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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명장’ 현장 기술력 계승·미래 세대 성장 비전 제시

포스코가 '명장 제도'를 통해 현장 기술력을 계승하고 미래 인재에 성장 비전을 제시하며 인적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29일 포스코에 따르면 이 제도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인품을 겸비한 직원을 선발해 기술직의 영예를 높이기 위해 2015년 도입됐다. 글로벌 철강업계가 공급 과잉과 불확실한 통상 환경 등 전례 없는 악재를 맞이한 가운데 회사는 이를 난국 타개책으로 지목했다. 포스코 명장은 단순한 기술 숙련도를 넘어 회사 기여도와 인성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발된다. 선발된 명장에게는 1직급 특별 승진과 축하금·유급 휴가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정년 퇴직 후에도 기술 컨설턴트로써 축적된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올해는 신재석 포항 제철소 압연설비2부 파트장이 포스코 명장으로 선정됐다. 신 명장은 1987년 입사 이래 압연 기계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고정밀 냉간압연설비 기술을 바탕으로 설비 강건화와 신기술 접목을 통해 생산성·품질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신 명장은 “품질 확보와 설비 안정성을 위해 그동안의 경험과 역량을 발휘해 더 넓은 시야로 회사와 후배들을 위해 헌신하는 포스코 명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포스코 명장은 △조업 14명 △설비 13명 △연구 1명 △안전 1명 총 29명의 명장이 배출됐고 회사의 기술 경쟁력과 현장 중심 경영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포스코가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15년 연속 평가받은 배경에는 현장 기술력이 밑바탕이 됐다. 명장은 현장의 최일선에서 본원 경쟁력 강화를 이끌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 명장들은 현장 기술 지원·후배 직원 기술 전수·신입 사원 교육·사내 대학 특강·협력사 및 고객사 설비 관리 강의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철강 산업 전반의 기술 경쟁력 향상에 힘쓰고 있다. 올해 6월 철의 날 기념식에서 손병근 명장은 자동차용 도금강판 공정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으로 신수요 창출에 기여한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받았으며, 2024년에는 이선동 명장이 포스코 현장 직원 중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 바 있다. 포스코 명장으로 선발된 직원은 회사의 발전·혁신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포스코 명예의 전당에 이름과 공적 사항이 영구 헌액된다. 명예의 전당에는 현재 포스코 창립 요원과 역대 CEO, 명장 등이 나란히 등재돼 있다. 또한 포스코는 현장 직원들의 롤모델인 '포스코 명장'의 영예를 기리고자, 포스코 명장 24명의 인터뷰를 엮은 책 '포스코 명장'을 2023년 발간했고, 이를 통해 현장 최우선의 기업 문화와 인적 경쟁력을 세간에 알렸다. 향후 포스코는 명장 제도를 비롯한 다양한 제도적 지원을 통해 기술 장인에 대한 예우와 존중 문화를 확산시키고, 직원들의 자부심을 고취시켜 초일류를 향한 혁신을 이끌어가는 기술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동국제강그룹, 삼성생명 소유 페럼타워 6451억원에 되찾았다

동국제강그룹이 10년만에 페럼타워를 되산다. 동국제강은 25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서울 중구 수하동 소재 '페럼 타워(Ferrum Tower)' 매수를 의결하고, 삼성생명 서초 사옥에서 매도·매수측 상호 입회 하에 부동산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동국제강은 당일 삼성생명으로부터 유형 자산 페럼타워를 6,450억 6000만원에 취득함을 공시했다. 페럼 타워는 동국제강그룹의 상징과 같은 건축물이다. 1954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공장에서 시작한 동국제강그룹은 1974년 당시 을지로 소재 3층 규모 옛 청계초등학교로 본사를 이전했다. 이후 2007년 재개발을 위해 잠시 떠날 때까지 33년간 본사로 사용해 왔다. 동국제강그룹은 2010년 8월, 사옥 신축을 마무리하고 재입주했다. 신사옥은 서울 중심 업무 지구(CBD) 대지 3749㎡(1134평), 지하 6층·지상 28층 규모 랜드 마크로, 명칭도 철강 그룹 정체성을 반영해 라틴어 철(Ferro)을 담아 '페럼'(Ferrum)으로 정한 바 있다. 임직원 참여를 통해 결정한 이름이다. 현재까지 총 49년간 머물러 온 공간이다. 그룹의 상징인 페럼 타워는 재건의 토대가 됐다. 동국제강그룹은 2010년대 중반부터 지속된 업황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로 신용 등급 조정을 겪으며, 2014년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하기에 이른다. 