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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정부 들어 건설사 ‘수난 시대’, 자성 목소리 높아진다

이재명 정부 들어 건설사들이 '수난 시대'를 맞고 있다. 산업재해와 정경유착 의혹, 각종 비리 연루 등으로 수사 대상이 되고 비판을 받는 등 '산업계의 빌런'이 된 것이다. 건설업계에선 외풍을 탓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고질적인 병폐에서 비롯된 만큼 자정이 먼저라는 반성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와 관련된 각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검팀 11일 오전 서울 양재동 소재 서희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특검은 서희건설 이봉희 회장의 측근이 2022년 3월 9일 대선 직후 같은 모델의 목걸이를 구입한 기록을 확보했으며, 이 것이 이 회장의 사위 박성근 전 검사가 같은 해 6월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건과 연관성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수사 착수 사실이 알려진 직후 서희건설은 본사가 입주한 서울 양재동 서희타워를 주말 동안 전면 폐쇄해 증거 인멸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서희건설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며 건물 폐쇄와 압수수색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서희건설은 건설업계 전반의 부패 이미지를 심화시킨 공사비 증액 비리에도 연루된 바 있다. 서희건설 부사장 A씨는 지난달 경기 용인시 보평역 서희스타힐스 아파트 지주택 사업에서 전직 조합장 B씨에게 13억7500만원의 뒷돈을 건넨 대신 물가 상승분(142억원)보다 243억원 많은 385억원의 공사비 증액을 관철시킨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국내 대표 건설사 중 하나인 현대건설도 이재명 정부 출범 전후 '정경 유착' 의혹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부산·경남 지역 정치인·언론들은 현대건설이 김용현 전 대통령 경호처장의 요청을 받고 대통령 관저 내 스크린골프장 등을 불법 증축해줬으며, 이를 댓가로 10조원대 부산 가덕도신공항 공사 입찰을 수의 계약으로 따냈다가 정권이 교체되자 후환을 두려워해 자진 철수했다는 의혹을 공공연히 제기하고 있다. 실제 김건희 특검은 경호처가 현대건설에 공사비 대납을 요구했는지 여부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해당 입찰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를 특검에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건설업계는 또 산업재해 장애인 출신인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공을 들이고 있는 산재 근절 캠페인의 최대 표적이 되고 있다. 올해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며 '폭풍의 눈'이 된 포스코이앤씨가 대표적이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지난 5일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후에도 이 대통령이 건설면허 취소, 공공입찰 금지, 징벌적 배상제 도입 등 강력한 제재를 지시하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산업재해 문제는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였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망자는 137명으로 전년 대비 1명 줄었다. 반면 건설업 사망자는 71명(51.8%)으로 오히려 7명(10.9%) 증가하며 건설업 이미지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안 그래도 건설업은 입찰 담합, 불법 하도급, 깜깜이 수주, 부실시공, 안전사고, 부정부패 등으로 부정적 인식이 깊은 산업이었다. 건설산업연구원의 2020년 조사한 결과 국민의 89%가 건설업 이미지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지난해 MZ세대 4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93%가 응답해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건설업은 기본적으로 투명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정경유착 같은 문제는 인허가 과정에서 매뉴얼대로 딱 부러지게 처리하기 어려운 요소가 많아, 친하면 봐주고 그렇지 않으면 배제하는 일이 생긴다"고 꼬집었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도 “경쟁 입찰이나 최저가 입찰 과정 행태를 보면 지방 건설, 토목, 관급 행사 등에서 분명 담합이 일어나고 있지만 구조와 역사가 너무 깊어 증거를 잡기 어렵고 외부에서 관찰이 쉽지 않아 입증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건설업계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체 한 관계자는 “불공정 관행의 재발을 막기 위해 법·제도적 장치 마련과, 불공정 행위를 유발하는 공공발주기관에 대한 책임 및 처벌 강화 등 제도·시스템 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工期·예산은 핑계”…가덕도신공항 ‘낙동강 오리알’ 되나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공사 입찰이 장기 표류 위기에 놓였다. 