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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참여하라”…美, 한국·독일 등 동맹국 압박

미국 정부가 한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을 향해 중국에 수출하는 반도체 기술을 더 엄격히 통제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네덜란드 정부에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올해 수출통제 시행 전에 중국 업체에 판매한 반도체장비에 대해 수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또 화학소재 기업 JSR을 비롯한 일본 기업들이 반도체 제조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JSR은 포토레지스트 부문 세계 시장 선두 업체다. 일본과 네덜란드는 수출통제 강화를 고려하기 전에 이미 시행한 조치의 영향을 평가하고 싶다면서 미국의 압박에 냉랭하게 반응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그간 미국은 자체 수출통제를 시행한 뒤 핵심 반도체장비 제조국인 일본과 네덜란드에도 중국 수출을 통제하라고 압박했고 이 두 국가도 작년부터 수출통제를 강화했지만, 미국은 여전히 빈틈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과 네덜란드 기업들은 아직도 과거에 중국에 판매한 장비를 수리하거나 장비에 필요한 예비 부품을 판매하고 있다. ASML은 중국에서 수출통제 대상인 장비를 수리·정비하려면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네덜란드 정부의 허가 과정이 느슨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독일과 한국 등 더 많은 주요 반도체 산업 국가가 대중국 수출통제 대열에 참여하기를 원한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이는 익히 알려진 미국 정부의 기본 입장이며 미국만 수출통제를 할 경우 타국 경쟁사만 유리해질 것을 우려한 미국 반도체업계의 요구이기도 하다. 미국의 수출통제를 총괄하는 엘렌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지난 1월 12일 반도체 등 첨단기술이 적국에 넘어가지 않도록 한국 등 관련 기술을 보유한 동맹과 새로운 다자 수출통제 체제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1월 17일에는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가 한국과 일본, 대만 등 동맹국도 미국과 유사한 대중국 수출통제를 도입하도록 설득해야 한다는 입장을 상무부에 제출하는 등 갈수록 한국의 참여를 원하는 분위기다. 다만 한국 정부 안팎에서는 한국의 반도체장비 제조 기술 수준이 네덜란드와 일본 정도로 높지는 않아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이 두 국가가 받는 만큼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반도체 생산과 반도체장비에 필요한 예비 부품 공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국과도 반도체 수출통제 대화를 진행해왔으며 작년에 한국에 다자 수출통제 참여를 요청한 이후 지난 2월에 더 체계를 갖춘 대화를 했다고 소식통들은 블룸버그에 전했다. 독일의 경우 광학기술로 잘 알려진 칼자이스가 ASML에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광학 부품을 공급하는데 미국은 칼자이스가 중국에 그런 부품을 수출하지 않도록 독일 정부가 나서기를 바라고 있다. 네덜란드도 독일이 수출통제에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는 오는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전에 이런 합의가 이뤄지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블룸버그에 밝혔다. 미국 정부의 압박 강화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에서 작년에 깜짝 발표한 최첨단 프리미엄 스마트폰 공개와 관련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당시 미국에서는 화웨이가 미국의 수출통제에도 스마트폰에 최첨단 반도체를 탑재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미국의 제재에 구멍이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바이든·트럼프 ‘슈퍼 화요일’ 압승…본선서 다시 만난다

5일(현지시간)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나란히 압승하면서 후보 자리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두 전현직 대통령의 예견된 '리턴 매치'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대선은 1912년 이후 112년 만에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에 도전하게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연속이 아닌 징검다리로 재집권에 성공한 대통령이 된다. 미 NBC방송에 따르면 동부시간 11시 15분 기준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 15개주와 미국령 사모아에서 동시에 치러진 민주당 경선에서 사모아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승리했다. 사모아 코커스(당원대회)에서는 메릴랜드 볼티모어 출신 사업가 제이슨 팔머가 깜짝 승리를 거뒀지만, 대세에는 전혀 지장이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같은 시간 공화당 경선을 치룬 15개 주 가운데 버몬트를 제외한 14개주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에 승리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버몬트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96% 개표 기준, 50.2% 득표율을 기록, 트럼프 전 대통령(45.8%)를 제쳤다. 