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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역대급 R&D 투자…기술 선점에 박차

삼성전자가 실적 부진 속에서도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확대하며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R&D 비용으로 8조8700억원을 집행해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1분기 7조8200억원, 2분기 8조500억원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최대치를 경신한 수치다.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R&D 투자액은 25조7400억원으로, 이미 작년 동기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R&D 투자는 지난해에도 28조339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24조9192억원) 대비 13.7% 증가한 규모다. 특히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10.9%로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R&D 투자 규모는 국내 다른 기업들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R&D 투자액 23조9000억원은 국내 R&D 투자 상위 2~10위 기업들의 투자 총액인 21조6000억원을 상회했다. 같은 반도체 업계의 SK하이닉스도 R&D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조1884억원을 R&D에 투자했다. 비록 전년(4조9053억원) 대비 절대 금액은 감소했으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12.8%로 오히려 증가했다.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의 투자 비중이다. 두 기업의 R&D 투자는 AI 반도체와 고성능 메모리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흥사업장에 2030년까지 약 20조원을 투입해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단지는 미래 반도체 기술의 핵심 연구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HBM(고대역폭메모리)과 PIM(프로세싱 인 메모리) 등 AI 특화 메모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한국 기업들의 R&D 투자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글로벌 R&D 투자 상위 2500대 기업 중 한국 기업은 47개에 불과하며, 50위권 내에는 삼성전자만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R&D 투자 총액은 중국 기업들의 25%, 미국 기업들의 10% 수준에 그치고 있어 글로벌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업계 전문가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R&D 투자는 단기 실적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AI 시대를 맞아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의 R&D 투자 확대는 글로벌 기술 경쟁력 유지를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의 투자가 3~5년 후의 기술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경기 침체기에도 R&D 투자를 늘리는 삼성전자의 전략은 매우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현대차, 수소차 콘셉트카 ‘이니시움’ 최초 공개···내년 상반기 수소 승용차 출시

현대자동차가 수소에 대한 오랜 신념과 의지를 담은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현대자동차는 31일 경기도 고양시에 소재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수소에 대한 신념과 비전 공유를 위해 '명확한 약속(Clearly Committed): 올곧은 신념' 행사를 열고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INITIUM)'을 최초로 공개했다. 이니시움은 현대차가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승용 수소전기차(FCEV)의 상품과 디자인 측면의 방향성을 담은 콘셉트 모델이다.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는 콘셉트카 공개와 함께 27년간 이어온 수소전기차 개발의 역사와 개발 당시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동시에 현대차의 역대 수소전기차 4대의 실물과 차량 개발 당시의 다양한 기록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 공간도 마련해 수소에 대한 현대차의 진정성을 전달하고 다가올 수소 사회에 대한 기대감을 공유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27년 동안 현대차가 흔들림 없이 도전하고 결단할 수 있었던 것은 수소의 가치에 대한 올곧은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수소는 미래 세대를 위한 깨끗한 에너지일 뿐 아니라 접근성이 높고, 따라서 공평한 에너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대자동차는 온 역량과 마음을 다해 올곧은 신념으로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 수소가 쓰이는 세상을 보여드릴 예정"이라며 “이러한 현대자동차의 수소 여정에 함께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니시움에는 미래 수소 사회 구현을 위해 현대차가 지향하는 디자인이 녹아있다. 이니시움은 라틴어로 '시작, 처음'을 뜻하는 단어로, '수소 사회를 여는 선봉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차는 이니시움에 신규 디자인 언어 중 하나인 '아트 오브 스틸(Art of Steel)'을 반영했다. 스틸의 자연스러운 탄성을 살리고 소재 자체에서 오는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강조해 수소가 가진 순수하면서도 강인한 본성을 녹여냈다. 특히 램프 디자인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인 'HTWO'의 심벌을 형상화한 유니크한 디자인을 적용해 수소전기차만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볼륨감 있는 펜더, 웅장한 21인치 휠, 견고함을 강조한 도어의 그루브 패턴 디테일을 적용해 도시와 아웃도어를 넘나드는 감성을 충족하는 SUV 다운 면모를 더욱 강화했다. 