표면적으로는 공사 기간과 공사비가 주된 쟁점으로 보이지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발주 조건 부재, 정치적 변수, 여론 압박 등 복합적인 요인이 얽혀 있다고 진단한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도 조기 착공·개항을 약속하고 있지만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등에 따라 시급성이 떨어지고 반대 여론도 거세지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칫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가 최근 가덕도신공항 부지공사 1단계 컨소시엄에서 공식 탈퇴하면서 공사 지연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공사 컨소시엄은 당초 현대건설(지분 25.5%)이 주관을 맡고, 대우건설(18%), 포스코이앤씨(13.5%)가 공동 참여하는 구조였다. 이미 주관사인 현대건설이 지난 5월 '84개월 공기'와 '비현실적 비용 구조'를 이유로 불참을 선언한 데 이어 포스코이앤씨도 최근 안전관리 체계 재정비를 이유로 철수했다. 전체 지분 39%가 공백이 된 셈이다. 현대건설은 당시 정부 목표인 2029년 12월 개항 일정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108개월 공기와 3조원 규모의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부산시가 2030년 엑스포 유치 실패로 개항 시점을 맞출 필요성이 낮아진 만큼 정부가 재입찰 과정에서 공기를 8~9년 수준으로 조정하는 절충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우건설은 사실상 유일한 주관사 후보로 꼽히지만 “입찰 조건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신중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공사 기간, 공법, 안전·재무 부담 등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정을 내릴 수 없다"며 “조건이 현실화돼야 참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부산 연고를 가진 롯데건설도 입찰 조건을 보고 참여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유지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공사는 발주처의 방식과 스케줄이 먼저 확정돼야 기업이 준비에 들어간다"며 “기본 설계·공법·예산·공기 등 '룰'이 없는 상태가 사업 지연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대건설이 빠진 상황에서 항만·해양 토목 분야 실적 1위인 대우건설이 사실상 유일한 카드"라며 “국토부도 대우를 중심에 두고 재입찰 전략을 구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건설의 돌발 철수 배경에 대해선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말도 업계에서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최고위층에서 정무적 이유로 결정을 내렸다는 소문이 있었고, '공사기간·비용 늘려 돈 빼먹으려 한다'는 여론이 국토부와 현대 모두를 압박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사업 구조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분석한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가덕도신공항은 정치적 공약 성격이 강하고, 시급성이 크지 않아 표류해도 이해관계자 피해가 크지 않다"며 “입지 난공사 가능성, 환경·안전 문제, 제한적 경제 파급효과를 감안하면 '계륵 같은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돈과 기술 모두 부담"이라며 “예산 현실화 없이 진행하면 건설사에 손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획재정부가 원가 상승분을 인정하지 않는 구조에서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뛰어들 유인이 낮고, 일정 지연 시 지체보상금 부담까지 커지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선뜻 나서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국토부는 지난 7일 가덕도신공항 예정지를 시찰하고 전문가 간담회를 열어 재입찰 조건 재검토를 시사했다. 이 자리에서 김윤덕 장관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을 찾겠다"며 안전성과 품질 확보, 신속한 정상화를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조건 조정안, 대우건설 단독 주관 여부, 롯데건설 참여 가능성이 향후 사업 향방을 가를 '3대 변수'로 보고 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6·27 규제 후 아파트 거래 양극화…9억원 이하·30억 초과 계약 늘어나

