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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1위’ 건설업체 줄줄이 도산…“IMF때보다 힘들다”

건설업계가 외환위기(IMF)나 금융위기 때보다 더 힘든 시절을 겪고 있다. 이미 올해 지역 굴지의 건설사들이 줄줄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도산하는 등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다. 정부는 4월 위기설을 일축하고 있지만, 주택을 넘어 비주택에서도 미분양이 증가해 상반기 연쇄부도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27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키스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날 현재까지 무려 958개 건설업체가 폐업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900건, 2022년 760건, 2021년 679건 등과 비교해 대폭 늘어났다. 특히 지역 업체들의 상황이 심각하다. 지난달 29일 전남 나주에 연고를 둔 전국 시공능력평가 105위, 전남 9위인 새천년종합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 건설사는 '아르니' 아파트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중도금 대출 무이자 등 파격할인에 들어갔던 천안 '아산 아르니퍼스트' 입주에정자들은 내지 않기로 한 중도금 이자를 내야 하는 상황에 아우성을 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도 전국 122위, 경기 20위권의 선원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디엘본' 브랜드를 쓰는 이 건설사는 통일교 재단 소속으로 현재 진행 중인 경기 가평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신축공사에 차질을 빚게 됐다. 전남 지역에서 '아델리움' 브랜드로 영업해온 한국건설(전국 99위·지역 6위)도 분양 전 중도금 무이자를 내세웠지만 자금경색으로 인해 입주 예정자들에게 대출이자를 지급하라는 통보를 보내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다. 광주지역 15위(전국 243위)인 송학건설과 세움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포괄적 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다. 또 울산 지역 1위(전국 179위)인 부강종합건설과 인천 지역 9위(전국 176위)인 영동건설이 최근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처럼 최근 법정관리 신청이나 회쟁절차를 밟는 건설사들은 대부분 토목공사가 아닌 주택 등 건축물공사를 주로 하는 곳들이었다. 주택 건설을 위해 조성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서 건설사가 시행사의 채무를 갚아주는 채무인수 대출약정 등을 감당하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분양이 급증하면서 이같은 건설사들의 리스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미분양 주택은 1월말 기준 6만3755가구로 전월 대비 2.0%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이라고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1만1363가구로 전월 대비 4.7% 늘어났다. 주택은 그나마 낫다. 업계에 따르면 진정한 미분양 리스크는 건설사 부실 제2의 뇌관이 될 지식산업센터(지산)나 물류센터 등 비주택 부문이다. 이 곳에서 자금유동성 악화가 더 크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산의 경우 약 300곳의 현장에서 시공도 못하고 PF 대출 이자만 내는 실정이다. 지산은 3종 일반 주거나 준주거용지도에도 허가받을 수 있고, 대기업 반도세 생산 시설 배후 단지나 산단 인근에 무차별로 시공하다 보니 공급과잉이 발생했다. 건설 보증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주택은 그나마 어느 정도 분양이라도 하는데 지산은 지어놓고 분양자체를 못하는 곳들이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분양금이 회수 안 되니 건설사가 자기돈으로 자재를 구입하며 책임준공을 하다가 시행사가 부도가 나면 돈을 못 받고 나가 떨어질 위기에 처해있다"고 귀띔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미래교통’ 에어택시 도심공항, K-건설이 세계 표준 만든다

