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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 보조금만 ‘100조’… 국내선 반기업 정서 탓 언감생심

글로벌 반도체 대전이 국가 간 대항전으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자국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막대한 현금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외국과의 산업 발전 수준이 다르고 형평성과 반기업 정서 등의 문제로 정부가 주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에 대한 기술 패권 경쟁은 자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의 중요성은 2018년 이후 촉발된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전쟁으로 강화됐다. 생성형 인공 지능(AI)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 반도체의 성장성 전망에 따라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세계 주요국들은 선두주자 지위를 확보하고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관계자는 “미국은 68조원, 유럽연합 62조원, 중국 101조원, 일본은 매년 10조~20조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자국 반도체 기업에 지급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은 자국 내 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립하는 삼성전자에 64억달러 상당의 보조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고, 이 외에도 인텔 85억달러·대만반도체제조(TSMC) 66억달러 등 막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일본 역시 반도체 산업 회생 차원에서 TSMC에 구마모토현 공장 부지와 1조2080억엔 수준의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세금을 투입하며 반도체 기업 유치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대기업에 대한 특혜 시비와 반기업 정서 탓에 투자액의 15%를 세액 공제해주는 정도에만 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지난 14일 오전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세종 청사 기자실에서 차담회를 갖고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 검토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지난 7일 고동진 국민의힘(강남 병) 의원이 국정감사 질의를 통해 “반도체 특별 회계를 도입해야 하는데 산업부의 대응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언급하자 안 장관은 “어떻게 재원 마련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관계 부처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답변했다. 전세계적으로 보호 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고 있고 보조금 지급이 대세가 됨에 따라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도 '자유 무역'을 의식해 정부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주저하면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앞서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제임스 브랜더는 '전략적 무역 정책'론을 제시했고, 불완전 경쟁 시장에서 정부 개입의 정당성을 주장한 바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의 수출 비중은 2021년 25.0%, 2022년 23.9%, 2023년 20.7%로 집계됐다. 때문에 적기에 보조금을 지급하면 국가 경쟁력 확보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게 재계 중론이다. 산업과 기업 경쟁력 제고의 골든 타임을 놓치면 비 가역적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2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 62.3%, 삼성전자 11.5%, SMIC 5.7%, UMC 5.3%, 글로벌 파운드리 4.9%, 화홍그룹 2.1%로 나타났다. 인텔은 11조원에 가까운 보조금을 미국 정부로부터 받았지만 경쟁사들과의 기술 격차를 메우지 못해 최근 대규모 인력 해고와 파운드리 분사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와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 보고서는 2032년 세계 반도체 생산 능력 순위 측면에서 중국이 21%로 1위를 차지하고 한국 19%, 대만 17%, 미국은 14% 순으로 뒤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첨단 공정을 비롯, 10나노미터 이하 한국 반도체 생산 점유율은 2022년 31%에서 2032년 9%로 급락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한경협 관계자는 “타 산업과의 형평성·재정 건전성 고려도 중요하지만 세계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반도체 산업 재선점에 있어 애로사항이 매우 커진다"며 “정부 불용 예산이 연간 11조원에 달하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한 직접 보조금 재원을 마련하는 등의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애플 ‘슈퍼드라이브’ 퇴장… 저물어가는 CD·DVD

