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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대웅·동아 ‘K-파마 3총사’, 美서 당뇨·비만 신약 과시

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폐막한 세계 최대 당뇨 학술대회에 참석한 국내 제약사들이 차세대 당뇨·비만 신약 기술을 과시하며 주목받았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 21~24일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 2024)에서 자체개발한 당뇨병 신약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의 임상 3상시험 통합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대웅제약의 이번 발표는 100여 년간 사용돼 온 당뇨 치료물질 '메트포르민'과 엔블로의 병용 3상 임상시험에 대한 통합분석 결과로,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 등 기존 당뇨 치료물질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다파글리플로진' 대비 혈당강하 효과를 비교한 연구결과다. 2형 당뇨병 환자 대상의 이번 임상결과에서 엔블로는 다파글리플로진 대비 △우수한 혈당 강하 효과 △소변 내 당 배출량 증가 △인슐린 저항성 개선 효과 등을 입증했다. 특히, 엔블로는 국내 최초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로, 국산 SGLT-2 억제제가 세계 최초 SGLT-2 억제제인 다파글리플로진보다 우수한 효과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엔블로는 다파글리플로진을 능가할 수 있는 혁신적인 당뇨병 치료 옵션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 제약사가 개발한 첫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인 엔블로의 우수성을 전 세계 의료진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자회사 뉴로보파마슈티컬스와 함께 이중작용 비만치료제 'DA-1726'의 전임상 연구결과를 포스터 발표했다. DA-1726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해 체중감소와 혈당조절을 동시에 유도하는 신약 후보물질이다. 동아에스티는 이번 발표에서 DA-1726와 동일한 작용제인 베링거인겔하임의 '서보두타이드' 및 인슐린 분비 촉진 펩타이드(GIP) 이중작용제인 일라이릴리의 '티르제파타이드'와 효능을 비교한 전임상 결과를 포스터 발표했다. 연구결과 DA-1726은 체중 및 체지방량 감소 효과가 서보두타이드보다 각각 1.3배, 2배 더 큰 것으로 나타났고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혈당 감소량도 각각 서보두타이드보다 많았다. 또한 티르제파타이드와 비교해도 우수한 콜레스테롤 상승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동아에스티는 내년 상반기에 DA-1726의 글로벌 임상 1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비만·당뇨·심혈관질환을 동시에 관리하는 차세대 비만 치료 3중작용제 'HM15275'의 전임상 연구결과 4건을 발표했다.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임상 1상 승인을 받은 HM15275는 3가지 작용제를 결합해 효능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으로, 전임상 결과 근육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체중 25% 이상을 감량하는 효과 도출돼 전 세계 비만 치료제 신드롬을 일으켰던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나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2021년 약 83조원에서 오는 2027년 109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올해 약 21조원에서 오는 2030년 약 106조원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기존 글로벌 빅파마의 제품과 유사하거나 동일한 작용제이면서도 효능은 더 우수한 후보물질이 다수 소개된 만큼 고령화로 향후 급성장할 당뇨·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우리 제약사가 도약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美 바이오시밀러 규제 완화에 셀트리온·삼바 ‘희색’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한다. 미국 정부가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를 활성화해 자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같은 미국의 규제 개선 움직임이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해외로 확대 중인 국내기업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일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간 호환성 입증을 위한 고려사항에 관한 가이드라인' 개정안 초안을 공개하고 오는 9월 20일까지 공개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한다. 앞서 지난 3월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자국민의 의료비 절감을 위해 약가를 인하하고 모든 바이오시밀러를 대체 처방할 수 있도록 법률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호환가능(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 승인제도'는 미국에만 있는 제도로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 후 이와 별도로 신청 및 심사 절차를 거쳐 오리지널 의약품과 교차사용(대체사용)을 승인해 주는 제도다.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 승인을 받으면 현지 약국에서 오리지널 대신 대체처방이 가능해져 출시 후 곧바로 매출 확대를 꾀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기준 FDA의 품목허가를 받은 바이오시밀러 총 49개 중 인터체인저블 승인을 받은 것은 총 10개에 불과하다. 