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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고공행진에도 FOMO 때문에”…외신이 조명한 韓 금투자 열풍

국제금값이 사상 최고가 수준에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금투자가 한국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블룸버그통신은 “전 세계의 개인투자자들은 밈 주식에서 암호화폐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몰려들고 있는데 한국인들에겐 현물 금이 또 하나의 옵션"이라며 한국의 금투자 열풍에 대해 조명했다. 블룸버그는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로 금값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고공행진하고 금 현물을 소액으로 간편하게 매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금이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자산이란 점도 투자 매력도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8월물 선물가격은 온스당 2375.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인 2438.50달러(5월 20일) 대비 약 3% 떨어졌지만 연초대비 15% 가까이 오른 상황이다. 이처럼 금값 시세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점이 국내 투자자들의 포모(FOMO:상승장에서 나만 낙오될 수 있다는 공포감) 심리를 자극시켰다는 것이다. 하이투자증권의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국제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2400달러선을 돌파한 점을 지목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은 모든 것들이 오를때 자신만 낙오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있다"며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도 안전자산 수요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세계금위원회(WGC)가 발표한 분기별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한국에서 금 수요가 전년 동기대비 27% 급등했다. WGC는 “지난 2년 동안 수요가 가장 강했던 분기"라며 “기록적인 금값이 한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금을 편의점 등에서 소액으로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점도 금투자 열풍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블룸버그는 “한국에선 자판기를 통해 골드바를 살 수 있다"는 제목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실제로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2022년부터 일부 매장에서 금 자판기를 운영해왔다. 자판기에는 판매되는 골드바 크기는 최소 1그램에서 최대 37.5그램이며 가격은 시세에 따라 변동되지만 0.5그램의 경우 8만8000원에 시작된다. 현재는 편의점 30곳에서 금 자판기가 운영되고 있는데 이는 2022년 대비 5배 수준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매달 3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며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와 소액 투자의 확산 추세가 맞물리면서 금 자판기가 관심을 끌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지난 4월 1일부터 '카드형 골드'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 상품은 한국조폐공사에서 제조·인증했으며 ▲0.5g ▲1g ▲1.87g 등 세 종류로 출시됐다. 이 가운데 1g 상품은 판매를 시작한 지 이틀 만에, 1.87g 상품은 보름 만에 완판됐다. 가장 많이 구매를 한 연령대는 30대로 전체의 41.3%를 차지했고 이어 40대(36.2%), 50대(15.6%), 20대(6.8%) 순으로 집계됐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모바일 앱으로 간편하게 골드바를 구매하고 무료로 배송되는 '실물 금 구매' 서비스를 지난달 9일 시작했다. 이전에도 금을 앱으로 판매하는 은행이 있었지만, 구매한 금은 지점을 방문해서 받아야 했다. 국내 인터넷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 가운데 골드바 판매를 취급한 것은 케이뱅크가 처음이다. 케이뱅크 앱에서 현재 구매가능한 상품은 골드바다. 구매 최소단위는 반돈(1.875g)이며 최대 10돈(37.5g)까지 구매 가능하다. 연내에는 금화(금동전)를 비롯해 은괴(실버바), 은화(은동전) 등으로 구매가능 상품을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금값이 최근 2400달러를 돌파하자 금 투자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에서 금투자에 대한 열풍이 지속되고 있지만 한국은행은 금 매입을 이어오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한은은 지난 2011년 40톤(t), 2012년 30t, 2013년 20t의 금을 추가로 사들인 뒤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총량을 104.4t으로 유지해왔다. 