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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형연(泂然)의 종소리와 함께 2025 새해 맞이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2025년 을사년 새해를 맞아 경상북도는 경북도청 원당지에서 희망의 종소리와 함께 출발했다. 이번 타종식은 국보 제29호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을 재현한 작품 '형연'과 함께 이뤄졌다. '형연'은 3088개의 폐스피커를 활용해 맑고 은은한 소리를 재현한 조형물로, 지난해 경주엑스포대공원에서 도청 원당지로 이전 설치됐다. 이번 행사는 전남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엄숙히 진행됐다. 애도의 묵념으로 시작된 타종식은 경건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고, 예정됐던 축하공연 등은 취소해 간소화된 형태로 진행됐다. 타종식에는 이철우 경상북도지사와 각 기관단체장 등 100여 명이 참석해 희망의 종소리에 새해의 염원을 담았다. 원당지에는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상징하는 공식 엠블럼 점등식도 함께 이뤄져, 성공적인 회의를 통해 경상북도가 글로벌 중심지로 도약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이철우 도지사는 “2025년은 초일류 국가 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문화융성과 과학기술, 국민통합을 기반으로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경상북도는 형연의 희망의 종소리와 함께 한 해의 시작을 알리며, 새롭게 도약하는 비전을 선포했다. jjw5802@ekn.kr

입대 인구수 절벽 예고…민·군, 무인 무기체계로 병력자원 감축 대응

저출산의 영향으로 병력자원 확보가 힘들어질 공산이 커지는 가운데 우리 군과 방산기업들이 무인 무기체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일 국방기술진흥연구소에 따르면 군에 입대 가능한 20세 남자 인구수는 2013년 38만2000명에서 올해 23만9000명으로 줄어든다. 오는 2045년에는 12만명 이하로 내려갈 전망이다. 상비병력 규모가 50만명은 커녕 40만명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는 의미다. 실제로 2023년 징집과 모집을 포함한 현역병 입영 인원수는 18만7188명으로, 2015년 대비 25% 감소했다. 이에 국방부는 국방혁신 4.0을 통해 유·무인 복합전투체계(MUM-T) 및 과학화 경계시스템 등의 운용을 위한 부대구조 개편을 비롯한 솔루션을 대응책으로 제시했다. 이미 내년에 현역병 소요 추정 인원 보다 가용 인원이 6만명 가량 부족하고, 2040년 이후에는 8만명 이상으로 벌어지는 것을 대비한 전략이다. 해군의 경우 2022년 이후 모집 계획 대비 입영률이 70%대로 감소했다. 이에 해군은 민간 상선을 벤치마킹해 승조원을 절감할 수 있는 솔루션까지 고안하는 중이다. 현재 1% 수준인 무인전력을 2020년대 중반 9%, 2040년대 45%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네이비 씨 고스트' 개념도 구현하고 있다. 이는 헬리콥터형 무인항공기를 정찰·감시에 활용하는 등 무인전력을 유인전력에 탑재해 전투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기뢰를 탐색·처리하는 무인 잠수정 등도 도입할 계획이다. 방산업계도 병력자원 감소에 대비 중이다. LIG넥스원은 최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정찰용 무인수상정(USV) 체계개발사업을 수주했다. 계약 규모는 약 400억원으로, 해군 전진기지와 주요항만 인근을 감시·정찰하는 12m급 무인수상정 2척을 2027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HD현대는 팔란티어와 전장 17m·경하중량 14t급 USV '테네브로스'를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양사의 자율운항시스템과 인공지능(AI) 기반 임무 자율화가 접목된다. USV는 기존 유인함정 대신 기탐색과 전투를 비롯한 임무도 수행할 전력으로 불리고 있다. 한화는 K-9 자주포의 무인화 버전을 만드는 중이다. K-9A2는 무인포탑을 탑재해 승무원 수를 기존 5명에서 3명으로 줄이고 최대 3분간 6~8발인 발사속도도 9~10발로 높일 예정이다. 후속 모델은 지휘차량 1대에 탑승한 지휘관 1명·운용병 3명이 자주포 3대를 원격 조종하는 방식이다. 현대로템은 앞서 군에 부상병 및 물자 후송 등을 위한 다목적 무인차량 시제기를 납품했고, K-2의 뒤를 잇는 차세대 주력전차(MBT)에 무인포탑이 장착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공중전력 무인화도 진행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회전익항공기(헬기)와 공중발사형 드론을 연계한 MUM-T와 전투기·무인기·위성이 연계된 차세대 공중전투체계(NACS)를 개발 중이다. 감시정찰과 통신 중계를 넘어 공격 임무도 수행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고성능 무인기 기반의 FA-50 미래형 전투체계, 인공지능(AI) 파일럿 등이 적용된 6세대 전투기 개발을 위한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인 무기체계 확대를 위해서는 센서를 활용한 자율주행, 육·해·공과 우주를 잇는 초연결 통신시스템을 비롯한 기반이 강화돼야 한다"며 “K-방산 수출도 활성화하는 기반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E칼럼] 2025년의 불확실성과 미-중 간 제조업 경쟁

