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이란, 이스라엘 보복 두고 이견…“주요도시 타격” vs “직접 공격 피해야”

이란이 열흘 넘게 이스라엘을 상대로 응징을 예고했지만 수위 조절을 놓고 지도부 내부에서 이견이 충돌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보좌진과 측근 등을 인용, 대(對)이스라엘 보복의 방식과 규모 등을 놓고 이란 수뇌부의 의견이 엇갈린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대대적 보복 공격을 주장하는 혁명수비대(IRGC)와 중도·개혁 성향의 신임 대통령이 갈등을 빚고 있다는 것. IRGC 최고위층은 텔아비브를 비롯한 이스라엘 주요도시를 직접 타격하되 민간인 사상을 피하기 위해 군사시설에 공격을 집중하자고 주장한 반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스라엘 본토 직접 공격만은 피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좌관은 “대통령은 아제르바이잔이나 쿠르디스탄(이라크 쿠르드 자치주) 등지에서 이스라엘과 관련된 어딘가를 표적으로 삼되 해당국에도 사전에 이를 알리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과거에도 이스라엘 대외정보기관 모사드의 '비밀 기지'라며 이라크 쿠르드 자치주내의 시설을 공격한 바 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에 더해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더 강력한 무기를 제공하고 '그들이 싸우도록' 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고 한다. 또다른 보좌관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통제불능으로 치달을 수 있는 조처를 피하기 위해 IRGC 지휘관들에 대한 설득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치열한 토론이 벌어졌다"면서 “그는 IRGC가 이란을 전쟁에 밀어넣는 것을 피하기 위해 (대통령으로서의) 영향력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300여기의 미사일과 자폭 드론으로 공격했을 때는 전면전이 벌어지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상황이 따르지 않을 수 있다는 게 대통령 판단이라고 한 측근은 전했다. 하지만 IRGC는 전면전으로 번질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대대적 보복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한다. 수도 테헤란 한복판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일인자였던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되는 걸 막지 못한 책임론을 벗으려 더욱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일 수 있지만, 일각에선 이란 정부내 권력투쟁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주류 정치권의 견제에도 민생고에 지친 서민의 지지 속에 지난달 대선에서 극적으로 승리했는데 보수진영이 그런 그의 정치적 입지를 약화하려 이번 사태를 악용 중이란 것이다. 그의 보좌관 중 한 명은 “(IRGC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 주장은) 그들이 겪은 망신을 덮으려는 것보다는 출범 일주일여인 (페제키시안의) 대통령직을 훼손하려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IRGC 부지휘관 알리 파다비는 9일 이란 현지 언론을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가혹한 징벌과 순교자 하니예의 피에 대한 복수에 대한 최고지도자의 명령은 분명하고 명시적인 것"이라면서 “이는 가능한 최선의 방식으로 시행에 옮겨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이란 유엔대표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자국의 보복이 가자전쟁 휴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 유엔대표부는 “우리는 합법적 자위권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가자 휴전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항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대응이 잠재적 휴전을 저해하지 않을 시점과 방식으로 실행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캔쿨러·모자·운동화…美 대선 앞두고 ‘굿즈 경쟁’ 치열

미국 대선이 3개월도 남지 않은 가운데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 측의 '굿즈'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동안 굿즈 판매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유물처럼 여겨져왔다. 하지만 이제는 선거자금을 모금하고 지지세(勢)를 과시하는 방법으로 굿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해리스-월즈 캠프는 이날 카모플라주 맥주캔 쿨러 판매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15달러에 판매되는 이 제품은 군의 위장을 위한 카모플라주 문양을 이용한 보냉 캔 쿨러에 해리스-월즈 이름을 주황색으로 크게 박아 넣었다. 굿즈 판매는 캠프 웹사이트에서 이뤄지며 모두 미국 노조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을 부각했다. 해리스 캠프는 앞서 지난 5일 월즈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발표한 직후 똑같은 디자인의 '카모 모자' 3천개를 판매 시작 30분도 안 돼 모두 소진하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카모플라주 문양 모자는 '보통 미국 사람'의 상징으로 떠오른 월즈 주지사가 애용하는 패션 가운데 하나로, 해리스 부통령이 그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하는 영상에서도 월즈 주지사는 비슷한 모자를 착용한 채 등장한다. 