이니시움은 현대차가 27년 간 축적한 수소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전기차의 강점을 살리고 여유로운 공간과 차별화된 사양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니시움은 △수소탱크 저장 용량 증대 △에어로다이나믹 휠 적용 △구름저항이 적은 타이어 탑재 등을 통해 650km 이상의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다. 또한 연료전지시스템과 배터리 성능 향상으로 최대 150kW의 모터 출력을 구현, 도심 및 고속도로에서 보다 향상된 주행 성능을 제공한다. 여유로운 실내 및 러기지 공간 확보를 통해 패밀리카다운 면모도 갖췄다. 뒷좌석 레그룸, 헤드룸을 여유롭게 확보하고 시트백 리클라이닝 각도, 리어도어 오픈 각도를 증대하는 등 넓은 2열 공간을 바탕으로 승객에게 보다 쾌적한 탑승 경험을 제공한다. 현대자동차는 고객에게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뛰어난 내구성과 함께 수소전기차에 특화된 편의 사양도 적용했다. 먼저 고객의 편리한 충전을 위해 목적지까지 수소 충전소를 경유해 갈 수 있는 최적의 루트를 안내해주는 '루트플래너' 기능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고객은 경로 중 가까운 충전소의 운영 상태와 대기 차량, 충전 가능 여부 등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또 다양한 야외 활동 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실내·외 V2L 기능을 탑재하였으며 그 중 실외단자는 220V 가정용 콘셉트에 직접 연결이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등 수소전기차 특화 사양을 마련해 고객에게 만족스러운 이용 경험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이니시움에 9에어백 시스템을 탑재하고 전방부 다중 골격 구조 및 측면 차체 구조를 강건화하는 등 글로벌 최고 수준의 충돌 안전 성능 및 주행 안전 성능을 확보했다. 이상엽 현대제네시스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은 “이니시움은 안전하면서도 청정한 수소 에너지의 가능성에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모델"이라며 “고객의 경험을 디자인한다는 신념 아래 수소전기차를 선택하는 고객이 추구하는 가치,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 퍼스트 무버로서의 자부심을 담고자 했으며 SUV 캐릭터의 단단함을 더욱 강조했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넥센타이어, 3분기 매출 7085억원…영업익 523억원

넥센타이어는 3분기 매출액 7085억원, 영업이익 523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해 2개 분기 연속 7000억원대 매출을 유지했다. 3분기 실적 성장의 주요 원인은 유럽 시장의 매출 증가로, 유럽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1.9% 증가했다. 2~3분기 성수기를 맞아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교체용(RE) 시장에서 윈터타이어 판매가 호조를 띠었으며, 시장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신차용(OE) 공급 역시 안정적으로 실적이 유지됐기 때문이다. 이는 수년간 지속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드향 OE 공급을 확대하고, 맨체스터시티 파트너십 등 마케팅을 통해 유럽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인 결과로 평가된다. 유럽 2공장의 증설 효과는 램프업(가동률 상승)이 가속화되는 4분기 및 내년부터 극대화될 전망이다. 올해 초 가동을 시작한 유럽 2공장은 하반기로 갈수록 가동률이 상승해 내년 말 100% 가동을 목표로 지속적인 램프업이 진행되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인치 타이어의 매출 비중은 전년동기 대비 3.9%p 증가한 35.9%로 나타났다. SUV와 프리미엄 차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를 위한 넥센타이어의 전략이 주효했다. 넥센타이어는 고부가제품에 대한 견조한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고인치 중심으로 물량 배분을 진행하고 있다. 유럽 2공장은 고인치 비중이 높은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어, 향후 가동률 상승에 따라 질적·양적 성장을 견인할 예정이다. 또 AI 기반의 제품 검사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타이어 생산 과정에서 제품 검사의 정밀도를 높이며 품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이러한 최신 기술을 적용한 타이어 개발을 통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2개 분기 연속 매출액 7천억 원을 넘어서며 안정적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며 “유럽 2공장 램프업과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으로 시장의 기대에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포스코홀딩스는 30일 올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JSW그룹과 만드는 500만t급 일관제철소가 확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대규모 부지를 확보한다는 이유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토지는 파트너사가 책임지고 구매할 것"이라며 “수소환원제철이 상용화되지 않은 만큼 고로 또는 전기로 방식으로 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탄소저감과 관련해서는 “인도의 탄소중립 목표는 2070년으로, 현지 사정에 맞는 감축 로드맵을 수립할 방침"이라며 “고로로 만들어지는 경우 탄소포집·저장(CCS)과 수소혼소를 비롯한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등을 토대로 투자금을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포스코홀딩스 3Q 영업익 지난해보다 38% 줄어···“철강·배터리소재 투자 지속”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 이상 크게 줄었다. 