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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샌프란서 APEC 회의 개막…바이든·시진핑 정상회담 주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11일(현지시간) 본격 개막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 등에서 오는 17일까지 일주일간 열리는 이번 APEC 회의는 2011년 하와이 호놀룰루 이후 미국에서 12년 만에 열리는 이벤트다.연합뉴스에 따르면 APEC 회의는 이날 21개 회원국의 고위 관료가 참석하는 첫 최종고위관리회의(CSOM)가 열리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했다.최종고위관리회의는 각국의 관료들이 그동안 준비해온 이번 정상회의의 안건을 점검하는 자리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재권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이 참석했다. CSOM 의장 대행인 노라 토드 백악관 특별보좌관은 인사말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샌프란시스코를 APEC 장소로 정한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이곳은 아태지역 관문이자, 인구의 3분의 1이 이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역내 근로자, 가족, 기업에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다주는 방법에 대해 APEC 경제 지도자와 논의하고, 우리의 협력과 공조를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번 회의를 전 세계에 타진할 미디어 센터도 이날 오픈했다. 전 세계에서 온 미디어도 속속 도착했다.APEC 회의의 하이라이트인 정상회의는 15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의장국인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회원국 대부분의 정상이 참여한다.미국을 비롯해 서방이 지원하는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대신해 알렉세이 오베르추크 부총리가 이끄는 대표단이 참석한다.홍콩에서는 2020년 8월 대규모 시위와 관련해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존 리 홍콩 행정장관도 불참하고, 폴 찬 재무장관을 파견한다.이번 정상회의에서는 15일 열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면 정상 회담에 관심이 쏠린다. 세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은 현재 무역 분쟁 중이다.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마주 앉는 것은 지난해 11월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이후 처음이다.이를 위해 앞서 9∼10일에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만나 안건들을 점검했다.12일부터는 경제 각료 회의가, 14일∼16일은 각국의 기업 총수들이 참석하는 최고경영자(CEO) 서밋이 열린다.CEO 서밋에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 등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대만 반도체 기업 TSMC 창업자 장중머우 전 회장도 참석한다.이번 APEC 정상회의 의제는 ‘모두를 위한 회복력 있고 지속 가능한 미래 구축’이다. 올해는 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두 개의 전쟁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회원국 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공동선언문이 채택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APEC 회의(사진=AFP/연합)

옆 방서 뿌린 빈대 살충제 때문에…英 부부, 이집트 호텔서 사망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이집트 호텔에서 가족과 휴가를 보내던 영국인 부부가 옆 방에서 뿌린 빈대 살충제로 인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사망한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더 타임스 등은 11일(현지시간) 영국 랭커셔 출신의 존 쿠퍼(69)씨와 수전 쿠퍼(63) 씨가 2018년 8월 21일 이집트 한 호텔에서 옆 방의 빈대 살충제 연기를 마신 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랭커셔의 검시관인 제임스 에들리 박사는 전날 조사 결과 청문회를 마친 뒤 이들이 염화메틸렌이 들어간 살충제에서 나온 증기를 흡입한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다고 결론지었다. 호텔 측은 이들이 사망하기 전날 점심시간에 이들의 옆 방을 살충제 ‘람다’(Lambda)로 훈증 소독하고 두 방을 연결하는 문틈을 마스킹테이프로 봉인했다. 이후 이들은 저녁에 방에 돌아왔고 밤사이 변을 당했다. 밤중엔 같은 방에 있던 12살 손녀가 효모 냄새가 나고 몸이 안 좋다고 호소했고, 존 쿠퍼씨는 새벽 1시에 위층 딸의 방에 데려다주기도 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딸이 방에 찾아갔을 때 이들은 중태였고 곧 사망했다. 사흘간 이뤄진 이번 청문회에선 일부 국가에선 람다가 염화메틸렌으로 희석돼서 사용되며, 염화메틸렌이 대사 과정에 몸 안에서 일산화탄소를 생성시킨다는 내용이 보고됐다. 영국 외무부는 이집트 당국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보를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당시 이집트 검찰은 사망 원인이 대장균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기도 했다.20231111011265_PAP20231005179801009_P2 프랑스서 침대 소독하는 모습(사진=AP/연합)

