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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완주 의지 내비치는데 …美 민주당 “결단해라” 사퇴압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은 대선 완주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여전히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격차가 대선 첫 TV토론 전에 비해 벌어진 여론조사도 속속 나오고 있어 향후 며칠간의 흐름이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15선 하원의원인 로이드 도겟 의원(텍사스)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36대 대통령(1963년 11월∼1969년 1월 재임)인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의 사례를 거론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접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권 증진과 관련한 여러 성과가 있었음에도 베트남전쟁의 난맥상, 당내 신진후보의 부상 속에 재선 도전을 중도에 포기했던 존슨 전 대통령을 '롤모델'로 삼으라고 촉구한 것이다. 연방 의원 가운데 첫 공개적 사퇴 요구가 제기된 것이어서 확산할지 주목된다. CNN은 익명 보도를 전제로 민주당 전현직 의원과 기부자,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측근 등 20여 명에 물은 결과, 이들 중 다수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해야 한다는 판단을 굳혔다고 2일 보도했다. 또한 이들 중 일부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 사퇴 결정을 이번 주에 발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정치권에서 '여당 내 야당'으로 꼽혔던 정치 거물인 조 맨친 의원도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바이든 대통령의 참모들이 만류해이를 막았다고 이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TV토론 참사 이후 여론도 요동치는 분위기다. 민주당 슈퍼팩 '퓨처 포워드'의 여론조사 기관인 오픈랩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격차가 경합주 전체적으로 2%포인트가량 더 벌어졌다고 미국 인터넷매체 '퍽'(Puck)이 보도했다. CNN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 '바이든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민주당 인사들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가상 양자 대결 조사 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전원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한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의 격차가 2% 포인트로 가장 작은 것으로 나타나 바이든 대통령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을 낳기도 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CBS방송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이 우리의 후보"라며 후보 교체론에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통신의 조사에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설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을 10% 포인트 이상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셸 여사는 대선 출마 의향이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지만, 여론조사 결과가 이렇게 나오면서 그의 거취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TV토론 부진은 해외 순방에 따른 피로 누적 때문이었다고 적극 해명하며 완주 의지를 고수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인근 버지니아주 매클린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토론을 앞두고 외국을 잇달아 방문한 것은 “그다지 현명하지 못했다"며 토론에서 보인 부진한 모습에 대해 사과했다고 백악관 풀 기자단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3일엔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과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회의를 갖고 자신의 고령 리스크에 대한 우려 불식에 나설 계획이며 금주 중 민주당 지도부와의 회동도 준비 중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주중 보도될 ABC 뉴스와 심층 인터뷰를 통해 건재를 확인시키고, 내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계기로 자유 진영의 리더 면모를 과시한다는 복안이다. NATO 정상회의 계기에 기자회견에도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오는 5일 위스콘신주에 이어 주말에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를 찾는 등 본격적인 경합주 유세도 재개할 예정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게 진짜일리 없어”…‘현실 부정’까지 시작된 美 바이든