하늘택시로 불리게 될 도심항공교통(UAM) 사업 상용화를 앞두고 건설사가 미래 도심공항이라 할 수 있는 버티포트 혁신 콘셉트 청사진을 마련하고 있다. 아직 전 세계적으로 기체와 버티포트 기준안이 정비되지 않는 상태서 정부 지원에 힘 입어 한국 건설업체들이 버티포트 '세계표준'을 주도해 약 835조원에 달하는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6일 도심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이 UAM이 뜨고 내리는 도심 공항(버티포트)의 설계 및 시공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2040년까지 약 835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미래먹거리 개척을 위한 세계적 표준 선점 차원에서다. UAM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지불하는 비용 중 약 43%는 버티포트와 관련한 산업 분야에 들어간다. 버티포트는 수직 비행(Vertical Flight)과 항만(Port)의 합성어로 UAM기체가 이착륙할 수 있는 정거장이나 터미널, 크게는 소규모 도심공항으로까지 불릴 수 있다. 모건스탠리가 발표한 2040년 UAM시장의 전체 규모는 1조5000억 달러(약 2003조)인 가운데, 이 수치를 버티포트 시장에 대입하면 전 세계적으로 약 6235억 달러(약 835조원)의 시장 규모가 형성된다. 세계에선 이미 버티포트가 민간기업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현재 그나마 지표로 인정받는 SMG컨설팅이라는 기업의 UAM 인프라 지수에 따르면, 미국의 베타테크놀로지와 이탈리아의 어반V가 7.1로 인프라 지수가 가장 높다. 이 지수는 회사가 받은 자금과 회사를 이끄는 팀, 에코시스템 파트너십, 버티포트 네트워크 진행 상황 등 요소를 종합적으로 반영한 수치다. 국영기업인 파리공항그룹(ADP)이 7.0으로 뒤를 이었고, 롯데건설과 협업하는 영국 스카이포츠(6.9)와 국내 스타트업 플라나와 협업하는 스페인 블루네스트(6.5), 현대차 그룹이 투자하는 영국 어반에어포트(6.5), 스페인 국영기업 페로비얄(6.3), 미국 스카이웨이(4.7) 등이 뒤를 이었다. 아직 국내는 공공기관도 기업도 랭크에 올리지 못한 실정이다. 현재로선 프랑스 파리가 올해 7월 파리하계올림픽을 앞두고 UAM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버티포트 실현이 가장 유력하다. 다만 시설만 구축할 뿐 제대로 된 버티포트로서의 기능까지 도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가 있다. 완성도는 추후 지켜봐야 한다. 궁극적으로 버티포트는 승객들이 쉽게 이용할 최적의 입지와 상가분양 및 휴게소 등 사업자의 수익성 담보, 대중교통처럼 저렴한 요금체계 산정, UAM이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도록 날씨와 조류 충돌 등 버티포트 안전성이 확보돼야 제대로된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세계표준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는 K-UAM이라는 이름으로 UAM산업을 민간에 개방하고 실증·시범사업 구역을 제도화해 민간이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해 놨다. 아마 김포공항과 인천공항 등 공항을 중심으로 버티포트가 가장 먼저 구축될 것이다. 또한 오세훈 서울시장에 따르면 여의도와 잠실을 잇는 한강변을 따라 UAM회랑과 버티포트를 구축하는 상용화가 올해 하반기 돌입한다. 최근에는 국토부가 버티포트 관련 법제도화 추진 및 설계기준안 등 초석을 다지는 중이다. 버티포트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구성되기 전 건설사들은 이미 설계와 시공 분야에 기술력을 가다듬고 있다. 현대건설은 정부의 K-UAM 그랜드챌린지 중 현대차·KT 컨소시엄에 참여해 에어사이드(제한구역)와 승객 터미널 등 설계·시공 기술을 발굴해 향후 구축 모델까지 마련하는 계획을 세웠다. 대우건설은 제주항공과 컨소시엄을 맺고 도심 고층빌딩에 설계한 버티포트와 저층형 개활지 버티포트를 솔루션으로 제시하고 있다. 고층형은 기존 교통수단인 KTX 등과의 연계교통을 맺을 수 있고, 저층형은 관광에 특화시킬 수 있다. GS건설은 카카오모빌리티 및 LG유플러스와 UAM퓨처팀이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버티포트 콘셉트 디자인을 공개하기도 했다. 여기서 GS건설은 기존 건축물을 리모델링해서 부착한 리모델링형 버티포트와 복합용도 건축물에 새로 구축하는 신축형 버티포트, 표준화된 모듈을 기반으로 한 모듈 버티포트 설계안을 제시했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이미 우리나라 건설사는 인천공항을 비롯한 여러 공항을 건설한 기술력을 검증 받았다"며 “정부에서 버티포트 설계에 대한 기준만 정해준다면 혁신적인 버티포트 설계와 시공을 맡을 준비가 돼 있고, 이 실적을 토대로 '세계표준'을 구축해 해외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에 버티포트 기술도 수출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HDC현대산업개발, 광운대역세권으로 본사 이전 계획

HDC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내에 위치한 본사를 노원구 광운대역세권 복합도시 개발(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H1 프로젝트 사업지 내로 이전을 계획 중이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 아이파크몰 내에 위치한 본사를 광운대역세권 개발 H1 프로젝트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노원구 광운대역세권 건물로 이전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H1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본사를 사업지 내로 옮기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1 프로젝트는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 광운대역 일대 약 15만㎡ 철도 시설 용지를 개발하는 약 4조5000억원 규모 복합개발 프로젝트다. 