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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주] ‘재평가 국면’ 이차전지株, 장초반 숨고르기 장세

최근 상승세를 보였던 이차전자 주식의 주가가 장초반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시 13분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에코프로의 주가는 전일 대비 각각 500원(0.12%)과 400원(0.55%) 내린 41만 1000원, 8만9700원에 거래 중이다. 최근 두 종목은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달 5일 52주 31만 1000원까지 빠진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지난 2일 41만 9000원까지 레벨을 높였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 역시 8만400원에서 8만9500원까지 주가가 올라갔다. 두 종목뿐만 아니라 이차전지 관련 주식 전반에서도 비슷한 주가 변화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원인에 대해 국내 이차전지 관련 주식의 주가가 지나치게 하락해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차전지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및 하반기 실적 전망이 그리 좋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유럽이 대중국 관세를 부과하는 등 희망적인 요인도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 관세에 대한 수혜 기대감, 낮아진 주가 등의 요인 때문에 반등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특징주] 삼성물산, 밸류업 기대감·신사업 부각에 5%대 강세

삼성물산이 5%대 강세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 대비 7700원(5.27%) 오른 15만3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증권가에서 삼성물산이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주주환원책도 기대된다는 분석을 내놓은 영향이다. 강민창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삼성물산에 대해 커버리지(기업분석)를 개시하면서 “수소·태양광·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신재생 에너지는 전통 에너지 영역과 달리 사업 개발과 금융 역량이 중요하다"며 건설과 상사 부문을 보유한 삼성물산에 차별적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4월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보유 자사주를 모두 소각할 예정이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특징주] 아이비젼웍스, 스팩상장 첫날 30%↑

코스닥 시장에 스팩합병 방식으로 신규 상장된 아이비젼웍스가 첫날 약 30% 강세를 보이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22분경 아이비젼웍스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9.57% 오른 4250원에 거래 중이다. 아이비젼웍스는 지난달 하나금융24호스팩과의 합병 절차를 완료해 이날부터 거래가 시작됐다. 지난 2015년 설립된 아이비젼웍스는 이차전지 제조 공정 특화 비전 검사시스템 설계 및 제조 기업이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삼성증권, 안정적 이익흐름·주주환원책 기대…목표가 20만원

KB증권은 3일 삼성물산에 대해 안정적인 이익흐름과 적극적인 주주환원책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목표주가 20만원, 투자의견 '매수'로 기업분석을 개시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건설부문에서 1조원 수준 영업이익을 내고 있고, 수소·태양광·SMR 등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가 다양하게 전개 중"이라며 “개선되는 펀더멘탈을 주주환원으로 이어갈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지난해 건설부문의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했는데, 올해는 1조1000억원, 2025년에는 1조15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상당수의 국내 건설업체가 원가율 이슈로 고전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가격 전가력이 높은 서울권 중심의 주택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하이테크 부문의 안정적인 사업 전개 등을 바탕으로 연간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 유지가 가능한 점이 차별적"이라고 덧붙였다. 장 연구원은 “비건설 부문의 영업이익 기여도도 바이오를 비롯한 전 부문의 고른 이익 안정화 기조를 바탕으로 오는 2027년 70%를 넘어설 것"이라면서 “올해 4월을 시작으로 오는 2026년까지 보유 자사주를 모두 소각할 예정인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022~2023년 배당성향은 18% 수준으로 낮다"며 “자사주 소각 기간 단축 등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자세를 고려한다면 향후 배당 성향의 상승도 합리적으로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미수금 축소’ 한국가스공사, 목표 주가 30%↑ [대신증권]

대신증권은 동해 가스전 이슈와 다르게 미수금 축소는 주가의 재평가 요소라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에서 5만 1000원에서 6만 6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3일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동해 가스전 이슈는 밸류 반영이 어렵지만, 미수금 축소는 주가 재평가 요소다"면서 “한국가스공사 주가의 트리거는 동해 가스전 사업의 동사 투자 참여 및 가스 발견, 미수금 회수 등이다"고 설명했따. 이어서 “동해 가스전의 동사 투자 참여 및 가스 발견량은 예상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 “주가는 이를 선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 과도한 기대였는 지, 제대로 선반영한 것이 드러나겠지만, 애널리스트 입장에서는 밸류에이션에 반영하기 어렵다"면서 “그러나 정부의 우호적인 가스요금 정책, 최근 유가 및 환율 하향 안정화, 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4분기 미수금 미증가, 2025년 이후 점진적 미수금 감소 지속에 따른 주가 재평가를 기대하는 것은 합리적이다"고 설명했다. 허 연구원은 “2025년 이후 미수금 2530억원이 회수되고 현금흐름은 2930억원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2025년 이후 연간 미수금 2530억원씩, 8.6년에 걸쳐 총 2.16조원 회수를 가정한다면 이에 대한 가치는 할인율 5.9%를 적용할 경우 1조68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일진전기, 전력기기 내 최선호주…목표가 ‘4만원’ [SK증권]