캠프측은 해당 영상에서 월즈 주지사의 모자가 주목받자 즉시 기념품 제작에 나섰으며, 월즈 주지사는 5일 첫 필라델피아 유세 직후 해당 모자를 쓴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에 공유하기도 했다. 사실 팬덤에 기반한 선거 기념품 판매 자체가 이번 대선 국면에서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극우 성향의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팬덤'을 주된 지지 기반으로 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캠페인 초기부터 여러 가지 기념품 판매로 일찌감치 막대한 수익을 올려왔다. 하지만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민주당은 이렇다 할 대중적 모멘텀을 마련하지 못한 채 이 같은 움직임에서 한 발 거리를 뒀던 측면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조지아주에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이른바 '머그샷'(mugshot·범죄자 수용 기록부용 사진)을 찍은 뒤 이 사진을 이용한 셔츠와 트레이딩 카드 등을 판매해 막대한 선거자금을 모은 바 있다. 올해 초에는 황금색 스니커즈를 399달러에 판매해 '완판' 시켰고, 지난달 13일 공개 유세 중 총격사건을 당한 이후엔 피격 당시 얼굴에 피가 묻은 채 주먹을 불끈 쥔 사진을 넣은 티셔츠와 운동화 등 각종 제품 판매로 상당한 재미를 누리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해리스에 지지율 잡힌 트럼프, ‘대세론 요람’에도 낙선 절박감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 상승세가 뚜렷한 가운데, 양당 대선후보 간 첫 TV 토론이 잡혔다. TV 토론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였던 시절 '트럼프 대세론' 요람이나 다름없던 만큼, 해리스 부통령 상승세 향방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를 사퇴한 시점에선 선거가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심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라는 데 이견이 적었다. 실제 민주당 후보 교체 확정 전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격차는 6%p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이번에 입소스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성인 2045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42%, 트럼프 전 대통령이 37%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23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조사 때보다 해리스 부통령(37%)과 트럼프 전 대통령(34%) 거리가 더 생긴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맹추격한 뒤까지 상승세를 보인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대선 승패를 좌우하는 7개 경합주에서도 두 후보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경합주 7곳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입소스 설문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50%, 트럼프 전 대통령은 48% 지지율을 보였다. 이 조사는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7일까지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에서 성인 표본 204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특히 적극 투표층에서 민주당 확장세가 두드러졌다.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 71%, 공화당 지지자 73%가 꼭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 6월 4∼12일 이뤄진 조사에서는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민주당 지지자 60%, 공화당 지지자의 68%를 차지한 바 있다. 이는 해리스 부통령 대선 후보 선출 이후 민주당 표가 결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가운데 실시한 두 후보 간 첫 TV 토론은 해리스 부통령에는 상승 부스터, 트럼프 전 대통령에는 차단막을 마련할 기회가 될 수 있다. 토론 주관사인 ABC뉴스는 8일 엑스(X)에서 두 후보가 9월 10일 일정에 응해 토론을 개최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당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9월 10일 ABC 뉴스 주최 토론을 하기로 합의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자 마음을 바꿨다. 그 뒤 ABC 뉴스 주최 토론에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신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더 이상 후보가 아니라는 이유 등으로 해리스 부통령에게 보수 성향 방송인 폭스뉴스가 주관하는 토론을 제안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존재감이 부족한 해리스 부통령에 스포트라이트를 주지 않으려는 포석으로도 해석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오히려 토론에 더 적극적인 모습도 보이고 있다. 