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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피격] 쾌유 기원하는 각국 정상들…“폭력 용납 안돼” 규탄

공화당 대선후보로 나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중 총격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각국 정상들은 한목소리로 그의 안전을 기원했다. 13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민주주의에 도전하는 어떠한 형태의 폭력에도 굳건히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기시다 총리 본인도 작년 4월 20대가 던진 폭발물에 테러를 당한 바 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엑스를 통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떤 형태의 정치적 폭력도 용납할 수 없다. 피해자들에게도 진심으로 위로를 전한다"고 적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엑스를 통해 “친구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소식에 우려하고 있고 이번 사건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정치와 민주주의에 폭력이 있을 곳은 없다. 그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달 초 영국 총선에서 승리해 새롭게 취임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엑스를 통해 “충격적인 장면에 경악했다"고 밝히면서 “우리 사회들에는 어떠한 형태의 폭력도 용납되지 않는다. 이번 공격의 희생자 모두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엑스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총격은 역겨운 일"이라면서 “정치 폭력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행사장에 있던 이들, 그리고 모든 미국인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아내) 사라와 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명백한 공격 시도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우리는 그의 안전과 신속한 쾌유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도 엑스(X·옛 트위터)에 “이 어두운 시기 나의 생각과 기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한다"는 글을 올렸다. 네타냐후 총리나 오르반 총리는 과거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친(親)트럼프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상들이다. 좌파 성향인 멕시코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도 엑스에 올린 글에서 “폭력은 비합리적이고 비인간적"이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공격을 규탄했다. 남미 온두라스의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은 “폭력은 더 많은 폭력을 만들어낸다. 미국 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일에 유감이다"라면서 “나의 연대는 도널드 트럼프와 함께 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를 하던 중 총성이 울리자 긴급히 대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으로 오른쪽 귀 윗부분이 관통되는 부상을 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귀에 피를 흘리면서 긴급 대피했고, 병원에서 안전을 확인한 뒤 긴급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유세가 진행중이던 보안 구역 밖 건물의 지붕 위에서 총을 쏜 범인은 현장에서 사살됐다. 미국 사법당국은 이번 사건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미수로 규정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피격] 대선 승리 가능성 커졌다?…비트코인 6만달러선 코앞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유세 중 총격을 당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비트코인 시세가 상승세를 타면서 6만달러선 회복을 눈앞에 뒀다. 14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11시 57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43% 오른 5만9362달러를 보이고 있다. 한때 5만9800달러대까지 상승하며 6만 달러선 탈환도 눈앞에 뒀다. 비트코인이 6만 달러선에서 거래된 것은 지난 3일이 마지막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 사건으로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5만8000달러대에서 움직였던 비트코인 시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당했다는 소식에 순식간에 5만9000달러대로 뛰어올랐다. 다양한 이벤트에 대한 예측 베팅 사이트인 폴리마켓에 따르면 이날 사건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은 60%에서 70%까지 크게 높아졌다. 미국 정치 온라인 베팅 사이트 프리딕트잇(predictIt)에서도 이날 사건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가상화폐 산업에 우호적이라고 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의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스스로 '암호화폐 대통령'(crypto president)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업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투자자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업계에 대해 '과도한 규제'를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현 정부의 적대적인 암호화폐 정책을 뒤집을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피격] 전세계 거물급 정치인들 겨냥한 과거 사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유세 도중 피격돼 다치는 일이 벌어지면서, 거물급 정치인을 겨냥한 과거 총격 사건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에선 1980년대까지도 현직 대통령을 겨냥한 총격 암살이나 암살 시도가 드물지 않게 이어졌다. 1865년 제16대 대통령이었던 에이브러햄 링컨이 워싱턴DC의 한 극장에서 남부 출신의 배우 존 윌크스 부스의 총탄에 사망한 것을 시작으로 암살된 대통령만 네 명에 이른다. 1881년에는 20대 대통령 제임스 가필드가 정신질환자의 총에 맞아 숨졌고, 1901년에는 25대 대통령 윌리엄 매킨리가 무정부주의자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가장 최근 사례는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자동차 퍼레이드를 하던 중 리 하비 오즈월드에게 저격당해 사망한 것이다. 