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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택한 아르헨…중남미 ‘좌파 물결’ 제동 걸리나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극심한 경제난에 허덕이는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괴짜’ 극우파 정치인이 좌파 집권당의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최근 중남미 대륙을 휩쓸었던 좌파 정부 물결(핑크 타이드)에 제동이 걸린 셈으로, 앞으로 ‘남미 우클릭’이 탄력을 받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남미 아르헨티나 대선 결선 투표에서 극우파 정치인 하비에르 밀레이(53·자유전진당)가 집권당의 세르히오 마사(51) 후보를 따돌리고 승리했다. 아르헨티나에서 극우를 포함한 우파 후보의 집권은 2015년 마우리시오 마크리(64) 전 대통령 이후 8년 만이다.밀레이 당선인은 당선이 확정된 뒤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엘리베르타도르 호텔 선거캠프에 준비된 단상에 올라 "오늘 아르헨티나의 재건이 시작된다"면서 "19세기에 자유경제로 부국이었던 아르헨티나의 잃어버린 번영을 되찾겠다"며 당선 포부를 밝혔다.밀레이 당선인은 지난 19세기에 자유경제를 통해 35년만에 아르헨티나를 야만인 국가에서 세계 강대국으로 발돋움하게 한 건국의 아버지 후안 바우티스타 알베르디(1810-1884)의 자유 정신을 이어받아 경제 번영을 이루고 잃어버린 아르헨티나의 강대국 자리를 되찾을 것을 약속했다.밀레이는 여러 정책과 언행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닮아 현지에서는 밀레이를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는 대선 공약으로 중앙은행 해체, 아르헨티나 통화(페소)를 달러로 대체하는 달러화 도입, ‘전기톱 퍼포먼스’로 대변되는 정부지출 대폭 삭감, 장기 매매 허용, 지구 온난화 이론 배격 등을 내세웠다. 밀레이는 중국, 브라질과 거리를 두고 미국과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뜻도 천명했다. 현지 보수 진영에서는 2000년대 초반 남미를 휩쓸던 핑크 타이드가 마크리 전 대통령 당선 이후 한풀 꺾였던 것처럼, 밀레이 당선인도 최근의 중남미 좌파 정부 집권 분위기에 제동을 걸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실제 2018년 멕시코를 시작으로 페루, 볼리비아, 칠레, 브라질, 과테말라 민심은 수년 새 잇따라 좌향좌를 선택했다. 특히 콜롬비아에선 역대 첫 좌파 정권이 탄생하기도 했다.이는 기존 온두라스,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쿠바 등과 함께 이념적으로 중남미 전체를 뭉치게 하는 구심점으로 작용했고, 특정 이슈에서 한목소리를 내는 세 과시로 구체화했다.쿠바와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강하게 성토한다든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인다든지 하는 게 그 사례다.이에 따라 밀레이의 당선을 계기로 중남미 전체 정치 지형이 재편될지 주목받는다. 당장 내년 2월 엘살바도르에 대선이 있는데, 재선을 노리는 나이브 부켈레 현 대통령은 이미 우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5월 파나마 및 도미니카공화국에 이어 6월에는 멕시코에서 대선과 총선이 예정돼 있다. 중남미 주요국 중 하나인 멕시코의 경우 현재로서는 좌파 집권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1)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우파 후보들에 앞서고 있다.아르헨티나는 남미에서는 인구 규모로 브라질, 콜롬비아 다음으로 세번째다.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까지 확장하면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에 이은 네번째다.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밀레이의 승리와 관련해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나는 당신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당신은 당신의 나라를 바꾸고 정말로 아르헨티나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썼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환영 메시지 타전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입장 표명보다 먼저 나왔다.19일 승리 연설하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당선인(사진=AP/연합)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사진=연합)

‘아르헨의 트럼프’ 밀레이 대선서 당선…지각변동 예상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려 온 극우파 하비에르 밀레이(53)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됐다. 좌파 포퓰리즘으로 인해 망가진 아르헨티나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아르헨티나 내무부 중앙선거관리국(DINE)에 따르면 밀레이 당선인은 19일(현지시간) 대선 결선 투표에서 개표율 86.59% 기준, 55.95% 득표율로, 44.04%의 표를 얻은 좌파 집권당 세르히오 마사(51) 후보를 따돌렸다.낙선한 마사 후보는 개표 결과 공식 발표 전인 이날 오후 8시 10분께 선거 캠프에서 지지자에게 "저의 패배를 인정하고, 승복한다"고 말했다. 이어 "밀레이의 당선을 축하한다"고 덧붙였다.