한은이 2013년 이후 금 매입에 나서지 않아 시장 일각에서는 한은이 투자수익 창출기회를 놓쳤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와 관련, 최완호 외자운용원 운용기획팀장은 지난 4월 “금은 채권, 주식 등 전통적인 투자자산에 비해 외환보유액 운용대상으로서의 유용성이 크지 않다"며 “금은 일단 매입하면 평판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중앙은행이 유동성 목적으로 매도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투자시기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은 향후 외환보유액의 증가 추이 등을 보아가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금 추가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국내 외환시장 전개 상황, 국제 금시장 동향 등을 점검하면서 금 투자의 시점 및 규모를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이스라엘·하마스 평화협상에 안간힘…바이든 중동에 “다음주까지 합의하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교착상태에 빠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협상을 되살리기 위해 중동을 방문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현재 카타르 수도 도하에 있으며, 브렛 맥거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북아프리카 조정관은 전날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와 이집트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중단과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석방 협상을 중재하고 있다. 번스 국장과 맥거크 조정관의 중동행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이스라엘의 3단계 휴전안을 공개하며 하마스의 수용을 촉구한 이후 이뤄졌다. 이 휴전안은 ▲ 6주간 완전한 정전과 이스라엘군의 모든 인구 밀집 지역 철수 및 일부 인질 교환 ▲ 모든 생존 인질 교환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를 비롯한 영구적 적대행위 중단 ▲ 가자지구 재건 시작과 사망한 인질 시신 송환 등 3단계로 구성됐다. 이번 주 카이로와 도하에서 열리는 관련국 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한 휴전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공격으로 폐쇄된 이집트와 가자지구 사이 라파 국경 통행 계획, 가자지구 미래 통치 방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하마스 대표단도 휴전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주 카이로에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랍 중재국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 지도자들에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실질적 의견 차이와 불신이 협상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경고에도 다음 주까지 합의에 도달하도록 압박했다고 밝혔다. 회담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아바스 카멜 이집트 정보국장이 도하에서 하마스 관리들을 만나 휴전안을 논의했다. 휴전 협상의 조건은 미국이 수개월간 지원한 협상에서 논의된 것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과 미국, 카타르, 이집트는 지난 1월 프랑스 파리에서 4자 회의를 열고 6주간의 가자지구 휴전과 팔레스타인 수감자-이스라엘 인질 10대 1 비율의 교환을 골자로 한 중재안 초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계속 공격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세부 내용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일 미 NBC방송의 '투데이쇼'에 출연해 이 중재안과 관련, “아직 살아있는 제안이다. 여전히 이스라엘의 제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 정부는 그 중재안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것을 오늘까지 거듭 확인했다"며 “이제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하마스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라파 등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하마스는 6주간의 휴전 이후 이스라엘이 전쟁을 재개하지 않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휴전 협상의 진통이 예상된다. 하마스에 대한 완전한 승리를 목표로 제시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을 영구적으로 끝내는 어떤 거래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하마스는 협상이 종전을 보장하고 가자지구 재건을 위한 이스라엘군의 철수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제드 알안사리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4일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원칙들(3단계 휴전안)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의 매우 명확한 입장을 아직 보지 못했다"며 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韓美日 경제안보대화 개최…핵심광물 공동투자 모색

한국과 미국, 일본이 핵심광물 분야 공동 투자 방안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미일 3국 안보 당국은 6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제4차 한미일 경제안보대화'를 열어 공급망 분야에서 3국 안보실 간 조기경보시스템(EWS) 연계가 내실 있게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하며 이같이 합의했다. 회의에는 우리 측에서 왕윤종 국가안보실 3차장이, 미국은 타룬 차브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기술·국가안보 담당 선임보좌관이, 일본에서는 다카무라 야스오 국가안전보장국 내각심의관이 수석대표로 참석, ▲공급망 ▲핵심신흥기술 ▲디지털 ▲인프라 보안 등 4개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핵심신흥기술 분야에서는 각국 전문가들이 조속히 공동연구 과제를 도출하고, 지난 4월 출범한 '한미일 혁신기술보호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기술 보호 당국 간 정보 공유 등 3국 공조를 강화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디지털 분야에서는 지난 달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AI 서울 정상회의'의 개최를 환영하고, 이 회의에서 도출된 3대 가치인 '안전·혁신·포용'을 반영하는 글로벌 AI 거버넌스를 수립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3국은 각국의 데이터 보안 이슈와 대응 방향을 공유하고, 핵심 인프라 보안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적극 공조해 나가자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한미일은 올해 하반기 중 차기 회의를 열기로 했다. 연합뉴스

