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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크립토 윈터’ vs ‘10만달러’…약세장 못 벗어나는 비트코인 시세, 전망은?

한때 7만2000달러에 육박했던 비트코인 시세가 한달 새 20% 넘게 폭락하자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약세장에 진입한 만큼 새로운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하락장)가 온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비트코인이 10만달러를 찍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9일 한국시간 오전 11시 현재 5만6551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7일 장중 최고 7만1997달러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가 경신을 넘보는 듯 했으나 그 이후 가격이 무섭게 빠지더니 결국 약세장에 진입한 상황이다. 통상 가격이 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약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주간 기준으로 비트코인이 이번 주에도 떨어질 경우, 2022년 약세장 이후 최장인 5주 연속 하락을 기록하게 된다. 비트코인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될 것이란 관측에 지난달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싱가포르 암호화폐 플랫폼 OSL SG Pte의 스테판 본 해니쉬 트레이딩 총괄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하를 시작할 때까지 비트코인이 점진적으로 추가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엔 일본의 암호화폐 거래소 마운트 곡스(Mt. Gox)가 80억 달러어치의 비트코인 물량을 반환하기 시작함에 따라 물량 압박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한때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였던 일본 도쿄 소재 마운트 곡스는 2011년 해킹당한 후 2014년 파산했으며, 시차를 두고 고객들에게 비트코인을 반환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에 매각 물량이 대거 쏟아질 가능성이 다시 부각됐다. 또 독일 정부가 압수한 비트코인을 처분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 유입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잇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이 10만달러를 향해 오를 것이란 전망에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측면에서 비트코인이 200일 이동평균선이 관건이라고 주장한다. 글로벌 외환 거래업체 FX프로의 알렉스 쿱시케비치 수석 전략가는 비트코인이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진 것을 지적하면서 “지지선을 지켜내지 못할 경우 더 큰 규모의 조정이 발생할 것"이라며 “향후 5만달러 초반까지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IG 오스트레일리아의 토니 시카모어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지속적으로 웃돌 경우 최근 기록됐던 최저점인 5만3600달러가 '항복 물량'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에버그린 그로우스의 헤이든 휴즈 암호화폐 투자 총괄은 마운트 곡스로 대규모 매도물량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비트코인이 6만달러선 밑에 오래 머물수록 시세가 추가로 조정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스탠다드차타드의 제프리 캔드릭 디지털자산 리서치 책임은 최근 “비트코인이 8월에 신고가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며 “미 대통령 선거일까지는 10만달러를 찍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망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전제로 뒀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 사퇴할 경우 비트코인은 5만~5만5000달러 사이로 폭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옵션시장에서도 비트코인 하락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암호화폐 옵션·선물거래소 데리빗(Deribit)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강세 베팅에서 가장 많이 밀집된 가격 전망치는 10만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몇 달 내 이뤄질 연준의 통화완화 기조와 친(親) 암호화폐 성향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가능성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선 단단히 넘은 러우 전쟁...