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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에너지, 경산시 1호 수소충전소 오픈

대성에너지(대표이사 박문희)는 지난 8일 경북 경산시 와촌면 하양로 335에 위치한 '경산·하양 수소충전소'에서 개소식을 개최하고, 경산시 1호 수소충전소의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소식은 대성에너지와 수소에너지네트워크(하이넷)가 공동 주관했다. 경산시 김동필 경제환경국장 및 관련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수소충전소 개소를 축하하고 충전소 시설을 관람하며 수소 사회 전환에 대한 기대를 함께 나눴다. '경산·하양 수소충전소'는 대구·경북권 수소 충전 인프라 확장을 위한 주요 거점으로, 시간당 25kg의 처리용량을 갖추고 하루 승용차 60대 충전이 가능한 설비로 구축됐다. 이동식 튜브 트레일러로 수소를 공급받아 고압 압축 및 저장한 뒤, 70MPa 압력으로 수소차에 충전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대성에너지가 직접 운영을 맡는다. 박문희 대성에너지 대표이사는 “이번 경산·하양 수소충전소는 대성에너지가 구축한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의 또 다른 이정표"라며 “앞으로도 대구·경북 전역의 수소 네트워크 확산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대성에너지는 성서, 관음 수소충전소 운영을 통해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편리한 수소 충전 서비스 제공하며 향후 경산시와 함께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과 수소차 보급 확대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기후에너지부’냐, ‘기후에너지환경부’냐…이번주 윤곽 나올 듯

기후에너지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중 어떤 부처가 이재명 대통령의 기후에너지 전담 부서가 될지 이번주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부에서 에너지 부문의 분리가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환경부 전체와 합쳐질 것인지 아니면 일부와 합쳐질 것인지가 관건이다. 에너지업계에선 환경부로 흡수될 시 산업진흥보다는 규제가 우선시 될 수 있다며 다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정기획위원회는 오는 13일 정부 조직개편안을 포함한 이재명 정부 5년의 국정운영 청사진을 발표하고 활동을 마친다. 13일 발표되는 정부 조직개편안에는 기후에너지부 혹은 기후에너지환경부 관련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도 지난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후에너지부와 관련해 “8월 15일 이전에 정리하는 시기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에너지 부문이 산업 부문과 분리된다면 1993년 상공부와 동력자원부가 합쳐져 상공자원부가 만들어진 이후 32년 만에 처음으로 분리되는 것이다. 현재 기후와 에너지를 다루는 부처로 '기후에너지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2가지 안이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산업부의 에너지 부문과 환경부의 기후 부문을 합쳐 새 부처를 만들고, 산업부와 환경부는 존치된다. 다만 산업부와 환경부는 핵심 부문이 떨어져 나가는 만큼 조직 축소는 불가피하게 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환경부가 산업부의 에너지 부문을 흡수하는 개념으로, 한해 예산만 20조원이 넘는 초대형 부처로 탄생하게 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에너지부 모두 부총리급으로 격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국정위에서는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가 부처 신설을 부담스러워 하고, 핵심 국정과제로 정한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에너지 전환 등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관련 부처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 측면이 있어 국정위가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최우선 안으로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재편이 이뤄지면 에너지산업 진흥에 지장을 줄 수 있고, 에너지안보도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석유, 가스, 석탄 에너지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환경 규제 부처에서 다루면 관련 산업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통계연보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일차에너지소비량 가운데 화석연료 비중은 석유 38.8%, 석탄 23.8%, 가스 18.9% 등 총 81.5%로 여전히 압도적이다. 또한 탄소감축 정책을 앞세워 화석연료 수입을 줄이거나 확보 노력을 느슨하게 하면 예상치 못한 지정학 갈등 등으로 수급안정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대표적으로 유럽연합(EU)은 탄소중립을 위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화석연료 수급은 러시아에만 의존을 하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스가격이 폭등해 에너지대란을 겪기도 했다. 한국재생에너지산업발전협의회는 지난 6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추진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환경부에서 에너지 정책을 흡수하는 식으로 가는 것은, 산업부에서 에너지 문제를 다루는 현행 체계보다 후퇴하는 것"이라며 재생에너지업계 조차 과도한 환경 규제를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기후 위기 대응과 에너지 정책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로서 기후에너지부를 새로 구성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기후 위기에 따른 에너지·산업 전환 문제는 환경 에너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환경은 규제 중심으로, 에너지는 산업 지원 중심으로 가다 보니 (정책이) 충돌한다"며 기후에너지부 신설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원자력에너지의 조화

