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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신제품 ‘아이폰16 프로’ 20일 판매…가격은 10% 오를 듯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6 1차 출시국에 한국이 처음 포함되는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프로 모델 가격은 10% 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 모델은 국내 소비자들이 주로 구매한다. 8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신형 아이폰16 시리즈를 오는 20일 국내에서 판매 개시할 계획이다. 국내 출고가는 아직 통신사들과 협상 중으로, 애플코리아와 통신사는 사전 예약 개시 직전에 최종 출고가를 확정한다. 통신업계는 국내 출고가를 추정할 가늠자인 미국 시장에서 아이폰16 프로의 가격이 전 모델보다 100달러(한화 약 13만5000원) 오를 전망인 것으로 미뤄 국내 출고가도 인상이 이뤄지리라 보고 있다. 미국의 애플 팬 커뮤니티 '애플 허브'에 따르면 아이폰16 시리즈의 미국 시장 출고가는 기본형 128GB 799달러, 플러스 899달러, 프로 1099달러, 프로맥스 1199달러로 알려졌다. 대부분 모델에서 전작인 아이폰15 시리즈와 동일하지만 아이폰16 프로만 전작 가격의 10%인 100달러가 인상되는 것이다. 프로 모델에서는 저장용량이 가장 적어 상대적으로 저가인 128GB 모델을 내놓지 않고 256GB부터 시작하면서 출고가격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 조사 업체 카운터 포인트 리서치도 애플이 자체 인공지능(AI) 기능 '애플 인텔리전스' 서비스 비용 탓에 아이폰16 시리즈에서 약간의 가격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이폰15 기준 프로 모델을 선택한 국내 소비자 비중이 47.9%로 아이폰 구매자의 절반이 프로 모델을 구입하고 있어 이번 프로 모델 가격 인상이 국내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신업계는 아이폰 인기 모델의 가격 상승에 가계 통신비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부의 가계 통신 부담 절감 정책에 통신사뿐 아니라 단말기 제조사들의 가격 정책도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애플은 갤럭시 A 시리즈 등 중저가 제품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달리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 SE 신작 출시를 2022년부터 중단하고 플래그십 스마트폰 중심의 고급화 전략을 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단말기 지원금을 부담하지만, 애플은 그렇지 않기도 한다. 올해 초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 애국심 마케팅에 따른 아이폰 판매량 감소에 대응해 단말기 가격을 최대 1150 위안(21만6000원) 인하한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머스크 ‘콜로서스’ 등장… 한국 반도체 도약 기회 열린다

일론 머스크의 AI(인공지능) 기업 'xAI'가 세계 최대 규모의 AI 훈련용 슈퍼컴퓨터 '콜로서스'를 가동하면서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에 끼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머스크의 '콜로서스', AI 슈퍼컴 전쟁 점화 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최근 테슬라와 스페이스엑스의 수장 일론 머스크는 지난 3일(현지시간) 'X'를 통해 10만개의 엔비디아 H100 GPU를 활용하는 AI 훈련 시스템 '콜로서스'(Colossus)의 공식 출시 소식을 전했다. 이는 AI 훈련을 위한 단일 시스템(GPU 클러스터)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머스크는 몇 달 안에 콜로서스에 10만개의 GPU를 추가할 계획도 밝혔다. 이 중 5만개는 H100의 상위버전인 H200 GPU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반도체 업계는 극적인 수요 증가를 불러올 콜로서스 프로젝트가 엔비디아로 대변되는 AI 하드웨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이게 끝이 아니다. 머스크를 필두로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대규모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스타게이트 프로텍트를 통해 1000억달러(약 133조원)을 들여 대규모 GPU 클러스터 구축을 진행 중이며,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도 35만개의 H100을 구입할 의향을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삼성, HBM 시장 새 기회 포착 머스크의 참전으로 기술 기업의 AI용 GPU 확보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국내 한국 반도체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HBM은 AI 연산에 필수적인 고성능 메모리 칩이다. 콜로서스와 같은 대규모 AI 시스템은 엄청난 양의 HBM을 필요로 한다. SK하이닉스는 이미 2023년 기준 전 세계 HBM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머스크의 프로젝트로 인한 수요 증가는 이를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현재 삼성은 HBM 생산을 대폭 확대하며 SK하이닉스를 맹추격 중이다. 삼성은 자사의 파운드리 사업과 AI 칩 생산 능력을 확대하면서 동시에 이에 필요한 HBM 공급도 늘리는 방식을 채택 중이다. 