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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미국, 강력한 수입규제 예고…환경·노동·지재권 반영

미국이 통상 규제에 환경, 노동, 지적재산권 준수 비용을 반영하는 수입 무역 규제를 예고하면서 한국 철강 산업이 이에 따른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국회철강포럼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이상휘 국민의힘 대표의원, 권향협 민주당 연구책임의원이 주관하며 한국철강협회가 후원한 국회철강포럼 정책세미나에서 미국의 강화된 통상 규제가 한국 철강 산업에 미칠 영향과 대응 방안이 제시됐다. 박원 KPMG 전무는 '미국 대선 이후 대미 통상환경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며 “미국의 통상 규제가 단순 관세를 넘어 환경, 노동, 지적재산권 규제 준수 비용을 무역 정책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2기 정부는 1기보다 더욱 강력한 수입 규제를 예고하고 있다"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뿐 아니라, 수출국의 환경 규제 미비 여부를 이유로 한국 철강 산업에도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은 PMS(특수 시장 상황에 따른 가격 조정 방식)을 도입해 환경 규제가 미비한 국가의 제품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초국경 보조금 조사를 통해 환경 왜곡을 유발하는 수출품에도 추가적인 규제가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 전무는 “한국 기업들은 단순히 개별 사안에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통합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데이터 기반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환경 규제를 포함한 강화된 무역 규제 흐름에 적응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에서도 환경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유럽연합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통해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전력·수소 등 6개 수입품목에 대해 탄소배출량만큼 탄소세를 적용하고 있다. 2023년 10월 시범 운영을 시작해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특히 2026년은 2025년 배출량을 토대로 계산하는 만큼 사실상 2025년부터가 실제적 시행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철강 기업들은 글로벌 규제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며,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 전무는 “한국 기업들이 단순히 개별 사안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강화된 무역 규제 흐름 속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기반 전략 수립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KTR, 전기전자제품 수출입 시험인증 네트워크 확대

KTR(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원장 김현철) 이차전지 등 중국 제조 전기전자 제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현지 협력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KTR 김현철 원장은 10일 중국 광동성 동관시에서 글로벌시험인증기관 QIMA의 자회사인 QIMA Certification GmbH의 필립 브루닝(Philipp Bruening) 경영이사와 전기전자 분야 시험 인증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QIMA Certification (Germany) GmbH는 독일 함부르크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IECEE(국제전기기기인증제도) 지정 국가인증기관(NCB)이다. 중국 상해 등에 국제공인시험소(CBTL)을 운영하고 있으며, 100개국 3만여개의 브랜드 및 제조업체가 이용하는 글로벌 기관이다. 협약에 따라 중국에서 제조되는 전기전자제품은 QIMA 중국 시험소의 CB(Certification Body, 인증기관) 시험성적서로 국내 시장에 필수적인 KC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중국에 제조 기반을 둔 국내외 기업이 한국 수출 필수 시험인증을 취득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 등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양 기관은 또 국내 기업의 독일 수출에 필요한 독일 주요 인증 획득 절차 간소화 등 상호 기술규제 대응 협력 사업도 확대하기로 했다. KTR은 전기전자, 소재부품, 의료기기, 화학환경 등 산업 전 분야에 걸쳐 국제 공인 시험기관 지정을 받아 시험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심천에 전기전자시험소를 설치, 중국 공인시험기관(CNAS)로 지정받아 이차전지와 전기전자 분야 공인 시험성적서를 직접 발행하고 있다. 또, 전기전자분야 중국 강제인증(CCC인증) 심사원을 자체 보유, 관련 기업의 CCC 인증 비용과 시간 절감을 돕고 있다. CNAS(China National Accreditation Service for Conformity Assessment, 중국합격평정국가인가위원회)는 국내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의 한국인정기구(KOLAS)와 동일한 성격의 중국 인정기구다. 