경제학자 출신 비주류로, 1년 전까지만 해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던 밀레이 당선인은 대권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지난 8월 예비선거(PASO)에서도 ‘깜짝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밀레이 당선인은 지난달 본선 투표에선 29.99%의 득표율로 마사 후보(36.78%)에 밀렸지만, 1. 2위 후보 맞대결로 치러진 이날 결선에서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정부 지출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며 전기톱을 들고 유세를 펼치는 등 괴짜 면모를 숨기지 않은 그는 스스로 "이론적으로는 무정부주의적 자본주의를 표방한다"고 말해왔다. 이는 당선인의 주요 공약만 살펴봐도 짐작할 수 있다.아르헨티나 경제학자들의 집단 반발을 불러온 중앙은행 폐쇄가 대표적인데, 밀레이 당선인은 폐쇄 대신 ‘폭파’라는 용어를 쓸 정도로 중앙은행의 통화신용정책의 효과와 물가안정 기능을 불신하고 있다.이는 연간 인플레이션이 최고 140%대에 이르는 경제 상황과 맞물리면서 지지자 눈길을 사로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밀레이 당선인은 중앙은행을 "정직한 아르헨티나인들로부터 물건을 훔치는 메커니즘"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아르헨티나 공식 통화인 페소화를 버리고 달러를 쓰자는 달러화 도입 구상도 당선인의 핵심 전략 중 하나다. 이미 비공식 환율 시장이 성행하는 가운데 밀레이 당선인은 "달러화만이 인플레이션을 종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중앙은행 폐쇄와 달러화 도입은 밀레이 당선인 스스로 이행 의지가 가장 확고한 공약이다. 이는 중앙은행 총재 후보를 미리 발표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그는 지난 9월 현지 라디오 방송 ‘엘옵세르바도르’ 인터뷰에서 "(제가 당선되면) 에밀리오 오캄포 교수를 중앙은행 총재로 임명할 것"이라며 "그는 중앙은행 폐쇄 임무를 맡게 된다"고 말했다.아르헨티나 세마(CEMA·거시경제연구센터) 대학 교수이자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연구원인 오캄포는 밀레이 당선인 핵심 책사 중 한 명이다. ‘달러화: 아르헨티나를 위한 해결책’이라는 책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이 책을 보면 아르헨티나의 달러화 도입을 과거 에콰도르에서 시행했던 방식대로 진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국민에게 달러와 아르헨티나 페소 사용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하는 게 그 골자다. 에콰도르는 2000년에 남미에서 처음으로 달러를 법정 통화로 성공적으로 도입한 국가다.당선인은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무기 소지 완화를 비롯해 장기 매매 허용과 지구 온난화 이론 배격 등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중도파 포섭을 위해 일부 관련 공약을 다듬거나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은 있다.외교면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밀레이 당선인은 중국, 브라질, 메르코수르(MERCOSUR·공동시장을 추진하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남미 4개국) 등과의 교역에 비판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특히 중국에 대해선 "공산주의자들과 거래하지 않을 계획"이라거나 "중국에는 자유가 없고, 누군가 원하는 걸 하려 할 때 그를 살해한다"고 언급하는 등 공개적으로 반중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그는 후보 시절 몇 차례 인터뷰에서 "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 및 이스라엘과의 협력 체계를 더 공고히 다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이 때문에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협력 등 전임 정부의 방침에 재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승인을 받아둔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가입(내년 1월)도 철회할 가능성이 크다.16일 밀레이가 달러화 지폐를 들고 유세하고 있다(사진=AP/연합)19일 밀레이가 대선 결선투표를 마치고 나온 모습(사진=EPA/연합)

바이든 압도하는 트럼프 지지율, 이례적 현상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내년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상대당 유력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밀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현직 대통령이 주요 여론조사에서 모두 밀리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18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CBS뉴스, CNN, 폭스뉴스, 마켓대 로스쿨, 퀴니피액대 등 주요 5곳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바이든 대통령을 2~4%p 차이로 앞섰다. NBC 방송도 지난 10~14일 미 전역의 등록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오차범위 ±3.1%) 가상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44%로 트럼프 전 대통령(46%)에게 2%p 뒤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비록 오차 범위 안이기는 하지만, 