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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성장’ 공포 갇힌 韓 경제...온기 없는 회복 시그널

미국발 관세정책과 내수 회복 지연,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 등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좀처럼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까지 각오해야 한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의 12조원 규모 필수추경 추진과 5월 금리인하 기대감에도 성장 모멘텀을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8로 전월 대비 0.4포인트(p) 올랐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가운데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장기평균치(2003년 1월 ~ 2024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해서 100을 상회하면 낙관적임을,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지수는 비상계엄 사태 이전인 작년 11월 100.7에서 12월 88.2로 하락한 뒤 5개월 연속 100을 하회하며 비관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CCSI 가운데 현재생활형편(87)과 생활형편전망(92), 가계수입전망(96)은 전월과 같았다. 소비지출전망(105)은 전월 대비 1포인트 올랐다. 이와 달리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판단을 보여주는 현재경기판단(52)은 전월 대비 3포인트 내렸고, 6개월 후 전망을 뜻하는 향후경기전망(73)은 3포인트 상승했다. 이혜영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 경제심리조사팀 팀장은 “아직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하회하고 있어 계엄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 관세정책이 바뀌고 있고, 무역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는데다 정부의 경기부양책도 언제, 어떤 규모로 이뤄질지 등 시기나 내용에 불확실성이 있어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이달 24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할 예정인데, 그간 한은의 진단을 종합하면 1분기 GDP 성장률은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까지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다. GDP 성장률은 작년 1분기 1.3%에서 2분기 -0.228%, 3분기 0.1%, 4분기 0.066%로 오랜 기간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 미국의 고강도 관세조치에 더해 대형 산불, 일부 건설현장의 공사 중단, 고성능 반도체 수요 이연 등 일시적인 요인까지 겹치면서 내수, 수출 모두 하방압력이 증대된 탓이다. 한은은 이달 17일 내놓은 '경제상황 평가'에서 “이러한 요인들을 반영할 때, 1분기 성장률은 2월 전망치(0.2%)를 밑돈 것으로 추정된다"며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올해 연간 전망치도 계속해서 하향 조정되고 있다. IMF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기존 2.0%에서 1.0%로, 내년 성장률 전망은 기존 2.1%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결국 국내 경기 회복의 관건은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 완화, 새 정부 출범 이후 2차 추경의 규모 및 시기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김완중 하나금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의 12조원 규모 필수추경 추진과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큰 상황이나, 성장 모멘텀 확충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며 “하반기 추가 추경과 (금리)인하 폭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농협금융, 고객전략 포럼…이찬우 회장 “인구문제, 위기 아닌 기회로”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 22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인구위기 시대, 농협금융의 기회와 미래'를 주제로 2025 농협금융 고객전략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저출생·고령화로 대표되는 인구구조 변화와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해하고, 농협금융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 자회사 대표이사 등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인구경제학자인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강연에 이어 X세대, MZ세대를 대표하는 임직원 대표와의 토크쇼도 진행됐다. 전영수 교수는 “인구변화에 따른 정해진 미래와 새로운 질서에 대비해야 한다"며 “축소사회 속에서 비중을 확대해야 할 고객군으로 70년대생 X세대의 요즘 어른"을 제시했다. 이찬우 회장은 이날 포럼에서 “인구 문제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는 인식의 전환과 급변하는 패러다임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혁신적 비즈니스 창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고객경험 혁신을 모토로 자회사에 고객 관련 인사이트를 지속 제공하고, 혁신적 아이디어와 우수사례를 발굴·확산하기 위한 고객경험혁신 콘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금감원, 기업은행에 “디스커버리펀드 80% 배상하라”