어린이병원까지 폭격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어린이병원까지 폭격하면서 전쟁에 따른 '비정함'이 가중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서 러시아군이 미사일 40여발을 쏴 여러 도시 아파트와 인프라 등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번 공습은 오늘 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막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폭격당한 도시는 키이우·드니프로·크리비리흐·슬로비안스크·크라마토르스크 등이다. AP통신은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날 공습으로 최소 31명이 숨지고 154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이우에 있는 오크흐마트디트 어린이병원도 폭격당해 사람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매몰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곳의 정확한 인명피해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어린이병원 2층 건물이 일부 무너져 실종자를 수색 중이며 부상당한 16명 가운데 7명이 어린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또 다른 병원에도 미사일이 떨어져 4명이 사망하는 등 키이우에서만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61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전력업체 DTEK는 키이우의 변전소 3곳이 파괴되거나 손상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겨냥한 미사일 공격은 올해 3월말 이후 3개월여 만이다. 크리비리흐에서는 철강업체 메틴베스트 사무용 건물이 폭격을 맞아 11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 남동부 크리비리흐는 주요 철강 생산 지역이자 젤렌스키 대통령 고향이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번 공습에 순항 미사일과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이 동원됐고 38발 가운데 30발을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킨잘은 음속의 5배 이상인 극초음속으로 비행해 요격이 어려운 미사일로 꼽힌다. 러시아는 킨잘 비행속도가 음속 10배인 시속 1만 2240km를 넘는다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어린이병원 공습 현장에서 러시아 공대지 순항미사일 Kh-101 잔해를 발견했다며 전쟁범죄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미사일이 어디로 날아가는지 모른다고 주장해선 안 되며 모든 범죄를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러시아는 에너지 시설 파괴 시도에 대응해 우크라이나 군사시설과 공군기지를 공습했다며 폭격사실을 긍정했다. 그러나 어린이병원 등 민간시설을 겨냥했다는 우크라이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미국주식] 다우지수는 못 달리지만...엔비디아·브로드컴·AMD·퀄컴·인텔·모픽홀딩 등 주가↑

8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가 보합권에서 혼조 마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1.08p(0.08%) 내린 3만 9344.7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는 5.66p(0.10%) 오른 5572.85, 나스닥지수는 50.98p(0.28%) 뛴 1만 8403.74에 마쳤다. 이날 S&P500지수는 개장 직후 5583.11, 나스닥지수는 1만 8416.94에 역대 최고치 경신했다. 반면 다우지수는 지난 5월 20일 4만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쓴 뒤 두 달 가까이 횡보하고 있다. 다만 시장은 이날 주요 지표 부재 속에 이번 주 예정된 이벤트를 앞두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선제적으로 움직이기보단 이벤트를 소화한 뒤 움직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번 주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의회 증언과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및 생산자물가지수(PPI) 결과에 영향 받을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 증언은 오는 9일, CPI는 11일, PPI는 12일로 예정돼 있다. 최근 미국 경기지표가 물가와 경기가 식어가고 있다는 점을 가리키는 만큼 파월 의장도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짙다. 6월 물가 지표는 연준 첫 금리인하 시점을 결정짓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현재 9월 금리 인하론이 지배적인 테마인 가운데, 6월 물가 지표가 둔화 흐름을 보이면 9월 인하를 기정사실로 하려는 분위기도 있다. 일각에서는 6월 물가 지표 결과에 따라 9월 인하를 넘어 7월 인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르네상스매크로의 닐 두타 전략가는 “7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장은 저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전략가도 “6월 물가 지표도 완만하게 나온다면 연준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 실적도 주목한 요소다. 이번 주부터 주요 기업 2분기 실적이 본격적으로 발표된다. 시티그룹·JP모건체이스·웰스파고 등 대형 은행과 펩시코·델타항공 등이 출발선을 끊는다. 이날 시장에선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엔비디아(1.88%), 브로드컴(2.50%), AMD(3.95%), 퀄컴(1.04%)이 올랐고 인텔은 6.15%나 뛰었다. 반도체 서버 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 주가도 6.23% 상승했다. 다만 메타플랫폼스는 1.9% 내렸다. 나이키는 실적 기대감이 꺾이면서 이날도 3% 넘게 하락했고 치폴레도 5% 넘게 밀렸다. 염증성 장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모픽홀딩 주가는 대형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약 32억 달러 현금으로 인수할 계획이 알려지며 전장 대비 75% 이상 급등했다. 