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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 “2036년 글로벌 1위 위해 3만명 대거 충원”

오스템임플란트가 '2028년 임플란트 세계 1위, 2036년 치과업계 세계정상'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대대적인 인력 확충에 나선다. 14일 오스템임플란트에 따르면, 올해 영업직 및 연구직을 중심으로 700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다. 최근 수년간 매년 200~300명 가량을 신규채용해 온 오스템임플란트는 2036년 매출 10조원으로 임플란트업계를 넘어 전체 치과업계 1위 기업으로 올라서기 위해 3만명 수준의 국내외 인력이 필요하다는 자체 계산을 내리고 이같은 충원 조치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를 기업성장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보고, 기존보다 확대된 채용계획을 수립했다. 계획대로면 올해 오스템임플란트 국내외 임직원 수는 총 7000명에 이르게 된다. 특히,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 영업과 R&D 인재 확충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2017년 이래 임플란트 판매량 기준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는 만큼 높은 제품력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미개척 국가로 수출확대에 나서는 동시에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제품과 디지털 제품 개발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스템임플란트는 코로나 기간 도시봉쇄가 이뤄졌던 중국과 전쟁이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등에서 임플란트 물품을 확보해 두려는 현지 치과업계 수요로 오히려 해외 매출이 증가하는 전화위복을 맞기도 했다. 지난해엔 스페인·프랑스 등에 현지법인을 신설해 현재 총 35개 해외법인을 확보한 상태며, 2026년까지 해외법인 수를 5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중국 베이징과 미국·러시아·튀르키예·인도 등 해외법인 10곳은 오스템임플란트가 집중육성하기로 정한 해외법인으로, 현재 1300명 수준인 이들 10개 법인 총 영업인원 수도 올해 1700명까지 증원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전국 21개 지역별 본부에 국내 업계 최대인 630여 명의 영업인력을 운용하고 있다. 양적인 인재 확보 움직임뿐 아니라, 치과분야 우수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오스템임플란트는 자체적으로 '인재 풀(POOL) 데이터베이스'와 '사내 추천제'를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전문인력 선제적 유치 차원에서 '오스템 산학 장학생 프로그램', 지역대학과 협력하는 '일학습 병행제', 전문기관과 손잡고 '채용확정형 인턴제' 등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밖에 치과 소프트웨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디지털 치과기업답게 인공지능(AI), 웹·앱, 이미지 프로세싱, 응용·영상 소프트웨어, 3D스캐너 등 IT 및 디지털 덴티스트리 인력도 적극 채용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자진 상장폐지한 오스템임플란트는 2022년 매출 1조원을 처음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1~3분기 누적 매출 8953억원을 올려 최대매출 경신과 2년 연속 매출 1조원대 달성이 유력해 보인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해외를 중심으로 시장규모가 확대되고 디지털 치과로의 진전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영업력과 제품력을 획기적으로 배가할 필요가 있어 영업 및 R&D 분야 채용을 적극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K-디지털헬스 한눈에…국내최대 전시회 KIMES 2024 올해 주인공은

14일 개막하는 국내 최대 의료기기 전시회 '국제 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KIMES 2024)'에 국내외 의료기기·제약·헬스케어·대학이 대거 참가해 최근 디지털 헬스&메디컬 기기의 첨단기술 및 트렌드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올해 제39회를 맞는 KIMES 2024가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국내외 의료기기업체는 물론 삼성전자 등 대기업과 제약사, 대학, 인공지능(AI) 스타트업까지 총 1350여개 기업과 기관들이 참가해 AI 기반 최신 디지털의료기기는 물론 의약품, IT기술을 아우르는 융복합 의료산업 동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등이 공동 주최하고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이 후원하는 올해 전시회는 '더 나은 삶, 더 나은 미래'를 주제로 850여개 전시부스에서 총 3만5000여개 제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GC녹십자그룹의 전자의무기록(EMR) 솔루션 계열사 유비케어는 국내 요양기관 EMR 시장점유율 1위 EMR 플랫폼 '의사랑'의 신규 서비스를 선보인다. 새로 선보이는 서비스 'NEW EMR'은 최대 5명의 환자를 동시에 접수하고 처방전과 제증명서류 발급을 병행할 수 있어 병의원의 환자응대 및 진료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전자의무기록 플랫폼이다. 또한 올해 출시 예정인 원스톱 만성질환 환자관리 플랫폼 '닥터바이스'도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인다. 