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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마시지기 강화’ 코지마, 맥스 시리즈 호응

코지마가 대표 소형 마사지기의 기능, 디자인을 리뉴얼해 선보인 '맥스' 시리즈가 소비자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코지마는 목어깨, 다리, 손, 눈 등 특정 신체 부위 피로를 풀어주는 소형 마사지기 50여종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안마기기 소비층이 젊은 세대로 확대되는 추세에 맞춰 소형 마사지기 라인업 확대와 함께, 소비자 요구 등을 반영해 제품 업그레이드를 진행 중이다. 최근 리뉴얼 출시한 목어깨 마사지기 '러너블맥스'가 대표 사례로, 코지마 재구매율 1위 제품인 기존 '러너블'의 기능과 디자인을 향상시킨 버전이다. 목∙어깨 굴곡에 맞는 인체공학적 설계로 기존 모델보다 더 늘어난 4가지 자동모드와 3단계 속도 조절, C타입 충전 방식까지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3.5ℓ 대용량 에어펌프의 강력한 공기압 기술을 자랑하는 '리에너맥스'도 최근 제품력을 개선했다. 무릎 부위 일반 온열 방식을 탑재했던 기존 모델과 달리 무릎 속 깊은 곳까지 도달하는 LED 온열 케어 방식을 적용했다. 또 4000mAh의 대용량 배터리 고속 충전을 지원하며, 기존 벨크로에 지퍼 착용 방식도 추가했다. 올 초 복부 마사지기인 '코지코어'를 리뉴얼 출시한 '코지코어맥스'도 눈길을 끈다. 16단계 강도 조절, 3단계 온열 조절 등 향상된 성능으로 코지마의 상반기 소형 마사지기 판매 1위에 이름을 올렸다고 회사는 말했다. 김경호 코지마 마케팅부 본부장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베스트셀러 소형 마사지기 위주로 리뉴얼을 단행해 맥스 시리즈로 선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소비자 요구나 생황양식을 반영한 제품들을 개발해 고객 만족도를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바른세상병원, ‘발 통증 참지 말자’ 무료 건강강좌 개최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병원 바른세상병원은 오는 31일 오후 3시 경기 성남 분당 바른세상병원 별관 지하 1층 바른아트센터에서 '발 통증, 참지 말고 고치자' 주제로 무료 건강강좌를 개최한다. 이번 강좌는 일반인 누구나 참석 가능하며, 발 건강에 관심 있는 지역주민들의 많은 참여가 기대된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강의는 수족부센터 최윤효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이 맡아 무지외반증, 족저근막염 등 발 질환에 대한 원인·증상·치료 및 예방법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할 예정이다. 또한 강의 후에는 평소 발 질환과 관련해 궁금했던 점에 대해 질의 응답할 수 있는 소통의 시간도 마련된다. 발은 우리의 하중을 지탱하고 걸을 때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며, 특히 걷는 동안 심장에서 보낸 피를 다시 심장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하며 '제2의 심장'이라 불릴 정도로 중요한 부위다. 강좌는 2부로 구성되었으며, 1부 최윤효 원장의 강의와 질의 응답 시간 이후 2부에서는 전문 물리치료사가 직접 알려주는 발 건강 운동법을 배울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되어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최윤효 원장은 “여름철에는 야외활동 및 스포츠 활동이 늘어나고, 샌들이나 슬리퍼 등 발 건강에 좋지 않은 신발 착용으로 인해 발 질환이 발생하거나 악화되기 쉽다"면서 “발 통증으로 인해 보행이 정상적이지 않으면 몸의 균형이 맞지 않아 무릎, 허리 등 다른 관절의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접수는 사전 예약을 통해 진행 중이며 당일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강의 시작 30분 전부터는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당뇨와 혈압 무료 측정 서비스도 진행할 예정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성장호르몬 정상이어도 키가 안자라는 이유?