암살 시도 사건도 적지 않았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인 1981년 워싱턴 시내에서 정신질환을 지닌 남성이 쏜 총탄을 가슴에 맞았으나 응급 수술 끝에 목숨을 건졌다. 28대 대통령인 시어도어 루즈벨트, 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즈벨트 등도 연설 중 총격을 받은 경험이 있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난 뒤 38대 대통령이 된 제럴드 포드는 살인마이자 사이비 교주인 찰스 맨슨의 추종자 등에게 2년여간 두 차례나 암살 시도를 겪기도 했다. 최근 몇 년 새 지구촌을 뒤흔든 전·현직 정상들을 겨냥한 공격도 잇따랐다. 2022년 7월에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선거 유세 중 사제총기로 쏘아낸 총탄에 맞아 사망,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줬다. 이에 앞서 2021년 7월에는 아이티의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사저에서 침입자들의 총탄에 살해됐다.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지난 5월 수도 브라티슬라바 외곽 마을에서 지지자들을 만나던 중 가슴과 복부에 세발의 총탄을 맞아 중상을 입고 회복 중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작년 4월 15일 와카야마현 유세 현장에서 폭발물이 투척되는 테러를 당했으나 다행히 폭발 전 몸을 피해 다치지 않았다. 2022년 9월에는 아르헨티나에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을 겨냥해 괴한이 방아쇠를 당겼으나 불발됐고, 같은해 11월에는 임란 칸 파키스탄 전 총리가 유세 중 다리에 총상을 입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코펜하겐 광장에서 선거 운동 도중에 한 남성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가벼운 부상을 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국내에서는 총격은 아니지만 여야 당 대표나 대선 후보들이 전국 단위 선거 직전 괴한 피습에 노출되는 일이 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경우, 지난 1월 2일 부산 방문 도중 습격범이 20∼30cm 길이 흉기를 들고 목 부위를 공격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도심인 서울 강남구의 한 건물에서 “국회의원 배현진이 맞느냐'고 물으며 다가온 10대에게 돌덩이로 여러 차례 머리를 공격받아 피를 흘리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2022년에는 3·9 대선을 앞두고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당시 이재명 대선 후보를 위한 서울 신촌 지원 유세 중 유튜버가 내리친 둔기에 머리를 가격당한 일이 있었다. 2006년에는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신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장을 찾아 단상에 오르다가 50대 남성이 휘두른 문구용 커터칼에 11cm 길이의 오른쪽 뺨 자상을 입는 '커터칼 피습' 사건이 있었다. 불특정 다수와 공개적인 장소에서 자주 접촉할 수밖에 없는 대중 정치인은 직업 특성상 늘 피습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정치의 양극단화와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 세력과 대척점에 선 상대를 향한 혐오 정서가 갈수록 커지면서 이런 위험이 더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과 관련, “한국에서도 최근 몇 년간 진영 간 혐오가 깊어지며 정치적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치적 폭력과 혐오는 숙의와 대의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고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을 무너뜨려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길따라 멋따라] 소매치기 들끓고 여행사는 파리 기피…올림픽 개최, 득보다 실?

팬데믹 이후 프랑스 파리로 가족여행을 떠났다가 1박에 50만원에 육박하는 호텔비에 경악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있다. 유럽 여행 만족도 조사에서 프랑스가 최하위를 기록했다는 컨슈머인사이트의 최근 조사 발표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스위스를 '고비용 고만족'의 고품격 여행지로 꼽았지만, 프랑스는 '고비용 저만족'의 문제 여행지로 지적했다. 또 고질적 과잉 관광(오버투어리즘)으로 여행 인프라 부족의 몸살을 앓아 온 프랑스가 2주일 앞으로 다가온 파리올림픽을 어떻게 치를지 주목된다고 꼬집었다.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매년 9월 수행하는 '해외 여행지 만족도 조사'는 유럽을 다녀온 여행자 999명의 응답을 토대로 국가별 여행콘텐츠 매력도, 여행 인프라 쾌적도와 종합만족도를 바탕으로 산출한 결과다. 안 그래도 만족도 떨어지는 프랑스 관광이지만, 올해는 2024년 하계 올림픽까지 개최될 입장이어서 혼잡도가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행업계에서는 이러한 비용 대비 만족도가 떨어지는 프랑스를 피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하나투어의 프랑스 파리가 포함된 서유럽 패키지 예약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감소했다. 모두투어도 지난해 대비 40%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한다. 모두투어 한 간부는 “올림픽 때문에 해당 지역의 호텔과 차량 수배도 어렵고 가격도 너무 올라간다"면서 “북유럽이나 다른 지역의 모객으로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에 프랑스 파리 시민들까지 나서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외국인에게 파리에 오지 말라며 '보이콧'을 유도하는 영상을 퍼트리고 있다. 틱톡에 동영상을 올린 24세 현지 대학생은 “올림픽을 보러 파리에 올 계획이라면 오지말라"면서 이번 올림픽 기간 파리가 위험하고 '생지옥'을 방불케 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유럽 여행 동호회나 SNS에는 걸핏하면 파리에서 소매치기당했다는 경험담이 올라온다. 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많이 올라오는 특이한 움직임은 바로 주민들이나 여행자들이 소매치기로 가득 찬 파리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올린다는 것이다. 파리 시민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소매치기범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줄곧 따라다니며 '픽 포켓'이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외치며 관광객의 주의를 환기시킨다. 심지어는 소매치기 용의자와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까지 여과 없이 올라오고 있다. 