81세 고령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참담한 TV토론 퍼포먼스를 보인 가운데, 선거 분위기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으로 계속 기우는 모양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인터넷매체 '퍽'(Puck)은 2일(현지시간) 민주당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 '퓨처 포워드' 소속 여론조사 기관인 오픈랩의 비공개 여론조사를 인용 보도했다. 해당 조사에서는 TV토론 졸전 충격이 대선판을 좌우하는 경합주에 그대로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다자 가상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 위스콘신 4.2%p(이하 토론 전과 후의 격차 증가 폭, 1.9%p↑) △ 미시간 6.9%p(1.8%p↑) △ 펜실베이니아 7.3%p(2.2%p↑) △ 네바다 8.8%p(1.9%p↑) △ 애리조나 9.7%p(2.1%p↑) △ 조지아 10.1%p(2.2%p↑) △ 노스캐롤라이나 10.6%p(2.1%p↑) 등으로 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 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겼던 뉴햄프셔나 버지니아주에서도 토론 후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다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합주에서는 토론 이후 바이든 대통령 사퇴론에 찬성하는 응답자가 크게 늘었다. 토론 전에는 바이든 대통령 대선 후보직 사퇴 및 유지 답변이 42% 대 40%로 팽팽했다. 그러나 토론 후에는 55% 대 29%로 바이든 대통령 재선 도전을 반대하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 사퇴 시 대타 후보로 거론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은 경합주에서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 특히 오픈랩은 부티지지 장관과 휘트머 주지사가 다른 대타 후보에 비해 나은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또 토론 직후에 실시된 이번 여론조사에서 '직전 주의 언론보도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더 호감이 가게 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27%만 그렇다고 답해 호감도가 급락했다. 오픈랩은 바이든 대통령 호감도가 아프가니스탄 철군 등 때도 급락한 적 있으나 이 정도로 낮은 것은 2021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바이든 대통령 측은 토론 부진이 일시적인 문제일 뿐이며, 언론이 이 문제를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젠 오말리 딜런 바이든 대선캠프 의장은 정치자금 고액 후원자 약 500명을 대상으로 화상 회의를 개최해 대응에 나섰다. 딜런 의장은 이 자리에서 “토론이 바이든 대통령이나 우리가 원했던 그대로 진행되지는 않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지지율 급락 우려와 관련해서는 자체적인 내부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강세(strong)를 보였고 토론 이후에도 변화가 없다(flat)고 밝혔다. 대선캠프 여론조사 담당인 몰리 머피도 이 자리에서 “유권자들은 토론을 보고 이를 받아들였으나 마음을 바꾸지는 않았다"면서 유권자 이탈이 관측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대선캠프 부매니저 쿠엔틴 포크스는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할 경우를 가정해, 토론 자체보다는 부정적인 언론 보도에 책임을 돌렸다. 그는 “언론이 지나치게 문제를 부풀리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번 선거운동에서 방어적 자세로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 측은 고령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 D.C.인근 버지니아주 맥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TV 토론을 못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해외 출장'을 원인으로 꼽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TV 토론을 바로 앞두고 두어차례 (출장차) 세계를 다니는 결정을 했다"며 “나는 참모들의 말을 듣지 않았고, 나는 (토론 때) 무대에서 거의 잠들 뻔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변명이 아니라 설명"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탈리아를 방문하고, 국빈 자격으로 프랑스를 찾았다. 딜런 의장도 바이든 대통령 정례 신체검사를 거론하며 “바이든 대통령은 여기 있는 대부분의 사람보다 건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9월로 예정된 두 번째 대선 TV토론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더 잘 준비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민주당 연방하원 의원조차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77세 15선 하원의원인 로이드 도겟 의원(텍사스)은 성명을 내고 “대통령은 유권자들을 안심시키지 못했고, 그의 많은 업적을 효과적으로 변호하고 트럼프의 많은 거짓말을 들춰내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도겟 의원은 “나는 과거 린든 존슨(미국의 제36대 대통령)이 (의원시절) 대표했던 선거구 주민들의 마음을 대표한다"며 “매우 다른 환경 하에서 존슨은 재선 도전 포기라는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렸다. 바이든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개적으로 대통령 재선 포기를 요구한 민주당 소속 현역 연방 의원은 도겟 의원이 처음이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프랑스 총선, 극우당 33% 득표 1위…20대 총리 가시권

프랑스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치러진 조기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정당인 국민연합(RN)이 압승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내무부는 선거 다음 날인 1일 오전 RN이 33.1%의 득표율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내무부 발표에 따르면 좌파 연합체 신민중전선(NFP)은 28%를 득표해 2위를 기록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 르네상스를 비롯한 범여권(앙상블)은 20%를 득표해 3위로 참패했다. 공화당은 6.7%를 득표했다. 1차 투표 참여율은 66.7%였다. 이는 지난 2022년 총선에서의 1차 투표율 47.5%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 지은 후보들은 총 76명이다. 정당별로는 RN 39명, NFP 32명, 앙상블 2명 등이다. 