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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는 임시방편…‘종합 대책’ 나와야 제대로 잡는다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응해 첫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가계부채 관리를 명분으로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해 단기적인 진정 효과가 예상된다. 다만 풍선 효과나 실수요 위축, 전세·월세 불안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고 장기적인 안정을 위해선 공급량을 늘리고 세제, 통화 정책, 국토 균형 발전 가시화 등 종합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7일 수도권과 일부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 이내로 제한하고 다주택자는 아예 대출을 금지하는 등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다음날부터 시행됐다. 생애최초자 LTV(주택담보인정비율)는 80%에서 70%로 낮아지며 전입 의무도 부과된다. 이같은 강력한 대출 규제는 최근 몇달간 진행된 서울 집값 과열 양상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43% 상승해 2018년 9월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동·마포·송파·강남 등 한강변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시장에선 벌써 관망 분위기가 감지된다. 서울 마포의 한 공인중개사는 연합뉴스에 “대출 규제 발표 첫날엔 급하게 계약일을 앞당기려는 매수자들이 몰려 눈코 뜰 새가 없었는데, 규제가 시작되니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면서 이번 규제는 여파가 꽤 오래 갈 것으로 보인다. 마포 아파트는 대출이 안 나오면 사기 어려운 수준이어서 기존 아파트 '갈아타기'가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이른바 이번 아파트값 상승세를 주도한 '한강 벨트' 지역에선 어제 오늘 이틀 동안 매물 문의가 뚝 끊어지고 거래도 거의 중단되는 등 진정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출 규제 강화로 집값을 끌어올리던 이른바 '상급지 갈아타기'와 지방의 자산가들을 몰려 오게 한 원정 갭투자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고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조치는 기존 LTV 조정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강도"라며 “일률적인 6억 원 상한은 현실과 괴리가 있고, 시장이 관망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도 “단기적으로는 거래가 위축되며 일시적인 안정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일각에선 정책의 부작용이나 추가적인 종합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다. 우선 이번 규제로 대출없이 서울 상급지에서 집을 사기 어려워져 '현금 부자'들만 덕을 보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월세 시장으로 주거 수요가 몰려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출 규제가 시작된 후에도 현금 여력이 충분한 사람들은 여전히 매물을 찾아 나서고 있다"면서 “시장 위축으로 실수요자와 임차인의 주거 불안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후속 대책을 세밀하게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이같은 점을 감안해 조만간 공급 대책을 발표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택지를 대거 지정해 공급량을 늘리기 보다는 기존의 도심 내 유휴부지나 역세권·상업지구내 고밀도 개발을 통해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문재인 정부때 추진됐다가 흐지부지된 태릉골프장(1만가구), 용산 캠프킴(3100가구), 상암동 서부면허시험장(3500가구) 등의 공급 계획도 부활할 지 주목된다. 국토부는 업무·상가 용지를 주택용지로 전환하고, 공공청사를 재개발하면서 저층에는 청사, 고층에는 주택을 배치하는 방안,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로 용적률·건폐율을 상향하고, 인허가 기간을 단축해 정비사업 기간을 줄이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또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발표했던 약 8만 가구 공급 방안도 속도를 높여 조기에 공급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정권 내내 방치하다시피 했던 주택공급계획, 3기 신도시 조성계획, 공공 재개발 계획을 꼼꼼하게 점검해 신속하게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할 경우 신도시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전방위 공급계획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 발표 신규 택지·3기 신도시의 개발 밀도를 상향하는 것도 거론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는 않겠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종합보유세 정상화·거래세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강하다. 