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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아이언메이스 ‘다크 앤 다커’ 저작권 침해 소송 판결 연기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온라인 익스트랙션 역할수행게임(RPG) '다크 앤 다커'의 저작권 침해 공방이 장기전으로 돌입하는 모양새다. 추가 변론을 재개함에 따라 이달 예정됐던 1심 판결 선고가 미뤄지면서다.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63부(박찬석 부장판사)는 넥슨이 게임 개발사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및 저작권 침해 관련 재판의 변론재개를 결정, 1심 판결선고기일을 연기했다. 4차 변론기일은 오는 12월 17일 오후 2시로 지정됐다. 변론재개 결정 사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통상적으로 선고를 앞두고 변론이 재개되는 경우는 종종 있다는 게 법조계 설명이다. 피고인과 검찰 측이 본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추가 제출하기 위해 재판부에 요청하거나, 재판부에서 직권으로 변론 재개를 결정하는 등 사유는 다양하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10일 양측이 제기한 소송을 병합하면서 최종 선고기일을 오는 24일로 잡은 바 있다. 그러나 다시 변론 종결 절차를 거친 뒤 판결기일을 지정해야 해 1심 선고는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넥슨과 아이언메이스는 총 3차례의 변론을 진행, 저작권 침해 및 영업비밀 유출 여부를 놓고 팽팽하게 맞섰다. 아이언메이스의 '다크 앤 다커'가 넥슨의 미공개 사내 프로젝트 'P3'의 데이터를 표절했는지를 가리는 게 골자다. 넥슨은 과거 신규개발본부에서 'P3' 개발팀장으로 있었던 A씨가 소스 코드 등 데이터를 유출한 뒤 아이언메이스를 창립, 다크 앤 다커를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이언메이스는 게임을 초기 단계부터 직접 개발했으며 부적절한 영업비밀을 사용한 바 없다고 맞섰다. 소송 결과가 게임 저작권에 대한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게임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시장 변화가 빨라지며 인기 지식재산권(IP)이 경쟁력을 좌우하게 됨에 따라 핵심 IP를 지키는 일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분쟁의 핵심 쟁점은 게임물 간 유사성 존재 여부와 인정 범위다. 그동안 캐릭터 디자인과 같은 시각적 요소에 대해서만 유사성을 판단했기 때문에 게임 장르·플레이 방식 등은 저작권 보호 대상으로 고려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저작권 침해 인정 범위에 소극적인 판결이 다수 판례로 남아 있어 저작권 침해 기준을 명확히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이와 관련 아이언메이스 측은 “앞으로 있을 재판 과정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구조조정 칼바람 부는 엔씨… 추가 분사·희망퇴직 예고

엔씨소프트가 품질보증(QA) 서비스·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IDS) 부문에 이어 게임 개발·인공지능(AI)조직 분사와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실적 개선을 위해 비용을 효율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1일 엔씨는 임시 이사회를 열고 단순·물적 분할을 통해 비상장 법인 형태의 자회사 4곳을 신설키로 했다. 분사 대상으로 언급된 곳은 게임 개발 조직 3곳·AI 연구개발(R&D) 조직 1곳이다. 이들은 내년 2월 1일 엔씨AI·스튜디오엑스·스튜디오와이·스튜디오지(가칭)로 출범할 예정이다. 다음달 28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같은 안건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기존 AI R&D를 전담해 오던 리서치본부는 AI 전문 기업인 '엔씨 AI'로 출범한다. 이연수 본부장이 신설 법인의 대표로 내정된 상태다.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바르코(VARCO)와 자연어 기반 음성 생성 모델 '멀티버스 TTS'를 고도화하고, 게임 개발 과정에 AI 기술 활용 비중을 늘려 신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당초 미래 먹거리로 AI를 낙점하고 기술 개발에 집중해 왔지만, 당장 수익 창출이 가시화되지 않아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 관계자는 분할 이유에 대해 “독립 게임 개발 스튜디오 체제 구축과 AI R&D 역량 강화를 통해 독립 회사의 창의성·진취성을 극대화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쓰론 앤 리버티(TL)와 슈팅 게임 'LLL', 전략 게임 '택탄(TACTAN)' 등 신작 개발을 맡고 있는 조직 3곳은 각각 스튜디오X· 스튜디오Y·스튜디오Z란 이름의 게임 개발 스튜디오로 독립한다. 세 곳 모두 최문영 최고사업책임자(CBO) 산하 신규 지식재산권(IP) 프로젝트 관련 조직들이다. 