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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팅에 ‘불 붙었다’…30% 폭등한 리게티 담은 ETF, 수익률 석권

양자컴퓨팅 기술 상용화 기대감이 확대되며 국내 증시에 상장된 관련 ETF 수익률이 급등했다. 특히 미국의 주요 양자컴퓨팅 기업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이들을 담은 국내 ETF 상품들이 한 주 새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K-ETF 랭킹에 따르면 지난 한 주(7월 14~21일)간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 ETF는 15.49% 상승하며, 레버리지형을 제외한 전체 ETF 중 수익률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PLUS 미국양자컴퓨팅TOP10'(11.36%)는 5위, 'KIWOOM 미국양자컴퓨팅'(10.43%)는 9위, 'KoAct 글로벌양자컴퓨팅액티브'(10.14%)는 13위 등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강세를 보였다. 이들 ETF는 모두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요 양자컴퓨팅 기업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대표적으로 리게티컴퓨팅(Rigetti Computing), 디웨이브퀀텀(D-Wave Quantum), 아이온큐(IonQ), Quantum Computing Inc(퀸텀 컴퓨팅), 알파벳(Alphabet) 등이 주요 편입 종목이다. 특히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의 경우 상위 4개 종목 비중만 60%에 달할 정도로 집중도가 높다. 최근 랠리는 리게티의 발표가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리게티는 16일(현지시간), 오류율을 절반으로 줄인 대형 모듈형 양자컴퓨터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히며 12.72달러에서 16.66달러로 하루 만에 주가가 31% 가량 상승했다. 여기에 디웨이브는 1분기 전년 대비 6배 증가한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아이온큐 역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며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디웨이브와 아이온큐의 주가는 올해 초와 비교해 각각 약 240%, 100%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양자컴퓨팅 테마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됐다. 키움자산운용이 가장 먼저 양자컴퓨팅 ETF를 출시했고, 올해 3월에는 신한·한화·삼성액티브자산운용 등 3~4개사가 일제히 신규 상품을 상장했다. CES 2025에서 양자컴퓨팅 부문이 공식 신설되며 관련 기술에 대한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양자컴퓨팅 기술은 여전히 상용화까지 시간이 필요한 단계로 평가된다. ETF 시장에서는 이를 차세대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잇는 '미래 기술 테마'로 분류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양자컴퓨팅이 암호 해독, 신약 개발, 금융 모델링 등 다양한 산업에 응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 성장성을 높게 본다. 다만 현재 대부분의 양자기업이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관련 ETF에 투자할 때는 기술 진척 속도뿐 아니라 개별 종목의 재무 구조와 기업 간 경쟁 구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고변동 종목 중심의 테마 ETF는 실적 발표나 기술 뉴스에 따라 단기간 큰 등락을 보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소수 종목에 집중하는 테마형 ETF는 빠르게 수익을 올릴 수도 있지만, 반대로 손실 위험도 크다"며 “기술 성숙도와 시장 내 경쟁 위치를 함께 살펴보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60만원 육박’ LIG넥스원 PER 과열…‘하향 전망’ vs ‘실적 모멘텀’

방산업체 LIG넥스원의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주요 증권사들이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주가가 목표주가 수준을 넘어서는 등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중장기 수출 모멘텀과 하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을 들어 현 주가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특히 비공개 수출 잔고 등 안정적인 수익원이 뒷받침되며 투자 매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시각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IG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 2일 종가 25만4000원에서 전일 59만1000원까지 133% 상승했다. LIG넥스원 주가는 지난 4월 22일 28만7500원으로 최저가를 기록한 후 지난달 27일에는 65만원으로 사상 최대치까지 치솟았다. 통상 기업의 현재주가보다는 증권가의 목표주가가 더 높다. 하지만 최근 LIG넥스원의 경우 목표가가 현재주가를 따라가는 현상이 이어졌다. 지난 4월까지는 LIG넥스원의 주가와 목표주가의 괴리가 크지 않았다. 당시 LIG넥스원 주가가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이후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목표주가와의 괴리가 확대됐다. 실제로 증권가가 제시한 LIG넥스원 목표주가는 1월~4월 30만원대, 5월~6월 40만원 안팎이었다. 반면 실제주가는 이미 5월 중순 40만원 후반을 지나 6월에는 50만원대, 이달에는 60만원대를 가볍게 넘어섰다. 