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NXT, 출범 100일 만에 거래 제한 직면… “종목별 거래 중단 검토”

출범 100일을 넘긴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거래량 급증으로 '규제 상한선'에 다가서고 있다. 외국인 유입과 거래 확대라는 초기 성과에도 불구하고, 일부 종목은 거래량 제한 또는 거래 중단이 검토되는 등 제도적 한계에 직면했다. 13일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전날 대체거래소 정규시장에선 총 3억6774만2000주가 거래됐다. 이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을 포함한 전체 국내 증시 거래량(약 20억주)을 기준으로 할 때 약 15.5%에 해당한다. 거래대금은 10조5062억원으로, 전체 시장(넥스트레이드 포함) 거래대금(약 35조5000억원)의 약 29.6%를 차지했다. 특히 일부 종목에서는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량이 한국거래소를 앞서는 모습도 나타났다. 한진칼, 카카오페이, 알테오젠, 한미반도체, 한화시스템, 실리콘투 등은 모두 넥스트레이드에서 더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출범 초기 약점으로 꼽혔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참여가 확대된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대체거래소에서 거래 가능 종목이 800개로 늘어난 4월 초만 해도 외국인 거래대금 비중은 2%에 그쳤지만, 6월 초에는 8.9%로 뛰며 두 달 만에 4배 넘게 늘었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시장 오픈 초기엔 외국인 유입이 적었지만, 점차 거래 안정성과 유동성이 확보되면서 외국인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현재 외국인 비중은 8%를 넘어섰고, 매주 홈페이지에 관련 수치를 공시 중"이라고 설명했다. 거래량 확대는 곧 제도적 상한선과의 충돌을 의미한다. 넥스트레이드는 현행 규정상 전체 시장 거래량의 일평균 15%, 개별 종목 기준 30%를 넘을 수 없다. 금융당국이 기준치를 판단하는 9월까지 석 달가량 남은 가운데, 업계는 거래량 한도 완화 논의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넥스트레이드는 이르면 이달 말 가이드라인 발표를 예고한 상황이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법에 규정된 거래 한도를 맞추기 위해선 거래를 중단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일부 종목에 대해 사전에 거래량 제한을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거래량 상위 종목에 대한 여러 조정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며 “시장 점유율이 높은 종목 중심으로 시나리오를 다양하게 고려하고 있으며, 외부에서 언급된 '10~14.5% 제한' 수치는 구체화된 계획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상 기준인 30%에 맞춰 대응하면 되기 때문에, 종목별로 과도한 거래 제한을 적용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넥스트레이드는 오는 10월 말 '2차 오픈'을 통해 프리·애프터마켓에만 제한적으로 참가 중인 14개 증권사의 메인마켓 합류를 완수할 방침이다. 이때 외국계 증권사도 일부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KT에 통신시총 1위 내준 SKT, ‘유심 사태’ 딛고 주가 회복세…증권가 ‘관망세’ 전환

SK텔레콤(SKT) 주가가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점차 회복하는 모습이다. 잇달아 목표주가를 내려잡던 증권가도 이달 들어서는 관망세로 전환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SKT가 이동통신사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재탈환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T 주가가 이달 5% 가까이 상승했다. SKT 주가는 지난달 22일 52주 최저가를 기록하며 끝 모를 하락세가 이어졌다. 갑작스러운 주가 하락은 SKT 가입자의 유심(USIM) 정보가 대량으로 유출된, 이른바 '유심 사태' 영향이다. 유심 사태는 SKT에 이통사 시총 2위라는 자리를 고착화시킨 원인이 되기도 했다. SKT는 지난해 말까지 22년 가까이 이통사 시총 1위를 유지해왔다. 올해 첫 거래일을 기준으로 보면 SKT 시총은 KT보다 1조원 가까이 컸다. 하지만 지난 1월24일 SKT는 2003년 3월 11일 이후 약 21년 만에 처음으로 KT에 시총 1위 자리를 내줬다. KT의 경우 지난해 단행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이어, 신사업 성장으로 수익성 개선이 전망된다는 평가가 연이어 나오면서 몸값이 점점 오르던 상황이다. 