애플이 지난 16년간 판매해온 외장형 광학 드라이브 '슈퍼드라이브'의 판매를 접은 것으로 파악된다. 애플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슈퍼드라이브의 재고가 소진됐고, 전 세계적으로 품절 또는 구매 불가 상태로 표시돼 사실상 단종된 것으로 보인다. CD와 같은 광학드라이브의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후 애플의 전 세계 스토어에서는 광학드리이브의 슈퍼드라이브을 찾아보기 힘들다.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재고가 남아있다지만 사실상 새로운 생산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슈퍼드라이브의 역사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애플은 혁신적인 디자인의 맥북 에어를 출시하면서 내장 광학 드라이브를 과감히 제거했다. 대신 별도의 외장형 광학 드라이브인 슈퍼드라이브를 함께 선보였다. 이후 2013년부터 애플은 모든 맥북 라인업에서 내장 광학 드라이브를 완전히 제거하면서 슈퍼드라이브를 계속해서 별도 판매해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디지털 미디어 소비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애플의 전략에도 수정할 부분이 생겼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폭발적인 성장과 클라우드 스토리지의 보편화, 그리고 고속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해 물리적 미디어의 필요성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애플 뮤직과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CD와 DVD의 자리를 빠르게 대체해 나갔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슈퍼드라이브는 기술적 한계도 드러냈다. USB-A 타입만 지원하고 USB 2.0 속도로만 작동하는 등 현대의 고속 데이터 전송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최근의 맥북 모델들이 대부분 USB-C 포트만을 탑재하고 있어 슈퍼드라이브를 사용하려면 별도의 어댑터가 필요한 점도 사용자들에게 불편함을 줬다. 슈퍼드라이브의 단종은 ODD(Optical Disc Drive) 시장 전체의 하락세를 반영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서치퓨처에 따르면, 전 세계 ODD 시장 규모는 2023년 16억1330만 달러에서 2030년 12억7980만 달러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3.6%로 시장이 축소되는 중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에 ODD 시장에서 철수했다. 슈퍼드라이브의 단종은 애플의 제품 전략 변화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애플은 새로운 기술을 채택하는 것도 빠르지만 구형 기술을 과감히 버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과거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를 가장 먼저 제거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CD/DVD 시대의 종말을 가장 먼저 선언한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빠른 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여전히 CD나 DVD로 저장된 중요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사용자들에게는 이번 결정이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또 일부 전문 분야에서는 여전히 광학 미디어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데이터 보안과 장기 보관이 중요한 의료 및 법률 서비스 분야에서는 여전히 ODD 사용이 필요하다. 일부 음악 애호가들과 영화 컬렉터들을 위한 작은 시장도 존재한다. 아직 서점 등에서는 CD나 DVD로 생산된 아티슽의 앨범 등이 판매 중이다. 이들을 위해 LG전자는 히타치와의 합작법인인 HLDS(Hitachi-LG Data Storage)를 통해 ODD 제품을 만들면서 전 세계 ODD 시장에서 6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태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CD나 DVD보다 더욱 빠르고 효율적인 데이터 저장 및 전송 방식이 대중화 된 상황이라 애플이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기술의 발전과 소비자 행동의 변화, 그리고 기업의 전략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무제한 독서 플랫폼, 한강 작품은 못 본다?…왠지 봤더니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독서 붐이 일고 있다. 그러나 밀리의서재 등 일부 기간제 도서구독 플랫폼에선 한 작가의 저서를 열람할 수 없어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15일 서점·출판계와 플랫폼업계에 따르면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 작가의 주요 작품이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밀리의서재·윌라·리디셀렉트·교보문고sam 등 구독 플랫폼에서도 한 작가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연일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은 일정 기간 정액을 결제하면 전자책 콘텐츠를 권수 제한 없이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밀리의 서재에 따르면 한 작가 도서 검색량(중복 제거)은 지난 2~9일 643건에서 노벨상 수상 직후인 10~11일 3만8765건으로 6127% 늘었다. 그러나 현재 이들 플랫폼엔 한 작가 작품들이 등재돼 있지 않다. 대신 애플리케이션(앱) 메인 화면에 한 작가의 노벨상 수상 축전과 함께 주요 작품을 소개했다. 이에 대해 일부 이용자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구독 요금에 도서 구매비용이 추가로 붙는다는 점에서다. 특히 한 작가의 경우 2016년 부커상 수상을 기점으로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꾸준히 점쳐져 온 만큼 일찍이 주요 도서 입점을 추진해야 했던 게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만난 직장인 유모(34)씨는 “구독 중인 플랫폼에 한 작가의 도서를 검색해 봤더니 없길래 서적을 구매하러 왔다"며 “읽고 싶은 베스트셀러를 찾아보면 등록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추가 구매한 경우가 적잖았다"고 말했다. 