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FP/연합)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 신중론을 또 다시 강조했다. 정치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파월 의장은 3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포럼 모두발언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말하자면, 최근 지표가 단순한 요철 이상을 의미하는지 판단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로 지속해 둔화하고 있다는 더욱 큰 자신감을 가지기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낮추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현재까지 견조한 성장세와 인플레이션 진전에 비춰볼 때 정책 결정에 도움을 줄 추가적인 지표를 기다릴 시간이 있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달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 발언에서 크게 바뀌지 않은 것이다.
최근 월가에서는 작년 하반기 빠르게 둔화하던 인플레이션이 2%대 후반에서 쉽게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하에 좀 더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어왔다.
이에 따라 파월 의장이 이날 행사에서 이전보다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발언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29일 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발표 후에도 기존 입장을 그대로 유지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29일 발언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려면 물가가 목표치인 2%를 향해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그런 확신을 가지려면 “작년에 있었던 것과 같은 긍정적인 물가 지표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2월 변동성이 강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해 1월(0.5%)보다는 낮았지만, 인플레이션이 2%로 쉽게 둔화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를 키웠다.
파월 의장은 통화 정책 외에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런 독립성은 단기적인 정치적 문제를 고려하지 않으면서 통화정책을 결정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미 대선을 앞두고 연준의 정치적 개입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은 '정치적'"이라며 “바이든을 돕기 위해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