중국은 시험서비스의 품질 시스템과 기술능력을 보장할 수 있는 곳을 CNAS 기관으로 지정한다. KTR 김현철 원장은 “이번 협약으로 중국에 제조 기반을 둔 기업의 해외 수출 지원 기반이 더욱 넓어지게 됐다"며 “KTR은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은 물론 한국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까지 직접 도울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산업부 공공기관 평판 1위 한전, 2위 가스公, 3위 한전KPS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 브랜드평판 조사에서 한국전력공사가 1위를 차지했으며, 한국가스공사와 한전KPS가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는 지난달 9일부터 이번달 9일까지 41개 공공기관 브랜드를 대상으로 빅데이터 8430만9177개를 분석해 브랜드평판 지수를 산출했다. 이는 전월 대비 데이터량이 6.22% 감소한 수치다. 브랜드평판 지수는 참여지수, 미디어지수, 소통지수, 커뮤니티지수, 사회공헌지수로 나뉘며, 소비자들의 긍정·부정 평가, 미디어 관심도, 소셜미디어 대화량, 커뮤니티 점유율 등을 기반으로 분석됐다. 이를 통해 공공기관 브랜드가 소비자와의 소통 및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평가했다. 1위를 차지한 한국전력공사는 브랜드평판지수 889만3806으로, 전월 대비 4.38% 하락했다. 참여지수는 302만5251, 미디어지수는 239만4699, 소통지수는 185만63, 커뮤니티지수는 106만6144, 사회공헌지수는 55만7649로 분석됐다. 한국가스공사는 브랜드평판지수 845만3730으로 10.21% 하락하며 2위를 기록했다. 참여지수는 229만7184, 미디어지수는 211만1129, 소통지수는 234만4142, 커뮤니티지수는 122만4895, 사회공헌지수는 47만6381로 나타났다. 3위를 차지한 한전KPS는 브랜드평판지수 651만3622로 전월 대비 10.70% 상승했다. 참여지수는 289만2746, 미디어지수는 193만8568, 소통지수는 110만5173, 커뮤니티지수는 36만1566, 사회공헌지수는 21만5568로 분석됐다. 4위는 브랜드평판지수 464만7146을 기록한 한국에너지공단이 차지했다. 5위는 한국수력원자력으로, 브랜드평판지수 435만172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구창환 한국기업평판연구소 소장은 “2024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 공공기관 브랜드평판 결과, 한국전력공사 ​(대표 김동철) 브랜드가 1위를 기록했다. 산업통상부 공공기관 브랜드 카테고리를 분석해보니 지난 11월 산업통상부 공공기관 브랜드 빅데이터 8998만7315개와 비교하면 6.22% 줄어들었다"며 “세부 분석을 보면 브랜드소비는 21.11% 하락, 브랜드이슈는 0.70% 상승, 브랜드소통은 11.34% 하락, 브랜드확산은 9.13% 상승, 브랜드공헌은 17.38% 상승했다"고 밝혔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환경단체, 2035년 NDC 최소 66.7% 제시…“헌재 판결, 국제기준 부합”

우리나라가 내년 2월까지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정해 이를 유엔에 제출해야 하는 가운데, 환경단체 측에서는 2030년 40%보다 훨씬 강화된 최소 66.7%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정도 목표를 세워야 헌재의 기후판결과 국제기준에 부합하다는 것이다. 환경단체 플랜 1.5는 9일 발표한 보고서 '대한민국 2035년 NDC: 과학적 사실과 국제 기준에 기반한 공정한 기여 분석'을 통해 한국은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최소 66.7%로 정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2030년 NDC 40%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는 한국 헌법재판소가 지난 8월 판결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위헌으로 판단하며 요구한 “과학적 사실과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감축 목표"라는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최소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헌재는 판결에서 탄소중립기본법에 2031년부터 2049년까지 정량적 감축목표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기본권 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청구인들의 환경권을 침해한다고 봤다. 보고서는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6차 보고서를 바탕으로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를 43%, 2035년까지 60%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제적으로 합의된 기준으로 각국이 기후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NDC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는 파리기후협정을 통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온도 상승폭을 이번 세기 안에 최대한 1.5도 이내로 억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현재 제출된 국가별 NDC를 모두 이행하더라도, 2030년까지의 감축률은 겨우 2%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1.5℃ 목표 달성을 위한 탄소 예산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플랜 1.5는 한국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에서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1990년대 이후 급격한 산업화와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 누적 탄소 배출량이 높은 국가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배출량은 2018년 기준으로 약 18.8GtCO2으로, 글로벌 상위 15개국에 포함되는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한국의 1인당 배출량도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2018년 기준 한국의 1인당 배출량은 12tCO2로, 글로벌 평균(약 6tCO2)의 두 배를 넘는다. 개발도상국의 1인당 배출량이 평균 3tCO2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 경제적·기술적 역량을 바탕으로 더 많은 기여가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국제적 책임과도 연결된다. 