이후 △동국제강-유니온스틸 통합 △유아이엘 매각 △후판 사업 재편 등 구조 변화에 이어 2015년 4월, 페럼타워 매각을 끝으로 재무 구조 개선 약정을 2년 만에 조기 졸업한다. 이후 동국제강그룹은 철근·형강·컬러 강판 등 수익성 중심의 철강 사업 포트폴리오로 전환했다. 사업 재편을 지속하며 중국 법인(DKSC)을 정리했고, 브라질 CSP 제철소 매각 등 불확실성을 줄이고 핵심 역량을 강화했다. 2015년 말 투기 등급(BB+)이던 신용 등급은 2023년 BBB+(안정적)까지 올랐고, 부채 비율도 동기간 136.8%에서 99.0%까지 37.8%p 개선했다. 동국제강의 페럼 타워 매입은 그룹이 10여년간 추진해 온 사업 구조 개편에 마침표를 찍고, 재도약을 위한 '내실 있는 성장'으로 전환함에 의미가 있다. 동국제강그룹은 2023년 6월 지주사 동국홀딩스와 철강 법인 동국제강·동국씨엠 2개사로 분할하며 그룹사로 구조를 다시 갖췄으며, 이번 사옥 매입으로 그룹의 통합 시너지 창출 기반을 마련했다. 동국제강은 건실한 재무적 체력을 기반으로 중심 업무 지구(CBD) 빌딩 자산 운영 등 업황 민감도가 낮은 안정적 사업 기반을 확보함에 따라 수익성 개선과 향후 시장 가격 상승을 통한 투자 자산 가치 증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동국제강은 3분기 내 잔금 납입 등 잔여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페럼 타워 매입을 계기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동국 헤리티지'를 계승하고, 내실 있는 성장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대제철 “中 철강 감산 본격화·저가수입품 유입↓…점진적 실적 개선 가능”

24일 현대제철은 올해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매출 5조9456억원·영업이익 101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 대비 매출액 3821억원(6.9%) 증가, 영업이익은 1208억원 개선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당기순이익 역시 37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18억원 개선됐다. 현대제철 박홍 재무관리실장은 “전분기 노조 파업 영향으로 감소했던 생산량이 회복되고 판매량이 증가한 것에 더해 원료 가격 하락과 자회사의 실적 개선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판매량 증가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스프레드 개선 △해외 자동차 강판 판매 증가에 따른 해외 법인 등 자회사 실적 개선이 주요 개선 요인으로 작용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39만9000톤 증가한 452만6000톤을 기록했으나, 건설 시황 부진 지속에 따른 봉형강 제품 판매가 하락으로 영업손실 75억원을 기록했다. 재무 구조 측면에서는 지속적인 개선세를 보였다. 2분기 말 기준 차입금은 전년 말 대비 1239억원 감소한 9조6145억원을 기록했으며, 부채 비율은 6.3%p 개선된 73.4%를 나타냈다. 박 실장은 “2021년 말 당사의 차입금과 부채 비율은 각각 12조2000억원, 102.8%였으며, 지속적으로 차입금을 축소한 결과 2025년 2분기 말 차입금은 9조6145억원, 부채 비율은 73.4%까지 개선됐다"며 “당사는 지속적으로 재무 건전성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제철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구축에 약 16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공정은 기존 고로 생산 대비 탄소 발생량을 20% 줄일 수 있으며, 2026년 1분기 양산을 앞두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 부문에서는 3세대 자동차 강판 생산 설비 구축을 완료했으며, 국내 철강사 최초로 글로벌 원자력 소재 공급자 인증을 취득했다고 발표했다. 하반기 전망에 대해 김원배 영업본부장은 “신정부 출범 이후 경기 부양책 및 금리 인하로 하반기는 상반기 대비 내수 경기와 건설 투자 회복이 기대된다"며 “중국의 철강 감산이 본격화되고 통상 대응에 따른 저가 수입 제품 유입 감소로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북미 루이지애나 제철소 투자 진행 상황에 대한 질문에 최상건 전략기획본부장은 “6월 26일 현지 법인을 설립했으며, 현재 부지 조성을 위한 지반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또한 “8월 말까지 주설비 계약 관련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산 후판 잠정 관세 부과 효과에 대해서는 “4월 잠정 관세 부여 이후 중국으로부터의 수입량이 대폭 줄어들었다"며 “후판 가격이 소폭 올라가다가 현재는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항 중기 사업 매각 배경에 대한 질문에는 “국내·중국의 건설 경기 지속 침체로 수요가 급감하고 공급 과잉에 따른 경쟁 심화로 적자가 지속됐다"며 “대기업의 원가 구조로는 중소기업 및 중국의 저가 제품과 경쟁이 어렵다고 판단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답했다. 현대제철은 지속되는 철강 시황의 어려움 속에서도 탄소 배출 저감 제품 수요 확대 대응과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통해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한다는 입장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고려아연, CDP 탄소 감축 평가 ‘A학점’ 획득…상위 6%