이는 한 작가의 작품을 전자책 형태로 유통할 수 있는 권한이 플랫폼에 없기 때문이다. 통상 출판사와 콘텐츠 공급계약을 맺은 상태에서 출판사 측이 작가의 동의를 얻은 후 플랫폼 유통을 결정하는 구조다. 이는 각사 내부 방침 및 주변 여건 등에 따라 단계적으로 결정되며, 작가 의사·수익성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플랫폼업계는 출판사들과 한 작가 저서 유통 계약 관련 검토 중이지만, 정확한 제공 시기에 대해선 확답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복수의 출판업체에 따르면 구독 플랫폼 유통 여부에 대해 현재로썬 결정된 게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출판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과 제휴를 맺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작품 수 대비 입점 비율이 적은 것"이라며 “작가 협의도 중요한데, 전국 서점에서 주문이 쇄도하며 상황이 분주한 데다 한 작가의 경우 수상 직후 두문불출하면서 일시적으로 연락이 잘 닿지 않고 있는 업체도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출판계는 높은 수수료율 등으로 인해 전자책 플랫폼과의 콘텐츠 공급계약에 소극적이었지만, 플랫폼업계가 '윈윈 전략'을 내세우며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일례로 밀리의 서재는 회원들이 도서를 25번(신간 15번) 다운로드해야 도서 정가의 80%를 지급하는 구조다. 출판사 입장에선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를 입점시킬 유인이 적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한국출판인회의와의 협의 끝에 공급률 기준을 상향하고, 정산 주기를 단축하는 한편 정산 금액을 증액키로 했다. 변경된 조건으로 정산이 되면 신간의 경우 최초 2년간 정산 금액이 기존 대비 17.2% 오른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추세에 플랫폼업계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주요 출판사와의 제휴를 늘리고 있다. 밀리의서재는 현재 한 작가의 주요 작품을 다수 출판한 창비·문학동네 등 약 2000개의 출판사와 제휴를 맺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한 작가의 저서를 구독서비스에서 만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다른 출판계 관계자는 “추후 계약 상황을 지켜봐야 알겠지만, 아무래도 노벨상 이슈가 있는 만큼 (유통 여부 타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플랫폼별 수수료율 차이도 있고 각사 방침도 제각기 다른 만큼 단언할 순 없다. 계약이 성사된다는 전제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윤상직 전 장관 “삼성전자 위기 인텔과 달라… 여전히 막강한 역량 갖춰”

전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반도체 패권 탈환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14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FKI 타워 컨퍼런스 센터 다이아몬드홀에서 역대 산업부 장관들을 초청해 '반도체 패권 탈환을 위한 한국의 과제'를 주제로 특별 대담을 개최했다. 이날 이 자리에는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과 윤상직·성윤모·이창양 전 산업부 장관, 이종호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자리해 우리나라가 일본 도시바의 몰락과 미국 인텔의 위상 하락 사례를 되풀이 하지 않고,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점검했다. 도시바는 2000년대 초반까지 세계 1위 낸드플래시 생산 기업으로 일본 테크 산업의 상징이었으나 작년 12월 74년 만에 증시에서 퇴장했다. 인텔은 2016년 3분기 기준 중앙 처리 장치(CPU)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82.6%에 달해 세계 최대 종합 반도체 기업(IDM)이었으나 올해 2분기에는 16억1000만달러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파운드리 사업은 분사를 추진하고 있다. 전직 장관들은 “한국이 반도체 강국 지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과감한 혁신과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삼성전자는 기술 패권을 SK하이닉스·대만반도체제조(TSMC) 등에 내줘 과거 반도제 제국을 이뤄냈던 인텔과 마찬가지로 전방위적 위기에 봉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윤상직 전 장관은 인텔의 사례와 동일시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윤 전 장관은 “이제는 한 회사가 모든 기술을 확보하는 게 어려운 시대인데, 출연 연구소나 대학 사이의 장벽을 확 낮춰 체계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한다면 충분히 이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운을 뗐다. 그는 “삼성전자는 (반성문을 통해) 근본적인 기술 경쟁력을 제공하겠다고 했는데, 그것이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인지, 어떤 인력이 필요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내부 유보 자본을 갖고 생태계를 조성해야 하고, 기업 내 조직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윤 전 장관은 “개방적인 혁신 노력이 부족해 오픈 이노베이션에 취약하다"며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좋은 기술을 받아들이고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고도의 지능을 발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환절기에 감기에 많이 걸리듯, 삼성전자는 개인용 컴퓨터(PC)·모바일 시대에서 인공 지능(AI) 시대로의 전환기에 적응하지 못해 잠시 병리 현상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막강한 역량을 갖고 있어 본질적인 경쟁력을 살리기 시작하면 이 또한 넘어서서 도약할 수 있고,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는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정부 세종 청사 기자실에서 차담회를 갖고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금 검토를 하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윤호 전 장관은 “작금의 우리 반도체 산업이 생존하고 경쟁해서 이기기 위해서는 훨씬 담대한 전략이 필요한데, 직접 보조금과 금융 지원책이 있을 수 있다"며 “정부 투자금의 예상 수익률이 일정 수준 이상 초과하면 반환토록 조건을 달면 된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빅테크와 손잡고, 자체 모델 만들고… K-ICT ‘대화형 AI’ 경쟁 불붙었다

