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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취임식날 하마스·헤즈볼라 지도부 피살…중동 정세 격랑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살해됐다. 이란 신임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날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고위 지도자가 잇달아 살해되면서 중동 정세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확전 위기 속에 이란의 대응 또한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31일(현지시간)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하니예가 전날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도 성명을 내고 하니예가 테헤란에서 살해됐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하니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후 그의 거주지를 표적으로 한 이스라엘의 급습을 받아 경호원과 함께 살해됐다. 이스라엘은 골란고원 축구장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같은 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도 공습, 헤즈볼라 최고위 지휘관인 푸아드 슈크르를 제거했다. 이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날 하니예와 슈크르가 살해되자 중동 정세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초긴장 상태로 접어들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니예는 특히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에 핵심 인물로 꼽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니예 사망과 관련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미 CNN 방송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외국 언론의 보도에는 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엘 하니예가 이란에서 살해 됐다는 보도를 봤다면서도 추가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올해 62세로 가자시티 인근 난민캠프에서 태어난 하니예는 1980년대 1차 인티파타(민중봉기) 당시 하마스에 합류했다. 그는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마스의 대승을 이끌고 총리에 올랐지만, 이후 선거 결과를 둘러싼 하마스와 파타(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주도)간 갈등 속에 해임됐다. 이후 2007년 하마스가 일방적으로 가자지구 통치를 시작하면서 가자지구의 하마스 지도자를 맡았다. 하니예는 2017년 2월 가자지구 지도자 자리를 야히야 신와르에게 넘기고 같은 해 5월 하마스 정치국장으로 선출된 뒤 카타르에서 생활해왔다. 가자전쟁 발발 후에는 이집트, 카타르, 미국이 중재한 이스라엘과의 휴전협상에 참여해왔다. 하마스 고위 관리 무사 아부 아르무즈는 하니예 암살은 “처벌받지 않은 채 지나갈 수 없는 비겁한 행위"라며 이스라엘을 비판했다고 하마스가 운영하는 알아크사TV가 보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대세론’ 흔들리나…해리스, 경합주 7곳 중 4곳 우위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이후 구원등판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승패를 가르는 경합주에서 우위를 보인다는 여론조사마저 나오면서 '트럼프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모닝컨설트와 지난 24~28일 4973명의 등록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이 핵심 경합주 7곳에서 48%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47%)을 1%포인트(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스 부통령은 특히 미시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11%p 격차로 크게 앞섰고 애리조나(2%p), 네바다(2%p), 위스콘신(2%p) 등 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리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4%p), 노스캐롤라이나(2%p) 등 2곳에서만 우위를 지켰다. 조지아에서는 두 사람 모두 47%의 지지를 얻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의 등장 이후 투표에 나서겠다고 응답한 유권자들이 많아졌다. 이번 조사에서 경합지 Z세대 유권자 61%는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이 투표 가능성을 높였다고 답했다. 이와 같이 답한 흑인 유권자, 히스패닉 유권자 또한 각각 64%, 57%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해리스가 바이든보다 유권자를 결합시켜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 리스크를 그대로 노출한 1차 TV토론 이후 경합주는 물론, 전국 단위의 각종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해 왔다. 실제 이달 초 블룸버그·모닝컨설트의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합주 7곳에서 47%의 지지율로 바이든 대통령(45%)을 2%p 리드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위스콘신과 미시간에서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앞섰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자리에서 물러나자 이번 조사에서 애리조나와 네바다에서 전세가 민주당으로 역전됐고 조지아의 경우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상승해 트럼프 전 대통려과 동률을 이룬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부통령 후보에 대한 인식도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밴스 후보에 대한 경합지 유권자들의 긍정평가는 34%로 나타난 반면 부정평가는 41%에 달했다. 