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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北 돕자 韓은 우크라 거론...‘전쟁과 냉전’ 사이?

북한과 러시아가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한 상대에게 지체없이 군사원조를 제공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 지원 가능성을 거론하고 나섰다. 결국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한반도 긴장과 만나 대립각을 더 날카롭게 벼르는 분위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0일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북한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에서 서명한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 23조항 내용을 보도했다. 특히 제4조에는 '자동 군사개입'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양국 간 동맹관계가 28년 만에 복원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4조는 “쌍방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과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이 조항은 1961년 북한과 러시아의 전신 소련이 체결한 '조·소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조·소 동맹조약)' 제1조와 거의 동일하다. 조·소 동맹조약은 소련이 1990년 한국과 수교를 맺고 1991년 해체된 뒤 1996년 이 조약을 연장하지 않는다고 발표하면서 폐기됐다. 러북은 2000년 '우호·선린·협조 조약'을 다시 체결했는데, 자동군사개입 조항이 빠지면서 '유사시 즉각 접촉한다'는 내용으로 대체됐다. 1961년 조약과 2024년 조약의 차이점은 후자에 '유엔 헌장 제51조'와 '북한과 러시아 국내법에 준하여'라는 표현이 새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유엔 헌장 51조'는 유엔 회원국에 무력 공격이 있을 경우 개별적·집단적 자위권을 가질 수 있다는 조항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를 근거로 새 조약 4조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러북은 이와 함께 둘 중 한 나라에 “무력침략행위가 감행될 수 있는 직접적인 위협"이 조성되면, 위협 제거를 위한 협조 조치를 합의할 목적으로 협상 통로를 “지체없이" 가동하기로 하면서, 이를 제3조에 담았다. 제8조에는 “전쟁을 방지하고 지역적 및 국제적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방위능력을 강화할 목적 밑에 공동조치들을 취하기 위한 제도들을 마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강력 규탄' 의지를 밝히며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기존 방침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장호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한 후 언론 브리핑을 통해 러북을 “6·25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먼저 침략 전쟁을 일으킨 전력이 있는 쌍방"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들이 “일어나지도 않을 국제사회의 선제공격을 가정해 군사협력을 약속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책임과 규범을 저버린 당사자들의 궤변이요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의 군사력 증강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어떠한 협력도 유엔 안보리 결의의 위반이며, 국제사회의 감시와 제재의 대상임을 분명히 강조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특히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대북 제재 결의안을 주도한 러시아가 스스로 결의안을 어기고 북한을 지원함으로써 우리 안보에 위해를 가해 오는 것은 한-러 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 실장은 특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는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그간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지원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시행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수출통제와 관련해서 243개 신규 품목을 추가로 지정해 1402개 품목을 제재 대상으로 하겠다“고도 했다. 이번 조약으로 북한이 러시아에 공개적으로 대대적 무기 지원을 할 가능성이 크게 부상한 만큼, 유럽 지역에서 북한과 한국 무기가 직접 부딪힐 수 있게 된 셈이다. 러시아 매체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도 조약 체결 직후 북한이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지역에 군을 보낼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조비연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CNN에 조약 제4조와 관련 "분명히 매우 우려스러운 내용“이라며 "아직은 (군사 협력의) 초기 단계지만,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북한과 러시아가 이 조항을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중동은 벌써 50도…극한 날씨에 끓어오르는 지구촌

지구 곳곳이 때 이른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다. 체감 온도가 치솟으면서 늘어난 전력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AFP 통신에 따르면 미국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역에는 폭염 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졌다. 폭염 경보 또는 주의보가 발령된 곳은 뉴햄프셔, 메인, 버몬트 주 대부분 지역이며, 미국 기상청(NWS)은 일부 지역의 기온이 섭씨 40.6도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열돔 현상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지역의 발전소가 멈춰 섰고 전력 공급량을 늘리기 위한 1단계 경보가 발령됐다. 중동 지역도 극심한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쿠웨이트의 기온은 이날 50도까지 치솟았으며 전력 수요가 폭증하자 전력망을 보호하기 위한 예방 조치로 일부 지역의 전기 공급이 일시적으로 차단되기도 했다. 