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규제자유특구에 AI헬스케어 키운다

정부가 인공지능(AI) 헬스케어를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혁신 규제자유특구에 AI 헬스케어 스타트업 및 중소벤처기업을 유치해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규제자유특구를 인큐베이터로 삼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업계와 연구단체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힘을 모아 육성 정책을 제대로 설계해 글로벌 AI 헬스케어 시장의 '스타 플레이어'를 발굴하자는 것이다. 4일 중소벤처기업부는 강원특별자치도와 함께 서울 양재동 엘타워 멜론홀에서 '글로벌 혁신 규제자유특구 AI헬스케어 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를 중기부와 함께 주최한 강원도는 지난 5월 AI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돼 개인정보 및 의료 분야의 규제 특례를 받고 있다. 또 국제 공동 연구개발(R&D)와 해외 인증 기술자문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정광열 강원도 경제부지사는 이날 환영사를 통해 “강원도는 서울 북쪽의 수원지를 끼고 있어 그간 제조시설을 만드는 데 많은 제한을 받아왔고, 궁여지책으로 찾아낸 육성 산업이 바이오였다"며 “AI헬스케어 특구 지정을 통해 얻은 각종 규제 해소 외에 특구 참여 기업들이 윈윈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찾는 것이 우리의 숙제"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근 유럽연합(EU)이 세계 최초로 시행에 들어간 AI 규제가 우리 AI 헬스케어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책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EU AI 규제법은 위험 수준에 따라 AI 시스템을 4단계로 분류하고, 해당 단계에 따른 각종 금지 조항을 적용하는 것이 주된 골자다. AI 헬스케어 산업은 이중 두 번째로 높은 단계에 해당하는 규제를 적용받을 전망으로, 금지된 사항을 어기거나 의무를 준수하지 않으면 전년도 연매출의 최대 7% 또는 최대 3500만유로(약 519억원) 중 더 높은 금액의 벌금이 부과된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임태범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본부장은 “EU의 AI 규제법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에서 AI 관련 규제가 새롭게 만들어질 것"이라며 “이는 AI 의료기기를 만들어 제품을 수출하는 우리 기업에게 큰 장벽이 될 전망으로, 정부와 지자체는 세계 각국의 규제 동향을 빠르게 캐치해서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제언했다. 실제 강원도는 AI 의료기기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CE(유럽연합의 제품인증) 인증기관 중 한곳인 티유브이 라인란드(TUV Rheinland)와 협력하고 있다. TUV 라인란드는 해외 규제 동향을 파악해 분석하고, 이를 특구 내 기업에 교육하는 역할을 한다. 또 제조사가 해외 주요국가 진출에 필요한 인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해외 실증을 지원하는 등 각종 경쟁력 제고를 뒷받침한다. 임 본부장은 AI 헬스케어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지속적인 협력 강화도 강조했다. 임 본부장은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의 다양한 솔루션을 합치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빠르게 상품화를 진행할 수 있다"며 “세계 시장으로 나가려면 해당 지역의 데이터가 필요하므로,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AI 헬스케어 산업 육성의 목표는 우리 기업들이 만든 좋은 제품이 의료 현장과 국민들의 편의성 높이도록 하는 것"이라며 “AI 헬스케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임정욱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AI헬스케어는 정보통신기술(ICT)와 바이오 분야 우수 인재가 많은 우리나라에게 반드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우리에게 성장 동력이 될 스타트업과 벤처 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전문가와 업계 의견을 반영한 정책을 설계하겠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아모레퍼시픽 창립 79돌…서경배 회장 “성장 중심에 고객 있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창립 79주년을 맞아 '고객중심 경영'을 환기시켰다. 