전국 여론조사에서도 해리스 돌풍이 계속됐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가 지난 26~28일 등록유권자 102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이 43%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2%)을 리드했다. 해당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거분석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538)에 따르면 전날 레드필드앤윌튼 스트래티지가 미국의 성인 17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은 45%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3%)을 2%포인트 앞섰다. 민주당은 내달 1일부터 화상투표를 통해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한 뒤 내달 19~22일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수락 연설을 청취할 예정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유세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합주 공략에 나선다.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 통신 등은 해리스 부통령이 내주에 아직 공개되지 않은 러닝메이트 후보와 애리조나, 미시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경합주를 잇달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애초 오하이오주 후보 등록 기한에 맞춰 내달 7일 러닝메이트 후보를 발표할 전망이었지만, 유세 일정을 감안하면 조기에 부통령 후보를 발표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NYT는 전망했다. 현재 새로운 부통령 후보로는 조지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마크 켈리 상원의원(애리조나),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앤디 버시어 미네소타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지지율 이유 있었나…‘신무기’ 해리스에 트럼프가 꺼낸 ‘낡은 공격’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새로운 프레임을 구축해 가는 가운데,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를 먹는 모양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2016년에 활용했던 프레임을 2020년 낙선 이후인 현재까지 사실상 신인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에 재차 꺼내들었다. 트럼프 대선캠프는 30일(현지시간) 새 30초짜리 광고를 통해 해리스 부통령이 남부 국경을 지켜야 할 책임자였으나 실패했다고 공격했다. 광고는 해리스 부통령이 축제 행사에서 춤을 추는 장면으로 시작해 이후 1000만명이상 불법 월경 및 범죄 증가, 남부 국경을 통한 펜타닐 유입 등 사례를 열거했다. 이어 “해리스는 위험할 정도로 진보적이며 미국인들이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2016년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향해 제기했던 이민자 문제가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 집권기 악화했다는 공격으로 보인다. 결국 해리스 부통령 개인 공과보다는 세력 전체 공과에 초점을 맞춰 '공동 책임론'으로 묶은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유세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정부에서 국경 문제를 담당하는 '차르'였으나 실패했다고 공격한 바 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의 강점을 강조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 주장을 공격하면서 선명한 '후보 대 후보' 구도를 구축하고 있다. 해리스 대선캠프는 이날 '겁 없는 카멀라 해리스'라는 제목의 1분 길이 선거 광고를 공개했다. 광고는 해리스 부통령이 캘리포니아주에서 검사로 20년 이상 일하면서 월스트리트 은행과 제약사 등을 상대로 이룬 성과를 언급하는 등 이력을 소개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는 억만장자와 대기업을 위한 감세, 오바마케어 종료 등을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선거운동은 우리가 누구를 위해 싸우는지에 대한 것"이라는 해리스 부통령 발언을 전했다. 이는 '약자를 위한 정의 검사' 후보 해리스 부통령과 '재벌과 강자를 위해 일하는 범죄자'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 구도를 잡은 것으로 읽힌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도 선거 유세에서 “나는 여성을 학대하는 (성)착취자, 소비자를 등쳐먹는 사기꾼,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규칙을 깨고 속임수를 쓰는 사람들 등 모든 유형의 가해자들을 상대해봤다"며 자신의 검사 경력을 부각한 바 있다. 이는 형사 사건 4건으로 기소돼 1건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이렇게 선명성과 공격력에서 격차를 보이는 선거 프레임에 대해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난감함'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과의 TV 토론과 관련해서도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음 잠시"라며 “하지만 그들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을 피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밴스 상원의원도 지난 21일 미네소타주 선거자금 모금행사에서 “나쁜 소식은 해리스에 바이든이 지닌 약점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해리스는 훨씬 더 젊고, 향후 바이든이 당했던 방식으로 고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해리스 부통령에 유효한 공격 포인트를 찾는 것이 과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솔직히 트럼프와 바이든에 대해선 모든 사람들이 싫든 좋든 나름대로 의견을 가지고 있지만, 사람들은 해리스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불확실성'은 해리스 부통령에만 한정되지도 않는다. 