관건인 HBM3E 관련 기술력이 확보될 경우 매우 빠른 속도로 시장에 침투할 수 있다는 게 삼성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GPU 전쟁, 전력 소비 해결이 관건 기회 속에서도 도전 과제는 만만치 않다. GPU 시장의 성공을 좌우할 조건으로 최근 전력 문제가 대두 중이다. 대규모 GPU를 구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량은 상당하다. H100 GPU의 최대 전력 소비량은 약 700W다. 10만개의 H100 GPU로 구성된 클러스터는 연간 약 374GWh의 전력을 소비한다. 이는 지난해 구리시 전체가 사용한 전력량과 맞먹는다. 최근 세미콘 타이완 2024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모두 전력 문제를 중요한 변수로 꼽은 이유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모두 저전력 고효율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AI용 반도체 시장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극적인 확대가 예상되는 지금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시기"라며 “시대가 요구하는 기술력을 한국 기업이 갖추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카카오 “분골쇄신” 1년…사법리스크에 노사 갈등까지 ‘첩첩산중’

총수 구속으로 최대 위기를 맞은 카카오의 쇄신 방향을 둘러싼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노사 간 단체협약 교섭이 결렬된 가운데 그룹 쇄신을 위해 세워진 컴플라이언스 기구들도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노동조합인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사측에 교섭 결렬 공문을 발송한 후 지난 3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제기했다. 크루유니언은 단체 행동을 포함한 모든 수단·방법을 통해 쇄신을 요구할 방침이다. 크루유니언은 결렬선언문을 통해 사측이 지난 1년 동안 경영쇄신을 본격화하면서도 노조 측 요구를 거부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쇄신 요구사항에 '논의 불가'를 통보하고 일부 과제가 완료된 것처럼 사실을 왜곡했다는 것이다. 또 경영진 관련 쇄신 진행 여부는 불분명한 상황 속에 사측이 교섭 일정을 연기하거나 안건을 제출하지 않는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며 교섭이 10개월을 넘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크루유니언이 지난달 비윤리적 경영진들에 대한 고문 계약 해지 및 해임을 요구했던 것과 연관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혐의를 받는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사임 이후에도 고문 계약을 이어오고 있고, 이준호 전 투자부문장 지난달 기준 재직 중인 상태라고 지적하면서 계약 철회를 촉구했다. 상장 직후 '먹튀' 논란을 일으킨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와 경영 부실로 전체 구성원 절반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한 백상엽 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에게 고문 계약을 통해 고액의 자문료를 지급해 온 것에 대해서도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크루유니언은 “참고 기다렸던 쇄신의 결과는 오히려 구조조정·매각 위험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크루(직원)들이 걱정된다면 '회사의 경영권이니 논의할 수 없다'가 아니라 고용 안정과 관련해 최소한 협의 절차라도 만들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사법리스크는 지난해 초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의혹이 불거진 것을 계기로 촉발됐다. 이후에도 일부 임원진의 무분별한 스톡옵션 논란과 문어발 확장, 회전문 인사, 개인정보 유출 의혹 등 크고 작은 논란을 빚었다. 물론 그룹 차원의 쇄신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다. 김 창업자는 지난해 12월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쇄신 작업에 임하겠다"며 조직 정비 의지를 피력했다. 이후 그룹 계열사의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내부 독립 기구인 경영쇄신위원회(쇄신위)와 준법·윤리경영 감시를 위한 외부 독립 기구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 출범을 시작으로 준법감시 체계 및 내부통제 틀을 잡아 왔다. '문어발 확장' 오명을 벗기 위해 회사 본업과 무관한 계열사 정리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그룹 내부에서는 컴플라이언스 기구가 1년 가까이 운영되고 있음에도 경영진에 대한 내부통제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단 지적이 적잖다. 장기간 형성된 기업 문화와 경영 방식이 쉽게 바뀌지 않을뿐더러 이들 기구의 활동만으로는 근본적 변화를 이끌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쇄신위는 김범수 창업자가 위원장을 맡아 진두지휘했지만 지난 7월 구속되면서 추진 동력이 상실됐다는 지적이다. 정신아 대표가 지휘봉을 넘겨받아 후속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김 창업자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가 고착화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컴플라이언스 기구인 준신위의 경우 독립성과 영향력이 약하다는 한계가 있다. 