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팔레스타인에게 자유를”...오슬로서 대규모 반전시위

가자지구의 영구적 휴전을 요구하는 반전시위가 지구촌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노르웨이 수도인 오슬로에서 대규모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펼쳐졌다. 28일(현지시간) 오후 오슬로 왕궁 인근 시내에서는 천여 명의 시위대가 모여 팔레스타인의 자유를 외치는 시위를 진행했다. 시위는 제한된 공간에서 이뤄졌으며, 시위대들은 영어와 아랍어를 통해 수 시간 동안 “팔레스타인에게 자유를", “학살을 멈추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수많은 경찰 경비 속에 이뤄진 이날 시위에서는 다행히 우려되던 무력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 현지 경찰은 “지금까지 숱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있었지만 이날 시위는 오슬로에서는 규모가 상당히 큰 편"이라며 “오늘의 목표는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저녁까지 이어진 시위 이후 시위대들은 팔레스타인 지지 구호를 외치며 시내를 행진했으며, 여기에 동의하는 현지인들까지 행진에 합세해 행렬은 더욱 커졌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노르웨이, 스페인, 아일랜드 등 유럽 3개국은 팔레스타인을 정식 국가로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193개의 유엔 회원국 가운데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나라는 총 145개국으로 늘어났다. 에스펜 바스 에이드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노르웨이는 30년 이상 팔레스타인 국가를 가장 강력하게 지지해 온 국가 중 하나“라며 "팔레스타인을 정식 국가로 인정한 오늘은 양국 관계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중국, 한일과 보기 드문 회담”…외신이 주목한 한일중 정상회담

27일 서울에서 약 4년 5개월 만에 열린 제9차 한일중 정상회담에 주요 외신들도 관심을 보이며 향배 등을 주목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과 일본은 최대 무역파트너인 중국과의 관계로 인한 경제적 이익 확보, 미국과의 안보 동맹 강화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더욱 밀착하고 있는 것에 대응하려 한다"고 짚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크리스토퍼 존스턴 일본 석좌는 WP에 “경제 이슈 등을 비롯, 한일 양국에 중국과의 관여 기회는 매력적이지만, 중국의 행동과 의도에 대한 깊은 우려와 대미 및 한일 관계에서의 보다 긴밀한 공동 보조에 따른 공통된 이익이라는 더 큰 맥락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시아 정책 전문가인 다니엘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교수는 “(이번 정상회의가) 미국에 경고음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미국은 '반중 축'(anti-China axis)을 추진하는 국가들에 한국과 일본이 그들만의 이익을 갖고 있으며, 항상 우리와 같지 않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 총리가 미국 동맹인 한국, 일본과 보기 드문 회담을 한다"며 “한국과 일본의 당국자와 외교관들은 중대한 발표가 있을지는 불확실하지만 3국이 모이는 것 자체만으로도 긴장됐던 관계를 회복하고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한국에 안정적이고 원활한 공급망을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면서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총리의 한중 정상회담 내용을 전했다. 한일중 정상회의를 통해 북핵 등 문제에 대한 한일과 중국 간에 균열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WP는 “한국과 일본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억제하고 북한과 러시아 간의 군사 협력을 축소하도록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리창 총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WP는 중국이 최근 몇 년 동안 북한의 핵 개발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은 점, 중국과 러시아가 반복적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제재 강화 결의안에 지속해 거부권을 행사한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기회 있으면 내 배에 칼 꽂아”…김정은에 불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욕설을 써가며 불신을 표시했다는 전언이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재임한 고든 손들런드 전 유럽연합(EU) 주재 미국 대사는 24일(현지 시간)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그는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차에 동승해 “대통령 각하 솔직히 말씀해 보시라"며 “김정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 X(fucker)은 기회가 있으면 내 배에 칼을 꽂을 것"이라고 일갈했다고 한다. 포린폴리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손들런드 전 대사의 요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든 독재자들에게 공개적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지만 누구보다 판세를 잘 알고 냉정한 현실정치 관점에서 국가안보에 접근한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손들런드 전 대사는 “트럼프는 푸틴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 전혀"라며 “그는 공개적으로 푸틴을 칭찬하지만 정반대의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에도 유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비 지출이 적은 북대서양동맹국(나토·NATO) 동맹국을 저버리거나 푸틴 대통령을 공개 칭찬하는 행위가 원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의도적으로 연출된 반대 행동이라는 것이다. 