강현국 미국 렌슬러공대 기계항공원자력공학과 교수 최근 몇 년간 전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발전시설을 대거 확충하였다. 물론 우리나라도 여러 정부에 걸쳐서 재생에너지 확보 정책을 추진하여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크게 늘였다. 이것은 환경적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에너지안보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고 바람직한 방향이다. 재생에너지는 국내 자급 에너지이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처한 에너지 섬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생에너지가 단독으로 이상적인 에너지원이 되기는 어렵다. 바람과 햇빛에 의존하는 특성상 에너지 안정성 면에서 간헐성을 가질 수 밖에 없고,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지형적 특성상 동서 방향으로 폭이 좁아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이 전국에 걸쳐 거의 동일하며, 비슷한 기상조건에 한꺼번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간헐성을 재생에너지만으로 독자 조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결국 재생에너지가 자급에너지이자 무탄소에너지로서 우리에게 유용한 가치를 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마음대로 출력조절이 가능한 보완 에너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유연한 출력변동을 통해 이런 공백을 메워주는 역할을 하는 가장 이상적인 현존하는 에너지원은 수력이다. 수문개방을 조절함으로서 쉽게 출력조절을 할 수 있고 이에 따른 부작용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피오르드 절벽에서의 수력발전이 서유럽 전력망의 안정성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아도 쉽게 알 수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재생에너지 활용이 증대됨에 따라 전력망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 졌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가용한 물자원이 한정적이므로 댐의 역할이 주로 식수와 용수를 조절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양수발전 용량도 제한적이어서, 전력망의 수요 공급 간격을 메워주는 유연 발전 역할은 주로 가스터빈 발전소가 수행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화석연료 기반 유연 발전원은 이산화탄소 발생 저감과 기후변화 방지라는 재생에너지 활용의 큰 이점을 상쇄시키기 때문에 재생에너지의 이상적인 파트너라 하기는 어렵다. 정부가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의 병행정책을 표명함에 따라 원자력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보완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대형 원전들은 상대적으로 기저전력 공급에 주력하였기 때문에 이런 변동성 보완에서는 그 역할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의 원리상 원자로는 상당히 이상적인 유연 발전원이다. 전력생산이 더 필요하면 발전기를 더 돌리고,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에너지를 터빈이 뽑아가게 되어 원자로 내의 온도가 내려가게 되는데, 원자로의 출력은 온도 변화에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으므로, 결국 자동으로 출력이 조절되는 효과가 있다. 출력을 줄여야 하는 경우에는 그 반대의 원리로, 에너지를 덜 뽑으면 자동으로 원자로 출력이 줄어드는 제어가 된다. 그러면 지금 가동 중인 원자로를 왜 출력제어에 적극 활용하지 않고 매우 제한적으로만 사용하는 것일까? 그것은 경제성 때문이다. 원자력 발전에서는 매우 적은 양의 핵연료만을 사용하므로 발전원가 중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다. 대개 20% 이하다. 즉 원자로 출력을 줄여서 발전량을 줄여도 운전에 드는 비용을 별로 줄지가 않는 것이다. 그에 비해 가스터빈 발전소에서는 연료비가 발전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그동안은 대형 원전을 설계할 때에 전출력 24시간 발전을 기본으로 하고, 연료비 절감이 큰 가스터빈 발전소를 주로 활용하여 출력조절 역할을 해 왔던 것이다. 프랑스나 독일처럼 원자력을 전력망 제어용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출력조절 운전이 용이하도록 설계를 한다. 미국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상황인데, 대부분의 기존 원전이 전출력 운전위주로 설계되어 있어서, 원자력을 활용한 전력망 조절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기와 수소 병행 생산 시스템을 개발하여 전기가 덜 필요할 때는 원자력 에너지를 수소 생산에 활용하는 것을 시험 적용 중 이다. 물론 현재 우리나라에서 개발하고 있는 혁신형SMR(i-SMR)은 출력조정을 통한 전력망 안정성 확보가 중요해진 현재의 요구조건에 맞추어 출력조절 기능을 가지도록 설계되었는데, 분당 5%의 조절이 가능하여 세계최고 수준의 출력조절 능력을 가질 예정이다. 비단 출력을 직접 줄이는 것 뿐만이 아니라 미국에서의 경우처럼 수소나 다른 유용한 물질 생산에 에너지 활용을 병행하도록 하면 원자력 에너지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이상적인 파트너가 될 것이다. 그리고 한국수력원자력에서 개발 중인 SSNC (카본생산 넷 제로 스마트 시티) 개념은 원자로와 재생에너지를 축으로 에너지 자급자족을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무탄소 에너지원인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에너지의 조화를 이루게 된다. 이렇게 되면 국내에서 생산 및 공급하는 에너지원으로서 에너지 안보차원에서도 이상적인 조합이 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의 근간을 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원자력은 경직성 전원이라는 선입관을 버리고 재생에너지의 최적 파트너라는 것을 인식하여 어떻게 더 좋은 조합을 만들어낼 지를 연구할 때다. 강현국 렌슬러공대 기계항공원자력공학과 교수