또 서울·수도권에 집중된 산업 공단, 교육 시설, 공공 기관 등을 전국 주요 거점 지역으로 이전해 인구를 분산하는 국토 균형 발전 전략을 다시 짜서 체계적으로 시행해야 서울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서 회장은 “6억 원 이하 중저가 매물에 수요가 쏠리면서 키 맞추기식 가격 왜곡과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보유세 강화, 거래세 완화, 지역 간 공급 격차 해소 같은 구조적 처방이 병행돼야 실질적인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주택의 미래는 모듈러”…민간-공공 시장 선점 경쟁 ‘치열’

일명 조립식 주택의 개념을 확장시킨 '모듈러 주택'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민간 건설사와 공공기관 간 경쟁이 치열하다. 28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모듈러 주택 시장은 GS건설과 삼성물산 등 대형 건설사는 물론이고, 한국 토지주택공사(LH) 등 공기업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생산한 모듈러를 현장에서 시공해 완성하는 친환경적 건축 공법을 말한다. 터파기·기초공사 등 현장에서 필수적으로 이뤄지는 공정 후 곧바로 모듈러 전용 제작 공장에서 모듈러를 제작하고 현장에 반입해 시공하기 때문에 미세먼지 발생이 덜하다. 친환경 공법으로 인해 민원도 적게 발생하기에 자연스럽게 공사 기간을 지연시킬 수 있는 외부요인이 줄어들어 신속한 공사 진행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친환경'과 '신속함'이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모듈러 주택은 국내 대형 건설사는 물론 공공에서도 주목하는 공법이다. 모듈러 주택 사업을 가장 활발히 벌이고 있는 민간 건설사는 GS건설이다. GS건설은 모듈러주택 사업을 영위하는 Prefab 본부를 독립적인 사업실로 두고,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모듈러주택 사업 진출을 시도 중이다. 실제로 GS건설은 2020년 모듈러 주택 전문 해외 업체인 폴란드의 단우드 S.A.와 영국의 엘리먼츠 사를 인수하면서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폴란드의 단우드는 주로 독일 시장을 대상으로 목조 모듈러 주택을 공급하는 업체다. 엘리먼츠사는 철제구조 모듈을 공급하는 업체로 글로벌 개발사와 시행사 등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기업이다. 목조와 철제구조 모듈러 주택 전문 해외 기업들을 한꺼번에 품에 안은 GS건설은 유럽을 중심으로 모듈러 주택 시장 개척을 꾀하고 있다. 국내에선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제품 생산 및 공사를 수행하는 법인인 지피씨와 목조로 주택을 공급하는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했다. 특히 자이가이스트는 친환경 소재인 목재를 활용한 단독주택을 공급하고 있고, 시장 내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소비자 니즈에 맞는 온라인 시스템 모델을 개발해 2023년부터 B2C 시장을 공략 중이다. 해외와 국내에서 동시에 사업을 모듈러 주택 사업 추진 중인 GS건설의 Prefab 본부는 올 1분기 매출 1241억원을 거둬 회사 전체 매출의 4%를 차지하는 등 GS건설 실적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사우디 국부펀드(PIF) 함께 사우디 내 모듈러 제조시설 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물산은 사우디를 시작으로 해외 건설 시장에서 모듈러 공법을 적용해 나갈 방침이다. 공공에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모듈러 주택 시공에 관심을 쏟고 있다. LH는 현재 세종시에 국내 최대 규모의 모듈러 아파트 단지를 시공 중이다. LH는 세종 5-1생활권 L5블록에 국내 최초로 모듈러 아파트 단지를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 방식을 적용해 통합공공임대로 건설 중이다. 모듈러 주택 세대는 총 450세대 규모로 공동주택 단지로 지어지는 모듈러 주택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이 단지는 2027년 5월 준공 예정이다. 모듈러 주택은 공정 특성 상 단독주택이나 적은 세대수로 구성된 단일동으로 지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LH는 국내 최초로 대단지 아파트 형식의 공동주택을 모듈러 방식으로 시공해 모듈러 아파트 단지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실제로 LH는 모듈러 주택을 미래 아파트 모델로 선정하고, '2030 LH OSC주택 로드맵'을 마련해 공공아파트 영역에 모듈러 주택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집 보러 갈까”…대선 끝난 후 대형건설사 분양 봇물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각 건설사들이 본격적인 분양에 나서는 가운데,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대형 건설사들도 27일 견본주택을 대거 개관하며 분양에 돌입함을 알리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7일 경기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 111-1번지 일대에 들어서는 '호현 센트럴 아이파크'의 견본주택을 개관했다. 