상당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우세’가 공통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처럼 현직 대통령이 주요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에게 모두 밀리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CNN에 따르면, 지난 80년간 미국 현직 대통령들은 대선을 1년가량 앞둔 시점에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평균적으로 10%p 조금 넘는 차이로 앞선 것으로 전해졌다. 1943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거의 모든 현직 대통령이 포함되는 셈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록 격차는 작지만, 바이든 대통령에 우위를 점한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 고전을 놓고 민주당 내 분열을 이유로 드는 시각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 정책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을 지지해 진보 성향 인사들로부터 비판받고 있다. 실제로 NBC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들 가운데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이 정당하다’는 답변은 27%인 반면에 51%는 ‘과도하다’고 답변했다. 또 응답자 55%가 대(對)이스라엘 군사지원을 지지했으나 민주당 지지자 절반 가까이(49%)는 이런 지원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진보적 유권자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볼 때, 이념보다는 경제와 나이 문제가 열세 이유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80세인 바이든 대통령 나이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이달 초 발표된 미 일간 뉴욕타임스와 시에나칼리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했던 조지아 등 6개 주의 유권자 71%가 그가 유능한 대통령이 되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답했다. 이는 2020년에 똑같이 답한 유권자 36%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트럼프 전 대통령 나이는 77세로, 대통령직 수행에 대한 거부감이 바이든 대통령보다는 훨씬 적은 편이다. 한편, NBC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가 40%로, 대통령 취임 이후 이 방송 역대 조사에서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57%로 가장 높았다. 특히 18~34세 젊은층 지지율이 지난 9월 조사에선 46%에서 31%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선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부상이 NBC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8% 지지율로 압도적인 가운데 한때 ‘트럼프의 대항마’로 불렸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18%, 헤일리 전 대사 13%, 나머지 후보는 3% 이하였다.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 9월 조사(7%)보다 지지율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hg3to8@ekn.krUSA-ELECTION/TRUMP 미군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상원도 임시예산안 가결…美 정부, 내년 초까지 셧다운 피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임시예산안이 미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가결됐다. 이에 미국 연방정부가 최소 내년 초까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로이터, AP,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15일(현지시간) 본회의에서 내년 1∼2월까지 사용할 추가 임시 예산안을 찬성 87표 대 반대 11표로 가결했다. 이날 표결에 들어간 안은 지난 9월 말에 처리된 임시예산이 종료되는 오는 17일 이후에 적용할 추가 임시 예산안이었다. 앞서 지난 14일 하원에 이어 상원도 임시예산을 가결해 오는 17일 이후 우려됐던 미국 정부의 셧다운을 내년 초까지 피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우려는 미국의 국가 신용도의 악영향을 미치는 불안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이날 상원을 통과한 예산안은 정부 부처별로 예산이 소진되는 시기가 다르게 설정됐다. 보훈·교통·농업·주택·에너지 등 관련 부처는 내년 1월 19일까지 필요한 예산을 책정했다. 전쟁 등 국제정세 혼란 속에 역할이 강조되는 국방부와 국무부 등은 2월 2일까지 예산을 담았다.(사진=EPA/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자평한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또 다시 ‘독재자’라고 언급했다.