준신위의 활동이 사전 예방보다는 사후 대응에 집중돼 있어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마저도 강제력 행사 권한이 부족해 위반 행위에 대한 개선 권고에 그친다는 점도 문제다. 그룹 차원에서 권고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손쓸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분식회계 논란'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와 스톡옵션 행사로 '먹튀 논란'에 휘말린 정규돈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경영진 임명을 막지 못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 컴플라이언스 기구가 단순히 자문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닌 경영진의 법적 책임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위해선 준신위의 법적 권한 범위를 확대하고, 이행 권고를 무시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책임이나 제재를 명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준신위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외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외부 위원 확충이 필요하다"며 “준신위가 법적 위반 사항을 직접 조사하고 시정 조치를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도록 하고, 권고 이행 여부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을 명시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전력 ‘더원해 vs 줄이자’…삼성·SK의 엇갈린 AI 해법

AI(인공지능) 시장의 패권에 도전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필수적인 '전력'에 대해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더 많은 전력 공급의 필요성을 역설했으며, 삼성전자는 저전력 솔루션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전력을 더 요구하는 SK하이닉스와 전력 사용을 줄여주겠다는 삼성전자를 두고 업계는 향후 시너지도 기대하는 중이다. ◇세미콘 타이완 2024서 보여준 전략 차이 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개막한 세미콘 타이완 2024에서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담당 사장과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이 나란히 기조연설에 나섰다. 김 사장은 “AI가 발전해 AGI(인공일반지능) 수준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전력과 방열, 그리고 메모리 대역폭과 관련된 난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며 “2028년에는 데이터센터가 현재 소비하는 전력의 최소 두 배 이상을 사용할 것으로 추정되며, 충분한 전력 공급을 위해 소형모듈원전 같은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HBM(고대역폭 메모리)기술로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기술 개발과 적용을 위한 인프라에 더 방점을 두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부터 업계 최초로 HBM3E 8단 제품을 공급 중이며, 이달 말부터는 HBM3E 12단 제품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AI시장에 저전력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이 사장은 “(AI 시장에)HBM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온디바이스 AI 솔루션, 대용량 스토리지 등 다양한 제품군이 필요하다"며 저전력을 중심으로 한 삼성전자의 AI 메모리 솔루션을 소개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전력 소모를 약 66% 개선한 커스텀 HBM과 저전력 LPW (LPDDR Wide-IO) DRAM·LPCAMM2 (Low Power Compression Attached Memory Module) 등 온디바이스용 제품을 개발해 선보이는 중이다. ◇시장 지위 반영한 차별화된 접근 두 기업의 상반된 접근법은 각자의 시장 지위와 기술 역량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선도적 위치를 바탕으로 고성능 제품에 주력하면서도 전력 문제 해결책을 모색 중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종합 반도체 기업의 강점을 살려 저전력 기술과 다양한 AI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반도체 업계에서는 두 기업이 경쟁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서로를 보완하는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안정적인 전원 공급은 AI 시장의 필수적인 인프라다. AI 관련 기술 개발이 진행될수록 업계에서는 전력 문제에 대한 고민이 깊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AI 훈련에 필요한 전력 소비량도 급증하는 추세다. 