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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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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원화 등 아시아 환율에 훈풍부나…"산타랠리 올수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0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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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화를 들어보이고 있다(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 통화들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예측과 함께 아시아 중아은행들의 긴축이 끝나지 않았다는 관측이 동시에 맞물리면서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웰스파고의 브렌던 맥케나 신흥시장 전략가는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 필리핀 페소화, 그리고 태국 바트화를 최고의 투자처로 지목했다. 이들 지역 중앙은행들은 매파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자국 통화 방어를 위한 여력도 충분하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아시아 지역 통화당국은 3개월 이상의 수입을 감당할 수 있는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맥케나 전략가는 "아시아 통화가 앞으로 몇 달간 아웃퍼폼해 산타 랠리와 같은 상승을 보일 수 있다"며 "특히 매파적인 입장을 가진 중앙은행이 속한 지역 통화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신흥국에 대한 투자심리 또한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의 금리인상이 끝났다는 기대감에 힘이 실리자 신흥국 통화 지수는 지난 한 주 동안 0.9% 상승, 7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3개월 리스크 분석자료에 따르면 옵션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중국과 인도, 대만, 한국 등의 통화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중국 위안화와 인도 루피화,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지난 30일 동안 환율 변동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아시아에서 이른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며 "지난 1년 동안 고통받은 투자자들의 심리가 급격히 반등했다"고 전했다.

아시아 통화에 대한 낙관론이 나오는 배경엔 아시아 각국 중앙은행들이 미국과의 금리차 확대를 막기 위해 긴축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필리핀은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의 경우 가계대출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소비자물가가 뚜렷하게 하향 안정화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높아진 것은 물론 7개월만의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3개월 연속 3%대 오름세를 이어가고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계대출 증가 폭이 더 커지고 물가마저 급등할 경우 추가 금리 인상을 둘러싼 한국은행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총재를 제외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 6명 가운데 5명은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이승헌 한은 전 부총재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한은이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높은 수준에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유지되어야 한다"며 "시장 참여자들은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BNY 멜론 투자 관리의 아닌다 미트라 아시아 거시경제 총괄은 "환율 유연성과 정책적인 시장 완충 장치가 충분하고 펀더멘털은 나쁘지 않으며, 단기 부채 비율 또한 더 낮다"면서 "지금 아시아 지역의 성장 에너지는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의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멕케나 전략가에 이어 소시에테제네랄의 피닉스 칼렌 신흥국 리서치 총괄은 브라질, 칠레 등의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있어 중남미 지역 통화 투자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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