일단 품목허가를 받으면 오리지널 의약품과 유효성 및 안전성 차이가 없음을 인정받은 것임에도 이중 규제를 두고 있는 셈이다. 반면에 유럽은 품목허가를 받으면 곧바로 오리지널과 상호 교차처방을 할 수 있다.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까지 약 10년간 세계 매출 1위를 차지했던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는 지난해 특허 만료로 미국에서만 9개의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됐음에도 여전히 8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인터체인저블 승인제도로 바이오시밀러의 대체처방을 어렵게 만든 것이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인터체인저블 승인제도가 폐지되면 우리 바이오시밀러 기업의 미국시장 잠식속도가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지난해 국내기업 최초로 안과질환 치료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바이우비즈'에 대해 인터체인저블 승인을 받은데 이어 지난달에는 FDA 사상 최초로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오퓨비즈'에 품목허가와 인터체인저블 승인을 동시에 받을 정도로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업계 일부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같이 품질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인터체인저블 승인제도가 오히려 중국·인도 등 바이오시밀러 경쟁국과의 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내다본다. 반대로 인터체인저블 승인제도가 폐지되면 별도의 신청절차와 후속임상 등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현지 약국의 대체처방으로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는 FDA 승인을 받은 바이오시밀러를 6개 보유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5개를 갖고 있는 셀트리온이 나란히 팬데믹 이후 세계 매출 1위로 오른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등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바이오시밀러를 활성화하려는 미국의 규제 완화 움직임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CJ바이오사이언스 “AI 기반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도약” 선언

CJ제일제당의 바이오의약품 계열사 CJ바이오사이언스가 차세대 의약품 신소재로 주목받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개발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24일 CJ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최근 전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2024 뉴 비전 선포식'을 갖고 '인공지능(AI) 기반 마이크로바이옴 글로벌 혁신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천종식 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CJ바이오사이언스는 오랜기간 지속적인 임상 데이터 확보 및 분석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와 AI 관련 역량을 축적해 왔다"며 “새로운 AI 시대를 맞아 디지털에서 인공지능으로의 전환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글로벌 혁신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21년 CJ제일제당이 2009년 설립된 바이오기업 '천랩'을 인수해 2022년 1월 출범시킨 바이오의약품 전문 계열사로, 식품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모기업의 미생물 연구 경쟁력과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바이오신약 개발을 주력사업으로 선정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내 존재하는 모든 미생물의 총칭으로 주로 장 내에 서식하며 소화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성인 1명당 수십조개에 이르는 마이크로바이옴은 특정 미생물의 분포에 따라 면역력 등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커 장 질환은 물론 간암, 대장암 등 암과 뇌질환 분야에서도 기존에 없던 새로운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는 의약품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AI 기술을 접목해 기존 천랩이 개발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 '이지엠(Ez-Mx)'을 고도화해 신약개발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지엠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 중인 항암 신약 'CJRB-101' 개발 속도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CJRB-101은 폐암 및 두경부암을 적응증으로 하며 현재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인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의 병용요법에 대한 국내 임상 1·2상을 동시 진행하고 있다. 