서 회장은 4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열린 창립 79주년 기념식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성장 역사에 한결같이 '고객중심'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서 회장은 “지난 몇 년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업 체질을 개선하는 것에 집중한 결과, 회사는 새로운 도약을 향한 중요한 변곡점을 지나는 중"이라며 “고객중심을 기본으로 목표에 집중할 때 아모레퍼시픽과 구성원 역시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아모레퍼시픽이 △새 시대 고객 요구를 충족하는 '강한 브랜' 육성 △글로벌 리밸런싱(Re-balancing:재균형)을 통한 시장 확장 △변화하는 환경에 맞는 체질 개선과 업무 혁신으로 미래 준비 등 실천과제를 제시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국내외 주요 경영자와 직원들이 함께 참석한 창립 79주년 기념식에서 서 회장은 '아름다움과 건강으로 인류에 공헌하겠다'는 창업 정신을 재확인하고, 비전 달성 의지를 공유했다. 기념식에선 임직원간 응원 메시지 주고받기, 서로 격려하는 라이브 토크쇼 진행, 10년 이상 장기근속 임직원 총 398명 시상도 진행됐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10~15% 할인에 사용처 확대…온라인상품권 ‘불티’

정부가 추석 대목을 앞두고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소비 진작을 위해 온누리상품권의 사용처를 대폭 늘리고, 할인율도 올렸다. 온누리상품권 사용 확대가 알려지자 이미 지난 2일 은행에서 판매를 시작한 지류형 온누리상품권은 하룻만에 품절됐고, 카드형과 모바일 온누리상품권도 조만간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 온누리상품권 사용처 '확' 넓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3일 국무회의에서 전통시장, 상점가 등의 상권 활성화를 위해 온누리상품권 가맹 제한 업종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전통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대통령 재가를 거쳐 공포 즉시 시행된다. 기존에는 도소매업 및 용역업을 영위하는 전통시장·상점가 내 점포만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할 수 있었으나 이번 개정으로 28종의 제한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가맹 등록을 할 수 있게 됐다. 가맹 제한업종 40종 중 12종이 해제된 것으로 이에 따라 방앗간, 한복 등 의복 제조, 장신구 등 액세서리 제조, 인쇄소 등 소규모 제조업을 영위하는 소상공인도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을 할 수 있게 됐다. 또 전통시장 및 상점가 안에 있지만 가맹 제한업종이던 태권도, 요가, 필라테스 등 스포츠 및 레크리에이션 학원, 피아노 등 악기 교습학원, 미술학원, 무용학원, 연기학원, 의원, 한의원, 치과의원, 동물병원, 노래연습장, 법무 및 세무사무소 등도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다. 조만간 전국의 백년소상공인 점포에서도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지난달 28일 백년소상공인이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할 수 있는 내용의 소상공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돼 향후 국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 지류형은 '완판'…디지털 상품권도 '불티' 정부는 추석 대목을 앞두고 온누리상품권의 개인별 구매한도와 할인율도 대폭 높였다. 지류형 온누리상품권의 경우 할인율이 기존 5%에서 10%로 올랐고, 카드형과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의 할인율은 기존 10%에서 15%로 상향 조정됐다. 전날 은행 창구에서 판매를 시작한 온누리상품권 10% 할인 물량은 당일 모두 소진됐다. 온라인과 카드형 상품권의 경우 현재 판매 중이지만, 이 역시 물량이 정해져 있는 만큼 조만간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의 특별할인 판매 규모는 2500억원으로, 월 개인 구매 한도는 200만원이다. 중기부는 온누리상품권 가맹 대상 확대 등과 함께 늘어날 수 있는 부정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전통시장 상인회 등과 함께 상인 대상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교육을 실시하고, 부정유통을 실시간 감지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고도화 등을 통해 부정유통 예방 노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대건 중기부 소상공인정책관은 “온누리상품권은 누구나 편리하게 전국의 전통시장이나 상점가에서 사용할 수 있어 상권활성화에 기여하는 지원사업"이라며 “이번 시행령 개정과 9월 할인행사를 통해 보다 많은 소상공인이 온누리상품권을 통해 매출이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롯데관광개발, 제주 외국인관광 급증에 ‘매출 신기록’ 기대감