닥터바이스는 일차의료기관의 만성질환자 관리를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의료기관이 편리하게 만성질환자 관리와 수가청구 등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유비케어 관계자는 “이번 KIMES 2024에서 유비케어가 가장 큰 규모의 전시부스로 참가한다"며 “이번 신규 라인업 제품들이 EMR 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밖에 휴온스그룹의 의료기기 계열사 휴온스메디텍은 의료용 소독기 등을 선보이고, 동아에스티, 씨젠 등 제약사와 체외진단업체들도 각종 의료검사기기를 선보인다. 특히, 올해 KIMES 2024에서는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혁신의료기기 업체들이 눈에 띈다. AI 의료기기 스타트업 메디웨일은 망막사진 촬영 등 간단한 눈 검사로 1분만에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도를 예측하는 AI의료기기 '닥터눈'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업체로, 이번 전시회에서 닥터눈 소개와 함께 부대행사로 열리는 세미나에서 신의료기술평가 유예제도 등 정부의 의료기기 지원제도에 대한 업계 의견도 발표할 예정이다. AI 의료기기 기업 웨이센은 국내 최초로 식약처 허가를 받은 AI 내시경 '웨이메드 엔도'를 선보이고, AI 헬스케어 스타트업 피에트는 AI와 빅데이터로 일상생활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건강관리 가이드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의료분야 AI 개발기업 루닛은 의료영상을 검출하고 의사 진단을 보조해 주는 소프트웨어 '루닛 인사이트 CXR' 등을 선보이고, 딥노이드는 뇌영상 검출·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딥뉴로'를 선보인다. 보건당국 역시 의료기기산업 측면지원에 나선다. 식약처는 이번 전시회에서 루닛 등 혁신의료기기 6개 업체 7개 제품을 전시하는 특별 홍보관을 운영하고, 보건산업진흥원은 부대행사로 '메디컬 코리아 2024' 컨퍼런스를 개최, 주요 협력국 고위급 회담, 비즈니스 미팅 등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한다. 12일 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2023 보건산업 통계집'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기산업 시장규모는 지난해 70억달러(약 9조2000억원)에서 올해 80억달러(약 10조 5000억원)로 9.2%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성장률 0.2%에 비하면 큰 폭의 성장세로, 엔데믹 여파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2022년 기준 세계 의료기기산업 시장의 1.6%를 차지하는데 그쳐 글로벌 진출 확대는 여전히 과제로 보인다. 업계는 정부가 지난해 처음 의료기기분야 중장기 육성계획인 '제1차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올해 초 '디지털의료제품법'을 공포하는 등 바이오의약품에 이어 첨단 의료기기 육성에 적극 나서는 만큼 국내 의료기기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길 기대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표적항암제 ‘ADC’ 급부상…오리온·동아쏘시오 힘받는다

차세대 표적항암제인 '항체-약물 접합체(ADC)'가 항암제 대세로 떠오름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ADC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기업의 인수합병(M&A)과 파트너십 구축이 활발하다. 주로 제약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들이 이같은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오리온·동아쏘시오 등 ADC 인수 및 파트너십 활동에 적극적인 국내 기업들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ADC에 초점을 맞춘 글로벌 M&A 및 파트너십은 1000억 달러(약 130조원) 규모로, 2019년과 비교해 9배, 2022년보다 3배 이상 급증했다. 글로벌 대표사례로 지난해 화이자는 미국 ADC 항암제 개발기업 시젠을 430억달러(약 56조원)에 인수했고, 애브비는 미국 ADC 기업 이뮤노젠을 100억달러(약 13조원)에 사들였다. 머크(MSD)도 일본 제약사 다이이찌산쿄의 ADC 파이프라인 3개 인수에 220억달러(약 29조원) 투자를 결정했고,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아스트라제네카 등 경쟁 빅파마도 ADC 확보를 위해 중국 ADC기업에 각각 수천만~수억달러를 투자했다. ADC는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과 암세포만 찾아가는 '항체'를 '링커(고리)'로 불리는 화학물질로 결합한 표적항암제로, 정상세포 파괴없이 암세포만 찾아가 죽이기 때문에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을 극복할 수 있어 차세대 항암제의 대세로 꼽히고 있다.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150여개의 ADC 항암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중 약 40개는 임상 2상, 12개는 임상 3상 단계에 있어 향후 지속적인 신약 출시가 전망된다. 지난해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 '캐사일라'가 매출 30억달러(약 3조9000억원)로 세계 1위 ADC 항암제에 올랐고, 이외에 10여개의 ADC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ADC 항암제 시장은 지난해 97억달러(약 13조원)에서 2028년 198억달러(약 26조원)로 5년간 2배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런 추세에 따라 국내 ADC 분야 M&A 및 파트너십 활동도 더욱 활기를 띨 지 주목된다. 앞서 오리온그룹은 올해 초 국내 ADC 기업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를 5500억원에 인수했다. 