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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작인데"…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 벌써 공급과잉 ‘솔솔’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세계 곳곳에서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글로벌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의 성장 폭이 소비자들이 따라갈 수 있는 속도보다 가팔라 시장이 벌써 과잉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전기차 생산량이 앞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고된 상황에서 이런 흐름이 향후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30일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전년 대비 62% 급증한 1050만대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14% 수준으로 올랐는데 2026년엔 30%까지 확대될 것으로 BNEF는 내다보고 있다.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처음으로 10%대로 진입한 것과 관련해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념비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주목할 점은 성장 속도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체 시장에서 10%의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전기차 시장은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7∼12%에 이를 것으로 지난 2021년 예측한 바 있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올해는 그 비중을 35%로 상향 조정했다. 에디슨전기연구소(EEI) 또한 2030년에 미국 도로 위를 달리는 전기차 수가 1870만대에 이를 것으로 2018년에 예상한 바 있는데 최근엔 그 수치를 2640만대로 대폭 올렸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미국에서만 100만대의 전기차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이자 2021년 대비 두 배 넘게 뛴 수치이기도 하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이지만 전기차 전환이 상대적으로 느렸던 미국에서도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성장 속도가 너무 가파른 탓, 전기차 시장이 벌써 과잉공급 상태에 진입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콕스 오토모티브는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하는 것보다 신차가 더 빠르게 출시됨에 따라 재고 수준이 미국 곳곳에서 급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이달에만 미국에서 전기차 재고가 소진되는데 100일 가까이 걸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자동차 업계 평균의 약 두 배다. 제레미 롭은 보고서 발표 브리핑에서 "새로운 전기차들이 시장에 출시되면서 판매량이 증가 추이를 이어오고 있다"면서도 "재고가 증가하는 것과 같은 수준으로 판매량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 2분기 딜러점 매장의 전기차 평균 재고는 9만 2000여 대를 넘어섰는데 이는 전년 동기대비 342% 폭등한 수치"라며 "같은 기간 재고가 소진되는데 소요되는 일수 또한 166% 증가한 90일로 집계됐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시장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전통 자동차업체들마저 전기차 경쟁에 본격 참여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GM은 2025년까지 북미 지역에서 연간 100만대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런 와중에 시장에 출시되는 전기차는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에만 33 종류의 전기차가 미국에서 출시될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분기 아이오닉6를 출시했고 하반기엔 신형 코나EV를 내놓는다. 내년에는 신형 또는 업데이트된 전기차가 50 종류를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자들이 아직도 전기차를 구매하는데 망설이고 있는 점도 과잉공급 가능성의 또 다른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를 고려하겠다고 응답한 소비자 비중이 지난 2021년 38%에서 최근 51% 늘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전기차가 비싸다고 응답한 소비자들은 43%에 달했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관심과 실 구매간 격차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두고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전문가들이 전기차 시장의 성장 흐름을 과소평가하는 추세지만 이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있어서 좋은 소식은 아니다"고 강조했다.충전 중인 테슬라 전기차(사진=로이터/연합)포드의 F150 라이트닝 전ㄱ차(사진=AP/연합)