롯데관광개발이 운영하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가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급증에 힘입어 지난 8월 역대 최대 매출 505억원을 달성했다. 상반기(1~6월) 여행부문 매출도 42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09억원) 대비 37.1% 늘어나 롯데관광개발의 연매출 최고실적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3일 롯데관광개발에 따르면,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8월 매출이 기존 최고 실적인 410억원(지난 5월 기준)을 뛰어넘은 505억원을 올렸다. 지난 1분기(1~3월) 흑자 전환에 성공한데 이어 2분기에도 순매출 1160억원, 영업이익 58억원을 나란히 올리며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구체적으로,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는 지난달 기존 최대 순매출(총매출에서 에이전트 수수료 등을 뺀 금액)인 271억원(지난 5월 기준) 대비 21.7% 증가한 330억원을 기록했다. 호텔 부문인 그랜드하얏트 제주도 175억원의 순매출(별도 기준)을 달성해 종전 기록인 142억원(올해 8월 기준)을 뛰어넘었다. 롯데관광개발의 실적 상승 원인으로는 제주도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증가가 손꼽히고 있다. 제주의 해외 직항노선은 올해 8월 주 195회 이상 확대되며 상반기 누적 관광객이 68만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766.5%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8년(66만명) 제주 방문 중국인 관광객의 수를 웃도는 수치이며, 여기에 일본·동남아 등 아시아권 관광객의 방문 증가도 한몫했다. 실제로 제주 드림타워의 외국인 투숙객 비중은 지난해 8월 57.7%에서 올해 8월 71.3%으로 높아졌다. 이어 3분기(7~9월)에도 추석(9월 14~18일)을 비롯해 중국 국경절인 중추절(9월 15~17일)이 포함된 만큼 실적 고공행진을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본업'이라 할 수 있는 여행업도 호조를 보이는 것도 청신호 중 하나이다. 롯데관광개발의 상반기 여행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309억원) 37.1% 증가한 424억원으로, 현재 추세로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연매출인 746억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여행업 성장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크루즈 사업 강점을 살려 최근 글로벌 대표 크루즈 선사인 코스타 크루즈와 홍콩으로 떠나는 전세선 크루즈 운항 계약을 국내 최초로 체결했다. 2025년 서산 모항 국제 크루즈선 운항을 위해 서산시와도 손을 맞잡았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마데카크림 빅히트’ 동국제약, 의료기기사업 출사표

주름개선 화장품 '마데카크림'의 인기에 힘입어 코스메틱 강자로 떠오른 동국제약이 의료기기 사업 확대를 꾀하며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의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동국제약에 따르면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의 안티에이징 크림 마데카크림이 2015년 4월 출시 이후 지난 6월 말까지 누적 판매량 6000만개를 돌파했다. 마데카크림은 동국제약의 상처치료제 '마데카솔'의 주성분 '센텔라아시아티카(병풀) 추출물'을 핵심성분으로 하는 주름개선 및 안티에이징 화장품이다. 병풀 추출물 성분이 피부재생에 효과가 있다는 점에 착안, 주름개선 화장품으로 개발한 것이 주효했다. 출시 이후 지금까지 총 7종의 제품이 출시됐으며 마데카크림 시리즈의 누적 매출액도 출시 이후 지난 6월까지 9000억원을 달성했다. 마데카크림 성공에 힘입어 동국제약은 실적 개선과 뷰티·헬스케어기업 이미지 구축에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400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2% 증가하며 역대 상반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402억원으로 24.8%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마데카크림의 매출은 동국제약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마데카 프라임' 등 뷰티 디바이스(피부미용기기) 매출도 올해 500억원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동국제약은 의료기기 사업도 확대해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동국제약의 자회사 동국생명과학은 지난달 말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로부터 상장예비심사 승인을받았다. 