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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신약물질 개발 세계1위’ 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CMO) 1위를 넘어 위탁개발(CDO) 글로벌 톱티어로 올라서겠다는 경영 포부를 내비쳤다.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바이오산업 종합 컨벤션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4(BIX 2024)'의 컨퍼런스 세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체개발한 최신 CDO 기술을 공개했다. 한국바이오협회 주최, 리드엑시비션스코리아(RX코리아) 주관의 국내 BIX에 처음 참가한 자리에서 세계 1위의 단순생산 지위에 머물지 않고 고부가가치사업인 신약 개발 위상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임헌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형개발그룹장은 '디벨로픽3.0: 개발가능성 평가도구를 활용한 성공적인 후보물질 선정 및 신약개발'이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자체개발한 신약 후보물질 평가 플랫폼 '디벨로픽'의 최신버전을 소개했다. 이날 발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에서 열리는 종합 바이오산업 행사에 처음 참가해 전시부스를 마련하고 컨퍼런스에도 참가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날 소개된 '디벨로픽3.0'은 지난 2022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처음 개발한 디벨로픽의 최신버전으로 발굴단계에 있는 신약 후보물질들의 장단점을 분석해 고객사로 하여금 가장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최적의 후보물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 품목허가 및 상용화에 소요되는 시간·비용을 줄여주는 서비스다. 이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객사 후보물질의 세포주를 개발해 주는 '에스초이스', 이중항체 치료제 개발 플랫폼 '에스듀얼', 후보물질 개발지원 플랫폼 '에스글린' 등 총 6개 CDO 플랫폼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CDO 플랫폼을 10개로 늘릴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2년 생산능력(캐파) 기준 세계 1위 CDMO 기업으로 올라선 이래 제5~8공장이 들어서는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조성 등 규모 면에서는 이미 '초격차'를 실현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생산 시설은 이미 제조공정이 규격화돼 있는 2세대 바이오의약품인 '항체의약품'(병원균·바이러스 등 항원에 결합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항체를 기반으로 하는 표적치료제) 생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러 고객사로부터 다양한 품목의 항체의약품을 의뢰받아 위탁생산을 하더라도 기존 생산설비를 크게 바꾸지 않고도 각 제품의 대량생산이 가능해 사실상 제조업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CDO 사업 확대는 신약개발 회사로서의 이미지를 강화시킬 뿐 아니라 CDO 고객을 이후 CMO 고객으로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래 핵심전략으로 꼽힌다. 임헌창 그룹장은 “지난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DO 사업을 시작한 이후 글로벌 톱10 제약사를 포함해 누적 총 116건의 CDO 계약을 수주했다"며 “고객사 후보물질의 성공적인 신약개발을 위해 기민하면서 유연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해 향후 대규모 CDO 사업 수주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비만약으로 심장병·치매 치료…‘하이브리드 신약’ 경쟁

비만약 하나로 당뇨병은 물론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심장병, 치매까지 치료하는 '장수약'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최신 연구동향 발표가 소개됐다.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한국바이오협회 주최·리드엑시비션스코리아(RX코리아) 주관의 국내 최대 바이오산업 종합 컨벤션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4(BIX 2024)'에서는 'GLP-1: 당뇨에서 비만, 심장병, 파킨슨병으로 확장'이라는 제목의 컨퍼런스가 열렸다.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은 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일종으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작용을 해 2000년대 초부터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돼 왔다. 