6·27 대출 규제로 서울 일부 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되자 아파트 거래가 양극단화되고 있다. 10억~20억원 대 물량의 거래는 줄어든 반면 9억원 이하 중저가나 30억원 이상의 초고가 물량의 거래 비중은 늘어났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6·27 대출 규제 이후 지난 10일까지 43일(6월28∼8월10일)간 신고된 서울 아파트 유효 거래량은 총 4646건으로, 이 중 9억원 이하 거래가 49.5%(2052건)였다. 이는 대출 규제 직전 43일(5월16일∼6월27일)간 신고된 1만4528건 가운데 9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37.7%(5473건)였던 것과 비교해 비중이 11.8%포인트(p) 확대된 것이다. 거래량은 통계의 왜곡을 막기 위해 공히 공공기관이 매입임대사업용으로 매수한 저가의 초소형 아파트와 계약 해제 건을 제외한 뒤 산출, 비교했다. 대출 규제 이후 전반적으로 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9억원 이하 비중이 커진 것은 주담대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된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강남 3구와 용산구 등 규제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0%로, LTV를 최대로 받는다고 가정할 때 6억원의 대출 한도가 줄지 않는 집값의 상한이 9억원 선이다.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시행되면서 소득 대비 대출 한도가 감소한 것도 저가 위주의 거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서도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대출 규제 전 14.7%에서 대출 규제 후에는 22.8%로 8.1%가 늘어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6억원 초과∼9억원 이하는 대출 규제 전 23.0%에서 규제 후 26.8%로 3.8%p 커졌다. 반면 9억원 초과∼15억원 이하 비중은 대출 규제 전 43일간 34.7%에서 대출 규제 후에는 28.6%로 6%p 가량 비중이 축소됐다. 특히 대출 규제 전 23.0%를 차지했던 15억원 초과∼30억원 이하 비중은 대출 규제 후 15.6%로 7.4%p 감소해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 이 가격대는 강남권의 소형 아파트나 마포·성동구 등 인기지역 중대형 아파트 시세로 일단 이번 대출 규제로 이들 지역의 거래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셈이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일 현재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7월 거래량은 3649건으로 6월(1만9980건) 대비 69.5% 감소했다. 이 가운데 15억∼30억원대 아파트가 많은 성동구는 6월 809건에서 7월 92건으로 88.6%, 마포구는 704건에서 109건으로 84.5% 줄었다. 이에 비해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은 강북구는 6월 177건에서 7월 80건으로 54% 감소했고, 도봉구는 58%(300건→126건), 노원구는 66.1%(856건→290건)가 줄어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작았다. 반면 30억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은 대출 규제 전 4.6%에서 대출 규제 후 6.2%로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전보다 절대 거래량은 줄었지만 초고가 아파트 매수가 가능한 현금 부자들은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 영향을 덜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2차 전용면적 170.38㎡는 최근 93억원에 전액 현금으로 매매 약정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대출 옥죄면 강남만 ↑” 전문가 경고…거세지는 6·27 규제 보완론

'6·27 부동산 대출 규제'가 시행된 지 한 달여 만에 시장 기형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수요자는 대출 절벽에 갇힌 반면 강남 등 고가 아파트 거래는 오히려 과열되면서 정책의 형평성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 보완 없이 공급만 늦추면 강남만 뛰는 구조가 고착된다"며 조기 공급과 맞춤형 규제 전환을 경고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6·27 대출 규제 시행 이후 6주 이상 지나가면서 서울 고가 아파트값의 오름세가 다시 확대되면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시장 과열과 거래 편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규제 시행 후 6주간 둔화세를 보이다 지난달 29일 기준 0.14%로 반등했다. 