허은녕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위원회 위원 2025년의 키워드는 단연코 불확실성(uncertainty)과 위험(risk)의 증대일 것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시작하는 2025년은 중동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기존의 위험들이 여전하여 21세기 들어 가장 거대한 불확실성을 맞닥트리는 해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COVID-19 사태가 사실 불확실성이나 위험성으로 보면 더 큰 위기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는 전 세계가 상호 존중과 협력을 기반으로 서로 도와가면서 위기를 극복하고자 노력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전 세계 국가, 특히 선진국들은 모두 각자도생(各自圖生)을 위하여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번에는 COVID-19 시기와 같은 우방의 도움이나 자비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기에 불확실성과 위험의 진폭은 시간에 감에 따라 가라앉기보다는 오히려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 2025년에 발생할 다양한 변화 및 불확실성 중 특히 미국과 중국 간 4차산업혁명을 선점하기 위한 경주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AI와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두 나라의 21세기 후반을 선점하기 위한 경주는 우리는 이미 2024년에 미국의 IRA 법과 보조금을 둘러싼 논쟁과 미국의 엔비디아, 대만의 TSMC, 그리고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뉴스로 그 전초전을 경험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미국의 제조 경쟁력을 더욱더 높이는 쪽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의 에너지, 특히 전력 생산 인프라가 정책의 중심에 있다. 21세기 초반 미국이 자국 내 셰일가스 대량생산에 성공하였을 때 미국 정부는 자국의 전력 생산 에너지원을 석탄에서 가스로 바꾸면서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 전력 생산원가를 대폭 낮출 수 있게 되어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했었다. 미국은 현재 원유생산량 세계 1위이며 셰일가스는 수출하고 있는 에너지 수출국이다. 재생에너지 역시 상당하며 관련 첨단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는 나라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에서 미국 내 제조업의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에너지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이다. 21세기에 들어와 중국이 건설한 발전시설 건설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원자력발전 계획 기수만 150개가 넘는다. 재생에너지 제조업 역시 세계 최고이다. 태양광 패널과 풍력발전기의 제조업은 이제 중국이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중국의 전력 생산원가는 이미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정보통신산업과 반도체 제조업에서 중국은 이미 선진국이다. 주지하다시피 제조업이 중요한 나라의 경우, 제조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와 용수 그리고 수출 과정에 필요한 도로와 항만 등은 필수적인 공공 인프라이자 공공 서비스이다. 우리나라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우리나라의 대표 산업인 반도체, 통신, 자동차, 이차전지, 조선산업 등은 모두 에너지와 용수 그리고 도로와 항만이 필수적인 산업이다. 2022년 우리나라의 총 전력 사용량은 547.9TWh이며 이 중 제조업이 49%에 달하는 266.9TWh를 사용하였다. 제조공정은 물먹는 하마이기도 하다. 제조업의 운영에서 제품에 들어가는 주요 원자재는 물론 양질의 에너지와 물의 안정적인 공급이 중요한 이유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는 이러한 인프라에 대한 투자 부진과 NIMBY 현상 및 지중(地中)화 요구로 인한 사회기반 인프라 건설비용의 급증을 경험하고 있다. 지중화를 해서라도 지을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 지경이다.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하여 미국은 우수한 전력 생산 인프라를 건설하는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중국과의 경쟁에서 실질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는 제조업, 특히 4차산업혁명에 관련된 제조업이 다수인 우리나라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이다. 첨단산업의 국제경쟁력 확보에 있어서 전력, 물, 도로로 대표되는 국가 인프라건설에 대한 적극적인 정부 지원과 지역주민의 협조가 결정적인 이유이다. 여기에 뒤처지게 되면? 그 답은 다들 잘 알고 있다. 2025년이야말로 우리 모두 그 노력을 함께 시작할 가장 좋은 시점이다. 허은녕

최 권한대행 “희생자 179명 신원확인 완료…장례 절차 시작”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무안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 “밤사이 희생자 179분들에 대한 신원 확인이 모두 완료됐고, 유가족분들께 인도되어 장례식장에 안치를 완료하는 등 장례 절차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오늘은 새해 첫날로 안타까움이 더욱 크다.