올해 3분기부터는 미국을 시작으로 다국가 임상도 시작할 예정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CJRB-101로 폐암 치료제 시장을 우선 공략하고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CJRB-302', 염증성 질환 치료제 'CJRB-201' 등 후속 파이프라인도 개발해 오는 2026년까지 기술수출 3건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유전체 분석 플랫폼 및 솔루션의 연구개발(R&D)에 주력하던 바이오텍을 인수해 출범한지 이제 2년 6개월된 만큼 아직 수익구조가 본궤도에 오르지는 못한 상태다. CJ바이오사이언스의 매출은 천랩 시절이던 2021년 44억원, 출범 첫 해인 2022년 41억원, 지난해 56억원을 기록했고 같은기간 영업손실은 101억원, 332억원, 321억원으로 적자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업계는 지난 2022년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이 탄생하기 시작한 만큼 향후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업계 최고 수준의 마이크로바이옴 빅데이터와 의료기관 임상 데이터, 인체유래 시료분석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AI 전문가를 추가 영입하고 글로벌 AI 전문가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등 AI 역량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미생물 기반 과학기술과 AI 기반 플랫폼 역량은 미래 CJ그룹 웰니스 사업의 한 축이 될 것"이라며 “올해 안에 식품 및 건강기능식품과 연계된 사업 구체화도 논의하는 등 CJ제일제당과의 시너지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삼성바이오·셀트리온·한미약품, 세계 1위 면역항암제 ‘격돌’

지난해 처음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에 오른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시장을 차지하려는 국내외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한미약품 등 발빠르게 움직여 온 우리기업의 향후 성과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최근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바이오시밀러 'CT-P51'의 미국 임상 3상 신청서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임상에서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총 606명을 대상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인 키트루다와 CT-P51 간의 유효성·동등성 입증을 위한 비교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1월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SB27'의 글로벌 임상 1상을 시작한데 이어 4월에는 글로벌 임상 3상에도 착수해 임상 1·3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러한 '오버랩' 전략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개발 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상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이 존재하는 만큼 적정 투여용량을 검증하는 임상 2상은 생략한다. 키트루다는 암세포가 인체내 면역세포를 속여 파괴되지 않고 번식하는 것(면역회피)을 막는 기전을 통해 면역세포가 정상적으로 암세포를 파괴하도록 하는 면역항암제이다. 이러한 기전 덕분에 키트루다는 비소세포폐암, 삼중음성 유방암 등 다양한 암종에 활용도가 높아 지난해 글로벌 매출 250억달러(약 32조원)를 올리며 처음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에 올랐다. 키트루다는 오는 2029년 미국, 2031년 유럽에서 각각 물질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다. 이때문에 지난해 초 미국에서 특허가 만료된 기존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인 미국 애브비의 '휴미라'처럼 글로벌 제약사 사이에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미국 암젠, 스위스 산도스가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에 들어갔고 중국 바이오테라솔루션 등이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적응증이 40개나 되는 키트루다의 높은 활용도 덕분에 키트루다와 병용요법을 추진하는 국내 제약사도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4월 머크와 협력계약을 체결, 자체개발 중인 이중항체 항암제 'BH3120'과 키트루다의 병용 요법 글로벌 임상 1상을 추진 중이다. BH3120은 한미약품이 자체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를 적용한 항암 신약으로, 펜탐바디는 하나의 항체가 암세포와 면역세포에 동시에 작용해 항암 효능과 안전성을 모두 높이는 것이 장점이다. 업계는 지난 약 10년간 연매출 30조원 안팎을 올리던 휴미라가 특허 만료로 지난해 글로벌 매출이 전년대비 32% 감소한 약 20조원에 그친 것으로 파악하고 우리 기업들이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자궁내막암 등 지속적으로 적응증을 확장하고 있는 키트루다가 올해 지난해보다 20% 증가한 약 36조원의 글로벌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키트루다와의 병용요법 시장에서도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한미약품그룹 ‘임종윤-종훈 형제경영’ 본격화

한미약품그룹 오너가의 장·차남인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그룹 지주사에 이어 주력사인 한미약품의 사내이사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미약품그룹은 '형제경영' 체제가 본격화됐으며, '한미약품 임종윤 대표-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라는 마지막 단계만 남겨두게 됐다. 18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신규 이사 4명 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신규 선임된 이사는 △임종윤 사내이사 △임종훈 사내이사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남병호 사외이사로,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남병호 헤링스 대표 등 형제측 지지세력이 이사진에 합류했다. 