특수 유리 제품을 개발·생산하는 코닝은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2분기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해 주가가 12% 가까이 뛰었다. 전기차 업체 루시드는 2분기 차량 인도량이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8% 가까이 상승했다. 투자은행 오펜하이머는 올해 연말 S&P500지수 전망치를 5900으로 상향했다. 이는 월가 주요 투자기관 중 두 번째로 높은 연말 전망치다. 앞서 월가 주요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가 S&P500지수 연말 전망치를 6000으로 제시한 바 있다. UBS의 빈센트 히니 전략가는 “경제 상황과 기업 펀더멘털 등이 주식 시장을 변함없이 지탱하고 있다"고 평했다. 지난 6월 미국 고용추세지수(ETI)는 전월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콘퍼런스보드는 미국 6월 ETI가 110.27을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5월 수치는 기존 111.44에서 111.04로 하향 조정됐다. 미국 가계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2개월 연속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지난 6월 소비자 설문에서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전달 3.2%에서 3.0%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업종별로 보면 이날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업종이 1% 넘게 하락했고 다른 업종들은 모두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이날 마감 무렵 연준 9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대비 소폭 내린 75.7%로 반영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11p(0.88%) 밀린 12.37을 가리켰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지구온난화에 세계 6월 기온 역대 최고…13개월 연속 최고 행진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지난달 세계 평균 기온이 역대 6월 중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7일(현지시간)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C3S)는 올해 6월 지구 평균 기온이 섭씨 16.66도로 같은 달 대비 관측 이래 최고로 기록됐다. 이 같은 수치는 이전 30년간이 평균보다 0.67도 높다. 지난달 기온은 작년 6월보다는 0.14도 더 높았고, 1940년 이래로는 작년 7월과 8월에 이어 세 번째로 더운 달로 나타났다. C3S는 지난달 말까지 12개월 동안 세계 평균 기온은 관측 이래 최고였으며 산업화 전인 1805∼1900년보다 1.64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구 기온은 작년 6월 이후 13개월 연속으로 역대 최고로 뚜렷한 추세를 드러냈다. 지구 표면뿐만 아니라 지난달의 해수면 온도도 15개월 연속 최고로 나타났다. C3S의 기후학자 니콜라스 줄리앙은 기온 상승의 원인으로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를 꼽았다. 줄리앙은 지난 1년간 온난화를 가속하는 요인으로 지목돼온 엘니뇨 현상이 소멸하고 라니냐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면서도 “해수면 온도가 지금처럼 높게 유지된다면 라니냐가 발생하더라고 2024년이 작년보다 더 더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신들은 지구온난화 추세와 맞물린 기상이변을 주목했다. 올해 상반기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멕시코 등에는 불볕더위가 찾아왔고 케냐와 중국, 브라질, 러시아, 프랑스 등에서는 끊임없는 비로 홍수가 발생했다. 그리스와 캐나다는 산불로 뒤덮이기도 했다. 기후학자들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에 대기와 해류의 순환이 영향을 받아 세계 각지에 닥치는 극단적 기상의 강도와 빈도가 높아진다고 일반적으로 추정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우익 성향’ 고이케 도쿄지사 3연임 성공했지만…기성 정당 불신 커졌다

7일 치러진 일본 수도 도쿄 도지사 선거에서 자민당 출신 우익 성향인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71) 현 지사가 3선 연임에 성공했다. NHK에 따르면 8일 오전 5시께 개표가 완료된 상황에서 고이케 후보는 291만8000여표를 얻어 3선 당선을 확정했다. 전체 투표수 대비 약 43%에 달하는 득표율이다. 3선에 성공한 고이케 지사는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여권의 지지를 받았다.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은 독자 후보를 내지 않고 고이케 지사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고이케 지사는 자신의 압승을 예측한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기자들을 만나 “3기째 도정의 리더를 맡게 돼 중책을 통감한다"면서 “도쿄도의 개혁을 업그레이드해 도민의 생명과 생활을 지키겠다"며 사실상 당선 인사를 했다. 고이케 지사의 대항마로 주목을 받은 렌호 후보는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데에도 실패해 득표율이 약 19%로 3위에 그쳤다. 득표율 2위는 기존 정당의 지원을 받지 않고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얻어 선거 운동을 펼친 이시마루 후보가 차지했다. 금융사에서 일하다가 4년 전 아키타카타 시장 선거에서 당선된 짧은 정치 경력의 이시마루 후보는 젊은 층에 호소해 약 24%의 득표율을 올렸다. 그의 득표율 2위 달성은 기성 정당에 대한 높은 불신감을 반영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지 언론은 이번 선거가 여야 대결 구도에 고이케 도정 8년 성과에 대한 평가가 될 것으로 분석해왔다. 