"불륜, 포르노, 누드 셀카, 성병" 빌 게이츠 사무실이 물은 질문들

[에너지경제신문 권금주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의 개인 사무실에 입사 지원을 한 여성들이 채용 과정에서 성희롱성 질문을 받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게이츠 개인 사무실인 게이츠 벤처스의 보안담당 회사가 여성 지원자들의 신원조회 과정에 부적절한 질문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일부 여성 지원자에게 불륜 관계를 가진 적이 있느냐, 포르노 영상 중 선호하는 종류를 밝히라는 질문 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여성 지원자들은 휴대전화로 누드 셀카를 찍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도 받았다. 이와 함께 ‘성병에 걸린 적이 있느냐’, ‘돈을 받고 춤을 춘 적이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남성 지원자들은 비슷한 질문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담당 회사 측은 억만장자 게이츠 주변에서 일하는 직원이 개인적인 문제로 약점을 잡혀 외부에 이용되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그런 질문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관련 법규를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게이츠 대변인은 직원 채용 시 신원 조회는 용역회사가 담당하는 것이라며 게이츠 벤처스는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게이츠 벤처스 측은 "그런 종류의 질문은 용납될 수 없고, 용역 계약 위반"이라고 밝혔다. kjuit@ekn.krclip20230630091655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연합뉴스

시카고 1년간 익사체만 16명, "패턴이 보인다"...연쇄살인 공포 확산

[에너지경제신문 권금주 기자] 미국 시카고에서 지난 1년여 동안 16명이 실종 후 익사체로 발견되며 연쇄살인 가능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시카고 NBC방송과 뉴욕포스트·데일리메일 등은 2022년 3월부터 최근까지 시카고 도심의 시카고강과 미시간 호수에서 실종 신고된 남성 10명과 여성 6명이 물에 빠진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에서 정보요원을 지낸 트레이시 월더는 "유사 사건이 빈발하고 있고 사건에 일정한 패턴이 있다"며 연쇄살인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수의 사망 원인이 우발적 익사로 판단되고 다수는 판단불가로 남아 있다는 점, 피해자가 마지막 목격된 장소로부터 제법 떨어진 곳에서 시신을 찾았다는 점, 단기간에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점 등으로 유사 패턴이 많아 더 이상 우연의 일치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살인 후 피해자를 물에 던지면 법의학적 증거들이 많이 사라져 완전범죄를 노릴 수 있다고도 부연했다. 이와 관련 뉴욕경찰(NYDP)을 지낸 존제이 칼리지 형사사법학과 조지프 지아칼론 교수는 "모든 죽음은 분명한 사인이 확인되기 전까지 살인으로 간주하고 수사해야 한다고 배웠다. 그러나 연쇄살인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다"면서 음모론 확산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발생한 사건의 피해자 노아 이노스(26)는 지난 12일 직장 동료와 함께 시카고 강변의 공연장에서 록 콘서트를 관람하고 나와 실종됐다. 이어 5일 만인 지난 17일 공연장에서 한 블록 떨어진 시카고강에서 익사체로 발견됐다. 사법당국은 이노스의 직접적 사망 원인을 아직 규명하지 못한 상태이며 가족들은 피살을 주장하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폴란드에서 업무 연수차 시카고에 온 크시스토프 슈버트(21)가 동료들과 함께 바에 들렀다가 숙소로 돌아가던 길에 사라져 수일 후 도심 호변 오크스트리트비치 물속에서 사체로 발견됐다. 또 수일 후에는 노스웨스턴대학 박사과정 피터 살비노(25)가 도심 북부 링컨파크서 열린 파티에 참석한 후 집에 돌아가다가 실종됐고 한 달여 만에 인근 미시간 호수에서 인양됐다. 경찰은 이 두 사례에 대해서는 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연쇄살인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kjuit@ekn.krclip20230630090234 미국 시카고 미시간호변.연합뉴스

美 소수인종우대 위헌 판결, 대선 판세 영향 미칠까…바이든·트럼프 상반 반응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이 소수인종 우대입학 정책인 이른바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에 대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미국 사회가 또 다시 분열 양상을 보일 조짐이다. 특히 내년 대선에 출마선언을 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면서 이번 판결이 판세에 변수로 떠오를 전망도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연방 대법원은 29일(현지시간)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tudents for Fair Admissions·이하 SFA)이 소수인종 우대 입학 제도로 백인과 아시아계 지원자를 차별했다며 노스캐롤라이나대와 하버드대를 상대로 각각 제기한 헌법소원을 각각 6대 3 및 6대2로 위헌 결정했다. 