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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황 반전 없는 러우 전쟁, 미·러 국방부 장관 통화 엇갈린 반응

교착 전선을 형성한 우크라이나 전쟁에 서방 무기 지원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신임 국방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간) 1년여 만에 전화 통화를 했다. 팻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통화를 먼저 요청한 오스틴 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 중 양국 소통 채널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라이더 대변인은 이번 전화 통화 계기를 묻는 말에는 소통 채널 유지 중요성만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좀 더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전했다. 로이터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어 “벨로우소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군대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무기 공급을 통해 상황이 더욱 악화할 위험에 대해 지적했다"고 전했다. 러 국방부는 “다른 이슈들도 논의됐다"고 전했는데, 로이터는 이에 “양측이 크게 다른 설명을 내놓았다"고 평했다. 미국과 러시아 국방부 장관 간 통화가 이뤄진 것은 1년여만이다. 앞서 오스틴 장관은 지난해 3월 세르게이 쇼이구 당시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바 있다. 지난 5월 임명된 벨로우소프 장관과 통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의회에서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예산이 처리된 이후 우크라이나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미국이 제공한 무기를 러시아 본토에 공격하는 데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제한도 일부 해제했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의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자국이 점령 중인 크림반도를 공격하자 주러시아 미국 대사를 초치하는 등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동해 쪽에 쏜 北 탄도미사일 日 너머로...미일 ‘강력 반발’

북한이 26일 오전 동해상으로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가운데, 일본과 미국이 즉각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공영방송 NHK와 교도통신 등은 일본 방위성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방위성은 북한이 내륙에서 적어도 탄도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으며, 이 미사일이 최고 고도 약 100㎞로 200㎞ 이상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북한 미사일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쪽에 낙하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항해 중인 선박에 관련 정보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해상보안청은 지금까지 선박 피해 정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탄도미사일 발사는 (일본) 국민의 안전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로 북한에 엄중히 항의하고 강력히 비난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 역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인지하고 있다"며 추가적 안보 저해 행위를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주한미군을 관장하는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는 이런 행위를 규탄한다"며 “북한이 추가적인 불법적인 안보저해 행위를 삼갈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인태사령부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역내 동맹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한국 및 일본에 대한 방위 약속은 철통같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행위가 미국민 및 본토, 우리 동맹에 대한 즉각적 위협이라고 평가하지는 않지만, 상황을 계속해서 주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동해 쪽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공지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세계 최초 달 뒷면 샘플채취’ 中 창어6호 지구 귀환