해리스 부통령은 아직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를 지명하지 않은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밴스 의원과 관련한 각종 구설에 대응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지지율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지난 26~28일 미국 성인 10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등록 유권자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은 43%, 트럼프 전 대통령 42%를 얻었다. 전날 레드필드앤윌튼 스트래티지가 미 성인 17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은 45%, 트럼프 전 대통령은 43% 지지율이었다. 모닝컨설트가 26~28일 등록 유권자 1만 153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역시 해리스 부통령은 47% 지지율, 트럼프 전 대통령은 46% 지지율을 기록했다. 향후 해리스 부통령이 러닝 메이트를 지명하고 나면, 추가적인 지지율 컨벤션과 프레임 보완 효과가 일정 부분 얹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급 해리스’ 당한 트럼프, 계속 맞기만...낙태까지 ‘겹 악재’ 전망

미 대선 정국에서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진영이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판 이후 잃은 압승 기류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대선을 3달여 앞둔 29일(현지시간)까지도 트럼프 전 대통령 측 극우 색채가 발목을 잡는 가운데, 신규 주자인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뾰족한 공격 프레임을 찾지 못하면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이오와주 낙태 관련법 시행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 낙태권 이슈가 대선 뇌관으로 다시 급부상했다. 아이오와주는 이날부터 임신 22주까지 합법이었던 낙태 요건을 태아 심장 박동을 감지할 수 있는 임신 6주로 강화하는 법을 시행했다. 이는 아이오와주 정부와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이 주도했다. 공화당이 다수인 주의회는 2022년 미국 연방 대법원이 연방 차원 낙태 권리를 인정했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이후 해당 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판결은 트럼프 정부 시절 이룬 보수 우위 대법원 상황이 영향 미쳤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외신들은 대체적으로 법 시행이 공화당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내 낙태권 옹호 여론이 낙태 금지 여론보다 우세하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당장 아이오와주도 낙태권 옹호 여론이 상대적으로 높다. AF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에도 아이오와에서 승리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공화당이 “온건하고 중도적인 유권자들과 멀어질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 역시 “낙태 금지법이 대다수 미국인에게 인기가 없다는 점이 증명됐다"며 “낙태는 올해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들 주요 캠페인 주제"라고 짚었다. CNN 방송도 “해리스 부통령이 지지율을 높이는 가장 빠른 방법은 낙태 문제에 대해 그와 동의하는 유권자들을 견고히 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리스 부통령도 틈새를 놓치지 않고 낙태 문제에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 뚜렷한 선명성을 내세우는 모양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동영상 성명을 통해 아이오와주의 낙태금지법에 '트럼프 낙태금지법'이라는 딱지를 붙이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투표"라고 강조, 프레임 전쟁을 시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보완재로 등판한 30대 부통령 후보 J.D.밴스 상원의원도 이런 프레임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앞서 밴스 의원은 강간을 당했을 때도 낙태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하는 등 초강경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다른 한편으로 재혼 가정인 해리스 부통령을 '자식없는 캣 레이디'라 칭해 여성 비하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리스 부통령 등판 이후 대선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다른 방식으로 낙태권을 수용하고 이 문제에 대해 긍정 평가받는 상대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렇게 자신들에만 불리한 이슈가 노출되는 상황에 처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여전히 해리스 부통령을 가둘 '한방 프레임'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과의 TV 토론과 관련해서도 폭스뉴스 인터뷰를 통해 '아마도' 하게 될 것이라며 불참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확답을 피하는 과정에서 “음 잠시"라며 “하지만 그들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밴스 의원도 지난 21일 미네소타주 선거자금 모금행사에서 “나쁜 소식은 카멀라 해리스는 바이든이 지닌 약점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해리스는 훨씬 더 젊고, 향후 바이든이 당했던 방식으로 고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해리스 부통령에 유효한 공격 포인트를 찾는 것이 과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솔직히 트럼프와 바이든에 대해선 모든 사람들이 싫든 좋든 나름대로 의견을 가지고 있지만, 사람들은 해리스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런 밴스 의원 발언이 트럼프 캠프 공식 입장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캠프는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교체돼도 대선 구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4년간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에서 일했던 만큼 국경 문제 등 각종 실정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차베스상 깨부수고 화염병 날리고…베네수엘라 부정선거 의혹 일파만파