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이번 회담에서 약속됐던 양국간 협력에도 차질이 발생할지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가진 뒤 진행한 단독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을 독재자로 호칭하는 돌발 발언을 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려는 순간 한 기자가 ‘오늘(15일) 이후에도 시 주석을 여전히 독재자로 보느냐’라고 물었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봐 그는 (독재자가) 맞잖아"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우리와 완전히 다른 정부 형태로 기반된 공산주의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독재자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발언을 바이든 대통령이 또 다시 재확인한 셈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 한 모금 행사에서 시 주석을 ‘독재자’라고 칭해 중국 정부의 강한 반발을 산 바 있다.당시 주미중국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진지한 조치를 즉각 취할 것을 촉구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결과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월에는 중국 정부를 ‘악당’이라고 칭하기도 했다.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며 "이런 언급은 4시간 넘게 진행된 회담을 통해 얻어낸 성과를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화딤을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해온 가장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대화 중 하나"라며 "우리는 일부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회담 성과로 중국과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협력, 군대군(軍對軍) 대화 재개, 인공지능(AI)에 대한 양국 전문가 대화 추진 등을 언급했다. 그는 군사 대화 재개에 대해 "우리는 직접적이고 열려 있으며 투명한 소통을 복원하기로 했다"며 "중국이나 어떤 주요 국가와의 중대한 오판은 정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또 펜타닐 문제와 관련해 "(펜타닐) 유입량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이번 합의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것이고 문제 해결에 대한 시 주석의 의지에 감사한다"고 밝혔다.두 정상이 이날 회담에서 친밀감을 과시한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독재자라고 언급해 더욱 주목받는 상황이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엑스(X·옛 트위터)에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웃으며 대화하는 사진과 함께 두 정상의 짧은 대화를 공개했다. 화 대변인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금문교를 배경으로 한 휴대전화 사진을 가리키며 "이 청년을 아느냐"고 물었다.이에 시 주석은 "오! 맞다"라며 "38년 전이다"라고 답변했다.해당 사진은 1985년 샌프란시스코의 명소 금문교를 찾은 30대 초반의 청년 시진핑의 모습이었다. 당시 시 주석은 허베이성 정딩현 당 서기 자격으로 미국 농업과 목축 기술 견학 목적으로 아이오와주 농촌 마을을 방문하기 위해 미국을 찾았다가 금문교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겼다.바이든 대통령은 또 시 주석과 회담 도중에 자신과 생일(오는 20일)이 같은 날인 시 주석 부인의 생일을 축하했다. 그러자 시 주석은 상기시켜줘 고맙다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했다고 미 고위당국자는 전했다. 두 정상은 회담장으로 입장하기 직전 나란히 마주 서서 포즈를 취했고 악수를 나누며 친밀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최대 현안인 대만과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 문제에 대해 온도차를 보였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대만 문제는 항상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민감한 문제"라며 "중국은 발리 회담에서 미국이 내놓은 긍정적인 태도를 중시한다"고 말했다.시 주석은 수출 통제 등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그는 "미국이 수출통제, 투자검토, 일방적 제재 등 지속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조치를 해 중국의 정당한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중국의 과학기술을 억압하는 것은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고 중국 인민의 발전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15일(현지시간) 미중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AFP/연합)1985년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던 시 주석의 사진을 보여주며 활짝 웃는 미중 정상(사진=화춘잉 대변인 엑스)