이후 GLP-1을 비만 치료제로 개발한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일라이릴리 '젭바운드' 등이 글로벌 히트를 치면서 GLP-1은 비만 치료제로 각광을 받았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GLP-1이 비만, 당뇨는 물론 심혈관질환, MASH, 파킨슨병, 알츠하이머까지 다양한 질환에 치료 및 증상완화 효과가 있으며 이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퉈 GLP-1 계열 신약개발에 뛰어들고 있다는 내용이 소개됐다. 발표를 맡은 최인영 한미약품 전무는 “GLP-1이 최근 주목받는 이유는 비만·당뇨 외에 심혈관, 신장, 간, 근육까지 200여가지 치료·증상완화 장점이 있어 단순한 비만약이 아닌 장수약으로 주목받는 것"이라며 “향후 10~15년 이내에 당뇨약, 혈압약, 고지혈증약을 개별처방하는 현재의 방식에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표에 나선 김미경 동아에스티 연구본부장 역시 “GLP-1은 비만 치료제가 오는 2030년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무색할 정도로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자들에 따르면 현재 GLP-1 기반 비만 치료제는 뇌에 신호전달로 포만감을 줘 식사섭취량을 줄이고 체지방을 연소시키는 방식으로 체중을 최대 20%까지 줄일 수 있다. 그러나 투약을 중단하면 바로 다시 식욕이 되살아고 체지방 외에 근육량도 감소하는 등 부작용이 있다. 이 때문에 GLP-1에 다양한 약물을 결합해 체중감소 효과를 배가시키는 동시에 심혈관질환, 치매 등 다른 질환까지 치료하는 복합제 형태로 개발하는 것이 글로벌 추세다. 한미약품은 GLP-1에 메스꺼움을 완화하는 '위 억제 펩타이드(GIP)' 작용제, 지질대사 조절효과를 갖는 '글루카곤(GCG)' 작용제를 결합해 비만·당뇨·심혈관질환을 동시에 관리하는 3중작용제 'HM15275'를 개발, 지난달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시작했다. 동아에스티는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해 식욕 억제와 인슐린 분비 촉진은 물론 말초신경 기초대사량을 증진시켜 실제 운동을 한 것과 같은 효과까지 더한 2중작용 비만 치료제 'DA-1726'을 개발, 지난 4월부터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시작했다. 한미약품과 동아에스티가 개발 중인 비만 치료제는 글로벌 경쟁 약물에 비해 체중감소 효과는 더 크고 근육손실 효과는 더 작은 것이 강점이다. 김미경 동아에스티 본부장은 “DA-1726은 두 수용체의 작용 비율을 최적으로 조합한 최적의 비만 치료제라 자부한다"고 말했다. 최인영 한미약품 전무는 “앞으로 비만 치료제는 하나의 블록버스터가 시장을 독식하기보다는 다양한 질환 분야에서 다양한 치료 효과를 가진 약이 고르게 개발돼 시장을 균분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제약 1·2위 유한·녹십자, 경영 희비 ‘닮은꼴’

전통 제약사 매출 1·2위 유한양행과 GC녹십자가 올해 상반기 실적부진의 '동병상련'을 겪었다. 그러나 하반기 나란히 대형 '반등카드'도 쥐고 있어 닮은꼴 실적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해 2분기 매출 5270억원, 영업이익 260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6.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8% 감소한 수치다. 이로써 유한양행은 올해 상반기 매출 9720억원, 영업이익 266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46.5% 감소한 규모다. 상반기 실적부진의 주된 요인은 연구개발비·판매관리비 증가로 여기에 의정갈등 장기화도 악재로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성장을 이끌만한 새로운 신약이 수년째 나오지 않는 점이 근본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전통 제약사 매출 2위인 GC녹십자는 올해 2분기 매출 4550억원, 영업이익 222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5.1% 늘고 영업이익은 6.1% 감소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전체를 보면 매출은 8120억원, 영업이익은 72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8%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28.7% 감소한 규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국제정세 불안으로 헌터라제 등 주요 제품의 해외수출 부진이 영업이익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이로써 유한양행과 GC녹십자는 올해 상반기에도 전통 제약사 매출 1·2위 자리를 계속 지킬 것으로 보이지만 경쟁 제약사들에 비해 낮은 매출 성장률과 수익성 하락이라는 '동병상련'도 함께 겪게 됐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올해 하반기에는 실적 반등을 위한 대형 호재를 가지고 있다.