한국인들까지 SNS를 통해 이 영상을 공유하며 프랑스 여행에 대한 나쁜 이미지가 확산하고 있다. 이 정도로 치닫자 여행업계는 올림픽 개최로 득보다 실이 많은 것 아닌가 하는 견해도 일어나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안 그래도 여행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온 프랑스가 올림픽을 치르면서 이미지가 더 나빠지고 있다"면서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서유럽에서 파리를 제외하고 패키지 상품을 만들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정치에 관심없다더니…머스크, 트럼프에 대선자금 기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게 선거운동 자금을 기부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트럼프 측 정치활동 단체 '아메리카' 팩(PAC·정치활동위원회)에게 자금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메리카 팩은 오는 15일 기부명단을 공개할 예정으로, 트럼프 선거 운동을 위해 지금까지 1580만달러를 사용했다. 특히 이 단체는 경합주에서 유권자와 직접 접촉하기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움직임은 2636억달러의 순자산을 보유해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1위를 차지한 기술 거물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정치적으로 독립적인 사람이라고 표현했던 그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엑스(X·옛 트위터)에서 우파적 견해를 지지하고 민주당을 공격하는 인물로 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조 바이든 대통령 측에 선거 운동을 위한 자금을 지원한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움직임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머스크가 의식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자동차 전환을 독려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 폐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등의 공약들을 내걸었는데 이들은 모두 테슬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블룸버그는 또 과거에 충돌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머스크가 최근에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그(트럼프)는 난데없이 날 부르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머스크의 이번 기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자금 모금에서 월스트리트와 기업 기부자의 도움으로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추월한 시점에 이뤄졌다. 고령 리스크를 심각하게 노출한 지난달 첫 대선 후보 TV 토론 이후 후보 사퇴론에 시달리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큰 악재인 셈이다. 최근 바이든 측 저명한 기부자들은 기부를 중단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대선후보 사퇴압박 거세지는데…바이든, 완주 의지 거듭 강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완주 요구를 거듭 강조하고 있음에도 민주당 안팎에서 후보 사퇴 압박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가 전날 기자회견 이후 심야 회동을 갖고 그의 재선 도전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지난달 27일 첫 TV 토론 이후 당내에서 빗발치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직설적으로 당내 의견을 전달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거나 사퇴를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CNN이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당안팎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출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하원 히스패닉 코커스와 아시아·태평양계 코커스와 잇달아 화상 회동을 하고 의원들 설득에 나섰다. 토요일인 13일에도 2020년 대선 당시 핵심 지지 기반이었던 당내 진보 코커스 의원 등과 회동이 예정돼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히스패닉 코커스의 면담에서 마이크 레빈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이 바이든 대통령의 면전에서 공개적으로 후보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개별적인 사퇴 요구도 이어졌다. 전날 기자회견 직후 스콧 피터스(캘리포니아)·에릭 소렌센(일리노이) 하원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고, 이날도 초선인 브리태니 페터센 하원의원(콜로라도) 의원이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적극적인 민주당 지지자 배우 애슐리 저드도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요구에 가세했다. 민주당 핵심 고액 후원자들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지 않는다면 지원을 동결한다는 극약 처방까지 내놓았다.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민주당의 일부 핵심 후원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최대 슈퍼팩인 '퓨처 포워드'에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를 고수하는 한 9000만달러에 달하는 후원을 보류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회견에서 일부 말을 더듬긴 했지만 외교 정책에 있어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하면서도 “이 같은 노력은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도전)에 대한 민주당 내부의 우려를 즉각적으로 불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CNN에 따르면 공개 인터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에 재선 도전 재고 필요성을 제기한 펠로시 전 의장은 인터뷰에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펠로시 전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빼놓을 수 없는 든든한 버팀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TV 토론 이후 “나쁜 밤이었다. 토론이 생각처럼 잘 안되는 날도 있다"는 짧은 트윗을 남기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정작 당 안팎에서 바이든 후보 사퇴론이 거세지자 침묵하고 있다. 