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표적항암제, 비만치료제와 함께 제약바이오업계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또는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 개발에 우리 기업과 학계가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광주과학기술원(GIST)은 화학과 안진희 교수 연구팀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김하일 교수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음주가 아닌 대사 이상으로 발생하는 지방간 축적과 간 섬유화를 동시에 억제하는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NAFLD)’ 치료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물질은 세로토닌 수용체 단백질(5HT2A)을 억제함으로써 간 내 지방 축적과 간 섬유화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 작용기전을 갖는 신규 화합물로, 동물시험을 통해 간 지방증과 간 섬유화를 동시에 50~70%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물질은 혈액-뇌 장벽 투과도가 최소화되도록 설계돼 뇌에 영향을 주지 않아 우울증, 자살 충동 등 중추신경계(CNS) 부작용이 적을 뿐 아니라, 임상 3상 단계의 경쟁 약물과 비교한 결과, 간 섬유화 개선 효능이 월등히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안진희 교수는 자신의 창업기업인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에서 동물시험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한데 이어, 현재 호주에서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 연구는 지난 4~6일 미국 유타에서 개최된 ‘NASH 치료제 전문 콘퍼런스(NASH-TAG Conference 2024)’에서 우수 초록으로 선정된데 이어, 지난 20일 국제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안진희 교수는 "이 신약 후보물질은 안전성이 높으면서 간 지방축적을 억제하는 예방효과 뿐만 아니라 간 섬유화에도 직접적인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다른 경쟁 약물과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김하일 KAIST 교수는 "현재까지 이 질환은 체중조절 외에 치료방법이 없고, 비만이 없는 환자의 경우 치료제 개발도 시도된 적이 없었다"며 "이번 연구를 계기로 체중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포함한 다양한 대사질환 치료기술의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비알콜성 지방간 질환(NAFLD)은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을 포함해 지방간부터 지방간염, 간섬유화,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되는 만성질환으로, 유병률이 20~30%에 이를 정도로 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환이지만 현재까지 제품화된 치료제가 전혀 없다.비알콜성 지방간염(NASH)은 최근 국제 학계에서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으로 명칭이 변경됐으며, 비만, 당뇨와 같은 대사 과정의 이상으로 발병한다. 업계에 따르면 MASH 환자는 전 세계 4억명, 치료제가 출시될 경우 2026년 시장규모는 약 3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 중 지방간염 단계에 초점을 맞춘 치료제 개발이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 바이오벤처 마드리갈파마슈티컬스는 오는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MASH 치료제 ‘레스메티롬’의 승인 여부를 통보받을 예정이다. 이 치료제가 승인 받으면 세계 최초 MASH 치료제 승인이 된다. 한미약품은 MASH 치료제 ‘HM15211’과 ‘HM12525A’에 대해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고, 동아에스티는 MASH 치료제 ‘DA-1241’의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은 ‘YH25724’의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는 비만 치료제의 경우 이미 상용화된 제품이 있지만 비알콜성 지방간염 및 지방간 질환 치료제는 아직 상용화된 제품이 없는 만큼, 우리나라가 차별화된 효능을 기반으로 세계 선도 개발국에 올라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kch0054@ekn.kr안진희 광주과학기술원(GIST) 화학과 교수(앞줄 왼쪽)와 김하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앞줄 오른쪽). 사진=GIST

대웅제약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美 이어 유럽서 ‘희귀의약품’ 지정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대웅제약은 세계 최초 신약으로 개발 중인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개발명 DWN12088)이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대웅제약은 지난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베르시포로신에 대해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세계 최고 권위의 두 규제기관으로부터 대웅제약 신약의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희귀의약품 지정은 희귀난치성 질환의 치료제 개발 및 허가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EMA는 유럽에서 인구 1만명 중 5명 이하의 환자가 발생하는 희귀질환 중 기존 치료제가 없어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고 환자에게 상당한 혜택이 예상되는 후보물질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해 신속한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EMA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후보물질은 △임상시험에 대한 과학적 조언 제공 △허가 수수료 감면 △의약품 허가시 10년간 독점권 인정 등 혜택이 부여된다. 