당시 SKT는 3거래일 만에 다시 1위를 되찾았지만, 3월부터 줄곧 내리막을 걸으며 시총 2위에 머물게 됐다. 이후 2000억~3000억원 안팎을 유지하던 양 사의 시총 격차는 4월 들어 급격하게 벌어지기 시작했다. 유심 사태의 여파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달, SKT 시총은 KT보다 2조원 넘게 작은 수준까지 주가가 떨어졌다. 이달 들어서는 1조5000억원 수준까지 줄인 수준이다. 증권가는 지난달 유심 사태 여파 진정을 위한 자원 투입이 불가피한 가운데, 가입자 감소 등 재무적 부담이 클 것이란 우려를 쏟아냈다. 그러면서 잇달아 SKT 주가를 하향조정했다. 유심 사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센티멘트(시장 심리 분위기) 및 재무지표 악화 상황 반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이달에는 SKT가 새 정부 정책의 수혜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 시선은 주가의 완만한 회복세에 초점이 맞춰지는 분위기다. 유심 사태로 인한 최악의 불확실성은 대부분 반영됐고, 정책 수혜 기대와 실적 회복 시그널이 맞물리며 SKT 주가의 방향성이 점차 우상향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통신업 특유의 이익 안정성과 배당 매력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는 평가다. 하나증권은 SKT에 대해 단기 낙폭이 과도했다고 판단하며 목표주가 7만원을 유지했다. 현재 주가는 54000원대 수준으로, 단기적으로는 최소 5만9000원까지의 반등 여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새 정부가 추진 중인 배당소득 분리과세 확대 정책이 SKT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나증권은 SKT의 올해 배당성향이 50% 이상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SKT의 최근 3년간 평균 배당성향은 60%에 달한다. 유심 사태에 따른 가입자 순감은 지난달까지 45만명 수준으로 나타났으나, 이달부터는 영업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따라 과징금이나 행정제재 등 추가 악재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단통법 해제와 보조금 정책 등 제도 변화가 SKT의 가입자 이탈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악재만 추가로 발생하지 않는다면, 주가는 시차를 두고 점진적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며 “연내 전고점 회복만으로도 시가배당수익률을 포함한 총주주수익률이 꽤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위약금 면제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성 요소로 남아 있는 만큼, 6월 말 발표될 민관 합동 조사 결과 전후로는 주가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풍산, 장중 10만원 돌파…“여전히 가장 싼 방산주”

방산주 랠리 속 풍산이 단연 돋보이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장 초반 10만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가운데, 증권가는 “여전히 저평가 구간"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44분 기준 풍산은 전 거래일 대비 16.32%(1만4300원) 오른 10만1900원에 거래 중이다.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단기간 주가가 30% 넘게 급등한 셈이다. 주가 급등 배경에는 방산 부문에 대한 리레이팅(가치 재평가)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요 방산주의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이 평균 30배인 반면, 풍산은 9~10배 수준으로 여전히 가장 저렴한 방산주"라고 평가했다. 그는 풍산의 목표주가를 기존 9만2000원에서 11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풍산은 구리 가공 제품을 생산하는 신동 부문과 탄약을 제조하는 방산 부문으로 사업이 나뉜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글로벌 탄약 수요가 급증하며 방산 부문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구리 가격 변동이 크지 않았음에도 최근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그동안 저평가됐던 방산 부문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내 유일의 탄약 생산업체인 풍산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올해도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2분기 영업이익은 기저효과로 전년 대비 감소하겠지만, 방산 수출 확대로 전 분기보다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특징주] 넥슨게임즈, 中 ‘위챗 모기업’ 덴센트 인수설에 강세