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얀센의 표적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병용요법에 대해 늦어도 다음달 중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얀센에 기술수출한 렉라자가 이번에 FDA 승인을 받으면 유한양행은 올해 말 수백억원대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비롯해 매년 렉라자 매출의 10~20%를 로열티로 받게 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5월말~6월초 미국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4)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임상결과가 '베스트 오브 ASCO' 발표로 선정되기도 해 FDA 승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말 미국 FDA 승인을 받은 혈액제제인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를 이달 중순부터 미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GC녹십자는 지난 8일부터 충북 오창공장에서 미국행 알리글로 초도물량을 출하하기 시작했다. GC녹십자는 올해에만 미국에서 약 750억원의 알리글로 매출을 올리고 매년 50% 이상씩 매출을 늘린다는 목표다. 업계는 렉라자의 경쟁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의 글로벌 연매출이 8조원에 이르고 미국 면역글로불린 제제 시장 규모도 16조원에 이르는 만큼 렉라자와 알리글로가 목표대로 성장한다면 유한양행과 GC녹십자의 매출 선두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HK이노엔, 바이오 기술수출 고공행진 ‘일등공신’

올해 상반기 국내 제약바이오 기술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하면서 엔데믹 이후 기술수출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HK이노엔은 국내 바이오벤처와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상반기 최대 규모인 1조3000억원대 기술수출을 합작함으로써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협업)의 모범사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은 비공개 계약을 제외하고 총 7건, 계약금액은 총 4조65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총 10건, 3조340억원에 비해 계약 건수는 줄었지만 금액은 53.5% 증가한 수치다. 이 추세라면 올해 전체 9조원대 기술수출도 기대된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술수출은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1년 총 30건, 13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글로벌 고금리 기조에 따른 글로벌 제약사들의 투자 위축으로 우리기업의 기술수출은 2022년 6조6000억원, 지난해 7조9000억원으로 10조원을 밑돌았다. 올해는 2년 연속 회복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대규모 계약이 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상반기 가장 규모가 큰 기술수출 계약은 지난달 HK이노엔이 국내 바이오벤처와 공동으로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IMB-101(옥스티마)'의 기술이전 계약(약 1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어 지난 3월 바이오벤처 아리바이오가 중국 제약사와 체결한 치매 치료제 'AR1001'의 중국 판권 계약(약 1조200억원)이 두 번째로 컸으며 이어 강원대학교 교원창업기업 에이프릴바이오의 염증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APB-R3'(약 6600억원), 지놈앤컴퍼니의 항체약물접합체(ADC) 기반 항체(약 5900억원)의 기술수출 등이 뒤를 이었다. HK이노엔이 성사시킨 IMB-101 기술수출 계약은 미국 신약개발기업 '내비게이터메디신'에 기술이전하는 것으로 특히 국내 바이오벤처인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와이바이오로직스와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합작한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IMB-101은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인 'OX40L'을 억제하는 항체와 종양괴사인자-α(TNF-α)를 동시에 제어하는 이중항체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로 HK이노엔은 지난 2016년부터 와이바이오로직스와 공동연구를 통해 이 후보물질을 발굴했다. 이어 HK이노엔은 지난 2020년 HK이노엔 연구원들이 창업한 항체치료제 전문 바이오벤처 아이엠바이오에 이 후보물질을 기술이전 했고 아이엠바이오는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IMB101의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HK이노엔으로서는 국내 바이오벤처 창업 및 오픈이노베이션의 '산파(產婆)' 역할을 하면서 상반기 최대 기술수출 성과까지 올린 셈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3사가 각 영역에서 시너지를 발휘해 공동 연구개발한 파이프라인이 미국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활발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가시화된 성과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모녀-신동국 ‘공동의결권’ 급부상