이날 투표 결과는 지난 9일 유럽의회 선거 결과에서 드러난 극우 세력의 약진이 예외적 상황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올해 29살인 RN의 당 대표 조르당 바르델라는 예상보다 일찍 총리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RN은 이 기세를 몰아 2차 투표에서 절대 과반 의석을 확보해 총리를 배출, 직접 정부 운영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프랑스에서는 관례적으로 대통령이 다수당이나 다수 연정의 지지를 받는 인물을 총리로 임명한다. RN은 이번 선거에서 이민 축소, 국경 통제 강화, 프랑스 영토 출생자에 부여하는 자동 시민권 종료, 불법 이민자에 대한 의료지원 폐지, 서민 구매력 증대를 위해 에너지 부가가치세 인하, 기본 생필품 부가가치세 폐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바이든 “완주하겠다”는데…세계 각국, ‘트럼프 2기’ 오나 촉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후보 사퇴론에도 불구하고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지만 국제사회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는 방향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가족들은 대선 레이스를 계속 해야 한다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말한다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TV토론에서 완패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가족들은 대선 레이스를 계속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바이든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정치적 조언자로 꼽히는 질 바이든 여사의 강경한 입장과도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 바이든 여사는 그간 공식 석상에서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의상을 즐겨 입지는 않았으나 토론 다음날인 28일 이례적으로 'VOTE'(투표하라)라는 글자가 도배된 원피스를 입고 유세장에 나타나 '패션 정치'까지 선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제임스 클라이번 하원의원도 CNN에 출연해 “좋지 않은 토론이었다. 준비에 과부하가 걸렸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재출마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럼에도 세계 각국은 트럼프 재집권에 대비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미 정치매체 더힐이 이날 보도했다. 자신만만한 태도로 토론을 주도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여기기 때문으로 보인다. 군사·경제 분야에서 미국 의존도가 높은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 밖의 일에는 관심이 없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조에 따라 미국의 '세계 경찰' 역할이 사라진 지구촌에 대비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주도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트럼프 재집권 시 미국이 지원을 줄일 것을 대비하는 것이다. 나토 정상들은 이달 중순 워싱턴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조율하는 기구 신설을 발표할 예정이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회원국 가입을 위한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미국에 대한 정치·군사적 의존도가 높은 일본, 한국, 호주 등 아시아 국가들도 방위비를 추가로 내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위협 가능성에 대비해 서로 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더힐은 전했다. 애리조나주립대 매케인 연구소의 에블린 파카스 국장은 “이는 미국 없이도 이러한 관계들이 더 성장하고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 등) 민주주의 국가들이 서로를 계속해서 지원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더힐에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미리 좋은 관계를 다져두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지난 4월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회동했으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도 같은 달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난 뒤 “매우 즐거운 분위기에서 친근한 만남"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곧 임기가 끝나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 인사들이 다수 포진한 미국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에서 연설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력 정책 중 하나인 '폭탄 관세'를 피하기 위한 로비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독일은 올해 초 미하엘 링크 대서양 협력 조정관을 미국에 파견했다. 그는 공화당 주지사들과 접촉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를 피하기 위한 사전 작업을 하기도 했다. 