버몬트주에 할당된 대의원은 모두 17명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앞서 지난 3일 워싱턴 DC 공화당 프라이머리에서 첫 승을 거둔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슈퍼 화요일에도 압승을 거둔만큼 헤일리 전 대사가 판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이렇듯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당내 경선의 주요 분수령인 '슈퍼 화요일'에서 압승하자 미국 대선은 사실상 본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아직 상당수 주(州)에서 경선 일정이 남아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사실상 경쟁자가 없는 추인 절차에 불과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유일한 경쟁자인 헤일리 전 대사를 크게 앞서고 있어 이달 중 확실히 후보 자리를 확정할 전망이다. 이를 반영하듯,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슈퍼 화요일을 통해 대선 재대결이 사실상 확정되자마자 서로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경선 승리 후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불만과 욕심에 의해 움직이며 미국 국민이 아닌 자신의 복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트럼프가 우리를 첫 임기 때처럼 혼란, 분열, 어둠으로 끌고 가도록 허용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4년전 나는 트럼프가 미국에 야기하는 실존적인 위협 때문에 출마했다"면서 “그는 우리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여성이 자신의 보건 관련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근본적 자유를 빼앗기 위해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승리가 우리의 궁극적 복수"라며 노골적으로 복수를 다짐했다. 또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11월 5일 우리나라를 되찾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해 “그는 우리나라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불법으로 입국한 이주민들이 저지르는 범죄 때문에 미국의 도시가 엉망이라면서 “그것은 바이든 이주민 범죄다. 새로운 유형의 범죄다"라고 말했다. 현재 여론조사 흐름으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이날까지 전국 단위 여론 조사 591개를 평균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가상 대결 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균 45.6%의 지지율로 바이든 대통령(43.5%)을 2.1%포인트 앞섰다. 다만 11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데다 오차 범위 안의 격차인 만큼 아직 우위를 알 수 없다. 슈퍼화요일로 일단락은 지어졌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은 6월까지 남은 경선 일정을 이어가게 된다. 공화당은 오는 7월 15~18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부통령과 대통령 후보를 확정하고, 민주당은 오는 8월 19~22일 시카고 전당대회에서 정·부통령 후보를 선출한다. 첫 대선 후보 토론은 9월 16일 텍사스 산마르코스에서 열리며, 이어 10월 1일과 9일에는 각각 버지니아 피터스버그와 유타 솔트레이크에서 2·3차 토론이 이어진다. 이어 11월 5일에는 대선에 참여할 각 주별 선거인단 투표가 치러지며, 대부분 승자독식 방식인 이 투표 결과로 사실상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결정된다. 선거인단의 투표는 12월 17일 예정됐다. 한편, 미국 대선 역사상 전현직 대통령이 맞붙은 처음 사례는 1956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34대, 공화) 당시 대통령이 애들레이 스티븐슨 당시 민주당 후보와 두 번째 대결이다. 당시엔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연거푸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헤일리, 공화당 경선 첫 승리…트럼프 대세론 안 꺾일듯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새가 미국 수도의 공화당 경선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AP통신 등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 1일부터 3일 오후 7시까지 진행된 워싱턴DC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62.8%(1274표)를 받아 33.3%(676표)를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겼다. 지금까지 공화당 주별 경선에서 전부 패배했던 헤일리 전 대사의 첫 승리이다. 공화당 프라이머리에서 여성 후보가 1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헤일리 캠프는 밝혔다. 다만 이번 결과는 판세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DC 자체가 진보 성향인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규모 대의원이 걸린 '슈퍼 화요일'에 압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경선 승리로 헤일리 전 대사는 워싱턴DC 대의원(19명)을 포함해 모두 43명의 대의원을 확보하게 됐다. 반면, 지금까지 9곳에서 진행된 경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까지 244명의 대의원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은 874명의 대의원이 결정되는 슈퍼화요일 경선에서도 압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 대선후보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1215명의 대의원이 필요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인 이달 중하순께 이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도 보수층의 지지를 받는 헤일리 전 대사의 이번 경선 승리는 워싱턴 DC가 민주당 텃밭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워싱턴DC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92%를 득표할 정도로 진보 성향이 강한 도시다. 워싱턴DC의 인구는 약 70만명이지만 지난 1월 31일 기준으로 등록된 공화당원은 고작 약 2만3000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이날까지 3일간 진행된 경선에 참여한 유권자는 2030명에 불과했다. 헤일리 캠프는 성명을 통해 “워싱턴의 기능장애에 가장 가까이에 있는 공화당원들이 트럼프와 그의 모든 혼란을 거부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캠프는 “미국 전역에서 철저하게 거부된 헤일리는 실패한 현상 유지를 보호하려는 로비스트와 DC 내부자들에 의해 적폐(the Swamp)의 여왕으로 등극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실패에 파괴되고 DC 내부자들에 의해 실망한 모든 미국인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16곳 경선’ 美슈퍼화요일 막오른다…관전 포인트는