손들런드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예측불가능성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며 이를 “벨벳 장갑에 싸인(매우 섬세하게 다루는) 미치광이 이론(Madman theory)"이라고 주장했다. 미치광이 이론은 국제정치에서 상대가 자신을 비이성적인 상대로 인식하도록 유도해 결국에는 협상을 유리하게 끌어내는 전략을 말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러시아에 구금된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가 대선 전 풀려날 것이라며 “푸틴이 날 위해 그것을 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김 위원장과 양극단을 걷는 관계를 이어왔다. 취임 초 그는 '화염과 분노' 등 발언을 쏟아내며 김 위원장과 대립하다 하노이 회담 불발 이후에도 이른바 '러브 레터'라고 불리는 친서를 주고받으며 사적 친분을 이어 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북한에서 또 다른 북미 회담의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전문가, 트럼프측 ‘주한미군 불필요론’에 “韓 잃으면 美 타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측 핵심 인사의 주한미군 주둔 불필요 주장에 대해 미국 전문가가 24일(현지시간) “자유세계 질서의 파트너인 한국을 잃는다면 미국의 글로벌 이익에도 큰 타격"이라면서 비판했다. 데니 로이 미국 동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에 중국과의 전쟁에 필요한 대규모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차기 정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거론되는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전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는 지난 6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주한미군의 주 임무는 중국 억제로 전환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미군을 한국에 주둔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로이 연구원은 “그는 미국의 주요문제가 아닌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대규모 미군이 한국에 인질로 잡혀있다고 우려했다"면서 “그러나 한국에 있는 대부분의 미군은 대만 해협이나 남중국해 시나리오와는 관련이 없는 육군 보병과 포병"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 15위권 경제 대국이자 조약 동맹국, 동료 민주주의 국가이자 중국과 가까운 이웃 국가"라면서 “대만을 지키는 것이 한국을 지키는 것보다 미국 국익 차원에서 확실하게 더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로이 연구원은 또 “(주한미군의) 한국 방어가 북한만 상대하는 것이라는 콜비의 평가도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이면서 주한미군의 한국 주둔이 갖는 대(對)중국 함의도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북한은 즉각적인 위협일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중국에 지배될 위협도 있다"면서 “한국이 미국 진영에서 중국으로 이동하게 되면 이는 중국이 대만을 합병하는 것만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 연구원은 한국이 자체 방어 차원에서 핵무장을 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콜비 전 차관보의 입장에는 “북한과 긴장 고조로 한반도에서 핵 전쟁 발생 가능성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한국의 핵무장은 일본의 핵무장을 야기할 것임이 확실하다"며 비판했다. 연합뉴스

美 경선 사퇴 헤일리 “트럼프에 투표할 것”…첫 지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지막까지 경쟁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22일(현지시간) 허드슨 연구소 강연에서 “유권자로서 나는 우리의 동맹을 지지하고 적들에게 책임을 묻는 사람, 국경을 지키는 사람에게 대통령 후보로서 우선 순위를 둔다"며 “자본주의와 자유를 지지하고, 우리는 더 많은 부채가 아닌 적은 부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같은 정책에 있어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그간 여러 번 분명히 해 왔다"며 “그러나 바이든은 재앙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퇴 연설에서 했던 말을 고수하고자 한다"며 “트럼프는 나에게 투표하고 여전히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할 것이다. 그들이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고 가정해선 안 된다"고 단언했다. 공화당 내 '반(反) 트럼프' 세력의 구심 역할을 해온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가장 많은 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열린 '슈퍼 화요일' 직후인 지난 3월 6일 공화당 경선 후보 사퇴를 공식 선언했지만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일부 주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여전히 20% 안팎의 득표를 이어가며 '뒷심'을 확인하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사퇴 연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지 않고 “우리 당 안팎에서 표를 얻을 수 있을지는 트럼프의 몫"이라고만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주변에서는 중도까지 외연 확대를 위해 헤일리 전 대사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이 이를 일축한 상태다. 헤일리 전 대사 역시 그간 지지자들과 행사 등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 자체를 피해 왔다. 헤일리 전 대사는 보수 싱크탱크인 허드슨 연구소에 합류한 이외 별도의 정치 행보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대선 코앞인데…바이든 ‘재임중 최저’ 지지율 비상