엑스레이(X-ray)와 자기공명영상(MRI)의 조영제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동국생명과학은 조영제 분야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초음파, 이동형 CT, 유방 촬영기 등 영상진단장비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인공지능(AI), 체외진단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의료기기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며 향후 바이오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동국생명과학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영상진단의학과 조영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위해 기업공개를 추진했다"며 “앞으로 종합 이미징 솔루션 분야에서 선두기업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백운섭 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장 “소상공인 대출만기 연장이 더 시급”

“이자 갚기도 빠듯한데 만기는 돌아옵니다. 빌린 돈을 갚으라고만 하고 그 대신 더 빌려줄테니 또 갚으라는데 그게 무슨 소용입니까. 그냥 있는 대출 만기 연장이나 해줬으면 합니다." 백운섭 한국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 회장은 3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 플랫폼 입점 소상공인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대출 연장'을 꼽았다. 백 회장은 “최근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직접 피해를 입은 셀러만 부각되고 있지만, 정부가 간과하고 있는 게 (티메프 사태가) 도미노처럼 전체 소상공인업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령, 특정회사에서 제품을 떼어다가 티메프와 거래를 한 셀러에게 문제가 생기면, 해당 셀러에게 제품을 줬던 소상공인도 어려움에 처한다"며 “전체 소상공인 업계가 악화됐는데, 직접 피해에 구제책만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통신판매업이나 플랫폼을 통한 유통업을 하는 사람들의 숨통을 틔워주려면 대출 만기 연장을 해주거나 구매자금대출의 통로를 열어 줘야한다"고 백 회장은 강조했다. 또한, 백 회장은 “티메프 사태로 이슈가 되고 있는 정산주기 문제는 당연히 개선돼야할 문제"라면서도 “그런데 정산주기 고쳐지기 기다리다가 소상공인은 다 망하게 생겼다. 당장 현실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출 문제부터 빨리 손 봐야한다"고 호소했다. 소상공인의 대출 길을 '횟수'로 끊어버리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백 회장은 “소상공인들 사이에선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3'이라는 숫자에 주의하라고들 한다"며 “3년 안에 세 번 대출을 받으면 대출이 더 이상 안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작은 돈을 여러 번 나눠 빌린 사람은 대출이 안 나오고, 큰 돈을 한 번에 빌린 사람은 대출이 되는 현행 금융권 지원 행태가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한 백 회장은 “작게 시작해서 사업을 일구는 소상공인에게 어떻게 (대출이) 나오겠나"라고 반문했다. 인터뷰에서 백 회장은 플랫폼 소상공인들이 고통받는 가운데 카드수수료를 받는 은행과 제품을 배송하는 물류업체들만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비자가 플랫폼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하면 수수료가 3%씩 빠진다. 그마저도 판매셀러는 3~4일 후에나 돈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는 3~4일 동안 은행이 3%씩 이자놀이를 하고 있다는 의미이고, 피해는 고스란히 소상공인이 떠안고 있다." 물류업체를 향한 쓴소리도 빠트리지 않았다. '커머스 플랫폼의 성장의 가장 큰 수혜자'로 물류업체를 지목한 백 회장은 “오늘 물건을 팔았는데 5일 후에 배송이 완료됐는데, 고객이 환불을 결정하고 제품을 돌려보내기까지 판매 셀러 입장에선 2~3주가 '훅' 지나간다"고 전했다. 이어 “물류업체는 소비자가 구매를 해도 돈을 벌고, 반품을 해도 돈을 버는 최고의 수혜자이며, 정작 본인들이 반품하다가 제품이 파손되면 책임도 안 진다"고 지적하며 “(물류업체가) 반품 배송비를 낮추고, 안전배송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유통가 톺아보기] 방경만 체제 KT&G, ‘글로벌 담배기업 앞으로~’