세계 최초로 달 뒷면 샘플을 채취한 중국 우주탐사선 '창어 6호'가 25일 지구로 복귀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중앙TV(CCTV)는 생중계를 통해 창어 6호가 이날 오후 2시 7분(현지시간)께 중국 북부 네이멍구자치구 쓰쯔왕기 착륙장에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CCTV는 “창어 6호 귀환선은 25일 네이멍구 쓰쯔왕기의 예정 구역에 정확히 착륙했고 정상 작동했다"며 “달 탐사 프로젝트 창어 6호의 임무가 원만한 성공을 거뒀고 세계 최초로 달 뒷면 샘플을 채취해 귀환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궤도선·착륙선·상승선·재진입모듈 등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된 창어 6호는 달 뒷면 토양·암석 등 2㎏의 샘플 채취를 목표로 지난달 3일 발사된 뒤 약 한 달 만인 이달 2일 목표 지점인 달 뒷면 '남극-에이킨 분지'에 착륙했다. 중국 국가항천국(국가우주국)에 따르면 이후 창어 6호는 2∼3일 해당 분지에서 토양 샘플을 채취·밀봉했고 달 뒷면을 촬영하는 등 표면 탐사에 나섰다. 미리 싣고간 중국 국기 오성홍기를 달 뒷면에서 펼치기도 했다. 탐사를 마친 창어 6호 상승선은 4일 오전 달 뒷면을 이륙했으며, 이후 달 궤도와 지구 궤도를 거쳐 이날 네이멍구 착륙장에 도착했다. 창어 6호가 가져온 달 뒷면 토양·암석 샘플은 과학자들이 달의 기원·구조를 파악하는 연구 자료로 활용된다. 이번 탐사 성공은 중국과 미국 간 우주 진출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뤄진 성과기도 하다. 미국, 러시아 등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2010년대 이후 달 탐사 분야에서는 가장 앞서나가는 국가로 꼽히는 중국은 '우주 굴기'를 외치며 2030년까지 유인 우주선을 달에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은 2004년부터 달 탐사 프로젝트 '창어'를 시작했고 2007년 무인 우주탐사선 창어 1호를 쏘아 올린 뒤 2013년에는 창어 3호를 달 앞면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어 창어 4호는 2018년 12월 발사돼 2019년 1월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뒷면에 인류 최초로 착륙했다. 2020년 발사된 창어 5호는 약 2㎏의 달 관련 샘플을 채취해 귀환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오는 11월 유인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 2호' 발사 계획을 내놓으며 미중 달 탐사 경쟁 본격화도 예고한 상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이번 임무가 성공하면 2025년이나 2026년께 우주비행사 2명을 실제로 달에 내려보내 일주일간 탐사 활동을 하는 아르테미스 3호 발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기후변화에 산불도 크게 늘어…“최근 20년 동안 두 배 증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심각한 수준의 산불 발생이 최근 20년새 두 배 이상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2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호주 태즈메이니아대 연구팀은 과학 저널 '네이처 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 and Evolution)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난해 '극단적 산불'(extreme wildfire)의 빈도 및 강도가 2003년의 약 2.2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과는 연구팀이 2003~2023년 전 세계에서 발생한 산불 3000만 건 중 온실가스 배출량과 생태·사회·경제적 영향이 상당했던 2913건을 극단적 산불로 분류한 뒤 도출한 것이다. 연구팀은 위성 데이터를 이용해 이들 산불의 연간 복사 에너지(radiative power)를 합산, 그 경향성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서부와 캐나다의 온대 침엽수림에서 극단적 산불 발생이 11배 이상으로 폭증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또한 북미·러시아 북쪽 지역의 아한대 산림에서도 극단적 산불 발생이 7.3배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분석 대상이 된 '극단적 산불' 중 가장 극심한 6번의 사례가 최근 7년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의 수석 저자인 캘럼 커닝엄은 “극심한 산불을 통해 지구 온난화와 건조해지는 기후의 징후를 눈앞에서 보고 있다"며 “짧은 기간 이렇게 큰 증가를 감지했다는 사실은 더욱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 전문가인 제니퍼 말런 박사는 “더 큰 규모의 심각한 산불은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가장 분명한 징후"라며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위키리크스 어산지 자유인된다…석방 대가로 유죄 인정 합의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 수십만건을 유출, 폭로한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안 어산지가 미국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석방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AP통신은 미국 법무부가 플리바게닝(유죄협상제도)을 통해 어산지 사건을 마무리할 계획을 담은 문건을 법원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어산지는 이 계획에 따라 미국의 스파이방지법을 위반한 중범죄에 대한 유죄를 시인하고 모국인 호주에서 추가 사법처리를 전혀 받지 않고 자유인이 된다. 미국 검찰은 어산지가 미국 정부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맞서 법정공방을 벌이며 영국에 수감된 기간을 선고 예정인 5년형을 복역한 것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어산지는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가 2019년 영국 경찰에 체포돼 보안 수준이 높은 구치소에 갇혀있었다. 미국 정부와 어산지의 이번 합의는 미국령 마리아나 제도의 가장 큰 섬인 사이판에 있는 미국 연방법원에서 26일 집행된다. 어산지가 미국 본토에 가는 데 반대하고 사이판이 석방될 장소인 호주와 상대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심리 장소가 그렇게 결정됐다. 이번 합의는 어산지의 사법처리를 중단해달라는 호주의 요청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지 몇 달 만에 구체화했다. 합의대로 재판이 마무리되면 내부고발 신화와 함께 세계적 주목을 받은 어산지의 도피행각이 끝난다. 미국, 유럽, 남미, 호주 등 여러 대륙에 걸친 갈등도 일단락된다. 어산지는 미국 육군 정보분석원인 첼시 매닝을 설득해 기밀로 취급되는 외교 전문과 국방 정보를 빼돌려 2010년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한 혐의를 받는다. 