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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결국 ‘외국인 인간 방패’ 등장…"처형" 위협에 서방 긴장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이스라엘을 선제 타격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보복을 막기 위해 결국 ‘인간 방패’를 꺼내들었다. 다수 외신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아부 오바이바 하마스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민간인 주택을 사전 경고 없이 공격할 때마다 이스라엘 민간인 포로 1명을 처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이바 대변인은 하마스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이스라엘 포로들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전 경고 없이 우리 국민을 표적으로 삼는다면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붙잡고 있는 민간인 포로 중 한 명을 처형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하마스는 지난 7일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 침투해 수백명의 민간인을 살해하고 일부는 인질로 잡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하마스는 이렇게 데려간 인질이 100명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총리실 산하 정부 공보실도 인질 약 150명이 가자지구에 붙잡혀 있다며 이들의 생사가 불투명해 전쟁 사망자 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사망자와 인질 중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우크라이나 등 외국인도 포함됐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보복을 막기 위해 이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는데, 이날 성명으로 그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성명에서 "국내외 미국 시민의 안전은 대통령으로서 최우선 과제"라며 "아직 확인 작업을 하고 있지만 아마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사람 중에 미국 시민들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팀에게 이스라엘 당국자들과 인질 위기의 모든 면에 대응 협력하라고 지시했다"며 미국 정부 각 부처 전문가들을 파견해 이스라엘 당국자들과 인질 구출 노력을 협의, 조언토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미국이 직접 군사력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미국 지상군을 이스라엘 땅에 배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성명에서 하마스에 즉각 공격을 중단하고 인질들을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느끼는 정당한 슬픔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어떤 것도 민간인을 향한 테러와 살인, 납치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다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반격에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에서 여성과 아동을 포함해 500여명이 죽고 3000여명이 다쳤다는 보도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스라엘의 정당한 안보 우려를 이해하지만 군사작전은 국제인도법에 따라 엄격하게 수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가자지구 내 의료시설과 고층 주거건물, 모스크는 물론 유엔 구호시설 2곳이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민간인은 언제나 존중되고 보호돼야 하며, 민간 인프라는 공격 목표가 돼선 안 된다"라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발표에 ‘깊은 고통’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hg3to8@ekn.krUS-WASHINGTON-DC-HEBREW-COMMUNITY-HOLDS-VIGIL-FOR-ISRAEL 미국 워싱턴 DC에서 이스라엘을 위한 철야 기도가 진행되는 모습.AFP/연합뉴스

美 이스라엘 지원 발표에…中 "불난 집 기름 붓는 격" 비판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지원을 선언한 것과 관련해 중국이 비판에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는 9일 ‘새로운 중동 전쟁을 피하기 위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미룰 수 없다’라는 제목의 사설로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어 외부 세력의 간섭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증오를 심화하는 주요 원인"이라며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오래 전부터 이 문제에 간섭했고, 과거 중동 분쟁에도 미국은 종종 배후에서 개입했다"고 비난했다.