13일 장초반 넥슨게임즈 주가가 강세다. 중국 최대 게임사 중 하나로 꼽히는 텐센트가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0분 현재 넥슨게임즈는 전 거래일 대비 13.06% 뛴 1만7230원에 거래됐다. 전날 블룸버그통신은 “텐센트 홀딩스가 게임 사업 강화를 위해 넥슨 딜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텐센트가 고(故) 김정주 회장의 가족에게 연락해 인수 가능성을 논의했다는 것이다. 다만 거래 구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덴센트는 중국을 대표하는 초대형 IT·인터넷 미디어 그룹이다. 전 세계적으로 12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중국의 국민 메신저 '위챗'의 모기업이다. 그간 '리그 오브 레전드'의 개발사 라이엇 게임즈, '클래시 오브 클랜'의 슈퍼셀 등 글로벌 유명 게임사에 투자하거나 인수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허니문 랠리’ 상승폭, 李 역대 최고 8.47%…盧 11.52% 하락 출발했지만 퇴임까지 185% 올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코스피 지수가 역대 대통령 허니문 랠리 중에서도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는 '이제까지 대선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라면서도, 이번 대선 직후 보이는 역대급 주가 상승세에 대해서는 환호하는 분위기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날 직전 거래일에 견줘 35.19포인트(1.23%) 오른 2907.04에 마감했다. 취임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날까지 이재명 대통령 당선 전 거래일 대비 전체 228.58포인트(8.47%) 올랐다. 문민정부 수립 이후 치러진 8번 대통령 선거 이후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수익률 가운데 가장 높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5거래일 만에 코스피를 8% 끌어올린 주역은 외국인 투자자다. 외국인은 6월 들어 4조원 넘게 순매수하는 등 '바이 코리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5000을 공약한 이 대통령의 강한 주가 부양 의지와 파국으로 치닫는 듯했던 미·중 관세 전쟁의 완화 조짐, 달러 대비 원화의 강세 흐름 등이 외국인 순매수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역대 대통령 선거 후에도 대체로 코스피 지수는 올랐지만, 그 폭은 미미했다. 역대 대선 전날부터 7거래일 기준으로 코스피 지수 등락률을 살펴보면, 이재명 대통령(8.47%), 윤석열 전 대통령(2.75%), 김영삼 전 대통령(2.70%), 이명박 전 대통령(1.92%), 박근혜 전 대통령(0.20%), 문재인 전 대통령(0.01%), 김대중 전 대통령(-10.08%), 노무현 전 대통령(-11.52%) 순이다. 허니문 랠리 상승폭을 마냥 반길 일은 아니다. 당선 직후 최대 급락폭을 보인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을 보면, 취임일(592.25) 대비 퇴임일(1686.45) 코스피 종가와 비교하면 무려 184.75% 올랐다. 급락폭을 보인 김대중 전 대통령은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도 19.35% 올랐다. 변동을 보이지 않았던 문재인 전 대통령 임기기간 중에는 17.23% 올라 코스피 3000선을 넘기기도 했다. 다만, 대선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 대형 이벤트로 주가 변동성이 높았던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 당시는 IMF 외환위기였고,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다. 그래도 대선 후 코스피 지수는 부정적이진 않았다. 유진투자증권이 2일 발표한 '대선과 주식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대선 한 달 후 주가는 3~4% 올랐고, 1년 뒤에는 14~16% 상승했다"며 “선거 전후로 주가 변동성이 하락해서 정책 기대보다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이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지주사의 주가 엔진-②실적] 시장 친화 정책타고 ‘쑥’, 자회사 실적타고 ‘쑥쑥’…정책 역행한 한진·LS는?