실제로 야당 지원을 받은 렌호 후보는 거리 유세 등을 통해 자민당과 자민당의 지원을 받는 고이케 지사를 비판하며 도의 사업을 재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도쿄 도민의 60% 이상이 고이케 지사의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벽을 넘진 못했다. 고이케 지사 지지를 선언한 자민당은 비자금 문제에 대한 반발을 우려해 지원 유세 등을 통해 드러내놓고 돕는 방식 대신 조용한 지지 활동을 벌였다. TV 메인 앵커로 지명도를 높인 고이케 지사는 정계에 진출해 참의원과 중의원(하원) 의원, 방위상, 환경상, 오키나와·북방영토 담당상 등을 지냈다. 2016년 도쿄도 지사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여성 최초로 도쿄지사가 됐으며 2020년 재선됐다. 이번에 3선에 성공함에 따라 앞으로 4년 더 도쿄도를 이끌게 된다. 고이케 지사는 이번 선거 기간 기자회견에서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을 추모하는 행사에 기존 입장을 유지해 앞으로도 추도문을 송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한국인과 조선인에 대해 배타적인 태도를 보였다. 과거 그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등 우익 사관을 추종하는 성향을 보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2분기 실적시즌 개막…S&P500 지수 더 오르나

올해 2분기 미국 기업 실적발표 시즌이 본격적으로 개막한 가운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이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자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장정보업체 팩트셋의 조사 결과, S&P500 기업들의 2분기 이익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8.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이들 기업의 이익이 4분기 연속 증가하는 것인 데다 2022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전체적으로도 S&P500 기업의 실적이 11%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부터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 델타항공, 펩시코 등 주요 기업의 분기 실적을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실적발표 기간이 빅테크(거대기술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을 시험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WSJ은 내다봤다.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17%나 상승했다. 인공지능(AI) 열풍이 'AI 대장주'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를 극적으로 끌어올려서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두 배 이상 상승하면서 시가총액이 3조 달러(약 4천136조 원)를 넘어섰으며 메타플랫폼(53%), 아마존(32%), 마이크로소프트(24%), 애플(13%) 등 다른 대형주들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테슬라 역시 최근 급등세를 보이면서 올해 하락분을 모두 털어냈다. S&P500 지수 내 대형주들의 이러한 상승은 앞으로 몇 주 내 자신들의 높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을 정당화할 수 있는 수익과 가이던스(전망)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에 많은 것이 달려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WSJ은 지적했다. 대형주들의 지수내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이들이 좋은 실적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증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주식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소 6회 금리인하를 할 것이라는 기대에 힘입어 상승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인하 가능성이 2회로 줄어든 상태여서 투자자들은 기업실적이 부진하면 시장의 모멘텀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우선 이번 실적 시즌에 이익 성장세가 확대될지 주목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애널리스트들은 업종별로는 알파벳과 메타 등이 속한 통신서비스업종의 이익이 18% 상승해 증가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어 헬스케어가 17%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이와 함께 앞서 저소득 및 중산층의 소비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던 기업 경영진들이 소비자 지출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할지에도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 최대 약국 체인인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 주가는 지난달 27일 실망스러운 실적을 공개하고 연간 가이던스를 낮춘 후 22% 급락했고 나이키도 매출 감소를 공개한 다음 날 20%나 하락했다. 반리온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빅토리아 빌스 최고투자전략가는 “기업들이 실적 전망치를 충족하지 못하면 주가는 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극우 돌풍 막았지만…‘헝 의회’에 프랑스 정국·경제 안갯속