결국 지지율 입장이 바뀌어 '후발 주자'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초반 토론을 적극 주장했던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안한 폭스 뉴스 등 추가 토론들을 거절하거나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 이밖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낙선했을 경우를 가정한 '명분 쌓기' 작업도 진행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결과 승복 여부에 “정직한 선거"가 치러지면 자신이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와 조지아주 등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선거 때처럼 자신의 패배는 곧 부정선거 증거라는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그는 “월가의 뛰어난 사람들이 '트럼프가 승리하지 않으면 경제공황이 올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럴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신의 낙선 상황을 가정한 전망을 언급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는 프레임으로 맞선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CBS 방송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지면 피바다(bloodbath)가 될 것이란 그의 말은 진심"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 낙선 시 평화로운 권력 이양이 이뤄질지에 대해 확신이 없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러닝 메이트로 낙점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도 동반 유세마다 “이번 선거는 자유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자 미래를 위한 싸움"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인 10명 중 6명이 이번 대선 결과에 민주주의 명운이 걸렸다고 보고 있다는 여론 조사 결과도 나왔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달 25~29일 미국의 성인 11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59%는 이번 대선 결과에 향후 미국 민주주의가 달려 있다고 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대선 결과를 견딜 수 있을 만큼 미국 민주주의가 충분히 강력하다는 질문에는 21%만이 긍정 답변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해리스에 지지율 고전 트럼프, 결국 ‘낙선 핑계’까지 깔기 시작?

불과 지난달까지 당선 확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됐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패배 가능성을 시사하기 시작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민주당 대선후보로 등판한 이후 상승세가 이런 발언이 나올 수준까지 다다른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진행한 회견을 통해 11월 대선 결과 승복 여부 문제에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정직한 선거가 전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직한 선거"가 치러지면 자신이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와 조지아주 등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는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승리한 곳이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런 경합주에서의 선거 결과를 승복하지 않고 현재까지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있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도 자신이 경합주에서 패배해 낙선할 경우 원인을 일찌감치 가정해 부정선거로 돌린 셈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도 전날 CBS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할 경우 평화로운 권력 이양이 이뤄질지에 대해 확신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에서 지면 피바다(bloodbath)가 될 것이란 그의 말은 진심"이라고 강력히 우려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낙선하는 상황을 가정한 월가 전망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월가의 뛰어난 사람들이 '트럼프가 승리하지 않으면 경제공황이 올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럴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트 전 대통령은 검사 출신인 해리스 부통령에는 “나쁜 검사"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가 원래 최고의 도시였으나 이곳 검사로 일했던 해리스 부통령이 “파괴"(destroy)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대선 상대가 바이든 대통령에서 해리스 부통령으로 바뀐 데 따른 대선 전략 조정 가능성에는 “전혀 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뚫린 국경"(불법이민자 다수 유입)과 “범죄에 대한 유약한 정책" 등을 지적하는 동일한 기조를 내세울 것이라고 밝힌 뒤 “그는 바이든보다 더 나쁘다"고 강조했다. 