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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지름길 ‘유증’…완주 막는 3가지 리스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라는 방법을 선택하면서 시장이 경악하고 있다. 유증은 성공할 경우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확실한 승기를 받을 수 있는 묘수기는 하다. 하지만 돌파해야 할 난관도 확실하다. 금융당국 심사, 법원 판단, 실권주 리스크라는 세 개의 높은 장벽을 모두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한 곳이라도 막히면 유상증자는 무산될 수 있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는 공개매수 직후 진행되는 데다 3% 청약 제한이라는 이례적인 조건이 붙어 있어 시장의 우려가 깊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고려아연의 유상증자를 주관한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현장조사가 시작됐다. 조사인력 10여 명이 투입된 이번 조사는 공개매수와 유상증자를 모두 주관한 미래에셋증권의 업무처리 적정성을 검토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공개매수 당시 “재무구조 변경 계획이 없다"고 공시한 뒤 한 달 만에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을 두고 공시의무 위반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이번 조사는 단순한 실태 점검이 아닌 강도 높은 특별조사다. 금감원은 이번 유상증자를 위한 실사가 공개매수 기간 중에 이미 진행되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중대한 공시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조사의 초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공개매수 당시 재무구조 변경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이 허위 공시인지 여부다. 둘째, 미래에셋증권이 공개매수와 유상증자를 동시에 준비하면서 이해상충 방지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다. 셋째, 89만원에 자사주를 매입한 뒤 67만원에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이 배임에 해당하는지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 심사 과정에서 자금사용 계획의 구체성도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다. 고려아연은 유상증자 자금 2조5000억원 중 92%인 2조3000억원을 채무 상환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고려아연의 차입금 현황을 보면 메리츠증권 1조원(금리 6.5%), 한국투자증권 2000억원, KB증권 2000억원, 하나은행 4000억원, SC은행 5000억원 등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채무 상환 계획 자체는 이해할 수 있지만, 나머지 2000억원의 사용계획이 모호하다"며 “특히 고금리 차입금 상환 우선순위와 구체적인 일정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관문인 법원의 판단에서는 세 가지 쟁점이 부각된다. 첫째는 3% 청약 제한의 적법성이다. 고려아연은 우리사주조합을 제외한 모든 청약자에게 총 공모주식수의 3%(11만1979주)로 청약 한도를 제한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제한이 자본시장법상 일반공모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고 본다. 일반공모는 불특정 다수에게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3% 제한은 사실상 대주주나 특정 세력의 지분 확대를 막기 위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높다. 둘째는 배임 혐의다. 89만원에 자사주를 매입한 후 67만원에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것은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373만주와 22만원의 차액을 계산하면 8206억원의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결정이 이사진의 선관주의 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셋째는 경영권 방어 목적의 유상증자가 주주 이익에 부합하는지 여부다. MBK·영풍 측은 “경영진이 자신들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며 가처분 신청을 준비 중이어서 금융당국의 심사와 함께 이 문제에 대한 검증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 관문인 실권주 리스크도 이번 유상증자의 성패를 좌우할 변수다. 고려아연은 이번 유증 물량 총 373만2650주 중 우리사주조합에 20%(74만6530주)를 우선배정하고, 나머지 80%(298만6120주)는 일반공모로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시장가에서 30% 할인된 67만원이 공모가며, 여기에 12월 초 기준주가에서 추가 30% 할인이 예정되어 있어 최종 공모가는 46만9000원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일반공모 청약결과 발생하는 실권주 및 단수주는 미발행 처리할 예정"이다. 이는 실권주가 발생하면 그만큼 유상증자 규모가 자동으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실권 규모에 따라 당초 목표했던 2조5000억원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으며, 이 규모가 클 경우 유증 자체를 취소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세 갈래 관문을 모두 통과해야 하는 고려아연의 유상증자는 빠른 길을 택한 만큼 리스크도 크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 심사, 법원 판단, 실권주 리스크 중 어느 하나라도 어긋난다면 유상증자는 무산될 수 있다"며 “경영권 방어를 위해 선택한 가파른 지름길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 임원들과 토론…‘근원적 경쟁력’ 회복할까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이 취임 이래 처음으로 소속 임원들과 토론회를 진행한다. 