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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어딜가도 대본 보는 바이든...신난 트럼프 “토론 또 하자” 도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둘러싼 대선 TV 토론 참사 여파가 계속해서 정국을 지배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비공개 소규모 행사에서조차 텔레프롬프터를 보고 연설해 일부 지지자들 사이 좌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텔레프롬프터는 원고를 자막으로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기계다. WP는 이에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항상 달고 다니는 액세서리라고 지칭했다. 민주당 주요 기부자인 마이클 색스가 지난 4월 시카고 저택에서 연 바이든 대통령 대선자금 모금 행사도 예외가 아니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참석자는 30여명이었지만 거실에는 강단과 텔레프롬프터가 설치됐고 대형 스크린도 2개가 걸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행사에서 텔레프롬프터를 사용했는데도 연설에 어려움을 겪었고 일부 기부자는 그의 말을 듣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바이든 대통령이 14분간 연설한 뒤 질문도 받지 않고 떠나 그와 교류하는 시간을 더 원했던 기부자들을 좌절시켰다고 전했다. 이 행사가 끝난 뒤 일부 기부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거실과 같은 친밀한 공간에서 텔레프롬프터를 사용한 데 대해 대선 캠프 관계자들에게 불만을 제기했다. WP는 속내를 숨기지 않고 즉석연설하는 솔직담백한 언변이 정치인 바이든 대통령에게 트레이드 마크였었다고 평했다. 그가 대통령직에 오른 뒤로 주위에서 이전보다 즉석 발언을 자제시키기는 했다. 그러나 재임 초만 해도 모금행사에서 지지자들과 만날 때는 대본 없이 임했다. 하지만 지난 1년 간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텔레프롬프터 없이 공식 석상에 나타난 경우가 거의 없었다. 텔레프롬프터를 동반하지 않았던 사례는 드물게 했던 기자회견과 언론 인터뷰뿐이었다. 또 WP는 바이든 대통령 기자회견 전에 그의 참모들이 기자들에게 어떤 질문을 할지 미리 물어보는 데, 이는 이전 대통령들 시절에는 흔히 볼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텔레프롬프터와 같은 장비가 편한 신발이나 동선 단축처럼 지난 1년간 백악관 관리들이 고령인 대통령을 위해 마련한 여러 편의 중 하나라고 전했다. 81세인 바이든 대통령 말실수를 막으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오히려 고령 리스크를 드러낸 셈이다. 이에 백악관 대변인까지 나서 텔레프롬프터 사용을 옹호하고 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주 대본에 의존한 바이든 대통령 발언에 질문을 받자 “대통령이 텔레프롬프터를 사용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라며 “과거에도 대통령들이 썼던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사회자 없는 1:1 토론을 제안하며 능력을 증명하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린 글에서 “나는 비뚤어진 조 바이든 무능 퍼즐에 대한 답을 갖고 있다"며 “다시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런 제한 없이 우리 둘만 무대에 올라 우리나라(미국)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하는 토론"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7일 미 CNN 방송 주관으로 열렸던 첫 TV 토론은 한 후보가 얘기할 때 다른 후보 마이크를 끄고, 청중을 두지 않는 등 양측이 미리 합의해 설정한 규칙 아래 진행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예전처럼 옛날 방식으로 우리 둘만 일대일로 토론을 한다면 얼마나 멋진 저녁이 될까"라며 “언제나, 어느 곳에서나, 어느 장소에서나"라고 도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은 엄청난 압박 아래 그(바이든)의 능력 또는 능력 부족을 증명해낼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나에게도 또 다른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최대 고비’ 바이든…사퇴론 잠재울 마지막 주말 다가왔다

미국 대선 후보직 사퇴 압박에 직면하면서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이번 주말이 그의 운명을 판가름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유권자들은 물론 민주당과 후원자들에게 경쟁력을 입증시킬 기회가 이번이 마지막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ABC 방송은 바이든 대통령과 사전에 진행한 인터뷰를 5일 오후 8시(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6일 오전 9시)에 공개한다.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으로 인한 자신의 건강과 인지력 논란을 불식시키면서 거취 문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ABC는 편집을 거쳐 일요일인 7일 오전에 방영할 계획이었지만 사태의 중요성을 감안해 녹화 전체분을 편집 없이 인터뷰 당일날 프라임 시간대에 공개하기로 했다. 