고려아연은 최근 'CDP SEA 2024'에서 최고 등급인 'A'를 획득했다고 22일 밝혔다.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 Carbon Disclosure Project)는 전 세계 기업과 도시 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정보공개 시스템을 운영하는 세계 유일의 비영리 단체다. 공급사 참여도 평가(SEA, Supplier Engagement Assessment)는 CDP가 매년 공급망 측면에서 탄소감축 전략 등을 제대로 실행하는지 분석·평가하는 체계다. CDP SEA는 최고 등급인 A를 받은 기업만 자사 홈페이지에서 밝히고 있다. CDP SEA는 △리스크 관리 체계 △거버넌스와 경영 전략 △공급사와 협력 △스코프(Scope)3 검증 △감축 목표 수립과 관리 등 총 5개 항목으로 나눠 기업을 평가한다. 여기서 스코프3는 사업장 경계 밖에서 발생하는 모든 온실가스 배출량을 말한다. 5개 항목에서 공급사 협력과 스코프3 가중치가 높다. 고려아연은 전 항목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재 고려아연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면밀하게 추적∙관리하고 있으며, 폐기물 발생 규모도 크게 줄였다. 지난해 폐기물 발생량은 65만7016톤으로 전년 대비 무려 10만4482톤(13.7%) 감축하는 데 성공했다. 폐기물 재활용률도 80%를 넘어서면서 세계 최고의 '친환경 제련소'라는 점을 보여줬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환경 개선에 사상 최대인 558억원을 투자했다. 5년간 총 투자액은 1500억원 이상으로, 이러한 투자와 노력이 빛을 발했다. CDP SEA의 평가를 받는 전 세계 기업은 약 2만3000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은 기업은 1300여개밖에 되지 않는다(전체에서 약 6%). 고려아연은 이번에 A등급을 받으면서 뛰어난 제련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공급망 측면에서도 기후위기 관리와 탄소감축을 선도하는 최우수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고려아연 이외에 CDP SEA 2024에서 A등급을 받은 전 세계 주요 기업으로는 나이키, 아디다스, 펩시, 소프트뱅크, 티 모바일(T Mobile), 제너럴모터스(GM), BMW, LVMH, 맥킨지앤컴퍼니 등이 있다. 모두 몸담은 업종에서 최상위권의 경쟁력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자, 각 국가와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제련기업이 CDP SEA에서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는 건, 어떤 기업보다 공급망 측면에서 기후위기 관리와 탄소감축에 뛰어난 역량과 강한 의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앞으로도 계열사와 공급사 등과 합심해 업계를 선도하는 친환경 제련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최근 한국ESG연구소가 실시한 2025년 상반기 ESG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철강·금속 분야 38개사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적대적M&A에도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사회 독립성과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집중 투표제 도입으로 일반 주주의 권리를 높인 점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고려아연 “영풍 측 디스커버리 절차, 법적 판단 아냐”…이의·효력 정지 신청 예고

고려아연이 최근 영풍 측이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에 신청한 디스커버리(Discovery) 절차와 관련, “마치 법적 판단이 내려진 것처럼 왜곡된 주장을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고려아연은 이번 절차가 단순한 형식적 요건 검토에 불과하고 본질적인 법적 판단이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18일 고려아연 관계자는 “디스커버리 절차는 신청자 측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토대로 최소한의 요건 충족 여부만을 심사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상대방인 당사의 자료 제출이나 반박 절차 없이 허가가 날 수 있는 구조로, 본격적인 법적 공방은 향후 이의 신청 등을 통해 비로소 시작된다"고 밝혔다. 영풍 측이 요청한 증언 신청 중 일부는 대상자의 주소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기각된 바 있고, 이후 보정을 통해 다시 인용된 것을 두고도 마치 새로운 법적 판단이 내려졌다는 식의 과장된 주장을 펼쳤다는 게 고려아연의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현재 이의 신청(Motion to Quash)과 효력 정지 신청 등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이번 분쟁의 중심에 있는 미국의 재활용 자원 기업 '이그니오(Igneo)'에 대해서도 고려아연은 미래 전략적 판단에 따른 합리적 투자였다고 강조했다. 