미국은 7년간 독점권을 인정한다. 특발성 폐섬유증(IPF)은 폐에 콜라겐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폐 기능을 상실하는 난치병으로, 세계적으로 인구 10만명당 13명 정도 발생한다.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0%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은 치명적 질환이지만, 기존 치료제는 부작용이 심해 신약 개발이 절실하다. 베르시포로신은 콜라겐 생성에 영향을 주는 프롤릴-tRNA 합성효소(PRS) 단백질 작용을 감소시켜 섬유증의 원인이 되는 콜라겐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다만 인체는 콜라겐 부족시 심혈관 질환 등 각종 질병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데 베르시포로신은 환자의 생명 유지에 필요한 범위까지만 콜라겐 생성을 억제해 폐섬유화를 완화한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5월 유럽분자생물학회(EMBO)에서 이러한 기전을 규명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베르시포로신은 지난 2022년 미국 FDA에 의해 신속심사제도(패스트 트랙) 개발 품목으로도 지정됐다. FDA 패스트 트랙으로 지정된 약물은 개발 각 단계마다 임상 설계에 대한 상담 및 획득한 자료에 대한 조언 청취 등 허가 승인 과정에서 FDA와 긴밀한 협의가 가능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시장은 매년 8%의 성장률을 보이며 2030년 75억달러(약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대웅제약이 세계 최초로 개발중인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베르시포로신은 지난해 중화권 기술수출에 성공하는 등 임상 단계부터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며 "이번 EMA 희귀의약품 지정을 계기로 희귀질환인 특발성 폐섬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신속하게 치료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kch0054@ekn.kr대웅제약 대웅제약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베르시포로신’ 작용기전 개념도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매출 1조원대에 올라서며 바이오시밀러 국내 1위 셀트리온을 맹추격하고 있다. 28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매출 1조203억원, 영업이익 205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11년 설립 12년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전년대비 영업이익은 마일스톤(연구개발 수수료) 수령에 따른 역기저효과로 11% 감소했지만 매출은 8% 증가하며, 모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연결기준 전년대비 23% 증가한 3조6946억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리는데 기여했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바이오기업 바이오젠과의 합작회사 형태에서 지난 2022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 전량 인수로 100% 자회사가 된 이후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부터 마케팅, 판매까지 아우르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셀트리온 아성’에 도전하는 모양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보면, 현재 미국, 유럽, 한국 등에서 허가를 받아 상용화한 제품은 총 7개로, 6개의 셀트리온보다 오히려 1개가 많다. 특히, 세계 매출 1위 의약품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는 지난해 12월 기준 미국 시장점유율이 아직 오리지널인 휴미라에 비해 미미한 0.8%에 불과하지만, 바이오시밀러 중에서는 점유율 1위를 차지해 셀트리온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는 물론 미국 암젠, 스위스 산도스, 독일 베링거인겔하임 등 빅파마들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보다 앞질렀다. 국내외 품목허가를 받은 다른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마로체’ △유방암 치료제 ‘아달로체’ △대장암·폐암 치료제 ‘온베브지’ △안과질환 치료제 ‘아멜리부’ △혈액질환 치료제 ‘에피스클리’ 등 6개가 포진해 있다.이밖에 △황반변성 치료제 ‘SB15’ △골다공증 치료제 ‘SB16’ △건선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SB17’ 등이 임상 3상을 완료해 허가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비교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에톨로체 (자가면역질환) 램시마 (류마티스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등) 레마로체 (자가면역질환) 허쥬마 (유방암, 전이성위암 등) 아달로체 (자가면역질환) 트룩시마 (비호지킨 림프종,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등) 삼페넷 (유방암) 램시마SC (류마티스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등) 온베브지 (대장암, 폐암) 유플라이마 (류마티스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등) 아멜리부 (황반변성 등) 베그젤마 (전이성 직결장암, 비소세포폐암 등) 에피스클리 (혈색소뇨증 등) *괄호 안은 적응증. 