4시간의 정상회담...바이든·시진핑 "美中 충돌, 감당 불가"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1년만에 다시 마주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을 방문한 시 주석과 취임 후 두 번째 대면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은 지난 2017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미국을 찾은 뒤 6년만에 미국 땅을 밟았다.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군사충돌, ‘좀비마약’ 펜타닐 밀매, 인공지능(AI) 등의 주제로 시 주석과 네 시간 넘게 회담을 진행했고 대화에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중 휴식 기간에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공동 리더십이 요구되는 중요한 글로벌 난제들이 있다"며 "그리고 오늘 우리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라고 적었다. 중국 신화통신은 두 정상이 솔직하고 깊이 있는 의견 교환을 나눴다고 전했다. 또 로이터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회담 뒤 기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양국이 군 대 군 대화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매우 분명하게 요청했으며 중국이 제도화를 위한 조치를 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중국이 현재 공석인 국방부장을 새로 임명하는대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만나기로 했다고 고위당국자는 밝혔다. 또 중국은 펜타닐 원료를 만드는 화학회사를 직접 단속하기로 했다.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장인 ‘파일롤리 에스테이트’(Filoli Estate)에 먼저 도착해서 회담장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오전 11시 17분께 시 주석이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도착하자 반갑게 악수하며 맞이했다. 두 정상은 서로의 손에 자신의 다른 손을 얹으며 친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이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는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한 채 회담장으로 들어갔다.바이든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우리는 서로 오랫동안 알았고, 항상 의견일치를 본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만남은 항상 솔직하고 직설적이고 유용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나는 당신의 솔직한 성격과 관련해, 당신이 나에게 말한 것을 의심해 본 적이 없다"며 "오해없이 서로를 잘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우리의 대화를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우리는 경쟁이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책임 있게 경쟁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에서부터 마약 단속,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고 우리의 공동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고 부연했다.시 주석은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났지만, 아직도 엄청난 영향을 받고 있다"며 "세계 경제는 회복되고 있지만, 그 동력은 여전히 부진하고 산업망과 공급망은 여전히 교란과 보호무역주의의 위협을 받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이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국 관계인 중미 관계는 가속하는 글로벌 변혁의 넓은 맥락에서 인식되고 전망되어야 하며, 두 나라 국민에게 이익이 되고 인류의 진보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또 "중국과 미국 같은 두 대국이 서로 등을 돌리는 것은 선택지가 아니며 한쪽이 다른 쪽을 개조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충돌과 대치는 양쪽 모두에게 감당하지 못할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국간 경쟁은 시대의 대세가 아니며, 중국과 미국, 세계가 직면한 문제들을 대체로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구는 두 나라(미중)가 성공하기에 충분히 크고, 한 나라의 성공은 다른 나라에 기회가 된다"고 부연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역사와 문화, 사회제도와 발전 경로가 서로 다르다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라며 "그러나 서로 존중하고, 평화롭게 공존하고, 윈-윈 협력을 추구하는 한, 이견을 극복하고 양국이 잘 지낼 수 있는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두 나라 관계의 전도유망한 미래를 굳게 믿는다"고 밝힌 뒤 "우리는 중미관계의 키를 잡고 있다"며 양국관계의 미래와 세계평화에 관련된 깊이있는 논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악수하는 미중 정상(사진=AP/연합)미중 정상회담(사진=AP/연합)미중정상회담에서 모두발언하는 바이든(로이터.연합)미중정상회담 모두발언하는 시진핑 국가주석(로이터.연합)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기후 공동대응’ 합의…워킹그룹 가동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과 중국이 15일(현지시간) 예정된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후위기 공동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 생태환경부와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문제 특사와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 특사는 지난 7월 16∼19일 베이징 회담과 이달 4∼7일 캘리포니아주 서니랜드 회담 결과를 정리한 ‘기후위기 대응 협력 강화에 관한 서니랜드 성명’을 이날 공개했다. 