푸틴 “한국, 우크라에 직접 무기공급 안해 높이평가…관계회복 준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집권 5기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 대해 우호적 태도를 보이며 관계 개선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세계 주요 뉴스통신사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지정학적 여건 속에서 한러관계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라는 질의에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 점을 높이 평가하며 한러 관계를 회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개막을 앞두고 열린 이날 행사에서 푸틴 대통령은 “한국이 (우크라이나) 분쟁 지역에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며 “우리는 한국 정부와 함께 일할 때 어떠한 러시아혐오적(Russophobic) 태도도 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보낼 무기를 구하려고 접근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한국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놓으은 것은 처음이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2022년 10월 발다이클럽 연설에서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공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우리 관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답변에서 “우리는 한러 관계가 악화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한반도 전체와 관련해 양국 관계 발전에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행히도 현재 무역과 경제 관계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만 지난 수십년간 달성한 관계 수준을 부분적으로라도 유지해 미래에 회복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불행히도 한국이 우리의 협력의 여러 분야에서 특정 문제들을 만들어 유감"이라면서 현재 냉각된 한러관계가 러시아의 결정에 따른 것이 아니라며 그 책임을 한국에 돌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과 계속 협력할 것이지만 이는 우리가 아닌 한국 지도부의 선택"이라며 “우리 쪽에서는 채널이 열려 있고 협력을 지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러시아와 한국의 협력이 양국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파트너십 궤도로 복귀할지는 한국에 달려 있다. 러시아는 이를 위한 준비가 돼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는 지난해 12월 이도훈 주러시아대사 신임장 제정식 발언보다 보다 구체적이고 진전된 것이다.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한국이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을 둘러싼 긴장까지 고조되면서 양국 관계는 냉각돼 왔다. 한미일-북중러 신냉전 구도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최근 한국인 선교사가 간첩 혐의로 구금되고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한국 공연이 취소되는 등 양국 불화가 표출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질의답변을 통해 북한과 관련, “우리는 다른 누군가가 좋아하든 말든 우리의 이웃인 북한과 관계를 발전시킬 것"이라며 북러 밀착 입장을 재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한 뒤 북러 밀착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답방 차원에서 푸틴 대통령의 답방도 추진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북한이 미국 등과 협상할 의지를 반복해서 보여줬다"며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이 성사된 것이 이러한 의지를 나타낸다고 북한을 두둔했다. 이어 “게다가 북한은 미국과 (핵)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데 합의하고 핵실험장도 해체했지만 미국이 합의를 먼저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그들이 그 대가로 무엇을 얻었는가. 미국은 아무런 부끄러움도 없이 일방적으로 합의를 위반했고 북한도 협정에서 탈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북한)은 위협을 받으면 대응한다. 