고 대역폭 메모리(HBM) 경쟁력 약화와 시스템 LSI·반도체 위탁 생산(파운드리) 적자 폭 확대 등 삼성전자 반도체 전반에 걸쳐 '위기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전 부회장이 쇄신 작업에 나서며 분위기가 반전될지 주목된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 부회장은 지난 1일 DS 부문 경쟁력 회복을 위한 임원 토론회를 시작하고 이달 초중순까지 순차적으로 임원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회는 회사의 근원적 경쟁력 회복을 위해 소통을 강화하고 쇄신 방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자는 취지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전 부회장이 취임한 이래 임원 대상 토론회를 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전 부회장은 지난 8월 사내 공식 메시지에서 경쟁력 약화 원인으로 '부서 간 소통의 벽', '문제를 숨기거나 회피하고 희망치만 반영된 비 현실적인 계획을 보고하는 문화 확산' 등을 꼽으며 토론 문화를 강조한 바 있다. 전 부회장은 당시 “현재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반도체 고유의 소통과 토론 문화, 축적된 연구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빠르게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올해 3분기 4조원을 하회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HBM 공급 지연과 PC와 모바일 수요 회복 지연에 따른 재고 조정, 중국산 범용 D램 물량 확대로 가격 하락 압박이 커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전 부회장은 3분기 잠정 실적 발표 이후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며 이례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방산 4대 기업, 3분기 합산 영업익 7538억원…추가 수주 기대감도

국내 주요 방위산업체들이 올해 3분기에도 매출과 이익을 대폭으로 키워 성장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기업들은 2∼3년 전부터 대규모 수출에 연이어 성공했고, 각각 20조∼30조원 내외의 수주 잔고를 쌓아둔 상태이고, 중동·유럽·미국 등에서 추가 수주에 도전하고 있어 올해 기록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최근 3개월 래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산업(KAI)·현대로템·LIG넥스원 등 4대 방산 기업의 올해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총 7538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3분기 2333억원 대비 223.1% 증가한 셈이다. 4대 방산 기업의 3분기 합산 매출 추정치는 총 5조3602억원으로, 작년 4조951억원보다 30.9%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대장 격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6312억원, 477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61.9%, 457.5% 늘어났다. 이는 폴란드 수출 실적이 반영된 영향이 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7월 폴란드 군비청과 K-9 자주 곡사포 672문, 다연장 로켓 '천무' 288대를 수출하기 위한 기본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어 그해 8월과 12월, 올해 4월 기본 계약 이행을 위한 시행 계약을 연이어 맺고 실적에 반영되는 모습이다. 3분기에는 폴란드로 인도된 K-9 24문과 천무 12대 등이 실적으로 인식됨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와의 K-9 잔여 계약분인 284문이 남아있는 데다, 지난 7월 루마니아와 1조3000억원 규모의 K-9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추가 수주에 성공하고 있어 앞으로의 실적 전망도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3분기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주 잔고는 지상 방산 분야에서만 29조9000억원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 8월 호주 생산 공장 완공 후 자주포·보병 전투 장갑차 '레드백' 인도가 빨라지고, 이집트에서 수주한 K-9이 내년부터 본격 인도되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내년 1조1000억원대, 그 다음 해에는 1조3000억원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2 흑표 전차를 앞세운 현대로템은 3분기 매출이 1조93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0%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1375억원으로 3.3배(233.7%) 증가했다. 현대로템은 재작년 폴란드와 1000대 규모의 K-2 전차 수출 기본 계약을 맺어 업계를 놀라게 한 데 이어 1차 계약분으로 180대에 대한 계약을 완료했다. 현재 820대 규모의 2차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 2분기부터 폴란드 수출 물량에 대한 매출 인식이 본격화되며 실적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수주 잔고 역시 19조원에 육박해 넉넉하다. 현재 루마니아 등과도 수출 계약을 타진하고 있어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와 다목적 전투기 FA-50 등을 생산하는 KAI는 3분기 매출 9072억원, 영업이익 763억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작년보다 9.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6.7% 늘었다. 