바이든·시진핑 회담 앞두고 미중 경제수장…"디커플링 안한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경제 수장이 서로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을 모색하지 않고 건강한 경제 관계를 추진하기로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전날부터 이날까지 샌프란시스코에서 이같이 의견을 교환했다고 미국 재무부가 10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번 만남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5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됐다. 양측은 공동 해결책 모색, 이견 해결, 오해 회피 등을 위해 소통을 강화키로 합의했다. 옐런 장관은 지난 7월 첫 방중에 이어 내년에 중국을 다시 방문키로 했으며 허 부총리는 재방문을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옐런 장관은 회담 및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탄력적인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등 양국 경제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회담에서 특히 의견이 다를 때 심도 있고 솔직하게 토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오늘 논의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간 생산적 만남을 위한 추가적인 토대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또 회담에서 양국 경제의 디커플링을 모색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양국 기업과 근로자에게 공평한 경쟁의 장을 제공하고 양국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건강한 경제 관계 목표를 환영했다. 이와 관련, 옐런 장관은 회담에서 "건전한 경제 경쟁을 위해서는 규칙에 기반을 둔 공정한 경쟁의 장이 필요하다"면서 중국의 비시장 정책과 관행 등이 미국 기업과 근로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옐런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시간을 두고 다른 부문에 대한 추가적인 시장 접근을 제공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옐런 장관은 또 중국의 흑연 등 중요 광물 수출 통제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으며 중국 기업이 러시아 방위산업 부문에 물질적 지원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만약 중국 기업이 러시아 방위산업 부문에 지원을 제공할 경우 그들은 상당한 후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허 부총리에게 미국은 러시아의 방위 산업 부문을 지원하는 기업에 대해 중국이 단속하는 것을 보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고 기자회견에서 전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또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통제 조치와 관련, 명확하게 정의된 국가안보 우려에 기반해 목표를 좁게 설정한 가운데 진행된다는 점을 재차 설명했다. 옐런 장관과 허 부총리는 경제 성장, 금융 안정성, 규제 문제, 기후변화, 저소득 및 신흥경제국의 부채 문제 등에 대해서는 협력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또 국제 금융구조도 강화키로 했다. 여기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쿼터 증액 등을 통한 소외된 회원국 및 지역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조치도 포함된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이밖에 옐런 장관과 허 부총리는 회담에서 대내외 거시 경제 및 금융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옐런 장관은 "미국 및 글로벌 경제 전망은 여전히 회복력이 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 및 중동 전쟁 등 세계 경제에 리스크가 상존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중국의 경제 발전 상황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았다. 미 재무부는 보도자료에서 이번 회담에 대해 "광범위한 이슈에 대해 솔직하고 직접적이며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당국도 미중 양국이 디커플링을 추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는 11일 허 부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옐런 장관과 여러 차례 회담하며 미중 경제관계, 미중 및 글로벌 거시경제, 글로벌 도전 대응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양국은 먼저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합의를 모색하며 의견 차이를 통제해 오해가 예상치 못한 갈등으로 확대되는 것을 피하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 경제 및 금융 분과 워킹그룹의 설립과 회의 개최를 환영하고 양국의 ‘선도인’(牽頭人)이 정기적으로 직접 소통하기로 합의했다. 선도인은 미중 경제·무역 협상의 중국 측 사령탑이라는 의미다. 옐런 장관과 허 부총리는 특히 양국이 경제적 디커플링을 추구하지 않고 건전한 경제 관계 발전을 환영하며 양국 기업과 근로자에게 공정한 경쟁환경을 제공해 양국 국민의 복지를 증진하자고 했다. 아울러 양국은 경제성장, 금융안정 및 감독 등 공동의 도전에 함께 대처하고 기후변화와 관련된 경제문제, 저소득 및 신흥경제국의 부채 문제 등에 대해서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신화사는 "중국에 대한 투자 제한,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대중국 수출 통제 등에 대한 우려를 분명히 밝히고 미국이 행동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며 "회담이 솔직하고 실무적이며 깊이 있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USA-CHINA/YELLEN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옐런 미국 재무장관(사진=로이터/연합)