이 단지는 신한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며,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7개 동, 총 507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중 전용면적 5584㎡ 144가구가 일반 분양 물량이다. 입주는 2028년 5월로 예정됐다. '호현 센트럴 아이파크'는 IoT 기술을 활용해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유·무선으로 연동, 간편한 제어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공동현관과 세대현관에는 안면인식 기반의 원패스 시스템이 적용되며, 동체 감지 기반 침입 감시 시스템과 빈 주차공간 안내 기능도 갖췄다. 커뮤니티 시설로는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스터디라운지와 독서실, 어린이집 등이 마련된다. 교통 여건도 우수하다. 단지 앞 정류장에서 M버스를 포함한 10개 노선이 운영돼 KTX광명역과 수도권 1호선 안양역 등 주요 거점으로 10분대 이동이 가능하다. 광명역에는 2026년 개통 예정인 신안산선, 안양역에는 2028년 개통 예정인 월판선 등 철도 호재도 예정됐다. 교육 환경으로는 삼봉초등학교가 도보권에 있으며, 박달중·안양중·안양고·안양외고 등 다수의 학교가 인근에 자리해 있다. '호현 센트럴 아이파크' 견본주택은 경기 광명시 일직동, 광명역 인근에 마련됐다. GS건설도 경남 양산시 평산동 47-1번지 일대에 들어서는 '양산자이 파크팰리체'의 견본주택을 27일 개관하고 본격적인 분양에 돌입한다. 양산에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이 아파트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6개 동, 총 842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주택형은 △84㎡A 334가구 △84㎡B 174가구 △84㎡C 160가구 △120㎡ 171가구 △168㎡P 3가구 등이다. 이곳은 주택을 소유한 경우에도 1순위 청약이 가능하며, 재당첨 제한도 적용되지 않는다. 계약금 1차 1000만원 정액제, 중도금 60% 전액 무이자 등 금융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계약금 완납 시 즉시 전매도 가능하다. 또, 이마트 트레이더스, 웅상문화체육센터, 양산시청 웅상출장소 등과 인접해 있고 도보권 내 평산초등학교도 위치한 '초품아' 인 것도 특징이다. 단지 인근에는 약 9만9680㎡ 규모의 웅상센트럴파크가 조성되고 있다. 이밖에 전 가구는 남서·남동향 위주로 배치되며, 건폐율은 약 13.77%로 채광과 환기 성능을 높였다. 커뮤니티 시설로는 게스트하우스, 교보문고 큐레이션 도서관, GDR 골프연습장, 돌봄센터 등 다양한 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견본주택은 양산시 주진동 169-9 일원에 위치하며, 입주는 2028년 7월 예정이다. 대우건설·두산건설 컨소시엄도 서울 영등포 1-1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통해 공급하는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의 견본주택을 27일부터 운영한다. 단지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5가 32-8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33층, 5개 동, 총 659세대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이중 전용 59~84㎡ 175세대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분양가는 전용 59㎡ 기준 11억9340만~12억7080만원, 76㎡는 13억9600만~15억3930만원, 84㎡는 15억7410만~16억9740만원 선으로, 3.3㎡당 평균 약 4800만 수준이다. 주변 실거래가 대비 경쟁력을 갖췄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교통 여건도 뛰어나다.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1호선과 KTX가 정차하는 영등포역도 가깝다. 이 외에도 안산선, GTX-B노선 등 향후 교통망 확충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교육 환경으로는 도보 통학이 가능한 영중초를 비롯해 양화중, 영원중, 장훈고, 영등포여고 등 다양한 학교가 인접해 있고, 목동 학원가로도 빠르게 이동 가능하다. 단지 내에는 피트니스센터, 실내 골프연습장, 어린이집, 작은도서관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단지 입구부터 세대 내부까지 5개 구역의 미세먼지를 집중 관리하는 '5존 클린 에어 시스템'도 적용한다. 현관 스마트 도어 카메라, 지문 인식 디지털 도어락, 무인택배 시스템, 스마트 일괄제어 스위치, 스마트폰 기반 원패스 시스템 등 첨단 설비도 선보일 예정이다.