국내 정보기술(IT) 업계가 개인 비서(PAA)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체 인공지능(AI) 모델 구축을 완료한 후 본격적인 수익화에 나서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서비스 안착을 위한 정확도 향상과 효과적인 수익모델(BM) 구축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14일 IT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한국어를 가장 잘 이해하는 AI'를 콘셉트로 잡고 특화 모델을 개발 중이다. 글로벌 빅테크가 대화형 AI 모델을 개발하긴 했지만, 한국어 명령 이해가 느리다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각사별 전략은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 강화와 자체 AI 모델을 활용한 서비스 범위 확대로 압축된다. SK텔레콤은 미국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의 AI 엔진을 탑재해 자사 PAA 에이닷(A.)의 개인화 정보 탐색 기능을 강화한다. 기존 키워드 검색에서 사람과 소통하는 방식의 대화형 검색으로 차별화한다는 것. 양사는 내년부터 에이닷의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5년 동안 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해 AI·클라우드 분야에 집중투자한다. 내년 △GPT-포오(4o) 기반 한국어 특화 AI 서비스 △소형 언어모델 'Phi 3.5' 기반 공공·금융 산업 특화 AI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데이터·법·규제·문화·언어 등 국내 상황에 맞게 최적화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메타와 협력해 자체 AI 기술 '익시'와 생성형 AI '익시젠' 활용 사업을 확장 중이다. 익시 공식 인스타그램 메신저에 익시 챗봇을 도입하고, 세로형 릴스 제작도 추진한다. 아울러 이달 중 익시 기반 PAA '익시오'도 선보인다. 통화 녹음·요약, 할 일 제안, 전화 대신 받기, 보이는 전화, 실시간 보이스 피싱 탐지 등 기능을 제공할 방침이다. 네이버는 국가별 자체 AI 기술인 '소버린 AI' 확산을 전면에 내세우고 하이퍼클로바X 적용 서비스 범위를 확장 중이다. 검색어와 문서 이해, 사용자 의도 파악, 답변 요약·정리 등 기존 검색 엔진의 품질을 높이는 게 골자다. 연내 생성형 AI 기반 대화형 검색 서비스 '큐(CUE):'의 모바일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자체 AI 모델 개발보단 연계 서비스를 통한 수익화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이달 22일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카카오(ifKAKAO)'에서 새 AI 서비스 '카나나'를 공개한다. 해당 서비스는 이상호 카나나엑스 성과리더가 'AI 메이트와의 새로운 연결'이란 주제로 소개할 예정인데, 'Mate(친구)'·'연결'이란 키워드와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등을 통해 언급된 내용을 종합하면 대화형 플랫폼 기반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서비스일 것으로 예상된다. AI 챗봇을 통해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거나, 사용자 맞춤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대화형 AI 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24.9%를 기록하며 올해 132억달러(한화 약 18조원)에서 2030년 499억달러(약 67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관건은 검색 결과의 정확도 향상과 할루시네이션(환각)으로 대표되는 오류를 최소화하는 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용화된 AI 비서의 경우 구체적이고 명확한 지시에는 정확히 반응하지만, 모호한 지시에 대한 이해는 다소 느린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울러 구체적인 수익화 로드맵과 효과적인 수익모델(BM) 구축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국내 시장 저변이 확대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료화에 나설 경우, 역으로 이용자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AI 챗봇 사용 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AI 챗봇 이용률은 13.4%, 유료 상품 이용률은 5.7%로 집계됐다. 업무 영역에서 AI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일정 수준 이용자를 확보한 후 점진적으로 유료화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국내 AI 시장은 개척 단계인 만큼 유료화를 곧장 추진하기엔 섣부르다는 게 업계 중론"이라며 “성공적인 BM 구축을 위해서 기술 완성도를 높인 후,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삼성전자도 인정… 위협적인 中 메모리 성장세 대응해야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이유로 중국 메모리 업체의 레거시(구식)제품 공급이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반도체 업계의 판도 변화가 감지된다.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삼성전자의 독주나 마찬가지였다.