이어 "양측 분쟁이 격화된 뒤 미국과 일부 서방 국가가 어느 한쪽 편을 드는 성급한 결정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기 쉽다"며 "국제사회의 최우선 과제는 인도주의적 재난이 더는 악화하지 않도록 신속한 휴전을 권고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또 "대규모 무력 충돌로 평화를 가장해 안보를 추구하는 방식으로는 평화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며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이러한 관행을 중단하고 중동 평화 프로세스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미국이 항모전단 전진 배치 및 역내 전투기 증강에 착수하고 탄약 등 이스라엘에 대한 안보 지원을 시작한 것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신문은 그러면서 중국이 그동안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문제 해법으로 제시한 ‘두 국가 방안’(兩國方案)을 강조했다.두 국가 방안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도의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안을 가리킨다.중국은 팔레스타인이 진정한 국가를 세워야만 이스라엘도 평화를 얻을 수 있으며 양측 문제가 완전히 해결돼야 중동 정세가 근본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올해 들어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외교 관계 복원을 중재하는 등 중동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한 중 국은 이번 무장 충돌로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분위기다.앞서 중국 외교부는 전날 홈페이지에 발표한 입장문에서 하마스의 공격을 규탄하는 대신 양측의 자제를 강조한 바 있다.외교부 대변인은 "양측의 긴장 고조와 폭력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관련 당사자들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즉각 휴전하며 민간인을 보호하고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방지할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이어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조속히 평화 회담을 재개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모색하도록 해야 한다"며 "중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공습 보복을 받은 팔레스타인 가자 시티의 모습(사진=AFP/연합)

아프간 덮친 20년만 최악의 강진…사망자 2000명 돌파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아프가니스탄에서 최악의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사망자가 2000명 넘게 급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이터 통신은 지진 발생 다음 날인 8일(현지시간) 재난당국을 인용해 사망자가 2053명, 부상자가 9240명이고 주택 1329채가 파괴됐다고 보도했다.AP통신은 이번 지진이 아프간에서 20년 만에 일어난 최악 지진들 가운데 하나라며 정부 대변인을 인용해 2000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압둘 와히드 라이안 공보문화부 대변인은 사망자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더 많다며 6개 마을이 파괴되고 수백명이 건물 잔해에 파묻혔다고 말했다.다만 피해 집계가 이뤄지는 상황이어서 사상자 수는 유동적인 것으로 보인다.이날 AFP 통신은 아프간 정부 대변인의 말을 빌려 사망자가 1000명 이상이라고 전하고 적신월사는 헤라트주 보건부 관계자를 인용해 사망자가 500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헤라트주 보건부 관계자는 시신들이 여러 병원에 분산 수용돼 사망자 수를 확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강진과 관련해 헤라트주 내 최소 12개 마을에서 600여채 주택이 완파되거나 부분 파손됐다며 약 4200명이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7일 오전 아프간 북서부에서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했고 그 후에도 규모 4.3에서 6.3 사이의 여진이 여덟 차례 이어졌다.진앙은 헤라트주 주도 헤라트 북서쪽 40㎞ 지점이고 진원 깊이는 14㎞로 비교적 얕았다.아프가니스탄은 2021년 8월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재집권으로 해외원조가 중단되면서 심각한 인도적 위기에 처한 상태다. 이란 국경에서 동쪽으로 120km 떨어진 헤라트는 아프간 문화 수도로 꼽힌다. 2019년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헤라트에는 약 190만명이 살고 있다.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인도로 이어지는 국경지대는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교차해 힌두쿠시 산맥을 중심으로 지진이 잦은 편이다.지난해 6월에는 아프간 남동부 파키스탄 국경 인근 파크티카주에서 규모 5.9 지진이 일어나 1000여명이 숨지고 1500여명이 부상했다. 수만 명은 집을 잃었다.7일 강진에 무너진 아프간 북서부 지역 마을(사진=AFP/연합)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헤즈볼라까지 개입…‘이란 대리세력’도 참전하나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이틀째로 접어든 가운데, 레바논 남부에 근거로 둔 또다른 무장세력 헤즈볼라도 이스라엘를 향해 공격에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8일(현지시간) 오전 브리핑을 통해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침투했던 남부 대부분 지역의 통제권을 지난 밤사이 회복했다고 밝혔다.