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 견본주택은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 337, 써밋갤러리에 마련됐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건설공사 줄어도 대형건설사들은 재건축 수주로 ‘잭팟’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건설 경기가 위축되고 있지만, 대형 건설사들은 도시정비사업 수주고가 늘어나면서 되레 활짝 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건설 수주액은 전년보다 줄었지만, 도시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삼성물산·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 등 주요 건설사들은 상반기에만 28조원에 달하는 일감을 따낸 것으로 집계된다. 반면 중견사는 고금리와 공사비 부담에 막혀 '그림자 경쟁'에 머무는 양상이다. 이는 국토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건설공사 계약액 통계'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1분기 전체 건설공사 계약액은 60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했다. 특히 민간부문이 9.5% 줄어든 반면, 공공부문은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광주(-34.8%)와 전남(-22.4%) 등 일부 지역에선 두 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했다. 반면 대형건설사들은 도시정비사업 수주가 크게 늘어나면서 전혀 어려움이 없는 상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리모델링을 포함해 총 27조8298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전체 연간 수주액(27조8702억원)의 99.9% 수준으로, 불과 반 년 만에 한 해 실적을 채운 셈이다. 상반기 기준 수주액 1위는 삼성물산이다. 이달 말까지 누적 수주액은 5조213억 원으로, △한남4구역 재개발(1조5695억원) △신반포4차 재건축(1조310억원) △장위8구역 공공재개발(1조1945억원) 등을 포함한다. 여기에 울산 남구 B-04구역 재개발(6982억원)의 시공권 확보가 유력한 상황이어서 수주 총액은 5조7195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연산5구역 재건축(7657억원)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1조5138억원) △구리 수택동 재개발(1조9648억 원) 등을 포함해 현재까지 5조1988억원을 수주했다. 이달 내 미아9-2구역 재건축(공사비 3370억원) 시공권을 확보하면, 총액은 5조5357억원으로 늘어난다. 해당 사업은 현대건설이 HDC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을 이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1조2972억원) △이수 극동·우성2·3단지 리모델링(1조9796억원) △방배15구역 재건축(7553억원) 등에서 시공권을 따내며 총 5조302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구리 수택동 재개발에선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8421억원 규모를 확보했다. 재건축·재개발(2조8946억원)보다 리모델링(2조1356억원)에서 더 많은 성과를 거둔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롯데건설(2조5354억원), HDC현대산업개발(2조2262억원), DL이앤씨(2조6830억원)도 잇따라 수주고를 쌓으며 전년 실적을 상회했다. 특히 DL이앤씨는 한남5구역(1조7584억원) 수주 효과가 컸다. 하지만 중견 건설사들은 공사비 인플레이션, 자금력 부족, 브랜드 열세 등으로 경쟁 자체가 쉽지 않다. 일부 사업장은 입찰 자격조차 확보하지 못하거나 들러리로만 참여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 수주전이 사실상 대형사 중심으로 굳어지는 구조"라며 “중견사 입장에선 무리하게 경쟁에 나서기보다 포기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전체 수주 물량은 줄어드는 반면, 정비사업과 도시개발 등 고부가 분야에만 경쟁이 집중되며 업계 양극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은 사업 물량이 줄고, 수도권은 대형사 쏠림이 심화되는 이중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며 “중견사 생존을 위한 정책·금융 지원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강남 재건축, 아무나 못해”…삼성·포스코가 물러선 이유

