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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토 vs 용의 이빨...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트럼프 리스크 전 대반격?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러시아 침공군에 대한 대반격을 예고해온 우크라이나가 영토 수복을 위한 대대적 공세에 나섰다. 개전 이후 수위를 높여온 서방 지원이 서방 세계 일부 세력으로 인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면서, 전력이 고점일 때 ‘호기’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보도를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전날부터 주요 전선에서 동시다발적인 공격을 시작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동부 도네츠크주 여러 지점에서 전차 및 기계화보병 부대로 러시아군을 타격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도네츠크 및 루한스크 등 전체 돈바스 지역에서 약 29회 충돌이 있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러시아 크림반도는 우크라의 드론 공습을 받았고, 친우크라 성향 러시아인들로 구성된 ‘러시아 의용군단(RVC)’ 및 ‘러시아자유군단’(FRL)은 러시아 서남부 본토 벨고로드를 급습했다. 이튿날에는 수도 모스크바 남서부에 위치한 칼루가 지역에 드론이 출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런 우크라이나군 전방위 공세에는 단단하게 굳은 ‘흑토’가 기초 조건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3대 곡창지대로 불리는 우크라이나의 비옥한 땅은 ‘체르노젬’이라 불리는 흑토로 뒤덮여있다. 이 검은색 흙은 봄과 가을 진창으로 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개전 초인 작년 2∼3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가 함락되지 않은 것도 러시아군 전차를 진흙탕에 빠트린 흑토 덕이 컸다는 평가도 있다. 러시아군 발목을 잡은 흑토가 서방이 약속한 무기를 축적한 우크라이나에게는 진격을 위한 발판이 된 셈이다. 연초 들어 유럽 각국은 영국의 챌린저, 독일의 레오파르트2 등 주력전차 제공을 결정했다. 주저하던 미국도 자국 M1 에이브럼스 탱크를 보내기로 하면서 우크라이나는 총 100대가 넘는 최신 탱크를 확보하게 됐다. 또 영국은 지난달 러시아가 2014년 강제합병한 ‘푸틴의 성지’ 크림반도까지 타격이 가능한 장거리 미사일 ‘스톰 섀도’도 건냈다. 이어 미국과 서방은 현대식 전투기 F-16까지 지원할 방침을 밝혔다. 반면 선제 공세가 막힌 침공군 러시아는 지난 수개월간 상당한 규모의 병력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의 요리사’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끄는 러시아 사설 용병단 ‘바그너 그룹’은 얼마 전 이번 전쟁 최격전지 바흐무트에서 10개월간 이어진 공방전을 ‘완전 점령’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에서는 이곳에서만 10만명에 장병이 숨지거나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우크라이나 대공세가 사실상 기정사실화 돼 알려진지 꽤 시일이 지난 만큼, 러시아도 나름의 대응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WSJ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 전열 재정비가 위성사진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방어선을 따라 깊은 참호를 파고 ‘용의 이빨’(Dragon‘s Teeth)로 불리는 콘크리트 장애물을 설치하는 등 전차 및 대규모 병력 진격 대비에 나선 것이다. 전날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도 "벨고로드에 쳐들어간 테러리스트들을 체첸부대의 군사력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걸 다시 알려주고 싶다"며 대규모 파병을 천명했다. 잔인하기로 악명 높은 체첸 부대가 바그너 용병단을 대체해 구원투수로 전면에 등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적은 임무를 달성하지 못했고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병사 약 250명을 사살하고 전차 16대와 보병전투차 3대, 장갑차 21대를 파괴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와 관련,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자료라며 드론으로 촬영한 듯한 영상을 홈페이지에 싣기도 했다. 이 영상에는 전차나 장갑차 등으로 보이는 차량들에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오거나 폭발하는 모습이 담겼다. 우크라이나로서는 이번 공세에 특히 ‘많은 것’이 달려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방은 1년 넘도록 일관되게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예산 부담 등을 이유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은 지원을 쏟은 미국의 경우 비교적 친러라는 평을 받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재출마를 선언하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지난 3일 WSJ 인터뷰에서 "현재와 같이 지원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변화가 두려울 수밖에 없다"며 "솔직히 말해 (미국) 정권 교체와 관련해 나도 다른 사람들과 같은 생각을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내부 여론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아직까지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평화협상 체결 요구가 내부적으로는 거세지 않다. 그러나 반격 성과가 신통치 않을 경우 더 많은 희생을 무릅쓰고 항전을 지속하겠다는 명분과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hg3to8@ekn.krUKRAINE-CRISIS/BORDER-RUSSIA 험비차량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국격 지대 도로를 달리는 모습.로이터/연합뉴스