파라미터(모델의 학습 가능한 변수의 총 개수) 1조8000억개의 ChatGPT-4를 훈련하는 데는 148기가와트 시간의 전력이 필요하다. ◇업계 “상생 효과 기대되는 공룡들의 경쟁" 이번 기조 연설을 접한 업계에서는 한국 기업의 발전적인 경쟁이 AI 시장에서의 두 회사 지위를 한층 더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의 전략 차이가 한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에 다양성을 부여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에너지 효율이 중요해지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두 기업 모두 HBM 시장 확대에 대비해 생산능력 확충에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며, 2028년 양산을 목표로 미국 인디애나에 첨단 패키지 공장과 R&D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평택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다이슨에 애플도 ‘눈독’…불붙은 ‘무선 헤드폰’ 선점 전쟁

다이슨에 이어 애플까지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며 '무선 헤드폰' 시장을 둘러싼 업체 간 선점 경쟁이 불붙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무선 헤드폰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자, 각사 무선 헤드폰 라인업들도 다양해지고 과감한 색상을 채택하며 MZ세대를 겨냥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슨은 최근 자사 최초의 오디오 전용 블루투스 헤드폰 '다이슨 온트랙'을 국내에 출시했다. 이 제품은 첨단 노이즈 캔슬링(ANC) 알고리즘을 탑재해 최대 40dB의 소음을 차단하는 것이 특징이다. 개인의 취향에 맞춰 제품 색상을 맞춤 제작할 수 있는 점도 눈에 띈다. 다이슨 온트랙은 'CNC 코퍼', 'CNC 알루미늄' 등 총 네 종류의 기본 조합에 추가로 헤드폰의 이어 쿠션과 이어 캡도 각각 7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다. 이를 통해 가능한 색 조합은 2000가지에 달한다. 이로써 청소기, 헤어드라이기 등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던 다이슨이 본격적으로 음향기기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아울러 애플의 무선 헤드폰 에어팟 맥스의 차세대 모델 '에어팟 맥스2'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업계는 애플이 올 하반기 중 에어팟 맥스2를 선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실화될 경우 애플은 지난 2020년 이후 4년 만에 신규 모델을 출시하게 된다. 소니도 라인업을 강화하며 시장 내 입지를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 상반기 베이스 부스터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얼트 웨어'를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아울러 뱅앤올룹슨이나 젠하이저 등도 라인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제품 출시에 속도를 내는 건 무선 헤드폰이 젊은 층의 일상 아이템으로 자리 잡으며 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업계가 추정하는 국내 무선 헤드폰 시장 규모는 2000억원에 달한다. 최근 몇 년 새 시장이 급격하게 커졌으며, 향후 지속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에선 무선 헤드폰의 인기 비결로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며 변화한 젊은 층의 라이프스타일을 첫손에 꼽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음악 감상 용도로 쓰이던 무선 헤드폰은 코로나19에 따른 집콕 생활 장기화 등으로 영상 등 여러 콘텐츠를 소비하는 용도로 진화했다"며 “특히 학생들에게 무선 헤드폰은 학습 목적의 몰입과 집중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MZ세대 등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Y2K(2000년대)' 패션 스타일이 무선 헤드폰 인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귀 전체를 덮는 헤드폰으로 Y2K 감성을 뽐내고자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는 영상 시청, 공부 등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노이즈 캔슬링 기능 강화, 패션 아이템으로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차별화된 디자인 등을 제품 소구 포인트로 내세우며 젊은 층 수요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날씨가 선선해질수록 무선 헤드폰 인기가 더 올라가는 만큼 업계는 본격적인 성수기를 앞두고 있다"며 “향후 주력 제품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하려는 업체 간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가전도 HVAC도 ‘고효율’…LG전자의 유럽 공략법