무디스마저…美 신용등급 전망 ‘안정적’→‘부정적’ 하향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신용등급은 최고 등급인 ‘Aaa’로 유지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무디스는 10일(현지시간) 신용평가 보고서를 내고 "미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위험이 증가했고, 국가 고유의 신용 강점이 더는 이를 완전히 상쇄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등급전망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무디스는 "금리가 높아진 가운데 정부지출을 줄이거나 세입을 늘리려는 효과적인 재정 정책적 조치가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의 재정적자가 막대한 수준에서 유지되면서 채무 능력을 유의미하게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평가했다. 미국 정치권 정쟁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도 전망 하향의 한 요인으로 꼽았다. 무디스는 "의회 내 정치 양극화가 지속되면서 채무 능력 약화를 늦추려는 후속 행정부의 재정 계획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위험을 높이고 있다"라고 판단했다. 3대 국제신용평가사 중 유일하게 미국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으로 유지하고 있는 무디스마저 등급 하향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에 최고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무디스가 유일하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지난 8월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전격 하향하면서 "향후 3년간 예상되는 미국의 재정 악화와 국가채무 부담 증가, 거버넌스의 악화 등을 반영한다"라고 하향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011년 미국 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한 바 있다.USA-RATINGS/MOODY'S (사진=로이터/연합)

美 의료진, 세계 최초 안구 이식…시력 회복 여부 주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안국 이식 수술을 시행해 관심이 쏠린다. 각막이 아닌 안구 이식으로 시력을 확보하게 된다면 장기 이식 분야에서 역사적인 성과가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1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대(NYU) 랑곤헬스 의료진은 지난 5월 미국인 남성 에런 제임스(46)에게 세계 최초로 안구 이식 수술을 시행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전력선 회사에서 근무했던 제임스는 재작년 6월 7200볼트가 흐르는 고압 송전선에 얼굴을 맞아 목숨을 잃을 뻔했다. 그는 그 사고로 왼쪽 눈을 적출하고 왼팔을 잃었으며, 코와 입술의 형태를 잃는 등 안면에 광범위한 상처를 입었다. 뉴욕대 의료진은 제임스의 안면을 재건하는 이식과 더불어 안구까지 이식하는 ‘이중 이식’을 실시하기로 하고, 제임스를 이식 대기자 명단에 올렸다. 의료진은 3개월 후 30대 남성 기증자를 찾을 수 있었고, 21시간에 걸쳐 대수술을 마쳤다. 일반적으로 시력 회복을 위해서는 눈 앞 쪽의 투명 조직인 각막을 이식하는 방법이 활용되는데, 안구와 시신경을 포함하는 눈 전체를 이식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수술팀은 기증된 시신경을 제임스의 시신경과 접합할 당시, 신경 복구를 촉진하기 위해 기증자에게서 나온 특수한 줄기세포를 주입했다. 뉴욕대 의료진은 제임스가 수술 후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건강을 잘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식된 안구가 빠르게 건포도처럼 오그라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으나, 제임스의 왼쪽 눈은 내액이 충분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의료진은 혈류가 양호하고 거부반응의 징후가 없다고 설명했다. 제임스는 취재진 앞에서 검진받으면서 "기분이 좋다. 아직은 눈 안에서 어떤 움직임이 없고, 아직 눈꺼풀을 깜박일 수 없지만 이제 느낌이 온다"며 "어디서든 시작해야 하고, 첫 번째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식받은 안구로 사물을 정상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수술을 집도한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 박사는 "우리는 시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내 생각에는 우리가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번 수술의 의미를 밝혔다. 제임스는 눈꺼풀을 들어 올릴 때 코 주변에서 감각을 느끼고 있으며, 눈 주변 근육도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뉴욕대 안과는 일련의 테스트 결과, 제임스의 시신경은 치유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눈에 빛을 비추면 뇌 신호가 잡히고 있으며, 시각 생성의 한 단계인 빛을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특수 세포도 망막에 충분히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미국의 장기 이식 시스템을 감독하는 ‘장기공유 연합 네트워크’(UNOS)의 최고 의료 책임자인 데이비드 클라센 박사는 이번 수술에 대해 "기술적인 역작"이라고 평가하면서 "단 한 번의 이식으로 엄청난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Whole Eye Transplant 세계 최초로 안구 이식 수술을 받은 미국인 애런 제임스(사진=AP/연합)