철강 시황 악화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그룹의 양대 축인 철강·이차전지소재 부문 실적이 동반 부진했던 탓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7400억원을 잠정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38.3% 줄었다고 30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8조32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 순이익은 5000억원으로 9.1% 줄었다. 철강 부문에서는 포스코가 영업이익 4380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철강 수요 부진 지속 및 가격 하락 영향으로 중국 법인 중심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영업이익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인프라 부문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발전 사업 이익이 확대됐고, 포스코이앤씨의 비핵심 자산 매각 등 손익만회 활동 등으로 이익 개선에 성공해 전 분기 대비 200억원이 늘어난 44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차전지소재 부문은 포스코퓨처엠이 매출액 9228억원과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고부가 하이니켈 양극재 제품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양극재 재고 평가손실 및 음극재 판매 감소로 영업이익이 줄었다. 또 이차전지소재사업 신규 법인의 준공 및 초기 가동 비용이 발생하면서 영업 적자가 커졌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그룹 사업의 양대 핵심 축인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부문의 지속적인 투자 계획을 밝혔다. 먼저 철강 부문에선 인도 최대 철강사인 JSW그룹과 합작해 인도에 연산 500만t(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포함한 철강 상공정 중심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인도 상공정 프로젝트를 통해 포스코그룹은 이미 운영 중인 하공정과의 시너지를 모색하고 무역장벽 강화 기조 속 현지 공급망을 강화해 고성장하는 인도의 철강 시장을 선점하고 통상 리스크를 해소할 계획이다. 이차전지소재 부문에서는 최근 아르헨티나에 준공한 연산 2만5000t 규모의 염수리튬 1단계 공장과 국내의 연산 4만3000t 규모의 광석리튬 공장을 합쳐 올해 중 총연산 6만8000t의 수산화리튬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고 발표했다. 또 칠레 신규 리튬광산 입찰 참여를 진행 중이며 탄자니아 흑연 프로젝트 지분 참여를 통해 우량자산에 지속해서 투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이 밖에도 구조 개편 대상인 저수익 사업 및 비핵심 자산을 기존 120개에서 125개로 늘렸으며, 이중 올해 3분기까지 총 21개 구조조정을 완료해 6254억원에 달하는 현금유입 효과를 거두는 등 자산 효율성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단통법 폐지 해법, 與野 ‘선택약정 할인폭’ 놓고 제자리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 여야는 폐지 필요성엔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해법이 일부 달라 각 발의안을 절충하는 과정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30일 정계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과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단통법 폐지 후속법안인 '전기통신사업법(전신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해당 법안들은 단통법 폐지 이후 사라질 일부 규정들을 전신법에 이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야는 △유통채널이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추가지원금 지급 한도를 공시지원금의 최대 15%롤 제한한 '추가지원금 상한규정' △유통점 재량으로 계약조건을 제시할 수 없도록 한 '개별계약 체결제한' 폐지에는 입장이 같다. 아울러 △판매점 선임권·관리책임을 통신사에 부여하는 '판매점 사전승낙제' △중고 단말 거래 활성화 정책 △단말대금·통신요금 분리고지 △분실·도난 단말 수출방지 △선택약정 할인제도 등을 전신법 개정안으로 옮겨 존치하는 것에 대해서도 크게 이견이 없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시장 규제 정도와 범위 측면에서 일부 차이가 있다. 핵심은 통신 시장의 자율성과 이용자 보호 강화 중 어디에 더 무게가 실려있는지다. 크게 △지원금 차등 지급 제재 정도 △혜택 제공 폭 △제조사 판매장려금 자료 공개 여부 등으로 요약된다. 가장 큰 입장차가 나타나는 대목은 선택약정 할인제도 혜택 제공 범위다. 해당 제도는 선단말기 지원금을 받지 않은 이용자도 요금할인(25%)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인데, 현행법은 할인 혜택 범위를 '지원금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명시하고 있다. 여당은 해당 조항을 '지원금을 대신해' 할인 혜택을 제공하도록 명시했다. 이용자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되 지원금만큼의 할인을 제공하도록 함으로써 시장 자율을 존중하겠단 것이다. 하지만 야당은 할인 폭을 지원금 수준으로 제한하지 않겠단 취지에서 해당 내용을 삭제했다. 이와 함께 통신사가 요금할인율을 25% 이하로 책정하려 할 때 정부가 반려할 수 있도록 한 '유보신고제' 적용 대상을 현행 SK텔레콤에서 통신 3사 전체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제도 실효성 확보 및 지원금과의 연계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가입 유형·요금제 등에 따른 지원금 차등 지급 조항 이관 여부도 엇갈린다. 여당은 업계 자율성 보호를 위해 해당 조항 자체를 삭제했지만, 야당은 정보취약계층 차별 심화 방지를 위해 존치했다. 지난 2017년 일몰된 단말기 제조사의 판매장려금 자료 제출 의무를 부활시키는 것 또한 쟁점이다. 여당은 현행 조항을 유지했지만, 야당은 해당 내용을 공개토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단말기 출고가는 제조사가 정하는 것임에도 이에 대한 규제 방안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통신업계는 단통법 폐지 목적에는 공감하면서도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다. 