이에 따라 1960년대 민권운동의 성과 가운데 하나로 꼽힌 소수인종 우대 입학 정책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미국 정치권은 이번 사안의 정치·사회적 파급력을 의식한 듯 곧바로 반응했다. 우대입학 제도의 수혜자인 흑인과 히스패닉계의 지지를 전통적으로 누려온 민주당은 판결이 소수인종의 교육 기회를 앗아간다는 우려를 제기했고, 공화당은 공정성의 승리라며 판결을 환영해 대조를 이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번 판결이 "수십 년의 판례와 중대한 진보를 되돌리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그는 "우리 대학은 인종적으로 다양할 때 더 튼튼하다"면서 여러 인종의 광범위한 재능을 활용해야 국력이 강화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이 결정이 최종 결정이 되도록 둘 수 없다"면서 미국은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준다는 이상을 가진 나라로 "대법원이 판결할 수는 있지만 미국이 상징하는 것을 바꿀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척 슈머 의원(뉴욕)은 성명에서 "대법원 결정은 우리나라가 인종 정의를 향해 나아가는 데 거대한 장애물을 놓은 것"이라며 "잘못된 결정은 우리가 모든 미국인이 평등하게 대우받도록 하려면 갈 길이 얼마나 먼지를 일깨운다"고 지적했다.반면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미국을 위해 훌륭한 날"이라며 "우리는 완전히 능력에 기반을 둔 제도로 돌아가는 것이며 이게 옳은 길"이라고 밝혔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트위터에서 "이제 학생들은 동등한 기준과 개인의 성취를 바탕으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대학 입학 절차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법 아래 평등을 보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번 판결은 대법원이 지난 1978년 이후 40여년간 유지해온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이날 위헌 결정에 찬성한 대법관 6명 중 3명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 때 임명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위헌 판결이 나올 수 있는 정치적·사법적 환경을 만든 셈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연방 차원의 낙태권 폐기에 대해서도 위헌 결정을 내려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다만, 소수인종 우대입학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낙태권만큼 크지는 않았기 때문에 정치적 파장은 낙태이슈에 크게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어퍼머티브 액션’ 두고 미 연방 대법원 앞 찬반 시위(사진=AP/연합)

언론사에 포털·SNS가 돈 내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메타·구글 "안 해"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디지털 플랫폼에 뉴스 사용료를 내도록 하는 법안이 가결된 캐나다에서 메타와 구글 등 플랫폼들이 뉴스 서비스를 아예 중단키로 했다.연합뉴스에 따르면, 구글은 29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법이 시행되면 불행히도 캐나다의 검색 등에서 캐나다 뉴스 링크를 빼야할 것이라고 정부에 알렸다"고 밝혔다.이어 "우리는 이 결정과 그 영향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며 "캐나다 매체와 이용자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우리의 결정을) 투명하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구글 결정은 디지털 플랫폼이 지역 매체에 뉴스 사용료를 내도록 하는 법안이 캐나다 의회를 잇따라 통과한 데 따른 것이다.하원에서 통과된 법을 받아든 캐나다 상원은 지난달 22일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이 현지 매체와 뉴스 사용에 관한 계약을 맺도록 하는 ‘온라인 뉴스법안’(Online News Act)을 가결 처리했다. 이에 법안은 시행만을 앞두고 있다. 이 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 기업이 뉴스 콘텐츠를 게시하는 대가로 관련 콘텐츠를 제공한 매체에 사용료를 지급하도록 한다.앞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도 법 통과 후 "온라인 뉴스법이 시행되기 전에 캐나다의 모든 이용자에 대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뉴스 제공을 종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캐나다 미디어 매체들은 페이스북과 구글이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수년간 재정적 손실을 봤다며 이들 기업에 규제 강화를 요구해 왔다. 캐나다는 지난해 기준으로 이 법이 시행되면 캐나다 매체들이 2억 4900만 달러 (3281억원)를 받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hg3to8@ekn.kr구글 로고.로이터/연합뉴스