이집트의 기온은 이달 초 51도를 훌쩍 넘어섰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이상 고온 현상을 거론하며 지구촌이 '극한 날씨'의 시대에 진입했다고 짚었다. 기후과학자인 캐서린 헤이호 텍사스공과대 교수는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라는 용어가 이제는 시대에 맞지 않을 수 있다"며 “'지구 이상화'(global weirding)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온난화로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보다 1.3도 올랐다. 올해 5월 지구 평균 기온은 12개월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고 해양 온도도 1년 넘게 매일 치솟고 있다. 이런 극단적인 기후 변화로 세계 각국은 이상 강우와 한파, 우박, 폭풍 등 기후 재앙을 경험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는 500∼1천년에 한 번 발생할 만한 강한 폭우와 2주째 싸우고 있고, 그리스와 스페인에서는 무더위로 인한 화재 위험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까지만 봐도 올해가 역대 5위 안에 들 만큼 더운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를 제치고 1위에 오를 가능성도 60% 이상이라고 전했다. 지난 4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가 2049년까지 세계 경제에 연간 38조달러(2005년 환율 기준)의 손실을 입히는 것으로 예측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AI의 일자리 대체, 타격 가장 큰 업종은?…“은행업 54% 자동화”

인공지능(AI)의 일자리 대체로 금융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19일(현지시간) AI 관련 보고서를 통해 은행 업무의 54%가 자동화되고, 추가로 12%의 직무에서 AI에 의해 생산성 향상 등 개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은행업종에 이어 보험(48%), 에너지(43%), 자본시장(40%), 여행(38%), 소프트웨어·플랫폼(36%), 소매(34%), 커뮤니케이션·미디어(33%), 공공서비스(30%), 자동차(30%) 등 업종 순으로 AI에 의한 업무 자동화 정도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글로벌 주요 은행들은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 절감에 도움을 될 것으로 보고 지난해부터 서서히 AI를 도입해 각종 실험을 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씨티그룹의 경우 4만명에 달하는 개발자들에게 다양한 AI 기술을 실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했으며, 간단한 질문이나 명령에 따라 문장이나 에세이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수백 쪽에 달하는 규정을 빠르게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JP모건체이스는 AI 기술과 관련한 인재 영입에 나섰으며, 이 회사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고용주들이 주당 근무일을 3.5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이체방크는 AI를 활용해 부유층 고객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ING그룹은 잠재적인 채무 불이행자 선별에 활용하고 있다. 씨티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 데이비드 그리피스는 이 보고서와 관련한 성명에서 “생성형 AI가 은행 산업을 혁신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씨티에서는 회사와 직원 역량 강화를 위해 안전하고 책임 있는 방식으로 생성형 AI를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씨티그룹은 다만 AI가 업계 전반에 걸쳐 일부 직무를 대체해도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 기술의 활용이 규정에 부합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AI 관리자와 AI 전문 준법감시인을 다수 고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씨티는 이와 관련해 1970년대에서 2000년대 중반까지 현금자동입출금기가 도입된 이후에도 창구직원 수는 급증한 것처럼 항상 새 기술이 일자리 감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제 北 군사력 “+러시아”?...푸틴‧김정은 ‘어색한 밀착’

북한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기로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스푸트니크 통신 등은 김정은과 푸틴 대통령이 19일 러북 정상회담에서 2시간 30분가량 이어진 일대일 회담을 마치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회담 뒤 언론발표에서 푸틴 대통령은 “오늘 서명한 포괄적 동반자 협정은 무엇보다도 협정 당사자 중 한쪽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군사개입 여지를 열어둠으로써 1961년 상황에 근접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당시 북한과 옛 소련은 '조·소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조·소 동맹조약)'을 체결해 '유사시 자동군사개입 조항'을 넣었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 그 수준에까지는 못 미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날 김정은과 푸틴 대통령이 체결한 협정은 1961년과 2000년의 조약, 2000·2001년 각각 평양, 모스크바 북러 정상회담 후 나온 공동선언 등을 대체하게 된다. 