유출된 정보에는 미군 아파치 헬기가 로이터 통신 기자 2명을 비롯한 11명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살해한 사건 등 미군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자행한 비위가 담겨있었다. 이 같은 폭로는 언론의 자유와 알권리 보장을 촉구하는 전 세계 활동가들의 선풍적인 지지를 받았고 일부는 어산지를 그들의 영웅으로 떠받들었다. 그러나 미국 검찰은 어산지의 행위가 언론의 취재 수준을 넘어 무차별적으로 기밀정보를 훔쳐 폭로하는 국가안보 위협이라고 판단했다. 어산지에게 기밀 정보를 건넨 매닝은 스파이방지법 위반 혐의로 35년형이 선고됐다. 다만 그는 2017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감형에 따라 수감생활을 7년으로 끝내고 석방됐다. 어산지는 2010년 스웨덴에서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로 수배된 상황에서 영국을 기반으로 도피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2012년 범죄인으로 미국에 압송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망명에 성공했다. 에콰도르 정부는 2019년 내부 논란 끝에 아산지의 망명을 철회하고 영국 경찰을 대사관에 불러 그를 체포해가도록 했다. 영국 정부가 어산지의 신병을 확보하자 미국 검찰은 그를 스파이방지법 혐의로 기소했다. 미국 정부와 어산지는 영국 법원에서 범죄인 송환을 두고 지금까지 법정공방을 벌여왔다. 위키리크스는 X(엑스)에 올린 성명에서 어산지가 이날 구치소를 나와 비행기를 타고 영국을 떠났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는 이번 합의를 환영하면서 “위키리크스는 정부의 부패와 인권 침해에 대한 획기적인 폭로 기사를 발행해 권력자들의 행동에 책임을 물었다. 줄리안은 편집장으로서 이러한 원칙과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수준 높은 사람들 찾아와야”…인니 발리, 관광세 5배 인상 추진

인도네시아 최대 관광지 발리가 관광세 도입 넉 달만에 5배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24일(현지시간) 발리 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발리 주의회는 본회의를 열어 발리 관광세 인상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크레스나 부디 주의원은 미화 10달러(약 1만4000원) 수준인 발리 관광세가 너무 싸서 발리를 값싼 관광지처럼 보이게 한다며 이를 50달러(약 7만원)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발리에서 벌어지는 관광객의 다양한 추태들에 대해 말한 뒤 “발리를 찾는 사람들은 뻔뻔하게 현지 법과 규범을 무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더 높은 수준의 사람들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광세를 올려 늘어난 수입은 발리주 교육과 보건 부문에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현지 언론은 발리 관광세를 올리려면 주의회에서 지방 규정을 개정하면 된다며 발리 주지사도 관광세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발리주 정부는 관광세가 제대로 걷히지 않고 있다며 관광세 납부 확인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발리 관광청에 따르면 관광세가 도입된 뒤 지금까지 발리에 도착한 외국인은 약 220만명이지만 이 중 40%만 관광세를 납부했다며 상대적으로 국제선에 비해 국내선 공항 점검이 느슨해서 생긴 일이라고 설명했다. 발리는 지난 2월 14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발리에 도착할 경우 15만루피아(약 1만3천원)의 관광 기여금을 걷고 있다. 웹사이트나 스마트폰 앱 러브 발리(love bali)에서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할 수 있으며 결제가 완료되면 이메일 등으로 납부를 증명할 수 있는 QR코드를 받아 발리 공항이나 항구에서 입도 시 이를 제시하면 된다. 외국인이라도 외교관이나 관용여권 소유자, 항공 승무원, 장기체류비자 소유자(KITAS·KITAP), 골든 비자, 유학 비자 등의 소지자는 면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중동은 벌써 50도…극한 날씨에 끓어오르는 지구촌

지구 곳곳이 때 이른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다. 체감 온도가 치솟으면서 늘어난 전력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AFP 통신에 따르면 미국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역에는 폭염 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졌다. 폭염 경보 또는 주의보가 발령된 곳은 뉴햄프셔, 메인, 버몬트 주 대부분 지역이며, 미국 기상청(NWS)은 일부 지역의 기온이 섭씨 40.6도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열돔 현상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지역의 발전소가 멈춰 섰고 전력 공급량을 늘리기 위한 1단계 경보가 발령됐다. 중동 지역도 극심한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쿠웨이트의 기온은 이날 50도까지 치솟았으며 전력 수요가 폭증하자 전력망을 보호하기 위한 예방 조치로 일부 지역의 전기 공급이 일시적으로 차단되기도 했다. 이집트의 기온은 이달 초 51도를 훌쩍 넘어섰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이상 고온 현상을 거론하며 지구촌이 '극한 날씨'의 시대에 진입했다고 짚었다. 기후과학자인 캐서린 헤이호 텍사스공과대 교수는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라는 용어가 이제는 시대에 맞지 않을 수 있다"며 “'지구 이상화'(global weirding)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온난화로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보다 1.3도 올랐다. 올해 5월 지구 평균 기온은 12개월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고 해양 온도도 1년 넘게 매일 치솟고 있다. 