'이재노믹스' 훈풍 속에 오랜 기간 저평가에 갇혀 있던 지주사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지배구조 개편 유도 등 자본시장 정상화를 내건 새 정부 정책에 자회사 실적 급등이 맞물리며, 일부 지주사들은 10년 내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본격적인 리레이팅 흐름에 진입했다. 하지만 여전히 배당 회피, 복잡한 순환출자, 실적 부진 등에 발목 잡힌 기업들도 적지 않다. 증권가는 정책 기대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자회사 수익 흡수 구조와 주주환원 전략 병행이 지주사 밸류에이션 정상화를 가를 변수라고 진단한다. 지주사들이 낮은 밸류에이션을 피하지 못한 이유는 단순한 실적 문제가 아니다. 자회사와의 중복 상장 구조, 자사주를 활용한 지배력 유지, 낮은 배당과 자사주 소각 회피, 승계를 위한 지분 재편 등 복합적인 구조적 요인이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려왔다. 대표적인 사례로 SK스퀘어의 '중복 상장' 구조가 손꼽힌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주식을 20% 넘게 갖고 있지만, 하이닉스가 따로 상장된 회사라서 하이닉스의 실적이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있다. 그런데 SK스퀘어가 하이닉스를 자회사처럼 보유하고 있다 보니, 시장에서는 하이닉스의 실적이 SK스퀘어 주가에 또 한 번 반영된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이로 인해 과거 PBR은 0.3~0.4배 수준까지 떨어졌고, 최근 주가가 크게 반등했음에도 2025년 예상 기준 PBR은 여전히 0.5배에 그친다. 비슷하게 CJ와 롯데지주 역시 주요 자회사들이 상장돼 있으면서도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 낮은 배당 성향, 지주-자회사 간 수익 연결성 부족 등의 요인이 겹쳐 지속적인 저PBR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2025년 예상 기준 CJ의 PBR은 0.84배, 롯데지주는 0.4배 수준으로, '복합적 구조 디스카운트'가 고착화된 대표적인 지주사들로 꼽힌다. 이러한 구조적 요인들 가운데 특히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도 시장의 신뢰를 약화시키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진그룹이다. 한진칼은 2019년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분쟁이 벌어지며, 자사주 처리와 지분 확보 경쟁이 격화됐다. 시장에서는 자사주를 통한 우호지분 확보가 총수 일가의 지배력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며, 지배구조 투명성을 훼손하고 일반 주주 가치를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반면, 승계보다는 지배구조 유지 방식 자체가 디스카운트를 유발한 사례도 있다. 효성그룹은 2018년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으며, 조현준 회장은 지주회사 '효성'을 통해 자회사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했다. 자회사들이 실적 개선 시기에 주가 상승세를 보였지만, 지주사 효성은 낮은 수익성, 낮은 배당, 자회사 이익의 간접 반영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지속적인 저PBR(0.4배 수준)상태에 머물렀다. 이처럼 실적과 자산 대비 과도한 할인은 단순한 수익성의 문제가 아니라, '지배력 유지 중심의 지주 체제 운영'이 시장 신뢰를 훼손한 결과라는 해석이 증권가 안팎에서 제기된다. 최근 정부가 자사주 소각 의무화, 지배구조 개편 유도 등 제도 개선 방향을 재추진하면서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정책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주사의 실질 수익 흡수력과 주주환원 정책 강화가 동반돼야 지속 가능한 리레이팅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구조 변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실제 실적 회복을 동반한 지주사들은 본격적인 시장 재평가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HD현대, 한화, SK스퀘어 등은 자회사 실적 급증과 맞물려 주가가 급등했고, 최근에는 10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하거나 저점 대비 수배 상승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HD현대는 이달 9일 장중 12만7000원을 기록하며 10년 내 최고가를 경신했다. 불과 두 달 전인 4월 초 6만6300원이었던 주가는 단기간에 두 배 가까이 뛰었다.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28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1% 증가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8592억원(전년비 +436.3%), HD현대일렉트릭은 2182억원(전년비 +69.4%)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한화는 11일 기준 장중 9만8400원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최고가를 새로 썼다. 3월 말 1만1000원대였던 주가는 석 달 사이 8배 넘게 뛰었다. 방산·에너지 자회사의 실적 개선과 정부 정책 수혜 기대가 동시에 반영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영업이익 5608억원(전년비 +10.2%), 매출 5조4842억원(전년비 +10.2%)을 기록했고, 한화솔루션도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5% 증가한 3조 945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2146억원 적자에서 303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SK스퀘어도 11일 장중 13만9400원을 찍으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자회사 SK하이닉스 실적이 급격히 회복되며 지분 가치가 재평가된 결과다.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인 7조4405억원, 매출 17조63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7.8%, 41.9% 오른 수치다. SK스퀘어는 시가총액 약 18조3437억원에 달하며, 외국인 지분율이 52.2%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CJ와 롯데지주는 올해 상반기 핵심 자회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상법 개정안 재추진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제도 변화 기대감에 힘입어 단기 반등 흐름을 보였다.