이번주 극한폭염 주춤…남부지방 비 전력수급 변수

이번주부터 기온이 소폭 하락해, 극한폭염이 주춤할 전망이다. 전력수급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남부지방에 내리는 비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구름이 햇빛을 가리면서 남부지방에 태양광 발전이 일부 발전을 멈출 수 있어서다. 10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오는 11일 전국은 대체로 흐린 가운데 오전(09~12시)부터 저녁(18~21시) 사이 남부지방(전북북부와 경북중.북부 제외)에 비가 내린다. 12일에도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오전(06~12시)에 전북남부에 가끔 비가 온다. 전국이 흐린 날씨는 13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11~12일 예상 강수량은 △전남해안 20~80mm △광주.전남내륙 10~60mm △전북남부 5~40mm △부산.경남남해안 20~80mm △울산.경남내륙 10~60mm △대구.경북남부 5~40mm 등이다. 전국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는 무더위는 계속되겠지만, 적어도 35℃(도)를 넘는 극한폭염 수준을 아닐 것으로 예보됐다. 또한, 밤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도 사라지고 있다. 11~13일 각각 예상 전국 최저·최고기온은 11일 19~25도·26~32도, 12일 20~25도·27~33도, 13일 21~26도·26~31도이다. 날씨가 풀리면서 전력당국 입장에서는 올여름 최대전력수요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8월 둘째 주를 잘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10일 올여름 최대전력수요가 '8월 둘째 주 평일' 오후 5∼6시께 9만4100∼9만7800메가와트(MW) 범위까지 오를 것이라 예상했다. 9만7800MW가 실제로 나타나면 이는 역대 가장 높은 최대전력수요 수치다. 다만, 남부지방에 절반 넘게 몰린 태양광의 활약 여부가 변수다. 올해 가장 높은 최대전력수요를 기록한 지난달 8일을 보면, 13시 기준으로 최대전력수요가 태양광 상쇄량을 반영하지 않을 시 10만MW를 넘어섰다. 하지만 당시 1만4000MW 규모 수준의 태양광이 최대전력수요를 상쇄하면서 전력수요는 8만6000MW에 머물렀다. 저녁 시간대에 태양광 발전량이 줄기 시작하면서 당일 18시 기준으로 최대전력수요는 9만5675MW를 기록했다. 즉 날씨뿐만 아니라 태양광 발전량도 최대전력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남부지방 태양광의 활약 여부에 따라 최대전력수요가 높게 나타날 가능성은 존재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정부 오락가락 정책에 혼동만 가중되는 가스산업

정부의 이중적 태도에 가스산업이 혼란을 겪고 있다. 정부는 사실상 최상위 에너지정책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앞으로 가스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관세협상 일환으로 LNG(천연가스)를 대거 수입하기로 하면서 도대체 뭐가 맞는 것이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상황이 정부도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평가하며, 정부 차원의 장기 수급계획을 세우지 말고 시장에 알아서 수급을 맡기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0일 가스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안에 16차 장기천연가스수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 계획은 2025년부터 2038년까지의 국가 수급계획을 담고 있다. 따라서 원래는 2024년까지 수립이 완료돼야 하는데, 이보다 상위정책인 11차 전기본 확정이 올해 3월로 늦어지면서 가스수급계획도 늦어진 것이다. 그런데 장기천연가스수급계획이 당초 예상보다 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큰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가 미국 트럼프 정부와 관세협상 일환으로 향후 4년간 1000억달러, 연간 250억달러의 미국산 에너지를 수입하기로 했는데, 대부분이 LNG로 예상돼 당초 기존 정책대로 수입량을 줄여야 할지, 아니면 관세협상을 반영해 반대로 수입량을 늘려야 할지 명확치 않은 것이다. 2024년 기준 우리나라가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LNG는 약 564만톤이며, 수입단가는 톤당 548.6달러이다. 2024년 대미 에너지 수입액은 232억달러로 연간 18억달러가 늘어난다. 이를 기준으로 늘어나는 수입액 18억달러를 LNG로 환산하면 약 328만톤이 된다. 단순 계산하면 미국산 LNG 수입량은 거의 900만톤에 이르게 된다. 이 물량은 단순히 4년간만 수입하는 게 아니라 최소 10년 이상 길게는 20년가량 수입될 가능성이 있다. LNG 계약은 기본적으로 10~20년 장기로 체결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물량이 잉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LNG발전량은 2023년 157.7TWh에서 2035년 101.1TWh, 2038년 74.3TWh로 대폭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발전용 천연가스는 국내 총수요의 절반을 차지한다. 여기에 도시가스 수요도 줄고 있고, 민간 직수입 물량도 늘고 있어 가스공사의 판매량은 갈수록 줄고 있다. 