레고켐바이오는 해외에 기술이전한 ADC 항암신약 후보물질 'LCB14'가 지난해 국내 ADC 분야 최초로 임상 3상에 돌입하는 등 국내 ADC 선도기업으로 불린다. 동아쏘시오그룹의 위탁개발생산(CDMO) 계열사인 에스티팜은 11일 레고켐바이오와 ADC 링커 제조 공정 공동연구 및 제조위탁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동아쏘시오그룹은 전문의약품 계열사인 동아에스티가 앞서 지난해 12월 국내 ADC 기업 앱티스를 인수하는 등 주력 계열사들이 나란히 ADC 사업에 적극 뛰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미약품 역시 지난 2021년 중국 현지 계열사인 북경한미약품과 함께 레고켐바이오와 ADC 항암제 공동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북경한미약품이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에 ADC 기술을 적용하는 항암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밖에 △셀트리온의 영국 '익수다' 지분 인수 △종근당의 네덜란드 '시나픽스' 기술 도입 △롯데바이오로직스의 한국 '카나프테라퓨틱스'와 ADC 플랫폼 공동개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한국 '인투셀'과 ADC 공동연구 등 국내외 ADC 기업과 파트너십 확대 움직임이 왕성하다. 업계는 ADC 항암제가 복잡한 제조공정 등 어려움을 가지고 있고 오리온의 레고켐바이오 인수 등 이종산업간 인수합병에 일부 우려를 표명하지만, 유방암·림프종 등 다양한 암종에 치료제 가능성이 높은 만큼 ADC 투자는 장기적으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본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판 커지는 건기식(중)] 식품업계, ‘미래 캐시카우 키우기’ 경쟁

'건강관리식품'이 식품업계의 새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령화·저출산 문제로 위기에 봉착하면서 타개책으로 삼아 신사업까지 연결 짓는 추세다. 식품업계가 잇따라 미래 먹거리로 건강기능식품을 낙점한 이유는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전 연령대로 건강관리 붐이 확산되면서 수혜를 입는 등 매출 효자 품목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소비 흐름이 다양화됨에 따라 정부가 관련 규제 해소를 통한 산업 활성화 움직임을 보이는 한편, 치열한 경쟁 속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의 시장 현안과 전망, 기업들의 미래 사업 전략 등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국내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한, 두 해 된 이슈가 아니다. 소비인구 변동에 민감한 식품업계 특성상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신사업 발굴과 확대에 매달려 왔다. 신사업의 하나인 건강기능식품에 주요 식품 대기업들이 눈을 돌리면서 건기식은 일상 소비재로서 존재감을 날로 키우고 있다. 건기식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투자 가치도 높아지고, 기존 식품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전망한다. 실제로 건기식을 미래 캐시카우로 키운다는 공통 목표를 내건 식품사들은 자체 전문기업 출범, 유망기업 인수합병(M&A), 신제품 개발 등 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사업전개 방식 또한 다양하다. ◇자회사 앞세워 신제품 개발 집중 먼저, 일찌감치 건기식 시장을 눈 여겨 본 종합식품기업의 움직임이 도드라진다. 지난 2002년 'CJ뉴트라'를 시작으로 건기식 시장에 진출한 CJ제일제당은 자회사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틀었다. 2022년 기존 건강사업부에서 분할된 건기식 전문기업 'CJ웰케어'가 발판이 됐다. 내년까지 업계 선두권에 오른다는 목표로 기존 CJ제일제당의 자체 배양·생산한 개별인정형 피부유산균(CJLP133), 장유산균(CJLP243) 등을 활용한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2월 기존 유산균 브랜드를 '바이오코어'로 리뉴얼하면서 고함량 제품 등을 선보이며 그해 말 누적 매출 3000억원을 넘는 성과도 거뒀다. 올 들어서도 운동수행능력 기능성 유산균(TWK10)을 함유한 제품을 내놓은데 이어, 연내 과민성 대장 증후군(IBS) 관련 유산균 연구를 거쳐 '여행용 유산균' 제품도 출시 예정돼 있는 등 신제품 공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대상홀딩스는 이보다 한발 앞선 2017년 10월 자회사 '대상라이프사이언스'를 출범시키고 건기식 시장으로 뜀발질했다. 2018년 491억원이던 매출이 2020년 1000억원대, 2022년 2000억원대를 돌파하는 등 빠른 성장세도 보이고 있다. 환자용 균형 영양식 브랜드 '뉴케어'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마이밀·웰라이프 등 프로틴·아르기닌 전용 브랜드 성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매출 호조와 함께 2022년 10월부터는 대상웰라이프로 사명을 변경하고 신제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선보인 뉴케어 '관절플랜' 2종과 같이 생애주기별·기능별 건기식 제품을 꾸준히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풀무원은 계열사인 풀무원녹즙과 풀무원건강생활 중심으로 건기식 시장 공략에 매진하고 있다. 정제 형태의 건기식과 액상(일반식품)을 담은 융복합 건기식과 함께 개인 맞춤형 건기식 개발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2021년 말 1호 제품(간 건강 건기식+유기농 명일엽 녹즙)으로 시장 포문을 연 풀무원녹즙은 6호(멀티비타민 건기식+24가지 채소·과일 녹즙)까지 빠르게 제품군을 넓히면서 지난해 11월 기준 누적 판매량 1000만병을 기록하는 성과도 거뒀다. 