SK증권이 3일 보고서를 통해 일진전기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 목표가 4만원을 유지했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일진전기는 홍성에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이며 내년 하반기부터 증설에 의한 성장세가 기대된다"며 “CAPA 확장으로 증분매출액은 약 4000억원 규모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올 2분기 기준 일진전기 중전기 부문 수주잔고 대비 매출액 비율은 5배를 기록했는데, 이는 통상 전력기기 업체 평균인 2~3배 수준 대비 높다. 이미 고객사로부터 장기공급계약을 받은 상황에서 투자를 결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SK증권은 일진전기의 올해 영업이익을 980억원, 내년 영업이익을 14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기존 대비 각각 상향한 수준으로, 실적 호조 및 전력기기 사이클 장기화를 반영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나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부터 증설로 인한 실적개선, 수익성이 가파르게 개선되는 중대형 전력기기 생산, 사이클 후반부 실적 상승이 기대되는 전선사업부를 고려할 때 전력기기 내 최선호주"라고 평가했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위기의 K주식] 무늬만 밸류업…코스닥이 살아야 국장이 산다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에 힘을 쏟고 있지만 개장 28주년을 맞은 코스닥 시장은 여전히 '잿빛 장세'다. 증권업계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은 현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부실기업의 퇴출 등의 시장 개선을 위한 대대적인 손질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지난 1월 2일 878.83으로 마감한 이후 등락을 거듭, 8월 30일 기준 767.66까지 추락했다. 미국의 나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19.96% 상승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1996년 7월 1일 출범한 코스닥 시장은 기술주 중심으로 꾸려진 나스닥을 벤치마킹해 국내 혁신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정부는 그간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와 혁신방안 등을 내놓으면서 시장 활성화에 적극 지원에 나서왔다. 특히 지난 2018년에는 대대적인 혁신안을 내놓은 바 있지만 코스닥은 여전히 2007년도 최고치(828.22) 수준에서 횡보 중이다. 코스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상장 기업들에 대한 부실 논란과 테마주 천국이란 이미지 탈출이 가장 시급하다. 이는 시장 자체의 질적 경쟁력이 악화하면서 급등락 장세가 장시간 이어져왔고,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만 남아 시장에 대한 지지력이 떨어졌단 것이다. 실제 현재 코스닥은 개인 비중이 90% 이상이라는 점에서 이를 방증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스닥에 외국인과 기관의 비중이 현재 4~5%에 불과한데, 혁신기업에 투입할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주체인 외국인과 기관의 비중이 최소 30% 이상은 확대돼야 한다"며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테마 또는 소수의 대형주만 몸집을 키우고, 시가총액 하위 종목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구조가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오히려 국내 증시 밸류업을 위해서는 성장성을 지닌 코스닥 시장이 역할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송주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밸류업을 위해서는 이익개선이 중요하다"며 “레버리지비율을 높이거나 성장을 위한 투자를 한다면 성장 기업들이 모인 코스닥 시장이 오히려 밸류업 관점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에 대한 불신이 이어지면서 견조한 이익 성장세를 통해 높은 펀더멘털을 보유한 상장사들은 유가증권시장으로 떠나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닥 시장 자체의 질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부실기업 퇴출도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증시의 경우 나스닥에서 뉴욕증권거래소(NYSE)로 이전 상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반대로 코스닥 상장기업의 경우 몸집이 커졌을 경우 기업 이미지와 자금 조달에 유리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코스닥은 부실기업이라는 시장 전체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는 만큼,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좀비기업 퇴출은 물론 시장 구조 개편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위기의 K주식] 美·日 주식 20%오를 때 ‘국장’은 제자리…개미들도 ‘동학’에서 ‘서학’으로