위협이 없었다면 핵 문제는 점진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그들은 끊임없이 위협을 받고 있는데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국에 대해 유화적 제스처를 보인 것과 달리 일본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위기에 일본이 개입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입장을 바꾸지 않는한 일본과 대화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일본이 러시아를 전략적으로 패배시키려는 시도에 동참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대화에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일본과 러시아가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쿠릴열도에 대한 질문에 푸틴 대통령은 “쿠릴열도는 우리의 주권 영토인데 왜 방문을 부끄러워해야하나"라며 “쿠릴열도는 2차 대전 결과로 우리 영토"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쿠릴열도에 방문하지 않을 이유는 없지만 바쁜 일정 탓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이 주최하는 푸틴 대통령과 세계 주요 통신사 대표의 만남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온라인 화상회의로 진행된 2021년 이후 3년 만에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박상현 연합뉴스 디지털미디어 상무를 비롯해 영국 로이터, 독일 dpa, 중국 신화, 미국 AP, 일본 교도, 프랑스 AFP, 이란 IRNA, 스페인 EFE, 이탈리아 ANSA, 튀르키예 아나돌루, 벨라루스 벨타 등 세계 16개 통신사 대표들이 참여했다. 푸틴 대통령이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세계 언론사와 인터뷰한 것은 이례적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이후 러시아는 SPIEF에 비우호국 언론사를 초대하지 않았다. 또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집권 5기를 시작한 이후 서방을 비롯한 세계 언론사의 질문에 답한 것은 처음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행사에 한국과 서방 등 비우호국 언론사 대표들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의 입장을 직접 듣기 위해 참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엔비디아 4개월 만에 시총 3조 달러 진입…애플 넘어 MS도 제치나

주가가 1000달러를 돌파하여 '천비디아'로 등극한 엔비디아가 4개월 만에 시가총액 3조 달러 고지마저 넘어섰다. 이같은 기세로 엔비디아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차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5.16% 급등한 1224.40달러(약 16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한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달 23일 1000달러를 처음 넘어선 이후로도 약 25% 올랐다. 엔비디아는 올해 147% 가량 오른 상태다. 시가총액도 3조110억 달러로 불어나며 3조 달러를 넘어섰다. 시총 3조 달러 돌파는 역대 순서로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3번째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6월 시총 1조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8개월 만인 지난 2월 2조 달러를 돌파했다. 그리고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3조 달러를 넘었다. 특히, 이날 종가 기준으로 약 6개월 만에 시총 3조 달러를 회복한 애플을 제치고 시총 2위 자리에 올랐다. 엔비디아 시총이 애플을 마지막으로 제친 적은 아이폰이 처음 출시되기 5년 전인 2002년이었다. 시총 1위 MS(3조1510억 달러)와의 격차도 1400억 달러로 좁혔다. 이처럼 엔비다아 주가가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오는 10일부터 10분의 1 액면 분할이 시행되면서 개미들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지난 2일 대만에서 열린 테크 엑스포 '컴퓨텍스 2024' 개막 전날 발표한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Rubin)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과열된 미국 노동시장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미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가 발표한 5월 미국의 민간기업 고용의 증가 폭은 4개월 만에 가장 작았고 전문가 전망치도 밑돌았다. 아울러 유럽중앙은행(ECB)이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으로서는 처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CB는 6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사상 최고 수준인 현행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는 10일 'AI 발표'를 앞둔 애플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작년 12월 이후 처음 시총 3조 달러(3조30억 달러)를 회복했지만, 시총 3위로 내려 앉으며 빛이 바랬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엔비디아 주가 급등에 힘입어 4.52% 치솟았다.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 암(Arm) 주가가 8.59% 폭등한 것을 비롯해 TSMC와 AMD도 각각 6.85%와 3.86% 상승했다. 브로드컴과 퀄컴도 6.18%와 3.68% 각각 올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주식] 증시 ‘환호’…엔비디아·MS·메타·HP 등 주가↑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상승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96.04p(0.25%) 오른 3만 8807.33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2.69p(1.18%) 뛴 5354.03을, 나스닥지수는 330.86p(1.96%) 상승한 1만 7187.90을 나타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나란히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은 엔비디아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처음으로 시총 3조 달러를 돌파하면서 시장이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5%대 상승했다. 