이번 인터뷰 내용은 매우 중요한 시험대로, 하나의 실수라도 나올 경우 그의 재선 캠페인에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블룸버그는 또 “곤경에 빠진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은 현 시점에서 사소한 실수조차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CNN 방송은 4~5일 이틀이 바이든 대통령의 거취에 결정적일 것이라며 이번 주말을 넘기지 않고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고령 우려를 완전히 가라앉히고 지지자들을 안심시켜야 향후 레이스에 남아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향후 일정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반전의 기회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5일엔 주요 경합지인 위스콘신 주를 찾아 유세에 나서고 7일에는 펜실베니아를 찾아 선거 운동을 할 예정이다. 또 다음 주에는 워싱턴DC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주재하면서 기자회견도 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 독립기념일인 4일을 계기로 사태 수습에 본격 돌입했지만 또다시 실언을 거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필라델피아 WURD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버락 오바마)와 함께 일한 최초의 흑인 여성이었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자신이 최초의 흑인 여성을 부통령(카멀라 해리스)을 지명한 사실을 부각하는 과정에서 혼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대통령이 비공개 소규모 행사에서조차 텔레프롬프터를 보고 연설해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서 좌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텔레프롬프터는 원고를 자막으로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기계다. WP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 장비는 항상 달고 다니는 액세서리라고 지칭했다. 이에 민주당을 후원하는 큰 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자리에서 물러설 때까지 지원을 중단하거나 자금을 다른 곳으로 보내겠다는 입장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해 공격을 이어갔다. 그는 4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부패한 바이든의 무능 퍼즐에 대한 답을 갖고 있다"며 “다시 토론하자"고 적었다. 3일에는 그가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대화를 나눈 동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가 바이든을 대선 후보 자리에서 내려오게 만들었다. 그는 선거를 포기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결국 카멀라가 내 상대가 된다는 뜻"이라며 “바이든 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해리스 부통령을 “너무나도 형편없고, 아주 한심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해리스 부통령을 비하하는 과정에서 알파벳 F로 시작하는 비속어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각종 여론 조사에서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뉴욕타임스(NYT)가 시에나대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등록 유권자 15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49%, 바이든 대통령이 41%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날 오후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양자 대결에서 48%대 42%로 6%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조사에서는 격차가 2%포인트에 불과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英 노동당 총선 압승…스타머 “변화는 지금 시작”

영국 조기 총선에서 제1야당 노동당이 압승을 거둔 가운데 키어 스타머 당 대표는 영국에 변화를 가져오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로이터, AFP 통신,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노동당은 5일 새벽 영국 조기 총선 개표 중간 결과에서 과반인 326석을 훌쩍 넘기며 압승을 확정지었다. 개표가 거의 마무리돼 가고 있는 가운데 현지시간 오전 6시35분 기준으로 노동당은 398석, 보수당은 106석을 차지한 것으로 가디언은 집계했다. 이에 따라 제1야당 당수였던 스타머 대표가 차기 총리가 되고 14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지게 된다. 스타머 대표는 승리 연설에서 “변화는 지금 시작된다"면서 “우리는 혼돈을 끝내겠다고 말했고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다. 우리는 힘든 시기를 넘기고 새로운 출발을 하겠다고 말했고 우리는 그렇게 했다. 오늘 우리는 다음 장을 시작하며, 변화와 국가를 일신하고 재건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해냈다"면서 “여러분은 그것을 위해 선거운동을 했고, 싸웠고, 투표했고 이제 그것이 찾아왔다"면서 “변화는 지금 시작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스타머 대표는 앞서 총선 출구조사 결과 자당이 압승해 14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룰 것으로 전망되자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스타머 대표는 전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을 위해 캠페인을 벌인 모든 분께, 우리에게 투표하고 변화된 노동당을 신뢰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전날 발표된 출구조사에서는 노동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BBC와 ITV, 스카이 뉴스 등 방송 3사가 전날 오후 10시 투표 마감 직후 발표한 공동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동당이 하원 650석 중 410석으로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 다른 당 의석수를 합한 것보다 170석 많은 다수당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노동당이 압승을 거둬 정권을 교체했던 1997년 총선 당시 의석수보다 약간 적은 것이기도 하다. 