하지만 수십명의 이스라엘 주민이 인질로 잡혀있던 스데로트의 베에리 키부츠를 비롯한 최소 8곳에서는 여전히 교전이 진행 중이라고 군 당국은 덧붙였다.다만 베에리, 오파킴 키부츠에 잡혀있던 인질들은 구출됐고, 무장세력이 장악했던 스데로트 경찰서 상황도 정리됐다.군 당국은 작전 과정에서 10여명의 무장대원을 사살하고 수십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사망한 이스라엘군 병사도 26명에 달한다.이와 함께 군 당국은 곳곳에 숨어있을 수 있는 하마스 무장대원을 찾기 위한 수색을 계속하는 한편, 이 지역 주민들을 계속 대피시킨다는 계획이다.앞서 이스라엘 경찰은 전날 박격포 공격과 함께 하마스 무장대원 200∼300명이 침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무장대원들은 이스라엘 남부지역 주요 도시와 군 시설에 침투해 민간인과 군인들을 인질로 잡아 가자지구로 끌고 가기도 했다.이스라엘군은 또 밤샘 공습을 통해 가자지구의 헤즈볼라 관련 시설 426곳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는 10층 이상의 고층 건물도 10여채 포함되어 있다.이스라엘 남부지역의 교전이 막바지로 접어들었지만 북부지역에서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등장해 긴장을 고조시켰다.헤즈볼라는 이날 레바논 및 시리아와 접경한 골란고원의 이스라엘 점령지 ‘셰바 팜스’(Shebaa Farms)에 여러 발의 로켓과 박격포를 쏜 뒤 배후를 자처했다. 헤즈볼라의 공격을 받은 셰바 팜스는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영토 분쟁 대상이기도 하다.이후 이스라엘군은 포탄이 날아온 레바논 남부를 겨냥해 보복 포격을 가했다.헤즈볼라는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저항군에 연대하는 차원에서 우리 전사들이 오늘 아침 레바논의 셰바 팜스 인근에 있는 시온주의자 군대를 공격했다. 포탄이 이스라엘군 레이더를 타격했다"고 말했다.이스라엘의 앙숙인 이란의 직접적인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가 하마스의 대이스라엘 공격에 개입함에 따라, 이스라엘이 이란의 ‘대리 세력’(Proxy)으로 부르는 시리아, 예멘, 이라크 등의 무장세력까지 전쟁에 가담할지에 관심이 쏠린다.가지 하마드 하마스 대변인은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번 이스라엘 공격과 관련해 이란의 직접적인 지원을 받았다면서 "이란은 팔레스타인과 예루살렘이 해방될 때까지 우리 전사들과 함께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한편, 교전 이틀째인 이날까지 이스라엘에서는 300명 이상이 죽고 1864명이 부상해 사상자 수가 21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군의 이틀째 공습이 이어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도 역시 사상자 수가 2000명 이상(사망자 256명, 부상자 1788명)으로 늘어났다.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주저앉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건물(사진=로이터/연합)

민간인 학살까지…하마스 왜 갑자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기습 공격을 감행한 속내와 목적이 무엇인지 관심을 쏠리고 있다.그동안 크고 작은 폭력 사태는 있었지만, 하마스가 공습과 함께 처음으로 무장대원들을 이스라엘에 침투시키는 전례 없는 군사 행동을 하고, 이스라엘 군인은 물론 민간인까지 인질로 잡는 전쟁범죄의 행태까지 보여서다.하마스는 표면적으로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탄압 중단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칼리드 카도비 하마스 대변인은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이번 공격은 팔레스타인이 수십년간 겪어온 이스라엘의 모든 만행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 사람들, 그리고 알아크사 같은 성지에 대한 (이스라엘의) 만행을 중단시켜달라"며 "이 모든 것이 이번 전투를 시작한 이유"라고 말했다.이어 "지구상의 마지막 점령을 끝낼 가장 위대한 전투의 날"이라며 이스라엘을 향해 5천발의 로켓포탄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총을 가진 자는 모두 총을 꺼내 들 때"라고 덧붙였다.그러나 이스라엘의 대대적 반격 등 ‘피의 보복’ 악순환에 빠지면 팔레스타인도 인적, 물적으로 단기간에 회복하기 힘든 큰 타격을 받는 점을 감안할 때 무리수가 될 수도 있다.하마스의 공격과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벌써 양측에서만 모두 530여명의 사망자(이스라엘 300여명, 팔레스타인 230여명)가 나왔다. 부상자만 해도 양측 합해 3천명을 웃돈다. 양측이 군사적 대응 수준을 높이고 있어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난 것으로 예상된다. 전면전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하마스는 텔레그램을 통해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전사들과 아랍·이슬람 국가들에 동참을 촉구했다.이번 사태를 ‘전쟁’으로 규정한 이스라엘은 8일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 등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을 파괴하기로 결정하고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대한 전력 공급 중단 등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하마스는 국제사회의 관심을 다시 끄는 데 성공했지만, 세계각국의 규탄이 잇따르는 등 부정적인 인식을 더욱 키우는 결과를 냈다.