성장호르몬 수치는 정상인데도 키가 자라지 않는 아동이 적지 않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021∼2024년 동안 하이키한의원에 내원한 9∼12세 아동 113명을 분석한 결과, 예상키가 평균보다 낮거나 현재 키가 또래보다 작은 아동의 상당수가 성장호르몬 수치가 정상이었다. 대신 이들은 성장을 방해하는 생활환경 요인을 다수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113명 중 성장호르몬 보조지표인 IGF-1 수치가 168 ng/ml 이하로 나타난 아이는 9명(8%)에 불과했고, 169∼200 ng/ml 사이의 '낮은 정상 범위'는 26명(23%), 나머지 78명(69%)은 성장호르몬이 충분한 정상 수치를 보였다. 즉 10명 중 9명은 성장호르몬 수치만 놓고 보면 호르몬 치료 대상은 아닌 것이다. 113명의 아동 중 성장호르몬 수치(IGF-1 기준)가 정상 범주(169 ng/ml 이상)였던 104명을 별도로 분류해 성장이 정체된 원인을 추적한 결과, 대다수의 아이들이 성장을 방해하는 복합적 생활환경 요인을 갖고 있었다. 분석은 의료진 문진과 생활습관 평가를 바탕으로 진행됐으며, 복수 요인이 중복으로 확인된 사례도 다수 포함됐다. 가장 많이 나타난 요인은 정서적 예민함과 만성적 스트레스(43%)였다. 해당 아동들은 수면 중 자주 깨거나 잠들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았고, 낮에도 긴장·불안·무기력감 등을 반복적으로 호소했다. 의료진은 “정서적 긴장 상태가 교감신경계를 과도하게 자극해 성장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하고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많이 나타난 요인은 영양 불균형(34%)이었다. 분석에 따르면 해당 아동들은 평소 인스턴트 식품 섭취 비중이 높고, 칼슘·단백질 등 뼈와 세포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 섭취가 부족하거나 편식 경향이 두드러졌다. 체성분 분석 결과, 뼈 건강 지표나 체중 대비 근육량이 평균보다 낮게 나온 사례도 적지 않았다. 운동 부족(29%) 역시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1주일 기준으로 1시간 미만의 신체 활동만 하는 경우가 많았고, 학교 체육 외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 생활 패턴이 확인됐다. 특히 운동량이 부족한 아동은 근육량 대비 체지방률이 높아져 성장판 자극이 줄고, 성장호르몬 반응이 둔화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밖에도 소화기 허약(24%) 또한 성장 정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해당 아동들은 전반적인 식사량이 부족하거나, 자주 복통이나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체중이 또래 평균보다 낮거나 일정 기간 정체된 경우가 다수였으며, 소화기계 약화로 인해 섭취한 영양이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하이키한의원 박승찬 대표원장은 “성장호르몬 수치가 정상이더라도, 몸이 자라기 위해 필요한 전체적인 환경(수면·영양·정서·활동 등)이 갖춰지지 않으면 성장은 쉽게 정체될 수 있다"면서 “수치 하나만으로 키 성장의 모든 원인을 설명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분석 대상 아동 중 일부는 현재 키는 또래 평균 수준이거나 그 이상임에도 최종 예상키는 낮게 나오는 경향을 보였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사춘기 진행이 빠르거나 성조숙증이 의심되는 사례로, 성장 속도는 빠르지만 성장 기간이 짧을 것으로 예측되는 유형이다. 전문가들은 “성장이 빨리 시작된 경우, 성장판이 일찍 닫히면서 오히려 최종키는 작아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성장호르몬 수치나 현재 키와 무관하게 예상키가 낮아지는 전형적인 '빠른 성장-조기 종료형' 패턴이다. 전체 아동 중 약 33%는 사춘기 진행은 정상 범위에 있으나, 현재 키 자체가 또래보다 작고 성장 속도도 평균 이하인 상태로 나타났다. 이 유형은 성장판은 아직 열려 있지만, 생활습관·영양·수면·정서 등 성장 환경이 부족해 예측키가 낮게 나오는 '성장 지연형'으로 분류된다. 이번 분석은 예상키가 낮게 나오는 원인이 단순히 유전이나 성장호르몬 이상 때문만이 아니라, 사춘기 속도와 성장 환경이 얼마나 조화롭게 맞물리느냐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 연구로 평가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커피 속 생리활성물질, 제2형 당뇨병 위험 줄인다