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 뿐만 아니라 레거시 제품도 삼성전자의 입지가 단단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업체의 레거시 시장 침투가 삼성전자의 실적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도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중국 레거시 제품의 공급이 실적 저하의 원인 중 하나로도 인정하기도 했다. 1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중국 메모리 업체의 레거시 제품 공급 증가에 실적이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의 레거시 메모리 시장에서는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CXMT는 2016년 설립 이후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급성장했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CXMT의 월간 DRAM 생산능력은 2023년 말 12만 장에서 2024년 1분기 16만 장으로 증가했으며, 2024년 말에는 20만 장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글로벌 DRAM 생산의 약 11%를 차지하는 규모다. 기술력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현재 17nm, 18nm DDR4와 LPDDR4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18.5nm 공정의 DRAM 생산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HBM(High Bandwidth Memory) 개발에도 착수했다고 알려졌다. YMTC 역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YMTC는 최근 232층 QLC 3D NAND 양산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삼성전자와의 기술 격차를 약 2년으로 좁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YMTC 측은 자체 개발한 Xtacking 3.0 기술을 적용해 성능과 수율을 개선한 결과라고 자찬하고 있다. 최근 YMTC는 미국 수출규제를 돌파하기 위해 한국은 물론 일본, 대만 등의 장비 공급업체들과 협력을 모색하다. 중국 업체의 약진으로 시장 점유율 변화도 뚜렷하다. 글로벌 리서치사인 호라이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중국의 글로벌 반도체 메모리 시장 점유율은 약 17.67%에 달한다. 특히 CXMT의 경우 계획대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경우 글로벌 DRAM 시장의 15%까지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중국 기업들의 성장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다는 분석이다. 미중 무역 갈등과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하면서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 제고를 국가적 과제로 삼고 대규모 투자와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빅펀드'로 알려진 대규모 투자 프로그램을 통해 반도체 산업에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 결과 중국 기업들의 급성장으로 레거시 제품이 주 품목인 중저가 제품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삼성전자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업체는 HBM 시장에도 도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중국을 향한 긴장감은 중장기적인 이슈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현재 상황의 타파를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키워드는 '기술'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은 이번 실적 발표 후 이례적으로 메시지를 발표하며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을 복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첨단 제품에서의 기술 우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중국의 침투가 심해진 레거시 제품에서 최신 제품으로의 공정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1b D램(5세대 10나노급)의 생산량 확대를 계획하고 있으며, 올해까지 월 10만장 가량의 생산능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극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HBM이다. 아직은 삼성전자는 HBM 분야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이미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삼성전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번 실적 발표에서 중국 기업을 언급한 것은 일단 실적 변동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의도"라며 “또 중국 기업들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정책적 조치를 촉구하는 의미도 읽힌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전자 피폭 사고’ 국감 거치며 다시 도마 위에