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 서방을 중심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중동 지역에선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이란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양측의 확전 자제를 주문했다.하마스가 자신들의 입지가 크게 좁아지는 중동 평화 무드에 제동을 걸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미 인터넷 매체 복스는 하마스의 공격 배경을 확신할 수 없다며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로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정상화 움직임을 꼽았다.하마스 최고지도자인 이스마엘 하니예는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당일 저녁 TV 연설을 통해 "저항 세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지도 못하는 객체(이스라엘)는 누군가를 보호하지 못한다는 것을 아랍권 형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알린다"고 말했다.그는 "이 객체와 맺은 모든 관계 정상화 합의가 팔레스타인 분쟁의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2020년 미국 중재로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등과 이른바 ‘아브라함 협약’을 맺고 관계를 정상화했다. 최근에는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 정상화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이스라엘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 지구에 대해 17년째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고 생필품 반입을 통제하는 강력한 봉쇄정책을 펴는 가운데 하마스가 갈수록 코너에 몰리자 ‘극단적 대결’을 선택을 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연합뉴스팔레스타인 ‘하마스’ 창설 35주년 기념집회 참가한 무장군인들(사진=연합)

‘이스라엘 기습’ 하마스 "수십명 군인 인질로 끌고가"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7일(현지시간) 새벽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고 수십명의 군인을 인질로 잡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하마스 군사 조직의 대변인인 아부 오베이다는 "오늘 이스라엘 남부지역 침투 작전 과정에서 수십명의 이스라엘 군인들을 인질로 잡았다"고 말했다. 오베이다는 이어 "인질 중에는 장교도 몇 명 포함되어 있다"며 "인질들은 안전한 장소와 무장단체의 터널에 억류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자정이 지나 방송된 자료에선 하마스에 붙들린 이스라엘인의 전체 숫자는 수십명보다 "여러 배는 많다"면서 인질들을 가자 지구 전역에 분산 수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하마스에 상당한 수(substantial number)의 인질이 잡혀 있다"고 확인했다. 그는 군인 외에 민간인들도 다수 납치됐다면서 이는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네게브 지역의 오파킴과 가자 지구 인근 베에리 등 두 곳이 인질 상황이 발생한 ‘주요 초점’이라면서 "현재 22개소에서 전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 CNN 방송은 하마스의 소셜미디어 공식계정에 무장대원들이 망가진 탱크에서 이스라엘군 병사 두 명을 끌어내는 영상이 올려졌다고 전했다. 이중 한 병사는 폭행 당한 끝에 쓰러져 더는 움직이지 않게 됐다. 별개의 영상에는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탱크 안에서 추가로 끄집어낸 다른 병사의 몸을 짓밟는 장면이 담겼다. 앞서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국경 인근 마을 주민들은 현지 방송에 총기를 든 괴한들이 집집마다 뒤지며 민간인을 찾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하마스가 베에리 키부츠에서 주민들을 인질로 끌고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확인했다면서 최소 5명이 등 뒤로 손을 묶인 채 오토바이에 타거나 걷는 무장대원들에게 인도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베에리는 가자지구와 불과 5㎞ 거리에 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은 베에리의 한 대형식당에 최다 50명의 인질이 붙잡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CNN이 진위를 확인한 한 영상은 가자 지구내 셰자이야 지역에서 무장대원들이 지프차 트렁크에서 맨발의 여성을 끌어내 차량 뒷좌석에 태우는 모습을 담고 있기도 했다. 이 여성은 얼굴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고 두 손은 케이블 타이로 등 뒤에서 묶인 채였다. 유엔 고위 당국자와 관련 사정에 밝은 외교 소식통은 인질이 된 이스라엘 민간인과 병사들이 가자 지구 안으로 옮겨진 사실을 유엔이 확인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이슬라믹 지하드는 앞서 이스라엘에 갇혀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풀려날 때까지 이번 이스라엘 인질들을 잡고 있겠다는 뜻을 밝혔다. 억류된 시민이나 병사의 유해를 돌려받을 때마다 상당한 희생을 감수해야 했던 탓에 인질 문제는 이스라엘에서 매우 감정적이고 폭발력을 지닌 사안이라고 NYT는 전했다. 