당시 링크 조정관은 로이터 통신에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그가 계획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제품에 대한 징벌적 관세를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각별한 관계를 맺어온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를 비롯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를 반기는 나라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도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전화를 하는 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중동 문제에 개입을 꺼리고 각 나라의 자율에 맡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외 정책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TV 토론을 기회로 바이든 대통령을 깎아내리면서 자신을 추켜세우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토론이 끝나고 모두 '트럼프가 환상적이었다'고 말했는데 어제 저녁때부터는 내가 얼마나 잘했는지가 아니라 부패한 조 바이든의 형편없는 퍼포먼스가 주제가 되고 있다"면서 자신의 토론 성과가 바이든 대통령의 졸전에 가려서 제대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사퇴론 확산’에 바이든, 별장서 가족회의…“계속 싸우자” 의견모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TV토론에서 완패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한 중도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가족들 사이에서는 대선을 완주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30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가족들은 처참했던 TV 토론에도 불구하고 대선 레이스를 계속 해야 한다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말한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인 29일부터 부인 질 바이든 여사를 비롯해 가족들과 함께 워싱턴DC 인근에 있는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머물고 있다. 앞서 미국 대선의 향방이 걸린 첫 TV 토론에서 참패한 바이든 대통령이 가족들과 한자리에 모여 후보 사퇴론을 포함해 향후 계획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캠프 데이비드 가족 모임은 사진 촬영 등을 위해 이번 TV 토론 이전에 계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 일가는 그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얼마나 (토론을) 못했는지 잘 알고 있지만 그가 여전히 4년 더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도 사퇴 압박에 맞서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람 중 한 명은 차남인 헌터 바이든인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오랫동안 헌터에게 조언을 구해왔다면서 “헌터는 미국인들이 (토론이 열린) 지난달 27일 밤에 본 비틀거리고 늙은 대통령이 아니라 자신이 알고 있는 (토론을 좋아하고 사실을 장악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길 원한다"고 전했다. 다른 가족 구성원들도 첫 토론에서 치명상을 입은 '바이든 구하기'에 나섰다. 소셜미디어(SNS)에서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들과 대화하는 등 선거운동에 더 많이 참여하는 데 관심을 표명하거나 일부는 참모들이 TV 토론을 준비한 방식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고 알려졌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 중 과부하가 걸리게 통계 수치를 제시하게 했는지를 따져 물었으며 바이든 대통령의 얼굴을 창백하게 보이게 분장을 한 것에 대해선 화를 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난의 초점은 론 클레인 전 백악관 비서실장과 어니타 던 백악관 수석보좌관 등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 준비를 도운 핵심 측근들에게 맞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토론을 앞두고 캠프 데이비드에 머물며 클레인 전 실장 등 전·현직 참모들과 함께 토론 준비에 매진했으며, 특히 던 수석보좌관의 남편이자 바이든의 개인 변호사인 밥 바우어는 '가짜 트럼프' 역할을 맡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동생인 프랭크 바이든과 가까운 민주당의 '큰손' 기부자 중 한 명인 존 모건은 SNS를 통해 “바이든이 어니타 던과 그의 남편의 가치에 너무 오랫동안 속아왔다"고 했다. 그는 이후 한 인터뷰에서 “타이틀전을 치를 권투선수를 데리고 와서는 15시간 동안 사우나에 둔 다음 '싸우라'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면서 “(후보 교체) 논쟁은 전적으로 클레인, 바우어, 던에 관한 것"이라며 참모 3명을 직격했다. 민주당 안팎에서 후보 교체론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 측은 당내 동요와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고문들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있으며, 참모들은 기자회견이나 인터뷰를 해야 할지 등을 두고 논의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유권자 70% “바이든 출마 접어야…인지력 부적격”

미국 대선 후보 1차 TV토론이 최근 진행된 가운데 유권자 70% 이상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대선 도전을 포기해야 한다고 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30일(현지시간) CBS는 유고브와 함께 지난 28∼29일 전국 등록 유권자 1130명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오차범위 ±4.2%p)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72%로, 출마해야 한다(28%)는 응답을 압도했다고 보도했다. 2월 같은 기관 조사 때는 출마 반대가 63%, 찬성이 37%였다. 민주당 당원 중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해야 한다는 응답이 54%로 '출마 반대'(46%)보다 많긴 했지만, 출마 찬성이 반대를 64%대(對) 36%로 크게 압도했던 2월 조사결과와 비교하면 큰 변화가 있었다. 또 민주당 당원을 대상으로 '바이든이 대선후보로 지명돼야 하느냐'고 물은 결과 55%는 '계속 출마해야 한다'고 답했고, 45%는 '물러나야 한다'고 답했다. 전체 조사대상 중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일할 수 있는 정신 건강과 인지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72%가 '그렇지 않다'고 답해 '그렇다'는 응답(27%)을 압도했다. 지난 6월 조사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65%, '그렇다'는 응답이 35%였다. 이번 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일할 수 있는 정신 건강과 인지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50%가 '그렇다'고 답했고 49%는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 토론에서 말을 더듬고 맥락에서 벗어난 말을 하는 등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민주당 내부에서는 새 인물이 나설 수 있도록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정치적 수소폭탄’급 토론 어버버, 바이든 사퇴 촉구 아직도 봇물