상승세는 강남·용산·성동 등 재건축 기대가 높은 지역과 경기 성남·과천에서 두드러졌다.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전용 135㎡ 초과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6월 33억6000만원에서 7월 37억3000만원으로 10.9% 올랐다. 반면 중저가 아파트와 신규 분양시장은 거래 절벽이 이어지며, 고소득·현금 보유층 중심의 편향 거래만 활발한 상황이다. 공급 전망은 한층 어둡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7년 수도권 입주 예정 물량은 10만 가구로 올해(20만 가구)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며, 서울은 4만6767가구에서 8803가구로 81% 급감할 전망이다. 2026년 수도권 입주 예정 물량도 올해보다 23.2% 줄어든다. 정부는 이달 말~9월 초 주택 공급 확대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거론되는 후보지로는 태릉CC, 과천 정부청사 일대, LH 여의도 부지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 부지는 과거에도 그린벨트 훼손, 관공서 이전, 주민 반대 등으로 난항을 겪어왔다. 마포 서부면허시험장, 상암DMC 미매각 부지도 검토되지만, 교통 여건과 도시 기능 측면에서 제약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가 실수요자만 옥죄고 고가 거래는 그대로 두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고 지적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실수요자에겐 사실상 '대출 절벽' 상태"라며 “신고가·신저가가 뒤섞이는 기준 붕괴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부가 가격만 보고 규제를 설계하다 보니 시장 흐름과 동떨어진 정책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6억 초과 규제의 약발은 길어야 석 달"이라며 “조기 분양이 수요를 꺾는 현실적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연 부동산114 리서치팀 책임 연구원은 “서울 도심 유휴지 고밀 개발이 최단기 공급 카드"라며 “8~9월 공급 대책이 시기·물량을 못 박지 못하면 시장 불안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과거 8·4 대책(2020년), 2·4 대책(2021년), 8·16 대책(2022년) 등 대규모 공급 발표가 실행력 부족으로 효과가 제한됐던 전례를 떠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 보완책 없이 공급만 늦추면 시장 왜곡만 심화된다"며 대출·공급 투트랙 접근을 주문했다. 이는 대출 규제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실수요자들이 시장에서 밀려나고, 유동성이 풍부한 투자 수요만 특정 지역에 몰리는 부작용을 경계한 것이다. 대출 절벽 속 강남만 뛰는 현상'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정부 공급 대책이 공급 신뢰 회복과 시장 안정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지역주택조합 ‘비리’ 전수 조사…“제도 개선 추진”

내집 마련을 원하는 조합원들을 졸지에 '사기 피해자'로 만들고 있는 지역주택조합 제도가 45년 만에 개편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실태조사와 개선 대책 마련을 지시한 데 따른 것으로, 국토교통부는 특별 점검 실태조사에 착수하고 문제 사례 중재를 병행하고 있다. 다만 토지 분쟁의 경우 국가가 직접 개입해 중재하기 어려워 향후 제도 개정 시 사업 시작 전 토지를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국 지역주택조합원 수는 약 26만명으로 이중 상당수가 사업 표류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토지를 확보한 후 주택을 건설해 조합원에게 공급하는 방식으로, 일반 아파트보다 10~30% 저렴한 게 장점이다. 문제는 토지 매입 실패, 추가 분담금 요구, 시공사 계약 조건 변경 등 각종 리스크로 인해 성공률이 20% 미만으로 극히 낮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국토부 조사에 따르면, 전국 618개 조합 중 187개 조합(30.2%)에서 총 293건의 민원과 분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 제도 자체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문제의식은 이미 공유된 상태"라며 “아직 구체적인 개선 방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실태조사를 통해 사업장별로 현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는 지자체와 함께 조합과 시공사 등의 분쟁 원인을 파악하고 중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태조사 및 특별합동점검은 이달 말까지 진행될 예정으로, 업계는 이르면 9월에서 10월경 대책이 나올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문제는 조합 설립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조합원을 모집해 조합비를 먼저 걷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또, '조합'이라는 명칭과 달리, 실제로는 개발업자·건설사·업무대행사 등이 사업을 주도해 조합원은 사업 구조나 위험 요소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시공사와는 구두 계약이나 양해각서 수준의 협약만 맺고, 건축계획 역시 허가권자와 협의되지 않은 채 진행되는 사례도 빈번하다. 