실제로 가스공사 판매량은 2022년 3839만7000톤을 정점으로 2023년 3464만2000톤, 2024년 3412만5000톤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올해 상반기에는 1889만5000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3.7% 늘었다. 가스공사로서는 판매량이 줄고 있는 상황이고, 11차 전기본에서도 소비량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돼 향후 발생하게 될 잉여물량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에 빠진 상태로 알려졌다. 잉여물량을 해외로 재판매 할 수 있긴 하지만 이것도 쉽지 않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태국, 심지어 중국까지 아시아 국가 대부분이 미국과 관세협상 일환으로 LNG를 대거 구매했기 때문이다. 공기업인 가스공사는 큰 문책을 받을 수도 있다. 정책적으로는 LNG 수요가 줄 것으로 예측했는데, 가스공사는 반대로 수입을 늘려 잉여물량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의 관세협상 때문에 발생한 일이긴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 오히려 이를 빌미로 감사 등을 받는 일이 이전에도 종종 일어났다. 전문가들은 이제 정부의 장기 수급계획을 폐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관세협상이나 지정학 갈등 등 전혀 예상치 못한 변수가 계속 발생하면서 10년 이상의 수급계획이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대신에 미국 등 주요 선진국처럼 정부는 단기, 중기, 장기 에너지전망치를 내놓고 시장에 자율적으로 수입을 맡기도록 하는 방안이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7월 11일 열린 KOGAS포럼에서 에너지경제원장과 한국자원경제학회장을 역임한 에너지 전문가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법적 계획이 만들어지고, 가스공사 같은 공기업은 현실적이지 못한 계획에 구속돼 현실적이지 못한 경영계획을 세우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며 “법적 계획의 경직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아웃룩(전망)화하고, 법적 구속력이 필요 없도록 해야 한다. 특히 가스공사 등 공기업에 독립적인 수요 전망을 하게 하는 등 유연하게 하는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가스업계 전문가는 “정부의 장기수급계획 정책은 수명을 다했다고 본다. 탄소중립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고, 러-우 전쟁이나 이-팔 전쟁처럼 또 어떤 큰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는데, 무수한 변수를 제외한 채 세우는 수급계획이 무슨 의미가 있나. 또 그 수급계획에 공기업과 민간기업까지 줄 세우는 게 제대로 된 것인지 모르겠다"며 “에너지전망 체제로 가고, 수급은 시장에 맡기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이원희 기자의 기후兵法] 정부의 재생에너지업계 눈치보기?…전력시장 개편, 호남부터 시범 도입 가능성

전력당국이 재생에너지 발전도 화력, 원자력 등 다른 발전원과 같은 전력시장에서 경쟁토록 하는 재생에너지 입찰제도의 도입을 앞두고 시장 눈치보기에 들어가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제주도에서 시범사업으로 시작된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는 당초 올해부터 전국(육지)으로 확대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함께 탄핵 이후 정권 교체기를 거치면서 전력시장 개편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전력시장 개편 이야기는 지난 2001년부터 나왔지만, 20년 넘게 시간이 흘러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도 전력시장 개편은 탄력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재생에너지 업계가 전력시장 개편을 반기지 않아서다. 이에 재생에너지 입찰제도가 전국 확대가 아닌 호남 지역에 일부 시범사업으로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9일 재생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내년 정부의 재생에너지 입찰제도 시범사업이 당초 계획한 전국 단위가 아닌 호남 일부 산업단지부터 진행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제주도에서 시범 사업 중인 재생에너지 입찰제도가 사업자들의 가격 등을 어떻게 조정할지 확실히 정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내년 시범사업이 전국 확대보다는 호남 일부 산업단지 단위에서 진행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란 재생에너지가 다른 발전원과 같은 전력시장에서 가격 경쟁을 하도록 구간별 입찰을 거쳐 시장에 들어오게 하는 제도다. 설비용량 1메가와트(MW) 이상 참여가 가능하고 3MW 이상은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1MMW 이하는 가상발전소(VPP)로 조건에 맞춰 대용량으로 묶이면 들어올 수 있다. 아직 재생에너지 입찰제도의 구체적인 가격 결정 구조가 정해지지 않았는데 전국으로 확대하기는 정부로서 부담스럽지 않겠냐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시범사업 전국 확대서 호남 일부 지역으로 축소에 대해서는 “검토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는 한시간 단위로 하루 전에 가격 및 물량을 정하는 하루전시장과 15분 단위로 실시간으로 정하는 실시간 시장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예비력 시장이 실시간 시장에서 놓친 전력수요를 채우는 역할을 한다. 해당 시장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수요보다 많으면 마이너스 전력가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본래 현재 육지 전력시장에서는 재생에너지는 다른 발전원과 가격경쟁을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변동비반영시장(CBP)으로 연료비가 저렴한 에너지원부터 생산하는 구조다. 