금융감독원이 기업은행이 디스커버리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이하 디스커버리펀드) 불완전판매 등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투자자에게 손해액의 80%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앞서 금감원은 2021년 5월 기업은행의 해당 펀드에 대한 손해배상을 결정했지만, 이후 디스커버리자산운용에 대한 추가 검사를 통해 부실자산 액면가 매입 등의 신규 사실이 확인되면서 손해배상비율을 재산정했다. 금감원이 재분쟁조정을 개최해 배상비율을 상향 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투자자들은 “늦었지만 재분쟁조정 약속을 지켜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기업은행 측은 법률검토를 거쳐 빠른 시일 안에 고객들에게 결과를 안내한다는 방침이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는 기업은행과 신영증권의 디스커버리펀드 불완전판매 등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투자자 2명에게 각각 손해액의 80%, 59%를 배상하도록 결정했다. 앞서 금감원은 2021년 5월 분조위를 개최해 기업은행의 글로벌채권펀드 불완전판매에 대한 손해배상을 64%로 결정했다. 글로벌채권펀드 불완전판매 관련 적합성 원칙 및 설명의무 위반, 내부통제 부실 등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결과다. 이후 2023년 해당 펀드 운용사인 인 디스커버리자산운용에 대한 추가검사과정에서 분쟁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규 사항이 확인됨에 따라 추가적인 확인을 거쳐 분쟁조정을 적극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2023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미국 운용사 법정관리인과의 수차례 화상회의, 자료요청 등을 통해 해당 펀드 기초자산의 부실여부 규명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금감원은 “검사 확보자료, 해외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부실자산을 액면가로 매입하는 한편, 부실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구조를 변경하는 등 해당 펀드 전체 기초자산에 대한 부실정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후 해외당국 등에 판매시점에 디스커버리펀드 기초자산 전체의 부실여부‧규모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계속해서 요청했다"며 “그러나 올해 2~3월 자료 미보유, 보안 등의 사유로 자료 제공이 어렵다고 최종회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올해 1월 9일 디스커버리펀드를 판매하고, 환매를 중단한 혐의로 기소된 장하원 전 디스커버리 자산운용 대표와 임직원들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 받은 점도 금감원의 이번 분쟁조정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현지 자산운용사 DLI가 운용하는 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방식인 디스커버리 펀드는 2017~2019년 IBK기업은행 등 증권사와 은행을 통해 판매됐다. 이후 환매가 중단돼 기업, 법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다. 하지만 법원은 장 전 대표 등이 기망행위를 했다고 인정할 수 없고, 중요사항을 거짓으로 기재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장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 전 주중대사의 동생이다. 이달 22일 기준 기업은행 잔여 분쟁조정 건수는 35건, 신영증권은 7건이다. 분조위 신청인은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주장했지만, 기초자산의 부실여부나 규모를 확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빙이 없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금감원은 기업은행과 신영증권의 대표사례 각 1건 모두 판매책임 원칙 위반에 따른 판매사의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했다. 금감원은 “기업은행, 신영증권 모두 투자자 성향을 먼저 확인하지 않고, 투자목적, 투자경험 등에 적합하지 않은 상품을 권유했다"며 “안전한 상품이라고 강조하고 펀드 투자구조, 담보 여부, 연체율 등 중요 투자 위험정보에 대한 설명도 누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기업은행과 신영증권에는 상품선정·판매시 내부통제 미흡, 투자자보호 소홀 책임 등을 고려해 공통가중비율을 각각 30%포인트(p), 25%포인트씩 공통 가산했다. 기업은행의 공통가중비율은 2021년 5월 분조위(20%) 대비 10%포인트를 올려 최대치인 30%를 적용했다. 신영증권은 피해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점 등을 고려해 25%를 적용했다. 그 결과 기업은행은 80%를, 신영증권은 59%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해당 분쟁조정은 분쟁조정 신청인과 기업은행, 신영증권이 조정안 접수 후 20일 이내에 조정안을 수락해야만 조정이 성립된다. 