IMF 총재 "미국 대출축소 작아…연준, 금리 더 올릴 수도"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미국 대출이 크게 둔화되지 않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전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대출이 크게 줄은 것을 목격하지 못했다"며 "일부는 축소됐지만 연준이 물러설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미 은행권 위기의 여파로 신용경색 가능성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연준은 보고서에서 "급격한 신용 위축은 기업과 가계의 자금 조달 비용을 끌어올려 잠재적으로 경제 활동의 둔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럼에도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바꿀 정도로 대출이 둔화된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최근 발표된 미국 고용보고서를 고려해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득이 오르는 것과 매우 낮은 실업률에 따른 압박은 연준이 현재의 금리 경로를 유지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연준이 (긴축을) 조금 더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우리의 견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실업률이 4%를 넘어 최대 4.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우리가 매우 불확실한 환경에 놓인 점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며 "이에 따라 주의를 기울였다가 추세가 변화될 조짐이 보이면 민첩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부채한도 합의안과 관련해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맥락상 합의된 내용은 좋은 결과"라면서도 "문제는 부채한도를 둘러싼 반복되는 논쟁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나가가야 할지 다시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IMF(사진=AP/연합)

"8년만의 신제품"…애플의 새 야심작 ‘MR 헤드셋’ 흥행할까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애플이 7년간 개발한 야심작인 MR(혼합현실) 헤드셋을 5일(현지시간) 공개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CNN 방송은 5일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열리는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MR 헤드셋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4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 MR 헤드셋이 애플에는 2014년 첫 공개되고 이듬해 출시된 애플 워치 이후 최대 규모의 하드웨어 공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에 새로운 시대의 신호탄이 될 수 있고, 수백만 명이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 간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혁신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증강현실(AR)을 확장한 개념인 MR은 현실 세계에 가상현실(VR)을 결합해 현실과 가상 간에 상호작용을 하도록 하는 기술로, 애플이 MR 헤드셋을 이번 WWDC에서 공개할지가 테크업계와 애플 사용자들 사이에서 관심사였다. 블룸버그 통신 등 앞선 보도에 따르면 ‘리얼리티 원’ 또는 ‘리얼리티 프로’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전해지는 애플 헤드셋은 애플 운영체제 iOS 인터페이스에 사용자가 손으로 기기를 조작할 수 있도록 카메라와 센서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과 피트니스, 명상 애플리케이션(앱) 팩이 들어가고 메시지와 페이스타임, 사파리 같은 iOS 앱들에도 접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헤드셋으로 페이스타임을 하면 사용자들이 마치 같은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애플의 MR 헤드셋 가격을 3000달러(약 400만원)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 다른 제품들보다 훨씬 높은 금액으로, 세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성공 여부는 보장할 수 없다는 평이 나온다. 애플이 헤드셋을 개발 중이라는 소문이 일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지난 수년간 테크 업계와 세간의 관심은 어느덧 AR·VR에서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옮겨 간 상태다. 