맞춤형 건기식 사업의 경우 2020년 풀무원건강생활이 추천·판매 특례 1호 기업으로 선정되며 시장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0년 7월 첫 선보인 개인 맞춤형 건기식 브랜드 '퍼팩(Per Pack)'이 대표 사업이다. 회사 소속 영양사와의 면담을 바탕으로 개인에게 최적화된 건기식을 추천하고, 하루 한 팩씩 제공하는 것이 장점이다. ◇“의존도 줄여라"…라면·유업체, 활로 모색 단일 품목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꼽히는 라면·유업체도 건기식을 발판으로 숨통을 틔우고 있다. 농심은 2020년 3월 출시한 건기식 브랜드 '라이필' 제품군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약 70%를 견인하는 콜라겐을 이을 프로바이오틱스·오메가3·락토페린·관절 건기식 등 신규 분야 제품을 줄곧 선보였다. 지난해 상반기 누적 850억원의 매출을 낸 가운데 오는 2028년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 기회도 모색 중이다. 농심은 주문자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모든 라이필 제품을 제조해오고 있으나, 생산 설비가 부재해 성장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2022년 건기식 전문업체 '천호엔케어' 인수합병을 추진했으나 매각가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산됐다. 다만, 올 초 신년사에서 이병학 대표이사가 “건강기능식품, 스마트팜 솔루션을 포함해 등 농심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규 사업 영역을 확장해야한다"면서 “M&A와 스타트업 투자 및 전략적 제휴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한 만큼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우유 소비 인구가 줄면서 고심이 깊어진 유업계도 건기식 사업 확장에 팔을 걷어붙였다. hy는 멘탈 헬스케어 브랜드 '쉼' 육성에 공들이고 있다. 쉼은 긴장 완화에 도움을 주는 '테아닌'·수면건강을 돕는 '아쉬아간다 추출물' 등의 개별인정형 원료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말까지 쉼 2종(스트레스케어 쉼·수면케어 쉼) 판매량은 약 2350만개로 당초 목표였던 2500개 근사치에 도달했다. 기세에 힘입어 기존 윌(위 건강)·쿠퍼스(간 건강)·엠프로(장 건강)을 잇는 매출 1000억원 메가 브랜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빙그레도 2019년 건강 지향 통합 브랜드 'tft'로 건기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비바시티(여성)'·'마노플랜(남성)' 등 성별별 건강 전문 브랜드와 단백질 브랜드 '더단백' 등 하위 브랜드를 늘려왔다. 최근에도 견강보조식품·단백질우유 등을 지정상품으로 한 '프롬 비타', 피로회복 음료 등을 지정상품으로 한 '리렉스' 등의 상표를 각각 출원하는 등 제품군 확대에 힘쏟고 있다. ◇홍삼 지위 흔들…“젊어져야 산다" 건기식 시장 외형이 커지면서 수요가 분산됨에 따라 개별 식품 기준 1위였던 홍삼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2019년 1조5939억원이던 홍삼 구매 금액은 매년 감소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1조167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2위인 종합·단일 비타민은 6369억원에서 9424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며 홍삼 지위를 위협하는 추세다. 홍삼시장이 정체된 만큼 대표 업체인 KGC인삼공사 매출도 수년째 1조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이같은 홍삼제품의 침체를 탈피하기 위해 KGC인삼공사는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20대~30대 젊은 세대를 노려 기존과 다른 제형 등 제품 타입을 입히는 것이다. 올 들어 자체 홍삼 브랜드인 수제약과가 대표 사례다. 전통약과에 홍삼과 벌꿀 등을 적용한 제품으로,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트렌드를 반영해 지난해 11월 출시한 '홍삼양갱 프리미엄'의 연장선이다. 당시 홍삼양갱은 출시 한 달 만에 초도 물량 1만개가 전량 소진되는 성과를 거뒀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해 11월 출시한 '찐생홍삼구미'도 젊은 세대를 겨냥한 새로운 전략이다. 출시 당시 “물 없이 섭취할 수 있는 구미젤리 제형"이라며 “한입에 먹기 좋고 새콤달콤한 포도맛으로 홍삼 입문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인삼공사가 내세운 장점이었다. '찐생홍삼구미'는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출시 80일 만에 100만개 판매고를 올리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전문의 칼럼] 봄철 골프·배드민턴 하다 ‘어깨 통증’ 온다면

날씨가 조금씩 풀리면서 봄철 야외활동을 준비하는 이가 늘고 있다. 움츠렸던 몸을 펴고 갑작스레 바깥 활동을 하게 되면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이 또한 증가하기 때문에 미리 각별히 주의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골프·배드민턴·야구·농구 등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스포츠 종목이라면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어깨는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관절 중 하나로 활동 범위가 넓기에 다양한 질환들이 생긴다. 어깨 질환과 목디스크 증상은 공통되는 부분이 있어 헷갈리기 쉽지만, 밤에 통증을 느끼는 '야간통'을 극심하게 느낀다면 어깨 질환 중 하나인 '회전근개 파열'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휴식을 위해 누워있는 자세를 취할 때 회전근개를 구성하는 힘줄이 눌려 통증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 주위를 덮는 4개의 근육인 극상근·극하근·견갑하근·소원근을 함께 부르는 명칭이다. 