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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장 앞둔 윙입푸드에 가다] 중국 살라미의 변신…MZ부터 어르신까지 다 잡았다

[중산(중국)=김기령 기자] “드셔보세요. 마라향 어떠세요?" 직원이 건넨 살라미 신제품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입 안에 마라향이 가득 퍼졌다. 전통 중국식 살라미에 젊은 고객들이 선호할 만한 요소를 접목해 새롭게 개발한 MZ 맞춤형 살라미였다. 과거에는 전통 살라미를 중심으로 중장년층 소비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맛을 첨가한 살라미나 밀키트 형태의 간편식 살라미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면서 젊은 층 고객들이 유입되는 추세다. 중국인들에게 중국식 살라미는 소울푸드로 불린다. 간식으로도 먹지만 반찬이나 찌개, 볶음 요리 등 중국 전통 요리에도 주로 활용된다. 중국 현지에서 만난 직원은 “중국에서 살라미는 한국 사람들에게 김치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지난 22일 찾은 중국 광둥성 중산시 윙입푸드 본사. 본사 1층에 조성된 살라미 문화관에서는 중국식 살라미의 역사, 제조 방식 등은 물론 최신 살라미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윙입푸드는 중국 청나라 때부터 140년간 4대째 이어오고 있는 육가공 전문 업체다. 홍콩에 지주사를 두고 중국 최대 살라미 생산지인 광둥성 중산시에서 본사와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윙입푸드는 지난 2011년 '광동황포전통소시지 10대 계승인'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윙입푸드의 4대 계승자인 왕현도 대표이사는 지난 2022년 중국 광동성 중산시 무형문화유산 전승인으로 지정된 바 있다. 중국 내 시장 점유율도 높다. 살라미 부문에서 중국 내 시장점유율 2위 기업이다. 1위가 국영기업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민영기업 중 점유율이 가장 높은 셈이다. 실제로 이날 방문한 광저우의 한 대형마트와 오프라인 직영점에는 중장년층 고객들이 윙입푸드 제품을 구매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윙입푸드 제품을 구매한 한 고객은 “저녁 메뉴를 위해 구매하러 매장을 찾았다"며 “아이들이 좋아해서 재구매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윙입푸드의 올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8.3% 증가한 2억4300만위안(448억원)을, 영업이익은 42.4% 증가한 9300만위안(75억원)을 기록했다. 이렇듯 중국 내 탄탄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성장 중인 윙입푸드는 다음 달 나스닥 상장을 눈앞에 뒀다. 지난 2018년 한국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두 번째 글로벌 상장 도전이다. 윙입푸드는 전통 살라미 생산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닭, 오리, 생선 등을 가공한 살라미를 출시해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판매 채널도 다양화하는 추세다. 최근 중국 내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면서 냉동식품과 간편식품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으며 온라인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커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윙입푸드의 전자상거래 매출 비중은 25.8%로 전년 동기(25.4%)보다 늘었다. 아직은 직영점 판매(47.2%)에 비해 비중이 낮지만 고객 다변화 기조에 발맞춰 비중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현지에서 만난 윙입푸드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위주로 판매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며 “젊은 층의 유입이 중요한 시점에서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판매와 제품 홍보에 힘쓰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윙입푸드는 라이브커머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 광저우에 자체 라이브커머스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해당 스튜디오에서는 회사가 육성한 라이브 방송 인력을 비롯해 홍콩 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 등을 초청해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찾은 라이브커머스 스튜디오에서도 방송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쇼호스트가 스튜디오에서 중국 소셜네트워크(SNS)인 틱톡을 통해 고객들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구매를 유도했다. 이날 방송이 시작되자 실시간으로 550명이 동시에 접속했고 틱톡 등 중국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내 윙입푸드 구독자 수는 총 150만명 규모에 달한다. 본사 건물 내 4개 층은 공장으로 운영 중이었다. 공장 투어를 위해 위생 가운과 모자, 마스크, 장화 등을 착용하고 소독을 마친 후 공장으로 들어섰다. 