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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총격범, 아버지 소총으로 범행…차량·자택서 폭발물 발견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총격범의 차량과 자택에서 폭발물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및 A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총격을 가한 뒤 현장에서 사살된 용의자 토머스 매슈 크룩스의 차량과 자택에서 폭탄 제조물질이 발견됐다. WSJ은 용의자의 차량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펜실베이니아 버틀러 유세 현장 인근에 주차돼 있었으며, 경찰은 용의자 주변에서 수상한 물질을 목격했다는 다수의 신고를 접수하고 곧바로 수사를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또 용의자가 범행에 사용한 총기는 그의 아버지가 최소 6개월전 합법적으로 구매한 것이라고 복수의 경찰 관계자를 이용해 전했다. CNN 방송은 현장에서 사살된 용의자가 신분증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사법 당국이 그의 신원 파악을 위해 범행에 사용한 AR-15 계열 소총의 등록 정보 등을 이용한 추적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앞서 연방수사국(FBI)은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는 20대 백인 남성 크룩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에 연루된 용의자라고 지목했다. 당국은 다만 조사가 진행중이며, 범행 동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크룩스는 펜실베이니아주 유권자 명부에 공화당원으로 등록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당일인 지난 2021년 1월 20일 진보 계열 유권자 단체에 15달러를 기부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FBI 수사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이 크룩스의 단독 범햄이라며 대중에 대한 추가 위협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FBI는 또 용의자 크룩스가 정신병을 앓았거나 온라인에서 위협적인 행동을 한 증거를 찾지 못했고, 특정 이념에 연루됐다는 것도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암살미수 사건으로 간주하고 수사하고 있지만 국내테러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피격] ‘침묵’ 아내와 ‘앙숙’ 여전사까지 소환한 총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피격에도 불구하고 기존 일정을 그대로 수행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와 직간접적으로 거리를 뒀던 주변 인물들도 목소리가 한 데 모이는 양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 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예정대로 이동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제의 끔찍한 일로 인해 위스콘신 방문과 공화당 전당대회(15~18일) 일정을 이틀 연기하려 했다"면서도 “그러나 '총격범' 또는 암살 용의자가 일정표나 다른 어떤 것을 강제로 바꾸게 할 수는 없다"고 적었다. 이어 “그래서 나는 당초 계획대로 오후 3시 30분에 밀워키로 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대 마지막 날인 오는 18일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당초 18일에 임박해 현장을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전대 개막 전날 현지에 도착하게 됨에 따라 그가 전대 중간부터 행사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특히 이번 전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첨예하게 각을 세웠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연설자로 나설 예정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1월 시작한 공화당 경선에서 열세 속에서도 당내 온건파 지지를 받으며 후보 중 가장 마지막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 레이스를 벌였다. 헤일리 전 대사가 계속 경선 참여를 고수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새대가리' 등 멸칭을 써가며 반감을 숨기지 않았었다. 헤일리 전 대사도 경선 포기를 선언하며 하차한 지 2개월여 경과한 지난 5월에야 11월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했다. 헤일리 전 대사 측 대변인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헤일리 전 대사가 전당대회에 초청받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이번 피격 사건을 계기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가 '정적' 관계를 청산하는 '통합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도 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 아내이면서도 그의 최근 정치적 행보와 거리를 뒀던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이례적으로 메시지를 내 미국 사회 화합과 통합을 촉구했다. 이날 멜라니아 여사는 남편 암살을 시도한 범인을 '괴물'로 강력 규탄하는 성명을 내놓았다. 멜라니아 여사는 “내 남편을 비인간적인 정치 기계로 인지한 괴물이 트럼프의 열정에 조종을 울리려 했다"며 “그의 진면목인 인간적 부분들은 정치에 묻혀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총알이 내 남편을 지나는 것을 보았을 때 내 삶과 아들 배런의 삶이 치명적 파손의 경계에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경호 당국에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사상한 피해자 및 가족들에게도 위로를 전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의견의 다름이나 정치 게임은 사랑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면서 “정치적 이념은 우리 인간과 비교하면 단순하기 짝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정치는 우리 공동체를 끌어가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면서 “사랑과 열정, 친절함과 공감이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도 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좌우를 떠나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위해 함께 싸워나가는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면서 “새벽이 밝았다. 우리는 다시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며 “정치적 분열을 넘어 위로를 전한 모든 분에게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후보로 지명되는 이번 전당대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트럼프 피격] 쾌유 기원하는 각국 정상들…“폭력 용납 안돼” 규탄