각 스튜디오 대표에는 최 CBO, 배재현 시더(Seeder), 서민석 본부장이 내정됐다. 최 캡틴은 TL, 배 시더는 슈팅 게임 'LLL', 서 본부장은 택탄 개발을 맡아 왔다. 리니지 IP 전반을 담당하는 이성구 CBO와 아이온2 개발을 총괄하는 백승욱 CBO, 임원기 최고BD&마케팅책임자(CBMO) 산하 조직은 본사에 잔류한다. 엔씨는 이번 개편을 통해 TL을 글로벌 IP로 성장시키고, LLL과 택탄은 장르 개발력과 전문성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최 CBO 산하 조직 구성원 약 1100여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게임 개발팀에 대한 추가 분사 및 해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엔씨는 이같은 조직개편과 함께 희망퇴직 프로그램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엔씨가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건 2012년 이후 약 12년 만이다. 다만 현재 희망퇴직 규모 및 위로금 지급 규모 등에 대해선 확정된 내용이 없는 상황이다. QA·IDS 분사 과정을 고려하면 다음달 임시주총 이후 구체적인 방침이 나올 것으로 보이며, 해당 조직 구성원 대상 설명회와 내부 공지 등을 통해 전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조치는 실적 개선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는 올 초부터 비개발·지원 부서 위주로 권고사직을 진행하고 사업 조직을 재편하는 등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주력해 왔다. 지난 1월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를 폐업한 것을 시작으로 QA·IDS 부문을 분사하고, 구조조정을 지속해 왔다. 엔씨는 현재 역대급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2022년)보다 각각 30.8%, 75.4% 감소했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은 88억원에 그치며 적자를 겨우 면했다. 8월 말 출시한 신작 '호연'의 성과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며 3분기 실적 기상도도 흐린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 영업이익은 36% 감소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이같은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간판 게임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 감소를 꼽고 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엔씨는 영업손실 96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모바일게임 매출이 리니지M 신규서버 효과로 크게 증가하지만 신작 호연·리니지W에 대한 마케팅비 집행이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434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KT 노사, 인력 재배치 최종 합의…자회사 전출 조건 상향

KT 노사가 네트워크 관리 부문 인력을 자회사로 전출시키는 내용 등을 담은 인력 재배치안에 합의했다. 이들은 전출 대상자의 보수·복지 조건을 상향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일부 수정했다. 17일 KT에 따르면 사내 다수노조인 KT노동조합(1노조)과 사측은 이날 새벽 인력구조 혁신 방안에 대한 수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자회사 전출 인원 목표를 정하지 않고, 전출 대상자에게 지급하는 일시금과 특별 희망퇴직금 규모도 늘리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특별희망퇴직 대상을 통신·네트워크 현장직에서 실근속연수가 15년 이상이면서 정년이 6개월 이상 남은 전 직원으로 확대했다. 희망퇴직 위로금은 당초 계획보다 1억원 가량을 더 지급하고, 최대 6000만원의 추가 혜택도 주기로 합의했다. 자율 선택 사항으로 특별희망퇴직금을 포함한 합리적인 수준의 보상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자회사로 전출하는 근속 10년 이상 직원에게 지급하는 전직지원금을 기존보다 10% 상향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전출자들은 본사에서 받던 기본급의 70%·전직지원금 30%를 받게 될 전망이다. 이들에 대한 복지혜택은 본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키로 했다. 본사에 남기를 원할 경우 공백 상권의 영업력 강화를 위한 전문 인력으로의 직무 전환도 가능하다. △개인별 희망 근무지 △전문성 △역량 수준 등을 고려해 배치하며, 8주 동안 직무전환교육을 받아야 한다. 