[미국주식] 금리 버틴 美 경제·은행, 뉴욕증시 ‘안도’…마이크론·버진 갤럭틱 등은 주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29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대체로 상승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9.76p(0.80%) 오른 3만 4122.42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9.58p(0.45%) 오른 4396.44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0.42p(0.00%) 내린 1만 3591.33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장 내내 상승과 하락을 오가다 장 막판 보합권으로 올라섰다. S&P500지수 내에선 금융, 자재, 에너지, 산업, 부동산, 헬스 관련주가 오르고, 통신, 필수 소비재 관련주가 하락했다. 이날 애플 주가는 0.18% 상승해 강보합세였다. 천장 뚫기를 이어가는 애플은 장중 190.07달러까지, 마감가 기준으로도 189.59달러로 올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가총액은 2조 9800억달러에 달했다. CNBC 분석에 따르면 주가가 190.73달러에 도달할 경우 시총이 3조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 주가는 순손실을 기록했다는 소식과 중국 제재로 다음 분기에도 순손실이 예상된다는 소식에 4% 이상 하락했다. 버진 갤럭틱 주가는 첫 상업용 우주 비행을 성공했다는 소식에도 10% 이상 하락했다. 버진 갤럭틱은 이날 우주비행선 ‘VSS 유니티’에 이탈리아 공군 장교와 연구원 등을 태우고 첫 상업용 우주 비행에 성공했다. 주가는 상업 비행 기대로 전날까지 지난 한 달간 40% 이상 올랐다. 시장에서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긴축 지속 발언 등을 주목했다. 미 상무부가 개장 전 발표한 1분기 GDP 성장률은 2.0%로 최종 집계됐다. 이는 이전에 발표된 잠정치인 1.3%와 시장 예상치인 1.4%를 웃도는 수준이다. 성장률 개선은 소비지출과 수출이 상향 조정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지출은 3.8% 증가에서 4.2% 증가로 상향 수정됐다. 지난 4분기에는 1.0% 증가한 바 있다. 1분기 소비지출 증가율은 2021년 2분기 이후 가장 높다. 내구재 지출이 전 분기 1.3% 줄었던 데서 16.3%로 큰 폭 증가했다. 수출은 지난 4분기에 3.7% 감소한 데서 1분기에 7.8% 증가했다.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2%대를 유지하면서 경기 침체 위험이 크게 줄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2분기에는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 수정치보다 2만 6000명 감소한 23만 9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6만 4000명을 밑도는 수준이다. 탄탄한 경기 회복력 속에 연준은 올해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열린 스페인 중앙은행 주최 콘퍼런스에서 연준이 과도하게 금리를 올릴 위험과 적게 금리를 올릴 위험 사이에 균형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그런 위험이 더 균형에 가까워질 것이라면서도 아직 균형을 이뤘다고 말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한 회의에서 움직이고 나서 다음 회의에서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다. 회의마다 결정이 이뤄질 것이며, 우리는 연속적인 행보도 테이블에서 내려놓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이 연속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7월과 9월 두 차례 금리 인상 전망도 강화됐다. 파월 의장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FOMC 위원 대다수는 연말까지 금리를 두 번이나 그 이상 올리는 게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아일랜드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한동안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재차 펼쳤다. 그는 "우리가 허용 가능한 기간 동안 인플레이션을 2%의 목표로 이동시킬 정도로 충분한 명목 금리 수준에 도달했다"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전날 연준은 23개 은행에 시행한 연간 스트레스 테스트(재정건전성 평가) 결과 모든 은행이 심각한 침체 상황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언급했다. 이는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중소은행들의 파산 이후 이뤄진 은행권에 대한 첫 테스트 결과다. 대상은 JP모건과 웰스파고 등 대형 은행들과 중견 은행들에 국한됐다. 지역은행 중에서는 규모가 큰 PNC와 트루이스트, US뱅코프, 시티즌스, M&T, 캐피털원 등도 포함됐다. 모든 은행이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이날 은행주들은 반등했다. 웰스파고가 4% 이상,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가 3% 이상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연준 추가 금리 인상을 지지해준다고 말했다. BMO패밀리 오피스의 캐롤 슐라이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마켓워치에 예상보다 강한 GDP는 미국 경제가 많은 사람이 예상한 것보다 강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추가로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연준이 "더 오래 더 높은 금리 정책을 취하는 것을 지지해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완만한 실업보험 청구자 수 하락세가 노동시장 강세를 보여준다며 "노동시장이 계속 강한 수준을 유지하는 한 경제가 침체에 빠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에드워드 존스의 모나 마하잔 선임 투자 전략가는 CNBC에 "경제가 잘 나갈 때 잘 되는 섹터가 오늘 버텨주고 있다"며 "확실히 어제 스트레스테스트는 경제가 둔화하더라도 은행들이 2008년보다 훨씬 더 회복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시장이 영원히 직선으로만 올라가지 않는다. 