예컨대 2006년 가자 지구의 무장세력에 납치된 한 이스라엘 병사는 5년이나 붙들려 있다가 풀려났고, 이를 위해 이스라엘은 10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 죄수를 석방해야 했다. 이렇게 석방된 팔레스타인인 중 다수는 이스라엘 법정에서 테러 혐의로 유죄가 선고된 인물들이었다고 한다. 하마스는 이날 새벽 이스라엘을 향해 수천발의 로켓을 쏘고, 무장 대원들을 이스라엘에 침투시켰다. 침투한 무장대원들은 아직도 22곳에서 이스라엘군과 무력 대치 중이다. 이 기습 공격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지금까지 이스라엘에서 최소 200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또 이스라엘 보건부는 1천104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했다. 또 이스라엘이 전투기 등을 동원해 보복 공습을 감행하면서 가자지구에서도 223명이 죽고 1610명이 다쳤다고 가자지구 보건부가 집계했다.Israel Palestinians 인질이 된 채 옮겨지는 이스라엘 민간인(사진=AP/연합)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본격화…"모든 곳을 폐허로"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이 반격에 나서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사태를 사실상 전시로 규정한 데 이어 무장세력을 파괴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양측간 무력 충돌 향방이 주목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의 공격 하루 만인 8일(현지시간) "악의 도시에서 하마스가 있는 모든 곳, 하마스가 숨어있는 모든 곳, 활동하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 것"이라며 강력한 보복 조치를 경고했다. 로이터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 안보내각이 하마스와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의 군사·통치 역량을 파괴한다는 결정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 내부에 침투한 적병력이 대부분 제거되면서 하마스를 상대로 한 군사작전의 1단계가 마무리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별개로 이스라엘 총리실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전력 공급을 중단하고, 외부로부터의 연료 및 물품 전달도 차단할 것이라고 전했다고 스푸트니크 통신은 보도했다. 타스 통신은 이스라엘군이 공보실을 통해 가자지구내 군사제한구역 설치를 발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을 겨냥한 이스라엘 군사작전의 시점이나 규모는 아직 불투명하다. 전날 유대 안식일인 7일 새벽 이스라엘을 겨냥해 수천발의 로켓포를 쏘고, 무장대원들을 침투시킨 하마스는 이스라엘 군인 50여명을 포로로 잡고 다수의 민간인을 인질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에 따르면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에서 300명이 넘는 주민이 숨지고 최소 15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네타냐후 총리가 "전장에서 싸워 이길 것"이라고 선포한 후 이스라엘군도 반격에 나섰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도 하마스에 인질이 된 민간인과 군인이 많다는 점이 향후의 전쟁과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해 무엇을 할 것인지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공격으로 인한 이스라엘 사람들의 심리적 충격이 9·11 테러와 맞먹는다면서 전쟁을 선포하고 군사적 대응에 대한 압박을 받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선택지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최소 250명의 이스라엘인이 사망하고 인질로 잡힌 시민 숫자는 파악되지도 않는 점을 고려하면 가자지구 영토를 일시적으로 점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NYT는 짚었다. 또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는 엑스(옛 트위터)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 군인들을 잡아 가자지구로 데려갔다면 전면전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 결과 하마스가 통치 중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당국도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최소 232명이 죽고 1700명 가까운 주민이 부상했다고 집계했다. 교전은 계속되고 있어 사상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7일(현지시간) 긴급 연설을 통해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한다"며 "우리는 결코 그들의 뒤를 지키는 일에 실패하지 않을 것이며, 이스라엘이 자위에 필요한 도움을 받는 일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 직후 별도 성명을 통해서도 전방위 지원을 확인했다. 그는 "이스라엘 정부와 국민을 지지하기 위한 모든 필요한 수단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흔들림 없는 지지를 약속했다. 다만 전통적으로 팔레스타인 편에 서 온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국교 정상화 시도가 이스라엘의 대응 수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중동 내 앙숙인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정상화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사우디의 안보를 보장하고 사우디로부터 이스라엘에 대한 인정을 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면전이 불거져 민간인 희생자가 대량 발생할 경우 바이든 행정부는 난감한 처지에 몰리게 된다. 