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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군인, 후임에 "日 성인만화처럼, 신음도 내 봐" 이유는 "北과 가까워서"?...결국 계급 강등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후임병에게 가혹 행위를 한 해병대 선임병이 강등 징계를 받자 간부를 상대로 행정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지법 행정1-2부(소병진 부장판사)는 A씨가 해병대 중대장을 상대로 낸 강등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재판부는 A씨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 비용도 모두 부담하라고 명령했다.A씨는 기관총 부사수로 해병대에서 군 복무를 하던 지난해 4월 새벽 부대 상황실에서 장난을 친다며 후임병 B씨에게 가혹행위를 했다.당시 그는 B씨에게 4차례 신음을 내게 하면서 이른바 ‘아헤가오’ 표정도 하라고 강요했다. ‘아헤가오’는 일본 성인 만화에서 여성이 혀를 내민 채 흰자가 보이게 두 눈을 뜨는 모습을 말한다.또 B씨가 실수하면 "죄송합니다" 대신 "저랑 맞짱(싸움) 한번 뜨자(하자)"는 말을 하라고 시키는 등 괴롭혔다.A씨에게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는 B씨뿐만이 아니었다. 또 다른 후임병은 물을 마실 때마다 A씨에게 보고를 해야 했다. 심지어 눈을 깜빡이거나 마스크를 손으로 올릴 때도 보고하라는 부당한 지시를 받았다. 군부대 조사 결과 A씨는 후임병들로부터 담배나 음료수를 빼앗은 사실도 적발됐다. 해병대는 지난해 5월 A씨를 다른 부대로 보내면서 중대 전술훈련 평가 때 최우수 유공으로 받은 포상 휴가 3일도 취소했다. 2개월 뒤에는 징계위원회를 열고 가혹행위로 인한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으로 A씨에게 강등 처분을 내렸다. 어떤 계급에서 강등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그는 곧바로 항고 심사위원회에 항고했으나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A씨는 소송에서 "전출 명령과 포상 휴가 박탈 등 징계성 인사 조치를 이미 받았는데 또 강등 처분까지 했다"며 "이중 징계여서 위법하다"고 주장했다.또 범행 동기에 "북한과 가까운 접경지역 상황실에서 근무 기강을 잡기 위해 후임병들에게 그런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래전부터 이어진 장병들 간 악습인데 중징계 처분을 한 것은 가혹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법원은 이중 징계가 아닌 데다 가혹한 수준 징계도 아니라고 판단했다.재판부는 "(징계 전 A씨에게 내린) 전출 명령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기 위한 인사성 조치"라며 "포상 휴가 박탈도 지휘권 행사의 일종으로 징계와는 성질이 다르다"고 전제했다.이어 "하급자에게 부당한 지시를 하고 모욕적인 행동을 강요했을 때는 엄격한 징계를 해야 한다"며 "그런 악습이 있었더라도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설명했다.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동을 시키거나 직무와 무관한 보고 행위를 강요했다"며 "비위가 절대 가볍지 않고 피해자들도 처벌을 원하고 있어 강등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hg3to8@ekn.kr법원.