당시 토니 블레어가 이끄는 노동당은 418석을 얻었다. 리시 수낵 현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은 131석으로 참패해 정권을 내줄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이날 개표 결과가 윤곽을 드러내자 수낵 총리는 보수당의 총선 참패를 인정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이 보도했다. 수낵 총리는 “노동당이 이겼다. 스타머 대표에게 전화해 승리를 축하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흔들리는 바이든·벼랑끝 마크롱·짐싸는 수낵…세계정세 요동

유럽의 극우 물결 속에서 미국과 함께 서방 동맹의 주요 축인 영국과 프랑스의 집권당이 조기 총선에서 잇따라 참패하면서 국제 정치 구도가 재편될 전망이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모두 조기 총선이라는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지만, 참패로 끝났다. 특히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TV 토론 완패 후폭풍으로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으면서 서방 진영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2기'가 현실화할 경우 미국 외교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미국 대선 판도와 선거 결과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 등 '두 전쟁'을 비롯해 국제 정세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 1년8개월만에 내려오는 수낵…마크롱은 조기 레임덕 빠지나 2022년 10월 첫 인도계, 첫 힌두교도이자 210년 만의 최연소 총리로 취임한 수낵 총리는 총선 참패로 취임 약 1년 8개월여 만에 짐을 싸게 됐다. 수낵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4일(현지시간) 조기 총선에서 131석(출구조사 결과)에 그치며 집권 14년 만에 노동당에 정권을 내주게 됐다. 1834년 창당 이후 190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든 보수당은 거센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도 총선 참패로 사면초가의 처지에 몰렸다. 지난달 유럽의회 선거를 강타한 극우 바람이 프랑스에까지 불어닥치며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이 제1당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여당 르네상스를 비롯한 범여권은 조기 총선 1차 투표에선 3위로 밀려났다. 프랑스는 대통령과 총리가 권한을 나눠 갖는 이원집정부제를 택하고 있어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과 RN의 '동거 정부'가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기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과 낮은 지지도로 임기 절반이 남은 마크롱 대통령의 주요 정책에 제동이 걸리면서 조기 레임덕이 올 수도 있다. 이번 영국 총선에서도 극우 세력의 약진이 확인됐다. '영국판 트럼프'로 불리는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극우 성향의 영국개혁당은 예상치를 웃도는 13석을 확보해 처음으로 의회 자력 입성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됐다. 집권에 성공한 노동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흔들림 없는 지원과 이스라엘 자위권 지지 등 두 개 전쟁에 대한 기본 노선이 보수당과 다르지 않지만, 극우가 약진한 유럽의회 선거, 프랑스 총선 결과 등과 맞물려 유럽의 우크라이나 지원 기조가 바뀔 수도 있다. ◇ 분출하는 바이든 교체론…트럼프 재집권 시 대외정책 전환 예상 전 세계 50개국에서 굵직한 선거가 줄줄이 치러지는 '슈퍼 선거의 해'를 맞아 국제사회의 가장 큰 관심은 미국 대선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매치'로 확정된 미국 대선 구도는 지난달 27일 첫 TV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완패하면서 흔들리고 있다. TV 토론에서 '고령 리스크'를 고스란히 드러낸 바이든 대통령은 완주 의사를 밝히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지만, 여당인 민주당 안팎에서 후보 교체 요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도 더 벌어지고 있다. 거세지는 압박 속에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내려놓을 경우 대선 구도 전체가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후보 교체 등을 둘러싸고 민주당이 극심한 혼란에 빠질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세론을 굳힐 수도 있다. 동맹의 안보 무임승차론 등을 주장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으로 회귀, 미국의 대외정책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TV 토론에서 당선되면 내년 1월 취임 전까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끝내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14년만의 노동당 정부, 대내외 정책 손본다…재정·美대선 변수