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소중한 가족을 잃으신 유가족분들께 다시 한 번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현재 가장 시급한 사안은 희생자분들을 유가족들께 인도하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유가족분들이 느끼시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경찰청 등 관계 기관에서는 유가족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여 절차를 진행해 주고, 그 과정에서 충분한 소통을 해 주기 바란다"며 “통합 지원센터 등을 통해 유가족들께서 궁금해하거나 답변해야 하는 사람 사항, 도움을 요청하는 사항 등은 국토부 장관이 현장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조치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현장에서 즉시 해결이 어려운 사안은 중대본에서 함께 논의해 해결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행정안전부에서 정리해 주길 바란다"며 “개인 휴가를 활용해 현장에 와 계시는 유가족에 대해서는 고용부 등 관계 기관에서 필요한 경우, 별도의 휴가를 부여할 수 있도록 사업장에 권고하는 등 부담 경감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최 권한대행은 사고 원인 조사와 관련해 “우리 측 조사관과 미국 교통안전위원회, 제작사 등이 합동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항공기, 기체 등 정밀 조사와 블랙박스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검토해 사고 원인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고 조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사의 전문성에 더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국토부는 사고 조사 관계 법령과 국제 기준에 따라 엄정하고 철저한 조사를 진행해 주길 당부드린다"고 부연했다. 최 권한대행은 “사고 원인 조사가 이제 시작 단계인 만큼 방송, 인터넷을 통해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보도되고 있다"며 “국토부와 문체부 등은 조사 진행 과정에서 관련 정보와 사실관계가 유가족과 국민들께 정확하고 투명하게 전달되도록 유가족·언론과의 소통 노력을 더욱 강화해 달라"고 말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사진+] 새출발 다짐한 2025년 새해맞이…세계 각국의 불꽃놀이

세계 각국이 전쟁과 재난, 정치적 혼란으로 얼룩졌던 2024년을 보내고 새출발을 다짐하며 2025년을 맞이했다. 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AP 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징 먼저 새해를 맞이한 곳은 태평양섬나라인 키리바시다. 한 시간 뒤에는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2025년이 시작됐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는 도시의 최고층 빌딩인 스카이 타워를 중심으로 대형 불꽃놀이와 조명쇼를 펼치며 새해의 시작을 알렸다. 호주 시드니에서도 시드니항과 오페라하우스, 하버 브리지 주변에 백만명이 넘는 시민이 운집해 불꽃놀이를 즐겼고, 멜버른, 브리즈번 등 다른 도시에서도 축포가 터졌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음력설을 중시하지만, 양력설에도도 곳곳에서 축하 행사가 열렸다. 상하이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강변 산책로 등에 설치된 새해맞이 조명 장식을 감상하러 군중이 몰렸고, 대만은 높이가 509m에 달하는 타이베이 101 빌딩에서 불꽃놀이를 펼쳤다. 홍콩 빅토리아 항구에서는 웅장한 불꽃놀이를 선보였다. 한국은 179명이 사망한 제주항공 추락 참사 여파로 새해맞이 행사가 많이 축소됐지만, 서울 보신각 '제야의 종' 행사는 축하공연을 생략한 채 진행됐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펼쳐진 불꽃놀이에는 드론 800대가 등장했다. 스리랑카 콜롬보, 베트남 하노이, 태국 짜오프라야강, 인도 뭄바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등 아시아 중요 명소에서도 불꽃놀이 등 축하 행사가 이어졌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부르즈 칼리파를 중심으로 1만5600발의 불꽃을 쏘아 올리는 것과 동시에 화려한 분수쇼와 조명쇼도 선보였다. 반세기 만에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의 통치에서 벗어나 새해를 맞은 시리아 국민들은 수도 다마스쿠스 중심부에서 DJ 파티를 열고 축포를 터트리며 새로운 미래를 기대했다. 하지만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자지구는 눈물 속에 새해를 맞았다. 식량과 연료, 의약품의 절대적인 부족 속에 고통받고 있는 가자 주민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에 기대를 걸었으나, 협상이 교착에 빠지면서 큰 상심 속에 새해를 시작하게 됐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후 세 번째 새해를 맞은 우크라이나도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 새해를 맞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새해 연설에서 “2025년이 우리의 해가 되길 바란다. 우크라이나의 해이다. 우리는 평화가 우리에게 선물로 주어지지 않을 것을 알지만 러시아를 막고 전쟁을 끝내기 위해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리는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 확신하며,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며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군대를 격려했다. 블라디보스톡, 소치 등 일부 도시에선 불꽃놀이 행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신년사에서 2024년에는 희망을 찾기가 너무나 힘들었지만 2025년에는 새로운 시작을 하자고 촉구했다. 