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글로벌 식품업계에 새로운 열풍을 일으킨 대체육 시장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비건(Vegan)족 증가,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난 해소, 동물 복지, 기후변화 대응 등의 차원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던 식물성 고기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다. 식물성 고기가 일반 고기에 비해 가격이 비싼데 이어 건강하다는 인식마저 줄어들자 소비자들이 등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블룸버그통신은 "세계를 구할 것처럼 보였던 ‘가짜 고기’는 결국엔 일시적인 유행에 불과했다"며 "식물성 고기는 실패작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욘드미트, 임파서블 푸드 등의 등장으로 맛과 식감 등이 일반 고기와 비슷한 식물성 고기가 새로운 먹거리 트렌드로 떠올랐다. 여기에 빌 게이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이들에 투자를 단행하자 업계에서는 글로벌 식물성 고기 시장이 2029년 이내 1400억 달러(약 172조 9000억원)까지 불어날 것이란 핑크빛 전망으로 가득했다. 이를 반영하듯, 공모가 25달러로 지난 2019년 5월 미국 나스닥 증시에 상장한 비욘드미트 주가는 상장 첫날부터 66.22달러로 160% 넘게 급등했다. 당시 블룸버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성공적인 IPO"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비욘드미트 주가는 다음 달인 2019년 6월에 234.90달러까지 폭등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작년부터 식물성 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기가 시들기 시작했다. 식물성 고기가 여전히 비싼 상황 속에서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자 가짜 고기를 먹기 위해 돈을 더 지불할 의향이 사라졌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식물성 고기가 진짜 고기보다 더 건강하다는 인식마저 사라지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온다. 씨티 글로벌 인사이트는 "2020년에는 미국인 절반은 가짜 고기가 건강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비중이 38%로 줄었다"고 밝혔다. 베스트셀러 ‘의사들의 120세 건강비결은 따로 있다’를 쓴 마이클 그레거 박사는 "가짜 고기는 패스트푸드 햄버거보다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겠지만 건강하게 만들지 않는다"며 "아무도 식물성 고기가 건강한 식품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시장조사업체 IRI에 따르면 마트에서 식물성 고기 판매량은 지난해 12월 첫째 주까지 52주 동안 14% 하락세를 이어왔다. 또 NPD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까지 1년 동안 음식점에서의 식물성 고기 메뉴의 주문량이 3년 전에 비해 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감소하자 비욘드미트는 지난해 직원의 20% 이상을 해고했다. 비욘드미트 주가 또한 지난 20일 15.12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역대 최고점인 234.90달러와 비교하면 주가 하락률은 무려 94%에 달한다. 비상장사인 임파서블 푸드의 경우 비상장 거래소 하이브(Hiive)에서 주당 12달러로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자금조달 당시 책정됐던 주가에 비해 절반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한 때 식물성 고기에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던 전문가들마저 비관적으로 변했다. 그리즐의 토마스 조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과거에는 믿을 수 없는 성장률을 목격했지만 모멘텀이 사라지기 시작하면 식물성 고기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을 잃게 된다"며 "식물성 고기 분야에 대한 기회는 더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당시 식물성 고기가 향후 10년 이내 글로벌 정육업의 10% 가량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한편, 블룸버그는 같은 보도에서 "배양육이 새로운 대체육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배양육은 살아있는 동물 세포를 배양해 세포공학기술로 생산하는 식용 고기로, 축산물과 영양성분이 동일하다. 현재 배양육을 상업적으로 판매하는 곳은 아직 싱가포르밖에 없다. 그러나 미 식품의약국(FDA)이 지난해 11월 배양된 닭고기의 안전성을 공식 인정함에 따라 글로벌 배양육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 세계에서 현재 배양육 개발에 뛰어든 업체는 100곳을 넘지만 대규모 상용화, 가격 하락 등이 핵심 과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2022112201001000400041831 글로벌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 미트가 판매하는 비욘드 버거 제품(사진=AFP/연합) 2023-01-22_144354 상장 이후 비욘드미트 주가 추이(사진=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