자료: 각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도전을 받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1위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항체의약품 복제약)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를 비롯해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 △림프종 치료제 ‘트룩시마’ 등 6개 바이오시밀러를 허가받아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골다공증 치료제 ‘CT-P41’ △건선·크론병·궤양성대장염 치료제 ‘CT-P43’ 등 6개 바이오시밀러가 임상 3상 단계에 있다. 국내외 시장에서 주도권을 노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CEC 리더십’이다.두 기업 모두 현재 한 CEO가 10년 넘게 기업을 이끌면서 사뭇 대조적인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와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각각 생화학 학사, 유전공학 박사를 받고 삼성종합기술원 바이오&헬스 랩장, 삼성전자 바이오사업팀 임원 등을 거쳐 삼성바이오에피스 창립과 함께 12년간 전문경영인 CEO를 맡고 있다.고 대표는 기본과 원칙 중심의 업무방식, 데이터 및 프로세스 기반의 의사결정 시스템 등 체계화된 기업문화 조성을 이끌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빠른 성장을 견인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현재 한국바이오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반면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2002년 셀트리온 창업 이후 20년 넘게 강한 추진력과 영업력을 바탕으로 성장을 주도하면서 시가총액 약 30조원의 기업으로 키운 ‘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지난해 332억달러(약 44조원)에서 올해 420억달러(약 56조원)로 27%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400여개사가 경쟁 중이며, 화이자, 암젠,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빅파마가 점유율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고, 인도, 중국 등 신흥국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업계는 우리 기업이 초기 바이오시밀러 시장 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지만 글로벌 빅파마와 신흥국 경쟁이 치열한 만큼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의 경쟁이 K-바이오의 전체 위상을 높이는데 시너지 창출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kch0054@ekn.kr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왼쪽),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사진=각사

일동제약, 비대면 진료 서비스 ‘후다닥 케어’ 재개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정부가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도입한 ‘비대면 진료’의 시범사업을 확대해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일동제약그룹이 출시 후 중단했던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재개했다. 28일 일동제약그룹에 따르면, 일동제약그룹의 전자상거래플랫폼 회사인 일동이커머스는 기존의 ‘후다닥(Whodadoc) 플랫폼’을 승계해 비대면 진료 서비스 ‘후다닥’를 재개하기로 했다. ‘후다닥’은 의료 소비자와 의료 전문가를 연결해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의료·건강 관련 플랫폼으로 △후다닥 건강 △후다닥 의사 △후다닥 약사 △후다닥 케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일동이커머스는 최근 개정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가이드라인’과 의료법 및 약사법 등을 고려해 비대면 진료 중개 서비스인 ‘후다닥 케어’ 플랫폼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일반인을 위한 ‘후다닥 건강’, 의료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는 ‘후다닥 의사’·‘후다닥 약사’ 등 기존의 플랫폼과 전국 7만여개 의료기관 및 4만여명의 의료진 정보를 담은 자체 데이터베이스 등 자산을 활용해 시너지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일동제약그룹의 의료정보 플랫폼 기업 ‘후다닥’은 지난 2022년 12월 재진료 환자 중심의 비대면 진료 서비스 ‘후다닥 케어’를 론칭했으나, 코로나 종식과 정부의 비대면 진료 한시허용 종료 및 시범사업 전환으로 이용자가 급감해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후 정부는 지난해 12월 기존 1차 시범사업보다 적용 범위를 확대한 비대면 진료 2차 시범사업을 시작, 도서벽지 등 취약지역이나 공휴일 등 취약시간대, 65세 이상 장기요양등급자 등 취약자 등의 경우 예외적으로 대면 진료 이력과 관계없이 초진의 경우에도 비대면 진료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여전히 초진 비대면 진료 금지가 원칙이며, 비대면 진료로 처방 받는 약제는 약국에서 