양국은 "시진핑 주석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회담을 상기하면서, 중미 양측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협력하고 다른 국가들과 함께 노력하는 데 힘쓰겠다는 점을 다시 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은 파리협정의 각 목표를 이행하고 다자주의를 촉진하는 데 있어 양국이 국내 대응 조치와 공동 협력 행동 모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인식했다"며 "현재와 미래 세대 인류를 위해 양국은 협약 및 파리협정의 다른 당사국들과 함께 현재 세계의 가장 준엄한 도전 가운데 하나에 똑바로 맞서는 데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양국 기후 특사가 공동으로 주재하고 양국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2020년대 기후 행동 강화 워킹그룹’도 가동된다. 워킹그룹은 에너지 전환, 메탄, 순환 경제, 효율적인 자원 이용, 저탄소, 지속가능한 성(省)·주(州)와 도시, 삼림 훼손 등 그간의 공동성명·공동선언이 확정한 영역과 양국이 동의한 기타 주제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배출 통제·절감 정책과 조치, 기술에 관한 정보 교류와 경험 공유, 협력 영역 식별과 시행, 공동성명·공동선언과 이번 성명 이행 상황 평가도 워킹그룹이 맡을 예정이다. 양국은 에너지 정책·전략 대화를 재개하고, 합의 의제에 관한 교류 진행과 트랙2(민간) 활동 등 실무적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산업, 건축, 교통, 설비 등 중점 영역의 에너지 절약과 탄소 감축 정책 교류를 심화하기 위한 양국 에너지 효율 포럼을 다시 여는 것에도 뜻을 같이 했다. 아울러 양국은 지방정부 간 기후 협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내년 상반기에 지방 기후 행동 고위급 행사를 연다는 계획도 명시했다. 양국은 이날 성명에서 2021년 4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미중 공동성명과 그해 11월 미중 글래스고 공동선언을 더 효과적이고 지속적으로 이행한다는 점을 상기·재확인했다. 미중은 "양국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파리협정을 이행하고, ‘공평과 공동의 차별화된 책임, 각국의 능력(에 입각한 부담)’이라는 원칙을 구현하며, 상이한 국가별 상황(國情)을 고려해 파리협정 제2조에 따라 지구 평균 기온 상승 섭씨 2도 이내 통제와 섭씨 1.5도 이내 제한 노력, 섭씨 1.5도 유지의 실현 노력으로 협정의 목적 달성에 힘쓴다"고 강조했다.FILES-US-CHINA-APEC-DIPLOMACY-BIDEN-XI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사진=AFP/연합)

美하원, 추가 임시예산안 가결…연방정부 셧다운 면할듯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하원이 내년 1∼2월까지 사용할 수 있는 추가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오는 17일 이후 우려됐던 미 연방정부의 업무정지(셧다운) 사태를 피할 가능성이 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하원은 14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고 지난 9월말에 처리된 임시예산이 종료되는 오는 17일 이후에 적용할 후속 임시 예산안에 대해 표결을 실시해 찬성 336표, 반대 95표로 가결 처리했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주도한 이 예산안은 정부 부처별로 예산이 소진되는 시기를 다르게 정한 것이 특징이다. 보훈, 교통, 농업, 주택, 에너지 등 관련 부처는 내년 1월 19일까지 필요한 예산을 책정하고, 국방부와 국무부 등은 2월 2일까지의 예산을 담은 ‘2단계’ 예산안이다이 안은 민주당이 결연히 반대하는 대규모 예산 삭감을 포함하지 않았다. 민주당과 공화당 간에 이견이 드러나고 있는 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 패키지 지원 예산, 국경 통제 강화 예산 등은 제외됐다. 임시예산안이 하원을 통과함에 따라 상원에서의 심의 및 처리 절차를 앞두고 있다.상원의 양당 지도부는 이미 임시예산안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힌 바 있어 별다른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통과될 것으로 관측된다. 상원에서도 예산안이 통과된 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해 공포하면 예산안은 발효하게 된다. 예산안이 발효되면 당장 급한 불은 끄겠지만, 정부 셧다운 우려는 이번 예산안이 종료되는 내년 초에 재현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민주당과 공화당 간에, 그리고 공화당 내부에서 견해차가 큰 쟁점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덮어뒀기 때문이다. 특히 존슨 의장은 공화당 중도파와 강경파의 분란 때문에 예산안을 자력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민주당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현재 하원 의석은 공화당 221석, 민주당 213석인데 공화당 강경파가 대규모 예산 삭감과 국경 통제 강화 예산 등 자신들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임시예산안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날 표결에서는 민주당 209명과 공화당 127명이 찬성했고, 공화당 93명과 민주당 2명이 반대하는 등 민주당 찬성표가 더 많았다. 