노조 회계공시 받아들인 양대노총…첫 발로 주춤했던 노동개혁에 탄력

[에너지경제신문 김종환 기자] 한국노총에 이어 민주노총도 정부가 요구해온 노동조합 회계 공시제도에 동참하기로 결정하며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를 명목으로 정부가 도입한 노조 회계공시 제도가 일단 안착을 위한 첫발을 뗐다. 근로시간 개편 논란으로 주춤했던 노동개혁도 정부가 내세우는 ‘노사 법치주의 확립’을 필두로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노총은 24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방침을 결정했다. 한국노총은 전날 노조 회계 공시제도 참여를 결정했다. 양대 노총이 내부 논의 끝에 동참하기로 한 노조 회계공시 제도는 윤석열 정부가 작년부터 노동 개혁의 하나로 추진해왔다. 노조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회계 결산 결과를 전체 조합원에 공개하고 있지만 정부가 노조 재정을 관리·감독할 규정은 없어 ‘깜깜이 회계’라는 비판이 일부에서 나왔다. 윤 대통령은 작년 말 "노조 부패 방지와 투명성 강화가 우리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노동자 복리 증진에 필수적"이라며 노조 회계공시 시스템 구축을 지시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월 조합원 1000명 이상 노조와 연합단체에 회계 장부 점검 결과를 보고하도록 했고 양대 노총이 자료 제출과 현장 조사를 거부하면서 노정 갈등이 고조됐다. 노동조합법과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거쳐 회계공시 시스템 도입이 결정된 후에도 노동계의 반발은 이어졌다. 조합원 1000명 이상 노조 또는 산하 조직은 회계연도마다 결산 결과를 공표하도록 하고 공시한 노조의 조합원만 조합비 15% 세액공제 혜택을 받게 하는 개정 시행령은 당초 예고보다 3개월 앞당긴 이달 초부터 시행됐다. 그간 ‘노동 탄압’이자 ‘노조 운영 개입’이라고 목소리를 높여온 양대 노총이 제도 자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면서도 회계공시 동참을 결정한 데엔 세액공제 불이익이 크게 작용했다. 상급단체가 공시하지 않으면 회계를 공시한 산하 노조의 조합원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기에 양대 노총으로서는 다수 조합원의 경제적 불이익을 감수하긴 힘든 상황이 된 것이다. 양대 노총의 동참으로 11월 말 마감 전까지 결산 결과를 공시하는 노조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이 동참을 발표한 지난 23일까진 공시 건수가 36건에 불과했는데 한국노총 산하 노조의 공시는 9건, 민주노총 산하는 4건이었다. 공시 대상인 조합원 1000명 이상 노조 상급단체와 산하조직은 모두 673곳이다. 한국노총 가맹 노조와 산하조직은 303곳, 민주노총 가맹 노조와 산하조직은 249곳이다. 고용부는 회계공시 제도가 조속히 정착할 수 있도록 노조와 계속 소통하고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노사법치를 기반으로 노사관계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동개혁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며 "노조 민주성과 자주성이 한층 더 높아지고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투명성이 제고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axkjh@ekn.kr노동조합 회계 공시 시스템 개통 브리핑하는 이정식 고용노동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출산율 안오르면…유소년, 2020년 632만→2040년 318만 반토막"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출산율이 반등하지 못할 경우 오는 2040년 국내 유소년 인구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24일 공개한 ‘최근 저출산 추이를 반영한 총인구 추계’ 보고서는 통계청이 저점으로 전망한 2024년 합계출산율(0.7명)이 계속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총인구를 추계했다. 추계 결과 2040년 총인구는 4916만명으로 지난 2020년 5184만명보다 268만명(5.1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인구 감소는 주로 15세 미만 유소년 인구에 집중될 것으로 봤다. 지난 2020년 632만명이었던 0∼14세 유소년 인구는 2040년 318만명으로 49.6%나 줄 것으로 전망됐다. 또 2040년 0∼6세 영유아 인구는 2020년(263만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130만명까지 내려앉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통계청 추계와 비교하면 각각 125만명, 86만명 더 적은 것이다. 이번 분석이 ‘출산율이 오르지 않는 상황’을 가정한 것은 저출산 고착화로 통계청이 예상한 ‘합계 출산율 저점’ 시기가 매번 늦춰진 현실과 관련이 있다. 통계청은 지난 2016년 추계 당시 합계출산율이 당해 1.18명까지 내려간 뒤 이듬해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출산율은 오르지 않았다. 이후 2019년에는 2021년 0.86명으로 바닥을 찍고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2022년에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통계청이 2021년 예상한 합계출산율 저점 시기는 2024년(0.7명)이다. 보고서는 "통계청은 매 추계에서 합계출산율이 저점 이후 반등하는 것으로 전망했지만 2015년 이후 합계출산율 실적은 전망치를 하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사회적 여건을 고려하면 합계출산율이 단기간 내 반등할지는 의문"이라며 "출산율 하락이 단기간 내 그치지 않는 상황을 반영하는 총인구 추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laudia@ekn.krclip20231024092744 어린이들. 연합뉴스

소형항공사 좌석 제한 완화…"소형공항 활성화"

소형항공사 좌석 제한 완화…"소형공항 활성화"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지방의 소공항을 주로 운항하는 소형항공기의 좌석수 기준이 현행 50석 이하에 80석 이하로 완화된다. 국토교통부는 ‘소형항공운송사업자’ 등록을 위한 항공기 좌석 수 기준을 50석 이하에서 80석 이하로 높이는 내용의 항공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행정예고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소형항공기 좌석수 기준 제한 완화는 개항을 준비 중인 울릉·서산·백령공항 등 도서 공항의 활성화와 지역 주민의 교통 편의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들 공항에서 주로 운항될 소형 항공기의 제작사들은 과거 50석이 넘지 않는 항공기를 주력 제품으로 삼았으나, 지금은 100석 안팎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유럽 ATR사의 터보프롭 여객기 ‘ATR-72’, 브라질 엠브라에르(엠브레어)사의 제트 여객기 E190-E2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당초 울릉공항을 50인승 소형 항공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기준으로 설계했다가 80인승 항공기가 뜨고 내릴 수 있는 크기로 설계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50인승 이하 기종만 운항해서는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업계 목소리 등을 반영한 것이다. 한편 울릉공항은 오는 2026년 개항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또 서산공항은 2028년을 목표로 개항이 추진되고 있고 백령공항은 2025년 착공해 2029년에 완공될 예정이다.울릉공항 건설현장 울릉공항 건설현장 연합뉴스