수령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점에서 아직 비대면 진료 서비스상 제약은 많이 남아있다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일동이커머스 관계자는 "‘후다닥 케어’ 스마트폰 앱에서 진료과목, 위치정보 등을 검색해 의료기관과 약국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플랫폼을 통해 의사의 진료와 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건강 증진을 도울 수 있도록 서비스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한편, 의사와 약사 등 의료 전문가들과의 소통을 통해 의료 서비스 활성화와 건전한 의료 체계 조성에도 관심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kch0054@ekn.kr일동이커머스 후다닥케어 일동제약그룹 일동이커머스의 비대면 진료 서비스 ‘후다닥 케어’ 앱 화면

K바이오 간판기업,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국내 대표 바이오 대기업들이 지난해 두 자릿 수의 고성장을 이루며 국내 바이오산업 성장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4일 2023년 잠정실적을 공시하고 연결기준 매출 3조6946억원, 영업이익 1조1137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매출은 23.1%, 영업이익은 13.2% 증가한 수치로, 특히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것이 눈에 띈다. 별도기준으로 보면, 위탁개발생산(CDMO)을 주력으로 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 제4공장의 매출 반영과 공장 운영효율 제고로 매출 2조9388억원, 영업이익 1조20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24% 증가한 수치이다. 바이오시밀러를 주력으로 하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매출 1조203억원, 영업이익 2054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첫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구개발 수수료(마일스톤) 수령에 따른 역기저효과로 전년대비 11% 감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에도 안정적인 사업 확대를 통해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매출이 지난해보다 10~1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 바이오기업 2023년 실적 구분 매출 전년대비 증가율 영업이익(손실) 전년대비 증가율 삼성바이오로직스 3조6946억원 23.1% 1조1137억원 13.2% 셀트리온(E) 2조4971억원 9.3% 7563억원 16.9% SK바이오팜(E) 3372억원 37.0% (503억원) 영업손실 61.6% 감소 *연결기준, E는 추정치. 자료 :삼성바이오로직스, 에프앤가이드 아직 지난해 잠정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셀트리온은 지난해 매출 2조4971억원, 영업이익 7563억원을 올린 것으로 증권가는 추산하고 있다. 전년대비 매출은 9.3%, 영업이익은 16.9% 증가한 규모다. 특히, 계열사 합병 등 굵직한 이슈가 있었던 지난해 4분기만 보면, 셀트리온은 매출 7033억원, 영업이익 1232억원을 올려 전년동기 대비 각각 37.7%, 22.5%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는 셀트리온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 세계 매출 1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 등 수익성 높은 제품들이 선전한 덕분에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오는 2월 미국에서 램시마SC(미국 제품명 짐펜트라)를 출시하면 올해 매출은 지난해 9.3%의 성장률을 상회하며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의 신약개발 계열사 SK바이오팜 역시 지난해가 ‘터닝포인트’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오는 29일 2023년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매출 3372억원, 영업손실 50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대비 매출은 37.0% 늘고 영업손실은 지난해 1311억원에서 61.6%나 줄인 수치이다. 특히, SK바이오팜은 지난해 4분기 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마일스톤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고 창사 이래 첫 분기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SK바이오팜은 올해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를 앞세워 올해 창사 이래 처음 연간 흑자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조성으로 경쟁사와 CDMO 생산용량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고, 셀트리온의 짐펜트라,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 등 국산 신약이 1~2년 내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전망인 만큼 K-바이오의 글로벌 위상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ch0054@ekn.kr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천 송도 제4공장 전경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지난해 구조조정 등 고강도 경영쇄신에 나섰던 일동제약과 GC녹십자가 나란히 지난해 개선된 수익성을 거둬 경영쇄신 효과를 입증하면서 올해 부활의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25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지난 22일 2023년 잠정실적을 공시하고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995억원, 영업손실 53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매출은 6.0% 감소했지만 영업손실도 27.4% 줄여 수익성을 개선한 것이 눈에 띈다. 