4일(현지시간) 영국 총선에서 키어 스타머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이 압승, 14년 만에 노동당 정부가 탄생하게 되면서 영국의 대내외 정책 노선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선거 기간 중도화 전략을 통해 확장성을 추구해온 노동당은 지난 보수당 정부와 마찬가지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과 핵억지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공언했고 일부 세금을 올리지 않겠다고 했으며 국경을 단속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리시 수낵 보수당 정부의 간판 정책이었던 난민 관련 '르완다 정책'에 대한 폐기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표심을 의식해 선거기간 구체적 언급을 아끼며 모호성을 유지해온 증세 카드도 본격 뽑아들지 주목된다. 그러면서도 유럽연합(EU)과 관계 강화, 청정에너지 공기업 신설, 공공 서비스 강화 등 보수당과 다른 정책 노선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정 압박으로 공공 부문 개선이 쉽지 않고 대외적으로는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있어 대내외 환경이 만만치는 않다는 지적이다. ◇ 주택건설·공공부문 개선 박차…문제는 재원, '증세' 관측 노동당이 '정권 심판론'을 내세워 집권하게 된 만큼 비난 여론이 집중된 경제성장 촉진과 공공서비스 부문을 개선하는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당은 공약 맨 윗부분에 '경제적 안정'을 내걸었다. 또한 주택 부족 해결을 위해 5년 내 150만 채 건설을 약속, 이를 위한 도시계획 변경에도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보건서비스(NHS) 진료 예약 매주 4만건 추가를 통한 대기시간 감축, 청정 에너지 공기업 '그레이트 브리티시 에너지' 신설, 공립학교 교사 6천500명 신규 채용도 약속했다. 이를 위한 재원으로 조세 회피 단속 강화와 사립학교의 20% 부가가치세(VAT) 면세 혜택 폐지를 내세웠다. 그러나 재정 압박으로 인해 공약 이행은 쉽지 않은 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정부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GDP의 101%인 2조7천억파운드(약 4천760조원)이며 재정적자는 GDP의 6%인 408억파운드(72조원)에 달한다. 이에 결국엔 증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싱크탱크 재정연구소(IFS)는 지난달 말 노동당과 보수당 모두 재정 뒷받침되지 공약을 내세웠다고 분석하면서 누가 집권하든 세금을 올리거나 정부 부채를 늘리거나 공공 서비스 예산을 깎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동당이 개인 소득세와 국민보험(NI) 요율, 부가가치세, 법인세 동결을 약속했기에 시선은 동결을 약속하지 않은 자본소득세(CGT), 농지 상속증여세 등 일부 '부자 증세' 여부로 쏠리고 있다. 앞서 선거 기간 열린 TV토론에서 수낵 총리가 “노동당은 여러분의 세금을 올릴 것이다. 그게 그들의 DNA에 있다"고 증세론을 전면에 내세워 공격하자 스타머 대표는 2천 파운드 증세론은 “허튼소리"라고 역공을 편 바 있다.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3일 자산관리업체들의 말을 인용해 영국 자산가들이 노동당 집권에 대비해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을 팔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고율 납세자는 자산 매각에 따른 소득에 20%, 부동산은 최고 24% 세금을 내야 하는데 세율이 오를 것에 대비해 미리 이를 처분한다는 것이다. ◇ 보수당 간판 '르완다 정책' 폐기…국경은 강화 노동당은 인권침해 논란과 유럽인권재판소(ECHR)와 마찰을 일으킨 르완다 난민 이송 정책을 바로 폐기할 예정이다. 수낵의 보수당 정부가 르완다 정책 이행을 막는다면 유럽인권협약 탈퇴도 불사하겠다고 한 것과 달리 노동당은 협약을 고수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다만 노동당도 이주민 유입 규모가 사상 최다로 치솟은 만큼 국경 통제는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영국해협을 통해 건너오는 불법 이주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국경안보본부를 신설, 현 국경수비대와 국내정보국(MI5), 국가범죄청(NCA)과 함께 밀입국 범죄 조직을 단속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 역시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합법 이주민이 줄어들면 이는 인력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불법 이주민을 단속하는 데는 프랑스를 비롯한 EU의 협조가 필요한데 이를 장담할 수 없고, 프랑스와 EU에서 반이민을 기치로 내건 극우 세력이 대약진한 상황도 불확실성을 더한다. 로버트 포드 맨체스터대 교수는 NYT에 노동당이 “잿더미를 물려받게 된 상황"이라며 “유권자들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변화를 가져오라, 그렇지 않으면 끝장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EU와의 관계 강화 '차별화'…팔 국가 인정 공약했지만 시기 미정 노동당은 선거 기간 보수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꼽혔던 안보 공약을 대폭 강화했다. 정책공약집 외교정책 부분 앞부분에 '나토 및 우리의 핵 억지력에 대한 흔들림 없는 헌신'이라는 구절을 내세웠다. 국방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2.5% 수준으로 가능한 한 빨리 끌어올리겠다고도 공약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도 흔들림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고, 러시아 동결 자산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써야 한다는 데 서방 동맹국들과 의견을 같이한다. 