돼지고기 등 원재료를 보관하는 냉동 창고와 살라미 제조 및 건조 시설 등이 조성돼 있었고 주력 상품인 살라미 생산라인에는 윙입푸드 직원들이 일하고 있었다. 윙입푸드는 제1공장을 통해 제품을 제조하고 있으며 추후 나스닥 상장을 통해 모은 공모자금의 48%를 공장 리모델링과 증설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생산 인력 외에도 연구 부문에서도 인력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올해 기준 윙입푸드 본사의 연구개발(R&D) 인력은 7~8명이다. 홍콩 등 해외 연구 인력을 포함하면 40명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타사 대비 많은 편이지만 제품 다양화를 위해 앞으로도 연구 인력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왕현도 윙입푸드 대표이사는 “살라미 사업이 1차 전통사업이라는 한계를 깨고 간편식과 냉동식품으로 제품을 다양화해 새로운 살라미를 만들고 싶다"며 “중국 MZ세대의 소비패턴을 분석하고 공략해서 전 세대에 사랑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증시 종합] 삼전·SK하닉·LG엔솔, 에코프로·비엠, HLB·HPSP, 리노공업 등 주가↑

27일 코스피가 전장보다 35.39p(1.32%) 오른 2722.99로 마쳐 5거래일 만에 1% 넘게 반등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수는 전장보다 9.56p(0.36%) 오른 2697.16으로 출발해 오후 상승폭을 키웠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1756억원, 외국인은 1361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3257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에 대해선 5107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지난 20일 이후 5거래일 만에 매수 전환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5.7원 내린 1363.8원에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나란히 올랐다. 오전까지 약세였던 삼성전자는 오후 들어 급반등, 1300원(1.71%) 오른 7만 7200원에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오전 한때 20만 9000원까지 올라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끝은 2900원(1.46%) 오른 20만 1500원으로 마감했다. 이외 LG에너지솔루션(2.39%), 삼성바이오로직스(0.53%), 기아(2.08%), POSCO홀딩스(1.83%) 등도 올랐다. 반면 현대차(-0.75%), 셀트리온(-0.17%), KB금융(-0.78%) 등은 내렸다. 업종별로는 기계(6.03%), 건설업(2.35%), 전기전자(1.91%) 등 수익률이 높았고, 비금속광물(-0.36%), 종이목재(-0.18%), 보험(-0.13%) 등은 부진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58p(1.02%) 오른 847.99에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4.35p(0.52%) 오른 843.76으로 출발해 보합권 등락하다 장 마감 전 크게 올랐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은 597억원, 기관은 1163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대로 개인은 1587억원을 순매도했다. 시총 상위 종목 가운데 에코프로비엠(6.27%), 에코프로(3.51%), HLB(10.85%), 리노공업(6.30%), 셀트리온제약(0.87%), HPSP(9.02%), 레인보우로보틱스(0.89%), 클래시스(0.31%) 등이 올랐다. 반면, 알테오젠(-1.71%), 엔켐(-6.33%) 등은 내렸다. 이날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 15조 6608억원, 코스닥시장 9조 2058억원으로 집계됐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올해만 SK하이닉스 2조5000억 산 외국인 ‘함박웃음’

SK하이닉스가 올 들어 급등하면서 올해만 2조5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한 외국인들이 수익을 얻게 됐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연고점을 달성하고 있지만, AI 서버 고용량 디램(DRAM) 모듈 독점에 힘입어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 들어 41.05% 상승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20만9000원까지 오르면서 1거래일 만에 장중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00원(1.46%) 오른 20만1500원이다. SK하이닉스가 연초 이후 강세를 보이는 배경은 외국인의 매수세 덕이다. 외국인은 올 들어 SK하이닉스 주식을 2조5998억원을 사들였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8762억원 팔아치웠다. 지난 1월2일부터 5월27일까지 평균 매수 단가도 외국인(16만3579원)이 개인(16만4061원)보다 더 낮다.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세는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특히 HBM 5세대인 HBM3E까지 엔비디아에 가장 먼저 납품을 시작한 것이 주효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 제품을 납품하는 기업으로 대표적인 엔비디아 수혜주로 꼽힌다. 엔비디아가 2024회계연도 1분기(2∼4월)에 호실적은 낸 점도 SK하이닉스엔 호재다. 