연준 내부에서 경기둔화 목소리…"과도한 금리상승 주시해야"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고금리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장기 금리의 지속적인 상승은 실질적인 경제 성과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금리의 오버슈팅(과도한 상승) 리스크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연준은 내년 경제가 예상보다 둔화하지 않도록 장기국채 수익률 상승에 따른 영향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연준의 초점이 지난 22년 사이 최고치 수준의 금리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 쪽으로 옮겨가는 만큼 장기 차입 비용의 상승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훨씬 더 건설과 투자, 내구 소비재 등 여러 예측 가능한 분야의 실질적인 경제 성과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역사적으로 증명됐다"고 말했다.이어 "연준은 이러한 신용 조건이 경제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오버슈팅 위험 가능성에 관해 생각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밖에 그는 경제가 실업률의 큰 폭 상승 없이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인 2%에 가깝게 하락하는 소위 ‘황금 경로’(golden path)에 머물 수 있을 것으로 여전히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금리를 현 수준에서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에 관해서는 외부 충격으로 인한 경제 타격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잇단 금리 인상의 완전한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어 경기가 더 둔화할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바킨 총재는 이날 뉴올리언스 행사에서 "전체적으로, 여전히 정책의 완전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데이터는 미국 경제가 3분기에 나타났던 것처럼 활력이 있는 쪽은 아니라고 말했다.바킨 총재는 웹캐스트 ‘MNI’에 출연해서는 장기 금리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상당히 크게 움직일 수 있다며 장기 국채 금리가 통화정책 결정에 유용한 정책 변수는 아니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뉴올리언스 행사에서 금리 인상의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바킨 총재의 주장에 동의했다.한편,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캐슬린 오닐 파에즈 총재 대행은 이달 초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을 지지한다면서도 인플레이션 냉각을 위해 필요하다면 연준이 추가 인상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제임스 불러드 전임 총재의 사임 뒤 지난 8월부터 총재 대행을 맡은 파에즈는 이날 인디애나주 행사에서 최근 2~3개월간의 금융 및 신용 긴축이 인플레이션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어 금리 동결을 지지했다면서도 최근 인플레이션이 횡보해 추가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앞으로 수 주간 금융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미 워싱턴DC에 위치한 연준 건물(사진=로이터/연합)

각종 호재에 비트코인 시세 계속 오르는데…JP모건 "팔아라" 경고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 금융당국의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승인 기대감을 포함한 다양한 호재로 암호화폐 비트코인 시세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설 것을 권장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10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11시 21분 기준, 현재 비트코인은 3만 670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간밤에는 시세가 3만 7900달러까지 오르면서 지난해 5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기도 했다. 귀금속 매체 킷코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견인시키는 요인들이 지속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새로 확산된 영향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시세가 올해 최고가인 3만 8000달러 수준 가까이 올랐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들이 미 당국의 승인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계속해서 반영되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제임스 세이파트 ETF 애널리스트는 최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내년 1월까지 비트코인 ETF들이 승인될 가능성을 90%로 보고있다"며 "이보다 더 빠르게 승인될 경우 신청된 나머지 ETF들도 잇따라 승인될 가능성이 있다"고 적었다. 