오는 5일 미국 전역 15개 주와 미국령 사모아 등 16곳에서 동시에 경선이 치러지는 '슈퍼 화요일'이 예정됐다. 통상 슈퍼 화요일은 민주·공화 양당의 대세 후보를 결정짓는 날로 여겨진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선 초반부터 압승해왔기 때문에 미국 대선의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될 전망이다. 이날 민주·공화 양당은 캘리포니아·텍사스·미네소타·노스캐롤라이나·앨라배마·아칸소·콜로라도·메인·매사추세츠·오클라호마·테네시·유타·버몬트주에서 공히 예비경선(프라이머리)을 개최한다. 그리고 아이오와에서 민주당 프라이머리, 사모아에서 민주당 코커스(당원대회), 알래스카에서 공화당 프라이머리가 각각 진행된다. 우선 백악관 탈환을 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슈퍼 화요일에 여론조사와 큰 차이 없는 결과를 낼 경우 이달 중순에 대선후보 자리를 확정 짓는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공화당은 슈퍼 화요일 하루에만 전체 대의원 2429명 중 약 35%를 배정했는데 전국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슈퍼 화요일에 걸린 대의원 중 약 9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예상대로 된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장 빠를 경우 조지아·하와이·미시시피·워싱턴주에서 경선이 열리는 12일, 좀 더 현실적으로는 애리조나·플로리다·일리노이·캔자스·오하이오주 경선이 진행되는 19일에 대의원 과반(1215명)을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경쟁자인 헤일리 전 대사는 슈퍼 화요일 경선 결과를 통해 레이스를 이어갈 '명분'과 '근거'를 만들어 내지 못할 경우 사퇴를 고민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달 초 기자들과 만나 향후 거취와 관련 “슈퍼 화요일에 우리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나는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라지만, 이는 전적으로 우리가 얼마나 경쟁력이 있느냐에 달린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슈퍼 화요일 하루 전체 대의원의 약 30%가 결정되는 민주당의 경우 현직인 바이든 대통령의 절대 우세가 예상된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반(反) 바이든 정서가 목격되고 있어 이런 표심이 슈퍼 화요일에 얼마나 드러날지가 관전 포인트다. 특히 최근 기밀 유출 의혹 특검 보고서에 적시된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와, 인지력 문제 등에 대한 회의론이 당내에서 만만치 않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보인 친이스라엘 일변도 정책에 대해 지지층 일각의 이반 현상이 심상치 않다. 이런 가운데 경합주인 미시간주에서 지난달 27일 치러진 경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전쟁 관련 입장에 불만을 품은 무슬림과 일부 진보 유권자들이 조직적으로 '지지후보 없음' 표기 운동을 벌여 약 13%, 표수로는 10만 표 이상의 '지지후보 없음' 표가 나왔다. 이런 현상이 슈퍼 화요일에 치러지는 미네소타 경선에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미네소타에는 8만 명 이상의 소말리아 출신 이주민들이 거주하며, 이들 중 상당수는 무슬림이다. 미네소타는 지난 50년간 대체로 민주당 강세 주였지만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기며 당선에 결정적 기여를 한 바 있어 바이든 캠프는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주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일 치러진 미주리와 미시간, 아이다호주 공화당 경선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15주이후 낙태금지’ 시사…“지켜볼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신 15주 이후 낙태 금지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낙태 문제는 이번 미국 대선에서 주요 정책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수 성향인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 숀 해니티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낙태 금지 시점과 관련,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나는 점점 더 15주에 대해서 듣고 있다"고 밝혔다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사람들은 대체로 특정한 주(週)를 갖고 오는데 그 숫자로 15가 언급됐다"면서 “나는 어떤 숫자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았으며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사람이 행복할 수 있도록 매우 양극화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낙태 이슈에 대해 함구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주'라는 숫자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주 이후 낙태 금지' 정책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석에서 '16주 이후 낙태 금지'에 찬성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캠프는 이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비판했으나 내용 자체에 대해서는 확인하거나 부인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15주 낙태 금지 관련 발언이 나오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실체가 드러났다면서 바로 공격에 들어갔다. 