엔비디아는 1분기 매출 260억4000만 달러, 주당순이익은 6.1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6배, 4.5배 늘어난 것이다. 엔비디아는 2분기(5∼7월)에도 2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에서 엔비디아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앞서 지난 24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전일 대비 26.7달러(2.57%) 오른 1064.6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송명서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최대 고객사용으로 HBM3E 8단 제품을 출하하기 시작했고, 12단 제품 역시 인증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업계서 가장 높은 수율과 넓은 고객 베이스를 보유한 만큼 당분간 HBM 부문에서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과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AI 서버 고용량 디램 모듈을 독점해왔고, 올해 HBM 예상 수요량 대비 60%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리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이날 기준 SK하이닉스의 평균 목표주가는 22만5200원이다. 이달 초 기록한 21만3000원보다 5.41% 오른 수치다. 현재 SK하이닉스의 가장 높은 목표주가는 SK증권이 제시한 28만원이다. SK증권은 이날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25만원에서 28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직전까지 최고가는 다올투자증권이 제시한 26만원이었다. BNK투자증권은 이달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21만원에서 2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도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22만원에서 24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이 밖에 NH투자증권(21만원->24만)과 유안타증권(21만원->23만원), 한화투자증권(19만7000->21만원)도 최근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올렸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AI 서버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진행 중인데, 엔비디아의 핵심 공급망 업체인 SK하이닉스의 수혜가 지속되면서 주가 리레이팅(재평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HBM 3E 시장 진입이 늦어진 경쟁사의 생산량은 SK하이닉스의 절반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IPO로 168억 조달한 노브랜드, CB·CPS만 200억원

최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의류기업 노브랜드가 전환사채(CB)의 주식전환 소식을 전했다. 사실상 이번 상장은 노브랜드의 메자닌에 투자한 곳의 엑시트를 위한 이벤트인 셈이다. 대규모 오버행이 우려되면서 향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확인한 결과 지난 24일 노브랜드는 제1회차 CB 100억원 중 40억원 어치가 주식으로 전환됐다. 전환가액은 1만4000원으로 24일 종가 5만2700원의 26.56% 수준에 불과하다. 해당 CB의 투자자는 마이다스 제2호 사모투자합자회사다. 마이다스 2호는 지난 2020년 2월에 노브랜드의 CB를 인수했다. 이번 주식 전환으로 28만5714주의 노브랜드 일반주를 확보했다. 이는 24일 종가 기준 150억원 규모다. 제2회 CB 중 남아있는 60억원은 전환가액을 감안한다면 24일 종가 기준 약 225억원 규모의 노브랜드 주식이나 마찬가지다. 노브랜드가 현 주가 수준을 유지한다면 결국 마이다스 2호는 100억원 어치의 CB 투자로 175% 수준의 수익률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해당 CB는 연내에 모두 주식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전환신청기간이 2025년 1월초기 때문이다. 아직 이번 CB 외에도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메자닌은 더 있다. 마이다스 2호는 약 100억원 규모의 노브랜드 CPS(전환우선주)도 가지고 있다. CB와 함께 투자한 물량이다. 총 54만865주가 있으며 주당발행가액은 24일 종가의 35% 수준에 그친다. CPS의 전환신청기간은 2021년 2월부터 오는 2030년 2월까지로 지금이라도 주식 전환이 이뤄질 수 있는 상태다. 대규모 메자닌의 주식전환이 이뤄지면서 노브랜드의 공모에 참여했던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노브랜드의 IPO가 사실상 마이더스 2호의 엑시트를 위한 창구로 쓰이기 때문이다. 노브랜드는 이번 상장의 목적을 해외 공장 설비를 위한 시설자금으로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모 규모는 단 168억원에 불과하다. 자산규모가 2260억원에 달하는 회사가 해외 설비 투자를 위해 마련하는 자금으로 보기에는 소박하다. 노브랜드가 상장 당시 보유하고 있던 메자닌이 오히려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보다 더 큰 200억원이다. 결국 이번 상장은 메자닌 투자자의 엑시트를 위해 기업가치를 키우기 위한 이벤트라는 불만이 나오는 중이다. 자금은 노브랜드가 빌리고 갚는 것은 투자자들이 된 모양새기 때문이다. 