일동제약은 이러한 영업손실 축소가 지난해 경영쇄신의 효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5월 일동제약은 임직원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에 들어가 임직원 수 약 20%를 줄였다. 또한, 같은 해 11월 연구개발(R&D) 전담 자회사 ‘유노비아’를 분할 출범시켜 신약개발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모회사의 재무부담도 줄였다. 업계는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의 임상 3상 시험 완료 등 재무악화 주 요인이었던 R&D 비용 지출이 감소한 만큼, 향후 수익성 개선은 물론 당뇨병 치료제 ‘IDG16177’,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ID120040002’ 등 신약개발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지난해 경영쇄신을 단행했던 GC녹십자 역시 적자폭을 줄이며 경영쇄신의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 4174억원, 영업손실 9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대 소폭 상승에 그쳤지만 영업손실은 전년동기 224억원보다 손실 폭을 크게 줄인 수치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일부 증권가는 GC녹십자가 4분기에 271억원의 흑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앞서 지난해 10월 GC녹십자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하고, 조직의 10%를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했다.증권가는 올해 GC녹십자가 전년대비 8% 증가한 1조7700억원 가량의 매출과 흑자전환한 78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주력 수출품목인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수출 회복세가 예상되며 독감백신의 국내 점유율 개선 및 대만과 이집트 등 개별국 수출물량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특히,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혈액제제 ‘알리글로’가 올해 하반기 미국 시장에 출시되면 13조원 규모의 미국 혈액제제 시장을 상당부분 차지하며 GC녹십자의 실적은 지난해 저점을 찍고 올해부터 반등을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kch0054@ekn.krGC녹십자 본사(왼쪽), 일동제약 본사. 사진=각사

제약바이오, AI 신약개발 활발…"규제완화도 뒤따라야"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업계는 AI 기술을 활용한 신약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양성, 공공데이터 접근 규제 개선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 22일 AI 플랫폼 스타트업 ‘아이젠사이언스’와 업무협약을 체결, 항암제 분야 신약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아이젠사이언스는 독자 개발한 AI 플랫폼을 통해 신규 항암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한미약품은 아이젠이 발굴한 후보물질의 평가 및 향후 임상 등을 맡을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GC셀은 AI 개발업체 ‘루닛’과 업무협약을 체결, 루닛의 AI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해 GC셀이 개발 중인 고형암 치료제 ‘AB-201’의 개발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이밖에 SK케미칼은 스탠다임, 심플렉스 등 다수의 국내 AI 신약개발 벤처기업과 공동으로 신약개발을 진행 중이고, 삼진제약은 양자역학 기술을 활용한 AI 신약개발 기업 인세리브로와 AI 신약개발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 JW중외제약, 보령 등도 심플렉스, 온코크로스 등과 AI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은 주로 초기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서 인공지능을 활용, 기존 후보물질 발굴 소요시간을 수 년에서 수 개월로 대폭 단축시키고 성공률도 높이는 장점을 가진다. 인공지능은 신약 1건당 1만여개에 이르는 후보물질을 탐색하고 추려내는데 시간·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고 성공 확률도 높일 수 있어 신약 파이프라인 수 및 매출 규모가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와 격차가 큰 우리 제약업계가 단기간에 글로벌 빅파마를 따라잡을 수 있는 최고의 해법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IT 스타트업과 임상 데이터 등을 보유한 제약사간 오픈이노베이션이 활발하다. 그러나, 업계는 국내 스타트업의 인공지능 기술이 세계 수준인 만큼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이 본격화되면 글로벌 빅파마와의 매출규모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인력확충·투자확대 외에 공공데이터의 복잡한 사용절차, 의료데이터의 접근 어려움 등 빅데이터 활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AI 신약개발의 잠재력과 과제를 인식하고 최근 AI 신약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융합연구기관 ‘AI신약융합연구원(CAIID)’을 설립했다. 