어깨 관절을 움직이게 하는 기능과 어깨 관절의 동적인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로 어깨통증의 원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질환의 하나다. 회전근개 파열은 회전근개가 변성되고 힘줄에 파열이 생긴 것으로 손상될 경우 심한 어깨 통증과 근력 감소, 삼각근이나 상완 주위의 통증을 함께 호소하며 어깨를 움직이기 어려워진다. 손상된 어깨는 자연 회복의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이 과정에서 무리한 움직임은 병증을 키우는 것이므로 빠른 검사 및 치료가 필요하다. 회전근개 파열 검사로는 엑스레이·초음파·MRI 등 영상검사가 병행된다. 검사 결과 회전근개 파열 초기 증상은 약물, 주사, 체외충격파 등 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팔을 들어 올렸을 때 지면과 평행이 되는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는 완전 파열로 진행한 경우나 보존치료의 효과가 없다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하여 회전근개 봉합술을 시행한다. 수술을 결정하는 요인은 나이가 많거나, 팔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적 요소 유무, 평소 어떤 스포츠 활동을 하는지에 대한 활동력, 통증 정도이다. 이후 검사 결과와 환자 상태를 대조하여 치료법을 선택한다. 요즘은 PRP(자가혈소판 풍부 혈장치료술) 주사치료와 회전근개봉합술을 병합해 치료하여, 통증 완화 및 정상적인 기능 회복을 목표로 한다. PRP 주사치료란 혈액 속 혈소판에 있는 재생성장인자를 이용하여 손상 부위에 주입하는 시술이다. PRP 주사치료에는 혈액을 약 30cc 정도 채취 후 원심분리기로 혈소판을 분리하고 농축하여 치료 부위에 주입한다. 혈소판 내에는 300여 종의 면역세포 단백질과 성장인자가 풍부하기 때문에 염증 완화, 혈관재생 효과가 있다. 회전근개 봉합술은 비절개 방식인 관절내시경을 삽입하여 손상 부위를 관찰 및 봉합하는 치료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회전근개 봉합술의 방법도 다양한데 기본적으로 이전에는 일렬로 꿰매는 단순봉합을 주로 했다. 다만, 접촉면이 짧기 때문에 재파열 될 수 있다는 이론이 제기됨에 따라 이열봉합 기술이 나왔다. 이열봉합은 회전근개의 접촉면을 넓혀 안쪽에도 봉합하고 바깥쪽에도 봉합하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교량형봉합이 나왔는데, 회전근개의 접촉 면적을 이열봉합보다 더 잘 눌러 주어 생역학적으로 안정된다는 결과가 있다. 그렇다고, 최신형 기술이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교량형봉합의 경우 내측 파열이 잘 생긴다는 연구도 있으며, 큰 파열 환자는 장력이 발생해서 재파열이 높아진다는 의견도 있다. 이처럼 수술 기법마다 장단점이 있기에 환자의 상태에 따라 회전근개파열 범위와 탄력성을 고려하여 상처가 잘 아물 수 있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K-항암신약, 내달 美암학회서 ‘기술수출’ 부푼꿈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오는 4월 5~10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올해 첫 세계 3대 암학회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AACR 2024)'에 대거 참가해 차세대 항암기술 연구성과를 선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이번 AACR 2024에서 현재 개발중인 항암바이러스 '펙사벡'의 연구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한다. 미국암연구학회(AACR)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불리는 세계 권위의 학회로, 3대 암학회 중 가장 먼저 열려 한 해의 항암연구 트렌드를 가늠할 수 있는 행사로 평가된다. 신라젠은 이번 발표에서 최근 미국 리제네론의 항암제 '리브타요'와의 병용임상 1b·2a상을 마친 펙사벡의 최신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특히 신라젠은 이번 AACR 2024에서 '펙사벡' 외에 항암제 'BAL0891',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SJ-600' 시리즈 등 현재 보유 중인 파이프라인 3개(발표 4건)가 모두 발표논문으로 채택되는 성과를 올렸다. 신라젠이 보유한 '항암바이러스(암세포 내에 침투·번식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바이러스)' 기술은 항암바이러스가 혈관을 타고 신체 곳곳을 돌아다니며 암세포만 파괴하도록 해 기존 항암제로 치료하기 어려운 각종 전이성 암에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신라젠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이 모든 파이프라인의 연구결과를 메이저학회에서 발표하는 경우는 드문 사례"라며 “펙사벡 1개에 의존했던 과거 신라젠에서 벗어났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이번 AACR 2024에서 면역항암제 'YH32367'과 'YH41723' 총 2종의 비임상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한다. 두 약물은 종양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동시에 면역세포 활성을 증가시키는 이중항체 면역항암제로, YH32367은 한국과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고 YH41723은 내년 임상 1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GC녹십자그룹의 바이오 계열사 GC셀은 이번 학회에서 독자기술인 'CAR-NK' 플랫폼을 적용한 악성 T세포(면역세포) 림프종 치료제 'GL205(GCC2005)'의 비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T세포 림프종은 기존 항암 화학요법을 제외하면 치료제가 거의 없는 악성 종양으로, GL205(GCC2005)는 기존 'CAR-T(키메릭 항원수용체 T세포)' 기반 세포치료제의 제조·배양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항암제로 평가된다. 