그는 “전쟁은 엄청난 고통, 괴로움, 이주를 초래하고 있다. 불평등과 분열이 만연하여 긴장과 불신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함께한다면 우리는 2025년을 새로운 시작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이아 지역에 비해 늦게 새해를 맞이한 유럽과 북·남미에서도 불꽃놀이 행사가 진행됐다. 프랑스 파리는 샹젤리제 거리에서 전통적인 새해 전야 행사와 불꽃놀이를 진행하며 2024년을 마무리했다. 영국에서는 악천후로 중요 새해 전야 행사가 취소됐다. 다만, 템스강을 따라 펼쳐지는 불꽃놀이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새해 전야 행사가 열리는 코파카바나 해변에 200만명 운집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는 새해맞이 '볼 드롭'(ball drop) 행사를 대규모로 개최하며, 라스베이거스에서도 화려한 불꽃놀이 행사가 열린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화정밀기계, 김재현 신임대표 취임…반도체 외길 30년 ‘기술통’

한화정밀기계가 기술통 수장을 전면에 내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한화정밀기계는 1일 김재현 한화모멘텀 신사업추진실장(54)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하고 MIT에서 기계공학 석·박사를 받은 김 내정자는 30년 이상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어온 전문가다. 삼성전자와 램리서치, 원익IPS 등에서 수석엔지니어와 R&D 부문장을 역임하며 신기술 개발을 주도해왔다. 김 신임 대표가 취임과 동시에 맞닥뜨린 첫 과제는 TC본더를 둘러싼 특허 분쟁이다. 한미반도체는 최근 한화정밀기계가 자사의 TC본더 특허 기술을 침해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TC본더는 AI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핵심적인 장비로, 반도체 칩을 회로 기판에 부착하는 역할을 한다. 한화정밀기계는 “30년이 넘는 기간 반도체 장비 기술을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제품"이라며 “한미반도체의 특허 침해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정면 반박하고 있다. 이 같은 강경 대응의 배경에는 SK하이닉스 납품을 앞둔 중요한 시기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화정밀기계는 지난해 6월 SK하이닉스에 HBM용 TC본더 1세트(2대)를 공급했으며, 현재 퀄테스트를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한화정밀기계의 TC본더 시장 진출은 그룹의 반도체 장비 사업 강화 전략과 맞물려 있다. 특히 올해 새롭게 출범한 통합법인 한화비전의 자회사로서 계열사 간 시너지도 기대된다. 한화정밀기계는 더 나아가 차세대 패키지 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칩을 수직으로 쌓을 때 범프 없이 직접 붙이는 기술로, TC본딩 대비 적층 칩 높이와 열 방출 개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한화정밀기계가 지난해 1월 한화모멘텀의 반도체 전공정 사업을 인수하며 종합 반도체 장비기업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한 상태다.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화정밀기계는 올해 반도체 후공정 장비 사업부문의 흑자전환을 노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후공정 장비 사업부문은 2025년, 반도체 전·후공정 장비 통합부문은 2028년 각각 흑자전환이 목표다. 한편 한화정밀기계의 지난 2023년 매출은 3904억원, 영업손실 443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부문별로는 산업용(SMT, 반도체) 장비에서 2800억원, 공작기계에서 110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 신임 대표는 “최근 HBM용 TC본더 시장에서 한화의 신기술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R&D 투자와 혁신으로 독보적 기술 개발을 이어가 미래 반도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올해도 기대작 ‘콸콸’…K-게임, 장르·플랫폼 다각화 이어간다

지난해 장르·플랫폼 다각화 전략을 내세워 체질 개선에 힘써온 게임업계가 올해 차기작을 통해 반등을 노린다. 대부분 오랜 기간 준비해 온 대작 게임들인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올해 출시를 예고한 신작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는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의 게임 개발을 시도했다면, 올해는 이를 토대로 이용자 저변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글로벌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오는 3월 28일 네오플에서 개발 중인 '퍼스트 버서커: 카잔'으로 문을 연다. 회사 대표 지식재산(IP) 중 하나인 '던전 앤 파이터' 세계관을 기반으로 개발 중이다. 수려한 3D 셀애니메이션풍의 그래픽으로 표현하는 액션 공방이 특징이다. 같은 날 크래프톤도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를 출시한다. 유저가 신이 돼 모든 것을 창조하며 예상치 못한 상황과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콘셉트다. '지스타 2023'에서 첫선을 보인 이 작품은 당시 유저들의 호응을 얻으며 기대작으로 부상했다. 블루홀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익스트랙션 역할수행게임(RPG) '다크앤다커 모바일'도 상반기 중 출시 예정이다. 