주가는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면서 지난 1년 동안 200% 이상 올라 주당 1000달러대를 넘어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엔비디아 주가가 1500달러까지 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고용시장이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인하 기대가 커진 점도 투자 심리 호조에 영향을 줬다. 이번 주 나올 5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를 앞두고 고용시장 관련 지표들은 둔화됐다.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5월 민간 부문 고용은 전달보다 15만 2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17만 5000명을 2만 3000명 밑도는 수치다. 전일 4월 구인 건수가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고용시장이 일부 냉각 신호를 보였다. 시장 금리인하 기대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날 캐나다중앙은행(BOC)이 4년 만에 첫 금리인하를 시작했다. 티프 맥클렘 BOC 총재는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오는 6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이 2019년 이후 첫 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로존과 캐나다 금리인하에 연준도 올해 금리인하를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그간 시장을 위축시키던 올해 제로(0) 금리인하 우려는 해소됐다. CME그룹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9월 미 연준 25bp 인하 확률은 58.7%로, 동결 확률은 29.4%로 반영됐다. 종목별로 보면 MS가 1%대, 메타플랫폼스(페이스북)는 3%대 올랐다. 휴렛팩커드(HP) 엔터프라이즈는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월가 예상치를 넘어서면서 10%대 급등했다. 보잉 주가는 우주캡슐 'CST-100 스타라이너'(Starliner) 첫 유인 시험비행 발사 성공 소식에도 0.65% 상승에 그쳤다. 업종 지수를 보면 기술 관련 지수는 2.6%대 급등했다. 금융, 헬스, 산업, 소재, 커뮤니케이션 지수는 올랐다. 하지만 에너지, 부동산, 유틸리티 관련 지수는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53p(4.03%) 내린 12.63을 나타냈다. UBS 글로벌 자산관리의 솔리타 마르셀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투자자 노트에서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서는 가운데 S&P 500 지수가 연내 5500선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바이든 “네타냐후, 정치생명 연장 위해 전쟁 끌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정치적 생명 연장을 위해 가자 전쟁을 멈추고 있지 않다는 취지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언급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시사잡지 타임지가 4일(현지시잔) 공개한 인터뷰 전문에서 '네타냐후가 자국 내 정치적 이유로 하마스와 전쟁을 길게 끌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사람들이 그런 결론을 내리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28일 이뤄졌다. 네타냐후 총리가 국내적으로 취약한 정치적 입지 때문에 권력유지를 위해 전쟁을 9개월째 밀어붙이고 있다는 시각에 사실상 동조한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같은 목소리가 바이든 행정부내 많은 인사들이 지난 몇 달간 사석에서 해오던 이야기와 연결된다고 전했다. CNN도 바이든은 네타냐후가 정치적 생존을 위해 가자 전쟁을 질질 끌고 있다는 점을 넌지시 내비쳤다고 풀이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가 전쟁 문제로 권모술수를 부린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하고 않는다. 그는 그가 당면한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NYT가 보도했다. NYT는 바이든이 네타냐후가 직면한 정치적 어려움을 인정했다고 풀이햇다. 네타냐후 총리는 작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으로 1200명이 살해된 것과 관련한 안보실패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 가자 전쟁이 끝나고, 당시 테러 첩보 수집 실패나 이스라엘군의 늑장 대응 등에 대한 대정부 조사가 개시될 경우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현재 자신을 총리로 만들어 준 연정 내 극우 정치인들로부터도 위협을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지난달 31일 이스라엘이 새롭게 제안했다는 3단계 휴전안을 직접 공개하며 하마스의 수용을 촉구하는 등 휴전을 압박한 바 있는데, 이스라엘 극우 정치인들은 '하마스 척결'이 담보되지 않은 휴전안 수용시 연정탈퇴를 경고한 상태다. 연립정부 의석은 겨우 64석에 불과, 단 4명만 이탈해도 실각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반대로 휴전안 수용 및 네타냐후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 규모는 점점 커져 지난 주말에만 10만명이 넘게 참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인질 송환과 하마스 제거, 두 가지를 모두 얻어낼 것이라면서 이스라엘 내 양분된 여론에 대응하고 있지만 해법 도출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당장 3단계 휴전안에 대해 하마스는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제안은 전쟁 종식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방위군의 완전한 철수를 요구하는 하마스의 요구를 다루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여성 등 일부 인질 교환이 이뤄지는 1단계만 이행하고 전쟁을 재개하길 원한다면서 “전쟁 종식과 가자지구 철수에 대한 이스라엘의 명확한 입장이 없이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시된 휴전안에서 2단계는 생존인질 전원 교환과 이스라엘군 철수, 3단계는 가자지구 재건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하마스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도 휴전을 덥석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는 하마스의 가자지구 군사·정치적 통제가 유지되고 팔레스타인이 국가로 인정받는 과정에서 하마스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잇는 경우에 휴전안을 지지할 것이라고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하기도 했다. 