공화당 대선후보로 나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중 총격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각국 정상들은 한목소리로 그의 안전을 기원했다. 13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민주주의에 도전하는 어떠한 형태의 폭력에도 굳건히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기시다 총리 본인도 작년 4월 20대가 던진 폭발물에 테러를 당한 바 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엑스를 통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떤 형태의 정치적 폭력도 용납할 수 없다. 피해자들에게도 진심으로 위로를 전한다"고 적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엑스를 통해 “친구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소식에 우려하고 있고 이번 사건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정치와 민주주의에 폭력이 있을 곳은 없다. 그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달 초 영국 총선에서 승리해 새롭게 취임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엑스를 통해 “충격적인 장면에 경악했다"고 밝히면서 “우리 사회들에는 어떠한 형태의 폭력도 용납되지 않는다. 이번 공격의 희생자 모두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엑스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총격은 역겨운 일"이라면서 “정치 폭력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행사장에 있던 이들, 그리고 모든 미국인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아내) 사라와 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명백한 공격 시도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우리는 그의 안전과 신속한 쾌유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도 엑스(X·옛 트위터)에 “이 어두운 시기 나의 생각과 기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한다"는 글을 올렸다. 네타냐후 총리나 오르반 총리는 과거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친(親)트럼프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상들이다. 좌파 성향인 멕시코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도 엑스에 올린 글에서 “폭력은 비합리적이고 비인간적"이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공격을 규탄했다. 남미 온두라스의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은 “폭력은 더 많은 폭력을 만들어낸다. 미국 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일에 유감이다"라면서 “나의 연대는 도널드 트럼프와 함께 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를 하던 중 총성이 울리자 긴급히 대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으로 오른쪽 귀 윗부분이 관통되는 부상을 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귀에 피를 흘리면서 긴급 대피했고, 병원에서 안전을 확인한 뒤 긴급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유세가 진행중이던 보안 구역 밖 건물의 지붕 위에서 총을 쏜 범인은 현장에서 사살됐다. 미국 사법당국은 이번 사건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미수로 규정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피격] 전세계 거물급 정치인들 겨냥한 과거 사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유세 도중 피격돼 다치는 일이 벌어지면서, 거물급 정치인을 겨냥한 과거 총격 사건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에선 1980년대까지도 현직 대통령을 겨냥한 총격 암살이나 암살 시도가 드물지 않게 이어졌다. 1865년 제16대 대통령이었던 에이브러햄 링컨이 워싱턴DC의 한 극장에서 남부 출신의 배우 존 윌크스 부스의 총탄에 사망한 것을 시작으로 암살된 대통령만 네 명에 이른다. 1881년에는 20대 대통령 제임스 가필드가 정신질환자의 총에 맞아 숨졌고, 1901년에는 25대 대통령 윌리엄 매킨리가 무정부주의자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가장 최근 사례는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자동차 퍼레이드를 하던 중 리 하비 오즈월드에게 저격당해 사망한 것이다. 암살 시도 사건도 적지 않았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인 1981년 워싱턴 시내에서 정신질환을 지닌 남성이 쏜 총탄을 가슴에 맞았으나 응급 수술 끝에 목숨을 건졌다. 28대 대통령인 시어도어 루즈벨트, 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즈벨트 등도 연설 중 총격을 받은 경험이 있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난 뒤 38대 대통령이 된 제럴드 포드는 살인마이자 사이비 교주인 찰스 맨슨의 추종자 등에게 2년여간 두 차례나 암살 시도를 겪기도 했다. 