향후 노브랜드의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지배주주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다. 하지만 공모 이후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상황이 다르다. 대규모 메자닌의 주식 전환으로 주가가 떨어지면 그 손실은 개인투자자들의 몫이다. 현재 노브랜드의 주가는 새내기주라는 기대감에 시장 평균 이상으로 올라있는 상태다. 노브랜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0배가 넘는 수준으로 다른 상장 의류업체들과 비교하면 크게 높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 이벤트 덕분에 주가가 고평가 된 상황에서 메자닌의 주식전환까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CB와 CPS의 주식전환 추이를 살펴보면서 투자를 경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가온그룹, 2세 임동연 경영 직후 12년만에 적자… 이자 폭탄 ‘현실화’

디지털 셋톱박스 전문 기업 가온그룹이 2세 경영을 시작한 첫해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다. 대규모 적자를 낸 '2세 경영'을 보는 금융투자업계의 시선은 물음표에서 우려의 시선으로 바뀌고 있다. 신용평가사는 투기등급으로 내려간 신용등급을 재차 내릴 가능성도 시사했다. 지난 21일 한국기업평가는 가온그룹의 신용등급을 'BB+/안정적'에서 'BB+/부정적'으로 평가하며, 등급전망을 한 단계 낮췄다. 투자등급으로의 회복보다 BB+ 등급을 사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가온그룹은 지난해 'BB+/안정적'으로 신용등급이 한 단계 하락하며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전락한 바 있다. 이번 등급전망 하향은 실적 부진이 결정적이다. 가온그룹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5364억원과 영업손실 18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 감소했고, 영업이익에서 적자 전환 됐다. 가온그룹은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는 기업이었다. 적자는 거의 없었다. 코스닥 입성 이후 가온그룹은 2011년 1차례만 적자를 냈고 언제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렇다고 지난해 적자가 일시적으로 보기도 어렵다. 올해에도 반등이 일어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164억원과 영업손실 6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흐름이 이어졌다. 하현수 한기평 연구원은 “외형이 크게 축소된 가운데 시스템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고, 재고자산의 대규모 평가손실을 인식하다 보니 매출원가율이 급증했다"면서 “올 1분기에도 원가 및 판관비 부담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동연 대표는 97년 생으로 가온그룹(구 가온미디어)에 입사한 이후 3년 만에 가온미디어의 경영권과 지배력을 확보했다. 그는 2021년 가온미디어 경영지원본부 부장으로 입사했다. 그리고 입사 1년 만에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해 1월 3일 임 대표는 아버지인 임화섭 회장으로부터 그의 지분 대부분(231만515주)을 증여받으며 코스닥 상장사의 최대주주로 빠르게 등극했다. 이 같은 고속 승진의 배경에는 가업 승계를 위한 증여세 과세특례가 고려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다 보니 임 대표는 어린 나이에 100억원 이상을 증여 받았지만 주식담보대출 관련 공시가 없다. 연부연납을 위한 납세담보로 설정만 있을 뿐이다. 아울러 증여 과정에서 '증여계약 합의 해제 후 재증여'와 같은 절세 테크닉도 나타났다. 합법적인 절세 방식이긴 하지만, 만약 재벌이 했다면 사회적 질타를 피하긴 어려운 방법이다. 대표적인 예가 CJ그룹이다. 코로나19 당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그의 자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과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전략추진실장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합의 해제 후 재증여를 했는데, 이로 인해 당시 CJ그룹은 여론의 상당한 질타를 받았다. 올해 가온그룹은 4회와 5회 차 사모사채를 지난 1월과 3월에 각각 30억원씩 발행했는데 액면이자율이 8%와 7.6%에 달했다. 작년, 재작년과 비교할 때 이자 부담은 상당히 커졌다. 지난해 100억원의 1회차 사모사채를 발행할 당시 이자율은 5.77%였다. 2022년 P-CBO 형태로 발행했을 당시 3차례(13차~15차)의 사모사채 이자율은 4.19%~6.16%로 크게 낮았다. 물론 P-CBO이기에 직접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발행금액이 3분의 1로 줄었음에도 이자율 차이가 최대 381 Bp까지 났다는 점에서 재무 부담이 확연히 커졌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앞으로 이자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총차입금 대비 단기성차입금 비중이 76.2%에 달하다 보니 차환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물론 영업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한다면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올 1분기 상각 전 영업이익(EBTIDA)은 46억원 손실이다. 