최근 증권사의 투자의견 조정 리포트가 나오면서 주가는 조정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현재주가는 60만원을 육박하는 수준이다. LIG넥스원을 비롯한 방산 기업들 주가가 급등한 것은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고 방위산업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NATO 방위비 증액과 중동 간 갈등의 심화, 한국산 방산 무기의 해외 수출 확대 소식 등이 투자 심리를 크게 자극했다. 증권가는 LIG넥스원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빠른 주가 급등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LIG넥스원의 재무상태, 미래수익 전망, 시장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 현재 주가가 너무 비싸다는 분석이다. 현재 LIG넥스원의 2026년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33.8배 수준으로, 유럽 방산 업체 선행 PER 33.5배를 웃돈다. 현 주가에는 실적 기대치가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게 증권사들의 중론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전일 LIG넥스원의 상승여력이 부족하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KB증권 역시 '좋은 회사도 가끔은 좋은 주식이 아닐 수 있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LS증권도 같은 이유로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 천궁-II 추가 수출, 중동 L-SAM 수출, 미국 비궁 수출 등 다수의 수출 파이프라인을 확보했으나, 제품 특성상 수출 계약 체결에 긴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에 따라 2025년 하반기 수출 모멘텀 역시 부족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장 연구원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수출 이익률을 기록하면서 이익 추정치 상향이 발생하거나, 신규수출 계약 논의 진전이 확인되기 전까지 밸류에이션 부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기대되는 요인은 역시 실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미 확보한 수주잔고를 토대로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기대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주요 산업별 정기평가에서 주요 하반기에도 방산 기업의 매출 성장이 이어지고 높은 수준의 수익성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방산 기업들의 경우 현재 3~4년치 이상의 주주잔고를 확보하고 있고, 납품 스케줄상 올해 하반기에도 지속적인 물량 인도가 예정돼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한기평은 공정 진행 과정에서 선수금이 소진되고 운전자본부담이 다소 증가할 수 있으나, 납품 이후 원활한 잔금 회수를 통해 현금흐름이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보유한 수주잔고의 상당 부분이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한 양질의 물량들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은 LIG넥스원의 비공개 수출 잔고에 주목할 것을 추천했다. 이에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는 종전 46만원에서 74만원으로 61% 상향 조정했다. 이는 실적 추정치 상향을 반영한 결과로, 2027년 예상 주당순이익(EPS)에 글로벌 방산업체 평균 PER 28.8배를 적용해 산출한 수치다.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LIG넥스원의 다층방어 시스템 수출과 KAMD 체계 참여가 중장기 성장성을 뒷받침할 것이란 전망이다. 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 22조9000억원 중 내수 약 9조원, 천궁-II 수출 약 11조원을 제외한 약 3조원은 비공개 수출 항목"이라며 “해당 항목은 잔고도 잘 소진되지 않는 훈련탄, 창정비 등 반복 수요 발생 가능성이 높은 품목 위주로 구성돼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수출 실적의 기반을 안정적으로 다져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도우인시스 주가가 코스닥 상장 첫날인 23일 장 초반 공모가의 1.6배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40분 기준 도우인시스는 공모가(3만2000원) 대비 2만3200원(72.50%) 오른 5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직후에는 공모가보다 1.8배 높은 5만9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도우인시스는 2019년 세계 최초로 폴더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초박형 강화유리(UTG)를 출시해 주목받았다. 앞서 삼성전자의 'Z폴더' 스마트폰과 구글, 오포, 샤오미 등 주요 해외 브랜드에 해당 소재를 공급했다. 도우인시스는 지난 14~15일 이틀간 진행한 청약에서 664.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증거금으로 약 3조7202억원을 모았다. 앞서 같은 달 3~9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785.4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공모가는 희망 범위 상단(3만2000원)으로 결정됐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HDC현대산업개발은 22일 광명 제4R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채무에 대해 총 3909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HDC현대산업개발의 2024년말 기준 자기자본(3조1146억원)의 8.9%에 해당한다. 