최근 체질개선을 마친 엔씨소프트도 상반기 전략 게임 '택탄: 나이츠 오브 더 가츠'를 시작으로 MMORPG '아이온2'와 슈팅 게임 'LLL'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중 기대작으로 꼽히는 건 아이온2다. 이 게임은 지난 2008년 출시한 아이온의 정식 후속작으로 언리얼엔진5를 사용해 제작되며, 플레이어 대 환경(PvE) 탐험 요소를 강화한 게 특징이다. 지난 2018년 디렉터스 컷 행사에서 인게임 트레일러를 첫 공개했을 당시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넷마블은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RF 온라인 넥스트 △세븐나이츠 리버스 △데미스 리본 △The RED: 피의 계승자 △몬스터 길들이기: 스타 다이브 △킹 오브 파이터 AFK 등 9개 신작을 선보인다. 기대작은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와 '몬길: 스타 다이브'다. 지난해 지스타와 미국 더 게임 어워드(TGA)에 선보인 바 있는 이 게임은 인기 미국 드라마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개발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원작의 세계관과 캐릭터 등을 고품질 그래픽으로 재현한 게 특징이다. 하반기 출시를 예고한 '몬길'은 언리얼 엔진5로 개발 중이며,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화려한 액션을 즐길 수 있는 액션 RPG다. 원작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계승하는 한편, 이를 새롭게 재해석해 차별화한 게 특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연말 출시한 '패스 오브 엑자일 2(POE2)'를 통해 흥행 분위기를 이어간다. 카겜의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1분기 '발할라 서바이벌'을 정식 출시한다. 다크 판타지 콘셉트의 핵앤슬래시 로그라이크 장르 모바일 게임이다. 하반기엔 엔픽셀에서 개발 중인 '크로노 오디세이'를 서비스할 계획이다. 중견 게임사도 차기작 준비에 여념이 없다. 펄어비스의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은 4분기 중 출시 예정이다. 지스타를 비롯한 게임 전시회에서 이용자들의 호평을 얻은 이 게임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담금질에 한창이다. 하이브IM은 아쿠아트리와 손잡고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을 개발 중이다. 언리얼 엔진5를 활용한 실사풍 그래픽과 현존 최고 기술력이 집약된 하이엔드 AAA급을 목표로 한다. △비행 △수영 △암벽 등반 등 제약 없는 특수 이동을 통해 세계 곳곳을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컴투스는 MMORPG부터 캐주얼 액션, 시뮬레이션, 방치형, 스포츠 야구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 6종을 선보인다. 먼저 캐주얼 크래프팅 MMORPG '프로젝트 M'과 '더 스타라이트'로 포문을 연다. 그 뒤를 △프로젝트 세이렌 △프로젝트 ES △서머너즈 워: 레기온 △레전드 서머너 △프로야구 라이징' 등이 이을 계획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박원주 칼럼] 불꺼진 나라...모두의 등불이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지난 몇 개월, 참 바쁘게 다녔다. 매주 한 번 있는 대학원 강의 틈틈이 때늦은 은퇴여행과 회의 등을 끼워 넣었다.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을 거쳐 일본 도쿄까지의 긴 여정을 겨우 마쳤다. 그 사이 우리나라에서는 어이없고 입에 올리기도 부끄러운 변란이 있었다. 경제가 망가지고 환율이 치솟으면서 나름 즐거워야 할 여정이 꽤나 힘들어졌다. 연말을 맞아 전 세계가 들썩거리고 있었다. 방콕에서는 30도를 넘는 무더위에도 빨간 털모자를 쓴 산타들이 거리를 누비고 있었고, 인파가 넘치는 야시장 곳곳에 캐롤송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연말의 흥청거리는 분위기는 다른 곳도 마찬가지였다. 말레이시아, 베트남, 도쿄의 거리도 현지인과 관광객으로 빼곡히 차 있었다. 우리나라의 조용하게 가라앉은 연말 거리풍경과 대비되어 보였다. 그럼에도 묘한 기시감과 답답함. 우리도 저랬었는데... 그게 언제였더라... 두 번의 경제위기와 선거 때마다 쏟아지던 규제 입법들, 거스를 수 없는 고령화의 해일까지 몰아치면서 우리 경제는 손발이 꽁꽁 묶인 늙은 사자가 되어 버렸다. 이젠 더 이상 한국 경제를 두고 기적이니 뭐니 하는 낡은 레토릭을 말하는 이는 없다. 오히려 이런 질문을 더 많이 받는다. 당신네 나라 괜찮냐는.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이 상황에서 천진난만하게 “내 잘못은 아니잖아요" 라고 말할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까? 정치인들은 갈등과 분열을 만들거나 이에 편승했다.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했다. 당선된 뒤에는 “다 알면서 왜 그러냐. 공약은 원래 그런 거다."라며 뻔뻔하게 약속을 어겼다. 어떤 경우엔 명백하게 해선 안 되었던 약속을 무리하게 끌고 가는 사고도 쳤다. 방향타를 잡고 기업과 국민을 이끌어야 할 정부는 좌고우면하느라 더듬이만 비대해져서 달팽이처럼 엉금거리고 있다. 이 정부 들어 사법리스크가 대유행을 타면서 통화 녹음이 대세라는 말까지 들린다. 도대체 의사 결정이란 걸 하는 관료가 오히려 이상해 보일 지경이다. 기업은 멀쩡할까? 그렇지도 않다. 분명히 오늘 내일 하는 것 같은데 뭐 그렇게 떳떳하지 못한게 많은지 막상 아픈 부위를 물어도 묵묵부답인 경우가 많다. 창업자인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대부터 유구한 전통으로 이어져 온 대기업들이 초심을 잃고 흔들리고 있다. 젊은 오너의 한마디에 '그렇지 않다'고 말할 용기가 없는 임원들로 가득찬 기업들. 예스맨만 모아서 미래먹거리를 찾는 혁신을 마무리할 순 없다. 협력업체와 경쟁사, 작은 고객사들을 대하는 기업들의 윤리의식도 땅에 떨어져 있단 말을 듣는다. 