아울러 전문 기술을 보유한 직원들이 신설 자회사로 이동해 기존 근무 지역에서 업무를 지속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노사 간 의견차가 첨예했던 시니어 컨설턴트의 경우, 고용 기간을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는 매년 정년퇴직자의 20%를 받아 직무·근무지를 유지하면서 촉탁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네트워크 인프라에 대한 연간 투자는 유지할 방침이다. KT는 신설 법인의 의사결정 체계가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인프라 전반의 안정성과 품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회사 전출 희망자 접수는 오는 21일부터 24일, 25일부터 28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특별희망퇴직은 이달 22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접수한다. 신설 자회사 설립은 내년 초를 목표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앞서 KT는 이사회를 열고 △KT OSP △KT P&M 등 2개 자회사(가칭)를 설치하고, 임직원 약 3700명을 이동시키는 내용을 담은 안건을 통과시켰다. 1노조는 이에 반발, 전날인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 사옥 앞에서 '일방적 조직개편 반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는 지난 2014년 이후 10년 만이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 조직개편은 경쟁 및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체질 개선 차원에서 시행된다. 인력 운용의 효율화가 필요한 일부 직무를 재배치하는 게 골자다. 이번 협의에 따라 KT는 선로·전원 등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및 유지 보수 업무를 전담할 2곳의 네트워크 전문 자회사를 신설하고 해당 회사 및 타 그룹사에 관련 직무와 인력을 재배치한다. 신설 회사는 기술 인력과 역량을 기반으로 '기술 전문 회사'로 포지셔닝해 외부 시장 진출 및 신사업 추진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유연하고 신속한 업무 수행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다. 직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하고 합리적 수준의 처우·보상과 함께 고용 연장 기회까지 제공하는 모델이란 설명이다. KT 관계자는 “AICT(AI+ICT) 회사로의 전환을 위한 인력구조 혁신 차원으로 현장 전문회사 신설을 통해 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각고의 혁신을 통해 최고 역량을 갖춘 AICT 기업으로 성장하고, 산업 발전과 국가 경쟁력 발전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하라”…KT 김영섭 체제 노조 반발에 첫 난관

KT 제1·제2노조가 회사의 구조조정 계획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광화문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일방적 조직개편을 중단하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KT가 내년 자회사 2곳의 설립을 의결하며 구조조정을 예고한 가운데 노조의 반발에 부딪치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KT는 이사회를 열고 인력구조 혁신 방안 안건을 의결했다. △KT OSP △KT P&M 등 2개 자회사(가칭)를 설치해 네트워크 관리 부문 인력 약 5700여명을 옮기는 게 골자다. 이에 KT 다수노조인 KT노동조합(제1노조)은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이스트 사옥 앞에서 구조조정 반대 집회를 열었다. 1노조가 집회를 연 건 지난 2014년 이후 10년 만이다. 이번 집회에는 김인관 1노조위원장을 비롯 전국 간부 288명이 참여했다. 제2노조인 KT새노조도 현장에 함께 참석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혁신안이 나올 것으로 예측은 했지만, 그 안에 구조조정이란 내용이 담길 것이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부장들과 조합 간부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지방본부 위원장들과의 회의를 소집해 조합원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협의를 진행시킬 것을 약속한다"며 “여러분 마음 속 각오와 제 마음 속 각오가 다르지 않다. 이제부터 시작될 철야투쟁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김배정 1노조 조직기획국장도 “지난해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의 흑자를 낸 기업이 노조에 이같은 인력개편안을 통보한다는 것이 있을 법한 일인가"라며 “통신사업 성장 둔화를 빌미로 수십년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을 사무실에서 떠나라며 문 밖으로 내밀고 있다. 