블랙커피를 정기적으로 마시는 사람들은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20∼30%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국제분자과학저널' 최근호(26권 12호)에는 경북대 생명공학부 김상룡 교수와 부경대 식품영양학 전공 정운주 교수팀이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수행한 149편의 커피 관련 논문을 메타 분석(기존 여러 건의 개별 연구결과를 통계적으로 종합해 하나의 결론을 도출하는 연구방법)한 결과가 실렸다. 제목은 '커피와 주요 폴리페놀의 제2형 당뇨병 예방·관리에 관한 종합 리뷰'다. 연구 내용을 보면, 블랙 커피를 하루 3∼5잔 섭취하면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20∼30%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효과는 커피 종류(카페인 유무)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디카페인 커피를 마셔도 같은 당뇨병 예방 효과를 보였다는 것은 카페인이 아닌 커피의 다른 생리활성 성분이 당뇨병 예방의 핵심임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커피의 대표 생리활성물질이자 폴리페놀(항산화 성분의 일종) 성분인 클로로젠산·카페인산·페룰릭산·p-쿠마릭산·시나픽산 등이 혈당을 조절하고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는 등 당뇨병 예방·치료를 돕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근육·간 조직으로의 포도당 유입을 증가시켜 식후 혈당을 낮췄다. 또한 △염증 매개물질 억제 △활성산소 제거 △만성 염증 억제 △산화 스트레스 완화 등도 도왔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전문의 칼럼] 심장 돌연사 초래하는 부정맥, 젊은층도 증가세

심장은 전기 신호로 박동하며, 정상 성인의 심박수는 분당 60~100회 정도다. 하지만 이 전기 신호 체계에 이상이 생기면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거나 느리게, 혹은 불규칙하게 뛰게 되며 이를 '부정맥'이라 한다. 심장 질환은 국내 사망 원인 중 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으며 단일 장기 질환 중에서는 사망률 1위를 차지한다. 세계적으로도 주요 사망 원인 1~2위를 다투는 중대한 질환이다. 과거에는 노년층에서 발생했으나, 최근에는 30대 이하 젊은 층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심장 질환 중에서도 부정맥은 돌연사의 주요 원인으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부정맥 환자 수는 2018년 37만822명에서 2020년 40만2766명, 2022년 45만9727명, 2024년 50만1493명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환자 수는 70세 이상이 많지만 10∼20대 젊은 층 증가세도 뚜렷하다. 2018년 대비 2022년 환자 증가율이 10대(10∼19세)는 33.5%, 20대(20∼29세)는 32.3%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부정맥은 서맥, 빈맥, 세동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서맥은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느리게 뛰는 것으로, 어지럼증·무력감·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빈맥은 심장이 분당 100회 이상 빠르게 뛰는 상태로, 두근거림·흉통·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세동은 뇌졸중이나 심부전을 유발할 수 있는 고위험 부정맥으로, 혈전이 형성돼 뇌경색 등 합병증 위험도 높다. 부정맥의 원인은 고혈압, 허혈성 심장질환, 심부전, 판막 질환뿐만 아니라, 선천성 심장 기형, 유전, 갑상선 기능 항진증, 비만, 수면무호흡증, 과음 등 매우 다양하다. 문제는 부정맥이 간헐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고, 자각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쉽게 간과되기 쉽다는 점이다.특히 당뇨나 고혈압 등 기저 질환이 있거나 심장병 가족력이 있는 65세 이상 고위험군은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인 심전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부정맥은 기본적으로 심전도(ECG)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하루 동안 환자의 심장 리듬을 측정하는 24시간 홀터 모니터 검사가 효과적이다. 그 외에도 심장 초음파, 운동 부하 심전도, 기립경사 검사, 전기 생리학 검사 등 다양한 진단 방법이 활용된다. 치료는 부정맥의 종류와 중증도에 따라 다르며,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부터 시행한다. 약물치료에 효과가 없거나 빈맥 등 특정 부정맥의 경우에는 전극도자절제술이 적용된다. 냉각풍선도자절제술은 발작성 심방세동의 원인이 되는 전기 신호 차단을 위해 폐정맥에 특수 풍선을 밀착시킨 후 급격히 냉각시켜 치료한다. 심장 박동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인공심박조율기, 심실 빈맥이나 심실 세동으로 인한 급사를 막기 위한 삽입형 제세동기도 치료에 사용된다. 부정맥 예방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진과 건강한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가족력이 있거나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 자각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심전도 검사를 받아 위험 요인을 조기에 파악해야 한다. 