한미약품그룹 오너가 장·차남 임종윤·임종훈 형제의 승리로 마무리되는 듯했던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임종윤·종훈 형제의 경영권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한미약품그룹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입장을 바꿔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 편에 섰기 때문이다. 이로써 모녀측의 경영권 재탈환을 비롯해 임종윤·종훈 형제측이 경영권 확보 후 제시했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등 사업다각화 전략이 다시 수정될지 주목된다. 4일 한미약품그룹과 업계에 따르면 창업주 고(故) 임성기 선대회장의 부인인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은 자신과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의 지분 일부를 신동국 회장에 매도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동시에 3자가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약정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공시했다. 이 계약에 따라 신 회장은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주식 6.5%를 매입하고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매각대금 1644억원을 받는다. 거래 종결일은 오는 9월 초로 송 회장 모녀는 남은 상속세 약 1500억원을 납부할 재원을 마련하게 됐다. 이번 계약으로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에서 송영숙 회장의 지분은 6.16%, 임주현 부회장의 지분은 9.70%로 줄어든 반면 신동국 회장의 지분은 18.92%가 돼 최대주주가 됐다. 송 회장 모녀와 신동국 회장, 직계가족 등 우호지분을 모두 합치면 모녀측 우호지분은 총 48.19%가 돼 과반수에 육박하게 됐다. 반면 신 회장이 이탈하면서 임종윤·종훈 형제측 우호지분은 총 45.2%로 줄었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의 지분은 12.46%,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지분은 9.15%이다.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이 종전 입장을 바꿔 모녀측 편에 서게 된 이유는 형제측이 경영권을 획득한 이후 사모펀드에 지분 매각설이 나도는 등 형제측의 불투명한 경영계획에 불신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 3월 28일(4만4350원)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임종윤·종훈 형제가 주도권을 장악한 이후 지난 2일(3만1750원) 사이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28.4% 떨어진 반면 신 회장의 입장선회 소식이 전해진 4일에는 전날대비 9% 이상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지난 3월 임종윤·종훈 형제는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에 진출했고 이어 5월 임종훈 이사는 한미사이언스 단독 대표에 올랐다. 지난달에는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서도 임종윤·종훈 형제 모두 한미약품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이에 따라 업계는 송 회장·임 부회장 모녀측이 다시 임시주총을 열어 경영권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임종윤 이사는 이번 송 회장측과 신 회장 사이의 계약에 법적 대응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송영숙 회장과 신동국 회장이 이번 계약을 계기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기로 합의한 만큼 장남 임종윤 이사가 주력사인 한미약품 대표에 오르는 대신 현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계속 대표직을 유지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또한 앞서 임종윤 한미약품 이사가 공언한 '경기 평택 바이오플랜트를 활용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확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선언한 '과감한 인수합병(M&A)를 통한 의약품유통·의료기기·건강기능식품 등 사업포트폴리오 확대' 등 성장전략도 궤도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휴젤·바디텍메드 “춘천 바이오산업 글로벌 도약 선도”