최근 몇 년 새 지구촌을 뒤흔든 전·현직 정상들을 겨냥한 공격도 잇따랐다. 2022년 7월에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선거 유세 중 사제총기로 쏘아낸 총탄에 맞아 사망,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줬다. 이에 앞서 2021년 7월에는 아이티의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사저에서 침입자들의 총탄에 살해됐다.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지난 5월 수도 브라티슬라바 외곽 마을에서 지지자들을 만나던 중 가슴과 복부에 세발의 총탄을 맞아 중상을 입고 회복 중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작년 4월 15일 와카야마현 유세 현장에서 폭발물이 투척되는 테러를 당했으나 다행히 폭발 전 몸을 피해 다치지 않았다. 2022년 9월에는 아르헨티나에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을 겨냥해 괴한이 방아쇠를 당겼으나 불발됐고, 같은해 11월에는 임란 칸 파키스탄 전 총리가 유세 중 다리에 총상을 입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코펜하겐 광장에서 선거 운동 도중에 한 남성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가벼운 부상을 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국내에서는 총격은 아니지만 여야 당 대표나 대선 후보들이 전국 단위 선거 직전 괴한 피습에 노출되는 일이 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경우, 지난 1월 2일 부산 방문 도중 습격범이 20∼30cm 길이 흉기를 들고 목 부위를 공격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도심인 서울 강남구의 한 건물에서 “국회의원 배현진이 맞느냐'고 물으며 다가온 10대에게 돌덩이로 여러 차례 머리를 공격받아 피를 흘리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2022년에는 3·9 대선을 앞두고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당시 이재명 대선 후보를 위한 서울 신촌 지원 유세 중 유튜버가 내리친 둔기에 머리를 가격당한 일이 있었다. 2006년에는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신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장을 찾아 단상에 오르다가 50대 남성이 휘두른 문구용 커터칼에 11cm 길이의 오른쪽 뺨 자상을 입는 '커터칼 피습' 사건이 있었다. 불특정 다수와 공개적인 장소에서 자주 접촉할 수밖에 없는 대중 정치인은 직업 특성상 늘 피습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정치의 양극단화와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 세력과 대척점에 선 상대를 향한 혐오 정서가 갈수록 커지면서 이런 위험이 더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과 관련, “한국에서도 최근 몇 년간 진영 간 혐오가 깊어지며 정치적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치적 폭력과 혐오는 숙의와 대의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고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을 무너뜨려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대선후보 사퇴압박 거세지는데…바이든, 완주 의지 거듭 강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완주 요구를 거듭 강조하고 있음에도 민주당 안팎에서 후보 사퇴 압박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가 전날 기자회견 이후 심야 회동을 갖고 그의 재선 도전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지난달 27일 첫 TV 토론 이후 당내에서 빗발치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직설적으로 당내 의견을 전달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거나 사퇴를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CNN이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당안팎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출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하원 히스패닉 코커스와 아시아·태평양계 코커스와 잇달아 화상 회동을 하고 의원들 설득에 나섰다. 토요일인 13일에도 2020년 대선 당시 핵심 지지 기반이었던 당내 진보 코커스 의원 등과 회동이 예정돼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히스패닉 코커스의 면담에서 마이크 레빈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이 바이든 대통령의 면전에서 공개적으로 후보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개별적인 사퇴 요구도 이어졌다. 전날 기자회견 직후 스콧 피터스(캘리포니아)·에릭 소렌센(일리노이) 하원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고, 이날도 초선인 브리태니 페터센 하원의원(콜로라도) 의원이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적극적인 민주당 지지자 배우 애슐리 저드도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요구에 가세했다. 민주당 핵심 고액 후원자들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지 않는다면 지원을 동결한다는 극약 처방까지 내놓았다.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민주당의 일부 핵심 후원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최대 슈퍼팩인 '퓨처 포워드'에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를 고수하는 한 9000만달러에 달하는 후원을 보류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회견에서 일부 말을 더듬긴 했지만 외교 정책에 있어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하면서도 “이 같은 노력은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도전)에 대한 민주당 내부의 우려를 즉각적으로 불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CNN에 따르면 공개 인터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에 재선 도전 재고 필요성을 제기한 펠로시 전 의장은 인터뷰에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펠로시 전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빼놓을 수 없는 든든한 버팀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TV 토론 이후 “나쁜 밤이었다. 