이런 극단적인 기후 변화로 세계 각국은 이상 강우와 한파, 우박, 폭풍 등 기후 재앙을 경험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는 500∼1천년에 한 번 발생할 만한 강한 폭우와 2주째 싸우고 있고, 그리스와 스페인에서는 무더위로 인한 화재 위험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까지만 봐도 올해가 역대 5위 안에 들 만큼 더운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를 제치고 1위에 오를 가능성도 60% 이상이라고 전했다. 지난 4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가 2049년까지 세계 경제에 연간 38조달러(2005년 환율 기준)의 손실을 입히는 것으로 예측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제 北 군사력 “+러시아”?...푸틴‧김정은 ‘어색한 밀착’

북한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기로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스푸트니크 통신 등은 김정은과 푸틴 대통령이 19일 러북 정상회담에서 2시간 30분가량 이어진 일대일 회담을 마치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회담 뒤 언론발표에서 푸틴 대통령은 “오늘 서명한 포괄적 동반자 협정은 무엇보다도 협정 당사자 중 한쪽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군사개입 여지를 열어둠으로써 1961년 상황에 근접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당시 북한과 옛 소련은 '조·소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조·소 동맹조약)'을 체결해 '유사시 자동군사개입 조항'을 넣었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 그 수준에까지는 못 미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날 김정은과 푸틴 대통령이 체결한 협정은 1961년과 2000년의 조약, 2000·2001년 각각 평양, 모스크바 북러 정상회담 후 나온 공동선언 등을 대체하게 된다. 김정은은 “두 나라 사이 관계는 동맹 관계라는 새로운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며 동맹관계 복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동맹'을 언급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과 군사협력을 더욱 발전시키겠다며 이번 협정이 역내 안보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상호 지원'의 의미를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오늘 서명한 협정과 연계해 북한과 군사·기술 협력을 진전시키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새 협정 내에서 군사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날 협정 체결로 러북 관계는 선린 우호 관계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이들은 앞으로 군사 분야를 포함해 더욱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 관계를 새로운 질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진정 획기적인 문건"이라며 “러북간 장기적 관계를 심화시키기 위한 광범위한 목표 및 지침들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김정은도 “두 나라 관계는 정치와 경제, 문화, 군사 등 여러 방면에서 호상협력 확대로서 두 나라의 진보와 인민의 복리 증진을 위한 보다 훌륭한 전망적 궤도에 올라서게 됐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과 스포츠, 관광, 교육, 농업, 문화 협력에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예정보다 더 오랜 시간 회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지난 17일 두 정상이 약 1시간 30분 동안 참모들이 배석한 확대 회담하고 약 1시간 동안 일대일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나 타스 통신은 실제로는 확대 회담은 1시간 30분 이상, 일대일 회담은 2시간 30분간 진행됐다고 전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한국 탈출합니다” 올해 부자 순유출 세계 4위…역대 최대

올해 한국에서 고액 자산가들이 이주하는 규모가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을 것으로 예측됐다. 작년에는 7위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순위가 더 오른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헨리 앤 파트너스는 18일(현지시간) 공개한 '2024년 헨리 개인자산 이주 보고서'(Henley Private Wealth Migration Report 2024)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헨리 앤 파트너스는 자산정보업체 뉴월드웰스의 자료를 인용해 고액순자산보유자(HNWI) 국가별 유입·유출 전망을 분석했다고 말했다. 고액순자산보유자 유출입은 유동성 투자 가능 자산을 미화 100만달러(약 13억8000만원) 이상 보유한 부자들이 타국에서 6개월 이상 머문 경우를 기준으로 삼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고액순자산보유자 순유출은 올해 1200명으로, 중국(1만5200명), 영국(9500명), 인도(4300명)에 이어 4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400명에서 2023년 800명으로 두배가 되며 7위로 올라섰고, 올해는 다시 50% 증가하며 역대 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부유층들이 향하는 곳은 미국, 호주, 캐나다 등으로 분석됐다. 헨리 앤 파트너스의 개인고객그룹 대표 도미닉 볼렉은 올해가 자산가들 이동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자산가 이주는 총 12만8000명으로 지난해 기록(12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며 “지정학적 긴장, 경제 불확실성, 사회 격변 등이 이유다"라고 말했다. 