일방적 조직개편을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KT는 회사 성장을 위해 조직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본사 조직 인력 규모가 비대하고, 일부 국사 현장 인력 운용이 비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KT의 전 직원 수는 1만9370명이다. SK텔레콤은 5741명, LG유플러스는 1만695명이다. KT 관계자는 “AICT(AI+ICT)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인력 혁신을 추진하게 됐다"며 “일반적으로 '구조조정'하면 연상되는 인위적이고 강압적인 인력 감축이 아닌, 효율화가 필요한 일부 직무 및 인력의 재배치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T OSP는 선로 통신시설 설계·시공 등을, KT P&M은 국사 내 전원 시설 설계 등을 맡는다. 내년 1월 1일 법인 등기를 마치고 출범할 예정이다.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직원 중 약 3800여명(OSP 3400명·P&M 380명)이 신설 자회사 2곳으로 전출된다. 상권·법인가치영업 및 현장지원 업무는 비효율 사업으로 판단해 폐지한다. 대상 직원들에게는 기존 기본급의 50~70%만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기본급과의 차액은 정년 잔여기간을 반영해 별도 일시금으로 지급키로 했다. 자회사로의 이동을 원치 않는 경우 희망퇴직을 시행할 방침이다. 회사는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퇴직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한편 KT의 조직개편은 2009년 이석채 회장, 2014년 황창규 회장에 이어 세 번째다. 당시 각각 5992명, 8304명 규모의 인력이 조정됐다. KT 측은 합리적 수준의 처우를 보장하고 고용 연장 기회를 부여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인력구조 혁신 방안에 대해 내부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한편, 노조와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시니어 컨설턴트 제도 등 일부 조건을 놓고 의견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제도는 매년 정년퇴직자의 20%를 직무와 근무지를 유지하면서 계약직으로 일할 수 있게 한 것으로 기간은 최대 2년 보장된다. 이에 대해 1노조는 현재 3600명 규모를 받는 해당 제도 접수 인원을 늘리고, 연장 횟수 및 급여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노조 관계자는 “사측과 협의를 중단하겠다는 게 아니고 전향적인 자세로 임했으면 하는 것"며 “근로자들의 안정적인 근무 환경을 사측이 보장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제4이통 무산’ 스테이지엑스, 분기 첫 흑전…영업이익 1.8억원

제4이동통신(제4이통)사업을 준비하다 무산됐던 스테이지파이브가 분기 첫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사업 연속성을 이어가는 전략으로 경영 방향을 빠르게 전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올해 3분기 매출 51억원·영업이익 1억8000만원을 거두며 흑전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누적매출은 243억원으로, 추세를 유지한다면 연매출 300억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사업인 MVNO·글로벌 로밍 서비스 가입자 증가와 비용효율화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제4이통 진출을 추진했던 스테이지엑스의 모회사다. 지난 7월 말 정부의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 이후 경영 정상화를 위한 빠른 태세 전환에 나섰다. 특히 주력 사업인 MVNO 사업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회사는 '풀 MVNO' 구축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는 자체 시스템·설비를 보유한 알뜰폰(MVNO) 사업자를 뜻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가계통신비 인하 및 통신시장 경쟁 촉진을 위해 풀 MVNO 활성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독자적 빌링 시스템과 AI 기반 고객센터를 갖추고, 통신 3사 망 연동 등 기술 중심 통신 밸류 체인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가입자 번호이동(MNP) 시장점유율 KT망 기준 2위로 올라섰다. 이를 기반으로 이달 말 가입자 10만명을 목전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출시한 올인원 통신앱 '핀다이렉트'는 지난달 말 기준 41만명을 돌파했다. 글로벌 데이터 로밍 사업은 업계 최초로 데이터 완전 무제한·로밍패스 등 상품을 도입한 것이 주효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9900원에 1년간 횟수제한 없이 로밍 상품을 반값에 이용할 수 있는 구독서비스 '로밍패스'는 가입 고객 중 52%가 재구매로 이어지며 높은 고객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자체 핀다이렉트 앱 서비스와 여행 플랫폼인 야놀자·인터파크트리플과의 판매 채널 협력을 통해 연내 누적 가입자 100만명 돌파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풀 MVNO 코어망을 구축하기 위해 네이버클라우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주파수 할당대가로 납부했었던 430억원의 경우 정부로부터 반환받은 상태다. 