 밝혔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ABC 방송에서 ""난 우크라이나가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한, 나토 국가들의 소중한 파트너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전쟁이 끝나면 우린 EU 회원국이 되기 위해 법적 틀에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다짐했다.다만 이런 양측 인식과 전망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미온적이기 때문이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한 인터뷰에서 "내가 대통령이라면 그 전쟁을 하루 안에 끝낼 것이다. 24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그 협상은 쉬울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러시아와 달리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능력에는 미국 지원이 필수적인 만큼, 이 발언은 러시아 측 의사가 강하게 반영된 협상을 할 것이라는 뜻으로도 해석됐다.이 경우 종전 뒤 우크라이나 EU·나토 가입 시나리오도 어려워질 수 있다.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고자 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열망은 아름답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열망은 실제 경험에 기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이미 24시간이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면서 "당시에도 우리는 전면전은 아니었지만 전쟁 중이었기 때문에 그가 그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었겠지만, 그에게 다른 우선순위가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또 "우크라이나의 대가로 전쟁을 끝내는 것, 영토를 포기하도록 하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바이든(현 미국 대통령은)은 이런 식으로 5분 안에 전쟁을 끝낼 수 있었다"며 "하지만 우리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재차 꺾는데 성공하더라도 임기 중 건강 이상과 그에 따른 혼란 우려가 남는다.현재 80세로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인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두 번째 임기가 끝날 땐 86세가 된다. 최근 NBC 여론조사에서는 미국 유권자 68%가 바이든 대통령 건강을 우려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이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미래 상황 보다는 근래 시작한 대반격과 러시아에서 터진 반란 등에 더 기대를 걸고 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행정 경계에 도달하는 순간 푸틴이 전면 침공 전과 달리 약해질 것이기에 문명 세계와 대화를 모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건 분명하고 논리적인 수사"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무장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 내 입지를 높이려 한다며 "프리고진의 반란이 푸틴 리더십의 약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hg3to8@ekn.kr(왼쪽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토 정상회의 참석 尹…"북핵 억제 결의, 핵의지보다 강하다는 것 보여야"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오는 11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연례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나토 정상들과 북핵 억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0일 보도된 AP통신 서면 인터뷰에서 "지금은 북핵 억제를 위한 국제사회의 결의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의지보다 강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줄 때"라며 "나토 지도자들과 함께 북한의 불법 행위에 대한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평화는 강력한 힘과 억지력에 의해 뒷받침돼야 확실하고 믿을 수 있게 된다"며 "강력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핵과 미사일 고도화를 막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미국의 안보 공약, 한미일 3국 안보협력 강화와 같은 주제를 놓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할 "여러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양자 회담도 가질 계획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윤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것은 2년 연속으로, 세계 최대 군사 동맹과 결속을 강화하고자 하는 그의 의지를 강조하는 것"이라며 "한국 지도자로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은 작년 윤 대통령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AP는 아시아 국가들과 나토가 밀착하는 것을 두고 "아시아판 나토"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경계심이 북한에서 제기돼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나토 지도자들과 북한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북한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부연했다.아울러 AP는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이 만난 자리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계획이 논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계획도 밝혔다. 지난달 자포리자 원전에 냉각수를 공급하는 카호우카 댐이 알 수 없는 원인으로 폭파된 것과 관련해 "이미 보수를 위한 지원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고 말했다.윤 대통령은 한국이 다양한 형태로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재정적 지원을 해왔으며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따라 지뢰 제거 장비와 구급차량, 기타 자재 공급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윤 대통령은 또한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것"이라며 "전후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재건을 신속히 회복하는 데에도 다각적인 지원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아울러 윤 대통령은 "유럽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실질적이고 필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듯이, 인·태 지역에서 발생하는 일들도 유럽 국가들에 엄청난 여파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은 특정 지역에서의 안보 위기가 글로벌 차원의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줬다"고 말했다.한편, 작년에 이어 올해 나토 정상회의에도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4개국 정상이 초청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자국에 대한 안전보장 차원에서 요구해온 ‘종전 뒤 가입 약속’이 어느 정도 수위로 합의될지가 주요 안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나토의 이단아’로 불리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스웨덴 가입을 허락할지도 주요 관심사다. 스웨덴은 작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오랜 군사중립 정책을 폐기하고 핀란드와 함께 같은 해 5월 나토 가입 신청서를 냈다.이후 핀란드는 기존 30개국의 만장일치 동의를 얻어 11개월 만인 지난 4월 31번째 회원국이 됐지만, 스웨덴은 튀르키예와 헝가리 제동에 아직 합류하지 못했다.(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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