아울러 시공사가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거나 도산해 새로운 시공사를 찾는 경우, 다시 증액 요구가 이어지는 등 사업이 계속 꼬이는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고 분담금은 늘어나 각종 분쟁 및 법적 문제가 발생하거나, 무산되는 경우도 잦다고 업계는 호소한다. 실제로 2017년 법 개정 이후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한 일부 조합원은 올해 실시계획이 취소될 예정이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현행법상 지주택 조합 설립 요건 중 하나가 대지 80% 이상의 '사용권'만 확보하면 된다는 점이다. 이는 법적으로 사업 추진이 가능한 최소한의 요건을 갖췄다는 의미일 뿐, 토지를 실제로 매입했다는 뜻은 아니다. 토지 소유자가 보상금에 반발하거나 매도를 거부할 경우, 사업 전체가 좌초될 수 있다. 정부도 개별 토지 매매에는 개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일정 비율 이상의 토지를 실제로 매입한 이후에 조합원을 모집하도록 법 개정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시공사나 업무대행사의 횡포를 막기 위해, 업무대행자 등록제 도입과 자격 요건 강화는 물론, 용역업체 및 시공사 선정의 투명성 확보도 시급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허위·과장 광고에 속아 조합에 가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제도 필요하다. 추진위원회의 법제화와 권한 제한과 더불어 사업 초기 단계부터 지방자치단체가 일정 부분 개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국토연구원도 최근 지역주택조합 분쟁 해결 방안으로 △분쟁조정위원회 도입 △공공택지 입찰 시 우대 기준 마련 △공사비 증액 적정성 기준 도입 △패널티 부과를 통한 갈등 조정 및 재발 방지 체계 마련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역주택조합 방식은 구조적으로 매우 위험하며 조합원 돈을 떼먹는 악의적 사업자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정부가 나서 최소한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면서도 “현재로선 시세 차익을 획득하려는 개인 투자 성격이 강해 구조적 문제를 감안했을 때 사업 확대를 장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부산, 건설사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 각축장 됐다

대형 건설사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의 새로운 시장으로 부산이 떠오르고 있다. 10년전 최초로 주택시장에 하이엔드 브랜드가 등장할 때만 해도 강남 3구로 한정됐던 프리미엄 브랜드 아파트 시장이 과천 등 일부 수도권 지역에도 문호를 개방하더니, 최근엔 부산 지역에서 주요 건설사들의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경쟁이 치열하다. 10일 주택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리뉴얼을 마친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의 첫 비서울 적용 단지로 부산 전포동 옛 NC백화점 서면점 부지를 재개발 하는 '서면 써밋 더뉴'를 선택했다. 2015년 론칭한 대우건설의 써밋이 지난 10년 간 서울 외 지역에 공급된 사례는 과천과 부산을 제외하면 전무하다. 특히 부산에 공급된 써밋 단지는 현재까지 총 4곳으로, 3개 써밋 단지가 들어선 과천보다 오히려 많다. 서울을 제외하면 수도권인 과천보다 부산이 써밋이 집중하는 지역으로 평가받는 셈이다. 대우건설이 공식적으로 써밋의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을 적용하는 첫 단지는 서울의 개포우성 7차 재건축 단지인 '써밋 프라니티'다. 그러나 해당 단지가 이달 23일 삼성물산과의 시공사 선정 경쟁을 앞둔 사업지임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써밋 리뉴얼 브랜드 1호 단지는 부산의 '서면 써밋 더뉴'인 셈이다. 롯데건설도 자사의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인 '르엘'의 비서울 최초 진출 지역으로 부산을 선택했다. 롯데건설은 부산 한진CY부지 복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7월 '르엘 리버파크 센텀'의 공급에 나섰다. 견본주택 개관 3일 동안 3만3000명의 관람객이 몰렸고, 지난달 말 청약 접수를 받은 결과 총 1만460건이 접수됐다. 