28일(현지시간)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커지자 항의 시위가 격해지고 있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29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해 전역에서 대선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X(엑스·옛 트위터)에는 팔콘주에서 시위대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인물상을 무너뜨리는 영상이 올라왔다. 냄비를 두드리며 반정부 시위를 벌이던 군중은 차베스의 인물상을 받침대에서 넘어뜨려 깨부순 뒤 일제히 환호성을 울렸다. 포르투게사주에선 시위대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대형 선거 포스터를 찢고 발로 밟는 모습도 목격됐다. 차베스 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좌파의 거물로, 마두로 대통령의 전임자이자 '정치적 스승'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1990년대 스스로를 '차베스의 아들'이라 말하며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차베스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영향력을 키운 그는 2013년 차베스 전 대통령이 사망하기 얼마 전 후계자로 공식 지명됐다. 시위대는 이날 화염병을 던지며 경찰과 맞섰고 경찰은 시위대에 최루탄을 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현지 통신원을 인용, 카라카스 시내에서 총성이 여러 차례 들렸다고 보도했다. 또 국회 의사당과 선거관리위원회 건물 보안이 강화되고 대통령궁은 봉쇄됐다고 전했다. 시위대와 진압 부대의 충돌이 격화하면서 사상자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AFP 통신에 따르면, 현지 인권단체 '포로 파넬'(Foro Panel)은 엑스에 올린 글을 통해 이번 시위로 베네수엘라 북서부 야라쿠이주에서 1명이 사망하고, 46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베네수엘라 국방부 장관은 이번 소요 사태로 군인 20명 이상이 총상 등 다쳤다고 말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전날 투표 종료 약 6시간 만에 마두로 대통령이 득표율 1위를 기록, 3선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선관위가 실시간 개표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개표 참관을 원하는 시민단체들을 차단, 야권과 국제사회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페루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베네수엘라 정권이 내린 심각하고 자의적인 결정을 지적하며 자국 내 베네수엘라 외교관들에게 72시간 이내에 페루를 떠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마르 파가니니 우루과이 외무장관은 미국 CNN 방송 인터뷰에서 우루과이는 마두로 대통령을 대선 승자로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관위 발표상 2위를 기록한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는 자신이 승리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마두로 선거 결과를 되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곤살레스 후보와 민주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명백하고 수학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승리를 보여주는 (득표) 집계표를 갖고 있다"며 곤살레스 후보가 73%를 득표했다고 말했다. 반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저녁 TV 연설을 통해 반발 진압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돈을 받는 선동가들이 선관위 사무실들을 공격했다며 “우리는 이 상황에 맞서는 방법, 폭력배들을 물리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TV토론 불참 가능성?…“안하겠다고 주장할 수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TV 대선 토론에 불참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해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저녁 방송된 폭스뉴스 로라 잉그러햄과의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과의 토론에 대한 질문에 “그 대답은 '예스' 이다. 아마도 토론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사실 투표가 시작되기 전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 대선 공식 투표일은 11월 5일이지만 일부 주에서는 9월부터 조기에 시작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하지만 그것을 하지 않겠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나는 토론을 하고 싶다. 하지만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모두가 내가 누구인지 안다. 그리고 이제 사람들은 그(해리스 부통령)가 누구인지 안다. 그는 급진 좌파 미치광이(radical left lunatic)다. 그는 이 나라를 파괴할 것이다. 그는 열린 국경을 원한다"고 했다. 진행자 잉그러햄이 “그럼 그와 토론을 해보는 건 어떤가"라고 묻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음 잠시만요. 