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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9월 1일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새 기준안 고시'를 통해 비급여로 실시하던 '내시경 점막하 절제술(ESD)'을 급여로 전환, 위선종 또는 궤양이 없는 2㎝ 이하 위암에 실시하는 것으로 규정한 뒤 21만 원의 수가를 책정했다. 당시 보건복지부는 “위암 크기를 2㎝ 이하로 제한한 것은 효과가 입증된 내시경 점막 절제술 기준에 따른 것"이라며 “유관학회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결정한 일"이라고 밝혔다. 수술용 칼의 숫자도 제한했다. 당초 수술용 칼을 1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나 의료계의 반발이 커지자 9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2개까지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다시 논의해 결정키로 했다. 수술용 칼 1개의 비용은 국산 개발품 수준에 맞춰 9만 원으로 책정했다. 보건복지부는 새 기준을 적용할 경우 시술비가 기존 250만원(의료수가 기준) 안팎에서 70만 원 정도가 되면서 환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전국 주요 대학병원은 조기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ESD를 전면 중단했다. 낮은 수술비용은 둘째치고 수술 칼을 제한하고 꼭 필요한 재료대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3~4㎝ 이상도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 내시경으로 충분히 떼어낼 수 있는데, 복지부에서 이해할 수 없는 규정으로 시술 자체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술용 칼을 거의 독점 공급하던 일본의 기업은 처음엔 ESD용 칼 가격이 너무 낮다며 '납품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비난 여론 등 후폭풍이 커지자 복건복지부에 재료비 조정신청을 접수했다. 결국 보건복지부가 고시 개정을 약속하면서 보름여만에 조기위암 내시경 수술 중단 대란은 봉합됐다. 15일 동안 조기위암 환자들은 긴 악몽을 꾸어야 했다. 이 사건은 학계 및 임상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도외시하고 '탁상공론' 고시를 시행한 보건복지부의 '일방행정'이 빚은 해프닝으로 손꼽힌다. 약 13년 전의 빛바랜 사건을 다시 들추는 이유는 보건복지부가 최근 소화기내시경 교육 수행기관의 확대를 추진하자 대한내과학회를 비롯한 내과 연관 학회·의사회에서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 초래되고, 자칫 13년 전의 ESD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 3일 대한내과학회·대한소화기학회·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대한내과의사회는 공동성명을 내고 “내시경 검사에 필요로 하는 고도의 전문성을 배제하고 내시경 검사 교육기관을 확대하는 것은 정확하고 안전한 내시경 검사의 토대를 무너뜨릴 것"이라며 “여러 학회에 내시경 교육 평점 발급을 허용하려는 정책을 신중하게 고민해 달라"고 요구했다. 보건복지부가 논의 중인 '내시경 검사인증 교육기관 확대 방안'과 관련, “그동안 의료계와 당국이 협력해 쌓아 올린 내시경 질 관리 성과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며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현재 내시경 세부전문의(내시경 인증의) 자격을 부여하는 권한은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와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2곳이다. 보건복지부장관 소속의 국가암관리위원회 산하 암검진전문위원회는 내년 5주기 검진기관 평가를 앞두고 외과와 가정의학과 등에까지 내시경 연수교육과 인증의사 자격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내시경 검사 교육기관을 확대를 둘러싼 정책 추진의 불협화음이 13년 전의 ESD사태처럼 비화하지 않고, 10년·15년 이후에 한국 의료사의 부정적인 대표 사례로 언급되지 않는 길은 열려 있다. 보건복지부가 내과계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깊이 경청하고 나아가 외과계·가정의학계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해 어느 일방의 의도대로 결정이 나는 것을 방지하면 된다.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의 투명하고 전향적인 정책조율의 묘(妙)를 기대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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