강원 춘천·홍천이 쟁쟁한 대기업·연구기관 등이 밀집해 있는 인천 송도, 대전 유성 등과 나란히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됨에 따라 바디텍메드, 휴젤 등 지역 바이오기업들의 괄목할 성장이 이번 지정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이들 춘천지역 대표 바이오기업들은 이번 바이오 특화단지 지정을 계기로 자신과 지역경제가 함께 도약하도록 힘을 모은다는 포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체외진단기업 바디텍메드는 올해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유럽에서 21종의 체외진단 의료기기 허가 적합성 인증을 받은데 이어 올해에는 80여종의 인증을 받을 계획이고 미국에서도 5종의 진단기기 허가를 받는다는 목표다. 바디텍메드는 지난 1998년 한림대학교 유전공학과 교수였던 최의열 대표가 춘천에 창업한 기업으로 2007년 첫 매출(100만달러) 이후 연평균 40% 가량씩 성장하며 2015년 9월 춘천소재 기업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됐다.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1호 졸업기업이기도 한 바디텍메드는 코로나19 등 감염병은 물론 당뇨, 심혈관, 암, 호르몬 등 각종 진단기기와 카트리지 제조를 주력으로 하며 세계 120개국에 110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1년 매출 1410억원을 올리며 춘천이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지역 바이오산업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특히 전체 직원 중 70% 가량이 강원지역 출신일 정도로 강원지역 인재채용에 앞장서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나아가 바디텍메드는 지난해 통합 출범한 한국체외진단의료기기협회 초대 회장사도 맡아 중소·벤처기업 위주인 국내 체외진단업계의 성장도 이끌고 있다. 바디텍메드 관계자는 “바이오 특화단지 유치는 세계로 확장하고 있는 바디텍메드에 든든한 도약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춘천과 홍천이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을 대표하는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역 상생에도 더욱 힘을 쏟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춘천소재 기업 2호 코스닥 상장사인 휴젤 역시 올해를 글로벌기업 도약과 지역상생의 원년으로 만든다는 포부다. 2001년 서울에서 설립돼 2007년 춘천으로 본사를 옮긴 휴젤은 2015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현재까지 8년 연속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며 국내 대표 톡신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휴젤은 지난 2월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미국 수출명 레티보)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 국내 최초이자 세계 3번째로 세계 3대 톡신 시장인 미국·유럽·중국에 모두 진출하며 글로벌기업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휴젤은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7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동시에 강원도소재 기업 중 가장 많은 수출액을 달성해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로부터 상패를 받기도 했다. 아울러 휴젤은 강원도 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해 '제5회 강원특별자치도 일자리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 등으로부터도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밖에 지난 2013년 차상훈 강원대학교 의생명과학대 교수가 교원창업기업으로 강원대 교내에 창업한 바이오기업 에이프릴바이오를 비롯해 에코비즈넷 등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입주기업들도 춘천지역 바이오산업 발전에 힘을 보탠다는 포부다. 에이프릴바이오 관계자는 “2016년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입주 후 지속적인 지원에 힘입어 성공적인 기업공개(IPO)가 가능했다"며 “춘천지역 기업들과 끈끈한 파트너십을 토대로 춘천 바이오산업 성장을 지속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청각 건강 증진을 위한 전문가 네트워크 ‘위드히어링’ 출범