이로써 장남 임종윤 이사와 차남 임종훈 이사는 지난 3월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사내이사에 선임된 이후 주력사 사내이사까지 선임되며 오너가 경영권 분쟁에서 최종 승리하고 '형제경영'을 본격화하게 됐다. 한미약품그룹은 기존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이 주력해 오던 항암·비만·당뇨 신약개발에 더해 임종윤·종훈 형제가 강조한 사업다각화를 본격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임종윤 이사는 기존 평택 바이오플랜트의 활용도를 높여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5년 내 시가총액 50조원의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임종훈 이사는 지난 4월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이사에 오른 후 5월에는 기존 대표이사였던 송영숙 회장을 밀어내고 단독대표에 올랐다. 이후 임종훈 대표는 한미사이언스의 의약품 유통 계열사 온라인팜을 중심으로 유통사업을 확대하고 의료기기와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집중 투자해 사업다각화를 꾀하겠다는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다만 이날 한미약품 임시주총 후 예상됐던 이사회는 열리지 않아 임종윤 이사의 한미약품 대표 선임은 추후를 기약하게 됐다. 업계는 통상 주주총회 직후 이사회가 열리는 관행을 감안해 임시주총에서 임종윤 사내이사가 선임된 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에 선임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날 이사회는 열리지 않았고 주주총회에도 이사 중에서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만 참석했다. 이에 업계 일부는 아직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측과 임종윤·종훈 형제측의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임시주총에서 이사회에 진출한 형제측 이사는 총 4명으로, 박재현 대표이사 등 송 회장·임 부회장 체제에서 선임돼 회사를 이끌어 온 이사 6명보다 적다. 더욱이 한미약품 2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은 이사회 참석률이 저조했다는 이유로 임종윤 이사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하기도 했다. 다만 한미약품측은 애초에 이날 임시주총 개최만 예정됐을 뿐 이사회 개최 계획은 없었음을 강조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새로운 이사진은 탁월한 역량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미약품의 방향성 제시에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새로 선임된 4명의 이사는 기존 6명의 이사들과 일정을 조율해 이사회 개최 날짜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코로나치료제는 잊어라…신풍제약, 신약 재도약 선언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로 주목받았던 중견제약사 신풍제약이 개발 실패에 따른 '적자 후유증'을 털고 신약 재도전에 나선다. 17일 신풍제약에 따르면,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유제만 신풍제약 대표를 비롯해 본사, 인덕원 연구소, 오송 및 안산 공장, 전국 영업점의 임직원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한 가운데 창립 62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유제만 대표는 기념사에서 “지난 62년간 인류의 건강한 삶을 위한 제약회사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며 “앞으로도 지금껏 쌓아온 역량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우수한 치료 옵션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제약회사로서 사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신풍제약의 올해 4대 회사 목표로 △R&D 중심 제약사 △내수 판매 성장 △혁신신약 개발을 통한 세계시장 개척 △경영 개선을 제시했다. 지난 1962년 6월 설립된 신풍제약은 구충제, 간·폐 디스토마 치료제, 항생제 등 저개발국가를 위한 전문의약품 생산에 주력하며 꾸준히 성장해 왔다. 특히 국산 16호 신약인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는 세계보건기구(WHO) 필수의약품, 미국 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 등에 지정되며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의 말라리아 퇴치에 큰 기여를 해왔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인 피라맥스의 작용 기전이 코로나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코로나19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2020년부터 국내외 임상시험에 뛰어들었다. 이후 임상 성공·실패 소식에 따라 주가도 급등락을 거듭하며 코로나 테마주로 주목받았으나 지난해 10월 글로벌 임상 3상 결과가 평가변수를 충족시키지 못한 데다가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세간의 관심도 한풀 꺾였다. 그 여파로 신풍제약은 대규모 임상에 따른 연구개발비와 헬스케어 신제품 광고비 등이 커져 2021년부터 영업적자에 빠졌다. 영업손실은 2021년 143억원, 2022년 340억원, 지난해 474억원으로 점점 커졌고 같은기간 매출은 1892억원, 2093억원, 2002억원으로 횡보를 거듭했다. 같은기간 연구개발비 지출은 303억원, 555억원, 544억원을 기록했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0%, 26.5%, 27.2%로 갈수록 높아졌다. 다만 올해 1분기에는 매출 54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6% 성장했고 영업손실도 피라맥스 임상 3상 종료에 따른 임상비용 절감 등으로 35억원에 불과, 전년동기 대비 69.8% 감소하며 실적회복의 신호탄을 쐈다. 