보수당과 차별화한 외교 정책은 EU와의 관계 강화다. 노동당은 국민투표로 결정된 브렉시트를 되돌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천명했지만, 안보와 경제 측면에서 EU와 관계 재설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노동당은 영국과 유럽연합(EU)간 관계를 새로운 '영·EU 안보 협정'을 체결해 강화하고 프랑스, 독일 등 핵심 동맹국과 관계를 재건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동식물 검역 등 수출입에 타격을 주는 무역 관계도 재설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EU가 영국에 크게 유리하게 협정을 개정할 가능성이 작고 경제적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뒤따른다.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서는 노동당은 그간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는 등 보수당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입장을 보여 당 안팎의 진보 세력으로부터 비판받았다. 공약집에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넣어 주목받았으나 그 시점을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일간 더타임스는 노동당이 집권해도 미국 정부의 입장을 고려해 그 시기를 늦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동맹국 미국과의 관계도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정부 2기' 관측이 계속 떠오르는 것과 맞물려 불확실성에 놓여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노동당 외교정책 책임자인 데이비드 래미는 민주당 버락 오바마와 친분이 깊고, 스타머와 미국의 관계는 그리 깊지 않다"며 이를 스타머 정부가 처한 불확실성 요소로 꼽았다. 연합뉴스

영국 총선, 14년만 정권교체…노동당 압승 예상

4일(현지시간) 치러진 영국 조기 총선에서 제1야당 노동당이 압승할 것이란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출구조사대로 실제 결과가 나오면 제1야당 당수였던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차기 총리가 되고 14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지게 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BBC와 ITV, 스카이 뉴스 등 방송 3사는 이날 오후 10시 투표 마감 직후 이같은 공동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노동당이 하원 650석 중 410석으로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 다른 당 의석수를 합한 것보다 170석 많은 다수당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노동당이 압승을 거둬 정권을 교체했던 1997년 총선 당시 의석수보다 약간 적은 것이기도 하다. 당시 토니 블레어가 이끄는 노동당은 418석을 얻었다. 리시 수낵 현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은 131석으로 참패해 정권을 내줄 것으로 예상됐다. 로이터 통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는 1834년 창당 이후 190년 만에 최악의 성적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수낵 총리는 경기침체에서 빠져나오고 급등했던 물가가 다소 안정되자 지난 5월 22일 조기 총선을 깜짝 발표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고물가, 공공부문 실패, 이민 급증, 보수당내 분열 등으로 악화한 민심은 돌아서지 않았고, 선거 운동 기간 6주간 여론조사에서는 노동당이 줄곧 보수당에 지지율 2배 격차로 앞섰다. 인권변호사, 왕립검찰청장 출신 스타머 대표는 “변화가 필요할 때"라며 정권 심판론을 펼쳤다. 또한 안정적인 경제 성장과 부의 창출, 흔들림 없는 국가 안보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중도화 전략을 쓰면서 지지층을 넓혔다. 출구조사에서 극우 성향 영국개혁당은 예상치를 웃도는 13석을 확보해 처음으로 의회 자력 입성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됐다. 브렉시트당을 전신으로 하는 영국개혁당은 앞서 총선에서 의석을 얻은 적이 없으나 올해 초 보수당을 탈당한 리 앤더슨 의원이 3월 영국개혁당에 입당하면서 처음 의석을 보유하게 됐다. 중도 성향 자유민주당은 61석을 확보해 3당으로 올라섰다. 2019년 총선에서 3당이었던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10석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지난 2019년 총선에서는 보수당이 365석으로 과반 승리했고 노동당이 203석으로 패했다. SNP는 48석, 자유민주당은 11석이었다. BBC 방송은 지난 5차례 총선에서 출구조사가 1.5∼7.5석 범위 내로 정확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누가 날 몰아내? 아무데도 안 가”...‘애잔 노인’ 된 대통령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뒷전 후퇴'를 강요받는 평범한 노인들과 처지를 같이 하는 모양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현지시간) 사전 녹음 인터뷰 등에서 '대참사' TV 토론을 “90분짜리"로 평가절하하며, 그간 해온 일들을 봐달라고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선 등과 관련해 “만약 당신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 지지자들을 책망하기도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토론에서 고령 리스크를 그대로 노출하며 사실상 자멸했다. 이후 민주당 핵심층으로부터 심각한 동요와 우려가 제기됐지만, 본인은 일단 완주 의지를 강력히 내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측근들에 “내가 민주당 대선 후보다. 