보청기 전문가 네트워크 '위드히어링'(대표원장 이민준)이 29일, 위즈덤보청기 수원센터에서 '함께 듣는 기쁨 위드히어링'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출범식을 개최했다. 위드히어링은 '모든 이들의 건강한 청각을 위해 전문성과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사명을 바탕으로 국민 청각 건강 증진을 위해 설립되었다. 이날 출범식에는 모두 청각학 석사 학위를 소지하고 청능사 자격을 갖춘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베스트보청기 강서센터 이민준 대표, 베스트보청기 성남센터 안상현 대표, 굿모닝보청기 경기광주센터 윤영길 대표, 오티콘보청기 김포센터 고동현 대표, 연세보청기 서초센터 성재학 대표, 위즈덤보청기 수원본점 신지혜 대표, 보청기프로 서울센터 정재훈 대표가 그들이다. 위드히어링 네트워크는 서울 강서구, 광진구, 동작구, 서초구와 경기도 광주, 김포, 성남, 수원 등지에 지점을 두고 있다. 모든 지점은 청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청능사 자격을 갖춘 대학병원, 제조사, 연구소 출신의 경력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위드히어링의 청각학 전문가들은 스타키, 포낙, 시그니아, 와이덱스, 벨톤, 오티콘 등 세계 6대 유명 브랜드 보청기에 대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고객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한다. 특히 365일 상주하는 청각학 석사 학위와 청능사 자격을 갖춘 전문가들은 고객의 청각 건강을 책임지는 '청각 지킴이' 역할을 수행한다. 위드히어링 이민준 대표원장(베스트보청기 강서센터 원장)은 “우리 청각학 전문가들은 단순히 보청기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청각 건강 전문가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보청기프로 서울광진센터 정재훈 원장은 “청각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보청기 착용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며, “위드히어링은 단순한 영리 목적을 넘어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위드히어링은 보청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과 청각 건강의 중요성 알리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정기적인 무료 청력 검사 이벤트, 노인복지관과 연계한 청각 건강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청각 건강에 관심 있는 국민 누구나 위드히어링 네트워크를 방문하여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위드히어링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서비스 개선, 그리고 사회적 책임 활동을 통해 국민 청각 건강 증진에 기여할 것을 약속했다. 송기우 기자 kwsong@ekn.kr

[K-스타트업의 도약 91] 큐어버스 “알츠하이머 치료제 1호 주인공 되겠다”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은 많은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음에도 현대의학에서 증상 완화를 넘어선 근본적 치료제가 아직 없는 병이다. 이처럼 근본적인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거나, 기존 약물의 부작용이 큰 다발성 경화증 등에 효과적인 저분자 신약을 개발해 많은 사람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한 글로벌 기업으로 꿈꾸는 국내 스타트업이 눈길이 끌고 있다. 주인공은 큐어버스로, 당찬 계획을 구현하기 위한 첫번쩨 성과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제시하고 있다. 큐어버스의 첫 번째 파이프라인인 CV-01은 킵원(keap1)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변형해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는 세계 최초 치료제로 소개하고,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계획 승인을 받아 임상에 들어간 상태다. 두 번째 파이프라인인 CV-02는 다발성 경화증 약물의 문제점으로 꼽히는 낮은 재발 방지율과 심장 부작용을 개선한 것이 특징인 신약으로,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큐어버스가 개발하는 저분자 신약은 분자량이 1000여 개 이하인 화합물 의약품을 뜻한다. 저분자 신약은 신약 승인 비율이 높고 개발비가 적은 것이 특징으로, 알츠하이머 등 뇌 질환에 효과적이라는 강점도 지니고 있다. 혈액에서 뇌로 약물이 전달되기 위해서는 일종의 장벽을 통과해야하는데, 저분자 신약은 이 부분에서 우수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조성진 큐어버스 대표는 “기존 약물들은 치료제라기보다 증상 완화제에 불과하다는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한 뒤 “2028년 글로벌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이 450억 달러에 이를 전망으로,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점차 증가하는 만큼 국가 차원 종합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큐어버스가 개발한 CV-01은 세포 수준에서 효능을 검증했을 때 기존 약물보다 성능이 10~12배 우수하고, 치매에 걸린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 단계에서도 공간 기억과 학습 기억 개선에 효과를 보였다고 조 대표는 소개했다. 현재 CV-01은 약물 효능과 안정성 검증을 모두 마친 상태로, 지난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 계획 승인이 떨어져 11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에 들어갔다. 