영국은 올해 부유층 순유출이 지난해보다 배 이상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은 2016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투표 이후로 자산가 이탈 추세가 본격화했다. 지난 수십년간 세계 각지에서 부자들이 영국으로 몰려왔는데 이제는 거꾸로 '엑소더스'가 벌어져서 2017년부터 6년간 1만6500명이 순유출됐다. 다음 달 총선 후 부자 과세를 지향하는 야당 노동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큰 점도 순유출 요인으로 꼽힌다. 러시아는 올해 순유출이 1000명으로 5위에 올랐지만 우크라이나전쟁이 발발한 2022년 8500명과 2023년 2800명에 비해선 급감했다. 이 밖에 대만(400명)이 8위, 베트남(300명)이 공동 9위였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올해 순유입 6700명으로 1위이다. 개인 소득세가 없고 글로벌 기업 유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면서 부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엔 러시아 부자들이 몰려갔고 이제는 영국과 유럽인 이주가 많아졌다. 이 밖에 미국(3800명), 싱가포르(3500명), 캐나다(3200명), 호주(2500명)가 그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후 중국 부자들이 이주하면서 일본이 400명으로 10위에 올랐다. 가자 전쟁으로 인해 이스라엘은 처음으로 순유입국 상위권에서 탈락했다. 볼렉 대표는 “고액 자산가가 많이 증가한 국가들은 이들을 유인하는 정책을 적극 펼쳤다"고 말했다. 뉴월드웰스의 연구 책임자 앤드루 아몰리스는 “자산가가 이주해오면 외환 수익이 발생하고, 그들이 새로운 사업을 벌이면 현지에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고액순자산보유자가 10만9600명으로 세계 15위로 분석됐다. 미국(549만2400명), 중국(86만2400명), 독일(80만6100명), 일본(75만4800명), 영국(60만2500명)이 상위 5위권이다. 한국의 1억달러 이상 자산가는 233명, 10억달러 이상 자산가는 24명으로 추산됐다. 한국의 고액순자산보유자는 2013년 이후 10년간 28% 증가했다. 중국(92%), 인도(85%), UAE(77%), 싱가포르(64%), 미국(62%)은 이 기간 큰 폭으로 늘었지만 영국과 일본은 각각 8%와 6%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파리올림픽 역대급 폭염이라는데…선수촌엔 에어컨 없이 선풍기

다음 달 26일(현지시간) 개막하는 파리올림픽이 역대 최악의 폭염 속에서 치러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CBS 방송은 “(2020년) 도쿄올림픽이 역사상 가장 더운 올림픽이었지만 파리올림픽 폭염 위험에 관한 새 보고서는 올해가 훨씬 더 더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17일(현지시간) 전했다. 37쪽 분량의 이 보고서에 따르면 파리에서 1924년 마지막으로 하계올림픽이 열린 이후 매년 이 시기 파리의 평균 기온이 약 섭씨 3.1도 상승했으며 폭염의 빈도와 강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도시 지역이 시골보다 기온이 더 높은 도심 열섬 현상도 파리의 무더위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번 올림픽 개막 5년 전인 2019년 7월 25일에는 “파리의 기온이 역대 최고인 화씨 108.7도(섭씨 42.6도)를 기록했다"면서 프랑스에서 지난 여름에만 약 5000명이 무더위로 숨졌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과 운동선수들도 한여름에 열리는 파리올림픽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의 기후문제 연구기관 '클라이미트 센트럴'의 케이틀린 트루도 선임연구원은 “올림픽들의 개최 시기에 놀랄 뿐"이라면서 “우리는 최근 역사상 바로 이 시기, 바로 이 장소(올림픽)에서 이 같은 치명적인 폭염을 여러 번 봐왔다"고 CBS에 말했다. 4년 전 도쿄올림픽에서는 선수 100명당 1명꼴로 온열 관련 질환에 시달렸다고 CBS는 전했다. 더위를 먹은 선수들이 결승선에서 심지어 실신하는 일도 있었다. 당시 러시아 테니스 선수 다닐 메드베데프는 경기 중 심판에게 다가가 “경기는 끝낼 수 있지만, 죽을지도 모르겠다"며 “만일 내가 죽으면 당신이 책임질 거냐"고 따지기까지 했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 측은 마라톤과 철인 3종 경기를 이른 아침에 열기로 하는 등 폭염에 대비해 야외 경기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친환경 올림픽을 구현하기 위해 선수촌에선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파리 올림픽 선수촌 근황'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사진 속에는 에어컨 없이 선풍기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모습이 담겼다. 지난 2020년 도쿄 올림픽 당시 처음 선보인 골판지 침대도 보였다. 파리올림픽 조직위는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대신 물을 이용한 냉각 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지만 일부 선수들은 개인 에어컨을 가져올 예정이라고 CBS는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영국, 호주, 덴마크, 이탈리아는 자체 에어컨을 가져올 것으로 전해졌다. 무더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파리올림픽 조직위 측은 원할 경우 저공해 이동식 냉방 장치를 빌려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7월 하순 파리의 기온은 심심치 않게 섭씨 40도를 넘나들며, 열대야도 1주일 정도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기온이 43도까지 치솟기도 했다. 파리올림픽은 8월 11일 막을 내린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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