금감원은 나머지 조정대상에 대해서는 분조위 배상기준에 따라 자율조정 등의 방식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금감원의 이번 결정과 관련해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는 “기업은행에 대한 재분쟁조정 결과는 금감원 분조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늦었지만 약속을 지켜준 이복현 원장, 변호사 시절부터 사모펀드 피해자들을 위해 애써주신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기업은행은 내부 검토를 거쳐 빠른 시일 안에 고객들에게 결과를 안내할 예정이다. 기업은행 측은 “법률검토 등 내부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안에 고객들에게 결과를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미국 방문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K-푸드 수출 활로 모색

농협중앙회는 미국 정부 출범에 따라 급변하는 환경 속에 한국 농식품의 수출 활로를 모색하고자 현지 수출 환경을 점검하고 외교 채널과의 협력을 강화한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농협중앙회는 미국 현지에서 외교적 대응을 본격화해 지난 21일(현지시간) 조현동 주미대사, 18일 서상표 주애틀랜타 총영사와 각각 간담회를 가졌고, 미국 시장 내 한국 농식품 수출 진흥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또 21일 강 회장은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하나그룹 본사를 방문해 미국 동부시장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날 강 회장은 쌀, 즉석밥, 조미김 등 수출 유망 품목을 중심으로 간담회를 진행하고 물류센터를 방문해 유통환경을 점검했다. 농협은 하나그룹이 보유한 2000여개의 도·소매 거래처를 기반으로 농협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한국 농식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미국 동부지역의 수출 판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앞으로도 변화하는 글로벌 통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한국 농식품 수출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농협의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AI로 금융 혁신 주도하겠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태국에서 열린 글로벌 핀테크 행사의 기조 연설자로 직접 나섰다. 23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태국 방콕 퀸시리킷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글로벌 핀테크 컨퍼런스 '머니 2020 아시아'에서 윤호영 대표이사가 '디지털 은행의 성장 전략과 인공지능(AI) 혁신'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유일한 한국인 연사로 참여한 윤호영 대표는 개막일 기조 연설에서 AI가 미래의 금융에 미칠 영향에 대한 인사이트를 참가자들과 공유했다. 윤 대표는 “AI에 최적화된 UI(사용자 인터페이스·UX(사용자 경험)와 데이터를 갖추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앞으로 펼쳐질 AI 시대에는 산업의 생태계가 AI 기술력을 가진 기업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다만 금융업은 AI 기술만으로 혁신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고 했다. 금융기업만의 고유한 데이터와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 중심적 사고'까지 갖춘 금융사만이 압도적인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는 AI 기반의 UI·UX변화에 '올인'하고 있다"며 'AI 네이티브 뱅크(Native Bank)'로 향후 AI 금융 스탠다드를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머니 2020은 금융과 정보기술(IT) 업계를 아우르는 세계 최대 핀테크 행사 중 하나로 '핀테크 업계의 CES, 다보스포럼'으로 불린다. 각국의 금융서비스 생태계 전문가 수천 명이 한자리에 모여 금융 트렌드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금융 기술의 미래를 논의한다. 머니 2020의 올해 아시아 지역 행사에는 싱가포르, 홍콩, 시드니 등의 금융 중심지부터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의 신흥 강국까지 85개 국가에서 4000명 이상의 핀테크·디지털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흘간 세계 각국에서 온 금융 분야 선구자 280여명이 뱅킹, 결제, 인슈어테크 등 다양한 주제로 강연을 펼치며, 태국, 일본,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의 금융당국 관계자들도 연사로 나서 각국의 금융 정책과 규제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한다. 윤 대표는 전 세계 핀테크 업계 리더를 대상으로 AI가 가져올 금융의 미래 모습과 더불어 모바일 뱅크의 스탠다드로 자리잡은 카카오뱅크만의 전략과 혁신 사례를 전했다. 2017년 서비스 개시 후 단 5일 만에 고객 수 100만명에 도달했고 2년 만에 1000만명, 현재는 대한민국 전체 인구 2명 중 1명 이상이 사용하는 은행으로 거듭난 카카오뱅크의 여정을 소개했다. 