리포트 제작에는 약 1년 반이 소요될 예정으로, 조 대표는 내년 중에 실제 사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번째 파이프라인인 CV-02는 다발성 경화증이나 궤양성 대장염 등 자가면역질환을 타겟으로 한 신약으로, 기존 약물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이다. 기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는 약 60%라는 낮은 재발 방지율과 심장 부작용 발생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글로벌 회사 평가 기준으로, CV-02는 기존 2세대 약물보다 심장 부작용 가능성이 100% 낮다"며 “화이자에서 개발한 현재 가장 고성능의 약물과 비교했을 때도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이 더욱 낮다"고 신약의 성능을 강조했다. 큐어버스는 지속적인 신약 개발 회사로 자리잡기 위해 신장섬유화 및 희귀암 관련 신약인 파이프라인 3과 퇴행성 뇌질환, 신경계 질환 등에 유효한 파이프라인 4도 연구를 거듭해 오는 2025년 비임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2021년 10월에 창업한 큐어버스는 현재까지 약 2년 8개월 동안 다양한 실적을 냈다. 지난 2022년 시리즈 A를 마무리한 데 이어 올해는 중소벤처기업부 아기유니콘과 기술보증기금 ip-volue 강소기업 바이오 1호기업으로 선정됐다. 그동안 핵심 국책과제에 12건 선정, 64건 수주한 성과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CV-01은 치매 극복 연구개발 사업단, CV-02는 국가신약개발 사업단에 선정돼 과제를 수행했다. 큐어버스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바이오스타사업에 참여한 키스트 기술출자 대표 연구기업 중 하나기도 하다. 조 대표는 이처럼 다양한 실적을 낼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로 우수한 인력과 함께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조 대표 자신도 20년간 저분자 신약을 개발해온 전문가로, 저명한 의약·화학 논문인 '디스커버리'에 표지논문으로 주요 논문을 다수 발표한 기록을 지니고 있다. 또한, 뇌질환 치료기술 전문 연구자이자 키스트 뇌질환 극복 연구단장을 맡고 있는 박기덕 공동창업자와 신약 개발을 위한 필수 연구 역량을 지닌 진정욱 박사(CSO)도 큐어버스의 핵심이다. 현재 큐어버스는 IPO 상장을 목표로 기술이전(라이센스 아웃)을 추진하고 있다. 임상 3상 완료까지 매우 큰 비용이 소모되는 만큼 스타트업 단독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기 때문으로, 누적 2조 계약 실적을 보유한 글로벌 전문 기업과 사업 개발을 함께할 예정이다. 조성진 대표는 “시리즈 B 펀딩을 오는 8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라며 “이후 선도 파이프라인 임상 2상을 2026년에 진행해 글로벌 기술이전의 성과를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3400억 백신 M&A투자, ‘SK 바이오시대’ 연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인수합병(M&A)를 통한 글로벌화'를 성장전략으로 공언해 온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 글로벌 톱 10 규모의 독일 기업을 인수하며 글로벌화의 첫 출발을 알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인수를 시작으로 넥스트 팬데믹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자체 백신생산시설을 갖추는 동시에 항암바이러스,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다양한 바이오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2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독일의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 클로케 그룹과 'IDT 바이오로지카' 경영권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계약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총 3390억원을 투자해 IDT 바이오로지카의 지분 60%를 취득한다. 취득 예정일은 오는 10월 10일이다. IDT 바이오로지카는 클로케 그룹의 위탁생산(CMO) 및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 자회사로 1921년 설립돼 100년 이상의 역사를 보유하고 있다. 독일과 미국 메릴랜드주의 생산시설에 총 1800여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4100억원, 기업가치는 6560억원 규모로 평가된다. 팬데믹 기간에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의 한 축을 담당했으며 전체 매출의 70% 가량이 글로벌 빅파마들로부터 수주한 물량일 정도로 높은 품질경쟁력과 신뢰도를 갖추고 있다. 앞서 지난해 4월 안재용 대표는 향후 2조4000억원을 투자해 M&A를 통해 퀀텀점프 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밝혔다. 이번 인수는 국내 백신업계 최대 규모이자 SK바이오사이언스 중장기 성장전략의 신호탄인 셈이다. 