아울러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분담 원칙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감축 목표를 이행해야 한다고 플랜 1.5는 지적했다. 한국이 1.5℃ 목표를 달성하려면 연간 감축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체계적인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에너지전환 속도를 높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해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 구조를 친환경적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감축 목표를 상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이행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플랜 1.5는 “한국 정부와 국회가 2035년 NDC를 설정하면서 국제적 책임과 공정한 분담 원칙을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한국은 단순히 국제적 의무를 다하는 것을 넘어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기후위기로 인한 장기적인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대왕고래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 부산항 도착…이달 중순부터 시추 시작

한국석유공사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이날 오전 6시경 부산항 남외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시드릴사의 심해 시추선인 웨스트 카펠라호는 3000m 수심에서 최대 1만1400m까지 시추가 가능하다. 크기는 축구장 약 1.3배 규모이다. 시추탑(dual derrick)과 압력제어 시추공법(managed pressure drilling)을 적용해 시추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웨스트 카펠라호는 보급선 2척과 함께 부산항에서 자재와 필요물품을 실은 뒤 시추 지점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이에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시추가 이뤄질 예정이다. 시추지점인 포항 영일만 앞바다 울릉분지에는 35억~140억배럴의 석유가스 탐사자원량이 확인되고 있다. 2004년부터 생산을 시작해 2021년까지 운영된 동해가스전의 총 생산량이 4500만배럴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양임을 알 수 있다. 대왕고래는 개발에 성공할 시 경제적 효과는 최대 2000조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울릉분지는 지질학적으로 석유와 가스가 형성되기 적합한 환경을 갖춘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투과성 있는 사암층과 이를 덮고 있는 이암 덮개암이 존재해 석유와 가스를 함유할 가능성이 높은 유망 구조로 확인된 상태이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한국석유공사는 첫 시추 결과를 토대로 해외 투자를 유치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더불어민주당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원안 677조4000억원 가운데 4조1000억원을 감액한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다. 삭감한 항목에는 대왕고래 프로젝트 1차 시추비도 포함돼 있다. 정부는 시추비 예산으로 505억원을 신청했는데, 이 가운데 497억원(98.4%)이 삭감됐다. 한번의 시추에는 약 1000억원이 소요되는데, 이 가운데 절반이 없어지게 생기면서 자칫 첫 시추부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한 야당의 비협조는 해외 투자 유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자원개발업계 한 관계자는 “자원개발은 정치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 때문에 여야의 협조 여부는 해외 투자자들의 주요 판단 요인이 된다"며 “야당도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국익 차원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국산 초순수, 반도체 제조 공정에 첫 공급…환경부 실증 성과

환경부는 9일 경북 구미에 위치한 SK실트론 구미 2공장에서 '초순수 국산화 실증플랜트 통수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에서 개발된 기술로 생산한 초순수가 처음으로 반도체 제조 공정에 공급되는 성과를 공개한다. 초순수(Ultra Pure Water)는 불순물이 거의 없는 물로,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표면 세척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물은 의료·바이오, 화학,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첨단 산업에서도 필수적인 자원으로 쓰이며 생산 과정에는 이온 농도를 1ppt(1조 분의 1) 이하로, 용존 산소를 1ppb(10억 분의 1) 이하로 낮추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이러한 기술은 전 세계 일부 국가만이 보유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초순수 시장 규모는 국내 약 2조 2000억원, 해외 약 28조원으로 평가되며, 2028년에는 국내 2조 5000억원, 해외 35조 5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021년 4월부터 '고순도 공업용수 국산화 기술 개발 사업'을 통해 첨단화되는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국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이번 실증플랜트에서는 설계·시공 및 운영 기술을 100% 국산화하고, 핵심 기자재는 70%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플랜트는 하루 최대 1200톤의 초순수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여기에서 생산된 초순수는 SK실트론의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생산에 사용된다. 