주변에서는 이 같은 신중한 태도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그의 우려를 대변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바이든 선거대책위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미시간주 유세를 동행취재하는 백악관 기자들을 상대로 이례적으로 브리핑에 나서 전날 기자회견 도중 풀뿌리 후원자들의 지원은 오히려 폭발했다면서 지지층 동요 차단에 주력했다. 캠프 관계자는 “어제 밤 바이든 대통령 회견 도중 4만건의 소액 후원이 폭발적으로 쏟아져 들어왔다"고 밝혔고, 일부 후원자들이 돈줄을 죄고 나선 것에 대해서도 “7월 정치자금 모금은 어느 때보다 강력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고 별다른 영향이 없음을 강조했다. 상하원 의원들의 우려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의원들의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 면전에서 일부 의원들이 결단을 종용한 데 대해서는 “제프리스 원내대표를 포함해 많은 다른 의원들이 바이든 대통령 편에 서고 있다는 점만 분명히 하겠다. 그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단언했다. 이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0년간 실수를 해왔고, 어제도 일부 실수를 저질렀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우리의 적은 자신의 당선 시 피바다를 공언하고 낙태권 폐지를 외치는 독재자"라고 강조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토론에서 고령 리스크를 노출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지는 후보 사퇴 결단 요구에도 강력한 완주 의지를 거듭해서 밝히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오후에 TV 토론 이후 처음이자, 8개월 만에 행한 단독 회견에서도 자신이 트럼프를 이길 최적임자라며 끝까지 레이스를 완주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에도 대선 경합주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선거 유세 연설에서 “나는 대선에 출마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길 것"이라며 “나는 (이 같은 결심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임을 강조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다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물가 둔화하고 고용시장 식어가는데…연준 ‘7월 금리인하 ’ 베팅없는 이유는

미국 인플레이션이 진정세를 보임에 따라 미 기준금리가 이번 분기에 인하될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금리인하 시점과 관련해 7월보다 9월이 유력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고금리 영향으로 미 고용시장이 최근들어 냉각되고 있는 점을 감안했을 때 금리가 이달 인하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12일 한국시간 오후 4시 20분 기준,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9월에 0.2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을 86.4%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하루전 69.7%이나 한달 전 59.6%보다 크게 올라간 것이다. 반면 금리가 이달에는 현재 수준인 5.25~5.50%에 유지될 것으로 보는 견해는 93.3%로 나타내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연준의 첫 금리인하 시점을 기존에 비해 앞당기는 분위기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과 맥쿼리 첫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전망을 각각 11월과 12월에서 9월로 당겼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는 6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따른 것이다. 11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5월 상승률(3.3%)보다 내려간 것은 물론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1%)도 밑돈 것이며,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3.0%를 터치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1%로, 미국에서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한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3% 올라 2021년 4월 이후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근원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0.1%로 2021년 8월 이후 최저였다. 특히 인플레이션의 주요인으로 꼽혔던 주거비 물가가 전월 대비 0.2% 올라 2021년 8월 이후 가장 작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이렇듯 6월 CPI 발표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거의 완전히 잡히는 듯한 모습이지만 시장에서는 금리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동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 배경엔 연준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려는 성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지난 10일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이 2%까지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아직 말할 준비다 돼 있지 않다"며 “더 좋은 데이터가 더 많이 나오면 2%로 돌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신중론을 유지했다. 또 오랜 기간동안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강조해왔던 연준이 이달 금리인하를 깜짝 단행할 경우 시장이 크게 놀랄 가능성이 있다. 대신 이달 FOMC 정례회의에선 어조를 바꾼 후 내달 예정된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에선 비둘기파적 발언으로 금리 인하에 대비시켜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연준이 이중 책무(물가 안정·완전 고용) 중 이젠 완전 고용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위해선 이번 달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올바른 결정이라고 조나단 레빈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가 주장했다. 