또한 고혈압, 당뇨 등 동반 질환이 있다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하루 30분 이상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부정맥은 술, 담배,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과로와 스트레스를 피하는 등 생활습관 개선으로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흉통이 지속되거나 이상 증상이 느껴진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단을 받을 것을 권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클릭! 3분 건강] 평균 수명 증가로 무릎 인공관절 재수술 늘어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중 일부는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일찌감치, 대략 65세 이전에 무릎에 인공관절을 삽입한 경우, 평균 15~20년의 인공관절 수명이 지나면서 재치환 수술(재수술)이 필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한 번의 인공관절 수술로 평생을 보내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인공관절 재수술은 전체 수술의 5~10%에 달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시행된 인공관절 수술 11만7601건 중 34.6%인 4만741건이 69세 이하 환자에게 시행됐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수술을 받은 만큼, 생활하면서 연골이 점차 마모되고 인공관절의 수명이 다하면 통증이 재발한다. 이때는 재치환술이 유일한 해법이다. 재수술 대상자의 상당수는 고령자이며, 이들 중에는 고혈압·당뇨 같은 만성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다. 감염이나 염증으로 뼈가 괴사된 경우도 있어 수술의 난이도가 높고 위험 부담이 크다. 연세사랑병원이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인공관절 재수술을 받은 환자 809명을 조사한 결과, 80세 이상 고령 환자 비율이 16%에 달했다. 수술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고령과 합병증 위험을 이유로 적극적인 치료 대신 진통제 처방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재수술을 고려한다면 수술을 하는 집도의의 임상경험이 풍부한지, 내과 등 협진이 가능해 염증관리와 만성질환 조절, 수술 후 관리가 적절히 시행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무릎 인공관절 재수술은 첫 수술보다 수술 범위가 넓고 감염 위험도 높기 때문에 수술 전 충분한 평가와 계획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인공관절 재수술이 필요한 대표적인 상황은 △연골이 마모돼 인공관절 기능이 저하된 경우 △수술 중 감염이 발생한 경우 △염증에 의해 뼈가 손상(용해)되거나 녹아내린 경우 △인공관절 고정 금속이 움직이는 '해리 현상'이 생긴 경우 △외상으로 보형물이 손상된 경우 등이다. 인공관절 수술 후에는 관절에 무리가 가는 활동을 줄이고, 꾸준한 관리와 정기적인 검진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병원장은 “인공관절 재치환술은 단순한 재수술이 아니라 환자가 삶의 질을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라며 “적절한 시기에 재수술을 받으면 관절 기능을 유지한 채 일상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간경변·간암 유발 B형·C형 간염, 조기검진이 ‘완치 열쇠’

매년 7월 28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한 '세계 간염의 날(World Hepatitis Day)'이다. 간염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질병 부담을 줄이고 진단과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학계 및 보건당국 차원에서 각 국가별뿐 아니라 글로벌 차원의 다양한 인식증진·홍보 캠페인이 진행된다. 세계보건기구는 오는 2030년까지 B형과 C형 간염으로 인한 공중보건 위험 종식을 목표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도 간염 예방과 조기 진단, 치료율 향상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간염은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B형 간염과 C형 간염이 대표적이다. 전세계적으로 B형 간염은 약 2억9600만명, C형 간염은 약 5800만명이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두 바이러스는 만성 간질환과 간세포암(간암)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간세포암의 약 80%가 B형 또는 C형 간염과 관련되어 있다. 