이 때문에 블룸버그는 지난달 31일 월가 분석가들이 애플 헤드셋에 시큰둥한 분위기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 시장의 선두 주자인 메타가 지난해에만 10조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등 가상현실 시장이 무르익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다만 애플은 아이팟과 아이폰 등 항상 시장이 예상치 못한 혁신적인 제품을 선도적으로 개발하며 IT업계를 이끌어 온 특유의 팀컬러가 있다. CNN은 "시장의 회의론이 틀렸다고 입증할 수 있는 기업이 있다면 그건 애플일 것"이라며 "엄청난 고객 기반이 있는 애플의 진입이 헤드셋 업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이번 WWDC에서는 헤드셋 외에도 다른 제품과 서비스도 공개될 예정이다. CNN은 WWDC가 전통적으로 소프트웨어 이벤트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애플이 이번 무대에서 차세대 운영체제 iOS 17, 아이패드OS 17의 변화와 업데이트를 소개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애플 제품·서비스에 AI를 접목할 계획이나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불고 있는 군비경쟁에 대한 대응책 등을 엿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이 방송은 전망했다.APPLE-CONFERENCE/ (사진=로이터/연합)

"투기 세력 잡겠다"…사우디의 추가 감산, 국제유가 더 오를까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추가 감산 방침을 발표했다. 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OPEC과 러시아 등 비(非) OPEC 회원국들의 협의체인 OPEC+은 이날 정례회의를 갖고 이 같은 결론을 냈다. 이번 산유국 회의에서 주목받는 점은 OPEC+ 차원의 감산이 아닌, 사우디만 내달부터 추가적으로 하루 10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을 줄일 것이란 부분에 있다. 러시아를 포함한 OPEC+ 주요 산유국들은 지난 4월 결정한 자발적 감산 기한을 내년 말까지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사우디는 지난 4월 하루 50만 배럴 자발적 감산을 발표한 바 있는데 여기에 추가로 7월부터 산유량을 더욱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우디의 산유량은 7월부터 하루 900만 배럴로 줄어드는데 이는 2021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OPEC의 실질적 리더인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은 "원유 시장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며 "다음달 추가 감산은 연장될 수 있고 사우디는 이와 관련해 시장에 긴장을 유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상황에서 국제유가 하방에 베팅하는 투기 세력을 겨냥한 목소리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달 카타르 경제포럼에서 "그들(투기 세력)에게 조심하라고 전하고 싶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여기에 OPEC 주요 회원국인 아랍에미리트(UAE)는 내년부터 원유 생산 할당량이 늘어나고 그만큼 앙골라,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산유국들의 할당량이 줄어든다. 아프리카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은 그동안 목표치를 밑돌았지만 할당량 감축을 거부했다. 해외 투자 유치 등을 통해 산유량을 늘리고 싶은데 할당량이 줄어든다면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UAE는 생산 할당량이 늘어나지 않을 경우 OPEC을 탈퇴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생산량 할당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고, OPEC+가 최종 합의에 이르기까지 몇 시간 지연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하지만 결국 UAE의 원유생산이 내년부터 늘어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고 블룸버그는 "UAE가 이번 회의에서 최종 승자"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감산안 발표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이날 장중 최대 5% 가까이 급등한 배럴당 75.06달러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제유가가 더욱 오를 것이란 방향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호주뉴질랜드(ANZ) 은행의 애널리스트들은 "하반기부터 원유 시장은 수급이 더욱 타이트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사우디의 이번 감산은 서프라이즈였다"고 밝혔다. 투기 세력을 주목해야 한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라피단 에너지 그룹의 밥 맥널리 회장은 "단기적으론 유가는 세력들의 의지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며 "약세를 베팅하는 트레이더들과 시장 안정을 노리는 사우디 간 대결"이라고 전망했다.OPEC Oil Prices (사진=AP/연합)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대반격 시작된 듯, 러 "대규모 군사작전"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대반격이 시작됐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관측이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러시아 스푸트니크·타스 통신 등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겨냥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도 러시아 국영 통신들을 인용해 이런 소식을 전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3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대반격 작전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며 "우리가 성공할 것이라고 강력히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그간 여러 차례 러시아 점령군을 자국 영토에서 몰아내기 위한 대반격에 나서겠다고 공언해왔다. hg3to8@ekn.kr우크라이나 국기가 걸린 험비 차량.