현재 SEC에 제출된 현물 비트코인 ETF 신청서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암호자산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 등 총 12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 JP모건 전략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암호화폐 시세 상승세는 지나쳐 보인다"며 비트코인 조정을 대비해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설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현물 ETF 승인 기대감이 비트코인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지만 승인돼도 기관투자자들의 신규 자금유입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니기르초글루 전략가는 "새로 승인된 현물 ETF에 신규 자금이 유입되는 것보다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 비트코인 선물 ETF, 채굴업체 관련주 등에서 자금이 이동되는 시나리오가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밝혔다. JP모건은 특히 캐나다와 유럽 시장에 현물 비트코인 ETF가 이미 등록되어 있지만 아직까지 투자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파니기르초글루 전략가는 또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리플 경영진을 상대로 한 소송을 취하한 점,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가 SEC와 현물 비트코인 ETF 출시를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 등도 암호화폐 시세 상승을 견인했다고 전했다. SEC가 물러나는 듯한 모습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암호화폐 규제 완화로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는 게 JP모건의 주장이다. 파니기르초글루 전략가는 "암호화폐 산업이 아직도 규제받고 있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규제가 앞으로 크게 줄어들지 분명하지 않다"며 "미국 암호화폐 산업 규제가 보류 중인 상황에서 FTX의 파산 여파 등이 아직도 여전해 미 정부가 쉽게 태도를 바꿀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JP모건은 내년 4월로 예상되는 비트코인 반감기는 예측 가능한 이벤트이기 때문에 이미 시세에 반영됐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약 4년을 주기로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뜻한다. 파니기르초글루 전략가는 "현재 수준의 해시레이트와 채굴난이도로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생산 비용은 2만 1000달러에서 4만 3000달러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비용이 높은 곳에서 활동하거나 성능이 저하된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채굴자들이 시장에서 탈출하면 해시레이트는 20% 줄어들고, 그 결과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 수준인 3만 5000달러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는 내년 반감기가 현재 가격에 이미 반영됐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경우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FINTECH-CRYPTO/BITCOIN (사진=로이터/연합) BTC_1651330800-1699628399_graph_coinmarketcap 2022년 5월 1일부터 비트코인 흐름 추이(사진=코인마켓캡)

’매파 본색’ 드러낸 파월…"필요시 주저없이 추가 긴축"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통화정책과 관련해 신중하게 움직이되 인플레이션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추가 긴축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9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이 주최한 콘퍼런스에 패널 토론자로 참석해 "통화정책을 더욱 긴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그렇게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나 우리는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며 "최근 몇 달간 좋은 경제지표에 잘못 움직일 위험과 과도한 긴축의 위험을 모두 살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럼에도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위원들은 전념하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그런 스탠스를 달성했는지 자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리인상 사이클이 공식적으로 중단했다고 관측하는 시장과 거리를 둔 셈이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끝났다고 여전히 생각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추가적으로 개선될 때까지 연준은 매파적인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패널 토론에서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높게 지속되고 현상과 관련해 3가지 정책적 질문을 연준이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파월 의장은 첫 번째 질문으로 지난 2년여간 인플레이션을 일으킨 초기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현시점에서 갖는 통화 정책적 함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파월 의장은 "팬데믹이 초래한 수요와 공급 왜곡이 완화되면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공급망 회복이 광범위하게 지속되고 있지만 공급 측면에서 추가적인 개선이 얼마나 더 이뤄질지는 분명하지 않다"며 "앞으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총수요를 억제하는 긴축 통화정책의 역할이 더 커질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두 번째 질문과 관련해선 ‘공급 충격과 관련해 통화 정책적 대응을 삼가야 한다’라는 경제학적 통념과 관련해 연준이 무엇을 배웠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파월 의장은 말했다. 