이런 복잡다단한 사정 때문에 미국 등 중재국들이 휴전에 사활을 걸고 있으나 전쟁 장기화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휴전 논의가 진행중인 와중에도 피란민이 밀집한 가자 최남단 라파를 비롯해 가자지구 곳곳에서 공습이 전개되면서 민간인 사상자는 속출하고 있다. 미국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이스라엘에 파견한 데 이어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까지 중동에 파견해 휴전 협상을 중재 중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우리는 총리 및 전쟁 내각과 계속 협력해 이 제안(휴전안)이 결승선을 통과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적절하게' 다시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테슬라 주식 담았던 기관투자자들 매도폭탄…주가 향방은?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에 투자했던 기관투자자들이 최근 들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테슬라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과거 화려했던 시절이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보유주식을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86% 하락한 174.7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30% 떨어져 뉴욕증시에서 수익률이 저조한 주식 중 하나로 꼽힌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2019년 이후 2021년까지 약 14배 급등했다. 하지만 2021년 하반기 정점 이후 지금까지 약 50% 떨어졌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6000억 달러가량이 사라졌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내년에 저렴한 모델을 출시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은 중국산 전기차와의 가격경쟁에서 밀려 앞으로도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펀드평가사 모닝스타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부터 테슬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18개 뮤추얼 펀드 중 10개 펀드가 지난 1분기에 지분을 줄였다. 그중 4개 펀드는 15% 이상 줄였다. 5개 펀드만 지분을 늘렸다. 가벨리펀드의 존 벨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통신에 “(테슬라의) 기본 재무 상황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면서 “자동차 회사의 펀더멘털은 주가를 정당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가벨리펀드는 2022년 초에 인수한 테슬라 주식 6만5900주 전체를 올해 1분기에 매도했다. 투자자들은 주가가 급등하던 시절에는 테슬라를 자동차 제조업체라기보다는 IT업체로 평가하며 주식을 사들였다. 하지만 요즘은 테슬라를 신뢰하던 투자자들조차 향후 전망에 회의적이다. 그렇다고 월가가 테슬라 주식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LSEG가 추적하는 애널리스트 가운데 19명은 테슬라에 대해 '매수' 또는 '적극 매수' 등급을 부여했다. 이는 2월의 17명보다 나아진 수치다. 49명의 애널리스트 평균 목표 가격은 178.95달러로 테슬라의 3일 종가보다 약 1.5% 높다. 테슬라 비관론자들도 있다. 거버 가와사키 웰스의 로스 거버 대표는 10여 년 전에 매입한 테슬라 주식 50만 주를 올해 계속 매도, 보유주식을 30만주까지 줄였다. 그는 “내 생각에 게임은 끝났다"면서 “지난 1년 반 동안 머스크가 자신만의 세계관에 근거해 개인적인 욕심을 부리면서 테슬라와 주주들의 이익이 날아가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머스크가 경영권을 유지하는 한 테슬라 주식 가치는 현재보다 40% 낮은 100달러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테슬라는 미래 수익 대비 주가도 매우 높은 편이다. 테슬라 시가총액은 5600억 달러로, 미래수익의 약 64배 수준인데 이는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의 37.8배,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23.2배에 비해 높다. 제너럴모터스의 4.7배, 포드자동차의 6.4배, 도요타자동차의 10.1배 등에 비해서도 훨씬 높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돈 앞에 장사없는 패권전쟁?...브릭스도 美 달러화 늘린다