일부 조정 기간이 나와도 놀랍지 않다"며 투자자들이 변동성을 활용해 광범위한 회복을 위한 포지션 조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7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13.2%, 0.25%p 인상 가능성은 86.8%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11p(0.82%) 오른 13.54를 기록했다. hg3to8@ekn.kr뉴욕증시 뉴욕증권거래소 외관.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전론에 ‘사뭇’ 달라 보이는 중국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전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친러로 분류됐던 중국이 전향적인 태도를 노출해 주목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7일 독일 공영방송 ARD는 지난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우크라이나와 미국·독일 등 주요 7개국(G7), 브라질, 남아공, 인도 등의 관계자들이 극비리에 만나 종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 평화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 모임에 중국은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노출된 중국 측 인사 발언을 보면, 러시아 편에서 종전 중재를 시도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그간 입장에 비해 변화된 논조가 감지된다. 푸충 유럽연합(EU) 중국대표부 대사는 지난 16일 브뤼셀의 ‘2023 유럽-중국 비즈니스 정상회담’ 후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영토 회복을 지지하냐는 질문에 "안 될 이유를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모든 국가의 영토 보전을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은 도네츠크주, 루한스크주, 자포리자주, 헤르손주 등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을 우크라이나에 돌려줘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에 최근 미국 등 서방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압박에 몰린 중국이 러시아 양보를 끌어내는 종전안을 만들어 제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작년 2월 러시아 침공 이후 전쟁이 1년 6개월 가까이 지속되는 동안 중국은 침략국인 러시아를 비판하지 않았다. 대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협상 테이블에서 이견을 해소해야 한다는 논리를 피면서 사실상 러시아 편들기인 ‘기계적 중립’을 고수했다. 그러나 푸 대사 발언은 통상 외교관들 공적 발언이 본국 지침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 의지와도 가까워 보인다. 최근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 군사 반란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지가 크게 훼손된 것 역시 변수다. 우크라이나와 친 우크라 서방에서는 이를 계기로 영토 회복을 위한 투쟁을 지속할 동력을 더욱 확보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푸틴 대통령과 친러 진영에는 압박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이를 계기로 중국이 러시아의 양보를 끌어내는 행보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전 이후 러시아에 대한 영향력이 더 커진 중국은 그동안 나름대로 종전 중재 노력을 해왔다. 특히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년을 맞아 낸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 입장’에서는 구체적인 종전 방법론까지 제시했다. 여기에는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산 석유 금수 등 러시아 제재 중단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직접 대화 재개와 휴전 모색 △핵무기 사용·사용 위협 금지 등 12개 항이 제시됐다. 이후에도 시진핑 국가 주석은 푸틴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각각 만나는 등 중국은 여러 경로를 통해 종전 중재 행보를 지속해왔다. 특히 중국의 우크라이나전 중재 특사인 리후이 유라시아사무특별대표는 폴란드·프랑스·독일·벨기에를 거쳐 러시아에 중재안을 들고 찾아가기도 했다. 리후이 대표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어떤 제안을 했고, 반응이 어땠는지에는 현재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양측 모두 중국 중재에 반응이 없는 것을 보면 효과적인 안은 아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hg3to8@ekn.krHONG KONG-CHINA-HANDOVER-ANNIVERSARY 홍콩에 중국 오성홍기가 내걸린 모습.AFP/연합뉴스