지난해 하반기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마치고 이후 건축허가와 사업계획승인 등 인허가 절차를 거쳐 연내 착공에 돌입할 예정이다. 오는 2029년에는 사업이 완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의 '광운대역 물류부지' 지구단위계획구역에 따르면 상업·업무용지(1만9675㎡)에는 호텔, 업무, 판매시설 등 중심지 기능이 들어선다. 복합용지(7만7722㎡)에는 최고 49층, 총 8개동 3173가구 주상복합아파트가 조성될 예정이다. 공공용지(1만916㎡)에는 공공기여금 약 2864억원을 활용해 도서관, 청년 커리어센터, 문화.체육센터, 주민센터 등 시설이 확충된다. 힌편, 이날 김승원 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서울시청에서 열린 '강북권 대개조'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광운대 역세권에 건설 관련 대기업이 본사이전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K-건설의 미래, 신재생에너지 공급망 구축에 달렸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일제히 친환경 에너지 개발에 뛰어들면서 신재생에너지사업이 미래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건설사들은 특히 해상풍력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고 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이 태양광, 그린 수소·암모니아, 해상 풍력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구축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카타르에서 축구장 1400개 크기, 발전 용량은 875MW(메가와트)에 달하는 카타르 최대 규모 태양광발전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약 150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세계적 규모로, 완공된 후 카타르 에너지 관련 시설 및 국가 전력망에 전력을 공급한다. 삼성물산은 여기에 더해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MISA), 국부펀드(PIF) 등과 그린 수소 생산 및 활용을 위한 실증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UAE에서는 연간 20만t 규모의 그린 암모니아 생산 플랜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또 다른 국내 대형 건설사인 SK에코플랜트도 최근 재생에너지 발전을 통한 전력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밸류체인을 완비하고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이집트에서 중국 최대 국영건설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와 손잡고 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암모니아 생산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두 회사는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 태양광 500MW, 육상풍력 278MW 등 총 778MW의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구축한 뒤 여기서 만들어진 전력으로 블룸에너지 고체산화물 수전해기(SOEC)를 비롯한 250㎿ 규모의 수전해기를 통해 물에서 약 5만t 규모의 그린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후 그린수소를 저장 및 운송이 용이한 그린암모니아(25만t 규모)로 변환해 수출한다. 신재생에너지사업 범위가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은 특히 해상풍력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국내 유일의 초대형 해상풍력 전용 선박을 확보하며 신재생에너지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6월 100%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 현대스틸산업을 통해 해상풍력 설치선인 '현대프론티어호'를 경남 통영시 앞바다에 띄웠다. 현대프론티어호는 길이 85m, 폭 41m, 높이 6.5m, 1만4000톤급 선박으로 바다 위에서 해상풍력 터빈 인양·운반·설치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 이를 통해 해상풍력 기자재 설치 안정성이 확보되고 시간과 비용 또한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현대프론티어호는 지난해 7월 제주도 한림해상풍력발전단지(100MW급) 터빈 공사에 투입되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인 제주한림해상풍력의 지분 10%를 쥐고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또 지난해 말 유럽 최대 에너지 기업 알더블유이 오프쇼어 윈드와 해상풍력발전·수소사업 업무협약을 맺었고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할 계획이다. 