7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총선 결선 투표에서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예상을 뒤엎고 극우 정당을 누르는 등 대이변이 일어났다. 프랑스에서 극우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으나 극우 정당에 의회 권력을 내줄수는 없다는 유권자의 표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투표에서 과반 정당이 없는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예고되면서 프랑스 경제 전망은 물론 정부 운영에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8일 프랑스 내무부 발표에 따르면 결선투표에서 좌파연합 NFP가 전체 하원 의석 577석 중 182석을 확보해 1당에 올랐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범여권은 168석, 1차 투표에서 1위를 한 극우 국민연합(RN)과 연대 세력은 143억에 그쳐 3위에 머물렀다. 어느 진영도 과반인 289석에 미치지 못한 '헝 의회'가 다시 출연하게 된 셈이다. 헝 의회란 의원내각제 정부 체제에서 의회 내 과반을 차지한 정당이 없어 불안하게 매달려 있는 상태(Hung)의 의회를 뜻한다. 결국, 의회의 교착상태가 예상되는 헝 의회의 출현으로 인해 정부 구성도 안갯속으로 빠지는 등 정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게 됐다. 우선 총리 인선 절차가 안갯속으로 빠질 전망이다. 현재 프랑스 총리인 가브리엘 이탈은 범여권이 1당 지위를 확보하지 못하자 마크롱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 프랑스에서는 대통령이 총리를 임명한다. 정부 운영을 책임지는 총리는 함께 일할 장관들을 대통령에게 제청해 내각을 꾸린다. 문제는 하원에서 총리를 비롯한 내각 불신임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집권 여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통령이 마음대로 내 사람을 총리에 앉혔다간 곧바로 의회에서 거부당할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프랑스에서는 대통령이 통상 하원 다수당의 지지를 얻는 인물을 총리로 임명하는 관례가 있다. 현재 1당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NFP는 마크롱 대통령이 자신들에게 정부 구성권을 줘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당장 좌파 연합 내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NFP에 국가 운영을 요청할 의무가 있다"며 “좌파 연합은 집권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NFP 소속 사회당의 올리비에 포르 대표도 “NFP가 역사의 새로운 장을 책임져야 한다"며 “우리는 반대되는 세력과의 연합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NFP 중심의 정부 구성에 나설 뜻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극좌 정당 LFI에는 정부 운영을 맡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힌 터라 향후 총리 임명 과정에서 NFP 측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마크롱 대통령이 실제 야권의 반발을 무릅쓰고 원내 2당이 된 범여권 내에서 총리를 임명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 없다. 우파 공화당과 세를 규합하면 아예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프랑스에서 헝 의회의 출현은 경제 불확실성도 키울 전망이다. 씨티은행 애널리스트들은 결선투표를 앞두고 헝 의회와 같은 의회의 교착 상태와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프랑스 증시는 5-20% 사이 하락도 가능하다는 보고서를 냈다.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의 거시경제 연구 책임자인 아니카 굽타는 로이터에 “아무도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지 못해 실제로 어떤 정책을 통과시키고 진보적 개혁을 이루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시장은 극우 집권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피한 사실에는 안도하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음바페까지 나서 간신히...마크롱, 본전은 건졌다

우파 돌풍으로 대위기에 처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극좌와의 단일화와 각계각층 지원에 힘입어 최악 시나리오만은 피했다. 비록 국회 제1당은 극좌에게 넘겨줬지만, 강력한 대권 경쟁세력인 우파 돌풍에 차단막을 분명히 세우면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총선 결선 투표 결과는 “2027년 대선 극우 집권만은 막아달라"는 마크롱 대통령 바람대로 끝났다. BFM TV는 여론조사기관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전체 하원 의석 577석 중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178∼205석, 범여권은 157∼174석, RN(국민연합)은 113∼148석을 얻을 걸로 예측됐다. 여론조사기관 IFOP가 예측한 최종 결과도 NFP가 180∼205석으로 1당, 범여권이 164∼174석, RN이 120∼130석이었다. 이에 2차 투표 직전 전국적 단일화를 추진했던 NFP와 범여권 모두 목적했던 소기의 성취를 거두게 됐다. NFP는 국회 제1당으로 올라서 공동 정부 구성에 착수할 토양을 다졌고, 여권은 '우파 천하'에서 극좌에게까지 밀릴 위기에서 탈출했다. 애초 이번 조기총선은 지난 유럽의회 선거를 통해 형성된 “민심은 극우의 편" 프레임을 깨기 위해 마크롱 대통령이 던진 승부수다. 당시 선거에서는 마크롱 대통령 집권 여당이 14.6% 득표에 그치고 극우 RN이 압도적 1위를 거뒀다. 