그는 3차 세계대전 가능성을 거론하며 “러시아와 중국은 우리를 존중하지 않고, 북한 김정은은 나를 매우 좋아했으나 이 집단(해리스 진영 추정)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제와 관련해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 결정 등과 관련해 대통령이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이 최소한 거기(연준)서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강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많은 돈을 벌었고 매우 성공했다"며 “많은 사례에서 내가 연준 사람들이나 의장보다 더 나은 직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연준은 미국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과 관련한 결정을 한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은 중앙은행 독립성 보장을 원칙으로 하거나, 이를 관행으로 지키고 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은 미국 내에서도 논란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연준 권한인 금리 결정과 관련해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하거나, 마치 자신의 권한 사항인 양 발언한 적이 있다. 지난달 16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그는 연준이 대선 전에 금리 인하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달 18일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 수락 연설을 하면서도 재집권시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정헌법 제2조에 의해 보장된 총기 소지 권리에 적극적인 찬성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지난달 자신이 유세 도중 총격을 받고 목숨을 잃을 위기를 넘겼음에도 해리스 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는 모든 사람의 총기를 빼앗아 가려 하는데, 사람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총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엄격한 총기 규제 법률이 적용되는 시카고에서 역설적으로 총기 사건 피해자가 다수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공개 지지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12일 밤 대담을 할 것이라며 머스크가 사회를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군인? 가짜 사나이’...급한 트럼프·밴스 ‘해병대 부심·상남자’ 외쳐보지만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부통령 후보 J.D. 밴스(39) 상원의원이 최전방에서 '카멀라 해리스·팀 월즈' 콤비에 군과 젠더 관련 공격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공격에 대한 효과에는 미지수가 뒤따르는 상황이다. 밴스 의원은 7일 경합주인 미시간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 해병대가 내게 이라크에 가서 나라를 위해 봉사하라고 했을 때 나는 그렇게 했다"며 자신의 군 복무 경력을 내세웠다. 그는 “나는 그들이 내게 요청한 일을 명예롭게 수행했고, 나는 내 군복무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복을 입고 나라를 위해 복무했던 해병대 출신으로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에 대해 정말 거슬리는 것이 뭔지 아느냐"며 월즈 주지사 주방위군 경력을 짚었다. 밴스 의원은 “팀 월즈의 조국이 이라크에 가라고 요구했을때 그가 무엇을 했는지 아느냐"며 “그는 군에서 제대했고, 그의 부대는 그가 빠진 채 이라크로 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전쟁터에서 월즈 지사가 무기를 나른 적이 있다는 주장이 담긴 동영상을 해리스 부통령 대선 캠프가 공유한 데 대해서 진위 의혹을 제기했다. 월즈 주지사는 주방위군에 복무할 당시 유럽에 6개월간 파견된 적이 있지만 실제 전투에 참가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밴스 의원은 해병대 복무 시절인 2005년 당시 가장 위험한 미군 해외 주둔지 중 하나였던 이라크에 전투 병력으로 6개월간 파병됐다, 다만 전투 경험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월즈의 복무 기록을 놓고 의문이 난무하고 있다"는 글과 함께 월즈 주지사를 공격하는 폭스 뉴스 기사들을 링크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월즈 주지사 남성성에 대한 공격도 넣고 있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선거캠프와 지지자들이 월즈 주지사를 '탐폰(생리용품) 팀'이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월즈 주지사는 작년 미네소타주 모든 공립학교 화장실에 무료 생리용품을 비치하는 법안에 서명한 바 있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남자 화장실에도 이를 비치하도록 한 조치가 미성년자 성전환 수술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다만 이런 류의 공격에 뒤따르는 부작용도 만만찮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고학력, 여성 유권자 사이에서 밴스 의원 인기 하락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자식이 없는 '캣 레이디'(childless cat lady)를 언급한 밴스 의원 과거 발언 여파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밴스 의원은 2021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 등을 겨냥해 “자식이 없는 캣 레이디들이 사실상 국가를 운영하고, 이들은 미국을 자기 인생처럼 비참하게 하려 한다"고 비꼰 바 있다. 캣 레이디는 고양이들과 함께 사는 중년 독신 여성을 일컫는 비하적 표현으로 쓰인다. 