아울러 업종 특성상 운전자본투자 및 자본적지출이 불가피하기에 1분기에만 149억원의 잉여현금흐름(FCF)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 연구원은 “단기상환부담은 높은 편이고, 예상되는 영업현금 창출력 등을 고려할 때 단기성 차입금을 포함한 연간 자금소요에 대응하는데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해외거래처 중심의 장기화된 매출채권 결제기일로 운전자본 부담 높은 수준이고, 교섭력은 전후방사업자 대비 열위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단기·중기 사이의 기간 동안 재무 부담은 높은 상태가 지속될 전망이고, 잉여현금 창출 제약되며 당분간 과중한 재무 부담 이어질 것"이라면서 “네트워크 부문 역시 비우호적인 매크로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전방시장 회복을 통한 외형 개선에는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KB증권, PC·태블릿에서도 ‘Stock AI’ 이용 가능

KB증권은 생성형 AI를 적용한 대화형 투자 정보 제공 서비스인 '스톡(Stock) AI'를 '마블(M-able) 미니'에 이어 PC와 태블릿에서도 이용 가능한 '마블(M-able) 와이드'에 오픈했다고 27일 밝혔다. '스톡 AI'는 투자자들이 궁금한 종목 및 시장의 이슈와 관련된 다양한 질문을 하면 생성형 AI 기술과 KB증권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대화 형태로 답변을 제공해 주는 서비스다. 앞서 마블 미니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 마블 와이드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마블 와이드는 윈도우 및 맥(Mac) PC에서 별도 설치 프로그램 없이 브라우저에 접속할 수 있고 태블릿에서는 플레이스토어 또는 앱스토어를 통해 앱 설치 후 이용 가능하다. PC·태블릿 해상도에 맞춰 넓은 화면에서 서비스가 제공되고 키보드로 질문 입력이 가능해 보다 빠르게 질문을 입력하고 답변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KB증권은 서비스 확대와 함께 하루에 가능한 질문 횟수를 50회에서 100회로 늘렸다. 아울러 '위젯모드 스톡 AI' 기능을 통해 뉴스나 관심 있는 종목의 재무·기업 정보를 검색하는 동안이나 주식 매매를 하는 동안에도 스톡 AI 화면을 원하는 위치에 배치해 질문과 응답이 가능해 AI와 투자자가 협업하는 투자정보 탐색이 가능하다. KB증권은 Stock AI 서비스 출시 후 약 2개월간 고객의 사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3월 스톡 AI 출시 이후 약 2개월간 스톡 AI를 활용해 총 10만회 이상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뤄졌다. 시장 트렌드를 분석해 생성된 예시 질문을 클릭하는 경우가 60.4%, 고객이 직접 질문을 입력해 답변을 요청하는 경우가 39.6%로 집계됐다. AI가 수시로 자동 제공하는 종목, 해외, 국내 요약 정보를 살펴보면 △종목별 이슈(81.9%) △ 해외 시장(14.2%) △국내 시장(3.9%) 순으로 관심을 보였다. 예시 질문에서도 특정 종목 정보 및 이슈를 확인하려는 경향이 84.9%로 압도적으로 높아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정보를 얻고자 하는 고객의 니즈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일 KB증권 마블 랜드 트라이브장은 “스톡 AI를 이용할 수 있는 채널도 확대된 만큼 고객의 니즈를 더욱더 만족시키기 위해 스톡 AI 종목 재무·기술적 분석 서비스 및 AI 검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수출 지형이 바뀐다]美中 갈등에 AI 수요까지… 전력 관련주 ‘슈퍼사이클’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속에서 국내 전력 관련주가 떠오르고 있다. 전력주는 미국 전력망 내 중국산 장비 사용 금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급증 등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슈퍼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전력 종목인 LS ELECTRIC(LS일렉트릭)은 올 들어 215.14% 급등했다. 지난 1월2일 7만7300원에 장을 마친 후 3월8일까지 7만원대를 횡보하다가 8만원대를 돌파, 상승세를 보였다. 5월24일 LG일렉트릭의 종가는 23만1000원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만 253.31% 올랐다. 연초 8만원대였던 주가는 28만원대를 기록 중이다. 효성중공업도 연초 이후 164.11% 상승했다. 1월2일 15만7700원으로 마감한 주가는 현재 41만원대까지 치솟은 상태다. 삼화전기와 대원전선은 올 들어 각각 293.70%, 279.49% 급등했다. 삼화전기의 종가 기준 연중 최고가는 5월13일 기록한 8만6000원이다. 대원전선의 종가 기준 연중 최고가는 5월16일 기록한 4910원이다. 가온전선과 대한전선은 연초 이후 각각 193.40%, 107.97% 올랐다. 국내 전력주가 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미국의 중국산 전력장비 사용을 금지 조치로 한국 전선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노후화된 전력 인프라 교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주목받고 있다. 통상 노후 전력망 교체 시기는 30년으로 여겨진다. 