업계는 태국으로의 T-50TH 전투기 납품과 폴란드로 납품 예정인 FA-50PL과 말레이시아에 초도납품 예정인 FA-50M의 진행률 진척, 이라크 항공기 계약자 군수 지원 사업 등이 해외 부문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보고 있다. KAI의 수주 잔고는 22조4000억원 수준이다. 중동향 수리온 헬기 수출, FA-50의 우즈베키스탄 수출과 필리핀 추가 수출 등 기대감도 큰 만큼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유도 무기 전문 기업 LIG넥스원의 3분기 매출은 7283억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35.9% 신장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628억원으로 52.8% 증가할 전망이다. LIG넥스원 역시 19조원에 달하는 안정적인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매출·영업이익 동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이라크와 3조7000억원 수준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 '천궁-Ⅱ' 수출 계약을 맺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외연 확장에 나섰다. 연내 말레이시아와 함대공 미사일 해궁의 판매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아 올해 최종 테스트를 통과한 유도 로켓 비궁의 미국 수출도 내년 성사될 공산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돈 안되는 TV… 삼성·LG ‘FAST’ 승부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사업을 전개함에 있어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FAST)'를 새로운 성장 돌파구로 낙점한 모습이다. TV 시장이 위축된 데 더해 중국 제조사들의 공세까지 심화되며 관련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자 광고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한 움직임이다. 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 TV 사업 등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부문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53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선 증가했지만 과거 분기 1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LG전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회사에서 TV 사업을 맡고 있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는 3분기 전년 동기(1157억원)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49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 들어 매분기 지난해와 비교해 실적 하향세를 겪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는 근본적으로 TV 판매 둔화가 깔려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2.7% 감소한 1억9500만대로 집계됐다. 지난 10년 내 최저치다. 전 세계 TV 시장은 코로나19 수혜로 수요가 급증했던 지난 2020년(2억1700만대)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한 중국산 TV가 글로벌 무대에서 약진하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사업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일례로 중국의 대표적인 TV 브랜드 TCL은 올 3분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등 하드웨어적 혁신을 더한 제품 판매에 주력하며 TV 사업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하지만 TV 자체가 팔리지 않고 있고, 중국 제조사까지 몸집이 커지며 국내 업체들은 더 이상 제품 판매만으로는 우위를 가져가기 어려운 실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선이 FAST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FAST란 무료로 TV 프로그램 수준의 콘텐츠를 광고 기반으로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말한다. 주로 스마트 TV나 스마트폰 등에서 구동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타이젠OS, 웹OS를 자체 개발했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FAST '삼성 TV 플러스'와 'LG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FAST의 서비스 국가와 채널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며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 TV 플러스의 경우 현재 약 30개 국가에서 총 3000여개의 채널을 제공 중이다. LG 채널은 29개국에 3800개 이상 채널을 서비스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FAST 사업을 키워가는 건 제조비용 없이 소비자의 광고 시청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데 있다. FAST는 사용자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대신 광고 건너뛰기 없이 시청하는 구조이기에 제조사들 입장에선 광고 수익이 발생한다. 이승엽 국립부경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FAST 시장 현황과 국내기업 발전 가능성'이라는 리포트를 통해 “FAST는 다양한 채널들을 이용해 방대한 광고 인벤토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들에게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LG는 전용 채널 내 독점 콘텐츠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유튜브 채널 콘텐츠를 송출하는 '바오패밀리' 채널을 새로 선보인데 이어 국내에서는 'KLPGA 투어', 유럽에서는 '유로2024' 등 스포츠 경기 실시간 생중계 서비스도 시작했다. 