고분양가 규제와 고금리 여파로 정비사업 수주 환경이 전반적으로 녹록치 않은 가운데,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 되레 조합이 '갑'이 되는 풍경이 확산되고 있다. 시공 능력은 물론 브랜드·자금력까지 검증된 대형 건설사들마저 잇따라 입찰을 포기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선 “이기기 위한 입찰이 아니라 피하기 위한 판단이 늘고 있다"며 강남권 정비시장 내 '역전 현상'을 지적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에 시공사 입찰 불참을 공식 통보했다. 삼성물산은 “조합의 입찰조건을 검토한 결과, 대안설계 및 금융 조건 등이 지나치게 제한돼 당사가 준비한 제안들을 펼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현 입찰 지침으로는 월드클래스 설계와 디자인을 구현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물산은 압구정 맞은편에 전용 수주 홍보관인 'S.라운지'를 열고, 세계적 설계사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와 협업한 대안설계를 준비하는 등 수주에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조합은 최근 대의원회를 통해 △대안설계 범위 축소 △금융조건 제한(CD+가산금리 고정) △이주비·추가지원 금리 제안 금지 등을 골자로 한 입찰 지침을 확정했고, 결국 삼성물산은 발을 뺐다. 포스코이앤씨도 비슷한 이유로 개포우성7차 수주전에서 철수했다. 당초 설계 제안서까지 준비하며 참여를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내부 판단에 따라 불참을 결정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조합 조건과 사업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며 “특정 조합이 사실상 특정 건설사를 '지정'하거나, 과도한 요구조건이 붙는다면 사업성 측면에서 수주 자체가 무리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포스코이앤씨는 수주 의지를 드러내지 않은 채 조용히 철수한 반면, 경쟁사인 대우건설은 김보현 대표가 진두지휘하며 강한 수주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개포우성7차는 개포지구 내 마지막 대형 재건축 단지로, 포스코이앤씨의 철수로 인해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간 양강 구도가 형성됐다. 업계에선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건설사 경쟁력보다 조합의 입찰 조건이 수주 여부를 좌우하는 시대"라고 분석한다. 한 정비사업 관계자는 “예전엔 시공사가 조합의 눈치를 보며 조건을 맞추려 했다면, 이제는 건설사가 조합의 조건을 보고 '들어갈지 말지'를 선별하는 분위기"라며 “사업성·리스크 판단이 우선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조합의 권한이 강해진 건 법적으로 당연한 구조지만, 사업성이나 일정, 분담금 문제 등 현실과 조화되지 않는 입찰 조건은 시공사와의 신뢰를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무리한 요구는 오히려 시공사 이탈을 불러와 조합의 협상력만 낮추는 결과를 낳는다"며 “실제 수주전에서 '이기는 전략'보다 '빠지는 판단'이 늘고 있는 점이 시장 흐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현대건설, 평택역세권에 ‘힐스테이트’ 1918가구 공급

현대건설은 경기도 평택시 합정동에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평택역센트럴시티'를 분양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이 단지는 합정동 835번지 일원에 지하 3층부터 지상 35층까지 총 14개동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은 45㎡부터 178㎡까지며, 총 1918가구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전용 45㎡부터 112㎡까지 599가구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일반분양 물량은 45㎡ 32가구, 59㎡A형 279가구, 59㎡B형 103가구, 74㎡A형 45가구, 74㎡B형 27가구, 74㎡C형 3가구, 84㎡A형 14가구, 84㎡B형 12가구, 84㎡C형 80가구, 112㎡형 4가구로 구성된다. 수요가 높은 중소형 위주로 다양한 평면을 갖춰 실수요자의 선택 폭을 넓혔다. 단지는 1호선 평택역 도보권에 위치한다. 인근에 AK플라자, CGV, 롯데마트 등 중심 상업시설은 물론, 합정초를 비롯해 평택여중, 한광중·고, 평택마이스터고 등 다수의 학교가 밀집해 교육 여건도 뛰어나다. 교통환경도 주목된다. 1정거장 거리에는 SRT가 정차하는 평택지제역이 있으며, GTX-A 노선이 이곳까지 연장 추진되고 있다. GTX-C 노선도 정차 예정이며, 수원역서정리평택지제역을 연결하는 KTX 직결사업도 2025년 하반기 개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향후 총 5개 노선이 통과하는 환승역으로 도약하면서 평택역 일대의 교통 접근성도 함께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생활 인프라도 탄탄하다. 신평동행정복지센터가 단지 인근으로 이전할 예정이며, 평택경찰서, 소사벌레포츠타운, 덕동산근린공원, 박애병원, 평택역 복합문화광장(예정)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가깝다. 직주근접 여건도 우수하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까지 차량으로 약 20분 거리이며, 칠괴·송탄·평택 일반산업단지와 종합물류단지 등 산업 인프라도 인접해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평택4공장에 6세대 D램 생산라인 구축을 추진하면서 관련 배후 수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브랜드 대단지답게 상품 구성도 차별화됐다. 