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증시전망] 6월 FOMC 영향권…관전 포인트는?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영향권에 들어간 글로벌 증시가 이번 주에도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이 금지된 블랙아웃 기간이 3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된 만큼 시장 참가자들은 마무리된 미국 디폴트(채무불이행) 정국, 각종 경제지표 등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 주 동안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는 모두 2% 안팎 상승률을 기록했다. 3대 지수는 중요한 심리적 저항선을 모두 넘어섰다. S&P500지수는 4300선에 근접했고 나스닥의 경우 6주 연속 상승하면서 지난해 4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그동안 글로벌 증시 상승세를 견인해왔던 부채한도 합의안의 경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날 ‘국가 재정 책임법’에 최종 서명하면서 미국의 디폴트 정국이 종료됐다. 주목할 점은 그 이후다. 이 법안으로 인해 미 재무부가 국채를 대규모 발행하면 증시 유동성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미 국채가 새로 발행되면 은행 등에서의 지급 준비금이 채권에 쏠리는데 이 과정에서 증시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것이다. 실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S&P500 지수가 2개월에 걸쳐 5% 가량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미 월가에서는 올 3분기까지 국채 발행 규모가 1조 달러까지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JP모건의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조글루 전략가는 "이것은 흔하게 목격할 수 없는 매우 큰 유동성 유출"이라며 "리먼 사태처럼 심각한 일이 발생할 때만 나오는 규모"라고 밝혔다. 씨티그룹의 글로벌 거시적 전략 총괄은 "은행 준비금의 감소는 통상 역풍으로 받아들여진다"며 "S&P500을 보유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뉴욕증시를 향해 1조 달러 규모의 ‘국채 청소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채권 물량을 MMF가 소화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와중에 연준의 6월 FOMC가 약 보름 남은 상황이다.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현재 74.7%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은 최근 6월에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지만 최종 결정 전까지 최신 경제 지표를 면밀히 관찰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6월 금리 결정은 미국의 최근 고용 시장과 인플레이션 추이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고용보고서는 노동 시장에 대한 혼재된 메시지를 제시했다. 지난 5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은 33만 9000명 증가하며 월가의 예상치였던 19만명 증가를 크게 상회했다. 반면 5월 실업률은 3.7%로 상승했다. 평균 주간 노동시간도 이전보다 줄어드는 등 노동 시장의 견조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균열이 감지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달 금리 결정이 만장일치로 이뤄지지 않을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주에는 미국의 서비스 업황의 건전성을 드러낼 수 있는 경제 지표가 발표된다. 이외에 고용추세지수와 공장재 수주, 소비자신용 등의 지표가 나온다.미 월가 미 월가(사진=UPI/연합)

韓 포함 세계 10대 자동차회사, 2028년까지 북미 전기차에 190조원 투자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한국 현대자동차를 포함해 세계 10대 자동차회사가 2022년부터 2028년까지 7년간 북미에 전기자동차와 관련해 총 20조엔(약 190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연합뉴스가 인용한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문업체인 도카이도쿄조사센터는 추산과 각 기업의 공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미국 업체 투자액이 전체의 50%에 달하고 도요타자동차와 혼다 등 일본 업체가 20∼30%, 나머지는 유럽과 한국 업체가 각각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투자액 가운데 70%는 전기차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배터리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10개 사의 전기차 관련 투자액 중 약 14조 엔(약 131조원)이 배터리 관련 투자였다. 회사별로 보면 GM은 2025년까지 전기차 배터리공장 4곳 건설에 350억 달러(약 46조원)를 투입하고, 포드도 2025년까지 전기차 관련 사업에 290억 달러(약 38조원)를 투자한다. 