대우건설도 해상풍력 공사 진행과 수주를 위해 지난 1월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교통건설유한공사와 해상풍력 주기기 설치 전용선박(WTIV) '강항핑 5호'의 국내독점사용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배는 길이 133m, 폭 50m, 높이 11m로 바다 위에서 15MW 급 해상풍력 터빈·블레이드·타워를 인양·운반·설치까지 한 번에 가능한 3만t급 자항식 선박이다. SK에코플랜트도 2021년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을 제조하는 자회사 SK오션플랜트(구 삼강엠앤티)를 인수해 해상변전소, 부유체 개발 등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계열사 SK오션플랜트는 지난해 12월 일본 최대 해상풍력 건설사인 NSE와 장기적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는 국내 건설경기 침체의 장기화 속에서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건설사들의 이익 창출이 줄어들자 자연스럽게 시장 다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환경 및 신재생에너지의 전망이 좋다보니 건설사들이 그쪽으로 진출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또 “특히 해상풍력은 공사 특성상 건설사의 역할이 두드러지는 분야이기 때문에 크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이슈분석]“액티브 시니어를 잡아라”…건설업계 ‘시니어주택’ 공급 나선다

65세 이상 노인인구 1000만명 시대가 곧 다가온다.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 중인 현 상황에서 정부가 시니어주택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맞춰 건설업계는 경제력을 보유한 '액티브 시니어'를 타깃으로 시니어주택 공급에 나서고 있어 '틈새시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의 실버타운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건설업계가 잇따라 공급에 나서고 있다. 실버타운은 적정한 보증금과 월 생활비(임대료, 식대)를 내고 식사 및 운동과 여가시설, 헬스케어, 하우스키핑 등 고급서비스를 공급받을 수 있다. 내년 분양 예정인 한미글로벌의 '위례 심포니아', 롯데건설의 '마곡VL르웨스트', 대우건설의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등이 '임대형 실버타운'의 대표적 예다. 내년 3월 입주 개시가 예정된 시니어주택 '위례 심포니아'(115가구)는 실사용면적 43∼56㎡(13∼17평)으로 강남권역 접근성이 뛰어나다. 거주공간 실시간 건강 모니터링, 간호사 상주 및 의료케어 등을 지원하는 중위소득계층 시니어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이어 서울 강서 마곡부지라는 최적의 입지를 갖춘 롯데건설의 'VL르에스트'(810가구)도 공급된다. 최고급 컨시어지 서비스와 부대시설을 제공한다. 보증금은 표준형 기준 6억원~18억원 정도이며, 임대료는 월 115~354만원까지 책정돼 있다. 생활비는 식대포함 51타입 기준 1인 215만원이다. 여기에 의왕시 백운밸리 일대에 위치한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아침 스위트'(536가구, 오피스텔 842실)는 총 1378가구로 부모와 부부, 자녀가 3대가 생활이 가능하게 한 세대공존형 주거단지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모든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37~39평이 평균 5억5000만원~7억95000만원의 보증금과 월 190만원~320만원의 생활비(임대료, 식대 등)가 들어간다. 이처럼 건설업계는 최근 고급형 실버타운 조성 전략을 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스스로를 실제보다 5~10년 젊게 인식하는 '액티브 시니어'는 기존보다 독립적이며 경제적이고, 다양한 취미와 스스로에 대한 노후가 잘 준비돼 있어 이들을 타깃삼는 상품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의 2022년 자료를 보면 고령친화사업 시장은 2015년 67조9000억원 대비 약 2배 성장한 124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최근 정부와 민간건설업계가 실버타운을 추진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노인인구를 모두 수용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업계에 따르면 시니어 주택은 전국 39개소 정도이며 서울은 11개소만이 존재하고 있다. 이는 현재 실버타운이 모두 '분양형' 없이 '임대형'으로만 공급할 수 있어 수익성 부족으로 사업자가 달려들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분양형 실버타운은 불법투기와 관리부실이라는 이유로 2015년 이후 잠정 폐지해 현재로선 분양형 실버타운이 많지 않은 실정이다.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와 '동백 스프링카운티자이', '용인 고기동 실버타운' 정도가 개인간 거래가 가능한 분양형 실버타운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도 최근 사업자가 적극적으로 시니어주택을 개발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나섰다. 