미국 대통령선거가 6개월도 남지 않은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또 다시 재임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전날까지 나흘동안 진행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36%로 지난 2022년 7월 기록한 집권 이래 최저치와 동일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의 38%와 비교해도 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재대결에 나선다. 전국 단위 조사상으로는 두 사람이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고 있지만, 경합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소 앞선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고물가에 따른 경제 문제로 발목이 잡힌데다 중동 정책을 놓고 지지층 내부도 분열하는 모습이다. 실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23%가 경제 문제를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꼽았고, 정치적 극단주의라는 답변도 전체의 21%에 달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40%는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경제 정책이 더 낫다고 답해 바이든 대통령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율(30%)을 크게 웃돌았다. 외교 갈등 및 테러 문제에 대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응이 낫다는 응답이 전체의 36%를 차지, 바이든 대통령(29%) 지지를 웃돌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라이칭더 총통 취임 “양안 현상유지 할 것”…국제사회 ‘환영’

4년 간의 임기를 새로 시작한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신임 총통은 20일 취임식에서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와 관련해 전임 차이잉원 8년 집권 기조를 견지하며 현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중국의 무력 침공 위협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경고하면서도 중국과 대화·교류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라이 신임 총통은 이날 오전 11시(현지시간)께 타이베이 총통부 앞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지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계속해서 전 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중국의 군사행동 및 회색위협(본격적인 전쟁 수준에는 못 미치지는 정치적 목적 등을 띤 도발 행위) 역시 세계 평화·안정의 최대 전략적 도전으로 간주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아직 대만 무력 침공을 포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인(國人·대만인)들은 중국 주장을 전부 받아들여 주권을 포기한다 해도 대만을 삼키려는 중국의 의도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중국의 각종 위협을 맞아 우리는 국가 수호의 결심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라이 총통은 다만 “양안의 미래가 세계 형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민주화된 대만을 계승하는 우리는 평화의 조타수가 될 것"이라며 “새 정부는 '네 가지 견지'를 계승하면서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고(不卑不亢), 현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네 가지 견지'란 ▲ 자유·민주의 헌정 체제 ▲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의 상호 불예속 ▲ 주권 침범·병탄 불허 ▲ 중화민국 대만의 앞날을 영원히 견지한다는 전임 차이잉원 정부의 양안 관계 원칙이다. 라이 총통은 “나는 중국이 중화민국(대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대만 인민의 선택을 존중하며, 성의를 보이기를 희망한다"면서 “대만이 선출한 합법적인 정부와 대등·존엄 원칙 하에서 대화로 대결을 대체하고, 교류로 포위를 대체해 협력을 진행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는 “우선 양자 대등한 관광·여행과 (중국) 학생의 대만 취학부터 시작해 함께 평화·공동 번영을 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사회는 라이 총통 취임에 축하의 뜻을 나타냈다. 이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공통된 이익과 가치를 발전시키기 위해 라이칭더 총통과 정치 전반에서 협업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그의 취임을 축하했다. 블링컨 장관은 라이칭더 총통이 대만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위해 다짐했다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 대만과 관계를 심화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굳건하고 강인한 민주주의 체계의 힘을 다시 한번 입증한 데 대해 대만인들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라이 총통 취임 관련 질문에 축의(祝意)를 표한다면서 “라이 총통 하에서 일본과 대만 우정이 더욱 깊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하야시 장관은 대만에 대해 “기본적으로 가치를 공유하고 긴밀한 경제 관계와 인적 왕래가 있는 매우 중요한 파트너이자 소중한 친구"라고 강조하고 협력과 교류가 한층 활발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8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차이잉원 전 총통에게도 경의를 표했다. 친대만 초당파 일본 국회의원 모임인 '일화(日華)의원간담회'는 라이 총통 취임식에 맞춰 의원 30여 명을 대만에 보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백악관, 시진핑·푸틴 포옹에 “신뢰 있는 것 아냐”