이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작업도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조달했던 투자금을 지난 8월 전액 상환했다. 서상원 스테이지파이브 대표는 “제4이통은 취소됐지만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클라우드 기반 코어망 등 최신 통신 기술을 확보했다"며 “고객 편의성을 높인 혁신적인 서비스와 요금제를 치열하게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제조사인 폭스콘과 공동 개발한 중저가형 폴더블폰 등 단말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통해 고객 선택권을 확대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KT 이사회, 자회사 설립 의결…노조 반발

KT 이사회가 통신 네트워크 운용·관리를 맡는 자회사 설립을 결정한 가운데, KT 노동조합은 자회사로의 전출 조건 등이 불이익에 해당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자회사 KT OSP와 KT P&M(가칭)을 설립하는 안건을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합의를 거쳐 내년 1월1일 자로 법인 설립 등기를 마칠 예정이다.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업무 및 경영 효율화를 꾀하겠다는 취지다. 두 회사는 KT 지분율 100%로 설립된다. KT OSP는 선로 통신시설 설계·시공 등을 맡을 예정이며 출자금은 610억원이다. 출자금 100억원의 KT P&M은 국사 내 전원 시설 설계 등을 맡을 예정이다. 설립 과정에서 KT는 신설 기업 또는 기존 그룹사로 전출을 진행하고 이를 원하지 않는 직원에게는 특별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KT 제1노조인 'KT노동조합'과 제2노조인 'KT새노조'는 전출 조건이 좋지 않아 근로자의 선택권이 박탈될 위험이 있고 KT 통신 인프라 경쟁력 또한 약화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KT는 KT OSP의 경우 기존에 관련 직무를 담당하던 4400명의 77%에 해당하는 3400명을, KT P&M의 경우 기존에 해당 업무를 담당하던 420명의 90%에 해당하는 380명을 선발해 전출할 예정이다. 이때 실 근속 10년 이상인 자는 전출 후 KT 기본급의 70%를 지급하고 기존 기본급과 차액의 3분의 2는 정년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해 일시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실 근속 10년 미만인 자는 기본급 수준이 낮은 점을 감안해 KT 기본급의 100%를 유지하기로 했다. KT IS 등 기존 그룹사로의 전출 대상은 170명인데, 이들은 전출 시 KT 기본급의 50%로 기본급이 줄어든다. 이를 보전하기 위한 일시금은 지급된다. 이 같은 계획에 반발해 KT노동조합 중앙본부는 전날부터 철야 농성을 진행 중이다. 이날부터는 전국 8개 지방 본부가 모두 철야 농성에 나설 예정이다. KT새노조도 이날 국회 소통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통신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KT노동조합 간부진들은 오는 16일 KT광화문 사옥에 모여 단체행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예상 참여 인원은 300여명이다. 이번 결정이 김영섭 KT 대표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고 발표한 것과 배치된다는 점도 노조 반발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KT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은 구조조정과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위적이고 강압적인 인력 감축이 아니라, 효율화가 필요한 일부 직무 및 인력의 재배치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아울러 합리적인 수준의 처우와 보상 및 고용연장 기회가 주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KT ‘에그’ 사라지나?… 품질 저하에 홈피서도 ‘실종’

KT의 '에그' 사업이 사실상 축소 혹은 종료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여 이목이 쏠린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관련 제품을 찾아볼 수 없을뿐더러, 다수의 직영점·판매점 등에서도 에그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에그는 KT에서 판매하는 모바일 라우터 상품이다. 