미 달러화에 대한 익스포져를 늘리려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비중이 올 들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탈(脫)달러 움직임을 주도하는 브릭스(BRICS·중국·브라질·러시아·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경제 5개국) 중앙은행들 사이에서도 확인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싱크탱크인 공적통화금융포럼(OMFIF)은 최근 73개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향후 1~2년 동안 달러 보유 비중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순(net) 비중이 18%에 달했다고 밝혔다. 작년엔 6%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1년만에 달러 비중을 늘릴 계획인 중앙은행들이 3배 늘어난 것이다. 이와 동시에 73개 중앙은행 중 12% 가량은 향후 1~2년 동안 중국 위안화 보유 비중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작년과 2022년에 이 비중이 각각 3%, 0%에 달했다. 또 2021년엔 30% 가량이 위완화 비중을 늘리겠다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중국 통화에 대한 수요가 확연히 둔화되는 모습이다. 세계 무역에서 미국의 역할이 약화됨에 따라 중앙은행들은 달러화 보유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과 중국·러시아의 대립이 심화하면서 중러 등을 중심으로 한 탈달러 시도가 이어져 왔다. 특히 미국 등이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러시아 중앙은행의 달러 표시 해외자산을 동결하고 러시아 주요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면서 미국과 긴장 관계인 국가들 사이에서 달러 자산 보유에 대한 믿음이 흔들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지난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참여국들은 역내 통화 활용을 늘리는 식으로 달러화 비중을 낮추는 방향으로 논의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당시 정상회의에서 “역내 통화, 대체 금융, 대체 결제 시스템의 사용에 대한 세계적인 모멘텀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국제퉁화기금(IMF)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달러화의 비중이 2000년 약 70%에서 현재 58% 수준으로 하락했다. 위안화 비중은 2.3%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러한 조사결과가 나오자 로이터는 탈달러에 대한 흐름이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OMFIF의 니크힐 상하니 전무는 “달러화가 가장 수요가 많은 통화인 반면 위안화 수요가 정체되고 있다는 사실은 탈달러 움직임이 교착 상태에 빠졌음을 시사한다"며 “올해는 위안화 보유량을 축소하려는 중앙은행들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올랐다는 것을 처음으로 목격한 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 수요가 가장 강하게 목격된 곳은 아시아 중앙은행들이라며 중국 위안화 비중을 축소할 가능성이 큰 지역은 아시아와 중남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중앙은행들의 달러 수요가 급증한 배경엔 미국의 금리가 중국보다 높은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위안화 대신 달러를 보유하면 이에 따른 수익이 더 크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5%로 중국 10년물 국채금리인 2.3%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에 유럽중앙은행(ECB), 폴란드 중앙은행,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물론 브릭스 회원국인 남아공 중앙은행도 달러화 보유의 이유가 수익을 내기 위함이라고 명시했다고 OMFIF는 전했다. 한편, OMFIF에 따르면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 비중은 지난 1년 동안 9%에서 11%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금값 시세가 사상 최고 수준에 거래되고 있음에도 향후 1~2년 동안 금 익스포져를 더 늘리겠다는 순 응답자 비중은 15%로 나타났다. 현실화될 경우 중앙은행들은 6000억달러를 들여 금을 추가로 사들이는 셈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CB 전망, 비트코인 가격에 상당한 호재”...시세↑

박스권을 벗어난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7만 1000달러 선에 닿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미 동부 시간 기준 4일(현지시간) 오후 2시 14분(서부 오전 11시 14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21% 오른 7만 810달러에 거래됐다. 한때는 7만 1000달러 선을 넘기도 했다. 7만 달러선을 잠시 터치했다가 금새 하락했던 전날과 달리 이날에는 7만 달러선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26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승인할 당시 7만 2000달러선에 반짝 육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7만 달러 아래에 갇혀 있었다. 같은 시간 시총 2위 이더리움 가격은 1% 상승한 3817달러를 나타냈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미국 노동장 수요 흐름을 보여주는 구인 규모가 4월 들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 노동부가 이날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4월 구인 건수는 805만 9000건으로 전월 대비 29만 6000건 줄었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840만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날 지표가 예상을 밑돌면서 연준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번 주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ECB는 오는 6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하는데, 시장은 ECB가 기준금리를 0.25%p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는 “유럽중앙은행이 이번 주 금리를 내릴 경우 비트코인 가격에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금리인하로 유로화가 약해지고 유동성은 증가해 위험자산의 매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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