상생의 룰이 사라진 기업현장은 정글과 같아서 누구도 내일의 생존을 장담하지 못한다. 갑질문화가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 기업의 미래는 어둡다. 현실을 진단하고 올바른 여론을 이끌어 주어야 할 전문가 집단 또한 칭찬 받을 구석이 없다. 자기 직역의 이익을 위해 불공정한 장벽을 마구 세우고, 혁신을 왜곡한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오죽하면 카르텔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예산이 깎이고 대학 정원을 강제 조정 당하는 일까지 생기고 있을까? 언론은 말할 것도 없다. 국민들이 'ㅇ튜브'에 푹 빠져 있다고 한탄하지만 자기 반성이 먼저다. 제도권 언론이 얼마나 공정하지 못했기에 이토록 외면 당하는지. 노조, 환경단체 등 사회적 행동주의자들도 마찬가지다. 자기 이익과 주장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다른 사회적 가치들을 부정해 왔다. 사회의 활력이 소진되고 새로운 미래 가치가 보이지 않게 되면 자신들이 주장하는 가치도 사라진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그랬다. 합의와 상호존중이 사라진 사회가 어디까지 황폐해질 수 있는지 우리 사회가 그 답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들도 잘한 게 없는 건 마찬가지. 진영과 지역, 나이대에 따라 산산히 쪼개져서 자기와 생각이 다른 이를 모두 '×××' 이니 'ㅇㅇ'이라며 손가락질해 왔다. 심지어는 부모 자식 사이마저도 그러했다. 이 모든 데카당스의 끝에 그 형편없는 계엄소동까지 벌어진 것이다. 이제 뭐가 더 남았는지 궁금하지도 않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내일은 오려는지, 2025년 이후 있을 수 있는 조기대선의 문을 두드리는 이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에게 큰 희망을 걸기에는 우리 앞에 쌓인 과제들이 너무나 험난하고 복잡해 보인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의외로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전임자' 반대로만 하면 될 거라는... 딱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러다 또 한 번 똑같은 일이 벌어질까 두렵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의 미래 권력에 몇 가지 제언을 드린다. [내편 네편 좀 가르지 말자.] 이 조그만 나라에 뭐 그렇게 먹을 게 많아서 피아를 나누고 쌈박질해야 하는가?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란 말이 안 들어간 취임사를 본 적이 없지만 그 말을 지키는 대통령을 본 적도 없다. 진보가 강남 은퇴자들의 억울한 사정에도 귀를 기울여 주고 보수가 세월호, 이태원 사태 유족들의 아픔에 공감해 주는 것이 뭐 그렇게 나쁜 일인가? 포용(Inclusion)은 UN에서도 강조하는 세계적 덕목이지만, 소외된 이들을 찾아 챙기는 것보다 먼저 할 일은 소외시키는 행위 자체를 안 하는 것이다. [국민보다 우선하는 이념은 없다.] 좋은 말도 너무 많이 들으면 지겹다.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면 다른 뜻이 있는지 의심도 하게 된다. 지난 2년반 동안 대통령이 '자유'라는 말을 무한 반복하는 것을 들으며, 우리나라가 그토록 자유롭지 못한 나라라는 것을 처음 알았는데, 바로 그 대통령이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기 위해 국회의사당에 특전사 무장군인들을 투입했다. '수거'니 '사살'이니 하는 험악한 말들까지 보도되고 있다. 국민의 자유보다 '자유'의 자유 또는 대통령의 자유가 더 중요했던 것일까? 구소련의 붕괴 이후로 이념이 국정의 최우선 과제가 되는 나라는 찾아 보기 어려웠다. '자유'주의 이념의 종주국인 미국마저도 자국의 이익앞에서라면 얼마든지 WTO의 룰을 무시하는 세상이 왔는데, 왜 우리는 철지난 이념 논쟁 앞에 무너져 버린 것일까? 국민의 이익만 생각해 주는 대통령을 원하는 것이 잘못된 일인가? [사람 좀 똑바로 써라.] 눈앞의 위기가 하루 아침에 끝날 일이 아닌 이상 국정을 책임지는 이는 끊임없이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할 일이 태산처럼 쌓여 있고, 제대로 일할 인재는 귀하기 그지 없다. 그럼에도 삼고초려를 했다는 대통령은 본 적이 없다.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 국민이 월급 주는 샐러리맨이다. 유능한 월급 CEO는 자기와 친한 사람만으로 팀을 구성하지 않는다. 일 잘하는 사람들을 모아 최고의 성과를 내려 한다. 한 손이라도 아쉬운 위난의 시기에 진영을 가리지 않고 최고의 인재를 모아 통합으로 위기를 이겨내는 통 큰 지도자를 보고 싶다.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말해 달라.] 새로운 희망으로 국민들을 이끌어 주는 것은 고맙지만 되지도 않을 거짓으로 사람을 현혹하는 것은 맞지 않다. 국민들은 원숭이가 아니니 조삼모사는 답이 될 수 없다. 우리에게 닥친 위기를 담담하게 설명하고 어떤 어려움을 감당해야 할지도 말해주어야 한다. 많은 경제문제들이 눈앞의 정치적 고려 때문에 미루어져서 지금의 파행을 만들지 않았는가. 이젠 좀 솔직하게 답을 만들어 낼 때가 되었다. [책임은 당신의 몫이다.] TV에서 대통령이 집무실을 소개하면서 “The buck stops here."라고 적힌 팻말을 보여주는 것을 본 적 있다. 미국을 따라 한 모양인데 솔직히 좀 웃겼다. 우리 국정의 책임자가 스스로 책임을 져 왔다면, 국정과제를 수행하다 법정에 서야 했던 그 많은 공무원들은 뭐고, 지금 정부 부처들이 책임을 안 지려고 의사결정을 미루는 모습은 도대체 뭔가? 공무원이든 기업이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다치는 세상은 정의롭지도 유망하지도 못하다. 책임과 열정은 모두 국가사회의 중요한 가치이지만 서로 부딪히는 부분도 많다. 부하들에게 열정만 요구하다가 책임질 일 앞에서 외면한다면 복지부동만이 살 길이 된다. [결단은 나중에, 설득부터 하라.] 최근 뉴스에서 결단이라는 말이 가장 듣기 싫었다. 대통령이 주변 의견을 무시하고 자기 맘대로 하는 것을 결단이라고 정의하는 거라면 그런 사전은 갖다 버리는 것이 좋겠다. 