이번 총선 1차 투표에서도 RN과 그 연대 세력은 33.2%를 득표해 1위에 올랐고, NFP는 28%로 뒤를 이었다. 범여권은 유럽의회 선거 때보다는 높은 20%를 기록했지만, 1위 후보만 당선되는 선거에서 3위라는 대위기를 맞았다. 일간 르피가로는 1차 투표 최종 득표율을 기준으로 RN 측이 전체 의석수 577석 중 240∼270석, NFP는 180∼200석, 범여권은 60∼90석을 차지할 걸로 전망했다. 기존 예측치와의 차이는 1당을 노렸던 RN 의석수가 상당히 빠지면서 발생했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RN이 잃은 의석수는 고스란히 범여권에 얹어졌다. NFP는 2차 투표에서 기존 예측치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의석을 차지할 예정이다. 이런 결과는 NFP와 범여권이 추진한 대규모 단일화에 각계 지원이 얹어진 결과로 보인다. 축구 국가대표 주장인 킬리안 음바페, 유명 팝가수 아야 나카무라, 배우 마리옹 코티야르를 비롯해 프랑스 역사학자 1000명 등은 언론 호소문을 올리며 RN 반대투표를 촉구했었다. 특히 음바페는 한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맨 왼쪽에 앉은 기자가 질문하자 웃으며 “반대편에 있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극우 비판'을 풍자해 눈길을 끌었다. 이런 결과 덕분에 마크롱 대통령은 선거 패배로 사퇴의사를 발표한 가브리엘 아탈 총리 후임 인선에서 운신의 폭이 다소 넓어졌다. 비록 1당은 NFP일 공산이 크지만, 60석 가까이 전망되는 '중도 우파' 공화당과 연합해 사실상 1당을 구성해 명분을 다시 세울 수도 있다. 물론 이 경우 의회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연합이라 불안정한 측면도 있다. 다만 NFP와 RN이 양극단에 있는 만큼, 두 야당 간 연대도 끈끈하기 어렵다. 의석수 측면에서만 접근해 안정적으로 NFP와 연합하려고 해도 물밑 협상에서 '할 말'이 더 많아진 셈이다. 그러나 범여권이 대통령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의회 권력을 잃게 된 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당장 좌파에서 총리를 임명해야 할 경우 프랑스에선 역대 4번째 동거 정부가 탄생하게 된다. 동거 정부에선 정당이 서로 다른 대통령과 총리가 서로 견제하는 만큼 대통령 운신 폭이 좁아지고 각종 정책 추진이 더딜 수 있다. 마크롱 대통령 개혁 정책 상당수는 철회되거나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대표적인 게 연금 개혁이다. 좌파 연합은 마크롱 대통령 정년 연장을 폐기하고 정년을 오히려 60세로 낮추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좌파 제동으로 마크롱 대통령 남은 임기가 3년이지만 권력 누수 현상인 레임덕이 일찌감치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프랑스 헌법상 대통령은 한 차례밖에 연임하지 못해 마크롱 대통령은 차기 대권 주자도 될 수 없다. 그를 중심으로 여권이 결집할 요인이 없는 셈이다. RN 마린 르펜 의원도 “마크롱 대통령 대통령과 극좌의 부자연스러운 동맹이 아니었다면 RN이 절대 과반이었을 것"이라며 “우리는 의원 수를 두 배로 올렸으니 실망할 것 없다"고 권토중래를 다짐했다. 그는 특히 범여권과 극좌 정당 간 분열도 예견했다. 르펜 의원은 “(마크롱의) 상황은 유지될 수 없는 것"이라며 “멜랑숑이 총리가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NFP 내 최대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이란 대통령에 ‘개혁파’ 페제시키안 당선…서방과 긴장완화 물꼬 트나

이란 제14대 대통령 선거에서 온건 개혁파 마수드 페제시키안(70) 후보가 최종 승리하자 이란과 서방 간 긴장감이 완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CNN 방송,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5일(현지시간) 치러진 이란 대선 결선 투표에서 승리한 페제시키안 후보에 대해 이란 적들과의 대화, 특히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대화를 선호해왔으며 이를 국내 문제 해결의 수단으로 보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페제시키안이 이란과 서방 국가들의 대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대선 캠페인 중 그는 실제로 이란 경제를 무너뜨린 서방의 제재를 해제하기 위해 미국과 대화할 것을 제안했고, 제한적인 사회, 경제 개혁도 주창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페제시키안이 국내적으로 선거 운동 기간 강조한 일부 사회 변화를 도입할 수도 있지만 이것이 실제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중동 전문가 사남 바킬은 페제시키안의 당선이 즉각적인 정책 변화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바킬은 “그러나 페제시키안이 아마도 덜 억압적인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시스템을 통해 그리고 그 안에서 일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바킬은 페제시키안이 그런 변화를 보장하지 않았다며 이는 이란에서 대통령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회적 자유에 대한 변화의 여지가 조금 있을 수는 있다고 관측했다. 이슬람 신정일치 체제의 이란에선 최고지도자가 절대 권력을 갖고 있다. 국방, 안보, 외교 등 국가 주요 정책은 최고지도자의 뜻을 따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이란 대리세력의 개입 등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직을 맡게 된 페제시키안이 최고지도자의 뜻을 거스르며 이란 외교정책, 특히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노선을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WP도 페제시키안이 변화를 거론하며 권력을 잡기는 했지만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정점으로 하는 이슬람 신정체제에는 결코 도전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제시키안이 서방과의 대립 관계를 완화할 수 있음을 예고할 수 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정부도 이란 대선에서 이란 핵 합의(JCPOA) 복원과 히잡 단속 완화를 대표 공약으로 내간 온건 개혁파 마수드 페제시키안 후보가 당선된 것에 대해 평가 절하했다. 