롱텀에볼루션(LTE) 또는 5세대 이동통신(5G)을 와이파이(Wi-Fi)로 변환해 휴대폰, 태블릿, 노트북 등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간편한 휴대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앞서 지난 2009년 '에그 1' 제품 출시로 에그 사업에 발을 들인 KT는 지난해에도 '5G 에그 2'를 선보이며 사업을 활발히 이어간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KT 에그 서비스가 종료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식 온라인 몰에서 에그가 실종됐기 때문이다. 14일 기준 KT 홈페이지에는 에그 기기 구매, 요금제 가입 등을 위한 페이지가 없다. KT 공식 직영점인 'KT 플라자'나 대리점 등에서도 에그 구매는 힘든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지역 내 여러 KT 플라자 직원들은 “우리 매장의 경우 에그를 취급하고 있지 않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 KT 대리점 직원은 “매장 내 에그 재고가 없다"며 “다른 대리점도 상황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이지만 KT 측은 “에그 사업을 접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KT 관계자는 “에그를 찾는 고객이 많지 않다보니 온라인몰 내 별도 페이지가 구축되지 않았다"며 “챗봇에서 5G 에그로 검색하면 가입상담 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내용들이 사전에 공지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부 에그 사용자들 사이에선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서비스 품질 저하 등에 대한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한 에그 이용자는 “4년 째 'LTE 에그 미니'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최근 기기 교체를 위해 홈페이지를 들어갔지만 어디에서도 제품을 찾을 수 없었다"며 “(KT가) 꾸준히 에그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했던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품질 저하 등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에그 이용자는 “(에그 사용 시) 지역에 따라 인터넷 속도가 균등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에그 취급이 줄고 있고 품질 저하 문제 등도 나오며 KT 에그 사업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모바일 라우터에 대한 이용자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이러한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업계 관계자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등이 보편화하면서 사실상 (모바일 라우터의) 수요가 거의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통신사 모바일 라우터 사업의 축소나 종료는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현재 공식 홈페이지에서 한 종류의 모바일 라우터 제품만을 판매 중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T ‘T전화’, AI로 더 똑똑해진다…‘에이닷 전화’로 리브랜딩

SK텔레콤이 자사 통화 애플리케이션(앱) T전화에 에이닷(A.)을 탑재해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한다. 기존 '에이닷' 앱에서 제공하던 통화녹음·요약 등 기능을 '에이닷 전화' 앱으로 분리해 고객 이용 편의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SKT는 14일 T전화에 AI 기능을 추가한 '에이닷 전화'로 서비스 명칭·아이콘 등 브랜드를 변경한다고 밝혔다. AI 비서가 스팸·피싱을 탐지하고, 전화 내용을 분석해 일정을 상기시키는 등 대화 의도와 맥락에 따라 최적화된 정보를 추천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기존 '에이닷' 앱에서 제공하던 통화녹음·요약 등 기능을 '에이닷 전화' 앱으로 옮긴다는 방침이다. AI 예측 기능은 어디서 온 전화인지 미리 알려주고, 대화 팁으로 다음에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제안한다. 대화 현황을 통해선 최근 상대방과의 대화 내용을 정리해 보여준다. 신고된 번호는 물론 신고되지 않은 최신 스팸 및 보이스피싱 의심 번호도 AI가 실시간으로 탐지해 알려주고 차단해 주는 스팸·피싱 탐지 기능도 갖췄다. 또한 통화 데이터가 축적된 업체의 특성을 분석해 통화 연결이 잘되는 시간을 제안해 업체별 특성에 맞는 태그, 인기 순위, 고객 분포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AI 업체 정보' 기능도 추가됐다. 에이닷 탭에서는 통화할 상대방을 추천해주고, 요약된 통화의 주요 내용과 일정을 상기시켜 주는 등 상황에 맞는 AI 기능들을 추천해 실제 비서와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통화 녹음은 물론 녹음된 통화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하고 AI가 핵심 내용을 정리해주는 통화요약 기능도 제공한다. 통화 녹음 기능은 무제한이나, 통화요약 기능은 매월 30건을 기본 제공한다. SKT는 추가로 통화 요약 횟수를 이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 혜택을 일정 기간 제공할 예정이다. 에이닷 앱에서만 제공하던 통역콜 기능도 에이닷 전화에 추가됐다. 