평소에 존경하던 전직 장관 한 분이 늘 하시던 말씀이 있다. “그들이 그렇다고 하면 그런 것이다." 자유라는 동전의 뒷면에는 책임이라는 말이 쓰여있다. 자기 뜻대로 결단을 했을 때는 주변의 의견을 무시한 무거운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의 안전, 생명, 재산은 타협할 수 없는 가치이다.] 최근 일련의 사태는 우리에게 치명적인 물리적 위협으로 다가왔다. 상상도 못했던 전쟁의 위기가 우리곁에 있었고, 수십년전 무덤으로 보낸 줄 알았던 군부독재의 망령이 법치의 탈을 쓰고 주변을 횡행하고 있었다. 이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지금까지 남아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지금의 우리는 잃을 것이 많은 국민이다.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고 이를 교란하는 자는 누구라도 용납할 수 없다. [일은 항상 열심히, 술은 그만둔 뒤]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모든 정보와 마찰, 이해관계가 한데 모이는 지점이다. 항상 긴장해야 하고, 항상 복잡한 사회적 갈등을 조율해야 한다. 필자가 보았던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극도의 일벌레였고, 만족스러운 해답이 나올 때까지는 쉬임없이 파고드는 소명의 화신들이었다. 그중엔 애주가도 있었지만 현직에 있는 동안 마음 놓고 술잔을 드는 이를 본 적 없다. 그런 모습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럼에도 노파심에 한 마디 더해 본다. 대통령은 자신의 목숨을 태워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이라고. 소명을 마치고 다 타들어간 촛불처럼 시들어진 어깨로 물러날 때 국민들이 진심으로 박수 쳐 주는 자리라고. 지도자가 국가사회의 운명을 온전하게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 사회가 처한 상황과 사회 전체의 역량, 거쳐온 역사와 문화의 지향점이 대세를 정한다. 그럼에도 혼란스러운 상황을 정리하고 국민앞에 명료한 방향을 보여주어 위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결국 지도자의 역할이다. 2025년 새해에는 길고 긴 어둠의 끝을 밝히는 새로운 빛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박원주

[리이그나이트 코리아] 식품업계, K-푸드로 ‘내수 핸디캡’ 뚫는다

경기침체 파고에 부딪힌 식품 산업이 대전환기에 서 있다. 세계 각국의 무역 장벽이 높아지는 가운데, 전통 내수업계의 틀을 깨야하는 국내 식품산업의 눈앞에 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펼쳐져 있다. 한류 열풍을 동력으로 식품업계 전반에 걸쳐 K-푸드 수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국제 통상환경 변화와 국내 정세 혼란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장애물을 넘어 글로벌 식품 산업으로 반등하는 기회의 원년으로 삼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새해 글로벌 농림축산식품 시장 규모는 전년(1경1583조원) 대비 7.2% 성장한 1경242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갈수록 커지는 시장 몸집만큼 빠르게 늘어나는 해외 소비 수요 대응을 위한 공급량 확충이 최대 현안이다. 종합 식품사들은 신성장 지역으로 낙점한 유럽 내 현지 첫 생산기지 설립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자동화 생산 라인을 갖춘 생산 공장를 짓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가동해 연간 30%씩 규모가 커지는 유럽 만두 시장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대상은 폴란드 크라쿠프에 6613㎡(2000평) 규모 김치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거점 공장인 만큼 유럽 전역에 공급하는 김치 물량을 생산하며, 오는 2030년까지 연간 3000톤(t) 이상의 물량을 만들 계획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라면 제조사 3사의 생산능력 확보전도 치열하다. 해외 매출 비중만 전체의 80%인 삼양식품은 올 하반기 가동 목표로 수출 전용 공장인 밀양2공장을 짓고 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 내 공급량 확대를 위해 오는 2027년까지 현지에 첫 해외 생산기지 설립도 예고했다. 40% 수준인 수출 비중을 올해 50%까지 끌어올린다고 발표한 농심도 상반기 중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연간 5억개 생산 능력을 갖춘 수출 전용 공장 착공에 돌입한다. 완공 예상 시점은 오는 2026년이다. 해외 매출 비중이 10%로 3사 중 가장 낮은 오뚜기도 2005년 미국 진출 이래 처음으로 캘리포니아 라미라다 지역에 생산기지 설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과업계에선 롯데웰푸드와 오리온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하반기부터 인도 법인 '롯데 인디아'의 하리아나 공장에 빼빼로 자동화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이를 통해 처음으로 빼빼로 해외 생산에 나선다. 오리온은 지난해 러시아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거두면서, 현지 트베리 신공장·노보 공장 가동률이 130%를 넘어서는 만큼 생산동 증축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 차원의 노력에도 미중 갈등과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공급망 재편 등 국제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안갯빛 전망도 점쳐진다. 