지난 5월 발생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방사선 피폭 사고가 최근 국정감사를 계기로 다시 한번 공론화되면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사고의 핵심 쟁점은 중대재해 해당 여부인데, 고용노동부가 최근 '재해'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며 향후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대재해로 최종 결론이 날 경우 삼성전자는 무거운 처벌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중재해처벌법에 따라 삼성전자 경영진은 형사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13일 국회 등에 따르면 이번 국정감사에서 이번 사고에 대해 삼성전자의 중대재해처벌법 대상 여부가 다시 쟁점이 되고 있다. 현재 이 사안의 핵심은 해당 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에서 규정하는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한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고용노동부 이에 대해 의학·법률 자문을 거쳐 중대재해로 내부적인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6개월 이상의 치료 필요성과 2명 이상의 피해자 발생이라는 기준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지만, 이 사고로 인한 피해가 '재해'인지 '질병'인지에 대한 해석에서 결국 재해로 판단했다는 의미이다. 다만 다양한 해석과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이라 삼성전자와 법적인 공방이 불가피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에서도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노동계와 경영계, 그리고 일반 국민들의 관심이 이번 '피폭 사고' 결과에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를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피해 노동자들과 노동조합은 이를 명백한 '부상'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견해 차이는 국정감사장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및 산하기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윤태양 삼성전자 최고안전책임자(CSO)는 이번 사고에 대해 사과의 뜻을 표했으나, 부상과 질병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은 피했다. 윤 부사장은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을 가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번 사고로 발생한 화상이 부상인지 질병인지를 묻는 질의에는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는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갑론을박이 있었다"며 “질병과 부상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어 그 부분은 관련된 법령의 해석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가 중대재해로 인정될 경우, 삼성전자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법에 따르면 중대산업재해 발생 시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한 기흥사업장은 DS(Device Solution) 부문이다. 중재대해가 인정되면 DS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이 중대재해처벌법 형사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회사의 전반적인 안전 관리 체계와 정책까지 책임질 대상으로 본다면 대표인 한종희 부회장(DX(Device eXperience)부문장)도 책임소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번 사고가 중대재해로 인정되면 삼성전자의 경영과 운영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 이미지 손상, 주가 하락, 투자자들의 신뢰도 저하 등 다양한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또한 안전관리 시스템 전면 개선, 관련 부서 책임자 교체 등 내부적인 변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의 심각성은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피해 노동자 중 한 명의 피폭 정도는 기준치의 최대 188배에 달했다. 외부에서는 이번 사고를 '부상'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한 노무업계 관계자는 “방사선에 장기간 노출돼 발생하는 백혈병이나 암은 질병이 맞지만, 일회성 외상이나 외래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 재해는 부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입장이 없다"고 밝혔으며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진정성 있는 자세로 문제 해결에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현창·박규빈 기자 khc@ekn.kr

ICT업계 ‘숏폼앓이’…통신3사·네카오, 이용자 확보 사활

'숏폼' 콘텐츠를 향한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한 숏폼의 몸집이 커지고 있는 영향이다. 업계는 숏폼 콘텐츠 확대에 힘을 실으며 이용자 관심 몰이에 나섰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숏폼이란 10초~10분 사이의 짧은 동영상을 일컫는다.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그램 '릴스' 등이 대표적이다. 일명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며 짧은 시간 내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숏폼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시각적 자극을 극대화한 영상이 많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 시장도 고성장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올해 400억달러(약 54조원) 규모인 세계 숏폼 시장이 향후 5년간 연평균 60%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높은 성장이 예고된 시장 공략을 위한 △통신 3사 △네이버·카카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우선 통신 3사는 유튜브 등을 활용한 숏폼 콘텐츠 공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KT는 연예인 혜리를 내세워 온라인 전용 무약정 요금제인 요고 캐릭터와 댄스 챌린지 형식의 영상,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창사 40주년을 기념한 웹드라마와 통신 궁금증 해결 영상을 선보이는 식이다. 