문제는 간세포암이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렵고, 간염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0~2024 진료통계를 보면, B형 간염은 증감을 반복하며 연간 40만명 내외의 환자가 진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C형 간염은 진료 환자 숫자가 감소 추세다. 2020년 3만8451명에서 매년 약간씩 줄면서 2024년에는 2만6395명 수준이다. 간염은 발생 시기와 경과 기간에 따라 급성 간염과 만성 간염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급성 간염은 일반적으로 피로감, 식욕 저하, 오심, 구토, 발열, 우상복부 불쾌감 등의 비특이적 증상과 함께 황달, 진한 소변, 가려움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은 자연 회복되지만, 일부는 급성 간부전으로 진행돼 응급상황을 초래하기도 하고 생명까지 위협한다. 반면, 만성 간염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간의 염증과 섬유화가 지속되면 간경변(간경화)이나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B형 간염은 감염자의 혈액, 정액, 타액 등 체액을 통한 점막 또는 비점막 접촉으로 전파된다. 특히 출생 시 산모로부터 신생아에게 전달되는 수직감염이 국내를 포함한 고유병 국가에서 가장 흔한 전파 경로로 알려져 있다. C형 간염은 주로 혈액을 통한 전파가 중심 경로이며, 과거에는 수혈이나 주사기 공동 사용이 주요 원인이었다. 최근에는 비위생적인 문신 시술과 주사기 공유를 통한 약물 사용, 특히 비공식 시술 환경에서의 감염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외에도 B형·C형 공히 감염자의 체액이 묻은 면도기, 칫솔 등의 생활용품 공유, 성접촉, 무면허 시술 등 일상생활 속 노출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B형, 체액 통한 접촉 주의…C형, 비위생적 문신시술 감염 증가세 간염은 비교적 간단한 혈액 검사로 확인 가능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이문형 교수는 “B형 간염은 표면항원(HBsAg)과 표면항체(HBsAb)를 검사해 감염 여부와 면역 상태를 알 수 있다"면서 “표면항원이 양성이면 현재 감염 상태, 항체가 양성이면 백신 접종이나 과거 감염을 통해 면역이 생긴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C형 간염은 먼저 항체 검사(anti-HCV)를 시행한다. 이 항체가 양성으로 나올 경우, 실제 감염되었거나 과거에 감염된 적이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드물게 위양성(실제 감염이 없는데 양성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확인을 위해 추가로 C형 간염 바이러스 검사(HCV RNA)를 시행해야 한다. 이 검사를 통해 현재 바이러스가 몸 안에 있는지 여부를 정확이 알 수 있다. 간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이상을 알아차리기 어려운 장기다. 특히 간에 염증이 생기는 간염은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어 조기 발견과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순규 교수는 “간은 암(악성 종양)이 발생하거나 바이러스 감염이나 일부 손상이 일어나도 별다른 이상 신호가 없는 경우가 적지 않아 고위험군이나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진과 혈액검사를 통해 미리 진단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B형 간염은 완치할 수 있는 약은 없지만,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간 손상을 줄일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가 있다. 약물치료는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시작하는 것이 치료의 '금과옥조' 1호다. 이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통해 투여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이문형 교수는 “항바이러스제를 복용 중이라면 반드시 주치의의 처방에 따라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면서 “자의적으로 복용을 중단하는 것은 간 손상을 악화시키거나 치료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C형 간염은 최근 개발된 직접작용 항바이러스제(DAA) 덕분에 8∼12주 정도의 약물치료만으로 99%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특히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의 진행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어 국가선별 검사를 더 확대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조기 검진이 이뤄져야 한다. 