삐걱이는 中 경제···韓 기업들도 ‘초긴장’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중국 대도시 청년들 사이에서 ‘잔반 도시락’(剩菜盲盒)이 인기를 끌고 있다. 남은 음식을 안보이게 재포장해 저렴한 가격에 파는 일종의 ‘블라인드 박스’다. 중국인들은 따뜻한 음식을 차려 ‘제대로 된 한 끼’를 먹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치솟는 실업률 등 경제 상황이 나빠지며 소비패턴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최근 중국의 경제 환경과 기업들의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세계의 굴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는 해당 예상치를 5.9%에서 5.5%로 낮춰 잡았다.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 UBS는 기존 5.7%에서 5.2%로 내렸다. 신용평가사 S&P 역시 5.5%에서 5.2%로 인하했다.중국의 각종 경제 선행 지표가 부실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나라의 5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5% 줄어 코로나19 방역 기저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같은 달 소매판매(+12.7%)와 산업생산(+3.5%)는 전월 수치보다 둔화했다. 제조업 수익성 악화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NBS)이 집계한 1∼5월 공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18.8% 감소했다. 공업이익은 해당 분야 연 매출 2000만위안(약 36억원) 이상 기업들의 수익성 동향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해 중국의 연간 공업이익은 4% 감소했다.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른 16~24세 청년 실업률은 5월 20.8%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베이징대 거시경제연구소 루펑 소장의 말을 인용해 "7∼8월 신규 대졸자들이 취업 시장에 가세하면 실업률은 더 오를 것"이라고 보도했다.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중국은 세계 주요국 중 유일하게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사실상 낮추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최근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기존 3.65%에서 3.55%로 1%포인트 내렸다. 5년 만기 LPR도 기존 4.3%에서 4.2%로 낮췄다. 우리 기업들은 코로나19 엔데믹 기조에도 중국 경제에 활기가 돌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초고속성장의 곁불을 쬐며 함께 몸집을 불려온 나라다. 다만 분위기가 달라지며 작년 3월부터 현재까지 15개월 연속 대중국 무역적자를 내고 있다. 현지에 직접 진출해 적극적으로 소비재를 팔고 있는 삼성·현대차 등은 소비패턴이 바뀔 수 있다는 점에 집중하고 있다. 도농 격차가 더 커지고 청년들이 취업을 못하는 현상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폴더블폰 등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고성능차를 앞세워 현지에서 ‘제2의 신화’를 쓰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을 상태다. 우리 기업들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중국 업체들의 구조조정 기조 역시 눈여겨봐야 하는 대목이다. 성장 산업인 전기차 분야가 대표적이다. 정부가 보조금 혜택을 줄이면서 다수의 중국 기업들이 파산하거나 경영난을 겪고 있다. 여기에는 ‘테슬라 킬러’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니오(NIO)도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전기차 브랜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해석한다. 전문가들은 환경이 복잡한 만큼 우리나라가 반도체 등 우위 분야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단행해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무역적자 장기화 원인이 소수의 핵심산업에 편중된 수출구조 탓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은 우리나라 11개 기술 분야 중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으로 꼽히는 ‘ICT’·‘SW’ 등 5개 분야가 중국에 뒤쳐졌다고 진단했다.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망 분야 중심으로 수출품목을 다변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재는 무역수지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반도체·2차전지 등 한국이 비교우위를 지닌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지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yes@ekn.kr자료사진. 현대차 북경 3공장 전경.