또 숏폼·미드폼 콘텐츠에 익숙한 MZ세대를 겨냥한 인기 인플루언서 VOD 콘텐츠도 도입했다. LG전자는 파라마운트, 디즈니플러스 등과 협업을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눈에 띄는 콘텐츠가 많아질수록 스마트폰 등을 통해 FAST를 이용하던 소비자들이 더 큰 화면을 통한 시청 니즈가 증가, 자연스럽게 스마트 TV 구매 유도로 이어질 수 있단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LG는 향후 지속적으로 FAST 강화 전략을 취하며 TV 사업 반등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노경래 삼성전자 VD 사업부 상무는 최근 열린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삼성 TV 플러스를 통한 광고 중심 서비스 사업을 확대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는(CEO)도 지난 8월 '인베스터 포럼'에서 “TV 사업의 지향점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 하고 웹OS 광고, 콘텐츠 사업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테슬라 매출 앞선 中 BYD, 한국선 경쟁력 “글쎄”

한국 진출을 앞두고 있는 중국 전기차 기업 BYD(비야디)가 테슬라의 분기 매출을 앞지르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매출의 대부분은 한국서 인기가 없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고 전기차 성장률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각에선 오로지 전기차로만 승부를 봐야하는 한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 전기차 시장은 캐즘과 포비아가 겹치며 하락세를 뚜렷히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BYD는 지난 3분기 전년 대비 24% 증가한 2010억위안(약 39조원) 기록했다. 이는 테슬라 252억달러(약 35조원)를 넘는 기록이다. BYD 성장세의 주인공은 PHEV였다. 지난 3분기 BYD의 PHEV 모델은 69만대 판매되며 전년 대비 76%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캐즘으로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자 PHEV 모델 출시를 통해 빈틈을 메운 것이다. 특히 유럽의 경우 전기와 가솔린 주행이 모두 가능하고 연료 효율이 높은 PHEV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BYD의 이러한 전략이 통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BYD의 순수전기차 판매는 3% 증가한 44만대에 그치며 주춤했다. BYD의 이러한 실적에 한국 자동차 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BYD 전기차의 글로벌 경쟁력이 그만큼 미미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 시장은 전기차 캐즘과 포비아가 겹치며 EV 수요가 꾸준히 줄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BYD가 저렴한 모델을 출시하더라도 큰 영향력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BYD는 한국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국 진출을 위한 움직임을 조금씩 보여 왔고 최근엔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BYD는 한국 출시 모델을 국내로 들여와 정부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보조금, 제원,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등을 검사받는 절차다. 해당 모델은 아토3, 씰로 추정되고 있으며 해외에선 약 3000~4000만원대 팔리고 있는 전기차다. 반면 현재 한국 전기차 시장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올해 3분기 누적 신차 판매량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시장에 등록된 전기차는 10만8430대로 전년 대비 7.8% 하락했다. 지난해보다 전기차 선택지가 더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떨어진 기록이다. 이처럼 캐즘이 심화된 상황에서 BYD는 국내 시장에 전기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 시장은 다른 시장처럼 PHEV로 보완할 수도 없는 곳이다. 한국 소비자들은 전기차도 아니고 하이브리드도 아닌 PHEV보다 풀하이브리드를 훨씬 선호하기 때문이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상반기 연료별 신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 1~6월 국내 시장에 등록된 PHEV는 2842대에 그쳤다. 전년 동기 5072대 대비 44% 감소한 수치다. 뿐만 아니라 BYD 전기차는 보조금이나 관세 측면에서도 상당히 불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장 강력한 무기인 '저가 공세'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기업도 BYD의 진출에 대한 대비책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는 2000만원대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을, 기아는 4000만원대 EV3을 선보이는 등 중국의 저가공세에 대한 방어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내년 해운 시장 ‘빙하기’ 우려…컨테이너 운임 급락 오나