또한 신풍제약은 지난 4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 임상미생물학·감염질환학회(ESCMID 2024)에서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로서 1차 유효성 평가변수는 충족시키지 못했으나 2차 평가변수 일부에서는 유의미한 결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해 엔데믹 이후에도 '롱코비드(코로나19 감염 후 수개월 이상 코로나 증상을 겪는 현상)' 치료제로 키우기 위한 불씨를 살렸다. 아울러 신풍제약은 올해 뇌졸중 치료제 'SP-8203'의 국내 임상 3상 진입, 내년 골관절염 치료제 '하이알플렉스' 및 골다공증 치료제 '데노수맙' 출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의 해외 품목허가 확대 등을 통해 흑자전환 기반을 다진다는 포부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신약개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올해를 신약개발 성과를 가시화하는 한 해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한미약품, 희귀질환 치료제로 명분·실리 챙긴다

한미약품이 항암·비만·당뇨에 이어 희귀질환으로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을 키우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빅데이터·유전자편집 등 첨단기술 발달로 신약개발 성공의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주요 규제당국의 각종 지원 혜택도 확대되는 것과 맞물려 한미약품은 '희귀질환 치료 기회'를 넓혀준다는 명분과 함께 수익성 향상이라는 실리까지 챙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최근 GC녹십자와 공동개발 중인 희귀질환 '파브리병' 치료 신약 'LA-GLA'(개발명 HM15421·GC1134A)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ODD) 지정을 받았다. 파브리병은 세포 내 '리소좀' 이상으로 당지질이 축적돼 세포독성 및 장기손상으로 사망에 이르는 희귀 유전질환으로 LA-GLA는 월 1회 주사하는 장기지속형 치료제다. 이밖에 한미약품은 △선천적으로 소장(小腸)이 짧아 소화흡수장애를 일으키는 단장증후군 △성장호르몬 결핍증 △특발성 폐섬유증 △선천성 고(高)인슐린혈증 등 5개 희귀질환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26개 혁신신약 파이프라인 중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지난 2018년부터 미국 FDA, 유럽의약품청(EMA),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받은 희귀의약품 지정 건수는 총 21건으로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에 따르면 전 세계 희귀질환은 총 7000여종, 환자 수는 3억5000만명에 이르지만 이 가운데 현재 치료제가 개발돼 있는 희귀질환은 5% 가량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유전적 요인이 많아 진단 자체가 어렵거나 환자 수가 2만명 이하로 적어 임상환자 모집 등 신약 개발이 까다로운 게 주된 원인이다. 더욱이 개별 질환별로 보면 시장성이 낮아 제약사가 선뜻 개발에 나서기 어려운 현실적 문제도 깔려있다. 이 때문에 주요 규제당국은 희귀의약품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 정책을 펴고 있다. 미국 FDA는 희귀의약품에 지정되면 신약허가 심사비용을 면제하고 동일계열 의약품 중 가장 먼저 시판허가를 받으면 7년간 독점권을 인정해 준다. 특히, 희귀의약품 연구개발(R&D) 비용의 50%에 세금감면 혜택을 부여하고 임상개발 보조금도 제공한다. 유럽과 일본 역시 우선심사, 수수료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우리나라는 연구개발비 세제혜택이나 수수료 감면 등 금전적 혜택은 없지만, 임상 2상을 마치면 임상 3상 결과를 제출한다는 조건 하에 허가해 주는 '조건부 허가 제도'와 다른 의약품 허가신청보다 우선 심사하는 '우선심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제약업계에서도 희귀의약품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 FDA가 승인한 신약 55개 중 약 60%는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의약품이다. 또한, 현재 글로벌 빅파마들은 신약 파이프라인의 70% 이상이 희귀의약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희귀질환은 80% 이상이 유전질환인 만큼 유전자 검사·편집 기술,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으로 희귀질환의 식별 및 추적이 용이해지고 있는 점도 제약바이오기업들이 희귀질환 신약개발에 나서도록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은 지난해 2100억달러(약 290조원)에서 오는 2028년 3500억달러(약 480조원)로 5년간 연평균 10.8%씩 성장할 전망이다. 비 희귀의약품 시장 성장률의 2배에 이르는 속도로 희귀의약품 시장이 '거대한 틈새시장'으로 불리는 이유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희귀질환 분야 신약개발은 인류 건강을 위해 존재하는 제약기업의 사명과 같은 일"이라며 “희귀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오스템임플란트, 의료기기 수출 ‘나홀로 승승장구’