이 가운데 미 정치분석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 여론조사 평균 분석에 따르면 6일 기준으로 밴스를 좋게 보는 시각은 31.8%, 좋지 않게 보는 시각은 40.6%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밴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발표한 지난달 15일 이래 여러 차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밴스 의원 호감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지율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는 해리스 부통령 공격에 집중하고 있지만, 지지율에서 밀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심지어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지금 캠프가 제대로 하는 게 맞는지 질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주 한 측근과의 통화에서는 “나는 그(바이든 대통령)를 이겼는데 이제 그녀(해리스 부통령)까지 이겨야 하는 건 불공평하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몇 주 전만 해도 승리를 다잡은 듯 보였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 의사를 접은 이후 상황은 급반전된 상태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트럼프 낙선·해리스 당선’은 다 된 밥?...지지율 전망 ‘확신의 원픽’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무게감이 다소 부족한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를 고르면서 그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지지율 전망에 대한 해리스 부통령 자신감이 낙점 배경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에 부통령 후보가 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당초 최종 후보 3인 가운데 가장 약체로 평가됐다. 최대 경합주 출신인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나 우주비행사였던 마크 켈리 상원의원(애리조나)에 비해 정치공학적으로나 전국적 인지도 측면에서 밀리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 점은 오히려 그가 부통령 후보가 되는데 기여했을 수도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부통령직 경험에 비춰 자신의 정치적 야심보다는 대통령을 충실히 보좌하는 역할에 집중할 2인자를 원했다고 한다. NYT는 가장 유력했던 '야심가' 셔피로 주지사가 부통령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질문했다면, 월즈 주지사는 팀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전했다. 특히 소식통들은 월즈 주지사가 언젠가 대선 출마할 생각이 있는지에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이는 해리스 부통령도 예상치 못했던 답변이었다고 한다. 부통령 후보 검증팀 관계자들은 이런 면모가 해리스 부통령이 11월 대선 승리 이후 재선 도전할 경우 내부 분열 가능성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부통령 후보군 검증팀 일원이었던 백악관 고문 출신 세드릭 리치먼드도 월즈 주지사 답변을 추켜 세웠다. 그는 “월즈 주지사가 '이미지나 지지율, 다음 행보에 관심이 없다. 현재에 충실하면서 당신의 부통령이 돼 벽을 뚫고 미국민을 위해 싸워 우리 가치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를 “매우 강력하고 설득력 있는 주장"이라고 평했다. 이는 결국 당장 당선에 도움이 되는 정도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가 못지않게 중요한 고려 대상이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검증팀도 지지율과 정치이력 등 자료를 종합해 후보 3인 가운데 누구를 선택하더라도 해리스 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실제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은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이후 연일 상승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미 정치매체 더힐은 미 공영매체 NPR과 PBS뉴스가 여론조사 기관 마리스트에 의뢰해 지난 1~4일 등록유권자 15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를 결과를 인용 보도했다. 이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 시 51% 대 48%을 기록했다. 앞서 NPR과 PBS뉴스가 지난달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47%)이 해리스 부통령(45%)을 2%p 차이로 앞섰다. 해리스 부통령이 약 2주만에 지지율을 6%p 끌어올린 것이다.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당적이 없는 무당파에서 53% 지지율을 기록해 트럼프 전 대통령(44%)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뒀다. 로버트 F.케네디 주니어 등 무소속 출마 예상자를 모두 포함하는 다자경쟁 구도에서도 해리스 부통령(48%)은 트럼프 전 대통령(45%)에 앞섰다. 케네디 주니어는 5% 지지율이었다. 케네디 주니어 완주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더 큰 타격을 주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다자구도시 무당파 유권자 사이에서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은 48%,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37%로 양자 대결 때보다 차이가 벌어졌다. 