고위험군은 스스로 주치의와 상의해 정기 검진을 보다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장재영 교수(소화기내과)는 “만성 B형간염은 간암 원인의 70%를 차지하므로 예방접종과 함께 발병시 적극적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B형간염 보유자의 가족, 수혈을 자주 받아야 하는 환자, 혈액투석 환자, 의료인 등의 경우 B형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염·손상에도 무증상 많아…정기검진 중요 40세 이상의 B형 간염 보유자는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혈액검사와 간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간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고 간암이나 간경변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국가건강검진사업을 통해 B형 간염 보유자에게 간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무료 또는 10%의 본인 부담금으로 제공하고 있어 적극적인 검진 참여가 권장된다. C형 간염은 B형 간염과 마찬가지로 방치하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지만, 감염자 수에 비해 실제 치료받는 환자가 매우 적다는 점이 문제라고 학계와 전문의들은 걱정한다. 대한간학회는 국내 C형 간염 감염자가 약 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실제 진료받은 환자는 2만6395명에 불과했다. 10명 중 1명만 진료를 받은 수준이다. 이는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매우 경미하게 나타나 감염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고, C형 간염 검사가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포함되지 않아 조기 진단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25년부터는 56세가 되는 국민(1969년생)을 시작으로, C형 간염 항체 검사가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되어 생애 한 번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간염환자뿐 아니라 가족력, 습관성 음주, 빈번한 과음·폭음, 심한 지방간, 비만, 당뇨(고혈당), 독한 약 복용 등 고위험군은 정기검진으로 간경화나 간암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 이순규 교수는 “특히 C형 간염은 백신이 없어 혈액 전파 감염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유일한 예방법"이라며 “완치 가능한 치료제가 있는 만큼 빠른 진단과 치료를 통해 완치를 하려는 전향적인 정책과 의료 제공이 요청된다"고 밝혔다. B형·C형 간염 외에도, A형과 E형 간염처럼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전파되는 간염도 있어 국내외 여행이나 일상생활에서의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A형 간염은 예방 백신이 있어, 해외 여행 예정자나 항체가 없는 20∼40대 젊은 층에게 예방접종이 권장된다. E형 간염은 국내 유병률이 낮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환자 수와 항체 양성률이 증가하고 있다. 간염을 포함한 간질환은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단순한 피로감이나 식욕 저하를 감기로 착각하고 지나치기 쉽다. 이문형 교수는 “간기능 수치가 정상보다 높게 나올 경우, 반드시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상담해 원인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면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간기능 검사를 통해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것이 간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채소·과일 속 항산화 효소는 인체 세포 ‘지킴이’

채소와 과일 속 항산화 효소인 '아스코르베이트 페록시다아제'(Ascorbate Peroxidase, APX)가 활성산소로부터 인체 세포를 보호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외국 연구팀에 의해 소개됐다. 