열흘 이상 일찍 온 주말 ‘겨울 추위’…북서쪽서 찬공기 유입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주말 기온이 평년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21일 0시 30분 강원 양양군 설악산 중청대피소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기록한 기온은 영하 5.6도로 나타났다. 올가을 가장 최저기온에 해당했다. ‘영하의 추위’에 중청대피소에는 이날 올가을 첫눈도 내렸다. 강원 화천군 광덕산에서도 올가을 첫눈이 관측됐다. 북쪽에서 기압골이 내려오면서 이날 아침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에 빗방울이 좀 떨어졌는데 기온이 특히 낮은 높은 산지에서는 빗방울이 눈으로 변한 것이다. 대전과 경북 안동에서는 올가을 첫서리가 관측됐는데 작년과 비교하면 각각 이틀과 사흘 늦었지만, 평년에 견줘서는 일주일과 사흘 일렀다. 이날 대부분 지역이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아침을 맞았다. 전국적으로 아침 기온은 0~11도로 11월 초순 수준이었다. 서울의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오전 4시 9분 기록된 5.9도였다. 전날 아침 가장 낮았던 기온(10.1도)보다 4.2도나 낮았다. 양일 오전 7시 기온을 비교해도 이날은 7.7도, 전날은 10.5도로 3도가량 차이가 났다. 전국적으로는 아침 기온이 하루 새 3~8도나 떨어졌다. ‘추위’의 원인은 중국 상하이, 우리나라 기준으론 서쪽에 있는 고기압이다. 북반구에서는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시계방향으로 바람이 분다. 우리나라 서쪽에 자리한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북서쪽에서 찬 바람이 불어 들고 있다. 고기압 영향권에 놓여 간밤 하늘이 맑았던 점도 이날 아침 추운 이유다. 하늘에 구름이 없으면 밤사이 복사냉각이 활발히 이뤄진다. 복사냉각은 ‘들어오는 복사에너지보다 나가는 복사에너지가 많아 온도가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당연히 햇볕이 내리쬐는 낮에는 복사냉각이 일어나지 않는다. 밤에도 구름이 있으면 복사냉각이 덜 이뤄지는데 지표면 열이 대기로 빠져나가는 것을 구름이 막아주고 구름에서 복사에너지도 좀 나오기 때문이다. 맑은 날엔 건조한 점도 복사냉각을 부추긴다. 대기 중에 수분이 있으면 열을 붙잡고 있는데 건조한 날은 그런 일이 없다. 기온이 급락했고 바람이 거센 점은 추위를 더 심하게 느끼게 한 요인이다. 갑자기 추워지면 더 춥게 느껴질 수 있다. 바람은 체감온도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보통 풍속이 1㎧ 오르면 체감온도는 1.6도 정도 내려간다고 한다. 기상청 계산식으로 계산해보면 기온이 10도이고 풍속이 5㎧일 때 체감온도는 7.6도이고 같은 기온에서 풍속이 10㎧이면 체감온도는 6.2도에 그친다. 기상청은 서해안·전남남해안(일부)·제주에 이날 오전까지 순간풍속 시속 70㎞(산지는 시속 90㎞) 이상의 강풍, 나머지 지역에 순간풍속 시속 55㎞(산지는 시속 70㎞) 안팎의 거센 바람이 불 것으로 내다봤다. 일요일인 22일도 이날 수준으로 춥겠다. 22일 아침 최저기온은 1~11도, 낮 최고기온은 17~21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히 추위가 계속 이어지지는 않겠다. 다음 주 월요일인 23일 아침 최저기온과 낮 최고기온은 5~13도와 19~22도로 주말보다 높겠다. 24일부터 열흘간 기온은 아침 7~15도와 낮 17~23도로 평년기온(최저 3~13도와 최고 16~21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을 것으로 보인다.첫눈 내린 평창 강원도 내 곳곳이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21일 평창군 진부면의 한 농촌 마을에 눈이 내리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설악산과 광덕산 등에 올가을 첫눈이 내렸다. (사진=연합) 강원 배추밭에 내린 첫눈 강원도 내 곳곳이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21일 평창군 진부면의 한 농촌 마을에 눈이 내리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설악산과 광덕산 등에 올가을 첫눈이 내렸다.(사진=연합)