지난 2019년 설립한 AI신약개발지원센터를 확대·격상한 조직으로, AI 신약개발 과제 발굴·기획·집행 사업을 비롯해 전문인력 양성 교육 홍보, AI 신약개발 포럼 및 경진대회 등의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특히, AI신약융합연구원은 오는 4월 시행 예정인 정부의 연합학습(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개인 데이터를 중앙서버에 보내지 않고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하는 기법) 기반 신약개발 프로젝트 ‘K-멜로디 프로젝트’의 성공적 수행은 물론, 제약기업의 AI 기술 향상, AI 신약개발 생태계 조성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AI 기술이 신약개발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며 "제약바이오협회는 AI신약융합연구원이 AI 기술과 바이오 기술 융합을 통해 혁신신약 개발을 앞당기는 대표적 연구기관이 되도록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kch0054@ekn.kr인공지능 신약개발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 지난해 5월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혁신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씨젠, MS와 손잡고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분자진단 토탈 솔루션 기업 씨젠이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질병 없는 세상’ 비전 실현을 위한 기술공유사업 공동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24일 씨젠에 따르면, 이번 MS와 협업을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진단기술인 ‘신드로믹 정량 유전자증폭(PCR) 기술’을 전세계 선도 기업들과 공유해 넥스트 팬데믹에 신속하게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기술공유사업’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컨소시엄을 구성할 참여 기업을 확대함으로써 전세계 각국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해 향후 팬데믹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모든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구현한다는 목표이다. 씨젠은 비전 달성과 파트너 확대를 위해 MS 글로벌헬스케어팀과 협력하는 동시에 기술공유사업의 연례 심포지엄을 비롯해 현재 및 잠재 파트너를 연결하는 기타 주요 행사에 공동 참여할 예정이다. 나아가 올해 상반기 중 전 세계 과학계 및 기술공유사업 참여 파트너를 위한 글로벌 비전 선포식도 공동 개최도 추진한다. 기술공유사업은 씨젠이 질병없는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해 선포한 글로벌 전략으로, 전세계 과학자와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씨젠의 신드로믹 정량 PCR 기술과 개발자동화시스템(SGDDS)을 활용해 사람 및 동·식물의 각종 질병에 대한 진단시약을 직접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선, 각국을 대표하는 100여개의 기업과 글로벌 컨소시엄 파트너십을 맺고 씨젠의 신드로믹 정량 PCR 기술을 공유할 방침이다. 이를 기반으로 각국 파트너사는 진단제품의 개발·생산·판매 등을 전담할 회사를 현지에 세운다. 신드로믹 정량 PCR 기술은 유사한 증상의 다양한 병원체를 하나의 진단튜브로 검사할 수 있는 씨젠의 독자 기술로, 향후 팬데믹 발생시 씨젠이 직접 진단제품을 개발·생산·공급하는 대신 이 기술을 전 세계 진단기업들과 공유해 현지에서 생산·공급하도록 함으로써 어떤 감염병이 세계 어느 지역에 발생하든 조기에 현지에서 대응해 글로벌 팬데믹(대유행)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자체 개발자동화시스템 ‘SGDDS’에 MS ‘애저Azure) 오픈AI 서비스’ 등 애저 기술을 적용한다. SGDDS에서 생성된 방대한 데이터는 MS 애저 AI를 통해 PCR 연구의 범위를를 넓히고 민감한 개인정보를 보호할 뿐 아니라 각국의 정보 규제 준수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한다. 이밖에 모든 사람이 데이터에 접근해 관리 가능한 AI 기반 단일분석 플랫폼인 MS의 ‘패브릭(Microsoft Fabric)’도 도입하고, ‘MS 365 코파일럿(Copilot for Microsoft 365)’도 활용해 통합 AI 기반에서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혁신과 창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씨젠은 앞으로도 MS와 차세대 PCR 데이터 관리 및 분석을 포함한 공동 의료 혁신 연구를 위해 의료 부문에서 미래 협업을 모색할 계획이다. 천종윤 씨젠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보다 체계적인 기술공유사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며 "양사간 협력으로 얻는 시너지 효과가 모든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향한 길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엘레나 본피글리올리 MS 글로벌 헬스 및 생명과학부문총괄은 "씨젠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협력하는 것 외에도 글로벌 파트너를 발굴하고 의료 생태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kch0054@ekn.kr씨젠 마이크로소프트 천종윤 씨젠 대표(오른쪽)와 엘레나 본피글리올리 마이크로소프트 글로벌 헬스 및 생명과학부문 총괄이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기술공유사업 전략적 협력 협약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씨젠