남향 위주의 단지 배치로 채광과 통풍을 확보했으며, 전용 45㎡부터 178㎡까지 총 12개 타입으로 구성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했다. 커뮤니티 시설로는 피트니스센터, 스크린골프, 사우나, 작은도서관, 독서실, 어린이집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외관은 커튼월룩 디자인과 경관조명을 적용해 원도심의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조성할 계획이다. 가구당 약 1.5대 수준의 넉넉한 주차 공간과 전 세대 개별 창고, 특화 조경도 함께 도입된다. 스마트홈 시스템도 적용된다. 현대건설의 하이오티(Hi-oT)를 통해 조명과 난방, 엘리베이터 호출 등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고, 차량에서 집안 빌트인 기기를 제어하는 '카투홈' 기능도 제공된다. 이밖에도 에너지관리시스템(HEMS), HEPA 필터 전열교환장비, 400만 화소 CCTV, 현관 안심카메라, 녹물 제거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회사 관계자는 “합정초와 평택역, 생활과 교육, 교통 인프라를 두루 갖춘 원도심 핵심 입지에 힐스테이트 브랜드 프리미엄과 광역 교통망 확충 호재가 더해져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DL이앤씨 ‘e편한세상 번영로 리더스포레’ 공급

DL이앤씨가 울산광역시 남구 야음동 828-29번지 일원에 들어서는 'e편한세상 번영로 리더스포레'를 현재 분양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이 단지는 지하 5층~지상 37층, 2개 동 규모로, 아파트 전용면적 84㎡ 192가구와 오피스텔 전용면적 83㎡ 62호실 등 총 254가구로 구성된다. 입지 여견을 살펴보면 도보 거리에 울산도시철도 트램 2호선 야음사거리역(가칭)이 들어설 예정이다. 선암호수공원을 비롯해 홈플러스 등 다양한 상업시설, 의료시설 등이 단지 인근에 위치해 있다. 야음초와 야음중 도보 통학이 가능하고, 대현동 학원가와도 가깝다. 분양 관계자는 “역세권이 예정된 울산 남구 핵심 입지에 들어서는 단지인 만큼 기존 주택에서 갈아타기를 고려하던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브랜드 프리미엄과 교통·생활 인프라, 개발호재까지 삼박자를 모두 갖춘 단지로서 기대감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e편한세상 번영로 리더스포레'는 현재 선착순 동·호수 지정 계약을 진행 중이다. 소비자들의 초기 부담을 덜기 위해 한정세대에 한해 계약금지원, 중도금 전액 무이자 및 입주지원금 등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해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추는 혜택을 제공한다. 주택전시관은 울산광역시 남구 삼산로 222(목화예식장사거리, 뉴코아아울렛 건너편)에 마련돼 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DL이앤씨,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 민간임대 265가구 공급

DL이앤씨가 충남 천안시 서북구 업성도시개발구역(업성동 465-6번지 일원)에서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 임대물량의 임차인을 모집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9층 13개 동, 전용면적 84~191㎡ 총 1763가구 규모로, 일반분양 물량(1498가구)을 제외한 265가구가 임대 물량이다. 이번 임대물량의 전용면적별 가구수는 △84㎡A 88가구 △84㎡B 68가구 △84㎡C 56가구 △84㎡D 53가구 등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국민평형'으로만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10년 장기 임대로 이사 걱정 없이 안정적인 거주가 가능하고,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통장과 지역, 주택 수에 상관없이 청약이 가능하다. 입지환경을 살펴보면 단지 바로 앞으로 성성호수공원이 위치한 '레이크 프론트' 입지에 들어선다. 여기에 단지 서측으로 약 4만여㎡ 규모의 성성호수공원 방문자센터가 위치해 있고, 단지와 호수 사이 약 3만여㎡ 규모의 근린공원, 단지 동측에 녹지공간이 갖춰져 있다. 교육환경으로는 도보권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가 신설될 예정이고, 단지 인근 준주거지역에 근린생활시설이 조성될 계획이다. 교통여건을 보면 단지 인근에 있는 번영로와 삼성대로, 업성수변로 등을 통한 천안 주요 도심 접근성이 우수하다. 1번국도와 경부고속도로 천안 IC 등을 통해 수도권 및 타지역으로도 쉽게 이동할 수 있다. 특히 단지 반경 약 1㎞ 거리에 수도권 전철 1호선 부성역이 개통 예정이다. 각 세대 내부는 남향 중심의 단지 배치를 통해 채광과 통풍성이 확보했다. 실내는 4베이(Bay) 판상형 맞통풍 중심 설계를 적용했다. 105동 최상층에는 스카이 커뮤니티를 조성해 스카이 라운지와 스카이 게스트하우스(2개소) 등을 조성한다. 단지 주출입구 인근에는 근린공원 및 호수 조망이 가능한 리조트형 게스트하우스(4개소)를 조성할 예정이다. 주택전시관은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성동 225-5번지 일원에 위치해 있다. 입주는 2028년 2월 예정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이란-이스라엘’ 휴전에 대우건설이 한숨 돌린 이유는?