민간인 부수피해는 바이든 행정부가 지향하는 인권 가치에 반하는 데다가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정상화 자체를 무산시킬 수도 있다.epaselect MIDEAST ISRAEL GAZA CONFLICT 7일(현지시간) 이스라일의 보복 공습을 받아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사진=EPA/연합) PALESTINIAN-ISRAEL-GAZA-CONFLICT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된 미사일(사진=AFP/연합)

"차 사려면 차값 빼고 1억 먼저 내세요"...싱가포르 진짜 현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싱가포르에서 차량을 구입하려면 차 값을 제외하고도 1억원 넘게 내야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CNN 방송은 5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싱가포르 차량 ‘자격인증서’ 제도를 소개했다. 앞서 싱가포르는 지난 1990년 배기가스를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차량 구입에 인증제도를 도입했다. 현재 1600㏄ 이하 중소형 차량을 보유하는 데 필요한 인증서 발급 비용은 7만 6000달러(1억 239만원) 수준이다. 이는 2020년에 비해 무려 4배 이상으로 뛴 금액이다. 만일 SUV(스포츠유틸리티차)처럼 더 크고 화려한 차를 사고 싶다면 10만 6630달러(1억 4364만원)를 내야 한다. 차량 자체 가격은 우선 소유 자격을 인증 받은 다음 문제다. 갈수록 오르는 인증 비용 탓에 평범한 소비자들이 차량 소유를 점점 꺼리고 있다. 자동차 딜러인 리키 고는 인증 비용이 올랐다는 소식에 "기절할 뻔했다"며 "이미 사업이 많이 힘든 상태인데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가족을 위해 차량을 쓰는 웡후이민은 차량 소유를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그는 "싱가포르의 평범한 가정은 차량을 사기 위해 몇 년을 저축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차량 유지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방콕이나 하노이 등 다른 동남아 대도시 같은 교통 혼잡을 피할 수 있다는 이유로 자격인증제를 찬성하는 이들도 있다. CNN은 인증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 싱가포르의 잘 갖춰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되고, 그도 아니라면 7930달러(1068만원)만 내고 오토바이 자격인증서를 딸 수도 있다고 전했다. hg3to8@ekn.krPEP20231005149801009_P4 싱가포르 교통상황

후쿠시마 오염수 2차 방류 시작…중국 "불량국가처럼 행동"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2차 해양 방류를 시작했다. 도쿄전력은 2차 방류 기간인 이날부터 오는 23일까지 1차 때와 거의 같은 양인 약 7800t(톤)의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할 계획이다. 중국 측은 일본의 1차 방류에 이어 또 다시 반발했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5일 후쿠시마추오TV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전략은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오염수의 2차 방류를 시작했다. 하루 방류량은 460t가량으로 예상된다.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 저장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대량의 바닷물에 희석해 약 1㎞ 길이의 해저터널을 통해 원전 앞바다에 내보낸다.ALPS로 정화 처리하면 세슘을 비롯한 방사성 물질 62종을 제거할 수 있으나, 삼중수소(트리튬)는 남는다. 미량이기는 하지만 탄소-14 등의 핵종도 없어지지 않는다.이에 도쿄전력은 ALPS로 거를 수 없는 삼중수소 농도를 일본 규제 기준의 40분의 1인 리터(L)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낮춰 방류한다. 도쿄전력이 전날 준비작업 과정에서 바닷물로 희석한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L당 63∼87㏃로 방류 기준을 밑돌았다.도쿄전력은 2차 방류분 보관 탱크 내 오염수에서 탄소-14, 세슘-137, 코발트-60, 아이오딘-129 등 4종의 방사성 핵종도 미량 검출됐으나, 모두 고시 농도 한도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방류 기간에 원전으로부터 3㎞ 이내 지점에서 L당 700㏃, 이보다 먼 지점에서 L당 30㏃을 각각 초과하는 삼중수소 수치가 확인되면 방류 작업이 중단된다.도쿄전력은 전날 외신을 상대로 개최한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1차 방류를 마친 뒤 진행한 점검 작업을 통해 희석설비의 상류 수조 4곳에서 도장(塗裝·도료를 바름)이 10㎝ 정도 부푸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도쿄전력 관계자는 다만 "도장에 균열이 없고, 수조의 방수 기능이 유지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2차 방류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오염수의 2차 방류가 시작되자 중국 측은 ‘불량국가’(rogue nation)라는 격한 표현을 써가며 일본을 비난했다.