하지만 그들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확답을 피했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가 지난달 25일 민주당이 공식 대선 후보로 지명하기 전까지는 어떠한 토론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후 나온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포기를 선언하기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은 9월 10일 ABC 주최로 2차 TV 토론을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이후 토론 주최측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친(親)트럼프 매체로 꼽히는 폭스뉴스가 주관하는 것으로 바꾸는 방안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에 폭스뉴스는 9월17일 TV 토론을 개최하겠다며 트럼프와 해리스 캠프에 지난 24일 초청장을 발송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측은 해리스 부통령이 아직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공식 후보 지명이 이뤄져야 TV토론을 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토론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가 “발을 빼려고 하는 듯 보인다"고 비판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부통령 후보인 J.D.밴스 상원의원이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해 '자식없는 캣 레이디'라 부르며 비판한 것과 관련, 밴스 의원은 단지 가족의 가치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보여주려 했던 것이라고 두둔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는 매우 흥미로운 가정환경에서 자랐고, 가족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그 발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잉그러햄은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6일 보수 기독교 단체 행사에서 언급, 논란을 빚었던 '4년 후에는 더 이상 투표를 할 필요가 없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물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래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투표하세요. 11월 5일에 투표해야 한다. 그 후에는 더 이상 투표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가 바로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라는 바로잡힐 것이고, 우리는 더 이상 여러분의 투표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말해서 우리는 그런 사랑을 가질 것이다. 여러분이 더 이상 투표하고 싶지 않다면 괜찮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포기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 것에 대해 민주당이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그들은 미 대통령을 상대로 쿠데타를 일으켰다. 그들은 가서 그에게 말할 것이다. '당신은 떠날 것이다. 당신은 여론조사에서 한참 뒤떨어져 있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는 또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 13일 유세 중 발생한 피격 사건으로 충격이 심하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는 그것에 대해 말할 수도 없고 트라우마를 겪었다. 하지만 괜찮다. 그건 그가 나를 좋아한다는 의미니까. 그는 나를 사랑한다. 그게 좋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했던 것처럼”...튀르키예 개입 시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지원을 명분으로 가자지구 전쟁 개입을 시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이터, 아나돌루 통신 등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저녁 집권 정의개발당(AKP) 회의 연설에서 내놓은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오늘 가자를 완전히 파괴한 이들이 내일 아나톨리아(튀르키예 지역)로 눈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보장할 수 있겠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이런 터무니없는 짓을 하지 못하게 하려면 우리가 매우 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작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뒤로 줄곧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며 이스라엘 군사작전을 앞장서 비판해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특히 이스라엘을 향해 “우리는 카라바흐에 진입했던 것처럼, 리비아에 진입했던 것처럼, 그들에게 비슷하게 할 수 있다"며 “그렇게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앞서 튀르키예는 2020년 유엔이 인정하는 리비아통합정부(GNU·이전에는 GNA)를 지원한다며 파병한 바 있다. 결국 가자지구 전쟁에도 해당 사례처럼 개입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비슷한 시기 동맹국 아제르바이잔을 위해서도 튀르키예는 군사훈련 등을 모든 수단을 제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영토를 놓고 아르메니아와 분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날 튀르키예 입장에 이스라엘은 즉각 반발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에르도안이 (이라크) 사담 후세인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을 침공하겠다고 위협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사담 후세인이 2003년 미군에 체포됐을 당시 모습을 붙인 사진을 게시했다. 그러면서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났고 어떤 말로를 맞았는지를 에르도안에게 상기시켜주자"고 말했다. 1991년 사담 후세인은 걸프전 도중 이스라엘을 전쟁에 끌어들이려 텔아비브에 스커드미사일 수십발을 쏜 적이 있다. 