KT&G가 지난 3월 말 방경만 사장 체제로 전환한 뒤 본업인 담배사업 강화에 주력하면서 글로벌 수출기업으로 변신을 적극 꾀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최근 글로벌 담배업체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와 미국 내 궐련형 전자담배(NGP Next Generation Products) 판매 허가를 위해 업무 협약을 맺었다. 향후 미국 시장에 출시할 NGP에 대한 FDA(식품의약청)의 '담배제품 시판 신청(PMTA)' 인가를 받기 위해 손을 잡은 것이다. 새 NGP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지만, 다른 진출국에서 먼저 선보인 뒤 시장 반응을 거쳐 미국 시장에 내놓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KT&G 관계자는 “협력 관계를 통해 규제 기관 인증은 물론, PMI의 글로벌 공급망을 활용해 현지 유통망 확보도 용이하다"면서 “진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무 비용 등도 줄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은 기존과 달리 궐련형 전자담배를 앞세운 것이다. 궐련 담배 중심의 사업성 저조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만큼 전략을 전면 재검토한 것으로 업계는 풀이한다. 1999년 미국 시장에 첫 발을 디딘 KT&G는 디스·타임 등 일반 궐련 담배 중심으로 판매를 이어갔다. 다만, 멘솔 가향담배 금지 입법·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니코틴 저감 규제 강화 등 시장 환경이 불리하게 조성되면서 2021년부터 미국 담배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KT&G가 미국 담배시장에 다시 발을 들인 것은 리스크를 감수할 시장 가치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테이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담배시장 매출 규모는 820억 달러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자리를 차지했다. 한 담배업계 관계자는 “건강관리 등 개인 목적과 보건당국의 규제 강화로 유럽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궐련 담배 수요가 전자담배로 옮겨가는 추세"라며 “기존 궐련 수요 규모를 따져봤을 때 전자담배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큰 상태"라고 설명했다. KT&G가 미국 담배시장 재도전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방경만 사장이 내건 중장기 비전과 맞닿아 있다. 실제 방 사장은 지난 3월 말 정식 취임과 동시에 해외 궐련·NGP·건강기능식품 3대 핵심사업 역량 강화를 통한 '글로벌 톱티어 도약'을 주문했다. 오는 2027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도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를 위해 KT&G는 해외 전진기지 설립을 통한 담배 스틱 생산능력 확보에도 공들인다.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인 인도네시아·카자흐스탄에 각각 신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지난 4월 착공한 인도네시아 담배 2·3신공장은 오는 2026년 첫 가동될 예정이다. 기존 수라바야 소재 1공장까지 포함하면 연간 210억개의 담배생산 능력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생산된 제품은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주요 동남아시아 수출국에 공급될 계획이다. 내년 준공 목표로 카자흐스탄에도 유럽·독립국가연합(CIS) 등 유라시아 수요 대응을 위한 담배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현지 알마티주에 들어서는 이 공장은 궐련 담배와 NGP 담배 모두 만드는 하이브리드 생산기지다. KT&G 관계자는 “국내에서 궐련 담배와 전자담배 기기 모두 시장 점유 기준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나 소비인구 감소로 더 이상 시장 성장성이 보장되지 않는 점이 한계"라면서 “해외 사업 육성은 회사가 당면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한미약품 장남 임종윤, 대표 선임 좌절…박재현 체제 힘 실리나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 장남 임종윤 이사가 그룹 주력사인 한미약품 대표에 오르려는 시도에 제동이 걸렸다. 이로써 전문경영인 박재현 현 한미약품 대표 체제가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2일 열린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의 단독 대표이사 선임 안건과 북경한미약품 동사장(이사회 의장) 교체 및 동사(이사) 선임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이번 이사회는 임종윤 이사가 소집을 요청해 열린 것으로 현 박재현 대표를 내리고 임종윤 이사가 단독 대표에 오르기 위한 목적으로 소집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임종윤 이사는 지난 6월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에서 동생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개인 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함께 한미약품 이사에 선임됐다. 