이러한 청약 열기는 최근의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에서 1만건 이상의 청약이 접수된 것은 2023년 7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1년 이후로 범위를 넓혀도 10곳에 불과할 정도로 드문 일이다. 업계에선 이같은 청약 실적이 부산 지역의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잠재 수요를 증명해준다고 보고 있다. 6.27 대출 규제 이전에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던 올해 5월 기준 서울 주요 단지 청약 건수가 평균 3000건 안팎에 머문 것과 비교해봐도 그렇다. SK에코플랜트도 기존 SK뷰의 상위 브랜드인 '드파인'의 첫 적용 단지를 부산으로 택했다. 반여1-2구역을 재개발 한 '드파인 센텀'은 작년 6월에 완공돼 드파인 아파트의 첫 입주 단지 기록을 세웠다. 또 SK에코플랜트는 드파인 센텀의 뒤를 잇는 드파인 브랜드 2호 적용 단지도 광안2구역을 재개발 하는 '드파인 광안'으로 결정했다. 특히 일반적으로 서울 강남에서 처음으로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 단지를 공급한 후 부산으로 시장을 넓혔던 다른 대형 건설사와 달리 SK에코플랜트는 부산에서 선제적으로 드파인 1~2호 단지를 공급하면서 시장에 터를 다진 후 노량진 뉴타운에서만 2구역, 6구역, 7구역 등 연달아 3곳을 수주해 드파인 단지를 공급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해운대 아이파크를 위시해 과거 2010년대 초반 부산에서 마린시티 신도시가 한창 개발될 당시 들어섰던 부산의 고급 주상 복합 단지들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쳤었다"며 “현재도 부산 고급 아파트 시장은 서울에 못지 않게 수익성과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서울 핵심지를 제외하면 부산은 건설사들이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적용 검토 시 우선 순위가 가장 높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엄포만 놓는다고 건설현장 산재 안 줄어든다”

이재명 정부가 중대재해 예방과 건설현장 불법 하도급 근절을 위해 전국 단속과 함께 대형 건설사 최고경영자(CEO) 소집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이에 건설업계는 단속 뿐 아니라 적정가 낙찰제를 통한 하도급 구조 고질적 문제 개선과 전면 실태조사를 통한 대책 마련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요구하는 분위기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산재 근절' 의지에 따라, 중대재해가 발생한 건설사의 면허 정지나 징벌적 손해배상 등 강경 조치를 검토 중이다.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는 부실시공, 안전사고 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불법 하도급을 뿌리 뽑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가철도공단 등 관계기관 및 지자체와 함께 오는 11일부터 9월 30일까지 50일간 전국 단속도 시행한다. 또, 정부는 국내 시공능력 상위 20대 건설사의 CEO를 한자리에 소집해 안전 강화를 촉구할 예정이다. 간담회 대상은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20개 건설사로,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는 물론, 올해 4건의 사망사고를 낸 포스코이앤씨 등을 불러놓고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할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와 노동조합 등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개선 움직임을 환영하면서도, 처벌 중심의 접근보다는 예방과 구조적 개선이 병행돼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불법 하도급의 층층 구조, 반복적인 재하도급 문제 등의 방식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바꾸고, 그를 통해 행동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무서워 머리를 잠깐 숙이는 대응은 행정부가 힘을 잃은 뒤에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아프다고 매만 때리는 식의 처벌 중심 접근만으로는 효과가 반쪽에 그칠 수 있다며, 기업 스스로 책임의식을 갖고 자발적으로 예방에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하는 규율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해결 방안으로는 적정 건설단가를 기반으로 인력 배치와 안전 설비 투자가 가능한 구조로 전환을 꼽았다. 