오스템임플란트가 올해 1분기 국내 의료기기 수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가성비' 좋은 제품에 더해 일찍부터 독자 구축해 온 해외법인망과 글로벌 임상교육 인프라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24년 1분기 보건산업 수출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의료기기 수출액은 총 14억6000만달러(약 2조원)로 전년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이는 엔데믹으로 체외진단기기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44.9% 감소한 1억8000만달러에 그친 결과로, 특히 우리나라 최대 의료기기 수출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이 86.6%나 감소해 이른바 '역기저'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올해 1분기 임플란트 수출액은 2억3000만달러(약 3200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51.4% 증가하며 전체 의료기기 수출액의 16.0%를 차지, 의료기기 품목 중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전체 의료기기 중 가장 큰 수출 비중을 차지했던 체외진단기기를 제치고 임플란트가 수출 비중 1위 품목에 오른 것이다. 임플란트에 이어 초음파영상진단기 13.8%, 방사선촬영기기 12.7%, 체외진단기기 12.5%를 차지했다. 임플란트 수출 약진에는 국내 1위, 세계 3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선전이 큰 역할을 했다. 올해 1분기 오스템임플란트 전체 매출은 323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9% 증가했다. 이 중 해외매출 비중은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에도 임플란트 물량을 확보해 두려는 중국, 러시아 등 현지 치과의사들의 수요 증가로 오히려 수출이 증가하는 뒷심을 발휘하기도 했다. 지난 2022년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에는 해외 매출로만 1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매출 비중 목표치도 지난해 66%에서 올해 70%로 높여 잡았다. 이러한 해외매출 성장의 원동력으로 우선 일찍부터 시작한 '현지화'가 꼽힌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국내 임플란트 산업이 성숙되기 전인 지난 2005년부터 해외법인 설립을 시작, 현재 미국, 중국, 일본 등 약 30개국에 총 36개 현지법인을 운영하며 직접영업에 나서고 있다. 오는 2026년까지 46개 국가에 총 50개 해외법인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특히, 오스템임플란트는 해외법인이 단순 판매영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임플란트 시술을 할 수 있는 현지 치과의사 양성을 위해 임상교육에 초점을 맞춘 것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현재 국내와 30여개 해외법인에 임플란트 전문 교육기관 '오스템 임플란트 연수센터(OIC)'를 비롯해 90여개 상설 교육장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 세계 12만여명의 치과의사들이 오스템임플란트의 교육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임플란트 시술을 할 수 있는 치과의사가 있어야 임플란트를 판매할 수 있다"며 “국내 임플란트 대중화의 성공요인인 치과의사 임상교육 시스템을 글로벌 시장에도 확대 적용한 것이 해외매출 증가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 시작한 임플란트 국제학술 심포지엄 '오스템 월드 미팅'도 임플란트 시술인력 양성에 한 몫 했다. 그동안 미국 로스앤젤레스, 중국 베이징, 일본 도쿄 등 주요 도시에서 순회 개최해 왔으며 올해 행사는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역대 최대인 52개국 1500여명의 치과의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밖에 오스템임플란트는 글로벌 1~2위 기업 제품 못지않은 품질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갖춘 '가성비'도 성장의 주요 요인이라고 꼽았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전체 매출의 10% 가량을 연구개발비로 지출하며 품질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며 “처음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에 구매했던 고객도 막상 써보고 품질이 고가 제품 못지 않다는 것을 알게 돼 지속적으로 고객이 늘고 있는 것이 성장의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K-바이오벤처, ‘바이오 USA’서 존재감 뽐냈다

국내 바이오제약 벤처기업들이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폐막한 세계 최대 바이오제약 전시회에서 참가업체 규모와 신약개발 기술로 'K-바이오벤처'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9일 한국바이오협회 등 업계에 따르면, 지난 3~6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바이오협회(BIO) 주최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 2024)'에서 우리나라는 역대 최다 규모인 47개사가 전시 부스로 참가했고, 참관객 수 동원도 1300여 명을 기록하며 주최국 미국을 제외한 3년 연속 최대 해외참관국가의 위상을 보여줬다. 올해 바이오 USA에는 70여개국 1만9000여명이 참가했으며 우리나라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동아쏘시오그룹, 차바이오그룹 등 대·중견기업이 참가해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바이오 신약 기술과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을 알렸다. 이와 함께 벤처기업들도 대거 참여해 한국의 우수한 신약개발 기술력을 뽐냈다. 한국바이오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공동 운영한 한국관에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총 26개 기업과 서울바이오허브,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등 2개 기관이 참가했다. 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울바이오허브의 지원을 받아 참가한 바이오벤처 '네오켄바이오'는 최근 뇌전증, 치매 등 치료제로 각광받는 의료용 대마(헴프)의 치료성분 'CBD'를 고순도로 추출하는 특허기술을 소개해 주목을 받았다. 난치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 바이오텍 '큐어버스'는 새로운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을 소개했고, '에임드바이오'는 표적항암제 기술인 항체-악물 접합체(ADC) 기술을 알렸다. 