다만 당시 이사회는 소집되지 않아 임종윤 이사의 한미약품 대표이사 선임은 불발됐다. 이후 임종윤·종훈 형제를 지지해 왔던 신동국 회장은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편으로 돌아섰으며 모녀와 함께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8일 모녀측 인사로 평가되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독자적 인사조직 신설 계획을 발표하며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 의지를 천명했으며 이에 반대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곧바로 박재현 대표를 사장에서 전무로 직위 강등시키는 인사발령을 냈다. 현재 박재현 대표측과 임종훈 대표측 모두 서로 상대방의 독자조직 신설 조치와 직위 강등 조치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한미사이언스에 이어 한미약품 이사회까지 장악하려는 임종윤·종훈 형제측과 이를 저지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려는 모녀·신 회장 3자연합측의 힘겨루기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임종윤 이사의 대표 선임 불발은 현 박재현 대표에게 힘이 실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는 3자연합측 인사 7명, 형제측 인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미약품 이사회 구성원이자 감사위원장인 김태윤 사외이사는 “전문경영인 체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걸맞는 회사라면 당연히 지향해야 할 목표"라며 “세계 최고의 R&D 중심 제약회사를 지향하는 한미약품이 안정적 경영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면에서 이번 이사회 결의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티메프에 데였지만…소상공인 “플랫폼 규제 능사 아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이른 바 C-커머스 공세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소상공인업계가 'K-플랫폼 키우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더욱이 티몬과 티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로 피해 직격탄을 맞은 상황임에도 소상공인들은 규제보다는 국내 플랫폼 생태계 육성과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플랫폼 규제법이 나오더라도 해외 사업자들은 법망을 빠져나갈 우려가 크고 C-커머스를 통해 소비자 후생이 증가되는 부분도 간과할 수 없는 만큼, 일률적인 플랫폼 규제를 고민하기보다는 국내 플랫폼과 소상공인 간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한 'K-플랫폼 진흥책'을 마련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소상공인업계는 2일 국회 소상공인 민생포럼이 개최한 '소상공인 및 소비자 보호를 위한 국내 플랫폼 역할과 대외 전략 토론회'에서 플랫폼에 대한 '규제'보다는 '진흥'과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프리미엄 한식 디저트 브랜드 '바오담'의 박성용 대표는 “네이버(프로젝트 꽃)와 카카오(가치삽시다) 등이 추진하는 상생 프로그램에 참여해 경영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며 플랫폼이 상생 차원에서 펼치는 중소상공인(SME)들에 대한 지원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 같은 경우 정부기관에서 인큐베이팅 역할을 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상대적으로 소상공인은 그런 프로그램이 적은 상황"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이 플랫폼과 소상공인의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들어보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운섭 한국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 회장은 “최근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모두 혼란에 빠지긴 했지만, 지금은 K-플랫폼이 살아야할 때"라며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 그 안에 들어간 소상공인들도 규제를 당하게 된다. 