관련 기술 개발에는 한성크린텍(플랜트 설계·시공), 진성이앤씨(공급배관), 삼양사(이온교환수지), 에코셋(자외선 산화장치), 세프라텍(탈기막), 한국수자원공사(운영 기술)가 참여했다. 2025년까지 실증플랜트를 통해 국산 초순수가 24시간 공급되며, 이후 플랜트 운영은 SK실트론에 이관되어 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생산에 계속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성과는 미국과 일본 등 해외 기업이 주도하던 초순수 시장에 국내 기업이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이를 통해 첨단 산업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는 2030년까지 후속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2031년부터는 초순수 플랫폼센터를 구축하여 기술 고도화와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설 계획이다. 박재현 물관리정책실장은 “초순수 생산기술 국산화 성공은 반도체 산업 육성의 든든한 토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반도체 산업단지의 안정적인 용수 공급과 함께 초순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국산 기술력 향상과 민간 기업의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정치권 갈등 최고조…에너지 법안·정책 줄줄이 답보

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의 리더십이 사실상 공백상태가 된 가운데, 윤 대통령 탄핵을 둘러 싼 여야 간 갈등의 골까지 깊어지면서 한시가 급한 에너지 정책과 법안 추진이 한동안 답보 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시추를 코 앞에 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예산 확보가 힘들어 졌고, 본계약 체결이 임박한 체코원전 수주도 정부 적극적인 지원이 어렵게 됐으며, 에너지 공공기관장 선임도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전력망 특별법, 고준위 특별법, 해상풍력 특별법 제정도 한동안 논의가 멈출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8일 에너지업계 등에 따르면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인해 에너지 관련 핵심 법안의 제·개정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력망 확충을 골자로 한 '전력망 특별법' 처리가 막 국회 논의의 물꼬를 막 텄던 터라 가장 아쉬움이 남는 대목으로 꼽힌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특별법안(고준위 특별법)과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안(전력망 특별법), 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안(해상풍력 특별법) 등 주요 에너지 법안들은 이번 22대 국회 초부터 쟁점법안으로 분류되며 통과에 난항을 겪어 왔다. 쟁점법안으로 분류되면 소관 위원회인 국회 산업통장자원특허소위원회(산중위)에 안건 상정조차 쉽지 않다. 그러던 중 전력망 특별법은 지난달 처음으로 국회 산중위에 상정돼 여야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실렸으나 연내 처리는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재생에너지 증가로 전력망 부족이 전력산업 최우선 문제로 떠오르면서 전력망 특별법의 통과가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 에너지정책의 핵심 계획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도 의무절차인 국회 보고 문턱을 계속 못 넘고 있다. 연내 처리가 목표였지만 사실상 이는 물건너갔다. 특히 11차 전기본은 2038년까지 원전 3기와 소형모듈원전(SMR)1기 증설을 담고 있는 윤 정부 에너지정책의 핵심이다. 윤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해 온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체코원전' 수주도 난항이 예상된다. 당장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이달 중순부터 첫 시추에 들어갈 예정인데, 약 1000억원의 시추비용 가운데 절반이 내년도 국회 예산심의에서 삭감되면서 첫 시추부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생겼다. 체코원전 수주도 불투명하다. 현재 체코 원전 수주에 참여한 한국컨소시엄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 불과해 정식 계약체결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탄핵 정국으로 인해 'K-원전'이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고 동시에 대외 신인도가 악화되면서 계약이 미뤄지거나 최악의 경우 취소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에너지 공공기관장 선임도 늦어지고 있다. 한국가스기술공사와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사장 선임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계엄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국무위원 전원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최종 선임이 한참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스기술공사는 신임 사장 후보자 3명을 최종 선정해 산업부 제청 및 대통령 임명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회의 개최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들도 비상회의를 개최하며 긴급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주요 사업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주요 사업들이 좌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에너지업계 한 전문가는 “여당의 불참으로 탄핵안이 폐기됐지만 야당이 이를 재발의하겠다고 나서면서 앞으로 정국은 더욱 혼란스럽게 됐다. 