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 ENM 등은 전년 대비 실적이 악화됐고, 롯데지주도 롯데케미칼·롯데칠성·세븐일레븐 등 주요 자회사의 수익성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두 지주사는 낮은 PBR을 기반으로 정책 기대감에 힘입어 단기 주가 상승을 경험했다. 최근 주가가 고공행진 중인 대형 지주사 외에도 여전히 극단적인 저평가 상태에 머물러 있는 지주사들도 있다. 성창기업지주, 동국홀딩스, TY홀딩스, 세아홀딩스, DL홀딩스 등은 PBR이 0.1~0.2배 수준에 불과하다. 자산가치 대비 시장 평가가 매우 낮은 '초저PBR 지주사'로 분류되며, 이들 역시 지배구조 개편,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등 정책 변화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 중장기 리레이팅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핵심 자회사 실적이 동반되지 않는 지주사는 정책 기대감만으로 주가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실적 흡수력,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 실질적인 주주환원 전략이 병행돼야 지주사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에 활용하고 있는 한진그룹과 LS그룹은 자사주 의무 소각이라는 '이재노믹스'에 역행하는 모양새다. 시장도 이에 반응하듯 한진 주가는 여느 지주사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되면 한진그룹과 LS그룹간 경영권 방어 동맹에 대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체 수단이 없으면 지배구조가 흔들리고, 이에 따라 지주사의 실효 지배권도 약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 전부터 시작된 한진그룹과 LS그룹간 백기사 동맹에서 기인한다. LS그룹은 지난달 자사주 38만7365주(지분율 1.2%)로 대한항공에 대해 650억원 규모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대한항공이 교환권을 행사하면 LS주식으로 전환되는 조건이다. 한진칼은 663억원 상당의 자사주 44만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서 출연했다. 모두 자사주 의무 소각 정책이 개시되면 두 지주사에겐 대형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이재노믹스’에 불붙은 코스피…강세장 ‘본격화’

새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가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3000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과 글로벌 환경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승 흐름을 강세장 본격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이달 들어 6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날 전 거래일보다 35.19포인트(1.23%) 오른 2907.04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900선을 돌파한 것은 2022년 1월 이후 약 3년 5개월 만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5거래일 연속 랠리는 역대 정부에서도 유례가 없는 현상이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4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고, 기관 역시 매수세에 가세했다. 개인 투자자는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시장을 이끌었다. 시점을 더 늘려보면 코스피는 최근 한 달간 11.5% 반등해 미국 나스닥, 대만, 일본 등 주요국 증시를 압도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글로벌 주요국 중에서 가장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코로나19 사태로 발생한 국가적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미국 등 주요국들 증시가 점차 회복세를 보인 것과 크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일례로 지난해 말 미국 S&P500와 코스피지수 수익률 차이는 30%가 넘었다. 강세장 중심에는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과 증시 부양 의지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상법 개정 재추진과 주주친화 정책, 20조원대 2차 추경 등 내수 부양책이 시장의 기대를 키웠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이 한국거래소를 직접 찾아 증시 부양 의지를 밝힌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자본시장 관련 법안을 빠르게 추진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에서 주식시장이 상위에 있음을 확인했고, 시장이 강세장으로 화답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환경도 우호적이다. 미국발 훈풍과 수출 반등, 미중 관세 협상 기대, 원화 강세 등 대외 요인이 더해지며 국내 증시의 상승 탄력이 커졌다. 실제로 전일 코스피 시장에서 반도체 대장주가 상승장을 주도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가 급등했고,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 수급과 실적 기대, 반도체 중심의 업종 순환이 맞물리며 지수 상단을 3000선 이상까지 열어놓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현재도 이어지는 글로벌 리스크는 상승 탄력의 지속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또 랠리의 지속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기업 실적 개선도 뒷받침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증시 반등의 핵심 배경으로 외국인 매수세 회복을 지목했다. 