미국 에너지부가 집계한 미국 변압기의 70%는 25~30년 전에 설치됐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전력기기 업체인 LS일렉트릭과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은 연구개발(R&D)비를 늘리는 등 기술 경쟁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에서 초고압 변압기 등 고부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실제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건설했다. LS일렉트릭은 미국 텍사스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또 LS일렉트릭은 이달 23일 600역 규모에 달하는 국내 중소 변압기 제조기업인 KOC전기 지분 51%를 매입했다. LS일렉트릭은 KOC전기의 초고압 변압기 제조 설비 증설을 추진해 내년 말까지 생산능력을 2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최근 부산 사업장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을 2배 늘리기도 했다. LS일렉트릭은 KOC과 부산 사업장 증설이 완료되면, 내년 말게 생산능력은 연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I 반도체 훈풍에 AI데이터센터가 증가하면서 전기장비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전력주엔 호재다. AI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 대비 전기 소비량이 20배 높아 초고압 변압기가 필수다. 증권가에서도 전력산업의 '슈퍼 사이클'은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중국산 전력기기 수요 감소에 따른 반사 수혜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LS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업들의 생산능력과 공급능력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면서 “전력기기 산업의 초호황 사이클은 미국을 넘어 유럽, 중동까지 이어지면서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수출 지형이 바뀐다]‘효자상품’ 반도체·자동차 美 수출 증가...수혜주는 하이닉스·현대차

반도체·자동차가 대미 수출 '효자상품'으로 떠오른 가운데, 대표 수혜주는 SK하이닉스·현대차가 지목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자 미국 엔비디아의 주요 공급망으로써 시장 내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현대차는 수출용 차량 생산 증가와 미국의 대중 견제 혜택을 입어 코스피 시총 4위에 올랐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정보통신산업 수출은 171억달러(한화 약 23조2560억원)로 잠정 집계됐다. 증가율은 33.8%로 지난 2022년 3월(33.6%)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요 품목 수출량이 골고루 증가한 결과다. 지역별로는 중국을 제외하고 미국(24.6%) 향 수출량이 가장 높아 여전히 주요 수출국임을 입증했다. 품목 별로는 반도체(53.9%), 컴퓨터 및 주변기기(55.9%)의 증가율이 높았으며 디스플레이(15.2%), 휴대폰(15.3%)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 중에서도 반도체는 3월(33.9%)을 제외하고 매월 50%대 이상 커졌는데, 이는 모든 품목 중 가장 우수한 성장세다. 또한 6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올해 반도체 업종은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에 따른 수요 확대 수혜를 입었다. 게다가 메모리 판가가 상승했고 HBM 등 고부가 품목 수요가 증가한 것이 반도체 수출을 확대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최고 수혜주로 꼽힌다. 글로벌 HBM 제조업체로 올라서 대미 수출에서 앞서 나갔기 때문이다. 미국 엔비디아가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90%를 장악한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부터 엔비디아에 5세대 HBM(HBM3E) 8단 제품을 출하하기 시작했다. 12단 제품 역시 인증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올 1분기 HBM 시장 점유율은 59%로 삼성전자(37%)를 앞서는 수준이다. 작년 심각한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10만원을 밑돌기까지 했던 SK하이닉스는 올해에만 40% 넘게 성장하며 20만원을 돌파했다. 이에 대해 이민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AI 서버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진행 중인 가운데, 엔비디아 핵심 공급망인 SK하이닉스의 수혜가 지속될 것"이라며 “주가 재평가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수출 효자'는 또 있었다. 4월 자동차 수출 규모는 기존 역대 최대 실적인 작년 11월(65억달러)를 넘어선 68억달러를 기록, 사상 최대 수출액을 달성했다. 2~3월만 해도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수출용 자동차 생산 확대로 2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한 것이다. IT와 마찬가지로 대미국 수출량이 확연한 호조세를 지속해 41.6%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북미 내 업계 프로모션에 더해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활용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대차·기아의 판매실적 집계치에 따르면, 양 사는 1~4월 합쳐 미국에서만 36만560대를 팔았다. 