케네디 주니어는 무당파 유권자 지지율 12%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마리스트는 "대선 후보가 된 해리스 부통령에 민주당 지지자들이 신뢰감을 느끼고 있고, 대선 결과에 대한 자신감도 느끼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트럼프 ‘해리스 픽’에 “땡큐”?...지지율 데이터에 읽힌 ‘다른 전망’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하면서 그 배경이 주목 받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한층 선명한 진보성을 보이는 해리스 부통령이 차기 부통령 후보까지 '블루스테이트 좌파'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당장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땡큐"를 외치며 '극좌' 프레임을 가동하고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월즈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로 결정된 이후 SNS에 “고맙다!"(THANK YOU!)고 대문자로 적었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진영은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조시 셔피로 주지사가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될까 걱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땡큐"는 셔피로 주지사보다 진보적인 월즈 주지사가 낙점돼 안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월즈 주지사는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와 마지막까지 부통령 후보 자리를 놓고 경합한 것으로 전해진다. 초반에는 선거인단 19명인 펜실베이니아의 전략적 중요성을 감안할 때 셔피로 주지사가 안전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역대 선거 결과를 들여다보면 이번 해리스 부통령 선택을 '진보성 강화' 측면에서만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선거구 자체로는 월즈 주지사가 있는 미네소타 선거인단이 10명으로 펜실베이니아 절반 수준에 그친다. 더욱이 미네소타는 지난 1960년 대선을 제외하고는 공화당 대선 후보가 승리한 적이 없다. 다만 펜실베이니아 역시 지난 2016년 대선을 제외하고는 1992년부터 민주당 대선후보를 선택했을 뿐 아니라, 2014년 이후 세 차례 주지사 선출도 민주당을 택했다. 이 가운데 수성해야 할 다른 주가 많은 해리스 부통령으로서는 당장 이들 주에 급급한 선택보다는 몇 수 앞까지 내다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대선 격전지는 지난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가 2020년 바이든 대통령으로 돌아선 위스콘신, 미시간, 애리조나, 조지아 등이 꼽히고 있다. 이 중 민주당 우선 공략 대상은 단연 위스콘신과 미시간이다. 민주당 강세 지역인 미네소타와 공화당 강세 오하이오 사이에 낀 위스콘신과 미시간은 대체로 주지사와 대통령을 '교차' 선택해온 곳이다. 위스콘신과 미시간은 2010~2014년까지 공화당 주지사를 선출했지만, 2008~2012년까지 민주당 대선후보를 선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2016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택했지만, 2018~2022년에는 민주당 주지사·대선후보를 고르는 등 의사결정을 같이 한 것과 다름 없었다. 반면 애리조나와 조지아는 2010년대 내내 주지사와 대선 후보 모두 공화당을 택했다. 2020년 바이든 대통령이나 케이티 홉스 애리조나 주지사 당선사례가 이례적으로 불거졌을 뿐이다. 다른 주 선거 결과가 동일하다는 전제 하에, 해리스 부통령은 위스콘신과 미시간 선거인단(25명)을 사수하고, 애리조나와 조지아를 모두(27명) 잃어도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인단 232명, 바이든 대통령은 306명을 획득했었다. 위스콘신과 미시간 최전방에 위치한 미네소타는 자체 선거인단에 인근과 정서를 일정 공유하는 '교두보' 가치까지 지닌 셈이다. CNN도 “경륜 있는 진보 지도자인 월즈를 택함으로써 위스콘신과 미시간을 포함해 전통적인 블루월 경합주를 수성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는 해리스 부통령 입장에서 대선 승리에 이르는 최적의 경로"라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월즈 주지사는 '쉬운 언어'와 '평범성'으로 해리스 부통령을 '덜 극단적'으로 보이게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지나치게 진보적이라는 공격을 퍼부을 때 그가 든든한 방어막을 펴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했다"고 전했다. 앞서 월즈 주지사는 지난달 MSNBC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밴스 상원의원을 겨냥해 “그들은 '이상한'(weird) 사람들"이라고 공격한 바 있다. 이는 경제, 이민, 의료정책과 사법리스크, 막말 논란 등 이젠 대중에게 익숙해진 트럼프 전 대통령 극단 특성을 다시 '이질적인' 것으로 보이게 했다는 평이다. 실제 월즈 주지사는 이들을 공격하는 언어도 최대한 쉽고 명확하게 구사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의 책을 빼앗아 가고, 시험에 간섭하고자 한다. 그들의 외교 정책은 나쁘다. 그들은 환경에 해로우며, 어떤 의료보험 정책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도 중산층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핵심을 찔렀다. 이밖에 해리스 부통령 남편인 더그 엠호프가 유대계인 상황에서 같은 유대계인 셔피로 주지사보다는 '보통 백인' 월즈 주지사가 더 나은 선택지라는 관측도 제기된 바 있다. 이 가운데 월즈 주지사는 군인, 총기 소지 경력도 가지고 있어 공화당 잠재적 지지층인 중산층 이하 백인들에게도 충분히 다가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예언급’ 美 대선 지지율 전망...‘트럼프 낙선·해리스 당선’ 추세로?

