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를 돈을 주고 파는 '마이너스 전기가격'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지난 1일 제주도 재생에너지 전력 신시장이 처음 열린 날부터 마이너스 전기가격이 등장했다. 마이너스 전기가격은 수요보다 넘치는 재생에너지 공급량을 조절하기 위해 나타나도록 설계됐다. 4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하루전 재생에너지 전력시장에서 3시간 동안 제주도 전력도매가격(SMP·계통한계가격)이 킬로와트시(kWh)당 마이너스 75.58원으로 나타났다. 마이너스 전기가격이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전력을 팔면 kWh당 75.58원을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 1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마이너스 전력가격이 나온 이유는 주말에다 태양광 발전량이 많이 나오는 시간대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은 토요일로 주말이라 전력수요량이 평일보다 줄어든다. 실제로 지난 1일 11~12시 동안 전력수요는 542메가와트(MW)로 월요일인 3일 같은 시간대 전력수요 578MW와 비교할 때 6.2%(36MW) 적다. 게다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는 햇빛이 쨍쨍해 태양광 발전량이 많이 나오는 시간대와 겹친다. 전력수요량은 줄고 태양광 발전량은 넘치니 마이너스 전기가격이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마이너스 전기가격이라도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손해를 보고 전기를 파는 건 아니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SMP만으로 거래하는 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도 거래하기 때문이다. 즉 SMP가 마이너스라도 REC 가격이 마이너스 SMP 가격보다 절대값이 크다면 전기를 팔아도 손해는 아니다. 예컨대 SMP가 kWh당 마이너스 75.58원이라도 REC를 kWh당 85.58원 가격에 팔 수 있다면 재생에너지 사업자는 kWh당 10원 가격으로 전기를 팔 수 있다. 실제로 전력거래소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최소 2개월 전 REC 현물시장 가격의 절대값까지 마이너스 입찰가격을 제출하도록 허용했다. 전력거래소는 지난 1일부터 제주도에서 시범사업으로 재생에너지 하루전시장과 실시간 시장을 개설했다. 하루전시장이란 발전하기 전날 한시간 단위로 발전량을 거래하는 시장이고 실시간 시장은 발전 당일 15분 단위로 발전량을 거래하는 시장을 말한다. 본래 한국전력공사와 전력거래소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발전을 하면 무조건 전기를 사줬다. 하지만 제주도에서 열린 시장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도 입찰경쟁에 참여하도록 했고 시장원리에 따라 전기를 거래하도록 했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전기를 생산해도 입찰에 떨어지면 전기를 팔 수 없게 된 것이다. 전력거래소는 제주 시범사업 관련 주요 질문과 답변(Q&A)에서 마이너스 전기가격에 대해 “전기는 공급과 소비가 매 순간 일치돼야 한다. SMP는 소비에 맞춰 공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며 “최근에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증가해 재생에너지 전력공급이 모두 소비되지 못하고 있다. 이 경우 마이너스 SMP까지 가격이 낮아져서 공급을 줄이고 소비를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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