누구도 나를 몰아낼 수 없다. 나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이날 군 가족들을 초청해 백악관 연례 행사인 바비큐 파티를 주재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비슷한 발언이 나왔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한 참석자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계속 싸우세요"라고 말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아무 데도 안 간다"고 밝혔다. CNN 방송은 이날 “향후 48시간이 바이든 대통령의 거취에 결정적일 것"이라고 봤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주말 안에 자신에 대한 고령 우려를 완전히 가라앉히고 지지자들을 안심시켜야 향후 레이스에 남아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당장 바이든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자신을 압박하는 민주당 내부 민심 단속부터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회 지도부 등과 통화하고 내부 동요 다잡기를 시도했다. 저녁에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포함해 민주당 소속 주지사 20여명과 백악관에서 대면 및 온라인 회동을 하고 사퇴 여론 잠재우기에 나섰다. 주지사들과의 소통은 그들이 회동 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 나름 성과를 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에는 ABC 방송과 심층인터뷰를 갖고 직접 대(對)국민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이런 노력에도 TV 토론 직후 잇달아 나오고 있는 여론 조사 결과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격려보다는 경고 메시지만 보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민주당 내부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할 경우에 대비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새 후보로 염두에 두고 운집하는 움직임이 벌써 포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당장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지지자인 제임스 클라이번 하원의원 등이 '해리스 카드'를 주변 등에 언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예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의원들 역시 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세스 몰튼 하원의원(매사추세츠·민주)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위해 엄청난 봉사를 했지만 지금은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인 조지 워싱턴의 발자취를 따라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두 번째 임기를 마친 뒤 당시 헌법에 임기 제한 조항이 없었음에도 1797년 스스로 물러났다. 이에 몰튼 의원은 로이드 도겟 하원의원(텍사스), 라울 그리핼버 하원의원(애리조나)에 이어 세 번째로 공개 사퇴 요구에 합류하게 됐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비트코인 호감’ 트럼프 앞서는데...美 대선, 시세에 ‘악재’ 전망도?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재선 도전 포기 가능성 역시 '악재'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 통신은 4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은 바이든 드라마(Biden Drama)와 독일 정부 매도 위험으로 하락한다'는 진단을 내놨다. 미국 정치 상황과 독일 정부 압류 코인이 거래소로 옮겨졌다는 소식 등으로 비트코인이 3일 연속 하락, 지난 2월 수준에 근접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미 대선과 관련해 “81세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포기 요구에 굴복하는 시나리오를 전 세계 시장 투자자들이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헤지펀드 디지털 애셋 캐피털 매니지먼트 공동 설립자 리처드 갤빈은 “암호화폐에 친화적이지 않은 더 강력한 민주당 후보가 바이든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후보 교체는 암호화폐 산업에 우호적인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 당선이 어렵게 될 가능성도 내포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샌프란시스코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암호화폐 대통령'(crypto president)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암호화폐 업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는 것이다. 반면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업계에 '과도한 규제'를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12월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적대적 암호화폐 정책을 뒤집을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비트와이즈 애셋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인 매트 호건은 “민주당 대선 후보의 잠재적 교체가 암호화폐 시장에 더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반대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가 든 근거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현 정부의 태도가 지난 1년간 좋아졌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또다른 비트코인 하락 이유로 독일과 일본발 악재도 들었다. 