이는 타지역은 물론 작년 같은 기간보다도 더 높은 수치다. 오랜 기간 실적에 비해 지지부진한 주가로 악명 높았던 현대차는 대미 수출 및 자본시장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까지 받으며 올해에만 33.42% 성장했다. 이달 22일 하루에만 10%가량 상승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치고 코스피 시총 4위에 올랐다. 기아 주가도 올해 22.95% 상승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기아는 중국업체 진출이 어려운 미국 등 시장에서 90% 영업이익을 창출한다"며 “현재 좋아진 실적을 유지하면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수출 지형이 바뀐다]“中떠나 美로” 수출타깃 변경한 국내 기업들 주가도 훨훨

국내 수출 효자 산업이 기존 자동차와 IT를 넘어 한류열풍에 힘입어 뷰티와 먹거리 등으로 확대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한국의 대미국 수출액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 관련 기업들의 이익개선 및 주가 상승도 기대되고 있다. 2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발간한 '2023년 한미 무역 및 주요 품목 수출 동향 보고서'에서 지난해 한국과 미국의 상품무역액은 1869억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액은 2022년 1098억달러로 1000억달러를 돌파한 뒤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특히 대미 무역수지는 445억달러로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대중 무역적자(180억달러)를 완충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액은 지난 2003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대중국 수출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지난 4월 공개한 '대미국 수출구조 변화 평가와 전망' 보고서를 보면 올해 1분기 대미 수출액은 310억달러로 같은 기간 309억달러를 기록한 대중 수출액을 지난 2003년 이후 21년만에 넘었다. 남석모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무역팀 과장은 “대미 수출호조는 미국의 견조한 소비와 인플레이션 방지법(IRA)과 같은 산업정책에 따른 투자확대에 우리 기업들이 기민하게 대응한 결과"라면서 “전기차를 중심으로 소비재 수출비중이 높은 수준을 지속한 가운데 신성장·친환경 관련 중간재 수출이 늘어나면서 대미 수출과 미국의 소비·투자 등 내수 간 연계성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 대미 수출 효자품목으로는 자동차와 IT부품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화장품과 라면과 같은 생필품 수출도 함께 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연초 이후 4월까지 북미지역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1%가 늘어난 반면, 유럽연합(EU)과 아시아, 중동 등에서는 모두 하락했다. 사실상 북미 수출 증가분이 하락분을 상쇄한 것이다. 이에 힘입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운수장비업종의 연초 이후 상승률은 17.09%를 기록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인 0.66%를 크게 웃돌았다. 반도체 대미 수출도 급증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연초 이후 3월까지 대미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3% 늘어난 21억달러에 달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52주 신고가를 연이어 경신하는 등 강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라면을 앞세운 K푸드와 K뷰티 역시도 대미수출에 있어 증가세를 나타내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4분기까지 우리나라 K푸드의 대미 수출 금액은 4억7900만달러로 중국(4억4000만달러)를 넘어섰다. 4월까지 라면 수출은 64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83%나 늘었다. 이에 음식료 업종은 연초 이후 12.15%가 뛰었다. K뷰티도 중국을 대신해 미국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1월부터 3월까지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3억7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8.7%가 늘어난 반면, 중국 수출액은 6억1200달러로 4.6%가 감소했다. 남석모 한국은행 과장은 “앞으로도 대미 수출은 당분간 견조한 미국 내 소비 여건과 우리 기업들의 투자 확대를 바탕으로 양호한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 총수출 및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대미 제조업 해외직접투자(FDI) 확대는 선진국들과의 기술교류를 촉진할 것"이라며 “그 동안의 중국 중심 수출구조를 다변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대미 수출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오히려 미국의 무역제재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남 과장은 “과거에도 미국은 대한국 무역수지 적자폭이 커지거나 자국산업 보호에 대한 여론이 고조될 때 FTA 재협상 및 세이프가드 등 각종 무역제재를 강화한 사례가 있다"며 “정부와 기업은 통상정책적·산업구조적 리스크에 주목하면서 이에 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내 정치 기조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도 주의해야 할 대상이다. 