통화 참여자가 말을 하면 실시간 동시통역으로 상대 언어로 번역한 문장이 송출된다. 지원하는 언어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다. 기존 T전화에 탑재됐던 음성인식 기반 AI 서비스 '누구(NUGU)'보다 개인 비서 기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최신 AI 기술이 적용돼 보다 복합적이고 다양한 업무 처리를 할 수 있도록 발전됐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일반 음성통화(HD Voice)의 높은 통화 품질과 함께 향상된 AI 기능을 제공한다. 아이폰에선 에이닷 전화 앱을 실행하면 에이닷 앱을 통해 AI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조현덕 SKT AI커뮤니케이션 담당은 “T전화에 AI 기능을 더함으로써 전화 기능을 좀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전화 본연의 경쟁력을 AI로 강화하고, 통신 서비스에서 전화 통화 전/중/후를 관리해주는 AI 개인비서 서비스 경험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D-30’ 지스타, 게임대상도 성큼…수상 영예 어디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4'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 게임대상 수상작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선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와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를 유력 후보로 꼽고 있다. 세 작품 모두 글로벌 성과가 우수한 가운데 장단점이 뚜렷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오는 15일부터 '대한민국 게임대상' 본상 수상작 선정에 들어간다. 올해로 29회를 맞은 이 상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국내 최고 권위 게임 시상식으로, 지스타를 하루 앞둔 11월13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에서 개최된다. 시상은 본상(대상·최우수상·우수상·기술창작상), 인기게임상, 인디게임상 등 총 13개 부문에서 이뤄진다. 심사 기준은 △작품성(그래픽·스토리, 40%) △창작성(신규 지식재산권(IP) 개발·독창성, 30%) △대중성(일간 이용자 수·판매량, 30%)이다. 1차 심사 후 2차에서 심사위원회 심사 60%, 대국민 투표 20%, 전문가 투표 20%를 총합해 수상작을 결정한다. 지난해에는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대상,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현재로서는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퍼디)와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스블)가 가장 유력한 대상 후보로 언급된다. 퍼디는 언리얼 엔진5를 활용한 고품질 그래픽과 내러티브 완성도 및 다양한 플랫폼 지원 등이 특징이다. 지난 7월 출시 직후 PC 게임 플랫폼 스팀 매출 1위, 최대 플레이 5위를 기록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마이너한 장르로 분류되던 루트슈터 장르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이 게임은 지난 8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2024 하반기 이달의 우수게임'에 선정되며 수상작 후보로 자동 등록됐다. 하지만 콘텐츠가 소진되며 라이브 서비스 동시 접속자 수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11일 기준 스팀 기준 최대 동접자 수는 3만5000명대로 집계됐다. 출시 직후 최대 26만명을 기록했음을 고려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스블은 창작성 측면에서 고득점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화려한 전투 액션과 캐릭터 디자인, 고퀄리티 그래픽, 스토리 등 비주얼·게임성 측면에서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다. 출시 직후 미국·영국·캐나다·일본 등 8개국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했고, 약 두 달 만에 1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세워 글로벌 이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게임 평론 웹사이트 '메타크리틱' 유저 스코어 9.3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플레이스테이션(PS5) 단일 플랫폼으로 출시된 탓에 대중성 측면에선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넷마블의 나혼렙은 다크호스로 꼽힌다. 국내 웹툰을 게임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을 기록한 유일 사례란 점이 강점이다. 5월 글로벌 174개국에서 정식 출시돼 글로벌 141개국 다운로드 1위, 21개국 매출 1위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3D 애니메이션 아트 스타일, 핵 앤 슬래시 게임플레이, 내러티브 요소 등 원작에 액션성을 더해 재해석한 게임성으로 호평을 얻었다. 