보증 대상 금융기관은 국민은행, 신한은행, IBK캐피탈 등이다. 해당 보증은 조합이 차입하는 2300억원의 대출에 대해 2760억원 규모의 보증한도를 설정하는 방식이다. 보증기간은 2025년 오는 28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날 이사회 결의를 통해 2025년 2분기 보통주 1주당 19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총 배당금은 683억8614만원으로, 시가배당률은 0.39%다. 배당 기준일은 2025년 6월 30일이며, 배당금 지급 예정일은 8월 5일이다. 이번 배당은 정기 주주총회 없이 이사회에서만 의결됐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동부건설이 베트남 건설부(MOC)와 '베트남 미안타운–까오방 도로 건설사업'에 대한 단일판매·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1104억8824만원으로, 최근 매출액의 6.54%에 해당한다. 이번 사업은 베트남 까오방시 일대에서 시행되며, 총 연장 26.6km, 총 폭 17m의 4차선 도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본선 17개소와 램프 1개소, 교량 18개소(연장 4.05km)가 포함돼 있다. 한화오션은 전일 미주 지역에서 진행되는 LNG선 1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상대는 계열사인 한화필리조선소(Hanwha Philly Shipyard, Inc.)이며, 계약금액은 3480억원이다. 이는 최근 연결기준 매출액(10조7760억원)의 3.2%에 해당한다. 계약 기간은 2025년 7월 21일부터 2028년 1월 31일까지이며, 공사 진척도에 따른 수금 조건이 포함돼 있다. 이번 계약에는 선급금 지급 조건도 포함됐다. 한화오션은 해당 계약금액이 2025년 7월 21일자 매매기준환율인 1달러당 1391.90원을 적용해 산출됐으며, 공사진행 과정에서 최종 정산 금액은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증권사, 25년간 ‘맨날 사라’…“이럴 거면 투자의견 왜 보나”

국내 증권사에서 '매수 의견'을 담은 애널리스트 보고서 비중이 지난 25년간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의견이 바뀌는 경우도 매우 드물어 '투자 의견' 무용론마저 제기된다. 2020년부터 5년간 발표된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투자 의견을 보면, 매수와 적극 매수 의견 비중이 93.1%에 이르는 걸로 나타났다. 매도 의견은 0.1%에 불과했다. 사실상 대부분 리포트는 '사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매수 의견 비중이 높은 건 외국계 증권사도 비슷하지만 한국은 그 정도가 심한 편이다. 22일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발표한 '애널리스트의 낙관적 편향' 보고서에 따르면, 매수와 적극 매수 의견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5년간 꾸준히 늘었다. 2000년대에 67%였던 매수 의견 비중은 2010년대 89%, 2020년대는 93%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투자 의견이 바뀌는 경우는 전체 2.5%에 그쳤다. 투자 의견이 상향 또는 하향으로 바뀐 경우는 2000년대 5.6%에서 2020년대 2.5%로 줄었다. 김준석 연구위원은 “애널리스트 투자 의견이 대부분 매수 의견이고 변경되지도 않는다면 투자 의견 무용론이 제기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외국계 증권사도 매수 의견이 더 많은 건 맞지만, 보유나 매도 의견 리포트도 적지 않다. 금융투자협회 공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외국계 증권사 11곳의 국내 지점은 매수 의견이 절반을 조금 넘긴 59.9%였다. 보유 의견 29.3%, 매도 의견 11.2% 수준으로 투자 의견을 냈다. 국내 증권사 31곳은 평균적으로 투자 의견 10건 중 9건이 매수 의견인 것과 견줘 해외 증권사는 보유나 매도 의견도 40% 정도 분포해 있다. 애널리스트의 낙관적 편향은 투자 의견뿐만 아니라 목표 주가에서도 드러난다. 목표 주가는 통상 1년 뒤 적정 주가를 추정치로 제시하는데, 실제 1년 뒤 주가는 해당 목표에 이르지 못해 예측 오차가 크게 벌어졌다. 2021년 이후 애널리스트의 목표 주가를 기준으로 볼 때, 예상 수익률은 36.8%였지만 실제 수익률은 -2.9%에 불과했다. 예상 수익률에서 실제 수익률을 뺀 예측 오차는 39.7%였다. 김 연구위원은 “목표주가 예측오차에서 관찰되는 낙관적 편향의 추세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분석했다. 애널리스트 투자 의견이 매수로 쏠리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이해상충 가능성이다. 애널리스트도 증권사 직원인 만큼 증권사의 수익 창출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애널리스트의 분석 대상이 되는 기업 대부분은 증권사 고객이기 때문에 함부로 부정적 의견을 내기 어렵다. 김 연구위원은 애널리스트의 이해상충 요소 중 중개 업무가 가장 강하게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세미나 등 중개 업무에 관한 지원 활동이 애널리스트 성과 평가에 중요하게 반영되고, 애널리스트 경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베스트 애널리스트 선정도 기관투자자 평가에 좌우된다. 김 연구위원은 “결국 애널리스트 업무가 중개 업무에 종속되어 중개 업무 성과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보의 편향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5년간 발표된 전체 투자의견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증권사의 중개 업무 수익성이 높아질수록 매수 의견이 제시될 확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규모, 성장성, 업종 등 다른 조건이 모두 같다고 가정한 뒤 분석했다. 