중국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포옹하면서 밀착을 과시한 것과 관련해 미 백악관은 “양국 정부 관료들이 상대방에 대해서 꼭 그렇게 신뢰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견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포옹을 나눈 것은 그들에게는 좋은 일"이라면서도 “두 지도자는 함께 일한 오랜 역사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들(중·러 지도자)의 공통점은 규칙 기반의 국제 질서, 미국의 동맹 및 파트너 네트워크에 도전하려는 열망과 서로의 국가 안보 이익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모색"이라면서 “그래서 이번 회담에서 우리가 놀랄만한 어떤 것도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두 나라의 지도자는 미국 및 미국의 동맹·파트너 국가의 국가 안보 이익에 반(反)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면서 “두 지도자가 급성장한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것은 놀라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커비 보좌관은 그러면서 “중러 관계 및 중러 양국 관계가 어떻게 갈지에 대해 우려하지 않았다고 말하지는 않겠다"면서 “우리는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등에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포옹을 연출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사적인 인간의 신체적 애정 문제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 말하는 것은 잘 못한다"면서 “왜 서로 포옹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두 사람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 양국이 제기하는 도전과 발전하는 중러 관계에 대해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재차 언급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전날 “한 손에 케이크를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그것을 먹을 수는 없다"라면서 중국이 러시아와 서방과의 관계를 동시에 강화할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친구’라 부르며 12시간 넘게 붙어다녀…시진핑과 푸틴의 브로맨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을 통해 서방과의 대립에 맞선 양국의 밀착관계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6일 새벽 베이징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은 17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한 뒤 기자회견을 끝으로 이틀 일정을 마무리했다. 푸틴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서로를 '친구'라고 부르며 끈끈한 결속을 자랑했다. 두 정상은 16일 아침부터 밤까지 세 차례에 걸쳐 회담하며 양국 관계 발전과 국제 정세 등 다양한 주제를 논의했다. 타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의 방중 첫날 두 정상이 12시간 이상을 붙어 있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16일 세번째 일정이었던 비공식 회담은 중국 당정 지도부의 집무실이 있는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에서 열렸는데 두 정상은 공원을 산책한 뒤에 차를 마시는 친밀한 분위기에서 대화했다. 비공식 회담으로 푸틴 대통령의 베이징 일정이 끝나자 두 정상은 포옹하며 인사했다. 푸틴 대통령의 포옹 장면은 종종 포착되지만 시 주석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공고한 양국 밀착 관계를 강조하기 위한 의도된 행동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취임식을 통해 집권 5기를 시작한 푸틴 대통령은 새 내각을 구성하자마자 새로 임명된 부총리·장관을 대거 대동하고 중국으로 날아갔다. 시 주석은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러시아를 지원하지 말라는 압박을 받고 있음에도 푸틴 대통령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주며 환대했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으로 서방과 대립하면서 경제 제재를 받는 러시아에 중국은 외교·경제적 숨통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양국 교역 규모는 2200억달러(중국은 2400억달러로 발표)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서방 제재 이후 양국의 경제 협력이 커진 영향이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경제, 무역, 에너지, 농업, 투자, 정보통신기술, 인공지능(AI), 관광 등 분야에서 더욱 협력하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17일 찾은 하얼빈에서도 경제 협력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지난해의 교역 규모가 “한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우주기술과 로켓·미사일 연구로 유명한 하얼빈공과대학을 방문해 우주 분야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공동성명에서 미국에 대해 “자신의 절대적인 군사적 우세를 유지하기 위해 전략적 안정을 파괴하려는 기도에 엄중한 우려를 표한다"며 한목소리로 견제했다.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서도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의 해법을 높이 평가했다. 