캠프는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자기 말로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전국적인 낙태금지를 원한다"라면서 “이것은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모든 주의 미국 국민에게 행할 끔찍한 일에 대한 예고"라고 비판했다. 캠프는 트럼프 정부 때 보수 대법관 3명이 임명되면서 결과적으로 연방 대법원에서 연방 차원의 낙태 판결인 '로 대 웨이드'가 폐기된 것을 거론하면서 “트럼프 때문에 수백만 명의 여성이 필수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신 16주 후 낙태 금지 찬성 입장이 보도되자 성명을 내고 “나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복구할 것이고 그것을 다시 이 나라의 법으로 만들 것"이라면서 “트럼프는 낙태를 전국적으로 금지할 것이며 그것이 11월 대선에 걸린 것이다. 선택은 간단하다"라고 말했다. 연방 대법원이 2022년 6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고 적지 않은 주(州)가 낙태 금지법을 시행하면서 낙태권 이슈는 민주당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요소로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이유로 바이든 대통령은 낙태권 이슈를 선거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해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헤일리, 슈퍼 화요일 이후에도 사퇴안하고 버틸까…“경쟁력 있으면 계속”

미국 대통령 선거 경선에서 대규모 대의원이 걸린 '슈퍼 화요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운 가운데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향후 거취에 미묘안 여운을 남겼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1일(현지시간) ABC 뉴스 등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기자들과 만나 향후 거취와 관련, “내 접근법은 한결같았다"며 “경쟁력이 있는 한 (경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슈퍼 화요일에 우리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나는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라지만, 이는 전적으로 우리가 얼마나 경쟁력이 있느냐에 달린 문제"라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이른바 '슈퍼 화요일'로 불리는 오는 5일 전국의 15개 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경선을 실시한다. 이번 경선에서는 당마다 대선후보를 결정하는 전체 대의원의 30%가량을 선출한다. 공화당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맞서는 유일한 후보인 헤일리 전 대사는 이미 지난 24일 마지막 보루로 평가된 고향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큰 격차로 패배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를 전국 단위 여론 조사에서 이미 배 넘게 앞서고 있고, 아이오와부터 시작된 경선에서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채 압승하고 있어 사실상 후보 자리를 확정지은 것으로 평가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당 안팎에서는 서둘러 오는 11월의 본선을 대비해야 한다며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사퇴 압박이 높아가고 있다. '반(反)트럼프'의 구심으로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공화당 '큰 손' 찰스 코크의 정치단체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FP)도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직후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 상태다. 그러나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달에만 1200만달러의 정치 후원금을 거둬들였다면서 자신에 대한 지지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70% 미국인들이 (바이든이나 트럼프 이외) 다른 무언가를 원한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다른 무언가를 제공해야 한다"며 사퇴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경쟁력의 기준은 명확히 언급하지 않은 채 “30, 40% 지지는 작은 숫자가 아니다"라고 언급했고, 자신의 경선이 어떻게 마무리될 것으로 보느냐는 말에는 “경선 도전을 끝낼지 모르겠다. 경선에 임할 때에는 경선에 나가지 않는 것이야말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다만 제3지대 독자 후보를 추진 중인 '노레이블스'의 대선 후보로의 출마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나는 그 문제에 대해 누구와도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노레이블스는 민주당 부통령 후보를 원하는데, 나는 내가 원하는 바를 민주당 부통령과는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국경찾은 바이든ㆍ트럼프…대선 쟁점 ‘이민 문제’ 놓고 ‘네탓’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나란히 남부 국경을 찾아 '불법 이민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멕시코 국경을 넘어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 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자 이민 정책은 이번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을 찾아 로 여야의 초당적 국경 예산 합의안 처리가 무산된 것을 부각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며 “이 문제로 정치를 하고, 의원들에게 법안을 막으라고 하는 대신 나와 함께 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신이 나와 함께 하거나, 내가 의원들 설득에 당신과 함께 하겠다"며 “우리는 이 일을 같이 할 수 있다. 