최근 오리온그룹이 인수한 항체-약물 접합체(ADC) 선도기업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ADC에 이중항체 기술을 접목한 이중항체 ADC 방식의 항암제 'LCB36'의 비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이밖에 티움바이오는 경구용 면역항암제,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루닛은 인공지능(AI) 기반 항암기술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한암학회 '암연구동향 보고서 2023'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에서 매년 25만명의 암환자가 신규 발생하고 8만명이 암으로 사망한다. 고령화 등으로 국내 암 치료제·진단제품 시장은 2018년 11억달러(약 1조5000억원)에서 내년 22억달러(약 3조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내년 글로벌 암 치료제 시장은 3270억달러(약 432조원)로 전망된다. 업계는 내성, 변이 등 다른 질환 치료제에 비해 항암제 개발이 까다롭지만, 10년 전 면역항암제 연구가 국내에 시작됐고 최근 수년간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의 항암분야 신약개발 투자가 증가해 온 만큼 이번 AACR 2024가 우리 기업의 기술수출 기회의 장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케토톱·훼스탈’ 한독, 신약·헬스로 재도약 날갯짓

소염진통제 '케토톱', 소화제 '훼스탈'로 유명한 중견 제약사 한독이 창립 70주년을 맞아 신약개발을 중심으로 한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의 재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7일 한독에 따르면, 한독은 오는 4월 창립 70주년을 앞두고 지난달부터 창립 70주년 기념사업 '땡스 캠페인(Thanks Campaign)'을 시작했다. 대규모 기념행사보다 헌혈, 무료검진, 자원봉사 등 고객·지역사회에 감사를 전하는 연중 캠페인으로, 지난 2월 한달간 전 임직원이 헌혈에 참여해 모은 헌혈증을 기부했고, 매월 전립선 무료검진, 당뇨병 바로알리기, 아동센터봉사 등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지난 1954년 설립된 한독은 당시로선 파격적인 선진국 제약사(독일 훽스트)와의 합작회사체제로 국내 제약산업의 선진화에 기여했으며, 2013년 사명을 한독약품에서 한독으로 바꾸고 합작회사체제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한국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지난 2006년 회장에 오른 창업주 2세 김영진 한독 대표이사 회장은 독자회사체제로 전환한 이후 과감한 지분투자, 인수합병,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의약품은 물론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디지털치료기기 등 사업영역을 확대해 왔다. 특히, 지난 2014년 태평양제약 제약사업부문을 인수해 확보한 케토톱은 인수 당시 매출 200억원을 지난해 550억원대로 높여 한독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효자제품으로 키웠다. 지난해에는 한독이 지분투자한 국내 디지털헬스케어 스타트업 웰트가 국내에서 두 번째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불면증 디지털치료기기 '웰트-I(WELT-I)'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1958년 독일 훽스트와 기술제휴로 출시한 국내 최초 정제형 소화제 훼스탈은 지금도 스테디셀러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한독의 실적은 지분투자, 신약개발투자, 마케팅투자 등 비용지출과 외부도입상품 판권계약 종료 등으로 주춤한 상태다. 지난해 한독은 연결기준 매출 5227억원, 영업이익 126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매출은 3.9%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55.8% 줄었다. 한독은 케토톱 등 스테디셀러 의약품의 꾸준한 성장과 최근 국내 숙취해소제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숙취해소제 '레디큐' 등을 발판으로 올해 반등을 계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장기간 투자해 온 신약개발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창립 70주년인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포부다. 한독이 지분투자한 미국 바이오기업 레졸루트는 최근 저혈당을 일으키는 희귀질환인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 신약 후보물질 'RZ358'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시작했다. 또한 한독이 국내 항암제 바이오벤처 에이비엘바이오와 함께 개발중인 차세대 항암(담도암) 치료제 'HDB001A'는 글로벌 파트너사인 미국 콤패스테라퓨틱스 주도로 올해 상반기에 글로벌 임상 3상이 완료될 전망이다. 이밖에 한독이 자체개발 중인 표적단백질분해(TPD) 플랫폼 기반 폐암 치료제의 연구결과를 오는 4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암학회(AACR 2024)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한독 관계자는 “건강한 삶에 기여한다는 창업정신과 나눔철학은 오랫동안 한독이 이어온 전통"이라며 “자체 신약개발과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암, 당뇨, 희귀질환 분야에서 경쟁력 갖춘 신약을 지속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롯데바이오로직스, 그룹 핵심 급부상…‘투톱체제’ SK바이오팜 닮은꼴?