레빈 칼럼니스트는 역사를 봤을 때 지난 12개월 동안 실업률이 0.5%포인트(p) 넘게 오르면 경제는 이미 침체에 빠졌던 점을 언급하면서 현재 상승폭이 0.43%p에 달한다고 짚었다. 이어 “노동시장에서 문제가 일어나기 시작하면 빠르고 예측할 수 없게 눈덩이처럼 불어난다"고 꼬집었다. 미국의 6월 실업률이 4.1%를 기록하며 약 2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튀어 오른 데다 4~5월의 비농업 신규 고용 수치도 대거 하향 조정됐다 레빈 칼럼니스트는 그러면서 “정책 금리가 20년 만의 최고 수준이면 숨겨진 취약성이 반드시 드러난다"며 “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지 정책입안자들에게 묻고싶다"고 강조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이달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르네상스매크로의 닐 두타 전략가는 “시장에서 7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저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고, 도이체방크의 매류 래스킨은 “9월 금리 인하는 거의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7월 인하 가능성도 최소한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후보 교체론’ 배후는 오바마?…바이든 캠프 내부 의심 증폭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 캠프 내부에서 후보 사퇴론의 배후로 지목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1일(현지시간) 최근 뉴욕타임스(NYT)가 후보 사퇴 주장을 담은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의 기고문을 게재한 뒤 바이든 캠프 내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늘었다고 보도했다. 클루니가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연락을 해 기고문의 내용을 미리 설명하고,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클루니의 주장에 동조하지는 않았지만, 기고문을 NYT에 보내는 데에 반대하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직 시절 부통령으로 8년간 함께 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종종 냉정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후임을 뽑는 2016년 대선에선 바이든을 설득해 불출마를 선언하게 했다. 또한 2020년 대선에서도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대선 후보들이 각축을 벌였던 초반에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선언을 하지 않고, 막판까지 판세를 지켜봤다. 이 같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모습 때문에 누적된 섭섭한 감정에 더해 클루니의 기고문을 막지 않았다는 사실이 바이든 측근들의 의심을 증폭시켰다는 이야기다. 부통령 시절부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측근들 사이에서는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비리그 명문대 출신이고 젊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워싱턴DC에서 경험이 많은 바이든 대통령을 제대로 존중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특히 최근 당 안팎에서 후보 교체론을 주장하는 인사 중에 오바마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많다는 점도 바이든 캠프를 자극하고 있다. 실제로 오바마 전 대통령 수석전략가를 지낸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지금 어떤 결정을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심각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우군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후보교체론이 확산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펠로시 전 의장은 최근 MSNBC의 '모닝 조' 프로그램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 재선을 둘러싼 민주당 내부의 강한 우려와 관련, “그는 사랑받고 존중받는 대통령이며, 사람들은 그가 결단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비공개적으로 만나는 동료 의원들에게는 훨씬 더 직접적으로 후보사퇴론을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펠로시 전 의장은 대선과 함께 열리는 의회선거에서 경합주에 출마하는 의원들에겐 '당선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후보 사퇴요구를 하는 것이 득표에 도움이 된다면 망설이지 말라는 취지다. 다만 펠로시 전 의장 측은 바이든 사퇴론의 배후라는 주장에 대해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완전하게 지지할 것"이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일본 엔화 환율, 6월 美CPI 발표직후 급락…당국 개입 있었나

일본 엔화 가치가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직후 급등한 가운데 엔화가 지나치게 강세를 보이자 일본 정부가 또다시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날 6월 CPI가 발표되자마자 단숨에 달러당 161엔대에서 158엔대로 급락했다. 엔화 환율은 그 이후 달러당 최대 157.44까지 하락세를 이어간 후 이날 한국시간 오전 10시 29분 현재 159.24엔을 보이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6월 CPI가 전월보다 0.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정점이었던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CPI가 전월 대비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3.0% 오르면서 2021년 4월 이후 가장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같은 결과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관측에 힘이 실렸지만 엔/달러 환율이 외환시장에서 한때 4엔 이상 급락하자 일본 당국이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는 관측이 부상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은 전날 취재진에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이날에는 엔화 환율 급락에 대해 미일 금리차를 감안한 투기적 움직임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아사히TV,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들은 관리를 인용해 당국의 직접시장 개입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외환 전략 총괄도 “흐름의 규모를 봤을 때 개입이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의 세바스챤 보이드 전략가는 “만약 개입이 있었다면 그 타이밍은 최대 효과를 내기 위해 거의 완벽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전환하기 전까진 엔화 강세가 지속하지 못할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미 국채수익률이 최근들어 떨어졌지만 미일 금리차는 지난 10년 평균치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에 유지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지난 2일까지 집계한 주간 데이터에 따르면 투기 세력으로 분류되는 비상업 트레이더들의 엔화 약세 베팅 규모가 147억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는 2007년 이후 최대 규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단일화 끝나자 태세전환 프랑스도...마크롱, 돌연 ‘비긴 것’ 주장