급격히 추진할 경우 시장 혼란이 발생할 수 있어 이해관계자 간 폭넓은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제조사의 판매장려금 자료제출 의무 조항이다. 제조사 입장에선 영업 기밀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에 거부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여기에 해외 사업자인 애플은 판매장려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어 삼성전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시각도 적잖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사실상 삼성전자와 애플로 양분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25일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삼성전자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영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절충안 도출을 위한 과방위의 병합심사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업계는 여야 합의가 이뤄져 연내 개정된다 해도 입법 절차를 고려할 때 빠르면 내년쯤 단통법이 폐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단독] 대한항공, 아시아나 출신과 ‘조종사 혼합 편성 원칙’ 수립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발 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 최종 승인을 목전에 둔 대한항공이 차후 안전을 확보하고 인적 자원 간 화합을 도모하고자 운항 시 양사 조종사들을 동시에 투입하기로 했다. 30일 본지 취재 결과 대한항공은 운항 근무조를 편성함에 있어 자사 소속 조종사들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을 섞어 투입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시행 시점은 EC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최종 인수·합병(M&A) 승인 2년 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흡수 통합이 이뤄지는 시점으로, 2027년경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A321·A330·A350·A380 계열 기종 면장을 보유한 조종사들이 대상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공통적으로 보유한 기재이기 때문이다. 보잉 777 기종도 양사가 공히 운용 중이지만 아시아나항공 보유분은 노후화된 상태여서 현 단계에서는 배제된 상태라는 전언이다. A350-900은 현재 아시아나항공에 15대가 있고, 대한항공은 올해 3월 에어버스에 같은 기종을 6대 주문했다. 동시에 A350-1000은 27대를 계약했다. A350 계열이 '통합 대한항공'의 주력기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한항공 내에서는 기종 전환 교육이 한창이다. 특히 대한항공이 띄워본 적 없는 A350-900 첫 기재는 오는 11월 28일 첫 도입된다. 하지만 신형 기재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기에는 시간이 다소 필요해 김포·인천발 제주·일본·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에 우선 투입된다. 이후 내년 7월 경 리스본 등 유럽 노선 운항에 들어간다. 이처럼 양사 출시 조종사 공동 배치 이전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공통 기종에 대한 운항 역량을 충분히 쌓아 안전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8월 초에는 양사 객실 승무원 간 교차 투입이 이르면 내년부터 이뤄진다는 보도가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대한항공이 조종사 근무 조견표 작성에는 비교적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항공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승인 아래 재량껏 유지해온 각 사의 운영 기준(OpSpec)을 통일해야 운항 안전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영 기준에는 △표준 운항 절차(SOP) 수립·준수 △회항 시간 연장 운항(EDTO) 관련 절차·승인 △안전 관리 시스템(SMS) 구현·절차 준수 등이 포함되는데 항공사별로 운항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 내에서 다소 차이를 둘 수 있다. 김운섭 전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는 서로 다른 기업 문화가 자리하고 있고 양사에는 2022년 말 기준 각각 2846명, 1439명 등 총 4285명의 조종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에게 동일한 운영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운항 부분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2년이라는 시간이 길어보이지만 제반 승인 절차와 교육·훈련 소요 기간을 거쳐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항공 운송 사업자는 최초로 운항 증명(AOC)를 받았을 때의 안전 운항 체계를 유지해야 하고 국토부 장관이 실시하는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한 항공안전법 제90조 5항과 '사업을 합병한 경우'를 못 박아둔 항공사업법 제22조를 근거로 한국항공협회에 통합 대한항공에 대한 AOC 재발급 연구 용역을 의뢰했고, 조만간 결론을 도출해낸다는 방침이다. 한편 최종적으로 급여·복지 문제와 결부되는 '시니어리티(특정 항공사에서 조종사가 근무한 기간)'에 따른 스케줄·기종·근무지 선택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를 두고서는 대한항공 내부적으로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운항을 담당하는 조종사들은 회사 운영의 핵심 인력들인 만큼 이들 조직에서 갈등이 생기면 곤란해질 것이 명약관화해 어떻게 마찰 없이 화합을 이뤄낼지는 장기 과제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약 2년 간의 양사 완전 통합 시점까지 다양한 융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세부적인 사안은 확정된 바 없다"고 답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포스코그룹이 인도 1위 철강사 JSW그룹과 손잡고 현지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한다. 2차전지소재와 재생에너지 등의 분야에서도 사업기회를 발굴한다.