이같은 숏폼 콘텐츠는 미래 잠재 고객인 젊은 층을 포섭하기 위한 핵심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입장에선 장기간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미래 고객 확보가 중요하다"며 “숏폼의 주 수요층인 젊은 세대의 시선을 끌만한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임으로써 이용자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쇼츠 등을 앞세워 존재감을 키운 유튜브에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밀리고 있는 네이버·카카오는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이들은 숏폼 관련 기능을 강화하며 이용자 관심 끌기에 나섰다. 네이버의 경우 통합 검색에 '클립탭'을 추가했다. 클립탭은 짧고 강렬한 콘텐츠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으로, 이용자들이 쉽고 빠르게 다양한 숏폼 영상을 즐길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카카오도 자사 포털 '다음'에 '숏폼 탭'을 새롭게 추가하며 숏폼 콘텐츠 시장에 발을 들였다. OTT의 숏폼 시장 진출도 눈에 띈다. 왓챠는 최근 국내 OTT 가운데 처음으로 숏폼드라마 전문 플랫폼 '숏챠'를 출시했다. 이곳에선 모바일 감상에 최적화된 세로 형태로 제작한 1분 내외의 짧은 콘텐츠가 제공된다.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이용자를 플랫폼으로 유입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한 ICT 업계 관계자는 “숏폼은 모바일 중심의 현대 생활 패턴에 최적화된 콘텐츠로 앞으로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용자 관심 확대 측면에서 숏폼 콘텐츠 등을 활용하기 위한 업계의 행보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반도체 위기 극복 어떻게?…질문에 답없는 이재용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위기에 대해 이재용 회장이 침묵을 지켰다.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길에 동행한 이재용 회장이 11일 오후 10시 10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입국현장은 이 회장을 지키고 있던 50여명의 취재진이 대기 중이었다. 취재단은 이 회장에게 삼성전자의 반도체 위기설에 대한 해법과 향후 인사 계획에 대해 물었으나, 이 회장을 입을 다문 채 걸음을 멈추지 않고 곧바로 차에 올랐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파리올림픽 현지를 방문한 뒤 귀국할 때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해준 바 있다. 평소 기자들에게 “수고하십니다"라는 인사라도 했지만 이번에는 굳은 표정을 유지하다가 자리를 떠났다. 이 회장 뒤를 이어 나오던 김원경 사장과 정현호 부회장도 이 회장과 마찬가지고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노태문 사장(MX사업부장)만 의전 차량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입국장을 빠져나왔다가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나중에 말씀 드리겠다"는 답변만 남기고 차량이 도착하자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의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실적 발표 직후 삼성전자는 전영현 부회장 명의로 '고객과 투자자, 그리고 임직원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라는 제하의 반성문을 발표했지만, 이 회장의 메시지는 없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번 연말 인사에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강현창·박규빈 기자 khc@ekn.kr

美 반도체 기업 AMD, 새 AI 칩 공개…엔비디아 블랙웰에 도전장

미 반도체 기업 AMD가 새로운 인공지능(AI) 칩을 공개하며 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AMD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에서 차세대 AI 및 고성능 컴퓨팅 설루션을 소개하는 '어드밴싱 AI 2024' 행사를 열고 새로운 AI 칩 'MI325X'를 선보였다. MI325X는 AMD가 지난해 말 출시한 최신 AI 칩인 'MI300X'의 후속 칩이다. 기존 칩과 같은 아키텍처를 사용하며 AI 계산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메모리가 내장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AMD는 연말 MI325X 양산에 들어가 내년 1월부터 출하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 '블랙웰'의 출시 시기와 맞물린다. AMD는 MI325X가 엔비디아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춰, AI 칩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 AI 칩 시장은 엔비디아가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AMD가 그 뒤를 쫓고 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MI325X는 새로운 유형의 메모리 칩을 사용해 AI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 데 (엔비디아의 칩보다)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AMD는 또 내년에는 차세대 AI 칩 'MI350'을, 2026년에는 'MI400'을 출시할 것이라며 향후 계획도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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