미국 유명 통계학자이자 정치분석가인 네이트 실버가 미국 대선 예측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승리 확률을 높게 점쳤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미국 정치매체 '더 힐' 등은 실버가 주 전체 여론조사 결과를 취합한 뒤 신뢰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는 자체 모델의 예측 결과를 보도했다. 이 모델 전국 여론조사 평균에서 전날 기준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은 45.5%,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44.1%로 나타났다. 해리스 부통령이 1.4%p 앞선 것이다. 특히 더 주목할만한 부분은 수치 자체보다는 '추세'다. 같은 모델 지난 6월 분석에서는 후보 사퇴 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할 확률이 33.7%로 나타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더블 스코어' 가까운 격차를 보인 바 있다. 당시 실버는 “시간이 아직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로 해리스 부통령이나 다른 사람을 지명하라"고까지 조언했다. 심지어 이 조언은 바이든 대통령이 1차 TV 토론 대패로 후보 사퇴론에 직면하기 전에 제기된 것이다. 결국 민주당 측은 토론과 트럼프 전 대통령 피습, 바이든 대통령 코로나19 재감염 등 재앙적 이슈에 직면한 다음에서야 뒤늦게 그의 분석과 같은 판단을 내리게 된 셈이다. 그러나 실버 조언이 현실화된 이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우위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실버 예측 모델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를 사퇴한 뒤인 지난달 21일 이후까지도 민주당 후보에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이 본격 활동하기 시작한 지난달 31일 처음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44.2%)이 해리스 부통령(44.4%)에 밀리기 시작했다. 이후에는 그 격차가 점점 벌어졌다. 지난 1일 실버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였을 당시 주요 경합 주에서 열세를 기록해 대선 양상이 '토스 업'(toss-up)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토스 업은 '반반의 가능성'이라는 뜻이지만 실버는 각 후보 당선 확률이 40% 이상인 경우로 정의했다. 그러나 실버는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두 후보의 당선 확률이 정확히 반반은 아니지만, 포커에서의 '플립'(두 명 이상의 플레이어가 거의 동일한 패를 갖고 있을 때) 상황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실버는 지난 2008년 대선에서 미국 50개 주 중 49개 주 결과를 정확히 예측했다. 이후 총선에서도 상원 당선자 35명 전원을 맞혔다. 2012년 대선 역시 실버가 50개 주 결과 예측을 모두 적중시켰다. 여론조사 기관들이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은 실버 역시 예측에 실패했다. 다만 당시에도 그는 선거가 가까워 올수록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확률을 끌어올리는 등 주요 여론조사 기관과 다른 예측을 내놨다. 한번의 실패 뒤인 2020년에는 실버가 대선 전날 바이든 대통령 당선 확률을 90% 가깝게 제시했다. 이때 선거는 경합 주 몇 곳 득표율이 1%p만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움직여도 결과가 뒤집혔을 만큼 치열한 혈투였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정선거' 주장까지 제기하며 일부 경합주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소송을 걸었지만, 줄줄이 패소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미국 증시 폭락, 대선 판세 바꾸나…트럼프 “해리스 책임” 맹공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경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걱정이 대선판에 주요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고 관측됐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폭락 사태의 원인을 두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화살을 돌려 총공세에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폭락하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유권자들은 선택할 수 있다. 트럼프의 번영이냐, 카멀라의 붕괴(crash)와 2024년 대공황이냐"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주식시장이 붕괴하고 있고, 고용 숫자는 끔찍하며, 우리는 3차 세계대전을 향해 가고 있는데 역사상 가장 무능한 지도자 두 명을 갖고 있다. 좋지 않다"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슨 부통령을 겨냥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침체 공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관련 글을 최소 10차례 SNS에 게시했다. 트럼프 선거캠프는 경제의 어려움을 다룬 최근 TV 뉴스 보도를 강조하는 영상을 재빨리 만들어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드노믹스'의 경제 성과를 선전하는 영상과 나란히 배치, 선거 운동에 활용하고 있다. 