롯데그룹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계열사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며 그룹 핵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6일 롯데바이오로직스와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사회는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전무)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 등을 맡고 있는 신유열 전무가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86년생인 신 전무는 일본 게이오기주쿠대 학사,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학석사를 받고 노무라증권,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등 주로 일본에서 근무해 왔다. 그룹 후계자 최고 유력 후보로 꼽히는 신 전무는 지난해 12월 그룹인사에서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으로 승진했다. 롯데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동시에 롯데바이오로직스를 그룹의 미래성장동력으로 키우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이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세 자릿수의 신규 신입·경력 사원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분기별로 총 4회에 걸쳐 각각 신입·경력사원을 공개채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학기부터 한국폴리텍대학 바이오캠퍼스와 공동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 아카데미반'을 개설해 운영하고, 신입사원 채용을 통합직군이 아닌 직무별로 모집하기로 하는 등 바이오 전문인재를 육성·채용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롯데그룹 계열사 최초로 전 임직원 대상 스톡옵션 제도도 도입해 우수 바이오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로써 올해 롯데바이오로직스 임직원 수(미국 시러큐스 공장 현지 임직원 500여명 제외) 현재 약 160명 규모에서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같은 CDMO 선도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임직원 수 4500여명 등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지만 설립 3년차임을 감안하면 빠른 성장세로 평가된다. 이러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행보는 SK그룹의 신약개발 계열사 SK바이오팜과 닮은꼴 양상이다. SK바이오팜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SK그룹 최연소 임원으로 승진함으로써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와 함께 '오너 3세-전문경영인 투톱체제'를 구축했다. 전문경영인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와 오너 3세 신유열 전무가 이끌게 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달 말 인천 송도에 메가플랜트 제1공장을 착공해 2027년 상업생산을 시작하는데 이어 오는 2030년까지 국내에 메가플랜트 3개 공장을 건설해 글로벌 10대 CDMO 기업으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분기별 계획을 밝힌) 2024년 채용계획 발표를 통해 채용정보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고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도 적극 부응하고자 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송도 바이오플랜트 조성을 차질없이 추진해 글로벌 CDMO 시장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제약업계, ‘안방효자 제네릭’ 수출역군 만든다

국내 제약산업이 지난해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전히 글로벌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 일부에서는 국내 제약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네릭(복제약)을 수출 전략품목으로 키우자는 제안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2023년 3/4분기 보건산업 기업경영분석' 발표를 통해 지난해 3분기 국내 제약산업 매출액(제약산업 제조업체 145개사 분석)은 전년동기 대비 6.8%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내 제약산업은 2022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4개 분기동안 각각 전년동기 대비 2.7~6.8%씩 성장해 엔데믹 시기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를 감안하면 지난해 국내 제약산업 매출액은 40조원 안팎으로 2022년 37조 7000억원보다 다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영업이익률도 2022년 9.9%보다 높은 10%대가 기대된다. 그러나, 한국바이오협회 '글로벌 의약품 시장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의약품 시장은 1조 6068억달러(약 2100조원) 규모로, 2028년까지 5년간 연평균 6~9%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제약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2% 안팎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제약산업에서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제네릭을 수출 전략품목으로 육성하자는 제안이 나와 주목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최근 발간한 '국내 제약산업 선진화를 위한 제네릭 의약품 수출 활성화 방안'이라는 제목의 이슈 리포트에서 유승래 동덕여자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국내 제약산업 선진화 및 제약강국 도약을 위해서는 궁극적 지향점인 혁신신약 개발과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제네릭 의약품 개발 및 수출이 당면 과제"라고 밝혔다. 