이란과 이스라엘이 극적으로 휴전에 합의하면서 대우건설이 한시름을 덜게 됐다.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에 끼어 있는 이라크에서 각종 사업을 진행 중이었는데, 전쟁이 격화될 경우 예상되는 각종 리스크가 가라앉은 것이다. 외부 정국 불안 변수가 해소되면서 대우건설은 이라크 현지 개척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26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이스라엘이 기습적으로 이란을 공격해 주요 인사를 암살하고 핵 시설을 파괴하면서 시작된 전쟁이 지난 24일 이후 중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포르도 지역 소재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을 폭격한 후 양측에 강력히 요청한 휴전 제안이 먹혀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에 놓여 있어 전쟁 피해가 불가피했던 이라크에 진출한 대우건설도 한시름 놓은 상태다. 현재 국내 건설사들은 이란과 이스라엘에 진행 중인 사업장이 없다. 이란은 한국 건설사들이 2009년까지만 해도 현지 공사를 활발히 진행했지만 2010년대 들어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 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은 일제히 발을 뺐다. 이스라엘 역시 중동 수주에 집중하고 있는 우리 건설사들이 의도적으로 진출 의지를 그리 크게 드러내지 않는 곳이다. 그러나 다른 지역들은 한국 건설사들의 시장 개척이 여전히 활발하다. 특히 대우건설은 최근들어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에 위치한 이라크에서 활발히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 이라크 현지에서 이라크 신항만 1단계 공사(수주액 2조2858억원), 이라크 침매터널(8504억원), 이라크 알포우 연결도로(5877억원) 등을 수행하고 있다. 총 3건의 프로젝트 수주액만도 3조7239억원 규모에 달한다. 대우건설은 이달 들어 이란-이스라엘이 서로 미사일 포격과 전투기·드론 공습을 주고 받으면서 의도하지 않은 피해, 즉 진행 중인 공사 현장이 눈먼 미사일이나 드론에 의한 피격될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앞서 대우건설은 2014년 알포우 항만공사를 시작으로 현지 진출을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9건의 공사를 진행했고 누적 수주액도 5조원을 훌쩍 넘기고 있다. 2013년 IS(이슬람 레반트 국가)로부터 촉발된 이라크 내전이 2017년 현 이라크 공화국의 승리로 끝나고, 정국이 안정되면서 이라크 내부에서 재건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일감이 풍부해졌다. 특히 내전 중 일찌감치 현지에 진출한 대우건설은 현지 군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후문이다. 대우건설은 이미 국내에서도 군 전용 공항 2곳과 해군 기지 등을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 방식으로 시공한 이력이 있다. IS 반란군을 진압하고 전쟁 승리로 이라크를 통일한 현지 정부와 군부는 국방력 강화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군 시설 시공 경험이 풍부한 대우건설이 기회를 잡은 것이다. 대우건설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대학을 졸업한 중동 전문가 정현석 상무를 이라크 지사장으로 보낼 정도로 현지 사업에 공을 들이면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1970년생인 정 상무는 이라크에서 테헤란 지사장, 이라크 바그다드 지사장과 바스라 지사장을 거친 '이라크-이란통'으로 꼽히는 인사다. 실제로 정 상무를 비롯해 대우건설 관계자들이 이란 당국자나 군부 인사들을 만날 때는 VIP급 대접을 받을 정도로 현지에서 대우건설을 향한 신뢰는 깊다고 한다. 다행히 이번 이란과 이스라엘 분쟁이 단기전으로 마무리 되면서 대우건설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미사일과 드론이 이라크 현지에 피해를 주는 불상사가 발생하지도 않았다. 정국이 안정을 되찾은 만큼 현재 대우건설은 이라크 국방부가 발주한 현지 공군 기지와 해군 기지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3월엔 이라크 국방부가 직접 우리나라를 찾았을 때 주요 인사들이 김보현 사장을 예방하고, 대우건설이 시공한 청주 공군기지를 함께 둘러보기도 했다. 