하늘 위 비행기 문을 갑자기…필로폰 중독 10대, 징역 3년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필로폰에 중독된 상태로 비행 중인 여객기에서 비상문을 강제로 열려고 했던 1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먄, 인천지법 형사5단독 홍준서 판사는 20일 선고 공판에서 항공보안법 위반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 혐의로 기소된 A(18)군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홍 판사는 또 A군에게 약물 중독 치료 프로그램 40시간을 이수하라고 명령했다. 홍 판사는 "피고인은 필로폰에 중독된 상태에서 항공기의 비상문을 열려고 시도해 많은 승객을 위험에 빠트렸다"며 "실형을 선고해 엄벌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범행 당시 소년이었고, 과거에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5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이 마약을 투약한 상태에서 한 행위로 항공기 안전이 위협받았다"며 장기 7년∼단기 5년의 징역형을 구형했다. A군은 지난 6월 19일 오전 5시 30분께 필리핀 세부공항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여객기에서 소란을 부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이륙 후 1시간이 지난 뒤부터 계속해서 비상문을 강제로 열려고 시도하다가 승무원과 다른 승객들에게 제압됐다. 항공사는 착륙 후 A군을 인천공항경찰단에 즉시 인계했다. A군은 여객기 탑승 전 필리핀 세부에서 필로폰 1.6g을 2차례 투약했다. 이에 급성 필로폰 중독으로 인한 일시적 망상을 겪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hg3to8@ekn.krclip20231020233251 비행 중 여객기 비상문 개방 시도한 10대.연합뉴스

"우리한텐 어떻게"...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각국, 입은 ‘평화’ 손은 ‘주판’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시작된 전쟁이 2주째로 치닫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숨 가쁘다. 각국은 사태 종식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한편, 여파가 자국에 미칠 영향을 계산하는 데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가장 적극적으로 사태에 개입하고 있는 국가는 초강대국이자 ‘이스라엘 맹방’ 미국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전격 방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정상회담하고 사태 대응책을 논의했다. 비록 8시간 정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서방 중심국이자 이스라엘 맹방인 미국 정상이 전쟁 통에 직접 현지를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큰 무게가 실렸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하마스를 향해 강력한 경고장을 날리면서 최근 갈등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병원 공습 참사에도 이스라엘 측 입장에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를 통한 구호품 반입에 대한 이스라엘과 이집트 간 합의를 중재함으로써 존재감을 발휘했다. 반면 미국과 국제사회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중국은 사태의 빠른 종식을 기원하면서도, 중동에 대한 입김 확대에 나선 모양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중국을 찾은 모스타파 마드불리 이집트 총리를 만나 "분쟁이 확대돼 통제 불능에 빠지거나 심각한 인도주의 위기를 초래하지 않도록 가능한 한 빨리 휴전하는 게 급선무"라면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지지하는 ‘두 국가 방안’(兩國方案)을 해법으로 강조했다. 미국이 전통적 우방인 이스라엘에 연대를 선언하고 곁에 선 틈을 타 중국은 중동 중재 외교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교 수립 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으나, 사우디는 이번 전쟁으로 이를 중단했다. 반면 중국은 올해 초 숙적 관계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을 중재해 외교관계를 복원시키며 ‘중동 해결사’ 역할에서 이미 성과를 낸 상황이다. 시 주석은 이날도 "이집트 및 아랍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해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전면적이고 정의롭고 지속적인 해결을 조속히 추진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마드불리 이집트 총리도 "현재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이 더 큰 역할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야심을 이미 드러냈다. 미국과 대조적으로 정직한 중개자의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중국과의 밀착을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 역시 ‘팔레스타인 주권국’이라는 해법을 최우선으로 강조하며 힘을 싣고 있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CNS)의 한나 노테 연구원은 "러시아는 중동 평화 프로세스를 지배하려는 미국을 못마땅하게 여겨 왔다"며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국교 정상화가 어긋날 경우 러시아에 부수적인 이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서방국들은 중심인 미국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가 공고한 상황이다. 다만 이에 항거하는 테러 집단에 대한 경계심도 높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뒤를 이어 텔아비브에 도착, 네타냐후 총리와의 면담하고 이스라엘 지지 입장을 보였다. 지난 17일 유럽연합(EU) 중추국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도 중동 순방에 나선 뒤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하고 양국 간 ‘단합’을 강조했다. 이어 이집트로 향한 숄츠 총리는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을 마주한 뒤 인도적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반대로 중동과 지중해를 공유하는 이탈리아는 자국에 대한 테러 위협에 위기감이 고조됐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후 역내에서 폭력 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며 오는 21일부터 열흘간 슬로베니아와의 국경 통제를 복원키로 했다. 슬로베니아와 이탈리아는 모두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이탈리아의 국경 통제 조치는 EU의 국경 자유 왕래를 규정한 셍겐 조약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자유 통행의 보호막을 악용한 테러 분자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국경 통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과 프랑스·벨기에 테러 사건을 계기로 셍겐 조약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에 국경 통제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우리의 국경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유럽 내 자유로운 이동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동 주변국도 분주한 외교전을 이어갔다. 특히 이집트와 요르단 등은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는 등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만큼 이번 사태와 관련해 보다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는 점에서 다른 접근법을 보이는 모습이다. 평화 정착이라는 점에서는 서방과도 뜻이 일치하지만, 이집트는 가자지구 남부 ‘생명줄’ 라파 검문소 개방 여부와 관련해서 피란민 수용을 거부하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요르단도 같은 입장이다. 이들 두 국가는 내심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영구히 좌절시키기 위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자신들 영토로 몰아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군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전쟁이 끝나면 가자지구에 하마스가 더 이상 없을 뿐만 아니라 가자지구 영토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하마스를 물밑 지원하는 이란, 친이란 세력 헤즈볼라가 자리 잡은 레바논과 시리아 등지의 이해관계가 얽히며 이번 사태의 해법은 복잡다단한 고차방정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hg3to8@ekn.krPALESTINIAN-GAZA-ISRAEL-CONFLICT 가자지구 남쪽 라파에서 이스라엘 폭격으로 연기 기둥이 피어오르는 모습.AFP/연합뉴스