당신도 알고 나도 알다시피 이 법안은 역대 가장 엄격하고 효과적인 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경 문제로 정치를 하는 대신 함께 일이 되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면서 “우리가 대체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 기억하자. 우리는 민주당도 공화당도 아니고 미국인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며 “공화당 하원의장을 비롯해 긴급 안보 예산 처리를 막고 있는 공화당 의원들은 이 초당적인 법안 처리를 위해 줏대를 보여 달라"고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 역시 여야의 초당적 합의안에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넣지는 못했다"며 “그러나 그것이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경 안보 인력을 비롯해 펜타닐 차단을 위한 장비 확충을 위한 전반적 재원 부족을 강조하며 “행동할 때가 이미 한참 지났다"면서 “당국자들을 만나 보고를 청취했다. 그들은 더 많은 자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개방적인 이민 정책을 내놓았떤 것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불법 이민 문제가 이번 대선에서 최대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불법 이민 문제는 각종 범죄 및 펜타닐 사태 등과 연결되며 미국 사회를 관통하는 고질적 난제 가운데 하나로 지목돼 왔다. 갤럽의 지난 1~20일 미국의 성인 10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로 응답자의 28%가 이민 문제를 꼽아 가장 높았다. 또 전체 응답자의 55%는 불법 이민 문제가 미국의 핵심 이익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지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날 텍사스주 이글패스 국경 지역에서 연설하고 멕시코 남부 국경을 통해 유입되는 불법 이주민에 대해 “이것은 조 바이든의 침공"이라면서 “그것(바이든 대통령 정책)은 수많은 사람이 중국, 이란, 예멘, 콩고, 시리아 등으로부터 오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미국은 바이든 이주자의 범죄(Biden migrant crime)로 넘쳐나고 있다. 이것은 미국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악의적인 법 위반"이라면서 “바이든은 미국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조지아대에서 발생한 여학생 살해사건 용의자가 베네수엘라 출신의 불법 이주민으로 드러난 것을 거론하면서 “살인죄로 기소된 괴물은 불법으로 입국했으나 부패한 바이든에 의해 풀려난 이주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법 이주민에 의한 범죄 사례 등을 거론하면서 “미국에 오는 사람들은 감옥, 정신병원에서 오며 그들은 테러리스트다. 이것은 끔찍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앞서 미 상원은 당초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대만 등에 대한 추가 안보 지원 예산에다가 국경 통제 관련 예산을 패키지로 묶은 예산안을 처리하려고 했으나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로 처리가 무산됐다. 이는 미국 유권자 다수가 비판하는 이민 문제를 악화한 상황 그대로 11월 대선까지 끌고가기를 원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김에 작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상원은 결국 지난 13일 국경 통제 관련 예산은 제외한 가운데 950억 달러 규모의 안보지원예산안만 처리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바이든·트럼프, 경합주 미시간서 경선 나란히 압승…리턴매치 확실시

27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에서 열린 민주당 및 공화당 대선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란히 압승했다. 이변이 없는 한 11월 본선은 '바이든 대 트럼프'의 리턴매치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10분(미국 동부시간) 현재 12% 개표 상황에서 78.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경쟁자인 민주당 딘 필립스 하원의원과 메리앤 윌리엄슨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2.7%, 2.6%에 그쳤다. 민주당 프라이머리에서 관심을 모았던 '지지 후보 없음'은 15.8%를 기록했다. 미시간주는 대선 승패를 결정하는 핵심 경합주로, 바이든 대통령의 전통적 지지층인 아랍계 미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이들은 가자지구를 공격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지원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지지후보 없음' 투표 운동을 벌여왔고, 상당수 유권자가 이에 호응한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프라이머리에서 9% 개표 현재 65.5%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유일한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율은 30.2%이며 '지지후보 없음'은 2.2%로 집계됐다. 