존슨 의장은 앞서 자당 의원들에게 예산안 처리를 설득하면서 "우리는 항복하는 게 아니다. 이길 수 있는 싸움을 골라야 한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이번 예산안 처리에 대한 당내 반발을 봉합하지 못하면 내년 협상 때도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것으로 전망된다.앞서 민주당과 손잡고 지난 9월말 45일짜리 임시예산안을 처리한 케빈 매카시 당시 하원의장의 경우 반발한 강경파 의원들이 제출한 해임안이 가결돼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해임되는 불명예를 안았고 당내 갈등은 더 커졌다. 그러나 존슨 의장의 경우 당장은 매카시 전 의장과 같은 전철은 밟지 않을 것으로 미국 언론은 예상했다.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사진=UPI/연합)

美 샌프란서 APEC 회의 개막…바이든·시진핑 정상회담 주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11일(현지시간) 본격 개막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 등에서 오는 17일까지 일주일간 열리는 이번 APEC 회의는 2011년 하와이 호놀룰루 이후 미국에서 12년 만에 열리는 이벤트다.연합뉴스에 따르면 APEC 회의는 이날 21개 회원국의 고위 관료가 참석하는 첫 최종고위관리회의(CSOM)가 열리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했다.최종고위관리회의는 각국의 관료들이 그동안 준비해온 이번 정상회의의 안건을 점검하는 자리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재권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이 참석했다. CSOM 의장 대행인 노라 토드 백악관 특별보좌관은 인사말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샌프란시스코를 APEC 장소로 정한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이곳은 아태지역 관문이자, 인구의 3분의 1이 이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역내 근로자, 가족, 기업에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다주는 방법에 대해 APEC 경제 지도자와 논의하고, 우리의 협력과 공조를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번 회의를 전 세계에 타진할 미디어 센터도 이날 오픈했다. 전 세계에서 온 미디어도 속속 도착했다.APEC 회의의 하이라이트인 정상회의는 15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의장국인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회원국 대부분의 정상이 참여한다.미국을 비롯해 서방이 지원하는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대신해 알렉세이 오베르추크 부총리가 이끄는 대표단이 참석한다.홍콩에서는 2020년 8월 대규모 시위와 관련해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존 리 홍콩 행정장관도 불참하고, 폴 찬 재무장관을 파견한다.이번 정상회의에서는 15일 열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면 정상 회담에 관심이 쏠린다. 세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은 현재 무역 분쟁 중이다.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마주 앉는 것은 지난해 11월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이후 처음이다.이를 위해 앞서 9∼10일에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만나 안건들을 점검했다.12일부터는 경제 각료 회의가, 14일∼16일은 각국의 기업 총수들이 참석하는 최고경영자(CEO) 서밋이 열린다.CEO 서밋에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 등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대만 반도체 기업 TSMC 창업자 장중머우 전 회장도 참석한다.이번 APEC 정상회의 의제는 ‘모두를 위한 회복력 있고 지속 가능한 미래 구축’이다. 올해는 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두 개의 전쟁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회원국 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공동선언문이 채택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APEC 회의(사진=AFP/연합)

바이든·시진핑 회담 앞두고 미중 경제수장…"디커플링 안한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경제 수장이 서로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을 모색하지 않고 건강한 경제 관계를 추진하기로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전날부터 이날까지 샌프란시스코에서 이같이 의견을 교환했다고 미국 재무부가 10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번 만남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5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됐다. 양측은 공동 해결책 모색, 이견 해결, 오해 회피 등을 위해 소통을 강화키로 합의했다. 