안재용 대표는 “오랜 기다림 끝에 SK바이오사이언스와 가장 잘 맞는 회사를 적합한 가격에 인수했다"며 “이번 인수를 계기로 백신 자체생산 인프라 구축은 물론 항암바이러스,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양대시장인 유럽과 미국에 구축돼 있는 IDT 바이오로지카의 생산시설을 경북 안동 백신생산공장 'L하우스' 및 내년 5월 완공될 인천 송도 R&PD 센터와 연계해 넥스트 팬데믹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백신생산 자체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IDT 바이오로지카가 백신 외에 세계 최초 항암바이러스(암세포에 침투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바이러스) 기반 항암제인 암젠의 '임리직'과 보툴리눔 톡신 등 다양한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하고 있는 만큼 기존 백신 사업 외에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이번 인수로 지난해 매출 3695억원을 기록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곧바로 연결기준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하는 재무지표상 성과도 올릴 수 있게 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세계 최고수준의 제조·R&D 인프라를 즉각 확보하고 넥스트 팬데믹 대응 위한 글로벌 공급망을 확장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새로운 바이오 사업에도 즉각 진출해 글로벌화 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탈모치료제도 갈수록 최첨단…AI·유전체기술 주목

주요 제약사들이 새로운 제형은 물론 유전체기술, 인공지능(AI)까지 활용한 새로운 탈모 치료제 개발에 나서 1000만 탈모인의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은 '윈트(Wnt)' 표적 탈모치료제 'JW0061'의 임상 1상을 올해 중에 시작할 계획이다. 윈트는 유전체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일종으로 '윈트 신호전달경로'를 조절하면 피부 또는 모낭 발달을 촉진하거나 반대로 다양한 암세포의 증식·전이를 억제할 수 있지만 아직 윈트 신호전달경로를 활용한 신약은 모든 질환 유형을 막론하고 전 세계에 아직 없다. JW중외제약은 모유두 세포(모근 끝에 위치해 모발의 성장·유지를 조절하는 세포)의 윈트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해 증식시키는 새로운 기전의 탈모치료제 'JW0061'을 개발 중이다. JW중외제약은 2000년대 초반부터 윈트 표적 신약 개발에 집중해 왔으며 2010년대부터는 인공지능·딥러닝 기술에 화학·생물 빅데이터를 결합해 자체 개발한 데이터 플랫폼 '주얼리(JWELRY)'를 활용해 윈트 표적 신약 후보물질을 연구, JW0061을 발굴하는데 성공했다. 앞서 JW중외제약은 지난달 미국 달라스에서 열린 '미국피부연구학회'에서 JW0061가 인간피부 오가노이드(인간 유도만능 줄기세포로 만든 유사 장기) 실험에서 기존 탈모치료제 대비 모낭 생성·성장 효과가 4~7배 더 우수하다는 전임상 연구결과를 처음 공개해 주목받기도 했다. 종근당과 대웅제약은 각각 기존 먹는(경구형) 탈모 치료제를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종근당은 기존 먹는 탈모 치료물질인 '두타스테리스'를 1~3개월에 한번 투여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개발, 남성 치료제 'CKD-843'과 여성 치료제 'CKD-498'의 임상 3상을 각각 준비 중이다. 대웅제약은 또다른 먹는 탈모 치료물질인 '피나스테리스'를 장기지속형 주사제형으로 개발한 'IVL3001'의 임상 2상을 호주에서 준비 중이다. 이밖에 한국콜마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남성 9가지, 여성 7가지 등 총 16가지 유형의 대표적인 안드로겐성 탈모 유형을 진단하는 기술을 최근 개발, 이를 기반으로 탈모 유형별 맞춤형 화장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탈모치료제는 바르는 일반의약품인 '미녹시딜'(존슨앤드존슨 '로게인', 현대약품 '마이녹실' 등)과 먹는 전문의약품인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 먹는 피나스테리스를 스프레이 제형으로 개발한 보령의 '핀쥬베 스프레이', 약용효모와 비타민 등을 배합해 개발한 동국제약의 '판시딜' 등도 인지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기전 특성상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있고 미녹시딜은 발모 기전이 불명확하고 투약 중단 후 곧 탈모가 재발하는 단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탈모치료제 시장은 2021년 10조원에서 2028년 16조원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현재 세계적으로 장기지속형 주사제형의 탈모 치료제가 없고 특히 윈트 표적 치료제는 탈모를 포함한 모든 질환에서 세계적으로 신약이 없는 만큼 우리 기업들의 개발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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