아직 최종치는 아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간 지지율 격차는 당초 예상치보다는 적은 것이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의 여론조사 종합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시간주에서 헤일리 전 대사에 48.7%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추정됐다. AP 통신 등은 이날 오후 9시 미시간주 모든 지역에서 투표가 종료되자마자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공화당의 경우 이날 프라이머리에 더해 다음 달 2일 미시간주에서 코커스(당원대회)도 개최한다. 전체 55명의 대의원 가운데 프라이머리 결과에서 16명, 코커스 결과에서 39명을 각각 배분한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미시간주에 이어 다음 달 5일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10여개 주에서 프라이머리 및 코커스를 각각 진행한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 달 중하순께 대선 후보 확정에 필요한 충분한 대의원을 확보, 사실상 각 당의 후보로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中 최대 정치행사 ‘양회’ 3월 초 개막…경제난 속 해법 주목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내달 4일 개막한다. 국정 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14기 2차회의는 내달 4일,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4기 2차회의는 5일 각각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회해 중순까지 진행된다. 지난해 양회가 '시진핑 3기' 인선을 마친 만큼 올해 양회는 경제 회복 등 내정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인대는 입법·임면·결정·감독권을 가진 명목상 최고 국가 권력기관이다. 중국공산당 일당 체제인 중국에서 실질적으로는 당이 국정의 전권을 행사하지만, 입법과 인사 결정은 전인대를 통과함으로써 공식화한다. 사실상 당의 결정을 추인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정협은 일당 체제에서 '통일전선(공산당과 그 외 집단 간의 연대 및 협력)'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8개 군소 '민주당파'와의 합작과 정치 협상, 국가의 정치 방침 및 경제, 문화, 사회생활의 중대한 문제에 관해 토론하고 제안하는 등 '협치'의 모양새를 갖추는 기능을 담당한다. 전인대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개회식 때 이뤄지는 국무원 총리의 정부 공작보고(업무보고)다. 여기에서는 그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와 경제정책 추진 방향, 국방예산 등 부문별 예산이 제시된다. 올해 정부 업무보고는 고(故) 리커창 전 총리 후임인 리창 현 총리의 데뷔 무대이기도 하다. 중국은 작년 전인대에서 '5% 안팎'의 성장률을 목표로 설정했고, 올해 초 중국은 작년 한 해 성장률이 5.2%로 집계돼 목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해외 경제분석기관들은 중국 경제가 '위드 코로나' 원년인 작년에는 봉쇄가 한창이던 2022년의 기저효과(base effect·기준 시점과 비교 시점의 상대적인 위치 차이 때문에 비교 시점의 경제 상황이 실제보다 위축되거나 부풀려진 채 평가되는 현상)로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보였지만, 부동산 경기 둔화와 지방정부 부채 문제, 국내 소비 부진, 디플레이션 우려 등 전반적인 상황에 눈에 띄는 변화가 없어 올해 성장률이 4% 중반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 발표할 올해 성장률 목표치는 작년처럼 5% 수준일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중국 지방정부 가운데 일부는 전인대에 앞서 열린 지역별 인민대표대회에서 성장률 목표치를 작년보다 다소 낮췄지만, 그래도 5∼6% 성장률 목표치가 대세다. 올해 초 중국과학원 예측과학연구센터 역시 2024년 성장률을 5.3% 안팎으로 예상했고, 중국 주요 금융기관들 역시 올해 5%의 성장률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경제정책 방향으로는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이 강조하고 있는 첨단 산업 발전 중심의 '신품질 생산력'(新質生産力) 구호와 소비 장려 같은 내수 진작 조치 등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부동산 활성화와 지방정부 부채 부담 완화, 전기차·배터리·태양광 등 '3대 신(新)성장동력'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 방향도 강조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방예산 증가 규모도 관전 포인트다. 미국과 전략 경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2035년까지 국방 현대화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중국의 국방예산 증가율은 2021년 6.8%, 2022년 7.1%, 작년 7.2%로 3년 연속 상승 곡선을 그렸고,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국방비 지출국이 됐다. 다만 경제 둔화가 이어질 경우 국방비 지출을 계속 빠른 속도로 늘려나가는 것에도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미·독립' 성향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이 5월 취임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양회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중국은 라이 당선인 승리 후 미국 등 해외 각국의 대만 접촉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하나의 중국'을 재확인하는 데 열을 올렸다. 다만 최근 대만 최전방 도서 진먼다오(金門島) 인근 어민 사망 문제 등으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긴장이 계속되는 가운데도 대만과의 교류를 심화하겠다고 밝히는 등 관계 안정화 '여지'를 남겨둔 상황이기도 하다. 양회를 계기로 중국 외교를 이끌 외교부장(외교장관)이 교체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국은 작년 7월 친강을 면직한 뒤 직전 외교부장이던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에게 외교부장 자리를 함께 맡게 해 '임시방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중화권 매체들은 최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등을 잇달아 접촉하며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는 류젠차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차기 외교부장에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연합뉴스