이그니오는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의 일환으로, 미국 내 전자 폐기물(E-waste)을 수거해 친환경 동(구리) 생산 공정의 원료로 가공하는 자원 순환 거점이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과 관련된 구리 관세 이슈와 맞물리며, 안정적인 원료 확보 측면에서 이그니오의 입지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고려아연 측은 “최근 구리 가격이 급등하고 무역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그니오 확보는 공급망 안정 측면에서도 선제적 조치였다"며 “시장 변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이뤄진 경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또 “실제로 올해 상반기 이그니오 실적 개선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영풍과 MBK 파트너스는 의혹 규명 본격화 등을 주장하며 고려아연의 경영상 판단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경영 노력을 폄훼하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행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지금 자원 안보를 책임지는 산업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며 “영풍과 MBK가 국가기간산업의 일원인 당사의 발목을 잡는 대신 산업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영풍·MBK의 계속된 오도된 주장과 경영 무지에 기반한 행보는 시장의 신뢰를 더욱 떨어뜨릴 뿐"이라며 “더 이상의 기업 가치 훼손 행위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영풍·MBK “뉴욕 법원, 고려아연 美 자회사 CFO 증인 소환 허가”

영풍과 MBK 파트너스는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으로부터 고려아연 미국 자회사 페달 포인트 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 함 모 씨와 시니어 매니저 하 모 씨를 대상으로 한 증인 소환을 허가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결정은 미국 연방법 제1782조에 따라 영풍이 한국에서 제기한 주주 대표 소송에 활용할 증거 확보를 목적으로 신청한 사법 협조 요청을 법원이 인용한 데 따른 것이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페달 포인트의 재무 자료는 이그니오가 과대 평가된 가격으로 인수됐음을 보여줄 수 있으며, 고려아연 이사들이 거래에 대한 실사를 적절히 수행하지 않았거나 의도적으로 부풀려진 기업 가치를 수용했음을 입증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허가로 영풍·MBK는 두 임원에 대한 선서 증언과 내부 재무 자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앞서 같은 법원은 지난 2일 페달 포인트가 보유한 문서 제출 및 법인 대표 증언을 허가한 바 있다. 이로써 인수 실무를 담당한 핵심 인력들의 진술과 회사 내부 자료가 모두 확보될 전망이다. 영풍과 MBK는 지난해 9월 공개 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지배 구조 개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최윤범 회장 등 경영진이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있던 미국 폐기물 수거업체 이그니오를 약 5800억원에 인수해 회사에 대규모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하며 주주 대표 소송을 제기했다. 두 원고 측은 이번 결정이 “이그니오 가치 산정 과정의 적정성 여부와 이사회 실사 의무 이행 여부를 규명하는 핵심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고려아연과 최윤범 회장 측은 이번 미국 법원 결정에 대한 공식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았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영풍 석포제련소 임직원, ‘낙동강 중금속 유출’ 2심도 무죄

낙동강에 카드뮴 등 중금속을 무단 방류한 혐의로 기소된 영풍 석포 제련소 전직 대표이사 등 임직원 7명과 법인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유죄를 인정할 직접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1심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대구고등법원 형사1부(재판장 정성욱 판사)는 '환경범죄 등의 단속 및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강인 전 대표이사 등 피고인 7명과 영풍 법인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총 1009차례에 걸쳐 공장 바닥의 균열을 통해 카드뮴 등 유해 물질이 지하수로 흘러들어 낙동강으로 방류했다는 혐의를 받아왔다. 