독일과 일본 정부가 범죄 혐의 등으로 압류했던 암호화폐를 시장에 처분하면 시장에 지나친 공급이 발생한다는 분석이다. 실제 블록체인 분석업체 아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이날 독일 정부와 관련된 지갑에서 거래소로 약 7500만 달러 상당 코인이 송금되기도 했다. 특히 일본과 관련해서는 2014년 파산한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 마운트 곡스 비트코인 상환이 주목 받는다. 마운트 곡스 채권자들이 14만개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상환받은 뒤 이를 시장에 팔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애셋 캐피털 매니지먼트 리처드 갤빈도 “단기적으로 비트코인 약세의 더 큰 이유는 마운트 곡스의 오버행(overhang·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는 잠재적인 과잉 물량)과 정부의 매도세"라고 말했다. 이날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한때 5만 6000달러대까지 떨어지는 등 5만 8000달러대에서 등락했다. 이는 2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토론 참패 후 지지율 더 밀리는 바이든…사퇴압박 커지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가 첫 대선 TV토론 이후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TV 토론 '폭망' 이후 민주당 안팎에서 재선 도전 포기 요구에 직면한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우려했던 악몽이 현실로 확인되는 여론조사가 잇달아 나오면서 가중된 후보 사퇴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토론 직후인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등록유권자 153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바이든 대통령 대선 지지율은 41%로 트럼프 전 대통령(49%)과 큰 격차를 보였다. NYT는 반올림되지 않은 득표율을 사용해 계산하면 두 후보의 격차는 9%포인트에 달한다고 밝혔다. 토론 이전 같은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6%포인트 앞섰다. 적극적 투표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43%, 49%의 지지율을 보였다. 응답자의 74%는 바이든 대통령이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너무 고령이라고도 답변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의 59%, 무당층에서는 79%가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를 우려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 참패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에서 한층 격차를 벌리고 있다"며 “민주당 및 무당층 사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에 남아있어야 한다는 응답 역시 토론 후에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토론 이전에는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절반이 넘는 52%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로 남아야 한다고 답했지만, 토론 이후에는 48%만이 후보 자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지했다. 다만 무당층에서는 토론 이전 21%, 토론 이후 22%가 후보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응답했다. 미국 CBS 방송이 같은 기간 유거브에 의뢰해 등록 유권자 282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의 경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각 48%와 50% 지지율을 보였다. 경합주만 놓고 보면 바이든 대통령은 동일하게 48% 지지율을 유지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51%로 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 같은 조사에서 경합주의 경우 바이든 대통령이 50%의 지지를 기록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49%)에게 박빙 우세를 나타냈다.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가 투표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9%가 그렇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48%만이 나이가 투표에 영향을 미친다고 확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등록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48%의 지지율을 기록, 42%에 머문 바이든 대통령과의 격차를 6%포인트로 벌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해당 조사에서 최고치를 찍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지난 2월 조사에서는 두 후보의 격차가 2%포인트까지 좁혀진 바 있다. 