미국 대선 후보 첫 TV 토론 참패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 사퇴론이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가라앉지 않고 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민주당 중심부는 일단 사퇴는 결코 없다고 방어하고 있지만, 당뒷배 격인 고액 후원자들과 진보 언론 등을 중심으로 압박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지난 29일(현지시간)부터 질 바이든 여사를 비롯해 가족들과 함께 캠프 데이비드에 머물고 있다. 이에 후보 사퇴를 포함해 거취 관련 상의가 오가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CNN 등 미국 주요 언론도 지난 27일 첫 TV 토론 이후 후보 사퇴를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30일에도 일제히 바이든 대통령 결단을 촉구했다.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선(AJC)의 편집진도 자체 회의를 거쳐 바이든 대통령이 나라를 위해 후보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 및 질 바이든 여사 핵심 측근들이 '인의 장막'을 드리우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질 여사와 그 측근인 낸서니 버널, 애니 토마시니 부실장 등이 바이든 대통령 주변을 차단했다는 것이다. 악시오스는 이에 백악관 상주 직원들조차 정확한 바이든 대통령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며, 이들 상당수가 토론 결과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21년 1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백악관 사진 부국장으로 근무했던 챈들러 웨스트도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그들은 바이든이 감기에 걸렸을 뿐이고 '안 좋은 밤'을 겪었다고 하지만, 그들 모두는 몇 달 내내 '조가 몇 년 전처럼 강하지 않다'고 말하고 다녔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대통령이 물러날 때"라고 촉구했다. CNN 방송은 민주당의 막후에서 핵심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억만장자 후원자들 사이에서는 크게 3가지 목소리가 혼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빨리 결단을 내려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이것이 더 큰 자기 파괴적 행위라는 우려, 당 차원에서 여파를 신중하게 검토한 후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 등이다. 사퇴 요구는 비단 정치권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터져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의 어린 시절 친구이자 오랜 지지자인 소설가 제이 파리니는 CNN 방송에 출연해 “당신은 진정성 있는 사람"이라며 “나라와 당을 위해 반드시 물러나야 한다"고 결단을 촉구했다.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 기자인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장 역시 방송에 출연해 지난 토론을 '정치적 수소폭탄'으로 지칭하며 후보 교체 요구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선거를 치르는 다수 연방 하원 및 상원 민주당 출마자들 역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주당 후보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부진으로 함께 치러지는 나머지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조심스럽게 바이든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 가까스로 승리를 거둔 위태로운 후보들은 '공화당 의원들과 협력해 국경 문제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광고를 보내는 등 노골적으로 차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비롯해 오랜 우군과 의원들 대부분은 여전히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고령인 펠로시 전 의장은 CNN과 MSNBC 등에 잇달아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 교체론에 단호히 선을 그었다. 초반부터 방어막을 펴온 존 페터먼 상원의원 역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을 능가하는 사람"이라고 추켜 세웠다.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조지아주)도 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당연히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는 바이든 대통령이 아니라 '트럼프가 무슨 일을 할 것이냐'이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제임스 클라이번 하원의원도 CNN에 출연해 “좋지 않은 토론이었다. 