미카 로버츠 공화당 여론조사원은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는 해리스의 선거 운동에 부담을 줄 것"이라며 “그녀의 허니문 기간이 급작스럽게 끝나게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을 놓고 해리스 부통령과 초박빙의 대결을 벌이고 있지만 경제 문제는 우위에 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WSJ의 여론조사에서 경제를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후보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꼽았으며, 해리스 부통령은 40%에 머물렀다.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경기 비관론을 경계하며 유권자들에게 낙관론을 심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은 “지금부터 대선까지 3개월간 데이터(각종 경제지표)가 나온다"며 “경제가 한 방향으로 틀어지는 것은 드문데 지금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폭탄' 구상을 정조준했다. 그는 최근 애틀랜타 유세에서 “우리는 모든 사람이 사업을 시작하고, 집을 소유하며, 세대 간 부를 쌓을 기회를 가지는 미래를 믿는다"고 말했다. 또 “우리의 계획은 비용을 낮추고 많은 중산층 가정이 연간 수천달러를 절약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트럼프는 중산층 가정의 물가를 인상하는 다른 계획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 시 미국 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구상은 수입 비용을 크게 늘려 물가를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증시의 장기 침체나 고무적인 경제 지표 발표 등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면 선거를 앞두고 일부 유권자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하필 선거 앞두고…日 증시 폭락에 기시다 또 위기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와 엔화 강세 등으로 5일 일본 증시가 사상 최대 폭으로 떨어지자 차기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한 달여 앞둔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6일 보도했다. 기시다 정권은 지난 1월부터 절세 혜택을 대폭 늘린 신(新)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 도입을 통해 국민에게 저축에서 투자로 전환을 촉구해왔다. 일본 증권업협회(JSDA)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올 상반기 NISA에 유입한 자금이 최소 7.5조엔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대비 4배 가까이 급증한 수준이다. 이처럼 개인 투자자들이 몰린 상황 속에서 이번 주가 하락이 정권 비판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전날 1987년 10월 '블랙 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인 4,451포인트(12.4%) 폭락한 데 대해 일본 정부 내에서는 이 하락이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즉 '외생 변수'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전날 “매일 주가 동향에 대해 코멘트하는 것은 삼가겠다"면서 “정부로서는 냉정하게 판단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계속 경제재정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총리 주변 인사들도 “지금 시장은 패닉(공포) 매도로 일본 경제는 바닥이 단단하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실제 닛케이지수는 급락 이튿날인 이날 오전 한때 3400포인트 이상 상승하며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오르기도 했다. 여권의 이런 반응에는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 등으로 내각 지지율이 '퇴진 위기' 수준인 20%대에서 좀체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가 유일하게 기댈 곳은 '경제 성과'란 점과 맞닿아 있는 걸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30여 년 만에 최고 수준의 임금 인상이나 기업의 호실적 등을 거론하며 “경제에 대해서는 불평은 없을 것"이라고 주위에 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기시다 총리는 다음 달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경제 실적을 최대한 내세운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었지만, 최근까지 뜨겁던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 투자를 호소해 온 정권에 대해 비판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자민당 아소파의 한 중견 정치인은 “국민으로부터 (좋게) 평가받았던 경제정책이라는 기시다 정권의 장점이 사라졌다"면서 “기시다 정권이 더욱 궁지에 몰렸다"고 봤다. 실제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내각 지지율은 '퇴진 위기' 수준인 20%대 여전히 머물고 있다. 현지 공영방송 NHK는 지난 2∼3일 유효 응답자 1199명을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전달 조사와 같은 25%였다고 밝혔다. NHK 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올해 줄곧 20%대를 유지했다. 일본 주요 언론이 지난달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대부분 20%대를 기록했다. 일본에서 30%에 미치지 못하는 지지율은 정권 퇴진 위기 수준으로 여겨진다. 기시다 총리는 총재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아직 명확히 표명하지 않았다. 한편, 자민당 총재 선거 관리위원회는 전날 첫 회의를 열어 이번 선거 일정을 오는 20일 확정하기로 했다. 최종 투표일은 내달 20일 혹은 27일이 검토되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