즉 재생에너지는 햇빛과 바람으로 발전하므로 연료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전력시장에서 재생에너지부터 무조건 구매해주고 시작한다. 그 다음으로 연료비가 저렴한 원전,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순으로 전력을 구매한다. 전력가격은 LNG 등 가장 비싼 발전원인 계통한계가격(SMP)으로 결정된다. 즉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도 LNG 사업자가 전력을 판매한 가격대로 전력을 판매할 수 있는 구조다. CBP의 문제는 재생에너지가 늘어날수록 시장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제각각인 간헐성이라는 특징이 있다. 예컨대 봄철 주말에 전력수요는 적으나 태양광 발전량이 지나치게 많을 수 있다. 전력계통망은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으면 설비에 고장이 발생, 대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럴 때를 대비해 전력당국은 재생에너지 발전에 대한 가동중단(출력제어) 조치를 취하게 된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를 중심으로 한 전력시장 개편을 한다면 별도의 출력제어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시장 논리에 따라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재생에너지 입찰제도에서는 마이너스 전력가격이 발생할 수 있으니 재생에너지 사업자는 돈을 내고 전력을 팔아야 한다. 이에 출력제어를 대신해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알아서 발전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마이너스 전력가격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에게 사실상 출력제어 조치와 비슷하다고 평가받는다. 아직까지 마이너스 전력가격이 재생에너지 사업자에게 어떤 가격 변화를 가져올지는 불확실하다. 예컨대 현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시장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한국전력과는 SMP로, 발전공기업 등과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EC) 가격으로 20년을 같은 가격으로 고정가격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SMP는 킬로와트시(kWh)당 80원, REC 가격은 50원에 계약했다면 총 전력판매가격은 130원이 된다. 그러나 만약 재생에너지 입찰제도에 따라 특정 시간대에 SMP 역할을 하는 전력가격이 -30원으로 나타난다면, 총 전력가격 130원을 보전하기 위해 REC 가격이 180원으로 맞춰져야 한다. 당장은 제주도에서 재생에너지 입찰제도 초기라 이같은 고정가격계약을 보전해 주고 있지만, 이같은 정책 방향이 계속 유지될지는 미지수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또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은 마이너스 전력가격 탓에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도 용량요금(CP)을 받을 수 있다. CP는 발전소가 전력시장에 참여하는 대가로,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전력거래소 지시를 받는다는 조건하에 받는 요금이다. 본래 CP는 CBP 시장에서 전력거래소 지시를 따르는 중앙급전만 받을 수 있었으나, 재생에너지 입찰제도에서는 입찰제도에 참여하면 받을 수 있다. 즉 CBP 시장에서는 출력제어 조치를 당해도 아무 대가를 받을 수 없었으나, 재생에너지 입찰제도에서는 CP를 건질 수 있어 그나마 사업자들 불만을 덜 수 있다. 문제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수익 보존과 관련해서 명확하게 정해진 게 없어 사업의 불확실성이 있다는 것이다. 당장은 시범사업이라 사업자에게 비교적 유리하게 해주고 있지만, 앞으로 전국단위로 사업이 확대되면 이같은 구조를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곽영주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 회장은 “현재 재생에너지 입찰제도에 들어간 사업자의 가격을 마이너스 가격이라 하더라도 CP 등을 통해 90%는 보존해주고 있다"며 “그러나 이 제도를 언제까지 끌고 갈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콩보다 싼 두부①] 표심에 발목 잡힌 전기요금…탄소중립도 가로막는다

[편집자주] '콩보다 두부가 싸다'는 비유처럼, 한국의 에너지와 수도 요금은 소매가격이 도매가격보다 더 저렴한 왜곡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표면적으로는 정부의 물가안정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요금 결정권이 정부에 귀속돼 있어 선거 때마다 표심을 잡기 위해 정상적인 요금 책정이 안 되는 것이다. 두부 가격이 콩보다 싸면 두부가게는 망하고 만다. 에너지와 수도 소매요금이 도매요금보다 싸면 판매회사도 망하고 만다. 지금 한국의 에너지와 물 산업이 그 상황에 빠져 있다. 현실을 직시하고, 포퓰리즘을 경계하며, 하루 속히 정상화 대책에 나서야 한다. 9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전의 총부채는 206조원, 부채율은 480%에 이르러 심각한 재무 악화에 빠져 있다. 이는 한전이 2021~2023년 국제 에너지가격이 폭등했을 때 국내 전기요금 인상을 최대한 억누르면서 원가부담을 모두 떠안았기 때문이다. 한전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기록한 영업손실액만 43조원에 이른다. 한전이 왜 이토록 천문학적 손실을 기록하게 됐는지는 당시 도매, 소매 요금을 보면 알 수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022년 한전이 발전사들로부터 사들인 전력도매가격(SMP)은 kWh당 연평균 196.65원이었다. 이에 비해 2022년 7월 주택용(고압/300kWh 이하) 소매요금은 78.2원이었고, 원가가 크게 오른 것을 반영해 2023년 1월에 책정한 주택용 소매요금이 97원이었다. 소매요금이 크게 올랐지만 그래도 도매요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이런 구조 때문에 한전은 전기를 팔면 팔수록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게 됐다. 