인천 커피숍에서 미혼모 신생아 300만원에 거래...20대 브로커 혐의 인정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미혼모가 낳은 신생아를 돈을 주고 받은 뒤 다시 판 ‘영아 브로커’가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동복지법상 아동매매 혐의로 기소된 영아 브로커 A(24·여)씨 변호인은 인천지법 형사9단독 정희영 판사 심리로 19일 열린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A씨에게 신생아 딸을 판 친모 B(26)씨도 "공소사실 인정하느냐"는 판사 물음에 "네"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나 A씨로부터 B씨 딸을 산 혐의로 함께 기소된 C(52·여)씨는 변호인을 통해 "A씨가 자신을 미혼모라고 속였다"며 "아이를 넘겨받는 대가가 아니라 후원금 차원에서 돈을 줬다"고 주장했다. A씨는 2019년 8월 24일 오전 11시 34분께 인천에 있는 커피숍에서 300만원을 받고 생후 6일 된 B씨 딸을 C씨에게 판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1시간 30분 전 B씨가 입원한 병원에 찾아가 병원비 98만원을 대신 내고 신생아를 건네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남자친구와 사이에서 아이가 생겼는데 키울 능력이 되지 않는다"는 인터넷 글을 보고 B씨에게 연락했다. 이어 "남편이 무정자증이라 아이를 가질 수 없다"며 "아이를 데려와서 출생신고 후 키우고 싶다"고 거짓말했다. A씨는 이후 입양을 원하는 C씨에게 접근해 친모 행세를 했고, 병원비와 산후조리 비용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B씨 딸을 자신의 아이로 등록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결국 베이비박스에 유기했고, 이후 피해아동는 다른 가정에 입양됐다. hg3to8@ekn.krbaby-428395_1920 순가락을 붙잡은 아기 사진(기사내용과 무관)

"담배 사줄게" 미성년자 20회 성착취...20대 랜챗남, 징역 7년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난 청소년들에게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20대 A씨가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9일 제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20대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아동·청소년 보호기관과 장애인 관련 시설 취업제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10년 부력,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 이수 등도 명령했다. A씨는 앞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지난 3월께 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난 청소년 3명을 상대로 20회에 걸쳐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담배를 사주겠다"며 접근해 청소년과 만나 공중화장실 등에서 성 착취를 하며 촬영하고, 특정 신체 부위 사진을 요구해 받아내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오로지 자신의 성적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미성년 피해자들을 상대로 범행했다. 재범 위험성이 높아 보이며, 피해자와 그 가족들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hg3to8@ekn.kr법원 로고 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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