그는 카카오뱅크의 성장 전략으로 1800만 월간활성사용자수(MAU)의 압도적인 고객 트래픽과 모임통장 등 시그니처 수신 상품을 꼽으며 “카카오뱅크만의 차별화된 수신 상품과 오픈뱅킹 기반의 편리한 이체 경험,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금융·생활 서비스가 자연히 지속적인 고객 유입과 트래픽 강화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또 카카오뱅크 한 곳에서 100여개 제휴사의 금융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 배경에는 '고객 중심적 사고'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확장시켜 종합 금융 플랫폼 전환을 적극 추진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성장 배경에는 기술을 통해 편리함을 극대화하고 고객이 느끼는 불편함을 해소한다는 고객 중심적 사고가 있었다"며 “은행이 아닌 고객이 선택권과 주도권을 갖는 디지털 전환에 부합하는 소비자 중심의 플랫폼으로 거듭나 은행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글로벌 시장으로 영토로 확장했다. 첫 해외 진출도 순항 중이다.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는 30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금융 컨설팅(자문) 계약을 체결해 카카오뱅크의 아이디어가 담긴 신규 상품도 인도네시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태국판 인터넷전문은행인 '가상은행(Virtual Bank)' 인가 획득을 위해, 태국 금융지주사 SCBX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9월 태국 중앙은행에 인가 신청서 제출을 완료했다. 인가 획득 시 그동안 국내 금융사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태국 시장에 카카오뱅크의 디지털 금융 DNA를 성공적으로 이식해 현지 금융 기술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지난해 보험사기 제보 포상 15억원…최대 4400만원 받아

지난해 금융감독원과 보험회사의 '보험사기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제보를 통해 521억원의 편취액을 적발하고, 15억20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됐다. 23일 금감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총 4452건의 제보가 이뤄졌고, 이 중 3264건(73.3%)이 보험사기 적발에 기여했다. 여기에는 △음주·무면허(62.4%) △운전자 바꿔치기(10.5%) △고의충돌(2.2%) 등 자동차보험 관련 제보가 다수 포함됐다. 생명·손해보험협회는 적발로 이어진 제보건에 대해 포상금 2억2000만원, 보험사는 13억원을 지급했다. 허위 입원환자를 신고해 4400만원의 포상금을 받은 제보자가 수령액 1위에 올랐다. 보험 계약자 명의를 빌려줘 입원 및 도수치료를 받게하고 병원에서 실제 환자가 아닌 보험계약자가 치료받은 것으로 허위 서류를 발급받아 보험금을 편취한 사례를 알렸다. 금감원은 1000만원이 넘는 포상금을 받은 경우는 대부분 병원 내부자 제보 건으로, 업계종사자 추가포상금(최대 100%)이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고의충돌은 건당 포상금 지급액이 2023년 40만원에서 지난해 100만원으로 올랐다. 병원에서 환자가 실제로는 성형수술 또는 피부미용 목적의 시술을 진행했으나, 도수치료 등을 행한것처럼 의료기록을 조작해 보험금을 편취한 것도 언급됐다. 병원에서 진료 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보험금이 청구된 경우도 있었다. 고객의 실손보험 가입 여부 및 인적사항을 획득한 브로커가 병원과 손잡고 허위 진료기록으로 보험금을 청구하고, 실손 가입자에게 입금된 보험금을 병원과 분배하는 방법으로 편취한 것이다. 금감원과 업계는 국민들의 제보가 보험사기 적발의 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적극적인 보험사기 제보를 시작으로 △금감원 조사 △경찰 수사 △사법부 판결 등의 과정을 거쳐 보험사기범을 처벌 중이라는 점도 부연했다. 최근 보험사기 수법이 조직화·음성화되는 만큼 제보의 중요성이 높아졌고, 제보자 신분 등에 대한 비밀을 철저히 보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상 지난해 8월부터 처벌이 가능한 보험사기 알선·유인행위 등에 대해서도 포상금이 지급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기 특별신고기간'을 운영할 예정"이라며 “의심사례를 알게 되거나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제안을 받은 경우 금감원 또는 보험사기 신고센터에 적극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SBI저축은행, 소비자중심경영 위한 비전 선포식 개최

SBI저축은행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소비자중심경영(CCM)을 위한 비전 선포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고 23일 밝혔다. CCM(CustomerCenteredManagement)은 기업이 수행하는 모든 활동을 소비자 관점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구성하고 관련 경영활동을 지속 개선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국가 공인제도다.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증하는 제도로, 3년마다 인증을 획득하고 연장할 수 있다. SBI저축은행은 비전 선포식과 함께 소비자중심경영을 위한 전담 TFT를 구성했다. CCM TFT는 대표이사 및 CCM 총괄책임자를 중심으로 소비자보호, 컴플라이언스, 개인정보보호, 상품기획, 전략관리 부문으로 구성되어 전사 업무에 소비자중심경영 체계를 구축하고, 운영 및 개선해 나가는 역할을 하게 된다. SBI저축은행은 소비자중심경영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23년 저축은행 업계 최초로 고객만족도 조사 제도를 도입해 상품 및 서비스를 지속 개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소비자중심경영 체계 구축 및 강화를 통해 상품 및 서비스뿐만 모든 업무에서 고객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적극 실천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의 신뢰와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안전한 금융 생활을 영위하고 보다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등 고객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DB손보, AI 과실비율 판정 시스템 개발…차량 블랙박스 영상 활용