김정은은 “두 나라 사이 관계는 동맹 관계라는 새로운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며 동맹관계 복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동맹'을 언급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과 군사협력을 더욱 발전시키겠다며 이번 협정이 역내 안보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상호 지원'의 의미를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오늘 서명한 협정과 연계해 북한과 군사·기술 협력을 진전시키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새 협정 내에서 군사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날 협정 체결로 러북 관계는 선린 우호 관계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이들은 앞으로 군사 분야를 포함해 더욱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 관계를 새로운 질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진정 획기적인 문건"이라며 “러북간 장기적 관계를 심화시키기 위한 광범위한 목표 및 지침들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김정은도 “두 나라 관계는 정치와 경제, 문화, 군사 등 여러 방면에서 호상협력 확대로서 두 나라의 진보와 인민의 복리 증진을 위한 보다 훌륭한 전망적 궤도에 올라서게 됐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과 스포츠, 관광, 교육, 농업, 문화 협력에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예정보다 더 오랜 시간 회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지난 17일 두 정상이 약 1시간 30분 동안 참모들이 배석한 확대 회담하고 약 1시간 동안 일대일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나 타스 통신은 실제로는 확대 회담은 1시간 30분 이상, 일대일 회담은 2시간 30분간 진행됐다고 전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中 인민은행, ‘사실상 기준금리’ 4개월 연속 동결…“위안화 안정”

중국이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4개월 연속 동결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20일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되는 5년물 LPR을 3.95%로, 일반 대출 기준 역할을 하는 1년물 LPR을 3.45%로 각각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중국인민은행은 5년물 LPR을 4.2%에서 3.95%로 0.25%포인트 인하하고 1년물 LPR은 3.45%로 유지한 뒤 3월부터는 변동을 주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는 매월 20개 주요 상업은행이 자체 자금 조달 비용과 위험 프리미엄 등을 고려한 금리를 은행 간 자금중개센터에 제출하고 인민은행은 이렇게 취합·정리된 LPR을 점검한 뒤 공지한다. 시장에서도 중국이 이달 역시 LPR을 동결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경제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국이 이달에 LPR을 동결할 것이라고 답변한 전문가는 21명으로 전체 70%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18일 인민은행은 1년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MLF 대출은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유동성 조절 도구다. MLF 금리가 조정되면 LPR도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는 계속되고 있지만,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1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5.3%로 호조를 보이면서 중국 당국으로선 금리 인하 같은 추가 부양책 마련 시급성이 감소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금리 동결은 위안화 안정화를 위한 움직임이란 관측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준금리를 낮출 경우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유지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의 정책격차가 더 확대돼 위안화 가치의 하방 압박이 심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사실상의 금리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는 조치를 시행했다는 점도 LPR 동결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17일 생애 첫 주택과 두 번째 주택 구매자에게 적용해온 상업 대출 금리 하한선 정책을 완전히 철폐하고 지역별 자율 금리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는 시중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 없이도 주택 대출 금리를 더 낮출 수 있게 유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그럼에도 인민은행이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 없다. 디플레이션 우려는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0.3% 상승했지만 1∼5월 CPI는 0.1% 오르는 데 그쳤다. 중국의 5월 소매 판매는 시장예상치보다 높은 3.7%를 기록했지만, 산업생산은 예상치보다 낮은 5.6% 증가에 그치는 등 중국 경제는 소비와 제조업, 투자 등에서 엇갈린 통계가 혼재하고 있다. 인민은행이 주관하는 매체인 금융시보는 최근 논평을 통해 “중국이 여전히 금리를 낮출 여력이 있다"면서도 통화정책 조정 능력은 대내외적인 제약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앞서 관영 신화통신 계열 매체 중국증권보도 지난달 초 기사를 통해 경제 활성화와 유동성 확대를 위해 중국 당국이 올해 2분기 안에 지준율을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로이터통신도 최근 발표된 중국 통계를 근거로 “중국 경제가 고르지 못한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경기 회복을 위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며 추가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올 하반기 LPR이 10~20bp(1bp=0.01%포인트)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에릭 주 이코노미스트는 MLF 금리가 올해 20bp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이 지난달부터 경기 회복을 위한 1조위안(약 188조원) 규모 '초장기 특별국채' 발행을 시작한 만큼, 시중 은행이 국채를 매입할 수 있도록 향후 수개월 안에 금리나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인하할 것이라는 분석도 여전하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고시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7.1192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같은 배경엔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화 가착 올해 최고 수준으로 오른 데 따른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북러 “전쟁상태 처하면 지체없이 군사원조”…조약 전문공개