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30일 올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인도 상공정에 진출하기 위한 것"이라며 “합작법인(JV) 지분은 50대 50, 이사회는 동수로 구성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현재 (500만t 규모의) 공장 건설을 위한 2개 부지를 제공 받아 검토 중"이라며 “고급 차강판 위주로 (생산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는 14억명에 달하는 인구와 2030년까지 연평균 6.7% 경제성장률을 토대로 세계 최대 성장 시장으로 불린다. 현지 철강 수요도 2030년 1억9000만t까지 연평균 7%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JSW그룹은 현재 2700만t 수준인 생산력을 2030년 5000만t로 늘린다는 방침으로, 13개 광산에서 캡티브 광석 등도 조달하고 있다. MG모터 인디아 지분 35%를 보유했고, 가족회사 EAM을 통해 리사이클 업체 LICO도 운영하고 있다. 발전자산도 총 13.2GW에 달하며 이 중 9.3GW가 재생에너지다. 포스코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보호무역주의로 공급망이 분절되면서 현지화 메리트가 증가했고, 국내 생산 기반의 수출전략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번 JV 설립도 이같은 배경에서 추진됐다. 그룹 차원에서는 전기차배터리용 리튬인산철(LFP)와 리튬 등에서 협력할 방침이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고려아연 2.5조 유증 ‘쇼크’…최윤범 회장, 승부수 던졌다

고려아연이 2조5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에 나선다. 시장에서는 MBK파트너스·영풍의 지분을 희석시키고 우호지분을 늘리는 등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최윤범 회장의 승부수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MBK와 영풍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8.47%로 최 회장과 베인캐피탈 보다 2%p 가량 많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한 자사주 소각시 격차가 2.47%p로 더 벌어진다. 고려아연 자사주 1.4%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기는 방안이 거론된 것도 이같은 불리함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고려아연은 유통주식수를 늘리는 방책을 선택했다. 경영권 분쟁으로 매입 가능한 주식이 줄어들자 판을 바꾸기로 결심한 셈이다. 특정 주주에게 지분이 집중되면서 지속적으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도 타개한다는 목표다. 소액주주·기관 투자자·일반 국민들이 주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개방적인 지배구조와 경영구조를 마련한다는 명분으로, 이번 기회에 대주주의 영향력도 낮추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거진 재무구조 악화 우려도 완화한다는 구상이다. 차입금을 상환하고, 2차전지 밸류체인, 재생에너지와 수소, 자원순환 사업을 골자로 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추진력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고려아연은 이날 임시 이사회에서 공개매수 결과 및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 사항 등을 보고하고, 일반공모 증자의 건을 의결했다. 신주 발행가는 청약일 전 3~5 거래일의 가중 산술 평균 주가에서 발행 공시 규정 한도에 따른 할인율 30%가 적용된 액수로 정해진다. 고려아연은 “확정 발행가액은 67만원이 아니라 추후에 확정될 예정"이라며 “투자자와 주주에게 정확하게 알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총 모집주식수는 373만2650주다. 이는 고려아연이 공개매수로 취득한 소각대상 자기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수의 20%에 달한다. 이 중 80%에 대해 일반공모가 이뤄지고, 나머지 20%는 법에 따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할 방침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증자를 통해 '국민기업'으로 도약하고 △거래량 축소로 인한 상장폐지 리스크 해소 △주가 불안정성 해소 △MSCI 코리아 지수 편출 리스크 축소 △임직원 복리와 노사협력 증진 등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사주조합을 제외한 모든 청약자에게 총 모집 주식의 최대 3%까지 배정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확보한 자금 중 2조3000억원은 채무 상환에 쓰고 시설자금과 타법인 취득에 각각 1350억원·658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MBK와 영풍은 기존 주주들과 시장 질서를 유린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67만원은 현재 예상가격이고, 12월 초 기준주가에서 30%를 할인한 금액이 일반공모가로 확정되는 만큼 남은 주주들의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논리다. 주당 89만원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위해 자금을 차입하면서 입은 재무적 피해를 유상증자로 메우려는 행위를 배임으로 볼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번 증자를 저지하기 위한 법적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최 회장과 이사진에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낮은 것도 이번 증자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고려아연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자사주 맞교환으로 지분가치가 희석됐던 영풍으로서는 이번 증자를 반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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