공공공사에 적정가 낙찰제가 법제화됐음에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아 최저가 낙찰 구조가 계속되며 충분한 공사 기간 확보나 열악한 작업환경에 대한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폭염 등 악조건 속에 무리하게 작업하다 사고로 이어지게 되는 만큼, 구조적 문제를 건드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플랜트건설노조 관계자도 “현상적인 것들만 건드려서는 안 되고, 현장 실태를 면밀히 파악한 뒤 근본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며 “예컨대 석유화학단지나 제철소처럼 50~60년 된 플랜트 현장은 노후 설비에 대한 관리 기준조차 없고, 원청이 임의로 관리하고 있어 중대재해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양제철소 사망사고도 30년간 사용하지 않았던 집진기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부식된 덕트가 절손되면서, 그 위에서 작업하던 노동자가 추락해 중대재해로 이어진 것"이라며 “노후 설비에 대한 전수조사와 이를 관리할 법적 기반인 기계설비법 개정 등 현장 실태 파악과 구조적 현안 해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원격진료 받고 층간소음 점검까지…아파트 앱의 진화

과거 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 이용 등에 치중돼 있던 건설사들의 아파트 앱이 원격진료에서 층간소음 측정까지 실생활 전반을 책임지는 필수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9일 주택업계 등에 따르면 GS건설은 통합 서비스 앱인 '자이홈'에서 건설업계 최초로 비대면 원격 진료 서비스를 도입했다. GS건설은 이번 원격 진료 서비스 도입을 위해 원격의료 솔루션 기업 '솔닥 (SOLDOC)'과 제휴를 맺었다. 기존 앱이 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 예약이나 시설 안내가 중심이었다면, 이번 솔닥 연동을 통해 주거의 편의성에서 '건강 관리'까지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기능이 확장된 것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병원 진료 서비스는 전통적으로 오프라인을 통한 대면 서비스로 이뤄졌던만큼, 일종의 진입장벽이 있었다"며 “이번에 업계 최초로 비대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자이 아파트 입주민들이 전문적인 영역인 원격진료 서비스를 휴대폰을 통해 편리하게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인공지능(AI) 기반 하자관리 통합 플랫폼인 '채들'을 신규 입주 단지에 도입했다. 채들의 주요 기능인 'AI 채커(AI Checker)'는 호반건설 오픈이노베이션팀과 홈테크 스타트업 '이음'이 공동개발한 신 기술이다. AI 채커 기능을 통해 호반 써밋 아파트 신규 입주민들이 하자 접수부터 분류, 보수 작업까지 하자 처리의 전 과정을 휴대폰을 통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현재 호반건설은 자체 스마트 주거 통합 앱 '호반 온(HOBAN ON)'을 개발 중이다. 호반 온을 통해 호반건설은 AI 기술을 기반으로 입주민 주거환경개선 서비스를 더욱 확장할 방침이다. DL이앤씨는 국내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한 층간소음 알림 시스템인 'D-사일런스 서비스'를 입주민 앱과 공유해 층간소음 점검이 가능하도록 했다. D-사일런스 서비스는 아파트 거실과 세대 팬트리 벽면 등에 설치한 센서가 일정 수준 이상의 바닥 진동을 감지하면 월패드와 이와 연동된 입주민 앱으로 자동 알림을 보낸다. 이 서비스를 사용하면 층간소음 기준치를 벗어난 세대에 자동으로 알림이 전달돼 아랫집이 자연스럽게 층간소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특히 세대별 층간소음 알림 통계 서비스를 기반으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층간소음 분쟁 해결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전망이다. D-사일런스 서비스는 2023년 입주한 경기 연천군 'e편한세상 연천 웰스하임' 단지에 처음 시범 적용됐고, 5월 수주한 한남 5구역 재개발 단지인 '아크로 한남'과 8월 분양을 앞둔 서초 신동아아파트 1차·2차 재건축 단지인 '아크로 드 서초' 등에 본격 적용한다. DL이앤씨는 향후 성수와 압구정, 여의도, 목동 등 핵심 수주 단지에도 이 서비스를 적용할 방침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불법 하도급에 칼 빼든 국토부·노동부, 의심 현장 집중 단속 나선다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가 부실시공, 안전사고, 임금체불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건설현장 불법하도급을 근절하기 위해 합동 단속에 나선다. 국토부와 노동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가철도공단 등 관계기관 및 지자체와 함께 오는 11일부터 9월 30일까지 50일간 강도 높은 불법하도급 단속을 실시한다고 8일 밝혔다. 이를 위해 이상경 국토부 제1차관은 8일 오전 9시 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광역자치단체, 공공기관, 관계부처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고 기관별 단속 계획을 점검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행법상 건설 하도급은 1회만 허용된다. 