도요타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총 59억 달러(약 7조7000억원)를 투입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혼다는 1000억엔(약 9400억원)을 들여 미국 오하이오주 공장을 전기차 생산이 가능하도록 개조하고 있으며, 한국 LG에너지솔루션과는 오하이오주에 6100억엔(약 5조70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닛케이는 한국 업체들도 미국 투자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미국에 74억 달러(약 9조7000억원)를 투자할 방침을 밝혔다. 독일 폴크스바겐은 20억 달러(약 2조6000억원)를 투자해 2026년 말까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전기차 공장을 신설하고 캐나다에도 새 배터리 공장을 마련하기 위해 48억 유로(약 6조7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앞서 작년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최종 조립을 북미에서 하고 핵심 광물·배터리 관련 요건을 충족한 전기차에만 최대 대당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닛케이는 "북미산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IRA 시행을 계기로 미국 등 북미에 대한 전기차 관련 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탈탄소 핵심기술과 산업기반이 미국으로 유출될 우려가 커졌다"고 전했다.전기차 충전 중인 전기차(사진=AP/연합)

중국, 원전 강국으로 부상…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원전을 확대하고 있다. 가동 원전 규모에서 곧 프랑스를 추월해 세계 2위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4일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세계에서 가동 중인 원전은 총 436기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93기(설비용량 9만5835MW)로 가장 많았고, 프랑스 56기(6만1370MW), 중국 55기(5만3286MW), 러시아 37기(2만7727MW), 일본 33기(3만1679MW), 한국 25기(2만4489MW)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은 프랑스보다 가동 중인 원전이 1기 적지만, 신규 원전 건설 규모를 고려하면 조만간 프랑스를 제칠 전망이다. 세계에서 건설 중인 원전은 총 59기로 집계돼는데 이 중 중국에서 40%에 육박하는 23기가 건설 중인 반면 프랑스에서 건설 중인 원전은 고작 1기다. 신규 원전 건설 규모에서 중국은 인도(8기), 터키(4기), 한국(3기), 러시아(3기), 이집트(3기) 등 원전 건설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다른 나라들을 압도했다. 당국 승인이 나왔거나 자금 확보 방안이 확정돼 15년 내 운영이 가능성이 큰 건설 예정 원전까지 더하면 중국의 원전 확대 추세는 더욱 선명하다. 건설 중인 원전과 별개로 세계적으로 건설 예정 원전은 모두 100기로, 이 중 중국이 추진하는 것이 절반 가까운 45기에 달한다. 세계에서 원자력 발전 규모가 가장 큰 미국은 현재 1기의 원전을 건설 중이고, 3기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건설 중이거나 건설할 계획인 원전을 합치면 모두 68기다. 이 같은 추세라면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원전을 가장 많이 가동하는 나라가 될 수도 있다. 중국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원전을 확대하는 것은 심각한 대기 오염을 낳는 석탄 에너지 의존을 줄이기 위해서다. 중국 전체 전력 중 약 60%가 석탄을 태우는 화력발전소에서 만들어진다. WNA는 "오래된 석탄 발전소에 대한 과도한 의존 때문에 중국의 전력 생산은 대기 오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며 "이는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이 원전 비중을 높이려는 강력한 이유가 된다"고 밝혔다. 원전 확대에도 중국의 전체 전력 중 원전 생산 전력이 차지한 비중은 2021년 기준 아직 5% 수준으로, 프랑스(69%), 스웨덴(31%), 한국(28%), 영국(15%), 독일(12%), 일본(7%) 등보다는 낮은 편이다. 중국 정부는 2021년 3월 공개한 ‘14차 5개년 계획’(14·5계획)에서 2020년 말 51GW(기가와트)인 원전 설비용량을 2025년 말까지 70GW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 핵에너지산업협회(CNEA)는 지난 2015년 보고서에서 원전 생산 전력 비중이 2030년 10%, 2050년 15%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급속히 증가하는 중국의 원전은 한국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중국의 동부 연안에 몰려 있다. 광둥성 다야완(大亞灣)·링아오(嶺澳) 등 한국과 거리가 먼 중국의 남부 지역을 제외하고도 장쑤성 톈완(田灣), 산둥성 하이양(海陽), 랴오닝성 훙옌허(紅沿河) 등 한국과 가까운 지역에 원전이 들어서고 있다. 한국과 가장 가까운 산둥반도 끝 스다오완(石島灣)에도 원전이 신규로 건설 중이다. 중국은 대규모 육상 원전뿐 아니라 바다에 띄우는 해상부유식 원전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한국과 가까운 동부 연안에 밀집한 중국 원전의 안전 문제도 중요한 이슈로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독일원전 원전(사진=AFP/연합)