헤일리, 텃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패배…트럼프 대선행 굳혔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 선출을 위한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 다시 압승했다.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5연승 가도를 달리면서 대선행 티켓을 사실상 굳혔다는 평가다. CNN과 AP통신, NBC 등 미국 언론들은 24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 투표가 종료(오후 7시)된 이후 출구 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다고 잇따라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승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유권자들이 이민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CNBC는 분석했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와 서퍽대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이슈를 묻는 질문에 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 유권자 42%가 이민을 꼽았고 경제가 26%로 뒤를 이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말로 엄청난 일이 이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경선 승리를 자축한 뒤 국경 문제를 거론하며 바이든 행정부를 직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불법으로 국경을 넘고 있다"며 “여러분은 그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모른다. 그들은 감옥, 정신 병원에서 왔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11월 5일 대선에서도 승리할 것"이라며 “조 바이든의 눈을 바라보고 '당신은 해고다. 나가라'고 말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바이든은 우리나라를 망치고 있다"며 “9개월은 긴 시간이다. 우리가 이 일을 더 빨리 했으면 좋겠다"고도 강조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1월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이달 네바다와 버진아일랜드에 이어 사우스캐롤라이나까지 진행된 모든 경선에서 승리하며 5연승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헤일리 전 대사의 고향으로, 이곳에서 하원의원과 주지사를 지냈다는 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는 큰 의미를 갖는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유세에서 '국내총생산(GDP) 2% 규모의 방위비 지출' 공약을 지키지 않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 대해서는 러시아에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할 것이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지만 예상대로 승리를 거둠으로써 여전히 공화당 내부의 압도적 지지를 확인했다. 반면에 헤일리 전 대사는 '정치적 텃밭'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패배를 당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를 포함한 당내부로부터 엄청난 사퇴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승리로 공화당 후보로 선출될 수 있는 확실한 길이 열렸다"고 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현재까지는 내달 5일 15개주와 미국령 사모아에서 경선이 치러지는 '슈퍼 화요일'까지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축하한다면서도 “다수의 미국인이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을 지지하지 않는 이 때 나는 이 싸움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선을 계속 이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 헤일리 전 대사의 선거 캠페인 매니저인 벳치 앵크니는 전날 CNN에 슈퍼 화요일이 치러지는 주에서 광고 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 선거 결과는 향후 거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의 본선 대결구도는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 매치로 굳어가는 상황에서 미국 정치권의 관심은 헤일리 전 대사가 언제 경선 중단을 선언할지에 쏠리고 있다. 주별로 차등 배정된 2429명의 대의원을 놓고 경합하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은 주별로 당원대회인 코커스 또는 프라이머리(비당원에게도 참가의 문을 여는 예비선거)로 진행된다. 캘리포니아(대의원 169명)와 텍사스(대의원 161명) 프라이머리를 포함해 16곳에서 경선이 치러지는 '슈퍼 화요일'에 전체 대의원의 약 36%인 874명의 향방이 결정된다. 공화당은 이후 3월 12일 조지아·하와이·미시시피·워싱턴 4개주, 3월 19일 애리조나·플로리다·일리노이·캔자스·오하이오 5개주, 3월 23일 루이지애나까지 경선을 치르면 대의원수 기준으로 약 70%를 마치게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달 5일 슈퍼화요일까지 공화당 대통령 후보직을 확보함으로써 바이든 대통령과의 본선 대결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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