DB손해보험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차량 사고에 대한 보험금 청구 및 지급 과정의 효율성·정확성을 높인다. DB손보는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활용한 AI 자동 과실비율 판정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를 취득했다고 23일 밝혔다. 기록된 영상을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분석해 사고 상황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과실비율을 산정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보험 심사자가 수작업으로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고 과실비율을 판정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AI 시스템 도입으로 보험금 청구에서 지급까지의 업무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고, 처리 시간 단축은 물론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과실비율 산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DB손보는 지난해 11월 광화문국제특허법률사무소와 오픈이노베이션 및 기술보호정책보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이 협약을 통해 블랙박스 AI 과실판정 시스템을 포함한 기술 혁신에 대한 특허 출원·등록 과정에서 전문적인 지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시스템이 개발 완료되면 실제 보험 업무에 적용될 예정이다. 또한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보험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AI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의 보험산업 진출을 지원하고, 산학협력을 통한 보험 기술 연구 개발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심진섭 DB손보 전략혁신본부장은 “AI 기술을 활용한 과실비율 판정은 보험 처리 과정의 자동화 및 객관화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혁신적인 접근"이라며 “향후 다양한 보험 분야에서 AI 기술 적용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다올증권 2대 주주’ DB손해보험, 롤모델은 ‘메리츠금융?’

DB손해보험이 다올투자증권 지분 9.73%를 취득해 2대 주주로 등극하면서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DB손해보험은 DB증권, DB자산운용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데, 타 증권사 지분을 인수한 것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DB손해보험은 “일반투자 목적"이라며 말을 아꼈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이 회사가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을 기반으로 고속 성장을 이룬 메리츠금융그룹 모델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다올투자증권 지분 9.73%(592만3990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매수했다. 취득단가는 주당 3900원으로, 총 231억원이다. DB손해보험은 다올투자증권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라고 밝혔다. 일반투자는 통상 경영권이나 경영참여 의도가 없는 단순투자를 의미한다. DB손해보험이 이번에 취득한 물량은 기존 2대주주인 김기수 전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가 보유한 다올투자증권 지분이다. 이번 지분 취득으로 김기수 대표의 다올투자증권 지분율은 4.62%로 축소됐다. 최대주주인 이병철 다올투자증권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작년 말 기준 다올투자증권 지분 25.06%를 보유 중이고, 3대 주주인 세코그룹은 오투저축은행, 흥국저축은행, 인베스터유나이티드를 통해 다올투자증권 지분 9.35%를 들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DB손해보험의 다올투자증권 지분 인수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통상 금융사(보험사)가 다른 금융사 지분을 인수하면 단순투자를 넘어 자산운용 역량 강화, 운용채널 다각화, 대체투자 발굴 등의 시너지를 노릴 수 있지만, DB손해보험의 사례는 석연치 않다는 분석이다. 