그러나 이후 2003년 미국 이라크 침공 때 체포돼 2006년 12월 사형당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주식·코인 다 쏠린 ‘트럼프 or 해리스’ 승부...‘90% 적중’ 전망은?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교체된 이후 박빙 승부 양상에 자본시장까지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 승리를 점치는 '쪽집게 전망'이 등장했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USA투데이 등은 '대선 예언가'로 불리는 앨런 릭트먼 아메리칸대 역사학과 석좌교수가 자신이 개발한 '대권 13개 열쇠' 모델을 통한 예측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릭트먼 교수는 1860년 이후 미국 대선 추세를 역사적으로 분석해 개발한 틀로 대선을 예측해왔다. 그가 제시하는 13개 열쇠는 ① 집권당의 입지 ② 대선 경선 ③ 후보의 현직 여부 ④ 제3 후보 ⑤ 단기 경제성과 ⑥ 장기 경제성과 ⑦ 정책 변화 ⑧ 사회 불안 ⑨ 스캔들 ⑩ 외교·군사 실패 ⑪ 외교·군사 성공 ⑫ 현직자의 카리스마 ⑬ 도전자의 카리스마다. 이 중 집권당이 8개 이상에서 유리하면 대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판단되고, 반대로 집권당이 6개 이상 변수에서 불리하면 패배한다는 판정이 나온다. 이번 릭트먼 교수 예측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13개 변수 중 8개에서 유리한 것으로 나타나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우선 민주당에 해리스 부통령에 맞설만한 다른 후보가 없고, 그가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는 점이 꼽혔다. 역사적으로 볼 때 집권당에 불리한 제3 후보가 없다는 점도 유리한 변수로 해석됐다. 현재 무소속 대선 후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있긴 하다. 그러나 릭트먼 교수는 그의 존재가 영향을 미치려면 오는 11월 직전에 여론조사 지지율이 10%를 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단기 경제 성과와 장기 경제 성과도 해리스 부통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로서는 올해 경기 침체가 발표된 바가 없고,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8%로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를 상회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정책이 전임 트럼프 행정부와는 근본적으로 달랐다는 점과 현재 산발적 시위를 제외한 사회적 불안이 없는 상태라는 점도 해리스 부통령에 유리한 변수로 전망됐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 변수도 5가지 존재했다. 우선 민주당이 지난 2022년 중간선거에서 2018년 중간선거보다 더 많은 하원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점, 해리스 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현직 대통령이 아니라는 점 등이 있다. 아울러 가자지구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해결되지 않은 점도 민주당에 불리한 변수로 판단됐다. 이 밖에도 집권당 대통령 후보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처럼 당을 초월해 유권자들에게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변수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은 불리한 것으로 예측됐다. 릭트먼 교수는 1984년 대선에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선을 예측한 후 모두 10차례에 걸쳐 대부분 당선 결과를 정확하게 맞혔다. 그의 예측대로 대통령이 된 인물은 조지 H.W. 부시,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등이다. 특히 2016년 대선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전 장관 당선을 유력하게 보는 여론조사가 쏟아졌지만,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을 예상했다. 그의 예측이 빗나간 것은 조지 W. 부시와 앨 고어가 맞붙은 가운데 재검표 논란까지 불거졌던 2000년 대선이 유일하다. 릭트먼 교수는 이번 예비 분석결과를 재검토해 다음달 정식 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다 이긴 판에 해리스, 조급했나…트럼프 ‘악재 범벅’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이 잇단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 토론 치명타,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바이든 대통령 코로나19 재감염 등으로 보였던 '통합 여유'는 사라진 모습이다. 28일(현지시간) 다수 외신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을 사실상 후보로 확정한 민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을 소재로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 프레임을 강화하고 있다. 제임스 싱어 해리스 캠프 대변인은 “트럼프는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폭력을 선동하고,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엔 헌법을 폐기하고 독재자가 되려고 한다"고 공격했다. 이는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6일 보수 기독교 단체인 터닝포인트 액션이 개최한 행사에서 기독교 유권자 투표율이 낮다고 지적하는 과정 중 나온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이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만큼은 투표를 해달라. 4년 후에는 더 투표를 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가 너무 잘 고쳐 투표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미국 내에서는 '이번 대선이 미국 마지막 선거가 될 것이라고 위협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취임 첫날에만 독재자가 되겠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민주당 측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반민주적인 성향이 증명됐다고 공격했다. 