LG전자가 에너지 효율을 높인 생활가전·히트펌프 신제품을 앞세워 유럽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칠 준비를 마쳤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유럽의 에너지 불확실성을 해소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IFA 2024'가 오는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막을 연다. 올해 IFA에는 139개국 2200개 이상의 업체와 관련 단체가 참가하며, 행사 기간 18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을 전망이다. 특히 유럽에서 열리는 대규모 행사인 만큼 IFA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무대로 주목 받는다. LG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생활가전, 냉난방공조(HVAC) 등 주력 사업의 유럽 내 입지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이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고효율 제품' 라인업 강화를 첫 손에 꼽는 분위기다. LG전자는 IFA에서 선보일 세탁기, 냉장고,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신제품의 마케팅 포인트로 유럽의 ErP(Energy-related Products) 최고 에너지등급 기준보다 효율을 높였다는 점을 내세웠다. 일례로 LG 드럼 세탁기 신제품은 유럽의 가장 높은 에너지 효율 등급인 A보다 약 55% 더 효율을 높였다. 회사 관계자는 “제품에 탑재된 AI DD 모터가 세탁물이 서로 엉키지 않도록 최적 동작으로 작동하며 에너지 소비를 줄인다"고 설명했다. LG 냉장고 신제품은 최고 에너지 등급인 A보다 25% 정도 효율을 높여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 유럽 HVAC 시장 공략 선봉장 역할은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신제품이 맡는다. LG전자는 IFA에서 '써마브이 R290 모노블럭' 신제품을 공개한다. 써마브이 R290 모노블럭은 외부 공기에서 얻는 열에너지를 활용해 실내 냉난방 및 온수를 공급하는 '공기열원 히트펌프(AWHP)' 제품이다. 화석연료를 태운 열로 난방하는 기존 보일러에 비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고, 에너지 효율을 높인 게 주요 특징이다. 이처럼 LG전자가 생활가전, HVAC 분야에서 유럽 무대 공략을 위해 고효율 제품을 전면에 내세운 건 유럽연합(EU)의 '리파워EU(REPowerEU)' 정책 추진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022년 오는 2030년까지 에너지 소비와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 목표를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리파워EU' 정책 패키지를 발표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러-우크라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이 치솟는 위기를 겪으며 주요 제품 사용 시 에너지 효율이 높은지 여부를 우선적으로 살핀다"며 “국내 기업들은 고효율 제품을 앞세워 에너지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 확대 측면에서도 유럽 시장에 대한 주목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유럽 가전 시장 규모는 올해 기준 1016억달러(약 136조4082억원)에 달한다. 400억달러(약 54조원) 규모인 미국 생활가전 시장의 두 배가 넘는다. 아울러 LG전자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럽 HVAC 시장 규모는 현재 130억달러(약 17조원)로 추정되며 향후 3년간 약 5%씩 성장할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유럽은 생활가전 및 HVAC 사업의 몸집을 키우기 위한 핵심 시장"이라며 “고효율 가전·냉난방공조 솔루션 등을 앞세워 유럽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 HBM3E 공급 완료’ 또 제기…AI 판도에 ‘큰거 온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E(고대역폭메모리) 8단 제품을 조만간 공급할 것이라는 소식이 연일 나오면서 AI 반도체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HBM3E, AI 시대의 핵심 부품으로 부상 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HBM3E 8단 제품이 엔비디아로 출하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고객사 관련 내용은 확인 불가"라며 “계속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러한 신중한 태도를 오히려 HBM3E 공급이 무르익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고객사와의 계약을 염두에 둔 행동이기 때문이다. HBM3E는 기존 HBM3에 비해 대역폭이 최대 1.2배 향상된 고성능 메모리로, AI 가속기의 성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부품이다. 초당 최대 9.6Gb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자랑하며, 이는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가장 빠른 DDR5 DRAM의 약 10배에 달하는 속도다. 이러한 고성능으로 인해 AI 학습 및 추론 과정에서 데이터 병목 현상을 크게 줄일 수 있어, AI 칩 제조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HBM3E 시장 규모는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기 어려우나, 업계 전문가들은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AI와 빅데이터 분석, 고성능 컴퓨팅 분야에서의 수요 증가로 인해 시장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도 올해 HBM3E의 소비점유율이 60%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 SK하이닉스 선두, 삼성 맹추격…시장 재편 가능성 현재 HBM3E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선도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 