토론이 생각처럼 잘 안되는 날도 있다"는 짧은 트윗을 남기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정작 당 안팎에서 바이든 후보 사퇴론이 거세지자 침묵하고 있다. 주변에서는 이 같은 신중한 태도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그의 우려를 대변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바이든 선거대책위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미시간주 유세를 동행취재하는 백악관 기자들을 상대로 이례적으로 브리핑에 나서 전날 기자회견 도중 풀뿌리 후원자들의 지원은 오히려 폭발했다면서 지지층 동요 차단에 주력했다. 캠프 관계자는 “어제 밤 바이든 대통령 회견 도중 4만건의 소액 후원이 폭발적으로 쏟아져 들어왔다"고 밝혔고, 일부 후원자들이 돈줄을 죄고 나선 것에 대해서도 “7월 정치자금 모금은 어느 때보다 강력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고 별다른 영향이 없음을 강조했다. 상하원 의원들의 우려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의원들의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 면전에서 일부 의원들이 결단을 종용한 데 대해서는 “제프리스 원내대표를 포함해 많은 다른 의원들이 바이든 대통령 편에 서고 있다는 점만 분명히 하겠다. 그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단언했다. 이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0년간 실수를 해왔고, 어제도 일부 실수를 저질렀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우리의 적은 자신의 당선 시 피바다를 공언하고 낙태권 폐지를 외치는 독재자"라고 강조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토론에서 고령 리스크를 노출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지는 후보 사퇴 결단 요구에도 강력한 완주 의지를 거듭해서 밝히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오후에 TV 토론 이후 처음이자, 8개월 만에 행한 단독 회견에서도 자신이 트럼프를 이길 최적임자라며 끝까지 레이스를 완주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에도 대선 경합주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선거 유세 연설에서 “나는 대선에 출마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길 것"이라며 “나는 (이 같은 결심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임을 강조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다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후보 교체론’ 배후는 오바마?…바이든 캠프 내부 의심 증폭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 캠프 내부에서 후보 사퇴론의 배후로 지목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1일(현지시간) 최근 뉴욕타임스(NYT)가 후보 사퇴 주장을 담은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의 기고문을 게재한 뒤 바이든 캠프 내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늘었다고 보도했다. 클루니가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연락을 해 기고문의 내용을 미리 설명하고,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클루니의 주장에 동조하지는 않았지만, 기고문을 NYT에 보내는 데에 반대하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직 시절 부통령으로 8년간 함께 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종종 냉정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후임을 뽑는 2016년 대선에선 바이든을 설득해 불출마를 선언하게 했다. 또한 2020년 대선에서도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대선 후보들이 각축을 벌였던 초반에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선언을 하지 않고, 막판까지 판세를 지켜봤다. 이 같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모습 때문에 누적된 섭섭한 감정에 더해 클루니의 기고문을 막지 않았다는 사실이 바이든 측근들의 의심을 증폭시켰다는 이야기다. 부통령 시절부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측근들 사이에서는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비리그 명문대 출신이고 젊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워싱턴DC에서 경험이 많은 바이든 대통령을 제대로 존중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특히 최근 당 안팎에서 후보 교체론을 주장하는 인사 중에 오바마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많다는 점도 바이든 캠프를 자극하고 있다. 실제로 오바마 전 대통령 수석전략가를 지낸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지금 어떤 결정을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심각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우군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후보교체론이 확산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펠로시 전 의장은 최근 MSNBC의 '모닝 조' 프로그램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 재선을 둘러싼 민주당 내부의 강한 우려와 관련, “그는 사랑받고 존중받는 대통령이며, 사람들은 그가 결단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비공개적으로 만나는 동료 의원들에게는 훨씬 더 직접적으로 후보사퇴론을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펠로시 전 의장은 대선과 함께 열리는 의회선거에서 경합주에 출마하는 의원들에겐 '당선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후보 사퇴요구를 하는 것이 득표에 도움이 된다면 망설이지 말라는 취지다. 다만 펠로시 전 의장 측은 바이든 사퇴론의 배후라는 주장에 대해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완전하게 지지할 것"이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단일화 끝나자 태세전환 프랑스도...마크롱, 돌연 ‘비긴 것’ 주장