당시 전기요금이 원가도 반영하지 못했던 배경은 2022년 3월 20대 대선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도 현실을 반영하지 않았고, 후보시절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윤석열 정부도 결국 아주 제한적인 인상만 허용했다. 한전의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에 따르면 한전의 부채는 2027년 226조원에 이르게 되고, 한해 이자비용만 5조1000억원에 이르게 된다. 현재 한전은 영업이익을 내고 있긴 하지만 부채를 줄이지 못하면 이익이 모두 이자비용으로 빠져나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밖에 되지 않는다. 이재명 정부가 가장 강조하고 있는 핵심 국정과제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통한 에너지 및 산업 전환과 탄소중립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9~10%대에 머물고 있는데, 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전기가 생산돼도 이를 전송할 전력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력망은 한전이 운영한다. 한전이 최근 수립한 11차 송전망설치계획과 1차 배전망설치계획에 소요되는 예산은 각각 72조2000억원과 10조8000억원으로 총합 83조원이다. 이 전력망이 설치돼야 전국 곳곳에 전력이 원활히 공급돼 재생에너지도 막힘 없이 보급될 수 있는데, 현재 한전은 이를 투자할 돈이 없다. 재생에너지 보급이 더딘 또 다른 이유는 수익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재생에너지산업은 아직 규모화가 덜 이뤄졌고, 신규 사업이다 보니 기존 발전사업보다 단가가 높다. 하지만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으로 전기요금이 계속 동결되면서 단가가 높은 재생에너지 등의 신규 발전사업은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다. 결국 전기요금이 인상돼야만 한전이 정상화돼 전력망이 구축되고,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며, 종국적으로는 탄소중립 달성이 가능하게 된다. 이 때문에 업계와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적정한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며, 특히 전기요금 결정권을 정부와 정치권이 아닌 독립기구로 넘겨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전기요금 결정 구조는 한전 이사회 의결을 거쳐 산업통상자원부에 전달된 뒤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산업부 산하의 전기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한다. 하지만 이는 명목적일 뿐, 실질적으로는 여당이 키를 쥐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당정협의회에서 대부분의 요금이 동결로 결정됐다. 가장 에너지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영국의 경우 가스전력시장규제기관인 오프젬(Ofgem)이 에너지가격 및 전체 시스템을 관리 감독한다. 오프젬은 독립 행정기구로서 정치권 영향 없이 전문가들을 통해 과학적 기반으로 요금 등을 결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해 전기위원회를 '전기·가스·열위원회'로 확대 재편하고, 산업부 산하에서 국무총리 산하로 옮기며, 중앙행정기관으로 규정하도록 했다. 정치권에서도 전기요금 현실화에 대한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장기적으로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방송 토론프로그램에 나와 “민주당이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면서도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불편한 진실은 외면했다"며 “에너지 전환에는 반드시 사회적 비용이 수반된다. 이를 솔직하게 설득하지 않으면 정책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 에너지 경제 전문가는 “지금은 어느 한쪽의 고통이 아니라, 전력망을 유지하고 전환을 실현할 수 있느냐는 국가 생존의 문제"라며, “이제 콩보다 싼 두부는 바뀌어야 한다. 에너지고속도로, 탄소중립을 달성한다고 해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요금체계는 결국 국민 전체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결국은 여야 정치권, 더 나아가 대통령 차원의 결단이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SK가스, 미중 관세 갈등 속 기회 포착…LPG 수출 대폭 확대

SK가스가 2분기 발전사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준수한 실적을 올렸다. LPG 해외 트레이딩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2분기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갈등으로 중국이 미국의 에너지 수입을 중단하면서 수급 공백이 생기자 중국 수출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7일 SK가스 실적 발표에 따르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8803억원, 영업이익 1207억원, 당기순익 50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9%, 157%, 32.2%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매출 3조7074억원, 영업이익 2336억원, 당기순익 138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8%, 92.1%, 135.1% 증가했다. SK가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이번 분기까지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1226억원, 1129억원, 1207억원 등 1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앞 2개분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동에 들어간 울산지피에스 발전사업 덕분이었다. 