여야 합의가 필요한 11차 전기본은 물론 전력망, 고준위, 풍력 특별법의 처리가 더욱 힘들게 됐다"며 “더 큰 문제는 국제 탄소무역장벽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 더욱 늦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출기업들은 한국을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빨리 정국을 안정시키고 국제환경에 대한 세밀한 대응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KCL, 2024년도 콘크리트 기술경연대회 시상식 개최

KCL(원장 천영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이 서울 역삼동 SC컨벤션센터에서 '2024년도 콘크리트 기술경연대회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수상자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에 성신레미콘(주) 구리공장, 한국교통대학교, 계명대학교 3팀, ▲국가기술표준원장상에 아주산업(주) 비봉공장, 경북대학교(2팀) 등 3팀을 포함하여 일반부 품질부문 8팀, 학생부 품질부문 7팀, 학생부 혁신부문 7팀이며, 기술유공자는 ▲산업자원부 장관 표창 ㈜삼표산업 화성공장 유민경 공장장, ▲국가기술표준원장 표창 유진기업㈜ 강서공장 강동현 팀장 포함 7명이 선정되었다. 콘크리트 기술경연대회는 1994년에 시작된 콘크리트 품질 및 안정성 관련 국내 최대 행사로, 품질부문(일반부, 학생부)과 혁신부문(학생부), 콘크리트 산업발전 유공자 포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 대회에는 품질부문 일반부 37팀과 학생부 28팀, 혁신부문 학생부 22팀 등 총 87팀이 참가했다. 천영길 KCL 원장은 “그동안 본 대회에서 수상한 많은 기술인들이 관련 산업과 기술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해주고 있어 감회가 남다르다“며 "KCL은 콘크리트 기술인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COP29로 열린 ‘국제 배출권 거래시장’…연 2500억달러 규모

자발적 탄소시장이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1월 중순에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국제 탄소시장 설립을 위한 세부 지침이 승인되면서, 자발적 탄소시장이 배출권 시장과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필수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8일 배출권 거래업계에 따르면 이번 COP29에서 파리기후협정 제6조가 승인되면서 자발적 탄소시장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파리협정 6조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달성하기 위해 국가들이 자발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가운데 6.2조는 국가간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자율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규정이고, 6.4조는 시장 기반의 중앙집권체제의 탄소거래 메커니즘, 즉 국제탄소시장 설립을 골자로 하고 있다. 즉, 본격적인 국제 탄소시장 출범의 토대가 마련됐다. 국제배출권거래협회는 이번 합의를 통해 연간 2500억달러 규모의 거래와 50억톤의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발적 탄소시장은 기업이나 기관이 자발적으로 탄소 감축 사업을 통해 확보한 탄소 크레딧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다. 재생에너지 발전, 산림 조성, CCUS(탄소 포집·저장·활용) 등 다양한 탄소 감축 사업을 통해 배출권을 생성하고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배출권 거래제에 참여하지 않는 기업들도 탄소 감축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 배출권 시장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자발적 탄소시장 활성화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발족한 자발적 탄소시장연합회는 국내 기업과 기관들이 배출권 거래제 외부에서 추가적인 탄소 감축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설립됐다. 연합회는 탄소 감축 크레딧 생성과 거래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국제적 사례를 참고해 시장의 신뢰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SDX재단은 조각탄소 인증제도(MCI)를 개발하며 소규모 탄소 감축 프로젝트의 평가와 거래를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 중이다. 조각탄소 인증제도는 대규모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개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탄소 감축 크레딧을 작은 단위로 나눠 거래할 수 있게 한 시스템이다. 자발적 탄소시장의 참여 폭을 넓히고, 다양한 주체들이 탄소 감축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수단으로 평가된다.