검찰은 이들이 지하수 오염을 인지하고도 시설 개·보수를 미루며 고의로 환경 오염을 방치했다고 판단,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1~5년 및 법인에 벌금 3000만원을 구형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공장 내 이중 옹벽조 균열로 인해 지하수 오염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직접 증거가 없다"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의 고의 또는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는 1심 판단과 동일하다. 앞서 1심 재판부도 “환경 오염 방지를 위한 노력이 미흡했다고는 볼 수 있어도 고의로 유출을 방치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이번 판결과 관련해 영풍 측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법원의 합리적인 판단을 존중하며, 무죄 선고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 제련소 최초로 무방류 시스템을 도입하고, 지하수 오염 확산 방지 시설을 설치하는 등 환경 보호를 위한 기술적·제도적 노력을 지속해왔다"며 “연간 약 1000억 원 규모의 환경 투자를 통해 위해 발생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풍 관계자는 “향후에도 지역 사회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책임 경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대로템, 부산신항에 항만무인이송장비 57대 공급

현대로템이 부산 신항에 스마트 물류 핵심 설비인 항만 무인 이송 장비(AGV, Automated Guided Vehicle)를 공급한다. 현대로템은 동원 글로벌 터미널 부산(DGT, Dongwon Global Terminal Busan)에서 발주한 부산 신항 7부두 항만 AGV 공급 사업의 발주 의향서(LOI)를 수령했다고 17일 밝혔다. 항만 AGV는 부두의 컨테이너를 적재해 하차 장소까지 자동으로 이송하는 항만 물류 자동화의 핵심 설비로, 향후 현대로템은 본계약 절차를 걸쳐 부산 신항 7부두에 항만 AGV 57대와 함께 차량 운영에 필요한 관제 시스템과 충전기 등 부대 설비를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로템은 이미 2023년 DGT로부터 부산 신항 7부두 항만 AGV 43대를 수주해 개장에 맞춰 적기에 공급했고 이번 사업을 통해 추가로 항만 AGV 57대를 납품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광양항 자동화 부두 AGV 44대 공급 사업을 수주하는 등 3년 연속으로 스마트 물류 부문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번 사업은 국가 핵심 전략인 북극항로 개척의 중심 거점으로 지목된 부산 신항에서의 수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동북아시아권의 대표적인 글로벌 스마트 물류 허브로 주목받는 부산 신항은 최근 선박 대형화와 세계적인 물동량 증가 추세에 맞춰 인공 지능(AI)과 빅 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물류에 접목하는 대규모 공공 부문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현대로템은 이번에 납품되는 AGV가 동북아-유럽 교역의 전초 기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부산 신항 물류 고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현대로템은 AGV 제품 경쟁력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운영 효율 제고 방안을 수립하는 고객맞춤형 서비스에 집중해왔다. 실제 현대로템은 AGV 성능 개선은 물론 관제시스템 고도화 등 사후 지원을 통해 DGT의 컨테이너 물동량 처리 최적화 작업에 기여하고 있다. 향후 글로벌 항만 물류 자동화 시장 공략을 위해 시간당 컨테이너 처리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AGV 연구·개발(R&D)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유지·보수 분야도 더욱 체계화해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또 현대로템은 항만 AGV의 국내 제작 이점을 활용해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예정이다. 차체와 주요 기능품의 국산화 비율을 올려 아직 초기 단계인 국내 항만 부품 공급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스마트 물류 산업의 역량 강화에도 힘을 보탠다는 것이다. 유지보수 기간과 가동률이 가장 중요한 스마트 물류 부문은 국산화 비율이 높을수록 외산(外産) 대비 더욱 신속한 사후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스마트 항만 기술 경쟁력 강화와 관련 국내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연구개발에 힘써 국산 항만 AGV의 핵심 기술 역량을 제고하고 있다"며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고품질의 항만 AGV를 적시·적기에 공급하고 최적화된 사후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세아베스틸, 한화큐셀서 20년 간 태양광 에너지 수급…RE100 달성 박차