동국제약 ‘인사돌’, 스위스 품목허가 획득...유럽 일반의약품 시장 진출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동국제약은 생약성분 잇몸약 ‘인사돌’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스위스 의약품청으로부터 일반의약품으로 품목허가를 획득해 본격적인 유럽 수출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이번 품목허가로 치과 치료만으로 불충분한 잇몸질환(치은염 및 치주염)에 대한 효능을 인정받은 것이다. 특히, 다수의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를 보유한 제약 선진국 스위스의 규제기관으로부터 초기 잇몸 염증을 비롯한 초기 치주질환에 대한 효과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50여년 전 유럽으로부터 완제의약품을 수입하던 동국제약이 원료뿐만 아니라 완제의약품까지 수출하면서 K-제약의 위상을 높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와 관련해 김남윤 대한치주과학회 부회장은 "스위스는 제약강국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치과대학은 물론 유수의 치과 관련 회사들도 본사를 둔 선진국"이라며 "이번 허가는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먹는 잇몸약이 치과 선진국에서도 그 효능을 인정받았다는데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는 "세계적으로 공신력 높은 스위스 의약품청의 허가를 기반으로 한 스위스 수출을 시작으로, 유럽 및 해외시장 개척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스위스를 포함한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학술심포지엄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의약품 우수 규제기관(WLA)으로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스위스의 의약품청, 싱가포르의 보건과학청(HSA) 등 3곳을 등재했다. kch0054@ekn.kr동국제약 동국제약 잇몸약 인사돌

‘신약 공동판매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올해 초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블록버스터 신약 상호 공동판매에 나선 보령과 HK이노엔이 나란히 올해 첫 매출 1조원 돌파가 기대돼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지난해 매출 8440억원, 영업이익 660억원을 올려 전년대비 각각 11.0%, 16.6% 성장한 것을 추정된다. 특히, 올해에는 매출 약 1조 1000억원, 영업이익 약 1100억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돼 창립이래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고혈압 신약 ‘카나브’ 제품군을 중심으로 위염치료제, 호흡기치료제 등 전문의약품이 고르게 성장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특히, 보령은 올해 초부터 HK이노엔과 카나브 공동판매를 시작했다. 국내 최초 고혈압 신약이자 국산 15호 신약인 카나브는 연매출 1300억원대의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HK이노엔과 카나브 제품군 4종(카나브·듀카로·듀카브·듀카브플러스)을 공동 판매한다. 동시에, 보령은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도 올해 초부터 공동판매에 들어갔다. 국산 30호 신약이자 국내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점유율 1위인 케이캡 역시 연매출 1500억원대의 블록버스터로, 국산 블록버스터 신약간 상호 공동판매 사례는 이번 보령과 HK이노엔이 처음이다. 케이캡 공동판매 대상품목은 케이캡 전 제품 2종(케이캡정·케이캡구강붕해정)이다. 보령은 HK이노엔과 유통채널 공유로 카나브 매출을 극대화하는데 더해, 최소 수백억원대 케이캡 판매 실적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K이노엔 역시 보령과의 공동판매 등에 힘입어 올해 첫 매출 1조원 달성이 기대된다. HK이노엔은 지난해 매출 8830억원, 영업이익 980억원을 올려 전년대비 각각 4.3%, 86.7%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는 올해 HK이노엔이 약 9100억원의 매출과 약 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일부 업계는 보령과의 공동판매 성과에 따라 올해 매출 1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특히, HK이노엔은 과일맛 젤리형 숙취해소제 ‘컨디션’ 제품군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호응을 얻고 있고, 고령화로 성장세에 있는 종합영양수액제 판매도 지난해 신규 생산라인 가동으로 올해부터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슬로에이징 스킨케어’를 표방한 화장품 브랜드 ‘비원츠’의 미국·일본시장 진출이 성과를 내고 있다. 비원츠는 지난 2022년 12월 일본 최대 오픈마켓 ‘큐텐재팬’에 입점해 1년만에 매출이 2100% 성장한데 이어 다음달 일본 3대 버라이어티샵 ‘로프트(LOFT)’의 오프라인 매장 50곳에 입점할 예정이다. 또한 비원츠는 지난해 7월 미국 아마존에 입점한지 5개월만에 매출이 100% 증가하며 미국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는 코로나 이후 국내 제약산업 성장으로 올해부터 매출 1조 클럽 탄생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블록버스터 신약 공동판매도 새로운 시도인 만큼 보령과 HK이노엔의 성과에 따라 향후 각 제약사 주력 제품간 공동판매가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kch0054@ekn.kr보령 HK이노엔 보령 본사(왼쪽)와 HK이노엔 서울사무소 전경. 사진=각사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