이밖에 인공지능(AI) 신약개발 벤처기업 '스탠다임', 백신 개발기업 '유바이오로직스', 인공지능 의료기기 개발기업 '메디웨일' 등도 투자자 등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한국관 입주 벤처기업들은 총 400여건의 상담을 성사시켰으며 이밖에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신약 개발업체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 등 12개사는 바이오 쇼케이스 등 다양한 투자유치 설명회를 통해 자신의 기술을 발표하는 기회도 가졌다. 2년 연속 한국관에 부스를 마련한 인공지능 신약개발 바이오텍 '넷타겟' 관계자는 “올해에는 특히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형성해 실제 계약 성사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바이오협회와 코트라,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한국거래소, 인베스트서울은 부대행사로 '코리아 바이오텍 파트너십(KBTP)'을 공동 개최, 국내외 바이오기업과 투자자간의 네트워킹을 측면 지원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역대 최대 규모의 한국관 뿐만 아니라 네트워킹 행사인 KBTP까지 성황리에 개최됐다"며 “특히 올해 바이오 USA에서는 한국 기업의 혁신적인 기술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빛을 발했다"고 평가했다. 업계는 올해 바이오 USA에 전시 부스를 마련한 한국 기업은 총 47개였지만 비즈니스 미팅 등을 위해 방문한 한국 기업까지 합치면 800여개에 이른 것으로 분석하면서, 중국 최대 CDMO 기업 '우시바이오로직스'의 불참 등 미-중 안보 갈등 속에서 우리 기업의 미국 진출 기회가 확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K-제약바이오, 인공지능 신약개발 위해 ‘연합전선’ 구축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와 벤처기업, 의료기관, 대학, 연구소가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을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제약바이오협회 'K-멜로디(K-MELLODDY) 사업단'은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제약바이오협회 강당에서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연합학습'은 각 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한 곳으로 모으지 않고 개별 기관에서 AI를 학습시키는 기술로 정보 유출 위험이 거의 없어 민감정보의 보호와 활용이 동시에 가능한 인공지능 기술이다. 인공지능은 평균 10년 이상 소요되는 신약개발 과정의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기술로 각광받고 있지만 각 제약사가 보유한 임상정보나 병원이 보유한 환자진료정보 등은 영업비밀, 개인정보보호 등의 이유로 외부 유출이 어려워 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에 활용되는데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는 데이터 외부 유출 없이 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연구재단,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주도해 시작한 국책사업으로, 유럽에서 시작된 'EU-멜로디' 사업을 벤치마킹해 'K-멜로디' 사업으로 명명했다. 이 사업은 이달 중 세부 사업자를 선정해 오는 7월 본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제약바이오협회 K-멜로디 사업단은 5일 제약사, 의료기관, 대학, 연구소 등 관계자 약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부 사업자 선정을 위한 사업설명회를 가졌다. 이 사업은 올해부터 오는 2028년 12월까지 5년간 진행되며 연합학습 기반 'ADMET 예측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이다. 'ADMET'은 △약물흡수 △분포 △대사 △배설 △독성의 약자를 합친 용어로, 이는 임상시험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전체 신약개발 R&D 비용의 약 22%를 차지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 등으로 임상 1상까지만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임상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K-멜로디 사업단은 크게 △연합학습 기반 ADMET 예측모델 플랫폼을 구축할 플랫폼 개발사(1개사) △제약사·병원 등 신약개발 실험 데이터를 공급할 데이터 보유사(20개사) △플랫폼 고도화 등을 지원할 AI 모델 공급사(5개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달 중 26개 과제 수행사가 선정돼 오는 2028년 최종 ADMET 예측 모델인 'FAM(연합 ADMET 모델)' 개발을 완료하면 이를 곧바로 상용화해 제약사 등이 실제 신약 개발에 활용하도록 한다는 것이 K-멜로디 사업단의 복안이다. 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융합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김화종 K-멜로디 사업단장은 “이 프로젝트는 연구개발(R&D) 과제 사업이지만 단순히 연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실전에 사용할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K-멜로디 사업을 통해 개발될 모델은 EU-멜로디 모델보다 훨씬 진화된 성능과 확장성을 가진 모델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면서도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전체를 합친 것보다 글로벌 제약사 1개사의 규모가 더 크다. 이러한 글로벌 제약사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제약사·병원·대학·연구소 모두 '나는 벤처기업'이라는 마음을 갖고 똘똘 뭉쳐야 한다"고 말해 K-멜로디 사업을 위해 업계가 의기투합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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