국내 증시가 박스권의 늪에 빠졌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2020년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와 함께 등장했던 동학개미들은 국내 증시에서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빠르게 오를 때 국내 시장(국장)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면서 '동학'개미들이 '서학'개미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0.1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 1월2일 2669.81였던 지수는 지난달 30일 2674.31로 4.5%포인트(p)만 올라 2670대 박스권에서 등락했다. 코스닥은 같은 기간 878.93에서 767.66으로 12.66%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 종합 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각각 19.96%, 19.09% 상승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도 같은 기간 10.20%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지난달 30일 장중 4만1585.21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도 같은 기간 16.10%가 상승했고 유럽 유로스톡스50 지수도 9.86% 올랐다. 지난달 초 증시 대폭락 사태였던 '검은 월요일' 이후 미국, 일본 등 주요 글로벌 증시는 낙폭을 모두 만회했지만 코스피는 반등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세계 주요국들의 증시 등락률 중 국내 증시만 횡보 또는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글로벌 증시 가운데 국장이 유독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이유는 증시 저평가와 이에 따른 투자자 외면 등이 꼽힌다. 국내 증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 등이 증시 저평가 문제 해소에 앞장서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정부가 연초부터 추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부분이 큰 문제다. 당초 밸류업이 추진될 당시만 해도 정책이 증시를 끌어올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정작 성과를 보면 실적은 미미한 상황이다. 강제성 없이 기업 자율에 맡기는 방식으로 추진되면서 기업들의 참여도가 저조해서다. 이와 더불어 최근 SK, 두산 등 대기업들의 계열사 분할·합병 과정에서 불거진 주주가치 훼손 논란 등은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외면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지난 7월 논평을 통해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상황에 우리 국민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미국과 일본 시장을 쳐다만 보고 있다"며 “지배주주들이 진정성을 갖고 거버넌스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비평했다. 상장사들과 주주들의 소통이 부족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삼일PwC 거버넌스센터의 '사외이사 설문조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상장사에 재임 중인 사외이사 총 8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일반 주주와의 소통 경험은 평균 22%에 불과했다. 국내 상장사 10곳 중 8곳은 경영진을 제외한 이사회 구성원이 일반 주주와 직접 소통한 사례가 없다는 의미다. 특히 코스닥 시장의 경우 '단타 시장'이라는 오명을 여전히 벗지 못하면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실적에 상관없이 단기 이슈에 주가가 움직이다보니 투자자의 신뢰를 잃어버린 것이다.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투자자 신뢰 회복 △우량기업 발굴과 정착 △외국인 투자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을 이끌 주도주가 부족하다는 점도 증시 부진의 요인 중 하나다. 미국 증시의 경우 인공지능(AI)와 반도체 등이 주도하면서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국내 증시의 경우 반도체 대장주로 불리는 삼성전자가 8만원대를 횡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SK하이닉스도 20만닉스를 돌파하며 새로운 대장주로 떠오르는가 싶더니 반도체 시장에 경계 심리가 유입되면서 지난 7월 고점(24만1000원) 대비 27.7% 하락했다. 지난해 시장을 주도했던 이차전지 업종이 올 들어 부진한 것 또한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국내 증시는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내수 경기 부담 등으로 불안한 국내 금융시장 여건으로 국내 증시가 금리 인하의 수혜를 덜 받고 있다"며 “국내 증시가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에 기반한 유동성 흐름에서 소외받고 있는 듯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8월 초 폭락 이후 극심한 가격 조정을 거치면서 밸류에이션 상 지수 하방 경직성은 확보했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안도감 형성으로 증시 불안이 정상화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국내 증시는 추석 연휴로 인해 9월 초 수급 상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위기의 K주식] 국내 5개 증권사 리서치수장이 말하는 국내 증시 활성화 방안은?