대우건설의 이라크 현지 시장 개척이 점점 무르익는 분위기인 셈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10년 이상 공을 들여온 이라크 현지 사업이 주변국 분쟁으로 잠시 위협을 받았지만, 다행히 큰 불상사 없이 조기 종료됐다"며 “이라크 현지 군 시설 등으로 사업 보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포스코이앤씨, 개포우성4차 입찰 참여하나…“용산 실패 설욕”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건축 공사 수주전에서 실패한 포스코이앤씨가 하반기 첫 '대어'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개포우성4차 재건축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이 입찰에는 용산정비창 수주전에서 포스코이앤씨에게 패배를 안긴 HDC현대산업개발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스코이앤씨의 HDC현산을 상대로 한 '복수 혈전'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현재 개포우성4차 수주전 참여 여부를 내부 검토 중이다. 앞서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수주전에서는 총력전을 벌였지만, 조합 투표에서 HDC현산(득표율 약 64.1%)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회사 내부에서는 용산의 아쉬움을 딛고 다음 기회를 노린다는 입장이지만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참여 여부는 입찰공고 내용을 본 뒤 최종 판단할 문제다. 최근 경쟁이 치열하고 변수도 많아 불필요한 노출은 피하는 쪽"이라며 “기회가 되면 대응하겠지만, 조합 조건이 까다롭다면 과감히 포기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포스코이앤시가 최근 개포우성7차 수주전에 불참하자 건설업계 안팎에선 “개포우성4차 수주를 염두해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잇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이앤씨 입장에선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입찰에서 패한 후 두 번 연속 대형 재건축 입찰에 불참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라며 “개포우성4차 입찰을 꼭 따내야 이미지 회복과 수주 실적 관리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즉 포스코이앤씨가 개포우성7차 입찰에 참가하지 않은 것은 뒤이은 개포우성4차 입찰에 총력을 다해 성공을 거두기 위한 '전략적 후퇴'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포스코이앤씨가 개포우성4차 입찰에 참여할 경우 HDC현산 삼성물산, 롯데건설 등과 함께 최소 4파전이 예상된다. 이미 삼성물산은 강남권에서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래미안'을, 롯데건설은 '르엘'의 하이엔드 이미지를 앞세우고 있면서 입찰 참가를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아직까지는 포스코이앤씨는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입찰 전 언론 노출을 통한 '선점 효과' 전략도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성이나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무리하게 참여하지 않겠다"면서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름이 오르내리면 오히려 이미지에 타격이 클 수 있다. 구체적인 판단이 서기 전까지는 신중하게 대응하는 것이 내부 원칙"이라고 밝혔다. 올해 포스코이앤씨는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5조 원을 돌파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수치보다 수주 품질과 브랜드 이미지 회복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단순 실적만으로는 복잡한 정비사업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회사 측은 “사업 조건이 까다롭더라도 명확한 전략과 판단 기준을 바탕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개포우성4차 역시 다양한 요소를 검토해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전이 단순 실적 경쟁을 넘어 포스코이앤씨의 전략적 행보를 가늠할 기회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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