금융당국도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신뢰성을 제고하고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몇 차례 개선을 시도했다. 2023년 4월 금융감독원은 '매수 일색'인 증권사의 종목 리포트 관행을 개선하려고 '리서치 관행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업계 의견을 수렴해 애널리스트 조사 분석 업무와 영업 부문 간 연계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 등이 개선안에 담겼다. 독립 리서치사를 제도권 안에 끌어들이는 방안도 함께 추진했다. 그러나 별다른 소식 없이 활동 기간이 끝났다. 2017년에도 리서치 관행 개선을 위한 협의체를 꾸렸지만 흐지부지됐다. 김 연구위원은 “애널리스트의 낙관적 편향이 20년 이상 지속해서 누적, 고착화하고 있다"며 “애널리스트의 객관성, 독립성을 확보하고 이해상충을 예방하고자 하는 제도 개선의 취지를 살릴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자고 일어나면 새 규제’ 쏟아지는 지배구조 발의안…상장사 “어쩌란 말이냐”

새 정부 출범 이후 지배구조를 겨냥한 입법 드라이브가 속도를 내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새 법안이 나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이달 초 상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데 이어,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임 확대,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 등 후속 입법이 줄줄이 발의되고 있다. 상장사들은 정관 개정부터 경영권 방어 전략 재설계까지 전방위적 대응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책 당국은 '소액주주 권익 보호'를 내세우지만, 기업들은 “법안은 쏟아지는데 구체적인 기준조차 없다"며 혼란을 호소하고 있다. 이달 9일부터 17일까지 단 일주일 남짓한 기간 동안 국회에 발의된 상법 개정안만 7건. 이 중 자사주 소각 관련 법안만 3건(김남근·김현정·차규근 의원안)에 달하고, 권고적 주주제안 제도(이소영), 집중투표제 및 감사위원 전원 분리선임(신장식) 등을 담은 발의안도 나왔다. 특히 자사주 소각 기한만 해도 법안마다 6개월~3년으로 제각각이다. 이달 15일 공포된 1차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모든 주주'로 확대하고, 감사위원 선임 시 사외이사 여부와 관계없이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전자주총 의무화,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 독립이사 비중 1/4→1/3 상향 등도 함께 담겼다. 시행 시점은 공포 즉시부터 2027년까지 항목별로 순차 적용된다. 문제는 이 같은 입법 러시에 기업들의 실무 대응 역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조항은 “모든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라는 추상적 문구가 핵심인데, 이를 정관이나 내부 규정에 어떻게 반영할지 몰라 현장에서는 해석 혼선이 크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관련 세미나는 연일 매진 행렬이다. 서울대 금융법센터가 29일 개최하는 '이사 충실의무 실무 쟁점' 세미나는 공지와 동시에 조기 마감됐고, 같은 날 한국상장회사협의회의 설명회도 250석 전석이 순식간에 채워졌다. 삼일PwC, 법무법인 세종, 광장 등 회계법인과 로펌도 잇따라 웨비나와 설명회를 열고 기업 대응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있다. 혼란의 중심에는 '자사주 소각' 문제가 있다. 자사주를 모두 소각할 경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3분의 1 이하로 떨어질 수 있는 기업이 기존 776곳에서 871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자사주 활용 전략도 급변하고 있다. 실제 2025년 상반기 자사주 소각 규모는 15조5000억원으로, 이미 작년 전체(13조9000억원)를 넘겼다. 같은 기간 자사주 매입은 9조5000억원, 자사주 처분은 1조20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5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자사주를 활용한 EB(교환사채) 발행 규모는 620억원에서 1조원을 넘기며 폭증했다.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자사주를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6일 롯데지주는 자사주 1477억원어치를 롯데물산에 넘겼고, 이달 2일 진양제약은 2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창업주에게 처분했다. 입법 논의는 상법을 넘어 자본시장법까지 확장되고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M&A 시 의무공개매수제 부활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소액주주 신주 우선배정 의무화 △합병 시 공정가액 외부평가 및 이사회 의견서 공시 의무화 등도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유사 법안을 제출하면서 국회 논의는 당분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한 관계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현실과 괴리된 입법 속도전에 기업들이 따라가지를 못하는 상황"이라며 “정책 목표와 실무 사이의 간극을 좁힐 조율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주주가치 제고하니 신용도 올라…한일현대시멘트, 합병효과에 무보증사채 ‘상향검토’