리서치센터장들은 국내 증시가 활성화 되기 위해 주식시장 투자 관련 세제 감면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자금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 일환으로 진행되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서학개미가 돌아오기 위해서는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소수주주의 의결권 강화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엇갈린 진단을 내놓았다. 2일 에너지경제는 '부진한 국내 증시에 대한 원인과 해결책'을 주제로 한 설문을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의 리서치센터장에게 진행했다. 국내 증시 자금이 미국으로 향하는 원인에 관한 센터장들의 분석은 대체로 일치했다. 미국의 위험 대비 기대 수익률이 높다는 것이다. 박희찬 미래에셋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기업들의 성장세가 부족하고 이익 변동성도 크기 때문에 주가가 많이 못 오르고 밸류에이션도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당연하다"면서 “한국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줄 수 있는 지역으로 주식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괜찮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한국 증시가 위험 대비 기대 수익률이 낮은 게 문제"라고 진단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엔비디아 등 미국 주요 테크 기업의 높은 주가 상승 매력에 미국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개인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서치센터장들은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이 높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급이 일방적으로 특정국가에 쏠리더라도 장기 주가는 결국 펀더멘털에 수렴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본적으로 기대 수익률이 낮은 현실을 고려할 때 국내 증시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희찬 센터장은 “경험적 수익률에 큰 차이가 있으므로, 그것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세제 혜택이 있다면 해외 자금의 국내 유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태동 센터장은 “국내 기업의 주가가 장기적으로 우상향 할 수 있는 투자환경을 조성하고, 국내 주식시장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세제 개편이 진행된다면 투자자는 자연스럽게 국내 주식시장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년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꼼수'로 인한 주주들의 피해가 컸다. 일례로 코로나19가 창궐했던 2020년대 초반에는 쪼개기 상장(모자회사 중복상장)과 같은 일이 빈번했다. 엘지에너지솔루션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한 기업집단 내 계열사 간 합병 등으로 인해 주주들은 큰 가치변화에 노출됐다. 두산그룹이 대표적이다. 취지에 어긋난 제도 활용 및 인적분할을 활용한 유리한 가치평가 기법 선택 등이 종합적으로 나타나며 기존 주주들은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두산밥캣의 외국인 기관투자가 션 브라운 테톤캐피탈 이사는 이번 개편안을 '날강도 짓'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오태동 센터장은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을 활성화하고, 무분별한 분할 상장을 막을 수 있는 제도를 개선하는 등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리서치센터장 모두 정부가 추진중인 기업 밸류업프로그램이 국내 증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석모 센터장은 “기업들이 기업가치를 제고하도록 독려하고, 실제로 많은 기업들의 행동을 이끌어내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었다"고 판단했다. 유종우 본부장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은 주식시장 가치 향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다만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증시 유도를 위해선 상법 개정과 같은 세부 내용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소한 수급적으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시하는 의결권 및 소액주주의 감시 권한 강화가 주가에 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태동 센터장은 “주주의 의결권 강화 등 주주권리 강화가 국내 주식시장에 어느 정도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지 단정 짓기 어렵다"면서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나, 국내 기업 펀더멘털을 개선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 방안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종우 본부장은 “단기적으로 밸류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해당 제도는 기업의 성장 정책을 악화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것"이라면서 “양면 효과가 있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박희찬 센터장은 “인위적 조치는 반드시 긍정적 영향만을 동반하지 않는다"면서 “부작용 위험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하면서 기업의 유기적 성장과 주주환원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 변경이 모색돼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주가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위기의 K주식] ‘新 아메리칸 드림’… ‘국장’ 떠나는 개미들

국내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아메리칸 드림'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개인들의 순매도세가 강해지면서 코스피 거래대금은 줄어드는 반면, 미국 주식 보관금액 규모는 꾸준히 늘고 있다. 기업 밸류업 정책 등 국내 주식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미국 주식에 비해 떨어지는 수익률에 투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코스피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 규모는 10조64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월(8조8749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2월(11조3343억원)을 시작으로 내내 11조원 수준을 유지하다 6월 최고점(12조9650억원)을 기록했으나, 이후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코스피 상장주식 회전율도 8월에 올해 최저치(13.88%)를 찍었다. 줄어든 거래량만큼이나 개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개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3조501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기관 투자자(6조7275억원 순매도)의 약 두 배에 이르며, 외국인 투자자(21조2484억원 순매수) 동향과는 전혀 상반된 모습이다.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을 지닌 투자자 예탁금도 8월 29일 기준 약 53조원으로 작년 말(약 52조7000억원) 대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 증시를 향한 국내 개미들의 관심은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올 8월 말 기준 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미국주식 보관금액 규모는 858억달러(한화 약 114조9720억원)로 집계됐다. 미국 경기 둔화 공포, 미국 주식 주간거래 정지 사태 등 이슈로 7월(882억달러)보다는 감소했으나, 1월(647억달러) 대비해서는 대폭 확대됐다. 국내 증시 부흥을 위해 밸류업 등 여러 가지 정책이 시행되고 있으나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은 미국 등 해외로 이탈중인 것이다. 원인으로는 우선 국내 주식과 미국 주식 간 수익률 격차가 지목된다. 연초 이후 8월 말까지 코스피 지수 수익률은 0.17%에 불과했다. 반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수익률은 19.09%에 달한다. 기술주 중심으로 변동성이 큰 나스닥 지수는 19.96%를 기록했다. 밸류업 등 이슈가 있을 때마다 코스피가 오름세를 보여도 별다른 호재가 없을 때 곧장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등 중장기 투자 매력이 부재했던 것이다. 올 한 해 국내 증시를 이끌어갈 마땅한 테마가 없었다는 점도 지적된다. 인공지능(AI) 특수에 힘입어 국내 반도체 관련주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됐지만, 미국 엔비디아 등 일부 종목에 종속되는 모습을 보여 악재가 있을 때도 변동성이 컸다. 지난달 발표된 엔비디아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도 'AI 거품론'이 확산되며 국내 관련주 주가가 크게 빠졌다. 그나마 밸류업 수혜를 입는 금융·자동차 관련주가 성장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지수를 이끌어가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저평가 극복을 위해서는 개인 투자자를 위시한 국내 수급이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시장의 저평가는 국내 수급 부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 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는 수급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코스피 200의 주당순이익(EPS)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나 주가수익률(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역사적인 평균치를 하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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