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일본은 이웃 국가나 자국민을 신경 쓰지 않고 불량국가처럼 행동하면서 핵폐기물을 방류하고 있다"는 관변 싱크탱크 타이허 인스티튜트의 에이나르 탕엔 대표 언급을 게재했다. 불량국가는 미국이 인권 유린이나 테러 지원, 대량살상무기 제조 등과 관련된 국가들을 지칭할 때 써온 표현으로 통상 북한과 이란 등이 대상이 됐다.탕엔 대표는 "일본 수산업은 심각하게 위축되고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일본 정부는 마비돼 장기적으로 경제에 타격을 입힐 행위에 대한 이성적 대안을 모색하기 힘든 상황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그는 또 "향후 30∼40년간 계획된 핵 오염수 방류 기간에 다른 국가들이 뭘 할 수 있나"라는 글로벌타임스 질문에는 "모니터링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문제는 일본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떠먹여 주는 모니터링은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도쿄전력의 거짓말 전력을 볼 때 그들이 지금 진실을 이야기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나"라고 되물었다.중국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과학적 근거에 기초하지 않았고 주변국과 해양에 피해를 주는 행위라며 날선 비판을 이어왔다. 1차 방류가 시작된 지난 8월 24일에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제재를 단행하기도 했다.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사진=연합)

2030년 월드컵, 3개 대륙·6개국서 개최…역사상 처음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오는 2030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역사상 처음으로 3개 대륙 6개 나라에서 개최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FIFA는 4일(현지시간) 평의회를 열고 아프리카의 모로코와 유럽의 스페인·포르투갈을 2030 월드컵 공동주최국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FIFA는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개막전 등 일부 경기를 남미의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회 월드컵인 1930년 대회는 우루과이에서 열렸다.2030년 월드컵 경기가 유럽, 아프리카, 남미 3대륙에 걸쳐 총 6개국에서 열리는 셈이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분열된 세계에서 FIFA와 축구는 하나가 되고 있으며 FIFA 평의회는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인판티노 회장은 "남미에서 월드컵 10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 남미 3개국에서 각각 한 경기씩을 연다"면서 "이곳들에서 열릴 세 경기 중 첫 경기는 모든 것이 시작된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의 에스타디오 센테나리오 경기장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소개했다.그는 "공동 주최국을 모로코와 포르투갈, 스페인으로 정하는 데에는 평의회가 만장일치로 동의했다"면서 "아프리카와 유럽 두 대륙이 축구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결속력을 보여준 것이며 평화·관용·포용의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아울러 러시아 17세 이하 남녀 축구대표팀의 국제대회 출전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각 팀은 러시아라는 국가가 아닌 아닌 러시아 축구 연맹이라는 체육 단체를 대표하는 자격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다고 FIFA는 설명했다.국기 등 나라를 드러내는 마크 등을 유니폼이나 장비에 착용하지 말아야 하며 유니폼 색상 역시 러시아를 연상케 하지 않는 중립적인 색깔이어야 한다는 조건도 붙었다. 이밖의 러시아 관련 경기 제재는 유지된다. 러시아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등을 포함한 국제대회에서 퇴출당했다. 한편, FIFA는 이날 2034 월드컵 개최국 유치에 필요한 절차도 개시했다. 개최지는 별도의 총회를 열어 정하기로 했다.이런 가운데 세계 스포츠계의 큰 손으로 부상한 사우디아라비아가 2034년 월드컵 유치 추진을 선언했다. 사우디 축구연맹은 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사우디에서 진행 중인 사회 경제적 변신과 뿌리 깊은 축구에 대한 열정의 영감을 끌어내 세계 수준의 대회를 개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앞서 사우디는 이집트, 그리스와 함께 2030년 월드컵 3대륙 공동 유치를 추진했으나, 경쟁에서 뒤처지자 지난 6월 철회 의사를 밝혔다.사우디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비전 2030’ 프로젝트를 통해 화석연료 산업 비중을 줄이고 관광과 비즈니스 허브로 변모를 시도하고 있다.이런 움직임의 일환으로 사우디는 자국 프로축구 리그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 세계적인 선수들을 끌어들이고 사우디 국부펀드가 후원하는 LIV 골프투어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합병하면서 세계 스포츠계의 큰손으로 부상했다.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사진=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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