이는 무역적자를 낮추기 위한 다양한 압력을 시사해온 트럼프 후보의 당선으로 무역수지 결정에 많은 변수가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현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미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무역수지 흑자에 대한 압박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므로 이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무역수지 흑자 규모를 전략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성모 기자 paperkiller@ekn.kr

[수출 지형이 바뀐다]뷰티 관심 높아진 미국인들 K화장품에 꽂혔다

그간 어려움을 겪고 있던 화장품 기업들이 미국발 화장품 특수 흐름 속에 모처럼 활짝 웃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 대표 종목들은 연초 대비 28%, 31% 상승했다. 시가총액 10조 이상의 대기업 뿐만 아니라 △코스맥스 38% △잉글우드랩 72% △코스메카코리아 33% △토니모리 131% △본느 88% 등 중소형사 성장이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화장품주의 동반상승 배경에 미국을 주목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인디브랜드가 각광받는 중이라고 전해진다. Fenty Skin (리한나), Rare Beauty (셀레나 고메즈), R.E.M Beauty(아리아나 그란데) 등 강력한 팬덤을 확보한 인디 브랜드들이 대량 출시되고 있다. 2010년대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 등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중국의 성장과 함께 성장했다. 하지만 중국 특수는 오래가지 않았다. 2010년대 중후반 한한령이 불어닥치며 상황은 180도 바뀌었기 때문이다. 화장품 기업들의 주가도 빠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한국콜마와 아모레퍼시픽은 2015년 1월 각각 13만1500원과 45만5500원을 최고가를 기록하고 10년째 최고가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 두 그룹의 주가는 최고가와 비교할 때절반도 되지 않는다. 그나마 대기업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중소형 화장품 사는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중국 화장품 시장을 집중 공략했던 코스닥 상장사 코스온이 대표적이다. 코스온은 중국 발 악재로 인한 실적악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를 밟았고, 새 주인을 찾지 못해 지난해 10월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됐다. 코스온은 2014년 YG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해 화장품 브랜드 '문샷'을 출시했고, 지드래곤의 이름을 붙인 'GD쿠션'과 향수 등을 히트시키며 중국, 동남아 시장 등에 진출하며 한 때 국내 화장품 ODM(주문자위탁설계 방식의 위탁생산) 업계 4위까지 올랐던 기업이다. 당연히 인디 브랜드의 발주 주문을 받는 화장품 ODM 업체인 코스맥스, 본느 등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실적으로도 확인된다. DG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코스맥스는 미국발 매출이 45% 증가했다. 아울러 미국 본토 내 자체 ODM 산업 성장에는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ODM 업체들의 2023년 실적을 통해 미국 시장의 변화가 시작됐음을 확인했다"면서 “R&D 역량 확보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할 때 미국 내 자체 ODM 산업 성장에는 수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서 그는 “미국 내 신생 브랜드사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라면서 “향후 2~3년은 국내 ODM사들에게 미국은 기회의 땅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ODM 업체뿐만 아니라 아모레퍼시픽도 흐름은 비슷하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아모레퍼시픽의 미국향 매출은 878억원으로 전년 동기 628억원과 비교해 250억원(40%) 증가했다. 또한 이달 코스알엑스의 잔여 지분 47%를 인수, 아모레퍼시픽은 미국향 매출을 강화할 예정이다. 코스알엑스는 미국 내 성분 마케팅과 리뷰 분석, 챌린지 등 SNS의 활용해 지난해 3월 아마존 챔피언 셀러상을 수상했고, 4분기에는 아마존 뷰티/퍼스널케어 카테고리에서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화장품 산업의 핵심은 해외 수출이었고, 특히 그중에서도 비중국 채널, 미국이 가장 큰 역할을 담당했다"면서 “하반기 미국 뷰티 시장은 상반기와 유사할 것으로 인디 뷰티 흥행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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