국무부는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이란 대선 후보들이 말한 대로 이란 정책은 최고 지도자가 결정한다"면서 “우리는 이번 선거로 이란이 근본적으로 방향을 바꾸거나 자국민의 인권을 더 존중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의 대선에 상당수의 국민은 아예 참여하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면서 “이번 대선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도 지난 1일 브리핑에서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이란이 변화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국무부는 다만 미국의 이익을 진전시킬 때 이란과 외교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재건하겠다” 英 스타머 정부 첫발…안팎 과제 산적

영국 총선에서 14년 만의 정권 교체에 성공한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총리가 신임 총리로 공식 취임한 이후 숨 가쁜 일정을 시작했다. 보수 집권당 심판론에 기댄 압도적 여론의 지지를 발판으로 국정의 키를 쥐게됐지만, 그만큼 변화를 바라는 민심의 요구에 부응하며 집권 능력을 입증해야 할 시험대에 올랐다. 여기에 대외적 환경도 녹록지 않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지난 5일(현지시간) 오전 보수당 리시 수낵 전 총리가 찰스 3세 국왕을 만나 사의를 표명한 직후에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로부터 정부 구성 요청을 받으면서 총리로 공식 취임했다. 이어 다우닝가 10번지에서 취임 연설을 통해 “우리는 영국을 재건할 것"이라며 “변화의 작업은 즉각 시작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는 변화와 국가적 탈바꿈, 정치의 공공서비스로 복귀를 결연히 결정했다"며 “여러분이 자녀를 위해 더 나은 영국의 미래를 다시 믿을 때까지 정부는 매일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성장 둔화와 고물가, 공공서비스 위기 등 집권 보수당의 오랜 실정과 당내 분열에 실망한 민심을 반영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과 국가 재건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 정부에 해결을 요구하는 여론이 비등한 부분은 모두 경제 성장 둔화와 재정 압박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은 사안들이다. 스타머 총리는 취임 연설에서 선거 기간 공약한 부의 창출과 공공의료 국민보건서비스(NHS) 회복, 더 안전한 국경, 청정에너지 강화, 인프라 확충 등을 다시 열거하면서 영국을 재건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연설 직후에는 앤절라 레이너 부총리 겸 균형발전·주택 장관,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 이베트 쿠퍼 내무장관, 웨스 스트리팅 보건장관 등 제1야당 시절 노동당에서 구성한 예비내각 인사를 대거 그대로 기용해 안정적이고 즉각적인 업무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새 의회 공식 개원식과 국왕의 국정연설(킹스 스피치·King's Speech)은 오는 17일 진행된다. 국왕의 연설은 정부가 작성하는 것으로, 이번 연설로 스타머 정부의 주요 정책 청사진과 입법 계획이 처음 공개된다. 스타머 총리와 노동당은 그간 지지층 확대를 위해 중도화 전략을 써왔고 이번 총선에서 이 전략이 먹혔지만, 진보 정당으로서 선명성과 집권당이 됐다는 현실 사이에 딜레마에 빠지는 상황도 잦아질 수 있다. 노동당이 총선 기간 인권침해 논란과 유럽인권재판소 충돌을 빚은 르완다 난민 이송 정책 폐기를 선언하면서도 이민이 지나치게 많다는 여론을 수용해 국경안보본부를 신설, 국경을 통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것이 대표적이다. 국제적으로도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으로 국제 정세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에서 우파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시기에 중도우파 정부를 제치고 탄생한 중도좌파 정부라는 점에서 스타머 정부는 출발부터 부담을 안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선거 결과는 영국에도 중대하며 전 세계에 울림을 줄 것"이라며 “많은 국가에서 우익 포퓰리스트들이 약진한 시기에 국제적인 중도좌파 정당으로 영국 정치가 되돌아갔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스타머 총리는 먼저 '미국통' 데이비드 래미를 외무장관에, 토니 블레어·고든 브라운 내각에서부터 경력이 쌓인 존 힐리를 국방장관에 기용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가자지구 휴전 촉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후 스타머 총리는 곧장 정상외교 무대로 뛰어든다. 첫 무대는 9∼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다. 총선 정책공약집 대외정책 부분 맨 윗부분에 '나토 및 우리의 핵 억지력에 대한 흔들림 없는 헌신'이라는 공약을 내건 스타머는 이번 회의에서 나토 동맹국과 협력 강화 의지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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