3월부터 엔비디아에 HBM3E 8단 제품을 공급 중이며, 최근에는 12단 제품 양산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정확한 시장 점유율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현재 HBM3E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론도 2분기부터 HBM3E 8단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 내 HBM3E 8단 제품 양산 및 공급 본격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한 HBM 태스크포스(TF)팀을 개발실로 격상하고 인력을 대거 투입해 수율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좁히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적극적인 행보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HBM3E 시장에 본격 진입할 경우, 시장 점유율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수치 예측은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다. 만약 엔비디아의 H200 및 향후 출시될 블랙웰 시리즈에 HBM3E가 탑재된다면 AI 가속기의 성능 향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 기술난관 극복하며 HBM3E 경쟁력 확보 삼성전자의 HBM3E 개발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초기 단계에서 열 관리와 전력 소비 문제로 인해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고성능 메모리 칩 개발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로, 성능 향상과 안정성 확보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핵심 과제였다. 삼성전자의 엔지니어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칩 설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고효율 열 확산 구조 도입, 전력 관리 회로의 최적화, 다층 구조에서의 열 분산 기술 개선, 저전력 동작 모드 구현 등의 숙제를 해결하기 바빴다. AI 반도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맞서 빅테크 기업들도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뛰어들고 있어 삼성전자의 고객층은 지금보다 더 넓어질 가능성이 높다. 주요 기술 기업들은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메타 등이 AI 반도체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HBM3E 엔비디아 공급은 AI 반도체 시장의 경쟁 구도를 변화시키고, 한국 기업들의 시장 지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AI 반도체 시장의 급속한 성장에 힘입어 HBM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주요 업체의 경쟁도 심화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트렌드포스 “삼성전자, 엔비디아향 HBM3E 출하”

“Although Samsung was a bit late to the game, it has recently completed its HBM3e qualification and begun shipping HBM3e 8Hi for the H200, with qualification for the Blackwell series well underway."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가 삼성전자의 HBM3E 8단 제품 출하 시작을 주장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직 삼성전자의 공식 확인은 없다. 트렌드포스는 3일 “삼성이 최근 HBM3E 인증을 완료하고 엔비디아 H200용 HBM3E 8단 제품의 출하를 시작했다"며 “블랙웰 시리즈에 대한 인증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H200은 HBM3E 8단을 탑재한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다. 이 주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제기됐던 삼성전자의 HBM3E 공급설과 맥을 같이한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HBM3E 보도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해왔다. 지난달 로이터의 유사한 보도에 대해서도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들과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만 밝혔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엔비디아의 제품 라인업에서 H200이 HBM3E 8단 메모리 스택을 탑재한 최초의 GPU로 큰 파장을 일으킬 예정"이라며 “곧 출시될 블랙웰 역시 HBM3E를 완전히 채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HBM3E의 소비점유율이 60%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3E 8단 제품을 3분기 내 양산해 공급을 본격화하고, 12단 제품도 하반기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퀄테스트 통과가 이르면 9월 중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트렌드포스는 “최근 H200 GPU에 대한 클라우드서비스공급자(CSP)와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고객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H200은 올해 3분기 이후부터 엔비디아의 주요 출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메모리업체 중 최초로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의 HBM3E 12단 제품은 이미 주요 고객사들에 샘플 공급을 마쳤으며, 이번 분기 양산을 시작해 4분기부터 고객에게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외국선 보조금 퍼주는데… K-칩스법 골든타임 끝나간다