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은 “조각탄소 인증제도는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후테크 제품이나 서비스로 대체했을 때 감축되는 소량의 탄소감축량을 전과정평가(LCA) 기반으로 평가해 크레딧을 제공하려는 방식"이라며 “아마도 2025년 1월쯤 가이드북이 나오고, 2025년 안에 크레딧 발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자발적 탄소시장은 여전히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명확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 사회와 국내 관련 기관 간 협력을 통해 그린워싱 문제를 해결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전 이사장은 이에 대해 “조각탄소 인증제도는 디지털 플랫폼 기반 데이터를 활용해 감축량을 평가·검증·인증 후 크레딧을 발행하는 구조로 다른 어떤 크레딧보다도 그린워싱 문제나 베이스라인 논란이 최소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탄핵정국에 표류하는 기후환경 정책…두 달 남은 2035 NDC는 어디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에 따른 탄핵 정국이 끝나지 않으면서 기후환경 정책이 표류하고 있다. 사실상 대통령 리더십 공백 상태로 인해 당장 급한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도 목표치를 강하게 잡아야 할지, 약하게 잡아야 할지 결정이 어려운 상태다. 주민반대가 심한 기후대응댐 건설은 추진이 더욱 힘들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등 6개 야당은 지난 7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부결되자 윤 대통령 탄핵을 오는 11일 임시국회를 열어 계속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또한,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수사할 상설특검 요구안도 오는 10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야당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때까지 계속 재발의하고 모든 업무를 여기에 집중할 예정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며 표결에서도 불참했다. 향후 탄핵안 재추진도 무산시키기 위해 당내 결속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여야 간 정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져 한시가 급한 기후환경 정책 수립은 뒷전으로 밀려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수립돼야 할 가장 큰 기후환경 정책 중 하나는 2035 온실가스감축목표(NDC)다. 2035 NDC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일정 규모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다. 2030 NDC는 2018년 대비 40%를 줄이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 2035 NDC는 2030년보다 목표를 더 높게 잡는다. 국가 전체의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 만큼 발전(전환) 부분은 물론이고 산업, 수송, 건물 분야에서도 온실가스를 대폭 줄여야 하는 목표다.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NDC를 의결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021년 11월 영국 글레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해 2030 NDC 목표를 직접 발표했다. 비록 윤 대통령이 2035 NDC를 직접적으로 발표하지는 않더라도 2035 NDC는 국제사회에 발표하기로 정해진 국가 주요 과제다. 윤 정부 당시에 문 전 대통령이 발표한 2030 NDC를 산업계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일부 수정하기도 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35 NDC를 내년 2월까지 2035 NDC를 수립해 유엔에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2035 NDC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를 짜서 의견 수렴을 통해 내년 초까지 확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탄핵정국에 따라 윤 정부하에서는 2035 NDC를 확정 짓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2035 NDC를 확정지어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2035 NDC를 확정 짓는데 야당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윤 정부에서 주요 환경 정책으로 추진 중이 14개 신규 댐을 건설하는 기후대응댐에도 어려움이 닥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다음달인 지난 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낙동강권역 기후대응댐' 관련 2차 공청회에서 일부 주민들이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아들은 환경부에 신규 댐 추진 백지화를 요구하며 찬성 주민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 탄핵 정국이 계속되면서 기후대응댐을 설득해야 하는 정부에도 큰 부담을 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제4차 배출권 기본계획, 일회용컵 보증금제도에 대한 관심도 밀릴 예정이다. 정책 불확실성도 커질 전망이다. 제4차 배출권 기본계획은 3차 기본계획이 내년까지만 실시됨에 따라 오는 2026년부터 실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기업들에 대한 유상할당 비율을 정하는 등 제4차 배출권 기본계획을 확정해야 한다. 환경부는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을 지방자치단체에 자율로 위임한 상태다. 본래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지난 2022년 6월 전국 확대를 목표로 했으나 윤 정부 출범 이후 세종과 제주 등에서만 실시되고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은 자율에 맡겨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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