승부수로 던진 조기총선에서 구사일생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결정타였던 단일화를 함께 추진한 '극좌' 세력을 배제하는 모습이다.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국민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이번 총선 결과와 향후 정부 구성 방향에 대한 뜻을 명확히 밝혔다. 다만 그 형식은 다소 저돌적이었던 평소와 달랐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프랑스 국민에게 보내는 서한을 최종 마무리했다. 미국에 도착해선 국내 현안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려던 기자들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곧장 다른 정상들에 합류해 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평소 말하기 좋아하는 마크롱 대통령으로선 이례적인 모습이다. 대신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총선에서 “아무도 승리하지 못했다"는 말로 1위를 차지한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 승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블록이나 연합은 모두 소수"라고 주장했다. NFP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다른 정치 진영과 다를 게 없고, 따라서 NFP에 정부 구성권이 없다는 논리다. 결국 1~3당 간 의석차가 크지 않은 가운데, 중도 성향인 범여권만이 타 세력과의 연대로 명확한 1등 정당을 차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번 총선에서 하원 의석 577석 가운데 NFP는 182석, 마크롱 대통령이 속한 '르네상스' 등이 포함된 범여권 앙상블은 168석, RN(국민연합)과 그 연합세력은 143석을 얻었다. 공화당 및 기타 우파 세력이 60석, 기타 정당은 24석을 얻었는데 이들 세력이 2~3당 중 어느 한쪽을 지지하면 곧바로 1당이 뒤바뀔 수 있다. 실제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의 의도를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프랑스 국민이 투표를 통해 '공화국 전선'을 선택한 것을 정치 세력이 행동을 통해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며 각 정당에 광범위한 연정을 위한 타협안을 찾아달라고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연정에 포함될 정치 세력 기준으로 “공화국의 제도와 법치주의, 의회주의, 유럽 지향, 프랑스 독립 수호 지지"를 내세웠다. 이는 사실상 극좌 정당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와 극우 정당인 RN을 배제한 것이다. '공화 연대'라는 간판으로 좌우 온건파를 끌어옴으로써 판 다시 짜기를 시도한 셈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렇게 의회 다수파를 구성해야만 최대한 제도적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며 “당보다 국가를, 야망보다 국가를 우선해달라"고 호소했다. 르몽드는 이런 전략에 대해 '책임 돌리기'로 해석했다. 프랑스가 통치 불능 상태에 빠지게 되면 그 책임이 대통령이 아닌 정당 간 이익 추구에 빠져 합의점을 찾지 못한 의회가 져야 한다는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총리 임명권이 헌법상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는 점도 강조하며 시간을 두고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좌파 연합 압박에 떠밀리지 않고 본인 기준을 충족하는 의회 세력이 구성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취지다. 측근들은 지원 사격에 나섰다. 에리크 뒤퐁 모레티 법무 장관은 이날 RTL 라디오에 “총선 승자는 없고 모든 정치 세력이 패배했다"며 “(의회 내) 과반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우리가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일한 절대다수는 공산당, 사회당, 녹색당, 우리 중앙 그룹과 고전적 우파로 구성된다"며 “LFI는 2년 동안 의회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출신으로 마크롱 정부에 입각한 라시다 타디 문화 장관도 프랑스2 방송에 나와 “이번 선거 결과는 극단에 대한 거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RN과 LFI를 제외한 모든 공화 세력이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총선 1위를 한 좌파 진영은 총공세에 나섰다. LFI의 마틸드 파노 의원은 라디오 프랑스 앵포에 “투표 결과를 부정하는 대통령의 권력 장악 시도"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마농 오브리 유럽의원 역시 “대통령이 현실을 부정한다"고 지적했다. 파비앙 루셀 공산당 대표도 일간 리베라시옹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여전히 패배와 프랑스 국민의 요구인 변화를 받아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우리가 통치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강경 성향 노동총동맹(CGT)의 소피 비네 사무총장도 대통령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LCI방송에서 “베르사유에 갇힌 루이 16세를 보는 것 같다"며 “대통령이 투표함의 결과를 존중하지 않으면 그는 국가를 다시 한번 혼란에 빠트릴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NFP 내부적으로도 정당 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단일대오가 어려운 상황이다. LFI와 사회당은 서로 자당 출신이 총리가 돼야 한다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산드린 루소 녹색당 의원도 NFP 내 총리 후보 합의에 시간을 너무 오래 끈다며 “우리는 입지를 잃고 있고 지금의 불안정한 상황에 대한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바이든에 “나토까진 봐준다”?...