분양형 사업 활성화를 위해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전처럼 막대한 시세차익을 노리지 못하도록 인구감소지역인 경기 가평, 연천 등 전국 89곳으로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투기수요를 억제한다는 측면에서 입지를 과도하게 제한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시행사 한 관계자는 “수익성이 없어도 공익사업이란 측면에서 시니어 임대주택을 추진해왔지만 분양형이 도입되면 더 많은 플레이어가 더 양질의 서비스를 제시할 수 있게 된다"며 “다만 입지를 이렇게 제한한다면 분양형이라도 선뜻 사업자들이 달려들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초고령 사회를 맞이해 실버세대 맞춤형 주거상품 개발과 제도정비가 필요한 시기"라며 “분양형은 사업자의 자본 운영과 소유주의 퇴거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추진해야 하므로 입지 규제를 수도권 내에서도 가능하도록 좀 더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여의도 재건축 ‘첫 깃발’은 현대건설이 꽂았다

현대건설이 서울 '여의도 1호 재건축'을 노리는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서 포스코이앤씨를 제치고 승리를 거뒀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열린 한양아파트 소유주 전체회의에서 현대건설이 투표원 548명 가운데 314명(57.3%)의 표를 얻어 시공사로 선정됐다. 전체 소유주는 587명이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은 기존 588가구를 최고 56층 높이의 956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특히 '서울의 맨해튼'으로 불리는 여의도 1호 재건축 사례가 될 가능성이 커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번 결과로 현대건설은 여의도 정비사업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현대건설은 회사의 최고급 주거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접목한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를 제안하면서 추후 인상 없는 확정 공사비, 동일 평형 입주시 100% 환급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이와 함께 복층과 테라스 구조 등의 고급 오피스텔 분양을 통해 일반분양 수입을 극대화함으로써 공사비 등을 제외한 뒤 소유주 가구당 평균 3억6000만원을 추가 환급한다는 조건을 제시해 소유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포스코이앤씨는 현대건설보다 낮은 3.3㎡(평)당 798만원의 공사비 등을 내세웠으나 231표를 얻는 데 그쳤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간판에서 ‘건설’ 지우는 건설사들…“미래먹거리 찾아라”

건설사들이 100여년간 간판에 달았던 '건설'을 지우고 있다. 미래먹거리 확보를 위해 전통적인 주택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영역을 찾아나서면서다. 신재생에너지사업, 도심항공교통(UAM), 폐기물, 폐베터리 사업 등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경영 전략, 신사업 등을 5회에 걸쳐 연재한다. 건설사들이 기존 사업부문을 넘어 신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사명 변경' 바람이 불고 있다. 과감한 사명 변경으로 새로운 미래 비전을 보여주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사업 영역 확장 포부를 대내외에 선포하는 '의식'으로 해석된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1일 제57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33년 만에 '삼성 E&A(이앤에이)'로 사명을 변경했다. E는 'Engineers'로 회사의 강력한 자산인 엔지니어링(Engineering) 기술은 물론 미래 사업 대상인 에너지(Energy)와 환경(Environment) 비즈니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지속가능한 내일을 위한 지구(Earth)와 생태(Eco)를 만들어 갈 임직원 모두를 뜻한다. A는 'AHEAD'로 대한민국 엔지니어링업을 이끌어온 동력으로서 끊임없이 변화를 선도하고 차별화된 수행혁신으로 미래를 개척하고 있는 회사의 가치와 의지를 의미한다. 삼성E&A 관계자는 “앞선 기술로 더 나은 미래를 구현하는 엔지니어링 회사가 되겠다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차별화된 수행 패턴, 기술로 사회적 난제 해결, 존중·공감·소통의 조직문화 등 3가지 중장기 핵심 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GC이테크건설은 지난 20일 제42기 주주총회를 열고 SGC E&C(이앤씨)로 사명을 변경했다. 