미국과 중국이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가 안보의 한 축으로 떠오른 반도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반도체 제조사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단순 세제 혜택 제공에 그치고 있어 관련 법 제정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무역 분쟁으로 촉발된 미-중 갈등은 인공 지능(AI)·5G·자율 주행 자동차 등 첨단 기술 패권 경쟁으로 확대됐고,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반도체로 더욱 집중되는 모양새다. 첨단 기술 발전의 근간인 반도체 산업은 나아가 빅데이터·로봇·항공우주·양자 컴퓨터를 포함한 슈퍼 컴퓨터에 활용되고, 민군 겸용이 가능해 미국은 이를 단순 경제적 차원이 아닌 국가 안보 측면에서 다루고 있다. 반도체의 역사는 1947년 벨(현 AT&T) 연구소에서 세계 최초로 트랜지스터를 개발함으로써 시작됐다. 하지만 반도체의 본고장인 미국은 2017년 이후 좀처럼 시장을 선도하는 칩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반도체 설계·제조 등 고부가가치 시장을 장악하며 세계 반도체 생산의 37%를 차지했지만 오늘날에는 10%대도 겨우 유지하는 형국이다. 이는 제조 공정의 고도화에 따라 설계에 역량을 집중하고, 생산은 한국·일본·대만·중국 등에 외주를 맡긴 것에 기인한다. 이에 반도체 주권을 회복하고자 미국 의회는 5년 동안 직보조금 390억달러와 750억달러 대출·보증, 25% 세액 공제, 132억달러 연구·개발(R&D) 지원금 제공을 골자로 하는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을 제정했고, 정부는 올해 3월 인텔에 85억달러(한화 약 11조4138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의 움직임을 의식한 결과다. 중국은 최근 신형 인프라와 도시화를 의미하는 '양신(兩新)'과 교통·통신·수리 등 전통 인프라를 뜻하는 '일중(一重)' 등 혁신 주도형 성장을 위한 '14차 5개년 계획·2035 중장기 목표'를 발표했다. 특히 △5G 기지국 △산업 사물 인터넷(IoT)△AI·데이터 센터 △고속 철도 △전기차 충전소 등 신형 인프라 투자를 위한 안정적인 반도체의 확보가 지상 최대 과제로 급부상했다. 기술 발전에 따라 더욱 수준 높고 많은 양의 반도체가 요구되자 미국은 네덜란드 광학 장비 기업 ASML로 하여금 중국향 극자외선(EUV) 노광기 수출과 사후 지원도 금지할 정도로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칩4 동맹국의 반도체 기업에는 반도체 및 과학법에 의거, 자국 내 첨단 생산 공장 설립 등 각종 투자를 독려하며 인텔과 마찬가지로 막대한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9조원, SK하이닉스 6200억원, TSMC에는 8조9000억원을 받게 됐다. 섬나라인 대만은 산악 지대가 많아 송배전 시스템 구축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또 지진도 자주 발생해 반도체 산업 발전에 불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대만도 현지 정부와 의회는 전력 공급과 공장 증설 부지 확보 등 모든 산업 정책의 초점을 TSMC에 맞춰 전폭적으로 밀어주는 모양새다. 타이중시는 TSMC가 관내 전력 중 38%, 용수는 9%를 쓸 수 있도록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반도체는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 호시탐탐 자국을 노리는 중국에 대항할 무기이기 때문에 대만에서는 TSMC가 '호국신산(護國神山, 나라를 지키는 지키는 신령스러운 산)'으로 통한다. 이처럼 글로벌 반도체 경쟁은 국가 총력을 건 전쟁 수준으로 격화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소야대 정국에서 더욱 심해지는 정쟁 탓에 제대로 된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반도체 기업들의 시설 투자비와 R&D 비용 중 일부를 소득세나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투자 세액 공제 특례 제한법 개정안인 'K-칩스법'이 발의된 바 있지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계류 중 회기 만료로 본회의에 오르지도 못한 채 자동 폐기됐다. 당시 K-칩스법은 반도체 설계 및 제조·디스플레이·2차 전지 등 국가 전략 기술에 대한 국내 설비 투자를 유도하고자 이에 대한 기본 공제율을 상향하고, 2023년에 직전 3년 평균에 비해 늘어난 투자 금액 중 10%를 추가 공제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K-칩스법은 어디까지나 직보조금 제공 없는 세제 혜택에 그쳐 알맹이 없는 지원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외국에서는 현금성 지원이 이뤄지지만 국내에서는 그렇지 못한 이유로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시비와 그에 따른 논란이 예상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는 반 기업 정서가 팽배해 과감한 지원책이 나올 수 없다고 지적한다. 