찌그러진 타이태닉 잠수정 잔해 인양…탑승객 추정 유해 나왔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대서양 심해에서 내파한 것으로 추정되는 타이태닉호 관광 잠수정의 잔해가 지상으로 인양된 가운데 탑승객으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됐다.연합뉴스가 인용한 2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해안경비대는 이날 오후 타이탄 잔해 인양 작업이 마무리됐으며 이 과정에서 유해도 함께 수습했다고 밝혔다.해안경비대는 "의료 전문가들이 유해를 분석할 것"이라고 했다.타이태닉호 뱃머리로부터 488m 떨어진 해저에서 발견된 타이탄 잔해는 테일콘(기체 꼬리 부분의 원뿔형 구조물) 등 5점이다.캐나다 언론들은 테일콘과 함께 잠수정의 둥근 선창도 확인됐다고 전했다.해안경비대는 지상으로 대형 잔해물을 옮기는 과정에 가림막 등을 사용했지만, 찌그러진 구조물과 파손된 내부 기관 등이 언론사 카메라에 잡혔다.해안경비대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캐나다 교통안전위원회와 함께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제이슨 뉴바우어 해안경비대장은 성명에서 타이탄 잔해가 "비극적인 사고의 원인 조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사고 원인을 찾아내 유사한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잠수정의 압력실에 문제가 생겨 심해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내파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파란 외부 압력에 의해 구조물이 안쪽으로 급속히 붕괴하며 파괴되는 현상을 뜻한다.해안경비대 역시 일단 잔해의 형태로 볼 때 압력실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타이탄은 6.7m 길이에 탄소섬유와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잠수정으로 조종사 1명과 승객 4명을 태우고 해저 4000m까지 내려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난 18일 잠수정 운영회사인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스톡턴 러시 최고경영자(CEO)와 영국 국적의 억만장자 해미쉬 하딩, 파키스탄계 재벌 샤자다 다우드와 그의 아들 술레만, 프랑스의 해양 전문가 폴 앙리 나졸레가 타이탄을 타고 북대서양 심해로 입수했으나 1시간 45분 만에 실종됐다. 미국 해안경비대 등이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나흘 만에 잠수정 잔해가 발견됐다. 탑승객도 전원 사망한 것으로 결론 났다.지상으로 옮겨지는 타이태닉 관광 잠수정 잔해(사진=AP/연합)

엔화, 유로화 등 환율 제각각?…따로 움직이는 주요국 통화 가치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최근 주요국 통화가치가 서로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가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든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결정과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29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기축통화국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유로화, 엔화, 위안화 등이 모두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다. 유로화 가치의 경우 달러당 1유로 아래로 내려가며 2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달러 대비 엔화·위안화 환율은 150엔과 7위안을 돌파해 각각 32년, 1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 들어 미국이 예상보다 강력한 긴축 의지를 내세우는 가운데 달러를 기준으로 엔화와 위안화 가치는 약세인 반면 유로화는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시장 기대와 달리 총재 교체 후에도 ‘제로금리’로 대표되는 대규모 금융완화를 유지하면서 엔/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10%가량 상승한 상태다. 최근엔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144엔대까지 상승하며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일본 재무 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서기도 했다.위안/달러 환율 역시 ‘제로 코로나’ 해제 이후 예상보다 더딘 중국의 경제 회복세 속에 올해 들어 4% 넘게 오르며 7개월 새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최근 중국 국유은행이 달러를 매도하고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고시 환율을 통해 시장에 개입했다는 관측 속에,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전날 심리적 저지선으로 불리는 7.25달러를 넘어 7.2693위안을 찍기도 했다.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에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최근 한달새 2% 넘게 올랐고, 영국 파운드화 가치도 4%대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엔화 대비 유로화와 파운드화 가치 또한 올 들어 급격히 상승한 상태다. 노무라 홀딩스의 통화 전략가인 조던 로체스터는 "달러/유로 환율 방향만 제대로 파악하면 나머지도 잘 알 가능성이 높았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다소 어려워졌다"면서 "통화 간 차이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그러면서 달러당 유로화 가치가 몇 달 내에 지금보다 2% 더 올라가는 반면 위안화/달러 환율은 7.3위안을 찍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일본 미쓰비시UFG파이낸셜그룹(MUFG)의 리 하드먼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아시아 통화 대비 달러화 강세에 대해 중국의 느린 경기 회복세 등을 언급하면서도 "달러도 유럽이나 남미 지역 통화에 비해서는 계속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프랑스 금융기업 소시에테제네랄의 환율전략가인 키트 주크스는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중앙은행의 바로 다음 조처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기억상으로 어느 때보다 외환시장이 단기 금리에 민감하다"고 평가했다.이어 "우리는 100년 만에 1번 생기는 전염병(코로나19)과 75년 만에 1번 생기는 전쟁(우크라이나전쟁), 25년 만에 1번 생기는 에너지 위기가 모두 뒤섞인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이를 이해하려면 120살쯤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한편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은 세계 경제의 98%를 차지하는 130개국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탐구하고 있다면서, 아르헨티나를 제외한 주요 20개국(G20)이 선행개발 단계에 있고 한국은 올해 파일럿테스트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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