승부수로 던진 조기총선에서 구사일생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결정타였던 단일화를 함께 추진한 '극좌' 세력을 배제하는 모습이다.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국민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이번 총선 결과와 향후 정부 구성 방향에 대한 뜻을 명확히 밝혔다. 다만 그 형식은 다소 저돌적이었던 평소와 달랐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프랑스 국민에게 보내는 서한을 최종 마무리했다. 미국에 도착해선 국내 현안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려던 기자들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곧장 다른 정상들에 합류해 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평소 말하기 좋아하는 마크롱 대통령으로선 이례적인 모습이다. 대신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총선에서 “아무도 승리하지 못했다"는 말로 1위를 차지한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 승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블록이나 연합은 모두 소수"라고 주장했다. NFP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다른 정치 진영과 다를 게 없고, 따라서 NFP에 정부 구성권이 없다는 논리다. 결국 1~3당 간 의석차가 크지 않은 가운데, 중도 성향인 범여권만이 타 세력과의 연대로 명확한 1등 정당을 차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번 총선에서 하원 의석 577석 가운데 NFP는 182석, 마크롱 대통령이 속한 '르네상스' 등이 포함된 범여권 앙상블은 168석, RN(국민연합)과 그 연합세력은 143석을 얻었다. 공화당 및 기타 우파 세력이 60석, 기타 정당은 24석을 얻었는데 이들 세력이 2~3당 중 어느 한쪽을 지지하면 곧바로 1당이 뒤바뀔 수 있다. 실제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의 의도를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프랑스 국민이 투표를 통해 '공화국 전선'을 선택한 것을 정치 세력이 행동을 통해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며 각 정당에 광범위한 연정을 위한 타협안을 찾아달라고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연정에 포함될 정치 세력 기준으로 “공화국의 제도와 법치주의, 의회주의, 유럽 지향, 프랑스 독립 수호 지지"를 내세웠다. 이는 사실상 극좌 정당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와 극우 정당인 RN을 배제한 것이다. '공화 연대'라는 간판으로 좌우 온건파를 끌어옴으로써 판 다시 짜기를 시도한 셈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렇게 의회 다수파를 구성해야만 최대한 제도적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며 “당보다 국가를, 야망보다 국가를 우선해달라"고 호소했다. 르몽드는 이런 전략에 대해 '책임 돌리기'로 해석했다. 프랑스가 통치 불능 상태에 빠지게 되면 그 책임이 대통령이 아닌 정당 간 이익 추구에 빠져 합의점을 찾지 못한 의회가 져야 한다는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총리 임명권이 헌법상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는 점도 강조하며 시간을 두고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좌파 연합 압박에 떠밀리지 않고 본인 기준을 충족하는 의회 세력이 구성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취지다. 측근들은 지원 사격에 나섰다. 에리크 뒤퐁 모레티 법무 장관은 이날 RTL 라디오에 “총선 승자는 없고 모든 정치 세력이 패배했다"며 “(의회 내) 과반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우리가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일한 절대다수는 공산당, 사회당, 녹색당, 우리 중앙 그룹과 고전적 우파로 구성된다"며 “LFI는 2년 동안 의회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출신으로 마크롱 정부에 입각한 라시다 타디 문화 장관도 프랑스2 방송에 나와 “이번 선거 결과는 극단에 대한 거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RN과 LFI를 제외한 모든 공화 세력이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총선 1위를 한 좌파 진영은 총공세에 나섰다. LFI의 마틸드 파노 의원은 라디오 프랑스 앵포에 “투표 결과를 부정하는 대통령의 권력 장악 시도"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마농 오브리 유럽의원 역시 “대통령이 현실을 부정한다"고 지적했다. 파비앙 루셀 공산당 대표도 일간 리베라시옹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여전히 패배와 프랑스 국민의 요구인 변화를 받아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우리가 통치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강경 성향 노동총동맹(CGT)의 소피 비네 사무총장도 대통령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LCI방송에서 “베르사유에 갇힌 루이 16세를 보는 것 같다"며 “대통령이 투표함의 결과를 존중하지 않으면 그는 국가를 다시 한번 혼란에 빠트릴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NFP 내부적으로도 정당 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단일대오가 어려운 상황이다. LFI와 사회당은 서로 자당 출신이 총리가 돼야 한다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산드린 루소 녹색당 의원도 NFP 내 총리 후보 합의에 시간을 너무 오래 끈다며 “우리는 입지를 잃고 있고 지금의 불안정한 상황에 대한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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