세아베스틸은 재생 에너지 솔루션 전문 기업 한화큐셀과 20년 장기 직접 전력 구매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세아베스틸은 올해 하반기부터 한화큐셀의 태양광 발전 재생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PPA는 재생 에너지 발전 사업자와 전기 소비자가 전력 시장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력을 거래하는 방식으로, RE100 이행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주요 재생 에너지 조달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2024년 기준 연간 2만6967MWh의 재생에너지 전력을 확보했다.또 점진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세아베스틸은 연간 1만6425MWh의 재생 에너지 전력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연간 총 4만3392MWh 상당의 전력을 재생 에너지로 충당하게 된다. 이는 국내 4인 가구 전력 사용량인 3684kWh로 환산 시 약 1만2000세대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에 해당하며, 연간 약 1만9800톤의 탄소 배출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세아베스틸은 철 스크랩 기반의 전기로를 사용하기 때문에 철광석을 사용하는 고로 대비 탄소 집약도가 현저히 낮은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탄소 중립에 대한 중요성과 저탄소·친환경 철강 제품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원 사용량을 선제적으로 확대해 ESG 경영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공급사인 한화큐셀은 국내 재생 에너지 산업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으로서 직접전력구매계약을 포함한 다양한 재생 에너지 공급 모델을 선보이며 국내 시장을 공략해 나가고 있다. 이번 20년 PPA를 통해 양사는 RE100 달성을 위한 장기 파트너십을 구축하게 됐다. 이날 계약 체결식에 참석한 홍상범 세아베스틸 경영총괄부문장은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PPA를 통한 재생 에너지 사용 확대는 기업 가치 제고와 신규 사업 기회 창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친환경 전략을 통해 ESG 경영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재열 한화큐셀 한국사업부장은 “이번 계약을 통해 국내 기업의 RE100 실현과 탄소 중립 이행을 적극 지원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산업 파트너들과 협력해 무탄소 전원 확대와 국가 에너지 전환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포스코, 아람코에 HIC강재 납품…‘유럽 독점’ 깼다

포스코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파드힐리 가스플랜트 증설사업에 HIC(수소유발 균열) 인증 에너지 강재를 공급한다고 13일 밝혔다. 파드힐리 증설 프로젝트는 세계 최대 석유사 아람코가 기존 플랜트의 가스 처리량을 1.6배 수준으로 높이는 대형 에너지 인프라 증설사업이다. 포스코가 이번에 납품한 HIC 강재는 수소유발 균열(Hydrogen Induced Cracking)에 저항성을 가진 강철로 가혹한 환경에서 사용되는 석유·천연가스 등의 에너지용 강관이나 압력용기 소재로 활용된다. 에너지 강재는 사용처에 따라 에너지를 채굴·생산하는데 쓰이는 플랜트와 수송하는 파이프 부문으로 구분되는데, HIC 방지강재(HIC Resistant Steel)가 플랜트 부문에 납품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아람코가 요구하는 플랜트용 HIC 강재는 국제 규격(NACE TM0284)보다 높은 수준의 HIC시험과 품질 인증 절차로 그동안 유럽 철강업체들이 독점 공급해 왔다. 현재 포스코를 포함한 9개 철강사만 아람코 인증을 받았으며, 이번 공급을 통해 고부가 에너지 강재 시장에서 포스코의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포스코 HIC강재는 국내 배관, 압력용기, 피팅 제작사를 통해 완제품으로 가공돼 국내 플랜트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도 했다. 당초 파드힐리 프로젝트 초기에는 배관과 압력용기 제작사로 유럽기업이 검토됐으나, 포스코가 강재를 공급하면서 제작사들도 국내업체로 변경되는 선순환 효과로 이어졌다. 후방산업의 기술 경쟁력이 국내 전방산업에 신규 수요 납품 기회로 이어진 것이다. 현재 배관은 현대스틸파이프·세아제강, 압력용기는 범한메카텍, 피팅은 태광에서 제작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보호무역주의, 고관세 정책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글로벌 통상 환경 속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신규 수요를 개발하고 판로를 확대해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 중"이라며 “나아가 다양한 고객사와 전방위로 협력하며 국내 제조업의 성장과 경쟁력 향상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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