옐런 장관은 지난 7월 첫 방중에 이어 내년에 중국을 다시 방문키로 했으며 허 부총리는 재방문을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옐런 장관은 회담 및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탄력적인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등 양국 경제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회담에서 특히 의견이 다를 때 심도 있고 솔직하게 토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오늘 논의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간 생산적 만남을 위한 추가적인 토대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또 회담에서 양국 경제의 디커플링을 모색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양국 기업과 근로자에게 공평한 경쟁의 장을 제공하고 양국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건강한 경제 관계 목표를 환영했다. 이와 관련, 옐런 장관은 회담에서 "건전한 경제 경쟁을 위해서는 규칙에 기반을 둔 공정한 경쟁의 장이 필요하다"면서 중국의 비시장 정책과 관행 등이 미국 기업과 근로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옐런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시간을 두고 다른 부문에 대한 추가적인 시장 접근을 제공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옐런 장관은 또 중국의 흑연 등 중요 광물 수출 통제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으며 중국 기업이 러시아 방위산업 부문에 물질적 지원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만약 중국 기업이 러시아 방위산업 부문에 지원을 제공할 경우 그들은 상당한 후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허 부총리에게 미국은 러시아의 방위 산업 부문을 지원하는 기업에 대해 중국이 단속하는 것을 보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고 기자회견에서 전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또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통제 조치와 관련, 명확하게 정의된 국가안보 우려에 기반해 목표를 좁게 설정한 가운데 진행된다는 점을 재차 설명했다. 옐런 장관과 허 부총리는 경제 성장, 금융 안정성, 규제 문제, 기후변화, 저소득 및 신흥경제국의 부채 문제 등에 대해서는 협력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또 국제 금융구조도 강화키로 했다. 여기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쿼터 증액 등을 통한 소외된 회원국 및 지역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조치도 포함된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이밖에 옐런 장관과 허 부총리는 회담에서 대내외 거시 경제 및 금융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옐런 장관은 "미국 및 글로벌 경제 전망은 여전히 회복력이 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 및 중동 전쟁 등 세계 경제에 리스크가 상존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중국의 경제 발전 상황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았다. 미 재무부는 보도자료에서 이번 회담에 대해 "광범위한 이슈에 대해 솔직하고 직접적이며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당국도 미중 양국이 디커플링을 추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는 11일 허 부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옐런 장관과 여러 차례 회담하며 미중 경제관계, 미중 및 글로벌 거시경제, 글로벌 도전 대응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양국은 먼저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합의를 모색하며 의견 차이를 통제해 오해가 예상치 못한 갈등으로 확대되는 것을 피하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 경제 및 금융 분과 워킹그룹의 설립과 회의 개최를 환영하고 양국의 ‘선도인’(牽頭人)이 정기적으로 직접 소통하기로 합의했다. 선도인은 미중 경제·무역 협상의 중국 측 사령탑이라는 의미다. 옐런 장관과 허 부총리는 특히 양국이 경제적 디커플링을 추구하지 않고 건전한 경제 관계 발전을 환영하며 양국 기업과 근로자에게 공정한 경쟁환경을 제공해 양국 국민의 복지를 증진하자고 했다. 아울러 양국은 경제성장, 금융안정 및 감독 등 공동의 도전에 함께 대처하고 기후변화와 관련된 경제문제, 저소득 및 신흥경제국의 부채 문제 등에 대해서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신화사는 "중국에 대한 투자 제한,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대중국 수출 통제 등에 대한 우려를 분명히 밝히고 미국이 행동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며 "회담이 솔직하고 실무적이며 깊이 있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USA-CHINA/YELLEN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옐런 미국 재무장관(사진=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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