규제보다는 제도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국가 전략 차원에서 플랫폼 기업의 성장을 논의하는 것은 소상공인도 바라는 일"이라며 “다만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불공정하고 투명하지 않았던 부분은 논의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법‧경영학계에서도 플랫폼 규제에 대한 '신중론'을 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정신동 교수는 플랫폼 규제와 관련 “해외 플랫폼과 국내 플랫폼에 완전한 차별 없는 법 집행이 가능한지, 중국 플랫폼을 국내 플랫폼처럼 용이하게 조사하고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우리는 다른 나라와 달리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K-플랫폼이 있다"며 “가장 우선순위에 두어야할 국가 전략은 중국 플랫폼에 무리한 법 집행력을 투여하기 전 한국플랫폼 생태계를 더 탄탄하게 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용길 서울과학기술대 글로벌테크노경영전공 교수는 “해외 경영학 교과서에 알리·테무 등의 비즈니스모델은 혁신 사례로 나오고, 좀 더 냉정하게 말하면 소비자 후생 효과도 분명히 존재한다"며 “문제는 특정 소상공인 집단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인데, 이를 지원책을 통해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플랫폼의 강점은 데이터 분석과 큐레이션"이라며 “매출이 떨어진 소상공인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플랫폼의 내부자본을 시장에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소상공인 민생포럼 연구책임의원인 오세희 의원은(더불어민주당) “플랫폼에 대한 논의를 하면 할수록 가슴이 무거워진다"며 “소상공인과 소비자가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해야할 부분은 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대응책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안마의자 “작게, 더 작게” 소형경쟁

코웨이·바디프랜드·파나소닉 등 안마의자 기업들이 소형 안마의자 출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증가하는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제품의 매출을 늘려 정체된 전체 안마의자 시장에서 실적 모멘텀을 찾겠다는 공통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일 코웨이에 따르면, 최근 기존 제품 대비 크기를 약 49% 줄인 비렉스 소형 안마의자 '마인' 2024년 모델을 신규 출시했다. 2024년형 '마인'은 안마의자를 기동했을 때 길이 151㎝ 및 높이 100㎝ 수준으로, 180도형 회전형 종아리 모듈을 신규 탑재해 성능을 높인 제품이다. 즉, 종아리 측면과 후면부에 탑재한 에어백과 종아리 특화 지압 모듈이 동시에 다리를 풀어준다는 설명이다. '마인'은 지난 2022년 최초 출시 당시 초기 물량이 모두 매진돼 예약 판매를 진행할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은 제품인 만큼, 코웨이는 제품력 강화를 통해 현재 인기가 높은 소형 안마의자 시장에서 앞서 나간다는 구상이다. 바디프랜드도 자사 소형 안마의자 '팔콘'의 인기에 힘입어 제품군 확장을 위해 소형 제품인 '2024년형 아이로보'를 새로 내놓았다. 신제품은 특허 기술인 '로보틱스 테크놀로지'를 적용한 것이 특징으로, 두 다리 마사지부가 독립적 구동하며 신체 코어 부위 자극을 돕는다. 특히, '아이로보'의 마사지 모듈은 최대 120㎜까지 돌출돼 기존 제품인 '팔콘', '퀀텀' 등보다 높은 성능을 자랑한다. 바디프랜드는 “아이로보의 주요 마사지 모드는 로보케어, 매일케어, 부위별케어 등으로 총 16개의 모드를 탑재하고 있다"며 “눕혔을 때 길이 150㎝, 폭 76.5㎝, 높이 92㎝로 성능이 뛰어난 전신 마사지를 제공하는 제품들 중 가장 작은 크기"라고 설명했다. 파나소닉코리아도 작은 크기에 높은 성능을 지닌 실속형 안마의자 신제품 'EP-MAC3'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EP-MAC3는 파나소닉의 손 마사지 기법 중 총 84가지를 조합한 지능형 감지 메커니즘을 통해 전문 마사지사의 손길을 재현 가능하다. 또한, 인체의 곡선에 맞게 설계된 SL 프레임을 탑재해 마사지 도중 목부터 다리까지 전신을 안정적으로 감싸준다는 설명이다. EP-MAC3는 길이 168㎝, 높이 84㎝, 바닥 부분 폭 98㎝ 크기로 출시됐다. 현재 국내 안마의자 시장 규모는 1조 5000억원 대로, 코로나19로 가전 교체 열풍이 불었던 지난 2021년 1조원 돌파 이후 약 3년간 정체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업계는 이같은 안마의자 성장 정체의 원인 중 하나로 대형 안마의자 소비를 이끈 소비자의 82%가 아파트 100㎡ 면적 이상(30평대 이상) 거주자로 포화 수준에 이른 점을 꼽고 있다. 따라서, 전체 아파트 가구의 99%에 이르는 30평대 미만 거주자를 새로운 수요층으로 기업들이 인식하면서 소형 안마의자 개발과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안마의자 업계 관계자는 “공간 부담이 적고 거실 뿐 아닌 침실, 서재 등에도 설치할 수 있는 작은 크기의 제품을 내세워 기존 안마의자에 관심이 없던 젊은 층까지 공략한다는 방침으로, 공간 활용과 실내 인테리어의 조화를 중시하는 1~2인 가구 및 여성 소비자 사이에서 소형 안마의자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