북한과 러시아는 어느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으면 지체 없이 군사적 원조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자동 군사개입'으로 해석될 수 있는 조항이어서 양국 간 동맹관계가 28년 만에 복원된 것으로 보인다. 20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 평양에서 서명한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 전문을 보도했다. 조약 제4조에는 “쌍방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과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조항은 1961년 북한과 소련이 체결한 '조·소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조·소 동맹조약)' 제1조와 거의 동일하다. 조소 동맹조약 제1조에는 “체약일방이 어떠한 국가 또는 국가련합으로부터 무력침공을 당함으로써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에 체약 상대방은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온갖 수단으로써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명시됐었다. 북러가 이번에 새로 체결한 조약의 제4조에 등장하는 '유엔 헌장 51조'는 유엔 회원국에 무력 공격이 있을 경우 개별적·집단적 자위권을 가질 수 있다는 조항으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를 근거로 이 조항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북러는 아울러 한 나라에 “무력침략행위가 감행될 수 있는 직접적인 위협"이 조성되면, 위협 제거를 위한 협조 조치를 합의할 목적으로 협상 통로를 “지체없이" 가동하기로 하고, 이를 제3조에 담았다. 제8조에는 “전쟁을 방지하고 지역적 및 국제적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방위능력을 강화할 목적 밑에 공동조치들을 취하기 위한 제도들을 마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북러는 이 밖에도 최고위급회담 등 대화와 협상으로 양자 문제는 물론 국제문제에 관한 의견을 교환해 “국제무대에서 공동보조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전 지구적인 전략적 안정과 공정하고 평등한 새로운 국제질서 수립을 지향하며 호상 긴밀한 의사소통을 유지하고 전략 전술적 협동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조약의 효력은 무기한이며, 효력 중지를 원할 경우 상대측에 서면으로 통지하면 통지 1년 뒤 효력이 중지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U ‘전기차 관세 폭탄’에 보복 앞둔 中...어떤 카드로 맞대응 나설까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결정한 유럽연합(EU)에 반발하는 중국이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유럽산 식품, 주류, 중대형 자동차 등에 대해 추가 관세 움직임을 보여왔다. 중국의 보복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유럽 국가들이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은 전기차 추가 관세를 결정한 EU에 대응하기 위해 일련의 조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지난 12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 잠정 결론을 토대로 17.4∼38.1%포인트의 잠정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려는 계획을 중국 당국과 대상 업체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EU은 이미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당시 발표된 상계관세율은 기존 관세에 추가로 적용된다. 다음 달부터 임시 조처 성격으로 상계관세가 부과될 예정으로, 올해 하반기 EU 27개 회원국이 승인하면 향후 5년간 시행이 확정된다. 보복 관세 대상으로는 중국이 수입하는 유럽산 와인, 브랜디 등 주류부터 차량, 식품은 물론 항공기도 거론된다. 특히 이들 품목은 다른 국가에서 쉽게 수입하거나 필수 제품이 아닌 만큼 중국 소비자 피해는 적지만 생산국들의 타격은 클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가장 유력한 제품은 프랑스산 브랜디다. 중국이 올해 연초부터 착수한 EU산 브랜디에 대한 반덤핑 조사 결과가 8월 말 전후로 발표될 전망인데 과거 호주산 와인처럼 아무때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이런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프랑스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따르면 지난해 EU의 대중국 브랜디 수출액은 약 17억5200만달러에 달했는데 이중 프랑스가 17억3900만달러로 99% 차지했다. 돼지고기도 또 다른 유력 제품으로 꼽힌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7일 원산지가 EU인 수입 돼지고기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작년 한 해 동안 스페인과 포르투갈, 아일랜드,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등으로부터 조사 대상 돼지고기와 부산물 총 33억달러어치를 수입했다. 이는 전 세계에서 수입한 분량의 절반 가량에 해당된다. EU산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중국 소비자들이 입게 될 타격은 작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돼지고기는 자국에서 생산되며 브라질이나 미국 등에서 수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EU산 유제품과 와인은 물론 중대형 수입차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있다. EU 주재 중국 상공회의소는 지난달 “유럽의 와인과 유제품이 십자포화에 휘말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소셜미디어 X에서는 성명을 통해 “내부자로부터 대형 수입차에 대한 중국의 관세 인상 움직임에 대해 통보받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 블룸버그에 따르면 19일 중국의 한 관영매체는 중국 자동차 업체 일부가 유럽산 중대형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정부에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덴마크, 네덜란드, 프랑스 등으로부터 유제품을 수입하지만 자국내 생산량이 증가하자 수입 규모가 감소추이를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이 수입하는 유제품 중 절반은 뉴질랜드산이기도 하다. 주요 와인 생산국인 프랑스를 비롯한 지중해 국가들의 타격도 예상된다. 