그러나 다양한 공정이 한 현장에서 이뤄지는 건설업 특성상 한 시공업체가 모든 건설 설비·인력을 갖추기 어려워 불법 재하도급 관행은 여전히 빈번하게 일어나는 실정이다. 원도급자가 발주자 승인 없이 공사를 제3자에게 넘기거나 무자격 업체에 하도급을 주는 사례가 대표적으로, 국토부 건설현장준법감시팀은 상반기에 전국 1607개 현장을 조사해 167곳에서 불법행위 520건을 적발했다. 불법하도급 근절을 위해 이번 단속은 △중대재해가 발생한 건설사의 현장 △임금체불·공사대금 분쟁이 벌어진 현장 △국토부의 조기경보시스템으로 포착된 불법하도급 의심 현장을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의심업체 선별은 건설산업정보원 등 40개 기관의 공사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실시한다. 특히, 중대재해가 잦거나 체불 이력이 많은 사업장은 불법하도급 단속과 더불어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의 불시 현장 감독도 병행할 예정이다. 감독관들은 사고 위험이 높은 골조, 토목, 미장 공정 등을 중심으로 안전조치 이행 여부와 임금의 전액·직접 지급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토부는 단속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관계기관에 단속 매뉴얼을 배포하고 온라인 교육을 통해 집합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단속 참여 기관이 정기적으로 단속 현황을 공유하고 보완하는 협업 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선 단속 인력이 부족한 데다 사전 예고 후 방문하는 방식 등으로 인해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으며 이 점도 반드시 보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상경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이번 단속이 일회성 점검이나 보여주기식 조치로 그치지 않도록 단속 결과를 바탕으로 건설현장의 고질적인 불법하도급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강구해 공정한 건설현장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은 “이번 국토부와 노동부의 합동감독은 불법하도급 근절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는 것으로, 향후에도 국토부 등 관계부처와 원팀이 되어 적극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생숙 용도 변경 요건 완화…복도 폭 1.5m도 오피스텔로

복도폭 1.8m 미만의 생활숙박시설(생숙)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오피스텔 등으로 용도변경이 가능해졌다. 국토교통부는 생활숙박시설(이하 생숙)의 신속한 합법사용 지원을 위한 '생숙 복도폭 완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8일 배포했다. 이번 규제 완화 주요 골자는 복도폭 1.8m 미만인 중복도 구조의 생숙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오피스텔 등으로 용도변경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다만 기한은 오는 9월 30일까지로, 이 시한을 넘기면 강력한 행정조치가 뒤따른다. 현재 대다수 생숙은 복도폭이 1.5~1.7m 폭으로 지어져 사실상 오피스텔 등으로 변경이 불가능했던 상황이었다. 생숙 소유자들 상당수가 용도변경 요구가 높던 상황에서 이번 조치로 보다 수월하게 생숙의 용도 전환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문석준 국토부 건축정책과장은 “이번 조치로 좁은 복도폭으로 인해 용도를 변경할 수 없었던 생숙 소유자 상당수가 용도변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전국에 약 4만채 이상의 생숙이 용도변경이나 숙박업 신고를 못한 미신고 물량으로 남아있는데 이번 조치를 계기로 미신고 생숙이 제도권 관리 감독 하에 놓여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용도변경 신청 기한은 오는 9월 30일까지다. 다만 국토부는 가이드라인에서 정한 절차가 지자체 사전확인부터 용도변경 신청까지 여러 단계로 이어지는 만큼, 9월말 시한까지 용도변경 신청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지자체 사전확인 전후 용도변경 의사표시를 분명히 하고, 후속 절차를 단계적으로 이행해 나가는 건축주에 대해서는 용도변경 신청을 완료한 것으로 간주할 예정이다. 또 국토부는 '생숙 합법사용 지원방안'의 후속 제도개선 조치가 완료된 만큼 9월 말까지 지자체 지원센터 등을 통해 용도변경 신청 등을 하도록 당부하면서, 10월부터는 용도변경 신청이나 숙박업 신고가 안된 생숙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통해 시정명령 등의 조치를 진행할 계획이다. 즉 당국이 복도폭 완화 조치를 당근책으로 내놓음과 동시에 10월 이후로는 미신고 된 생숙에 대해 강력한 행정조치를 시행할 방침인 상황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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