연방 상원에 도전하는 애덤 시프(민주당·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자신의 엑스(X) 계정에서 “올해 선거에는 민주주의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민주주의를 지키려면 독재와 권위주의에 반대하는 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댄 골드먼(민주당·뉴욕) 하원의원도 “트럼프의 '더 이상 투표할 필요가 없다' 발언대로라면 스스로 독재자가 되겠다는 이야기 아니냐"고 지적했다. 프라밀라 자야팔(민주당·워싱턴) 하원의원도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에 대해 “소름이 끼친다"며 공격에 가세했다. 심지어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에서도 이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수 기독교 단체를 이끄는 데이비드 레인 목사는 “미국이 건국의 아버지들이 설계한 대로 기독교와 성경에 기반한 문화적 전통으로 복귀하기 위해선 기독교인들이 앞으로도 계속 투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확산하는 논란은 트럼프 캠프까지 직접 움직이게 만들었다. 스티븐 청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을 통합하고, 모든 미국인이 번영하도록 하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주니어로 불리는 부통령 후보 밴스 의원도 막말 논란이 계속되면서 당 안팎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 15일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밴스 의원은 지난 2주간 과거 언행으로 민주당 집중 공격을 받았다. 특히 2021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한 몇몇 민주당 인사들을 '캣 레이디'(childless cat ladies·자식 없는 여성들을 비하적으로 일컫는 말)이라고 지칭한 발언이 재조명되며 논란 중심에 섰다. 그는 또 2022년 낙태 반대를 주장하며 민주당 '큰손' 기부자인 유대계 조지 소로스가 “매일 비행기를 띄워 흑인 여성들을 캘리포니아로 보내 낙태하도록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았다. 이는 여성 문제를 넘어 인종적 편견과 반(反)유대주의 음모론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공화당 한 전략가는 밴스 부통령 논란성 발언에 트럼프 선거캠프가 “발목 잡혔다"는 표현까지 썼다. 공화당 주요 인사들도 밴스 의원 논란성 발언에 우려를 나타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관련 질문에 그는 '좋은 사람'이라면서도 “다른 사람 감정을 상하게 하는 어떤 말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지난주 이번 선거는 “해리스 개인에 관한 것이 아니며 그의 인종과 성별은 이것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베네수엘라 마두로 3선 성공…‘부정선거 논란’에 후폭풍 예고

28일(현지시간)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에서 니콜라스 마두로(61) 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3선 고지에 올랐다. 그러나 출구조사와 반전되는 결과뿐 아니라 친(親) 여당 성향의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CNE)가 실시간 개표 상황을 공개하지 않아 부정선거 의혹 제기가 이뤄지고 있어 후폭풍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엘비스 아모로소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장은 공식 투표 종료 후 약 6시간 지난 29일 0시 10분께 “80% 가량 개표한 결과 마두로 대통령이 51.2%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며 중도보수 성향 민주야권의 에드문도 곤살레스(74) 후보는 44.2%의 득표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3년 처음 대권을 잡은 마두로 대통령은 내년부터 2031년까지 6년 더 베네수엘라를 이끌게 됐다. 임기를 마치면 무려 18년 간 장기 집권하게 되는 셈이다. 이번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쥔 마두로 대통령은 유세에서 미국의 제재 극복을 통한 경제 활성화, 정유 시설 현대화, 주변국 좌파 정권과의 연대 강화, 가이아나와 분쟁 중인 영토에 대한 자주권 회복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중남미 대표적인 반미(反美) 주의자로, 최근 수년 간 이어진 경제난의 주요 원인은 미국 탓으로 돌리고 있다. 미국 정부는 민주주의 훼손과 인권탄압 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 석유·가스 산업을 중심으로 강력한 경제 제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결과의 투명성 등을 놓고 국제사회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중도보수 민주야권 측은 부정선거라며 반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일간 엘나시오날은 “투표 후 곳곳에서 민주야권 측 시민 그룹이 투표함 봉인과 개표 등 검증을 살피기 위해 개표장소에 입장할 것을 요구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물리적인 충돌과 (선관위 측) 폭언도 보고됐다"고 보도했다. 피선거권 박탈 이후 곤살레스 후보와 함께 세몰이 선봉에 섰던 '베네수엘라 철의 여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6)는 투표 종료 후 1시간여 뒤 선거 캠프를 찾아 “국민 여러분께서는 투표소에서 철야하며 개표 과정을 지켜봐 달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또 출구조사와 전혀 다른 선거 결과가 나와 부정선거 의혹이 커지고 있다. 서방언론들은 선거 과정에서 곤살레스 후보의 낙승을 점친 바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번 대선 출구조사에서 곤살레스 후보가 65%의 예상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마두로 대통령의 예상 득표율은 31%에 그쳤다. 이에 야권 지지자를 중심으로 한 선거 불복 운동이나 주민들의 국외 이탈 등 베네수엘라 사회가 혼란에 빠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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