조현래 콘진원장 또한 지난 7월 'K포럼'에서 이같은 성과에 주목, IP 확장의 대표 사례로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역으로 창작성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 창작성 지표에는 신규 IP 개발이 포함되는데, 외부 웹툰 IP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참신성을 얼마나 어필하는지가 수상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도 올해 게임대상 수상작 예측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올해 시장 추세가 플랫폼 다변화로 모인 만큼 특정 플랫폼 개발작이 수상할 것이라 단언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력 후보로 꼽히는 작품들의 장르가 모두 다르다는 점은 올해 게임시장의 핵심 키워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각자의 장점과 경쟁력을 어떻게 강조하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 준비 및 발표력 등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ICT업계 ‘숏폼앓이’…통신3사·네카오, 이용자 확보 사활

'숏폼' 콘텐츠를 향한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한 숏폼의 몸집이 커지고 있는 영향이다. 업계는 숏폼 콘텐츠 확대에 힘을 실으며 이용자 관심 몰이에 나섰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숏폼이란 10초~10분 사이의 짧은 동영상을 일컫는다.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그램 '릴스' 등이 대표적이다. 일명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며 짧은 시간 내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숏폼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시각적 자극을 극대화한 영상이 많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 시장도 고성장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올해 400억달러(약 54조원) 규모인 세계 숏폼 시장이 향후 5년간 연평균 60%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높은 성장이 예고된 시장 공략을 위한 △통신 3사 △네이버·카카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우선 통신 3사는 유튜브 등을 활용한 숏폼 콘텐츠 공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KT는 연예인 혜리를 내세워 온라인 전용 무약정 요금제인 요고 캐릭터와 댄스 챌린지 형식의 영상,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창사 40주년을 기념한 웹드라마와 통신 궁금증 해결 영상을 선보이는 식이다. 이같은 숏폼 콘텐츠는 미래 잠재 고객인 젊은 층을 포섭하기 위한 핵심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입장에선 장기간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미래 고객 확보가 중요하다"며 “숏폼의 주 수요층인 젊은 세대의 시선을 끌만한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임으로써 이용자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쇼츠 등을 앞세워 존재감을 키운 유튜브에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밀리고 있는 네이버·카카오는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이들은 숏폼 관련 기능을 강화하며 이용자 관심 끌기에 나섰다. 네이버의 경우 통합 검색에 '클립탭'을 추가했다. 클립탭은 짧고 강렬한 콘텐츠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으로, 이용자들이 쉽고 빠르게 다양한 숏폼 영상을 즐길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카카오도 자사 포털 '다음'에 '숏폼 탭'을 새롭게 추가하며 숏폼 콘텐츠 시장에 발을 들였다. OTT의 숏폼 시장 진출도 눈에 띈다. 왓챠는 최근 국내 OTT 가운데 처음으로 숏폼드라마 전문 플랫폼 '숏챠'를 출시했다. 이곳에선 모바일 감상에 최적화된 세로 형태로 제작한 1분 내외의 짧은 콘텐츠가 제공된다.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이용자를 플랫폼으로 유입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한 ICT 업계 관계자는 “숏폼은 모바일 중심의 현대 생활 패턴에 최적화된 콘텐츠로 앞으로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용자 관심 확대 측면에서 숏폼 콘텐츠 등을 활용하기 위한 업계의 행보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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