바이든, 부채한도 합의한 서명…미국 디폴트 면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를 상향하는 내용의 법안을 서명했다. 미 재무부가 예상하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시한인 6월 5일을 단 이틀 앞두고 서명된 것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국가 재정 책임법’이라고 불리는 이번 합의안은 미 대선 이후인 2025년 1월까지 연방정부 부채 한도 적용을 유예한다. 대신 올해 10월부터 시작되는 2024 회계연도에 비 국방 분야 지출을 동결 수준으로 유지하고 국방 분야 지출은 3%가량 증액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지난달 31일 하원에 이어 지난 1일 상원을 통과한 합의안은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으로 최종적으로 효력을 얻게 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2년간은 미국에서 디폴트 우려가 해소됐다. 백악관은 부채 한도 합의를 타결한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민주당의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와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에게 감사를 표했다.Biden Debt Limit (사진=AP/연합)

"철로가 피로 물들여"…‘최악 참사’ 인도 열차 충돌 원인은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인도 동부 오디샤주(州)에서 2일 오후(현지시간) 대규모 열차 탈선·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오디샤주 발라소레 지역에서 여객열차 2대와 화물열차 1대가 충돌해 수처면의 승객은 무방비 상태로 충격을 받았다. 이번 사고로 최소 288명이 숨졌고 부상자는 900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사고를 두고 "거의 30년만에 최악의 열차 사고"라고 보도했다. 외신 등을 통해 공개된 현장 사진을 보면 열차 여러 대가 뒤틀린 채 쓰러졌고 일부 객차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다. 우선 동북부 샬리마르에서 남부 첸나이를 향해 시속 130㎞로 달리던 여객열차 ‘코로만델 익스프레스’가 주차돼있던 화물열차에 부딪히면서 1차 사고가 일어났다. 이로 인해 코로만델 익스프레스의 앞부분 기관차가 화물열차 지붕 위까지 타고 올라갔고 곧이어 모든 차량이 탈선했다. 탈선한 코로만델 익스프레스 열차의 일부 객차는 여러 철로에 걸쳐 크게 휘어져 누웠고, 같은 시간 서부 벵갈루루에서 동북부 하우라로 가던 슈퍼패스트 익스프레스의 뒷부분과 2차로 충돌했다. 이 사고로 여객열차에 탄 수천 명의 승객은 큰 충격을 받았다. 사상자는 대부분 코로만델 익스프레스 승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 충돌 사고의 생존자들은 끔찍했던 현장 상황을 공유했다. 사고 당시 동북부 샬리마르에서 남부 첸나이로 가는 ‘코로만델 익스프레스’에 탑승했던 아누바브 다스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철로는 피바다를 이뤘습니다. 그 장면은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라며 "충돌 후 이 여객열차의 거의 13량이 완전히 부서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철로에는 팔다리가 없는 시신도 있었다"며 "나는 정말 감사하게도 다치지 않고 빠져나왔다"고 덧붙였다. 생존자 아르준 다스는 AFP통신에 천둥같은 소리가 들렸고 이후 사람들이 위쪽 침상에서 떨어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승객 반다나 카레다는 AP통신에 "화장실을 나왔을 때 갑자기 객차가 기울었고 중심을 잃었다"며 "온통 뒤죽박죽인 상태에서 사람들이 서로에게 넘어졌다"고 말했다.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는 "탈선과 충돌의 충격으로 약 50명의 승객이 깨친 창문이나 문을 통해 밖으로 내던져졌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생존자는 NDTV에 "탈선으로 잠에서 깼을 때 10∼15명이 내 위로 넘어졌고 나는 손과 목을 다쳤다"고 아비규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당국은 구조작업을 위해 현장에 구급차, 소방차 등 지원 차량 200여대와 군헬기를 투입했다. 국가재난대응군과 군 병력 등 1200여명도 동원했다. 당국은 일부 객차의 훼손 상황이 심했음에도 불구하고 3일 정오께까지 객차에 갇힌 이들을 모두 구해내고 시신을 수습하는 등 구조 작업을 마무리지었다고 NDTV는 보도했다. 인근 주민 수백명도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와 사람들을 객차에서 끌어내는 작업을 지원했고 부상자 등에게 물도 제공했다. 이와 함께 당국은 기술적 결함 등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에도 착수했다. 당국 관계자와 전문가 상당수는 애초 코로만델 익스프레스가 서 있는 화물열차와 충돌한 것은 신호 오류 때문으로 보인다고 지적한다. 사고 현장을 방문한 한 관계자는 타임스오브인디아에 "코로만델 익스프레스는 첸나이를 향한 메인선로로 진행하지 않고 화물열차가 있던 환상선(環狀線)으로 진입했다가 충돌이 발생했다"며 이는 신호와 관련해 사람이 실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앞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사고 후 유족에게 조의를 전했으며 이날 사고 현장과 병원도 직접 찾는 등 적극적으로 민심 수습에 나서고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한국을 대표해 희생자와 가족에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발라소레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열차 사고로 깊이 비통하고 슬프다"고 적었다. 이어 "빠른 복구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INDIA-ACCIDENT-RAIL 인도 동부 오디샤주에서 발생한 열차 3중 충돌 사고 현장(사진=AFP/연합) 20230603002753_AKR20230603041700001_01_i (사진=트위터) INDIA TRAIN ACCIDENT 인도 동부 오디샤주에서 발생한 열차 3중 충돌 사고 현장(사진=E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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