이 효소는 특히 세포 내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항산화 방어 시스템을 조절하는 핵심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학 식물생리학자 마리아 산달리오 박사팀은 다양한 과일을 대상으로 숙성 도중 APX의 양과 활성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APX 효소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비타민C나 글루타싸이온 등 항산화 성분과 상호작용해 세포 손상 억제에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결과는 '과일 내 아스코르베이트 페록시다아제와 활성종에 의한 효소 활성 조절' 제목으로 옥스퍼드대 출판부가 발간하는 저명 학술지 '실험식물학회지'(Journal of Experimental Botany)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과일이 익으면서 APX 효소의 활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추적했다. 과일의 숙성기엔 APX 활성이 더 높아졌고, 이로 인해 활성산소 등 세포 내 산화 부산물이 효과적으로 제거됐다. 이는 신선한 과일 섭취가 인체 내 항산화 능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근거가 된다. 연구팀은 과일이 고온·기계적 압박·병원균 감염 등 외부 스트레스에 노출됐을 때 APX 활성이 더욱 증가하며, 이는 과일 스스로가 보호 메커니즘을 작동시켜 손성·부패를 줄이려는 생리적 반응이란 점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APX는 단순한 효소를 넘어 식물과 인체 모두에게 이로운 활성산소 등 산화 스트레스의 조절자"이며 “신선 과일을 꾸준히 섭취하면 APX 효소 작용이 활발해져 노화 억제·염증 완화·면역기능 개선 등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PX는 과일의 숙성과 저장 중에 많이 생겨 과일의 품질 유지에도 도움을 준다. APX가 풍부한 식품으론 감귤류(오렌지·자몽 등)·딸기·포도·키위·아보카도·토마토·시금치·브로콜리 등이 꼽힌다. 이들은 모두 비타민C 함량이 높고 항산화 능력이 뛰어난 식품이다. 인체의 효소 분비는 20대에 분비량의 정점을 찍고 나이가 들수록 줄어들며 40대에 들어서면서는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한다.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명예교수는 “생채소·과일을 신선하게 즙을 내 효소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엔자임 주스(enzyme juice)는 비타민C 외에도 APX 같은 효소가 풍부해 항산화·면역력 강화를 도울 수 있다"면서 “고온·장기 열처리된 상업용 주스는 APX 효소와 비타민C 등이 대부분 소실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APX 효소의 웰빙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가정에서 저온으로 즙을 낸 효소 주스를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뜨개질로 견딘 투석치료…두 번째 신장이식 기회 얻었죠”

“저의 인생에 또 다른 꽃이 피었습니다. 저에게 두 번의 기회는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다시 한번 저에게 소중하고 아름다운 꽃을 선물 받게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두 번째 신장이식 수술로 새 삶을 시작한 50대 여성이 최근 장기이식센터에 감사 편지를 전했다. 환자는 20대 초반 말기 신부전을 진단받은 후 오랜 기간 혈액 투석을 받아왔다. 1999년 첫 번째 신장이식을 받으며 평범하고 건강한 일상을 기대했지만, 이식 7년 만에 거부반응으로 인하여 이식한 신장의 기능이 저하되었고 다시 투석치료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한 번 이식을 받게 되면 콩팥에 대한 항체의 발생, 즉 고도 감작(High sensitization)으로 재이식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환자 역시 첫 번째 이식했던 신장이 기능을 소실하자 항체가 발생하였다. 오랜 대기기간 끝에 이식받을 차례가 되었지만, 항체로 인한 급성 거부반응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 7번이나 이식수술 기회를 미뤄야 했다. 이후 기약 없이 기다리며 우울증까지 겪으면서 포기를 생각하기도 했지만, 마음이 힘들 때면 뜨개질로 힘든 시간을 견디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조카아이들 모자·조끼·장갑 같은 소품부터 어머니 생신선물로 드릴 식탁보까지 뜨개질로 완성한 작품들을 주변에 나누며 힘든 투석 치료를 이겨냈다. 의료진도 항체에 대한 정밀 분석 등의 충분한 대비를 해 놓고 좋은 기회를 기다리자고 격려했다. 마침내 올해 4월, 환자와 유전자형이 비교적 일치하는 뇌사자로부터 신장이식을 받을 기회가 왔다. 항체에 대한 정밀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식 전 항체 주사 등 거부반응을 예방하기 위한 치료를 받았다. 이식 후 2주 만에 건강한 상태로 퇴원하였고, 3개월이 경과한 현재 거부반응과 합병증 없이 이식 신장 기능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장기간 환자를 주기적으로 진료하며 용기를 주었던 신장내과 정병하 교수는 “신장투석이 길어지면 혈관 석회화와 같은 다양한 합병증의 발생으로 정작 이식받을 기회가 와도 건강 문제로 이식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은데, 환자분은 철저한 식이 조절을 비롯한 초인적 본인 관리를 해 왔기에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준희 교수에 따르면, 뜨개질은 시각적, 정서적 자극과 양 손에 반복적인 촉감을 전해주어 정신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불안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연구진이 2015년 38명의 식이장애 환자들을 대상으로 뜨개질을 교육한 결과 74%의 환자들이 불안과 식이장애 증상의 호전을 보고했다. 