신규 사명인 'SGC E&C'는 엔지니어링(Engineering)과 건설(Construction)의 영문 앞 글자를 딴 것으로 'EPC 경쟁력을 통한 글로벌 기술 혁신 기업 도약'이라는 포부를 담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우성 SGC E&C 대표는 “올해는 신규 사명과 함께 해외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글로벌 EPC 선도 기업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며 “국내에서는 안정성 기반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기업 가치를 한층 높이겠다"고 밝혔다. 화성산업도 지난 22일 주주총회를 열고 'HS화성'으로 사명을 변경키로 했다. 지난 66년간 회사 가치와 철학, 고객신뢰의 자랑스러운 유산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미래가치와 비전을 담고, 글로벌 확장을 위한 선택으로 풀이되며, 하반기부터 새로운 사명으로 미래 100년을 위해 새롭게 출발하게 된다. 앞서 포스코건설, 신영건설, SK건설 등도 각각 '포스코이앤씨(POSCO E&C)', '신영씨앤디(신영C&D)', 'SK에코플랜트(SKecoplant)'로 사명을 변경한 바 있다. 이 같은 건설업계의 잇단 사명 변경은 비주택사업 다각화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업계에서 사명 변경 바람이 부는 이유는 전통적 주택사업의 한계를 벗어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과감한 사명 변경으로 새로운 미래 비전을 보여주거나 사업영역 확장에 대한 포부를 드러내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금융위기 이후 처음”…공사비 못 받는 전문건설업체 급증

건설사들이 전문건설공제조합에 청구하는 보증금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4일 전문건설공제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보증금 청구액은 2354억원으로 전년대비 23.1% 증가했다. 보증금 청구액은 2021년 1531억원, 2022년 1912억원 등 최근 3년간 매년 20%대의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보증금 청구액 상승세가 지속되는 것은 물론 상승 폭 또한 확대되는 모양새다. 전문건설공제조합 보증금 청구는 보증에 가입한 조합원사가 공사대금 등을 받기 위해 하는 것이다. 조합원사는 공사를 수주받아 시작하기 전 보증에 가입하며, 건설경기 악화 등의 사유로 공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공사대금을 못 받았을 경우 전문건설공제조합에 보증금을 청구한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보증금 청구가 증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보증금 청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진 2008년에 우상향 곡선을 그렸는데 현재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앞서 전문건설공제조합은 지난 18일 이러한 상황에 대한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리스크 관리 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전문건설공제조합의 대응 방안 논의는 이은재 이사장이 취임한 2022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최근 시공 순위 100위권 안팎의 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업계에서는 정부가 4월 총선 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 조정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 또한 나오고 있다. 부실 PF 사업장 정리가 본격화되면 건설업계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건설진단] 서울시 ‘하도급 없는 공사’ 원칙 ‘공염불’ 우려

'하도급=부실시공'. 서울시가 바라보는 건설산업에 대한 시선이다. 건설산업은 계약과 관리를 담당하는 종합건설업과 직접 공사를 수행하는 전문건설업으로 나뉜다. 그러나 최근 하도급에서 재하도급, 또 재재하도급으로 일감이 넘어가는 다단계 하도급이 부실공사의 한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원도급사가 직접 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시도 이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 건설산업 구조가 '100% 직접 시공'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시의 대책이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아 현실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는 지난해 11월 '부실공사 ZERO 서울'을 선언하며 원도급사의 '100% 직접시공' 원칙을 발표했다. 낙찰받은 건설사가 하도급을 주지 않고 자기인력과 자재, 장비를 직접 투입해 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당시 오세훈 시장은 공사현장 안전문제가 대부분 하도급에서 발생하고 있어 원도급 시공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시는 2022년 직접시공 의무대상 기준을 확대했었다. 이전에는 원도급 건설사가 3억원 이상~10억원 미만 공사는 30%. 