유 교수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는 의약품 공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네릭 의약품 확보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혁신신약이 초고가인 만큼 환자 접근성 보장을 위해 미국 등 주요 선진국도 제네릭 의약품 사용을 더욱 장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 분석에 따르면 국내 제네릭 의약품 시장은 2022년 기준 77억 7000만달러(약 10조 4000억원)으로 글로벌 제네릭 의약품 시장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일부 의약품 품절 등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 의약품 공급부족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중국, 인도 등 기존 소수 제조업체 의존성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유 교수는 향후 선진국 시장 수요가 높은 심혈관계, 중증질환 등 분야에서 주사제형 개발, 개량신약 등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네릭 수출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오는 2025~2026년 특허가 만료되는 전신마취 보조제 '슈가마덱스', 혈액암 치료제 '카필조밉', 기관지확장제 '인다카테롤' 등의 '퍼스트 제네릭'을 선별적으로 개발해 수출 유망품목으로 키우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제안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업계는 그동안 막대한 신약개발 비용부담 등으로 외국 오리지널 의약품의 제네릭 개발에 주력해 왔으나 제네릭은 약가인하 정책기조로 인해 수익성이 낮아 신약개발 투자비용 확보 등 기업의 비약적 성장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여겨져 왔다. 일례로 코로나 기간 품귀사태를 빚었던 감기약 '아세트아미노펜'(오리지널 의약품 타이레놀)은 낮은 제네릭 약가정책으로 채산성이 안맞아 국내 생산이 감소한 탓에 품귀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다만 '개량신약 명가'로 불리는 한미약품 등 개량신약, 복합신약 개발 노하우를 축적해온 제약사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우리 제약업계는 차별화된 제네릭 개발에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유승래 교수는 “자체개발한 개량신약의 경우 고부가가치 제네릭 또는 슈퍼 제네릭으로서 환자 편의성 및 기술진보 측면에서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다만 현지에서 등재될 저가 제네릭과 비교해 임상·비용적 가치 미입증시 가격경쟁력 유지 및 시장방어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보툴리눔 톡신 1위 휴젤 美진출…대웅제약과 진검승부

일반인에 보톡스로 알려져 있는 보툴리눔 톡신의 세계최대 시장인 미국을 놓고 선발주자 대웅제약과 후발주자 휴젤간 'K-톡신 진검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휴젤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한국 제품명 보툴렉스) 50유닛(Unit)과 100유닛에 대해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4일 밝혔다. 앞서 휴젤은 지난 2021년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이래 공장설비·문헌 등 일부 보완작업과 재신청을 거쳐 이번에 3년만에 최종 허가 획득에 성공한 것이다. 휴젤은 올해 중반 레티보를 미국에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이로써 휴젤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세계 3대 톡신 시장인 미국·중국·유럽에 모두 진출한 기업이 됐다. 레티보(보툴렉스)는 현재 국내에서도 8년 연속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번 FDA 승인으로 휴젤은 보톨리눔 톡신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서 먼저 진출한 대웅제약과 정면승부가 불가피하게 됐다. 보스턴컨설팅그룹 등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세계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3조 2000억원 규모를 자랑하며 오는 2031년 6조 3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앞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는 지난 2019년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 FDA 승인을 받아 미국시장에 진출했다. 나보타는 미국 미용 톡신 제품 기준 11%, 미용·치료용을 합친 전체 톡신 제품 기준 약 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애브비의 '보톡스' 등 소수의 미국·유럽 기업 제품이 주도하고 있는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지난해 나보타는 국내외에서 총 147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 중 약 80%를 미국을 포함한 해외시장에서 올렸다. 휴젤은 지난해 전체 매출 3197억원 중에 보툴렉스의 매출이 5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툴렉스의 경우 국내 매출과 해외 매출 비중은 50대50 가량으로, 해외수출 비중이 80%를 차지하는 나보타에 비해 내수와 수출 비중이 엇비슷하다. 휴젤의 레티보가 대웅제약의 나보타와 같이 미국시장에 안착하면, 나보타처럼 해외매출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국내 톡신 기업 1위 자리를 굳힐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한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톡신시장에서는 보툴렉스가 8년 연속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국내외 전체 매출 합계는 지난해 상반기 나보타가 보툴렉스를 앞섰다가 하반기에 다시 보툴렉스가 1위를 탈환하는 등 '1위 다툼'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휴젤과 대웅제약에 이어 '국내 톡신 3대장' 메디톡스는 최근 자체 개발 중인 동물 유래 성분을 배제한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 'MT10109L'를 미국 FDA에 신청했으나 '특정 검증 시험 보고서 미비'를 사유로 품목허가 본심사가 거절되는 바람에 미국 진출을 다음 기회로 미뤄게 됐다. 업계는 소수의 미국·유럽 기업 제품만 출시돼 있는 미국 톡신 시장에 한국 제품이 2개나 출시되는 만큼 K-톡신의 위상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휴젤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보여준 보툴렉스의 성과와 다양한 학술 프로그램 등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서도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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