호주 울런공대학교 연구진이 2020년 83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뜨개질 후에 우울감이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성취감, 편안함, 그리고 자존감이 증가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노인성 난청 유발하는 청력 유전자 변이 기전 세계 첫 규명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고대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준 교수 공동 연구팀(제1저자 김주앙 박사, 한은정 박사)은 세계 최초로 노인성 고심도 난청을 유발하는 호머-2(HOMER-2) 유전자 돌연변이의 존재를 규명하고 구체적 발병 기전을 제시했다. 노인성 난청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청력이 저하되며 작은 소리부터 점차 들리지 않는 병으로,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40% 이상이 앓고 있는 대표적 노인성 질환이다. 고심도 난청으로 진행될 시 치매, 우울증, 당뇨병, 어지럼증 및 낙상 등 노년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질환의 유병률이 크게 증가하고, 인공와우 수술 없이는 소리를 듣기 어려워 고령화 시대의 주요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노인성 난청은 흔히 중년 이후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노화의 산물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타고난 유전적 특성과 환경에 따라 사람마다 발현 시기와 진행 속도의 차이가 매우 크다. 문제는 소음, 약물, 기저질환 등 노인성 난청을 가속화시키는 환경 요인은 많은 부분이 규명돼 실제 치료 전략에도 반영되고 있는 반면, 유전적 요인은 밝혀진 사항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청각과 관련이 깊은 'HOMER-2 유전자' 손상이 유력한 가설로 제시되고 있으나 이 역시 구체적인 병리 기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그러나 최근 연구팀이 HOMER-2 유전자의 단백질 구조를 크게 변형시키는 돌연변이를 발견하고 구체적 기전을 밝히는 데 성공해 노인성 난청의 유전적 특성 연구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연구팀은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고령의 고심도 난청 환자에서 'c.1033delC' 유전변이를 발견했으며, 분자 모델링과 동물실험(제브라피쉬)을 통해 이 변이가 HOMER-2 유전자의 염기서열 말단에서 '사이토신' 염기를 삭제해 단백질 구조를 변형시키고, 청각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방해해 심각한 난청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뿐만 아니라 심장 이상 등을 포함한 전신의 발달 문제까지 일으킨다는 점도 확인됐는데, 이는 노인성 고심도 난청을 유발하는 유전변이가 심장을 포함한 다른 기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한 발견이다. 이번 연구는 노인성 고심도 난청이 단순한 노화와 생활환경의 결과물이 아니라, HOMER-2와 같은 유전자 수준에서의 변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질환임을 구체적인 기전을 통해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연구 내용은 국제학술지(Journal of Molecular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최병윤 교수는 “노인성 고심도 난청을 유발하는 유전적 원인의 한 갈래를 분자 모델링과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낸 연구 결과"라며 “향후 정밀한 유전 진단 전략을 마련하고 최적의 시기에 보청기 및 인공와우를 적용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더 나아가 난청 유전자 치료 등 환자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대안산병원 최준 교수는 “동물 모델을 활용한 연구를 통해 HOMER2 유전자 돌연변이가 청력 변화뿐만 아니라 심장 등 신체 다른 부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노년층 난청을 넘어 다양한 노화 관련 질환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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