합병을 앞둔 한일현대시멘트(한일시멘트 자회사)가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상향검토 대상에 올랐다. 합병이 정상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A+인 모회사 한일시멘트 신용등급이 한일현대시멘트 발행 채권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주주가치 제고가 경영계 주요 이슈로 떠오르는 가운데, 모자회사 합병으로 중복상장 구조를 해소하자 즉각적으로 신용도가 개선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22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한일현대시멘트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Watchlist(상향검토) 대상에 올렸다. 양 기관의 상향검토 결정은 한일현대시멘트가 발행한 무보증사채가 합병 완료 후 A+ 등급의 한일시멘트로 이관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것이다. 앞서 지난 17일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합병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양사의 합병은 한일현대시멘트 주주들에게 존속회사인 한일시멘트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합병 비율에 따라 한일현대시멘트 보통주 1주당 한일시멘트 보통주 1.0028211주가 배정된다. 합병기일은 11월 1일이다. 양사는 합병의 목적으로 △경영효율성 극대화 △규모의 경제 달성 및 시장점유율 증대 △중복상장 구조 해소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 등을 제시했다. 특히 건설경기 침체와 업계 내 경쟁 심화에 대응해 중복 투자를 줄이고, 자산 및 인프라 통합을 통해 경영 효율성과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한일시멘트는 지난 2017년 사모펀드 LK투자파트너스와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SPC) HLK홀딩스를 설립해 당시 현대시멘트를 인수한 바 있다. 이후 2020년에는 HLK홀딩스를 흡수합병하며 현대시멘트를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이번 합병을 통해 한일시멘트는 보유 중인 한일현대시멘트 지분 77.78%를 완전히 흡수하게 된다. 회사 측은 “두 법인의 자산과 생산설비, 물류 인프라를 통합해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비용 절감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용평가사들은 합병 이후 추가적인 규모의 경제 실현, 영업, 생산 등 경영 전반의 효율성 제고 등이 가시화될 경우 사업경쟁력 및 수익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강성모 한신평 연구원은 “합병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한일현대시멘트가 발행한 무보증사채가 한일시멘트로 이관될 예정"이라며 “합병존속회사인 한일시멘트의 신용도를 감안해 한일현대시멘트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상향검토 대상에 올린다"고 설명했다. 나신평 역시 유사한 판단을 내렸다. 한일시멘트로의 합병이 확정되면, 기존에 한일현대시멘트 명의로 발행된 회사채의 채무 주체가 A+ 신용등급을 보유한 한일시멘트로 변경될 예정인 만큼, 등급 상향 가능성을 반영해 무보증사채를 상향검토 대상으로 등재했다. 나신평은 이와 함께 향후 출하량 및 시멘트 단가 변동과 높은 설비투자 부담에 따른 자금소요와 차입 규모의 변화, 현금창출력 추이 등을 주요 모니터링 요소로 제시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합병 이후 최대주주인 한일홀딩스의 지분율이 63.5%에서 59.8%로 소폭 하락하나, 지배력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권준성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향후 영업수익성 확대와 현금창출력 개선이 가시화되거나, 시장점유율 확대 등 우호적인 사업환경이 조성될 경우 한일시멘트의 신용등급 상향을 검토할 수 있다"며 “또한 사업 및 재무안정성 측면에서 뚜렷한 개선 흐름이 확인될 경우 역시 등급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현대건설, ‘옹벽 붕괴사고’ 압수수색 소식에 ↓

현대건설 주가가 22일 장초반 약세다. 경찰이 오산시 가장동 고가도로 옹벽 붕괴 사고와 관련해 강제수사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1분 현재 현대건설은 전 거래일 대비 4.17% 하락한 6만7850원에 거래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오산시청과 현대건설 등에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옹벽 설계와 시공, 해당 고가차도와 옹벽 등 시설물 유지관리, 안전점검 내용 등의 자료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LIG넥스원, ‘밸류에이션 부담’ 증권가 전망에 4% 하락

LIG넥스원이 22일 장 초반 약세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지속된다는 증권가 전망에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20분 기준 LIG넥스원은 전 거래일 대비 2만6000원(4.13%) 내린 60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리포트에서 LIG넥스원에 대해 신규 수출 계약 논의 전까지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다며 투자 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IG넥스원의 내년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33.8배지만, 유럽 방산업체의 평균이 33.5배임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2025년 하반기 수출 모멘텀 역시 부족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수출 이익률을 기록하면서 이익 추정치 상향이 발생하거나 신규 수출 계약 논의 진전이 확인되기 전까지 밸류에이션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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