외국인이 최근 6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오면서 코스피지수가 단숨에 2900포인트를 돌파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율이 아직 낮은 만큼, 앞으로 더 많은 자금이 들어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반도체 같은 대형 종목이 주도하는 상승장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외국인 지분율은 전일 기준 49.8%로, 과거 10년 평균치(53%)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KB증권은 글로벌 리스크 요인을 주시하며 조심스러운 시각을 나타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시장이 낙관론에 기울었을 때 정치적 카드를 꺼내온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이번에도 유사한 전개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S&P500이 신고가에 근접할수록 트럼프가 정책 리스크를 의도적으로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S&P500이 신고가를 경신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1기 당시에도 '90일 유예' 이후 4개월간 랠리와 S&P500의 신고가 돌파가 있었고, 시장이 낙관에 빠졌을 때 관세 전쟁이 재개됐다"며 “이번에도 유사한 흐름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S&P500의 신고가는 최소 조건일 뿐, 감세안 발표와 NATO 회의 결과, 일부 국가와의 협상 타결 등 몇 가지 추가 요건이 충족된 후 트럼프가 다시 관세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가 현재는 정책 기대감 등 모멘텀 요인이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주가의 방향성은 펀더멘털에 의해 결정된다는 지적도 있다. 증시는 상방 압력이 유지되는 가운데서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정책 기대 같은 모멘텀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구간이지만, 결국 주가의 큰 흐름은 펀더멘털이 좌우한다"며 “단기 상승 여력이 있더라도 앞으로는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한반도 긴장 완화 기대 확산…남북경협株 줄줄이 ↑

남북경협 관련주가 12일 장초반 잇달아 급등했다. 국방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는 등 최근 남북 긴장 관계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영향를 주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좋은사람들은 전 거래일 대비 16.38% 뛴 1407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인디에프는 13.04%, 일신석재 9.25%, 제이에스티나 10.52% 상승했다. 전일 국방부 측은 확성기 방송 중단에 대해 “남북관계 신뢰 회복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국민 공약을 이행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 등을 위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는데 취임 일주일 만에 실현됐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통일부가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중단을 요청하는 등 최근 남북 긴장 완화 조치가 잇달아 이뤄졌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LS마린솔루션, 해상풍력 수혜 기대감에 강세…국내 최대 해저케이블 사업 우협 선정

LS마린솔루션이 국내 최대 해상풍력 발전 사업의 해저케이블 분야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는 소식에 장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37분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LS마린솔루션은 전 거래일 대비 5.45% 오른 3만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에는 3만46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이날 전라남도 신안군 서쪽 해상에 조성되는 '해송 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 해저케이블 운송 및 설치 분야 우협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해당 프로젝트는 덴마크계 글로벌 그린에너지 투자개발사 CIP(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가 총괄하며, 504MW급 해상풍력 단지 2곳, 총 1GW 규모로 개발된다. 이는 원자력 발전소 1기에 맞먹는 전력 생산량이다. LS마린솔루션은 이번 사업에서 해양조사부터 해저케이블 포설·매설, 접속시험 등 내·외부망 구축의 전 공정을 일괄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현재 건조 중인 국내 최초의 초고압직류송전(HVDC) 전용 포설선을 투입해, 심해 및 장거리 해역에서의 고난도 시공 역량을 입증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수주는 LS그룹 계열 해저케이블 전문 기업인 LS마린솔루션이 대형 친환경 인프라 프로젝트에 본격 참여하게 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해상풍력 시장이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맞물려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회사의 기술력과 수주 역량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특징주] 아세아텍, 29억 규모 자사주 취득 소식에 5%대 강세

농기계 제조·판매 기업인 아세아텍이 12일 장 초반 강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18분 현재 아세아텍은 전 거래일 대비 5.71%(130원) 뛴 2405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아세아텍이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안정을 위해 29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한다고 공시하면서 투자 심리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2900원으로, 현재 시세 대비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이다. 취득예정주식은 100만주이며 위탁투자중개업자는 IBK투자증권이다.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할 예정이며 취득 예상기간은 오는 12일부터 내달 3일까지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