러우 전쟁 급박한 젤렌스키 “빨리 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시작되면서 미국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치는 듯 했던 민주당 기류에 변화가 감지된다. '친 바이든'으로 꼽혔던 지도부 핵심 인사들 사이에서도 “나토 회의까지는 대통령에 요구하지 않는다"는 수준의 발언이 나오면서다. 나토는 이번 회의를 통해 미국 정권교체에 대비한 우크라이나 지원책을 모색하고는 있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급박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모양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오랜 우군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과 또 다른 버팀목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마저 '바이든 대통령 이외 선택지'를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펠로시 전 의장은 10일(현지시간) MSNBC '모닝 조' 프로그램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당내 우려와 관련, “시간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가 그 결정을 내리기를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출마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달린 일"이라고 전제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모든 사람이 그가 나토 정상회의를 우선 마무리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가 어떻게 지나는지 지켜보기까지는 여러분이 무엇을 원하든 그것을 테이블에 올려놓지는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머 상원 원내대표 역시 아직까지는 공개적 발언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물밑 입장'은 다른 것으로 관측됐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슈머 원내대표가 후원자들과 사적 만남에서는 바이든 대통령 이외 민주당 후보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도 전날 상·하원에서 연달아 의원 총회를 열고 대선 후보 문제와 관련해 격론을 이어갔지만, 일치된 결론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대선 후보 첫 TV 토론에서 고령 인지력 논란에 휩싸이면서 당 안팎 후보 사퇴 요구에 직면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핵심 지도부인 펠로시 전 의장과 슈머 원내대표가 나란히 바이든 대통령 거취 문제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 정치인 다수는 아직도 공개적으로 그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은 신중하게 단어를 골라 바이든 대통령이 완주 의사를 재고하도록 암시를 이어가고 있으며, 그 노력은 갈수록 강도를 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조되는 미국발 리스크에 직면한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서두르며 대비책을 내놓고 있다.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내년 우크라이나에 최소 400억유로(약 60조원) 상당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군사 장비와 훈련을 조율하는 본부 역할을 할 기구도 설치하기로 했다. '나토의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및 훈련 담당기구'(NSATU)를 독일에 두고, 3성 장군이 지휘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그동안 미국이 주도해온 우크라이나 지원 노력을 유럽 동맹들이 더 부담케 한다. 이에 나토 활동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승리에 대비하는 성격도 있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나토 회원국들이 기증한 미국산 F-16 전투기도 이르면 올여름 출격을 목표로 우크라이나에 전달되기 시작했다. 미국, 덴마크, 네덜란드 정상은 나토 정상회의 계기 공동성명에서 덴마크, 네덜란드가 보유한 F-16 이전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 기종 기증 의사를 밝히면서도 구체적 물량을 공개하지 않았던 노르웨이도 총 6대를 지원할 예정이며, 올해 안 인도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이들 유럽 네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인도하겠다고 밝힌 F-16 물량이 60대 이상이라고 짚었다. 전날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독일, 네덜란드, 루마니아, 이탈리아가 우크라이나에 전략적 방공 무기체계 5개에 필요한 장비를 추가 기부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조급한 상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어머니는 방과 후에 나를 기다리곤 했는데 나는 항상 늦게 갈 핑계를 궁리했다. 똑같지만 상황이 훨씬 심각할 뿐"이라며 서방의 무기지원이 너무 느리다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 전투기에도 “50대가 있더라도 아무것도 아니다. 그들은 300대를 갖고 있다"며 “우리가 전투기 128대를 보유하기 전까지는 그들(러시아)과 하늘에서 맞설 수 없을 것"이라고 추가 지원을 요구했다. 우크라이나가 강력하게 원하는 나토 가입 역시 실질적인 방안 없이 선언적으로만 언급되고 있다. 