10억원 이상~30억원은 20%, 30억원 이상~70억원 미만은 10%만 직접공사를 하면 인정해줬다. 그러나 시는 이때부터 100억원 미만까지 전부 원도급사가 50% 이상 공사를 직접하도록 의무화했다. 2021년 6월 광주 학동 현장에서 발생한 해체공사 붕괴사고 영향이었다. 당시 철거공사가 하도급에서 재하도급, 재재하도급으로 이어지면서 3.3㎡(1평)당 28만원이었던 공사비가 7분의 1 수준인 약 4만원까지 떨어져 공사 품질이 크게 저하돼 부실사고로 이어져서다. 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직접시공 비율 확대' 추가대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전문건설공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철근콘크리트 및 비계공 등 주요 공종은 원도급사가 100% 직접 시공토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공사수행 능력이 가능한 업체가 공사를 수행해야 하고, 불법 하도급을 전면 금지하는 차원에서 '책임시공'이 강조된다"고 밝힌 바 있다. '직접시공'이 '책임시공'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건설업계는 현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예컨대 철근·콘크리트공사는 현실적으로 '원도급사 100% 시공'이 구조상 어렵다. 현재 약 10% 정도만 직접 시공한다. 만약 이를 100%로 높이려면 소규모 청사 공사를 발주할 때 하도급사인 전문건설업체가 직접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철근·콘크리트공사업체들은 영세하고 현장시공이 주 업무다. 입찰 참여에 필요한 준비가 돼 있지 않아 참여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종합건설업체이 직접 참여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종합건설사들도 현재 필요한 인력과 장비를 소유한 곳이 거의 없다. 그나마 전체 20% 정도의 대형·중견 건설사들만 철근·공사 직접 시공이 가능하다. 이들 만으로는 소규모 공사까지 책임질 순 없다. 가능하다고 해도 기존 중소건설업체는 일감 부족에 폐업 수순을 밟게 될 게 뻔하다. 종합건설업체 A대표는 “원도급사의 안전한 책임시공이란 직접시공을 하든, 우수한 협력사(하도급사)와 협력을 하든 안전하게 공사를 완료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낙찰받은 건설사가 모두 직접 시공하라는 것은 오히려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전문건설업체 B대표는 “직접 공사는 해당 분야의 오랜 전문지식과 기술을 보유하고 필요 장비와 인력을 갖춘 전문건설업이 시공해야 한다"며 “그러나 발주에 참여할 수 없는 구조에 놓여있으니 종합과 전문이 함께 공동도급하는 상생협력 제도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시의 '직접시공' 원칙이 '공염불'이라는 비판에 휩쌓인 채 한 발짝도 앞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하도급 자체가 '부실시공'이라고 단언한 시의 대책이 '보여주기 행정'이란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시 관계자는 “직접시공 원칙은 지속 고수할 예정이지만, 건설업계의 반발이 심해 긴 호흡을 갖고 진행하려 한다"고 해명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한명호 LX하우시스 사장 “수익성 개선·미래 성장 역량 집중할 것”

한명호 LX하우시스 사장이 22일 “올해 사업환경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수익성 개선 노력을 지속 추진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LX하우시스 본사에서 열린 '제 1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해 경영실적을 언급하며 “국내 주택경기 침체 등 어려운 사업환경에서도 해외사업 확대 및 원가 개선 등의 노력을 통해 수년간 지속된 부진에서 벗어나 수익성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또 “건축자재사업은 기술력과 디자인을 차별화한 시장선도제품 지속 출시 및 고객 대응력을 강화하는 유통 전략으로 국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자동차소재부품사업은 친환경차 중심 소재∙부품 개발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근본적인 사업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LX하우시스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LX홀딩스 노진서 대표이사를 재선임한 것을 비롯해 △사외이사로 윤동식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교수를 신규선임하고, 하영원 서강대 경영학부 명예교수와 서수경 숙명여대 미술대학 환경디자인과 교수를 재선임했다. 또한, 2023년 재무제표 내역을 승인 받고 △보통주 1700원 △우선주 1750원의 배당을 확정했다. 이와 함께 상법 개정에 따른 배당기준일 규정 변경을 위해 배당액이 확정된 이후에 배당 받을 주주가 결정될 수 있도록 하는 배당기준일 관련 정관 변경을 확정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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