최근 국내 해운사들이 따뜻한 시기를 보냈으나, 내년부터 다시금 힘든 시기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얼마나 어려울 것이냐를 걱정하는 모양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HMM의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원·1조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영업이익은 136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팬오션은 매출 1조2768억원·영업이익 1281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14.9%, 영업이익은 61.2% 늘어났다. 대한해운도 매출 4100억원·영업이익 780억원을 시현하는 등 실적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동 분쟁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컨테이너선들이 홍해를 지나지 못하고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돌면서 지난 7월5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3733를 넘는 등 업황이 회복된 영향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3분기 발틱운임지수(BDI)도 1871로 전년 동기 대비 56.7% 높게 형성되는 등 벌크선 시황도 양호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철광석 가격이 낮았던 까닭에 수입량이 불어났고, 아시아 지역을 덮친 폭염으로 냉방용 발전을 위한 석탄 수요도 늘어난 덕분이다. 그러나 SCFI는 최근 2000대 초중반, BDI도 1400 밑으로 하락했다. 이후로는 더욱 내려갈 전망이다. 업황을 뒷받침했던 요인들이 축소되면서 해운사에게 불리한 수급이 형성되는 탓이다. 홍해 사태 완화로 선박들이 수에즈운하를 지나게 되면 운임 하락폭이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1만2000TEU이상급 대형선이 잇따라 투입되면서 공급과잉 국면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9월말 상하이-유럽 노선 운임이 TEU당 2250달러로 7월 중순 대비 50% 넘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상하이와 미국 서·동안을 잇는 노선도 같은 기간 40% 넘게 낮아졌다. 내년에도 컨테이너 물동량이 3% 증가에 그치는 반면, 선복량 증가율은 대형선을 중심으로 6%를 상회하면서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 컨선 중 선령 15년을 넘긴 선박이 14척(2.0%) 수준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노후선 폐선으로 조정되는 공급물량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신조선 생산슬롯을 확보하기 어렵고 환경규제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도 선주들이 기존 선박을 계속 운영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최근 1만2000TEU 이상급 컨선 중 폐선된 경우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벌크선의 경우 파나마운하 통행량 회복에 발목을 잡힐 공산이 큰 분야로 꼽힌다. 거리효과에 의한 추가 수요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논리다. 파나마운하는 8월 기준 일일 통행 가능 물량이 35척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예년의 87.5% 수준이다. 선복량 증가율(3% 안팎)은 컨테이너선 보다 적지만, 중국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도 수요 회복의 걸림돌이다. 탄소 저감을 위해 액화천연가스(LNG)가 석탄을 대체하는 것도 수요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수은은 탱커 시황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2022년 이후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불어난 발주량이 내년부터 시장에 진입한다는 이유다. 석유교역 수요가 3% 가량 많아지는 반면 선복량은 5.5% 가까이 확대되면서 운임 하락이 점쳐진다는 것이다. LNG운반선 역시 17만4000㎥급 대형선 확대로 이미 운임이 대폭 낮아졌고, 내년에도 선복량이 11.5% 이상 불어나는 등 공급 증가폭이 수요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LNG운반선의 경우 대규모 발주가 이뤄진 만큼 향후 몇년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가 바닥이면 내년 이후에는 지하실이 될 수 있다"며 “운행 중인 선박의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속도를 늦춘 것이 그나마 공급과잉을 완화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삼성,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서 매출 점유율 1위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매출 기준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3일 카운터 포인트 리서치는 올해 3분기 삼성전자가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매출 점유율 22.8%를 기록해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3분기 22.6% 대비 0.2%p 상승한 수치다. 작년 3분기에 이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역시 점유율 1위를 지켜냈다. 애플은 21.6%로 2위였고, 후순으로 비보·오포·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들이 자리했다. 이들의 매출 점유율은 각각 15.5%, 10.8%, 8.7%다. 한편 판매량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15.8%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 3분기 17.2% 대비 1.4%p 줄어든 수치다. 