준비에 과부하가 걸렸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재출마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필요시 바이든 대통령의 자리를 물려받느냐'는 질문엔 “나는 바이든-해리스 정권을 지지한다"면서 “해리스 부통령은 다음 대선에서 그 자리에 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당내 우려를 진화하기 위해 민주당 전국위원회의 제이미 해리슨 의장과 바이든 캠프 매니저인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는 29일 전국위원회 위원 수십명과 통화했다. AP통신은 이 통화에 응한 복수의 민주당 전국위 위원들이 '심각한 곤경에 처한 상황을 무시할 것을 요구받는 듯한 느낌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콜로라도주에서 선출된 민주당 전국위 위원인 조 살라자르는 AP에 “상황 타개에 대해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논의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가스라이팅(정신적으로 조종하는 것) 당했다"고 밝혔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TV토론 참패’ 바이든 사퇴 목소리 커져…영부인에 달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TV 토론 참패에 민주당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는 진보 진영의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미국 언론은 아내 질 바이든 여사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그의 정치 인생에서 중요한 모든 결정에 깊이 관여한 질 바이든만이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설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만약 바이든이 후보 사퇴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더 젊은 후보가 자신을 대신하도록 한다면 그 결정에 도달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대통령 본인을 제외하면 대통령 부인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오랜 정치 인생에서 어쩌면 최악일 수 있는 순간을 겪은 바이든의 마지막 대선 도전에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든 그것은 늘 그녀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론 직후 공황 상태에 빠진 민주당 후원자들이 서로에게 가장 많이 한 질문은 대통령 부인과 만나거나 대화할 방법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주요 후원자 중 한명인 존 모건은 “질의 목소리가 최종적이고 가장 중요하다. 그녀는 바이든을 알고 열정적으로 사랑하며 그에 대해 모든 것을 안다. 대부분 큰 결정은 결국 밸러리(바이든의 여동생)와 질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토론 직후 남편을 열렬히 옹호하며 남편이 끝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녀는 전날 맨해튼에 모인 후원자들에게 토론을 끝낸 바이든 대통령이 그녀에서 “질, 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고 말했고, 이에 자신은 “이봐요 조, 우리는 90분이 당신이 대통령을 한 4년을 규정하도록 두지 않을 거예요"라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내 남편이 할 줄 아는 것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라며 “그는 맞고 쓰러지면 다시 일어나며 그게 오늘 우리가 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녀도 자신이 '노인(바이든)에게 지친 발걸음을 계속하도록 강요한다'고 비난하거나 남편의 건강 문제를 숨기려고 했다고 의심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거의 반세기 동안 정치를 한 바이든 부부가 자신들이 장기전에 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대통령의 오랜 정치 인생이 부부가 싫어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토론으로 끝나기를 원치 않는다고 보도했다. 대통령 부인의 공보를 담당하는 엘리자베스 알렉산더는 “바이든은 이기고 싶어 하고 그녀도 남편과 국가를 위해 그것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 주요 언론 칼럼니스트들은 질 바이든만이 바이든이 사퇴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며 그런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의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는 바이든이 나이 때문에 재선에 도전하지 말았어야 했는데도 한 이유로 질 바이든을 꼽으면서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의 아내가 남편의 건강 문제를 알고 재선 포기를 설득한 사례를 언급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의 참모들은 질 바이든이 남편의 삶에 행사하는 독보적인 영향력을 인정하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스스로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공화당은 그녀의 역할을 공격 소재로 삼고 있다. 온라인에는 질 바이든이 토론을 마친 남편을 손을 잡고 무대 아래로 데리고 내려가는 영상이 확산했다. 이후 그녀는 민주당이 주관한 파티에서 “조, 너무 잘했어요! 당신은 모든 질문에 답했고 모든 팩트를 알고 있었어요!"라고 외쳤다. 칩 로이 하원의원(공화·텍사스)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영상을 공유하고서 “누가 군 통수권자인가?"라고 적었다. 해리엇 헤이그먼 하원의원은(공화·와이오밍)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오늘 밤 질 바이든과 바이든 캠프가 한 짓은 조 바이든을 재치로 겨루는 싸움에 비무장 상태로 무대에 내보낸 것으로 분명한 노인 학대다"라고 주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마크롱 CEO식 국정운영에 실망한 프랑스 유권자, 극우로 돌아서