하지만 올해 2분기에는 발전기 보수로 가동률이 크게 저조했다. 2분기 전력 입찰량은 845GWh로 1분기 2113GWh보다 60% 감소했고, 전력 판매량은 683GWh로 1분기 1664GWh보다 58.9% 감소했다. 그럼에도 2분기 준수한 실적을 올린 배경에는 LPG 해외 트레이딩 효과 덕분으로 분석된다. SK가스의 2분기 LPG 판매량은 186만2000톤으로 해외 트레이딩 108만5000톤, 석유화학 및 산업체 45만톤, 대리점 32만7000톤이다. 전년 동기 대비 해외 트레이딩은 13% 증가, 석화 및 산업체는 20.4% 감소, 대리점은 0.5%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는 0.6% 증가했다. 트레이딩은 주로 중국으로 판매됐다. SK가스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분쟁 등 시황 변동성을 활용해 트레이딩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우리나라의 대중국 LPG 수출량은 13만4864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7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중국을 향해 200%가 넘는 관세폭탄을 부과하고 반도체 수출까지 제한시키자,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 및 에너지 수입 중단으로 응수했다. 이 때문에 중국의 LPG 수급에 공백이 생기자, SK가스 등 국내 기업이 중국에 LPG를 적극 수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울산지피에스는 2분기 영업이익 29억원, 영업이익률 3%를 기록했다. 이는 1분기 영업이익 514억원, 영업이익률 22.3% 대비 크게 감소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SK가스는 “2분기 계획정지로 인한 전분기 대비 발전 손익이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 발전량 대비 입찰량이 약 60% 감소했다"며 “하반기 안정적 운영 기반의 계절적 성수기 수익 확대가 전망되고, 하절기 폭염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로 SMP 상승, 안정적 운영 통해 하반기 발전손익 증대가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SK가스는 영업외손실로 약 685억원이 발생했다.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는 석유화학사 SK어드밴스드의 부진 등으로 지분법 손실과 LPG 파생상품 손실에 따른 것이다. SK가스는 신규 사업으로 AI 데이터센터에 발전용 LNG 및 냉열을 공급할 예정이다. AI 데이터센터는 SK그룹과 세계 1위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손잡고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 부지에 초대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6만장이 투입되는 등 총 7조원이 투자된다. 이 데이터센터는 2027년 11월까지 1단계로 41MW 규모로 건설된 후 2029년 2월까지 103MW 규모로 완공될 계획이다. 향후에는 이를 1GW 규모로 확장해 동북아 최대 AI 데이터센터 허브로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그려지고 있다. SK가스는 분산특구로 지정되면 울산지피에스로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대통령의 강한 질책…정권 바뀌면 바람 잘 날 없는 포스코그룹

이재명 대통령이 포스코이앤씨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에 대해 연일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다른 반복성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업도 있는데 이들에 비해서 유독 집중적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재계에선 정권 초기만 되면 항상 나타나는 포스코그룹 길들이기 일환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사이 2건 등 올 들어 벌써 5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이 대통령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에 가깝다"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면허취소, 공공입찰 배제, 징벌적 손해배상 검토 등 전방위적 제재를 예고했다. 대통령실 역시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며 그룹 차원의 책임을 직접 거론했다. 하지만 같은 반복성 중대재해임에도 불구하고 A 전력공기업이나, B 건설사 등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이 별다른 언급이나 조치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다른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바로 정권 초기에 항상 나타나는 포스코그룹 길들이기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정부 자본으로 1968년 설립된 포스코는 IMF 사태를 맞으면서 2000년에 민영화가 됐다. 지배구조에서는 정부 등 공공지분이 모두 매각됐으나,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정부의 입김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표적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선임된 최정우 전 포스코그룹 회장은 뛰어난 실적을 바탕으로 2024년에 3번째 연임이 유력했으나, 윤석열 정부에서 수난을 겪으면서 결국 연임 도전을 포기해야 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재계 총수들과 함께 하는 해외경제사절단, 경제계 행사에 재계 5위인 포스코그룹의 총수를 철저히 배제시켰다. 