개원한지 3개월 가량 된 22대 국회에서는 벌써 6개 반도체 지원법안이 나왔다. 가장 먼저 관련 법안을 발의한 고동진 국민의힘(강남구 병)은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과 육성 시책 시행, 생산 시설 등 인프라에 대한 보조금 지원 등을 심의·이행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국가·지방 자치 단체가 반도체 클러스터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전력·용수 등 공급을 위한 산업 기반 시설을 선제적으로 신속히 직접 설치하는 동시에 그에 따른 비용도 부담하도록 했다. 아울러 정부로 하여금 원활한 전력 수급을 위해 반도체 산업에 대한 '국가 전력망 설치 및 확충에 관한 사항'을 산업통상자원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의무 반영토록 했다. 고 의원은 “반도체 산업을 통한 생산 유발 650조원, 직간접 고용 창출 346만명, 소재·부품·장비 협력 기업 매출 204조원 등의 경제적 낙수 효과를 유발시키고, 대한민국이 '반도체 주권 확립'을 통한 반도체 산업·경제 강국으로 지속 발전될 수 있게한다는 것이 발의 취지"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삼성SDS ‘생성형 AI 서비스’ 성과…업무 초자동화 시대로 당긴다

삼성SDS가 기업 업무의 '초자동화(HyperAutomation·하이퍼오토메이션) 시대'를 열겠다는 꿈을 향해 한걸음 다가갔다. 자사가 선보인 '패브릭스', '브리티 코파일럿' 등 생성형 AI 서비스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기업 업무의 초자동화 혁신이 머지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리얼 서밋 2024'를 개최했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이 행사는 삼성SDS의 솔루션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고객 적용 사례를 공유하는 행사다. 삼성SDS는 자사 생성형 AI 서비스 패브릭스, 브리티 코파일럿 등의 성과 및 실제 기업 도입 사례 등을 소개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앞서 회사는 지난 5월 기업 업무의 초자동화를 실현하기 위해 해당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패브릭스는 클라우드 시스템에 생성형 AI를 가속하는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기업의 다양한 데이터와 지식 자산, 업무 시스템 등 정보통신 자원을 한곳에 모아 임직원들이 손쉽게 공유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기존 클라우드에 AI를 결합해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영상회의 중 실시간 자막과 회의록 작성을 비롯해 회의 종료 후 회의록 및 실행 방안 도출, 담당자에 메일 발송 등 각종 작업 자동화를 돕는다. 삼성SDS에 따르면 이 서비스들은 출시 4개월여가 지난 현재 100여개 기업이 도입했고, 15만명 이상이 사용 중이다. 패브릭스의 경우 특히 금융권에서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홍선기 삼성생명 부사장은 “패브릭스는 투자 위험관리, 사기 예방뿐만 아니라 보험금 지급 심사 등의 업무도 알아서 해결해준다"며 “임직원 업무 생산성 향상 측면에서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호텔업계에서 적극 활용 중이다. 행사장을 찾은 정봉화 파라다이스그룹 상무는 “브리티 코파일럿과 함께 하는 변화된 업무 여정을 통해 18개 관계사, 3500명 임직원의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정 상무는 “일례로 그룹 내 직원들의 경우 해외 파트너사들과 미팅이 많다"며 “(브리티 코파일럿 사용 후) 영상회의 시 실시간 번역이 가능하고, 회의가 끝나면 전체적 회의 내용이 요약본으로 만들어지는 점이 놀랍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브리티 코파일럿은 미팅 전 챙겨보면 좋을 자료를 알려주고 기획안 초안도 준비해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사공경 삼성SDS 상무는 “파라다이스 임직원에게 똑똑한 비서가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출시 초기 임에도 삼성SDS 생성형 AI 서비스에 대한 기업 고객의 수요가 급증하며 이 회사의 업무 초자동화 혁신 전략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S는 생성형 AI 플랫폼에 '에이전트' 기능을 추가하는 등 기능 고도화를 통해 업무 초자동화 시대를 활짝 연다는 계획이다. 우선 회사는 이용자를 대신해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를 고객이 직접 생성하고, 프로세스 별로 생성된 에이전트끼리 스스로 소통하며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멀티 에이전트' 등 패브릭스의 새로운 기능을 소개했다. 아울러 브리티 코파일럿의 신기능인 '퍼스널 에이전트'도 최초로 공개했다. 퍼스널 에이전트는 개인별 업무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요 일정·업무 브리핑, 우선순위에 따른 할일 추천, 영상회의 시 다국어 실시간 통역, 음성 기반 업무 처리 등 개인 비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다. 황성우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은 “현재 AI 비서라 불리는 코파일럿의 다음 모델이 에이전트다. 이를 통해 본격적인 업무 자동화가 시작됐다"며 “삼성SDS는 생성형 AI를 통해 기업 업무를 혁신할 것이다. 이는 기업 성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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