공동성명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중국의 입장을 지지하고, 유엔 헌장의 충분하고 완전한 준수라는 기초 위에서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는 관점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이 정치·외교적 경로를 통해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에 건설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근본 원인 제거'를 강조하는 중국의 입장을 지지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비판 여론을 버텨야 하는 러시아로선 국제무대에서 방패이자 대변자 격인 중국을 우군으로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시 주석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공동 제안했던 파리 올림픽 기간 휴전에 대해 푸틴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으나 휴전 이행 여부는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외신에서는 공동성명에 '무제한 협력'이 명시되지 않은 것에 주목하기도 했지만,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러시아와 중국의 파트너십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양국을 넘어 북한까지 밀착 관계를 확대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미국과 그 동맹국의 군사 영역에서의 위협 행동과 북한과의 대결 및 유발 가능성 있는 무장 충돌 도발로 한반도 형세의 긴장을 격화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로써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구도가 더욱 굳어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하고 김 위원장의 북한 초청을 수락한 상태로 올해 북한 답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번 방중의 마지막 행선지인 하얼빈이 지리적으로 북한과 매우 가까운 만큼 푸틴 대통령의 '깜짝 방북' 가능성까지 점쳐지기도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바이든·트럼프, 내달 첫 TV토론…대선 경쟁 본격화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TV토론에 나선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CNN 방송이 제안한 6월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토론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역시 이 일정에 동의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양측은 이어 ABC방송이 제안한 9월 10일 토론에도 응할 방침이라고 확인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유튜브 영상과 서한을 통해 오는 9월 이후에 세 차례 예정된 초당적 대선후보 토론 준비위원회 주관의 토론 일정 대신 6월과 9월 두 차례 TV 토론으로 맞붙자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는 2020년 대선 당시 두 차례 토론에서 내게 패배했다"며 “그 이후로 그는 토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음에도, 마치 나와 다시 토론하고 싶다는 듯 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욕 재판 휴정일이 수요일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도널드, 날짜를 정합시다. 수요일엔 한가하다고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7월에 부통령 후보들의 토론도 제안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곧바로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언제든 좋다고 응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제안대로 6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바보 같은 조와 토론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의향도 있다"면서 “2번 이상 토론을 강력히 추천하며, 흥행을 위해 매우 큰 장소를 제안한다. 아마도 바이든은 군중을 두려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언제든 말만 하라. 나는 그곳에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양측이 이번 토론 준비를 위해 최근 몇 주간 비공개 논의를 이어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양당이 전당대회에서 공식적으로 각 당의 대선 후보를 지명하기 이전에 조기 토론을 하자고 압박해 왔다. 그는 지난 9일에도 소셜미디어에 영상을 올려 바이든 대통령에게 “당장 시작하자. 나는 당신이 있는 곳 어디든 갈 준비가 돼 있다"며 워싱턴 DC나 뉴욕에서 토론에 나서자고 촉구한 바 있다. 상대적으로 토론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온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트럼프와 토론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어디선가, 언제 할지는 모르지만 기꺼이 토론하겠다"며 태도 변화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 시작과 맞물려 일정에 여유가 없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해 한층 궁지에 몰아넣기 위한 전략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되기 위해 필요한 과반 대의원을 확보, 양당의 대선 후보로 내정된 상태다. 공화당은 7월, 민주당은 8월 각각 위스콘신주 밀워키와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정·부통령 후보를 공식 선출한다. 미국의 대선 후보들은 1988년 이후 초당적 토론 준비위가 주관하는 토론회에 참가해 왔다. 준비위는 올해 대선의 경우 9월 16일과 10월 1일·9일에 대통령 후보 토론 일정을 잡아놓은 상태이고, 부통령 후보들은 9월 25일 토론이 예정돼 있다. 다만 양측이 일단 합의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실제 토론이 성사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 같은 합의 내용을 확인한 뒤 곧바로 두 차례 더 토론을 제안했지만, 바이든 전 대통령 측에서 “게임을 하고 있다"며 추가 협상을 거부해 시작부터 이견을 노출한 상황이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포함한 무소속 후보들은 조건에 미달해 이들 토론 일정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케네디 주니어는 “바이든과 트럼프가 나를 토론에서 제외하려 한다"며 “이는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CNN 방송은 토론 참여 조건으로 당선을 위해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데에 충분한 주(州)의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고 최소한 4개의 개별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15% 이상 지지를 기록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