이 대통령이 다른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업에 대해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는데, 유독 포스코이앤씨 사고에 대해서는 '살인'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는 등 강경한 발언을 쏟는 이유도 결국 포스코그룹 길들이기에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이다. 에너지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이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포스코그룹 회장을 교체하기 위한 포석", 혹은 “정권 교체 이후 포스코 길들이기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물론 중대재해에 대해 엄정 대응하는 건 당연하지만, 특정 기업만 도마 위에 올리는 건 산업계 전체에 혼란을 준다"며 “정책의 일관성과 형평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메시지의 진정성이 의심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질책이 다른 의도가 아니라면 다른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대해서도 강한 시그널을 줘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전력망 확충 딜레마…한전은 돈이 없고, 민간은 규제에 막혀 있고

재생에너지 확대, AI(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 등 전력 수요는 늘어나는데 이를 뒷받침할 전력망 확충은 제자리걸음이다. 한국전력공사의 재정난과 기업들의 전력망 이탈 현상이 맞물리며, '누가 송배전망을 깔 것인가'라는 질문이 에너지 정책의 핵심 딜레마로 부상했다. 정부는 RE100 산업단지 조성과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등 전력 인프라 확충을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행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전은 누적 적자로 인해 자체 투자 여력이 크게 위축된 상태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직접 설치한 전력망을 '남 좋은 일'이라며 꺼리는 분위기도 여전하다. 7일 전력산업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누가 송배전망을 확충할지, 누구를 위해 깔아야 하는지를 두고 한전과 민간 기업, 정부 사이에서 '책임 공방'으로까지 번지는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 혹은 민간이 전력망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제도를 정비하는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RE100 산단 조성 등을 공약했다. 이를 위해선 전력망 확충이 필수적이다. 현재 전기사업법상 전력망 사업자는 한전이 유일하다. 한전이 최근 발표한 송전망설치계획과 배전망설치계획에 따른 투자비는 각각 72조8000억원과 10조2000억원으로 총 83조원이다. 대부분은 한전이 자체 조달해야 한다. 하지만 한전은 이 투자비를 조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22~2023년 에너지가격이 폭등했을 때 물가안정 차원에서 요금을 거의 올리지 않으면서 그 부담을 다 떠안아 현재 총부채는 200조원이 넘고, 부채율은 480%에 이르고 있다. 요금에 전력망 투자비를 가산해야 하는데, 정부와 정치권이 요금을 올려주지도 않고 있다. 더군다나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리자 산업체들이 전력직접구매(PPA), 자가발전, RE100 우회전력 조달 등으로 한전으로부터 이탈하고 있는 상황도 확대되고 있다. 한전 입장에서는 전력망 확충이 오히려 기업 이탈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을 위해 한전이 재원을 들여 전력망을 깔아줘야 할 동기도 부족하다는 것이 내부 분위기다. 한전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국가정책 차원에서 요금을 억제하고 인프라를 깔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우리가 기업을 뒤따라가며 전력망을 확충해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금과 같은 적자 구조에서는 민간을 위한 추가 설비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고 말했다. 에너지업계에선 전력망 구축 난제를 풀 해법으로 '민간 기업의 전력망 투자 참여'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업이 직접 전력망을 설치하고 이를 국가에 기부채납한 뒤, 향후 일정 수익을 돌려받는 방식이다. 국가 인프라에 투자한 뒤 최소수입보장(MRG) 형태로 수익을 얻는 맥쿼리자본 방식과 비슷하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전력망을 지으면 정부가 이를 인프라 자산으로 인정하고, 일정 기간 운영 수익을 나눠주는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 한다"며 “민간의 선제적 투자를 유도할 '수익공유형 전력망 투자모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결국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지 않고서는 전력망 확충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정부가 전력망을 공공자산으로만 고수할 것이 아니라, 민관 협력 기반의 '에너지 인프라 개방형 모델'로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지금처럼 전력망은 공공이 깔고, 민간은 자유롭게 이탈해 나가는 구조에서는 어느 누구도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는 민간이 전력망을 설치하고 기부채납하거나 일정 부분 수익을 보장받는 모델을 법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나서 전기요금 현실화 방안을 과감하게 추진하거나, 민간 전력망 투자에 대한 명확한 제도적 근거와 수익모델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에너지 고속도로, 분산에너지 활성화 등 국정과제를 이행하려면, 전력망 투자 주체를 둘러싼 갈등을 조속히 해결하는 구조 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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