다수 경제학자는 통화정책이 수요 측면에 영향을 미칠 뿐이므로 공급 충격에 따른 인플레이션 발생 시 정책 대응을 신중히 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장기간 지속하게 만드는 공급 충격은 가계와 기업의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통화정책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잠재적으로 고착화할 위험에 단도직입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세 번째 질문은 팬데믹 영향이 사라진 뒤 금리가 어느 수준에서 안정될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파월 의장은 "팬데믹 이전 저금리로 이어진 경제의 구조적 특징이 어느 정도 지속될 것인지도 고려할 사항"이라며 "지난 몇 년간의 경험으로부터 배움을 지속하고 그것이 가지는 통화 정책적 함의에 대해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내달 12∼13일 이틀간 열린다.Federal Reserve Powell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P/연합)

[미국주식] 파월 발언에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9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과 국채 금리의 급등에 하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0.33p(0.65%) 떨어진 3만 3891.94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5.43p(0.81%) 내린 4347.35로, 나스닥지수는 128.97p(0.94%) 밀린 1만 3521.45로 마쳤다. 전날까지 S&P500지수는 8거래일, 나스닥 지수는 9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는 둘 다 2021년 11월 이후 최장기간 오른 것이다. 이날 지수는 혼조세를 보이다 재무부 국채 입찰 결과에 금리가 급등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파월 의장 발언에 낙폭을 확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열린 콘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되돌릴 만큼 충분히 제약적인 정책 기조를 달성했는지는 여전히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완화적 발언을 기대한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파월 의장은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출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달성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그런 기조를 달성했다고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둔화에 "나와 동료들은 이런 진전에 기쁘지만, 인플레이션을 2%로 지속해 낮추는 과정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또 "정책을 더 긴축하는 것이 적절할 경우 우리는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 긴축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런 파월 의장 매파적 발언에 국채금리는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이날 장기 국채금리가 재무부 30년물 국채 입찰 부진 소식에 큰 폭 오르면서 금리 상승세가 시장에 다시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다. 발행금리는 입찰 이전 금리보다 0.051%p 높은 수준으로 결정되면서 수요 부진을 시사했다. 또 응찰률은 2.24배로 거의 2년 만에 가장 약했다. 직접 입찰자와 간접 입찰자들 낙찰률도 2021년 이후 가장 약했다. 3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16bp가량 급등했고, 10년물 국채금리도 14bp가량 올라 4.63%를 넘어섰다. 2년물 국채금리는 10bp가량 상승해 5%를 넘어섰다. 2년물 금리가 5%를 넘은 지난 1일 이후 처음이다. 다른 연준 당국자들은 국채 수익률 급등에 따른 금융 환경 긴축을 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앞으로 경제가 예상보다 더 많이 둔화하지 않도록 장기 국채 수익률 상승이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기 금리 오버슈팅(과도한 상승) 위험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장기 국채금리 움직임이 정책을 결정하는 데 유용한 도구는 아니라고 했다. 그는 이런 금리가 매우 짧은 기간에 크게 움직일 수 있는 만큼 전체적인 시각을 가지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캐슬린 오닐 파에즈 세인트루이스 연은 임시 총재는 금리를 다시 올릴지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추가적인 자료를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 발언 이후 연준이 내년 1월 금리를 0.25%p 인상할 가능성은 전날 16%에서 23%로 크게 올랐다. 또 내년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전날 70%를 웃돌았던 데서 60%로 크게 하락했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연준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 최종 금리 예상치를 기존 3.00%~3.25%에서 3.50%~3.75%로 상향했다. 최종 금리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0.5%p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골드만은 연준이 내년 4분기에 금리 인하를 시작해 매 분기 1회씩 금리를 내려 2026년 2분기에 금리인하를 끝낼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은 자체 금리 전망치인 점도표에서 내년에 금리 인하를 시작해 2026년에 2.9%까지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들 실적은 대체로 예상치를 웃돌고 있다. 