수출 성장 견인력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내수 회복으로 일부 상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탄핵 정국 등 국내 정치 불안으로 성장 모멘텀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재선으로 주력 공략지인 미국 수출 시 최대 20% 수준의 보편관세 도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던 국내 식품업체의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 요동치는 원달러 환율도 부담이다.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면 해외 매출 비중이 낮은 업체는 물론, 수출형 식품업체들도 원부자재 수급과 공장 운영비, 판관비 등 현지 경영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러 위험 요인이 잔존함에 따라 새해 사업 방향성에 식품사들의 의사결정도 보다 신중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통상적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별화된 접근 방식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기원 서울대 푸드테크학과 교수는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단순한 식품 제조사의 역할을 넘어 유통, 콘텐츠, 농업 등 다른 분야 제조사와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메이드 인 코리아(Made-In-Korea) 그대로 공략하거나, 주어진 상황에 맞춰 현지화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이 교수는 조언했다. 이어 “삼양식품과 오리온 등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식품사는 라면과 제과 등 특정 분야에 제조 전문성이 특화돼 있다"면서 “반면에 내수 비중이 높은 업체는 기술 측면에서 전문성이 떨어지는데, 앞으로는 최신 기술을 접목해 보다 전문화된 기업으로 도약하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리이그나이트 코리아] 보험업권, 올해 ‘새 우물 파기’ 올인

보험업권이 신년 새해 경영전략 키워드로 일제히 '혁신'을 꼽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력 상품 판매의 둔화와 실손보험·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등 생손보 업권 불문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 보험업계가 수장 교체 등으로 대비한 만큼 올해 '새 우물 파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 생보업권은 종신보험 상품 판매 둔화기의 가속화와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후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의 확대를 위해 건강보험 경쟁이 격화됐다. 특히 지난해 생보사들이 요양사업 등 고령화에 맞춘 상품과 신사업의 기반을 잡은 맞큼 '실버산업'에 대한 집중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생보사들은 암, 고혈압, 당뇨 등 유병자 간편심사제도 도입으로 과거 병력이 있는 고객도 가입 문턱을 낮추는 한편 치매와 관련한 보장도 넓히는 해를 보냈다. 또한 전문의료진 상담과 진료예약 및 명의 안내, 해외 의료 서비스 지원 등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도 구축하면서 시장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특히 요양시설 사업에 대해 KB라이프생명, 신한라이프에 이어 삼성생명, 하나생명도 출사표를 던지면서 올해 본격적인 4파전이 예고된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초 조직개편을 통해 요양사업을 전담하는 시니어비즈팀을 신설했다. 하나생명도 하나은행과 TF를 운영하며 경기도 일대의 부지에 대해 검토에 나선 상태다. 손보업권은 치솟는 실손보험, 자동차보험 손해율로 손실이 이어지면서 신성장 먹거리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무·저해지보험 해약률 가정 적용 시 상반기 발표될 연간 실적이 고꾸라질 수 있다는 예상에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생보업권과 비교해 분위기가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손보사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손보업권에선 지난해 말부터 진행 중인 인사와 조직개편에서 신성장 먹거리와 밀접한 이력을 지닌 인물을 요직에 배치하는 등 신사업 발 넓히기가 시작된 모습이다. 현대해상은 올해 부문장급의 60년대 중반생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디지털 힘주기'에 들어갔다. 특히 요직 중 하나인 조윤상 기획관리부문장의 자리는 정규완 전 디지털전략본부장이 앉게 됐다. 2019년 디지털전략부장에서 본부장으로 승진한 정 본부장은 현재까지 디지털전략을 총괄해 온 인물이다. 한편 생·손보사 모두 무·저해지보험 해약률 가정 적용에 따른 체력 악화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납입기간 중 해지 시 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무·저해지 상품에 대한 해지율을 높게 가정한 것을 지적하며 새로운 가이드를 내놓은 상태다. 무·저해지 상품 취급 규모가 높은 보험사일수록 타격이 커지며, 건전성지표인 지급여력비율(킥스)은 평균 20% 하락할 전망이다. 대다수 보험사는 지난해 계리적 가정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무·저해지 상품을 늘린 바 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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