판매량이 감소했음에도 매출이 는 건 갤럭시 S 시리즈 등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량의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카운터 포인트 리서치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특히 갤럭시 S시리즈 판매 호조세에 매출 점유율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도 소비자들이 더욱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고자 보급형 제품인 갤럭시 A 시리즈에도 갤럭시 인공 지능(AI) 기능을 도입했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대차, 지난달 37만1421대 판매…전년 대비 1.6% 감소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국내 6만4912대, 해외 30만6509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6% 감소한 총 37만1421대를 판매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 판매는 0.9% 증가, 해외 판매는 2.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2024년 10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0.9% 증가한 6만4912대를 판매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1만655대가 팔렸다. 해외 시장에선 전년 동월보다 2.1% 감소한 30만6509대를 판매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요 시장의 성장률 둔화 속에 환율 및 금리변동을 비롯해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으로 비우호적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 볼륨을 견조히 유지하는 한편 차세대 모델을 잇달아 투입해 판매 확대의 모멘텀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CJ온스타일, SO 3곳에 블랙아웃 통보…송출수수료 갈등 폭발

송출수수료를 둘러싼 홈쇼핑과 유료방송사의 갈등이 또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CJ온스타일이 딜라이브·아름방송·CCS충북방송 등 케이블TV(SO)사업자 3곳에 다음달부터 방송 송출을 전면 중단키로 하면서다. 이 같은 신경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CJ온스타일은 △딜라이브 △아름방송 △CCS충북방송에 송출 중단을 통보한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유료방송서비스 이용자들은 다음달 1일 자정부터 CJ온스타일 채널을 볼 수 없게 된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 사업자가 인터넷TV(IPTV)·케이블TV·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채널을 배정받고 지불하는 비용을 의미한다. 지상파 채널에 가까워 소비자의 접근성이 높은 번호일수록 금액이 높게 책정돼 있다. 협상을 통해 수수료율이 결정되면, 해당 기준을 당해 1월부터 협상 완료 시점까지 소급 적용하는 구조다. 홈쇼핑업계에서는 시장 침체로 실적 부진이 장기화돼 수수료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유료방송업계는 모바일·인터넷 등 기타 매출 관련 데이터 공개와 홈쇼핑사의 가이드라인 위반 행위에 대한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사업자 간 갈등의 골이 해를 넘기면서 깊어지고 있는 만큼 업계에선 재발 가능성을 점쳐 왔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에도 LG헬로비전에 블랙아웃(송출 중단)을 통보한 바 있다. 다만 이후에도 협상을 이어오며 간신히 막았는데, 올해는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와 관련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TV홈쇼핑 7개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최근 5년 새 최저치를 기록한 상황"이라며 “반면 유료방송사에 낸 송출수수료는 방송 매출액 71%에 달하는 1조9375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다만 송출수수료 인상폭은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TV홈쇼핑협회 '2023년도 TV홈쇼핑 산업 현황'에 따르면 TV홈쇼핑 7개 채널 및 겸영 T커머스 5개 채널 수수료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8년 10.3%까지 올랐지만, 2022년 5.2%로 낮아졌고 지난해에는 1%까지 떨어졌다. 특히 SO 대상 송출수수료의 경우, 홈쇼핑업계에서 지난해 매출 하락을 이유로 인하를 지속 주장해 케이블업계가 이를 수락한 상태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SO 한 관계자는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에 따라 합리적인 TV홈쇼핑 송출수수료 산정안을 제시하며 협상에 임했다"며 “가입자수 감소 비율과 홈쇼핑 매출증감 비율, 인터넷·모바일커머스 중 방송상품 매출 증감 등을 종합 고려했지만, 홈쇼핑사의 과도한 인하요구로 협상이 진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송출 중단을 예고한 3곳이 아날로그 송출 방식인 일방향상품(8VSB) 가입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매출 증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8VSB는 셋톱박스 없이 단방향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정부 정책 차원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방송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그러나 방송상품의 가격이 홈쇼핑 매출 기여도와 연동돼 비례 관계가 있다는 추정은 논리적인 근거가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8VSB 가입자 중 홈쇼핑 주요 고객층인 중·장년층의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다. 이에 대해 유료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송출수수료 가격을 올린 건 IPTV인데, 마치 케이블TV에서도 올린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위성방송을 대상으로 블랙아웃 압박을 넣었는데 올해는 케이블TV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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