이날 나토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을 '불가역적인 길'로 규정, 가입 노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가입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내놓지 않았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트럼프, 바이든에 토론·골프 대결 제안…“명예회복 기회 줄게”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TV토론과 골프 대결을 제안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자신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도럴의 골프장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 세계 앞에서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공식적으로 주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대선 TV토론 이후 당내에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그는 TV토론에 대해서는 “이번 주에 하자"면서 사회자나 규칙 없이 '남자 대 남자'로 하자고 재차 제안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TV토론에서 자신과 바이든 대통령이 골프 실력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과 관련, “바이든은 골프 코스에서 나를 상대로 자기 기술과 스태미나를 테스트해 보고 싶다고 했는데, 믿을 수 있느냐"고 반문한 뒤 자신의 골프장에서 18홀 골프 시합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만약 그가 이기면 그가 선택하는 자선단체에 100만 달러를 기부할 것"이라면서도 “바이든은 말만 하고 행동은 안 하기 때문에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TV토론 후 민주당이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여부를 놓고 내홍이 계속되는 것과 관련, “급진 좌파는 졸리고 부패한 조 바이든과 '래핑'(laffin'·웃는) 카멀라 해리스 중 누가 대통령이 되기에 더 부적합한지 결정하지 못해 혼란 속에 분열됐으며 완전히 붕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절대적으로 (토론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바이든의 당은, 90분 퍼포먼스 이후에 바이든이 기권하고 대통령직을 포기하길 원한다"면서 “그들이 그를 대하는 방식은 유감이지만 바이든은 나쁜 사람이기 때문에 안타까워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완전히 부패하고 무능한 최악의 대통령이자 인지 장애가 있다"면서 “그는 (나라를) 이끌 수 없는 상태에 있는데도 핵전쟁 가능성이 있는 러시아와 중국을 상대하는 일을 책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카멀라와 민주당 조직 전체가 가장 큰 은폐를 하려다가 (토론) 현장에서 적발됐다"면서 “그들은 오벌 오피스(백악관 집무실)에 있는 사람의 인지 능력에 대해 미국 국민을 속이려고 한 사악한 음모의 공모자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국민들은 이 거짓말 집단을 결코 다시 신뢰할 수 없다"면서 “그들은 미국을 엄청난 위험에 빠트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사퇴할 경우 대안으로 거론되는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그는 “카멀라는 부통령으로 2가지 업무가 있는데 하나는 미국 (남부) 국경을 책임지는 것"이라면서 “그녀는 국경에 한 번도 안 갔으며 미국 국경은 세계 최악"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억제하기 위해 유럽에 갔는데 그 결과는 완전한 실패였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바이든 대통령 백악관 회의에 아들 헌터가 참여하고 있다는 최근 보도와 관련, “헌터는 백악관에 있고 정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질(바이든 대통령 부인)이 돕고 있다"면서 “바이든이 그 일(대통령직)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한다고 바이든 대통령의 직원이 언급했다면서 “파트타임 대통령"이라고도 비판했다. 한편 바이든 대선캠프는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골프 제안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와 이상한 장난을 할 시간이 없다. 그는 미국을 이끌고 자유세계를 수호하느라 바쁘다. 트럼프는 거짓말쟁이이며 전과자이자 자신만을 위한 사기꾼"이라고 비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참 누구랑 비교되네’...英 의회 ‘오밀조밀’ 진풍경

영국 새 의회가 총선 닷새 만에 문을 연 가운데, 한국 국회와 극명하게 비교되는 풍경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 하원에서 의장을 맡았던 린지 호일 노동당 의원이 9일(현지시간) 반대 의견 없이 재선출된 데 이어 당선인들이 하원 의원으로 취임 선서를 했다. 지난 4일 치러진 총선에서 노동당은 650석 중 412석을 휩쓸었고 보수당은 121석에 그쳤다. 자유민주당은 72석, 스코틀랜드국민당(SNP) 9석, 신페인당 7석, 영국개혁당과 민주통합당(DUP) 각 5석, 녹색당과 웨일스민족당(PC)은 각 4석을 확보했다.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의원들이 착석하면서 노동당 압승 규모가 시각적으로도 뚜렷하게 드러났다고 전했다. 지난 의회 야당이었던 노동당 의원들은 반대편 집권 여당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의원들이 오밀조밀 모여 앉는 영국 의회 특성상, 상당수 의원은 자리 부족으로 앉지 못하고 서 있어야 했다. 이는 거대한 홀에 정당별·선수별로 띄엄띄엄 앉는 한국 국회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번 22대 국회에서는 조국혁신당이 국회 사무실이 좁다는 이유로 국회 로비에서 항의성 최고위원회를 열기도 했다. 당시 조국혁신당은 “3석을 보유한 정당(개혁신당)이 배정받은 사무공관을 비교하면 2.5배 차이에 불과하다"며 항의했다. 의회 구성 '다양성'에서도 차이가 두드러졌다. 노동당 당수인 키어 스타머 총리는 첫 의회 연설에서 “너무 자주 사익을 위하거나 자기중심적으로 보이는 정치를 끝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의회 구성을 “우리나라가 그간 보여준 것과 비교해 가장 인종과 성별로 다양성 있는 의회"라고 평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새 하원 의원 650명 가운데 263명(40%)이 여성이다. 이는 2019년(220명)보다 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한국에서는 300명 가운데 60명(20%)이 여성인데, 이마저도 역대 최다 수준이다. '새 인물'인 초선의원은 영국 335명, 한국 131명으로 '과반' 선에서 나뉘었다. 이밖에 영국 의회 유색인종 출신 의원은 90명(14%)으로 2019년 66명보다 늘었다. 한편, 영국 의회 공식 개원식은 오는 17일 찰스 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정부 정책 및 입법 청사진은 개원식에서 '킹스 스피치'(국왕 연설)를 통해 공개된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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