민주당 지지층의 76%는 또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 재출마를 하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답했으며, 3분의 2가량 응답자는 바이든 대통령 대신 다른 후보를 민주당이 내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야후와 여론조사기관 유거브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미국의 성인 174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0%가 바이든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업무 수행에 적합하지 않다는 답변은 전체의 46%에 달했다. 응답자의 43%는 업무 수행에 적합하다고 반응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각각 43%와 45%로 여전히 박빙세를 보였다. 올해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첫 TV 토론에서 말을 더듬거나 적절한 문장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해 고령 리스크를 그대로 노출했다. 직후 민주당 안팎에서 후보 사퇴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 주변에서는 거취 문제 결정의 관건은 여론 조사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속속 나오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전날 공개된 CNN 조사에서 민주당에 우호적인 응답자의 56%는 바이든 대통령 이외 후보를 내세울 경우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반응했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 역시 36%로 지금까지 해당 여론조사에서 최저였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가상 대결 시 두 후보는 각각 43%와 49%의 지지율을 보였다. 반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대신에 나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양자 대결을 벌일 경우 지지율은 45%로, 트럼프 전 대통령(47%)에 2% 포인트 뒤지며 박빙 승부를 예고했다. 로이터와 입소스 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40%의 동률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나설 경우 50%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39%)을 압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러우 휴전·종전론에 ‘예민’해진 젤렌스키, 트럼프에 “오늘 얘기해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구체적 전쟁 종식 계획이 있으면 당장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공개된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이 전쟁을 어떻게 끝낼지 안다면 오늘 얘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독립에 지장이 있는지, 주권을 잃게 되는지를 대비하고 알고 싶다"며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들은 나와 우리 국민, 우리 아이들의 삶을 설계할 수 없다"며 자신이 미국 입장을 파악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나 제안을 들을 준비가 됐다며 “(미 대선이 치러지는) 11월에 미국의 강력한 지원을 받을지, 혼자가 될지 알고 싶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TV토론에서 자신이 당선되면 내년 1월20일 취임 전 당선인 신분으로 전쟁을 끝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당시 토론은 81세 고령인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토론 참사'를 당하면서 미국 민주당에서조차 후보 교체론 등 위기감이 커진 상태다. 미 대선이 다가올수록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 결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부당한 평화협정을 강요한다면 '루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자신이 연임했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며 재집권하면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전장에 직접 와서 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우크라이나로 초청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응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미국과 10년짜리 양자 안보협정을 맺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폐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4월 미 의회를 통과한 610억달러(약 84조 7000억원) 규모 지원 패키지를 높이 평가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결정에서 실행까지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게 이 전쟁의 최대 비극“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협상에 속도를 내기 위해 휴전을 검토해보라는 전날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제안에도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 수출 의존도가 큰 중국이 분쟁 해결에 "엄청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 중국이 이견을 접어둔다면 종전을 위해 함께 움직일 수 있다고 주문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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