프랑스 조기 총선을 하루 앞둔 가운데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이 지지율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배경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프랑스 극우 정당의 약진에는 프랑스를 국가가 아닌 기업처럼 이끌어온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이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투자은행가 출신인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7년간 재임하면서 감세와 노동시장 개편을 통해 프랑스에 외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자 했는데, 이러한 경제 정책 때문에 그가 정치적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사회 전반의 공감대를 구축하기보다는 마치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처럼 친기업적 정책을 추진해왔다고 WSJ은 평가했다. 마크롱 정부는 2022년 재선에 성공한 이후 정부가 긴급한 상황에서 의회의 동의 없이도 입법을 가능하게 하는 프랑스 헌법 제49조 3항에 의거한 권한을 23차례 행사했는데, 이는 지난 30년간의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많은 횟수다. 지난 1월에도 정부 여당이 다수를 차지하지 못한 하원에서 정년 연장을 골자로 한 연금 개혁안 처리가 어려워지자 이 조항을 내세워 하원 표결을 생략한 채 법안을 통과시켰다.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시장친화적인 정책들을 내놨다. 복지 재원이었던 부유세를 축소하고 근로자가 노동 법원에서 고용주에게 청구할 수 있는 퇴직금 한도를 제한했다. 기업들은 이 같은 정책을 환영했지만, 서민은 분노했다. 유권자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친기업적 개혁이 경제를 활성화하긴 했지만, 치솟는 생활비나 악화하는 공공 서비스 등에 대한 우려는 묵살당했다고 생각한다고 WSJ은 짚었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이 서로 무역 장벽을 세우며 경쟁하고 있는 세계 경제 상황과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가 맞물리며 프랑스의 재정 적자 규모도 크게 불어났다. 프랑스의 지난해 재정적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5.5%로 정부 전망치를 훨씬 웃돌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집권 내내 생산성 향상과 일자리 창출을 강조해왔다. 그 덕분에 실업률은 2022년 말 7.1%로 떨어졌는데, 이는 198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대중이 피부로 느끼는 지표인 임금은 약 20년간 제자리 걸음을 했고, 프랑스인들 사이에서는 중산층이 이전 세대만큼의 생활 수준을 누릴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일련의 정책으로 인한 대중의 좌절감은 결국 극우의 인기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가능한 지점이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총선 1차 투표를 이틀 앞둔 28일에도 극우 정당 RN은 여론조사 1위를 지키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제코 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RN은 37%의 표를 얻을 것으로 예상돼 1주 전 조사에서보다 예상 득표율을 2%P 늘렸다. 같은 날 BFM TV의 조사에서는 RN이 이번 총선에서 260~290석을 확보해 의석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좌파 정당 연합인 신민중전선(NFP)은 28%, 집권 여당 르네상스의 연대 세력인 앙상블은 20%의 표를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연합뉴스

바이든 TV토론 참패 후폭풍…유권자 49% “다른 후보 내세워야”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이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 다른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미국 유권자의 비중이 절반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유거브가 미국 성인 2648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에서 '민주당이 대선 승리 가능성을 높이려면 누구를 후보로 지명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9%가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다른 사람'을 택했다. '조 바이든'을 택한 응답자는 30%였고 '잘 모르겠다'는 22%였다. 이에 비해 공화당 후보에 대한 같은 질문에는 '도널드 트럼프'라는 응답 비율이 44%로 가장 높았다. '다른 사람'은 38%, '잘 모르겠다'는 18%였다. 이 여론조사는 전날 열린 첫 대선 TV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 뒤에 진행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경직되고 활기없어 보였으며, 쉰 목소리로 말을 더듬거나 웅얼거렸다. 또 맥락에 맞지 않는 발언을 하고 중간에 입을 벌리고 말을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참패'했다는 평가와 함께 81세 고령에 따른 건강과 인지력 논란이 증폭됐고, 민주당 내부에서 후보 교체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각종 온라인 베팅·예측시장 사이트에서도 바이든의 재선 성공 가능성은 하락했다.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정치 이벤트 예측시장 사이트 '프레딕트잇'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은 토론 전 주당 48센트였다가 토론 후 29센트까지 떨어졌다. 28일 오전에는 30센트 선에 머물고 있다. 그에 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 전 53센트에서 토론 후 58센트로 올랐다. 예측시장은 사용자들이 특정 이벤트의 결과를 주식을 사는 방식으로 내다보고, 실현되면 기대 수익을 얻게 되는 방식이다. 주가가 높을수록 많은 사람이 가능성을 크게 본다는 의미다. 여러 베팅·예측시장 사이트의 실시간 확률을 평균해서 보여주는 '일렉션베팅오즈'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 확률은 토론 직전 36%에서 토론 종료 3시간 후 22%까지 하락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은 전날 대비 2.7% 상승한 58%로 나타났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중도에 하차할 경우 대안으로 거론되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은 6.3%에서 한때 10%대까지 올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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