그 배경에는 DB손해보험이 현재 DB증권(25.08%), DB생명(99.23%·의결권 지분율 기준), DB캐피탈(93.57%) 등의 지분을 보유하며 사실상 DB그룹의 금융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DB손보가 굳이 200억원의 자금을 들여 다른 증권사 지분을 인수하기에는 투자나 시너지 측면에서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DB증권은 계속해서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 11월 DB자산운용을 100% 완전자회사로 편입했으며, 이달 1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유로 사명을 기존 DB금융투자에서 DB증권으로 변경했다. DB증권은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 9425억원, 다올투자증권 7011억원으로 각각 증권가 21위, 25위에 해당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사 규모를 키우는 게 목적이라면, 소형 증권사가 대형 증권사를 인수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이렇게 인수해야만 자기자본을 활용한 레버리지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다"며 “다올, DB증권 모두 소형 증권사이기 때문에 (DB그룹 차원에서 봐도) 시너지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표면적인 이유 외에 예를 들어 다올금융, DB금융그룹 오너일가가 연이 있다거나, 혹은 다른 주주 간에 니즈가 맞아 특수한 목적으로 주식을 사들였다거나 등의 다른 목적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 업계 안팎에서는 DB손해보험이 중장기적으로 메리츠금융그룹의 모델을 지향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을 중심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IB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금융은 메리츠증권이 딜 소싱(거래 발굴)을 하면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이 함께 자금을 투입해 딜에 참여하는 구조로, 증권 역량이 우수하면 그룹 차원에서도 당연히 긍정적"이라며 “DB금융그룹 입장에서도 증권을 강화하고 싶은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메리츠금융이 지금과 같은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김용범 부회장을 중심으로 최고경영자(CEO)들이 적기에 '원 메리츠(포괄적 주식교환)' 전략을 가동한 영향이 컸다. 메리츠금융은 2023년 4월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를 상장폐지하고, 그룹 내 상장사를 지주사 1곳으로 단일화했다. 지주사가 각 계열사 지분 100%를 보유하는 완전자회사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기존에는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가 개별 상장돼 있어 메리츠증권이 양질의 딜을 발굴해도, 금융그룹 차원에서 움직이기 위해서는 각 계열사의 이사회를 거쳐야만 했다. 그러나 원 메리츠 출범으로 메리츠증권이 양질의 딜을 발굴하면, 메리츠금융지주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 등 계열사가 일사불란하게 딜에 참여하는 구조가 완성됐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증권)은 딜 소싱 역량이 우수하고, 메리츠화재(보험)는 상당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계열사 시너지 측면에서 보면 완성도가 높다"며 “일부 증권사들이 현재 메리츠금융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점차 많은 금융사들이 메리츠금융과 유사한 지배구조, 혹은 사업 모델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다올투자증권이 오래 전부터 대체투자에 강점을 갖고 있는데다, 최대주주의 지배구조가 탄탄하지 않은 점도 DB그룹 입장에서는 유리한 부분이다. 2대 주주인 DB손해보험과 3대 주주인 세코그룹 측이 각각 지분 9%대를 보유 중인 가운데 김기수 대표의 지분도 상황에 따라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DB손해보험에 앞서 세코그룹은 다올투자증권 지분율을 작년 12월 6.94%에서 이달 8일 9.35%로 늘렸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코리안리, 중남미 보험시장 진출 가속화…“성장 잠재력 높아”

코리안리재보험이 중남미 보험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강화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안정적 수익성 확보를 위해 아시아 외 지역의 비중을 늘리는 행보의 일환이다. 코리안리는 지난 3일(현지시각) 콜롬비아 보고타사무소 인근에서 칵테일 리셉션을 개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현지 보험업계·금융당국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2020년 2월 설립된 코리안리 보고타사무소는 중남미·카리브 지역 영업거점의 역할을 맡고 있다.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은 스페인서 인사로 시작한 개회 연설에서 한국과 중남미간 보험산업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중남미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2000억달러(약 285조원)로, 최근 5년간 1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보험 침투율이 여전히 낮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도 여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중산층 확대 및 디지털 보험 수요 증가도 힘을 보탤 요소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콜롬비아는 중남미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중남미 및 카리브 지역 전체에 접근이 용이한 전략적 요충지"라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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