월트디즈니는 전날 예상보다 강한 순이익을 발표하고 스트리밍 고객수도 크게 늘었다는 소식에 주가는 7%가량 올랐다. 암(Arm) 주가는 상장 이후 첫 실적 발표에서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으나 가이던스에 대한 실망에 5% 이상 하락했다. 버진 갤럭틱 주가는 매출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19% 이상 올랐다. 리프트 주가는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도 6%가량 하락했다. 이밖에 대형 기술주 중에선 테슬라가 5.4%이상 급락했고 알파벳A가 1.2%, 아마존이 1% 등으로 내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국채금리 급등에 반응했다고 말했다. DA데이비슨의 제임스 레이건은 마켓워치에 장기 금리 변동성이 최근 몇 주간 주식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여전히 관심의 대상이며, 오늘 주식 랠리의 힘을 약간 빼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추가 금리 상승은 경제에 브레이크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85.5%, 0.25%p 인상 가능성은 14.5%에 달했다. 전날에는 각각 90.4%, 9.6%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84p(5.81%) 오른 15.29를 기록했다. hg3to8@ekn.krTOTW-EV/BRANDS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 로고.로이터/연합뉴스

"도시 전체가 거대 테러기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총공세’ 전황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본거지로 알려진 가자시티에 대한 공세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8일(현지시간) "하마스는 통제력을 잃었으며, 북부에서도 통제력을 계속 상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가자시티에 대한 공격을 계속 심화하고 있으며, 민간인 거주지와 인접한 땅굴 갱도를 차단하고 있다"며 휴전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전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의 심장부를 향해’ 남쪽과 북쪽에서 동시에 진군 중이라면서 "우리는 올가미를 조이고 있다"고 말했다. 갈란트 장관은 가자시티를 "도시 전체가 거대한 테러 기지"라고 칭하며 "지하로는 병원과 학교들을 잇는 수㎞의 땅굴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런 (테러) 역량을 계속 해체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지난달 27일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한 이스라엘은 하마스 관련 시설들을 파괴하며 공세 고삐를 죄고 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레바논 분쟁이 한창이던 1982년 이후 처음으로 시나이 사단으로 불리는 남부작전사령부 산하 제252 예비군 사단을 완편해 전투에 투입했다. 가능한 모든 전력을 동원하고 있는 셈이다. 변수는 카타르 중재로 진행 중인 인질 석방 협상과 갈수록 거세지는 국제사회 압박이다. 하마스 통제를 받는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현재까지 1만명 넘는 주민이 이스라엘군 공습에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주변 아랍 국가들도 즉각적인 휴전(ceasefire)을 요구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이스라엘 우방인 미국도 인도적 차원의 일시적 교전 중지를 요구한 상태다. 한편에선 카타르 중재로 하마스가 납치한 이스라엘 민간인과 군인, 외국인 등 239명의 석방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FP 통신은 "인도주의적 교전 중단을 조건으로 미국인 6명 등 인질 12명을 풀어주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인질 전원을 석방하지 않으면 휴전이나 교전 중단 제안에 응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 압박 속에 언제까지 이런 태도가 유지될지는 불분명하다. 앞서 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는 외신 인터뷰에서 지난달 7일 하마스 기습공격으로 생겨난 이스라엘에 동정적인 국제여론이 잦아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3주 혹은 그보다 빨리 미국의 (교전 중지) 요구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은 8일 일본 도쿄에서 회의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민간인 보호와 국제법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가자지구에 대한 원조와 인도주의 측면에서의 교전 중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에 둘러싸인 가자시티에선 안전한 곳을 찾아 남쪽으로 이동하는 피란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유엔은 8일 하루에만 1만 5000명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부로 이동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전날 세배에 이르는 숫자다. 이에 유엔은 어린이와 노인, 장애인이 대다수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수일간 이른바 ‘인도주의적 통로’를 통해 탈출한 가자지구 북부 주민의 수가 5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피란행렬이 본격화하기 전 가자지구 북부에 남은 민간인 수가 40만명으로 추산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흘 만에 8명 중 한 명이 피란을 완료한 셈이다. hg3to8@ekn.krISRAEL-PALESTINIANS/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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