중국은 올해 초 호주산 와인에 대한 관세 부과를 해제한 데 이어 글로벌 와인 시장은 공급이 과잉된 상태다. 아울러 중국이 중대형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독일과 슬로바키아에 타격이 가장 클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이와 함게 프랑스 에어버스가 제조하는 항공기도 관세 대상이 될 수 있지만 현실화되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에어버스 항공기에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 제조업체 보잉에 대한 중국의 의존도가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대형 항공사들은 에어버스 A330neo 여객기 100대 이상을 구매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어 중국 정부는 이를 당근책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엔비디아 주가 전망, 더 오를까 거품일까?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미국 주식시장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오른 가운데, 성장세 '실체'를 두고 갑론을박도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닷컴 붐이 한창이던 2000년 3월 당시 인터넷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도 당시 1위였던 MS를 제치고 시총 1위 기업이 된 바 있다. 시스코는 인터넷 열풍이 불 때 단기간에 네트워크 장비 시장을 장악하면서 주목받았다. 반면 설립 30년이 넘은 엔비디아는 AI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기업가치가 뛰었다. 엔비디아가 설계한 반도체는 최소한의 작동을 통해 설득력 있는 텍스트와 이미지, 오디오를 생성할 수 있어 AI 열풍의 핵심 도구가 됐다. 이와 관련, 닷컴 기업 붐 당시 시스코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존 챔버스는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두 사례 차이점을 설명했다. 지금은 벤처 투자자로 변신한 챔버스는 “변화의 속도와 시장의 크기가 다르며, 가장 가치 있는 기업에 도달한 단계도 다르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1년 전 시총 5위 기업이었고 2년 전에는 10위였다. 5년 전만 해도 20위권 내에 들지 못했다. 그러나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종목 가운데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지난 12개월 동안 가치가 3배 이상 올랐다. 시가총액 2조 달러에 도달한 지 4개월도 안 돼 3조 달러도 넘어섰다. 시총 1위 기업 타이틀을 MS나 애플 이외 기업이 거머쥔 것은 2019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시장조사업체 CFRA의 안젤로 지노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 산업을 AI가 주도하면서 엔비디아는 향후 10년 동안 우리 문명에 가장 중요한 회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엔비디아가 개척한 반도체는 금세기 가장 중요한 발명품이 될 것“이라고도 평했다. 다만 엔비디아에 거듭되는 투자에는 우려도 뒤따른다. 세쿼이아 캐피털의 지난 3월 추정에 따르면, AI 호황이 시작된 이후 엔비디아 반도체에 약 500억 달러가 투자됐다. 그러나 회사 매출은 30억 달러에 그쳤다. 소냐 황 세쿼이아 캐피털 파트너는 "이런 불균형이 우리가 해결해야 할 현실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닐 시어링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AI에 대한 열정은 거품의 모든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향후 1년 반 정도 미국 주식을 상승시키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거품은 결국 꺼질 것이며, 이후 미국 증시는 상당히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김정은·푸틴,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서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스푸트니크 인테르팍스 통신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북한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약 두 시간에 걸친 일대일 회담을 마치고 이 협정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확대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오늘, 장기적으로 양국 관계의 기초가 될 새로운 기본 문서가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영국 5월 CPI 2.0%로 주춤…연내 금리인하 청신호

영국 물가상승률이 약 3년 만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영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대비 2.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8월 이후 약 3년 만 최저 수준으로 시장 전망치(2.0%)와 부합했다. 이는 전달(2.3%)보다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5월 근원 CPI는 전년 동월대비 3.5% 상승해 전달(3.9%)보다 떨어졌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가 예의주시하는 서비스 인플레이션의 경우 5.7% 오른 것으로 나타나 전월(5.9%)보다 하락했다. 이처럼 영국 물가 상승률이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오는 20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낮다. 다음 달 총선을 앞두고 금리를 내리기는 부담스러운 데다가 근원 CPI 상승률이 여전히 3%를 웃도는 등 물가 상승 압박도 아직 강해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영국 기준금리는 5.25%로 16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영국 물가상승률이 약 3년만에 2%를 기록함에 따라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금리가 두 차례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첫 인하 시기를 8월로 점치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지난주 진행한 조사에서도 이코노미스트들은 기준금리가 8월에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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